쟁점을 파하다 -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미래 구상
법륜 지음 / 한겨레출판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힐링', '멘토'등, 전에 없던 말들이 유행어처럼 사용되고 있는 요즘, 법륜 스님이나 혜민 스님등 불교 인사들의 특징은, 상대를 바꾸려 하기 보다 상대를, 사물을, 현상을 보는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라는 것이다. 특히 법륜 스님의 경우 즉문즉설이라는 말이 뜻하듯이 길지도 않은 몇 마디, 내용 역시 우리가 이미 알고 있었던 간결한 몇 마디로 듣는 사람을 시원하게 해준다.

그렇다면 나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으로 되지 않을, 우리 사회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을 내놓을지 궁금해졌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미래구상'이라는 부제는 출판사에서 붙였겠지만 싸우고 풀지 못하는 현사회의 쟁점이 무엇인지, 해법이 있기나 한건지, 그 해법의 실마리라도 읽어낼 수 있을지 하는 기대를 가지고 읽었다.

200쪽이 안되는 분량에 일곱가지 쟁점을 요약해놓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십이 그 첫번째 장. 이전과 다른,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안목과 지혜를 갖춘 리더십이 필요하고 적대적 대립 관계를 넘어서 통합의 리더십이어야 한다는 내용인데, 별로 새로울게 없는 말이다. 다음 장에서는 우리 나라 안에서 해결방법을 찾는데 국한할 것이 아니라 동북아 공동체를 형성하자고 제안한다. 그러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것이 우리 나라에서 통일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며, 통일이 된 후 행정체제는 남한이나 북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칠게 아니라 지방분권을 보장하는 8도 연방제를 도입하는 것이 옳다고 한다. 부의 환원, 경제민주화에 대한 장에서는, 종교인의 과세는 너무나도 딩연하다면서 세금을 낼 수 있다는 것은 명예라고까지 말한다. 부의 세습보다는 사회 환원으로 흘러가야 하는데 이것을 국가가 어떻게 유도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앞에서 내어놓은 제안들과 더불어 이것도 내게는 과연 실현성이 있는 얘기인가 고개를 갸우뚱 하게 했다. 개발이냐 보존이냐를 다룬 장에서는 원자력과 4대강 개발에 대한 의견을 담고 있는데, 잘 사는 나라에서는 원자력이 아무리 비용이 적고 편리하다고 해도 그 치명적인 위험성때문에 점차 의존도를 줄여나가고 있다고 한다. 우리 나라는 아직 그 정도 경제 수준이 못되어 여전히 위험성을 안고 가는데 언제까지 그럴 수는 없을 거라고. 개발 자체에 대해 찬반보다 중요한 것은 그 목적과 정당성이 얼마나 설득력 있느냐 하는 것이고, 주민의 의견이 반드시 반영되어야한다고 하는데, 이것 역시 모르는 사람 없지 않겠는가.

다음은 아이와 여성이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이 붙은 장이다. 낳는 것보다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요점이 대변하듯이 자아가 형성되는 세살까지는 아이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엄마가 직접 아이를 돌보는 것이 맞고, 그렇게 3년을 휴직한 후에도 다시 일 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시켜주거나, 휴직 동안에도 일부 급여가 지급되는 방식을 국가에서 채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세계 수위를 달리는 부채국가인 우리 나라에서 이렇게 시작을 한다한들 그게 몇년이나 지속적으로 시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렇게 하기 이전에 차라리 직장에서 야근과 회식 관습을 없애는 것이 더 먼저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육아를 엄마에게 모두 맡기지 말고 아빠도 함께 참여를 하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 자식 함께 키우는건 당연한 것 아닌가? 쓸데 없이 야근해야 하는 풍조, 특별한 논제도 없으면서 빠지면 눈치주는 회식, 이것이 아빠들의 발목을 잡고, 가정에서 절름발이식 육아가 되게 하는데 한 몫 하는거 아닌지. 마지막으로 다문화 가정에 대한 것을 다루고 있는데 지금처럼 중간에 브로커가 개입하는, 거래의 성격을 띤 국제 결혼으로 변질되어 갈 바에는 되도록 국가와 민족의 이동을 최소화 하는 결혼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어놓고 있다. 다른 건 글로벌화 되어가면서 이것 역시 실현 가능한 방안일까?

우리가 안고 있는 복잡다단한 문제들을 집어내는 것에 의의가 있을 뿐, 해결의 실마리라고 제시된 것들은 적어도 내게는 그리 실현성 있어 보이지도 않고, 모르던 것들도 아니다. 일부는 너무 교과서같고, 일부는 너무 단정적이다.

아무튼 사람 사는 속에서 일어나는 문제라면 개인의 차원에서든, 국가와 사회의 차원에서든 저자는 참 관심이 많은 분이구나, 이것이 책을 다 읽은 마지막 느낌이라는게 아쉽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란놀 2013-06-16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남 고흥 '깊은 시골'까지 강연을 오신 적 있어요.
행사장 '사진 도우미' 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가 보았는데,
저로서는... 하나도 마음으로 와닿는 이야기 없었어요.

문제를 풀 실마리가 무엇인지
어쩌면 법륜 스님은
아직 못 깨우치시고
너무 바쁘게 강연만 다니시는지도 몰라요...

hnine 2013-06-16 20:06   좋아요 0 | URL
제가 사는 곳에도 자주 강연차 오시더라고요. 법륜 스님의 생각은 사람 사는 곳이면 어디든지 가서 본인의 생각을 전하고자 한다는 입장이신지도 모르지요, 그게 나쁘다고 생각 안하고요. 이 책에 제시된 제안들도 꼭 반대한다기보다 뜻은 좋으나 현실적으로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잘 모르는 제 눈에도 보여서 아쉬웠습니다.

파란놀 2013-06-17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연 다니느라 너무 바쁘신 나머지,
정작 '깊은 시골마을'까지 오셨어도
막상 '깊은 시골마을'에 어떤 문제와 걱정이 있어
법륜 스님이 마음을 기울어 '대화 상대'가 되어야 좋을까 하는
그런 생각까지 기울이시지 못하더라고요.

무엇보다 수행원이 너무 많아서
수행원 등쌀에 '지역 강연'을 하더라도
지역 이야기를 들으면서 함께 하기 어렵겠구나 싶더군요.

고흥에서 있던 강연 뒤로
법륜 스님 이야기가 나오면
늘 궁금해요.
누구보다 '법륜 스님은 행복하실까?' 하고요......
누구보다 법륜 스님은 '이야기 들어 줄 말벗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고...

정현주 2013-12-15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설명이란 보통 현상을 해명하는 입장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하나의 대안이란 우리에게 주어진 조건들 중에서 가능한 방향으로 가는 것을 의미하게됩니다. 보통 우리는 심리적으로 문제에 대한 완전한 답을 찾게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