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imt 의 작품과 닭의 망막세포 사진. 

하나를 보고 다른 하나를 연상하다.  

연상이라고 제목을 달긴 했지만

연상을 너무 잘 하는 나는 일할 때 산만하고 딴 생각이 많다는 치명적인 핸디캡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지금은 나의 그 핸디캡이 그리 싫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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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11-09-08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 제가 좀 이상하게 생각하는건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럼 닭은 흰색은 구분할줄 아는건가요? 닭의 망막세포 사진을 보면 울긋불긋 알록달록 갖가지색이 다 있는데 어째 흰색이 안보이는듯 싶어서요.. ^^;;

hnine 2011-09-08 19:51   좋아요 0 | URL
저 위의 세포 사진의 오색찬란한 색깔은 원래 세포 색깔이 아니고요, 잘 보이게 하려고 여러가지 시약을 사용하여 염색한 것이랍니다. 날나리 세포들을 만들어놓은게 되나요? ㅋㅋ
그리고 세포가 행여 저런 색깔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건 그 세포가 인지하는 색깔과는 별개이고요.
저도 잘은 모릅니다만 ^^
( 저 아래 사진, 즉 망막세포 사진은요 naver의 오늘의 과학 연재물에서 가져왔어요.)

비로그인 2011-09-08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연상이욥 ^^ 요건 화가가 그린 자켓이 생각나서요~


hnine 2011-09-09 12:44   좋아요 0 | URL
누굴까요 이 자켓을 그린 화가는? 알고 보면 책 표지보다 음반 자켓에 멋있는 것이 훨씬 많아요.
3악장 같지 않은 3악장이군요.

비로그인 2011-09-08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이건, 올려주신 닭의 망막세포랑 그걸 스마트폰으로 보던 어느 가을날 오후에..


hnine 2011-09-09 12:47   좋아요 0 | URL
드뷔시 Moon light 이랑 분위기가 느낌이 너무 비슷해요 그렇죠? 우아함 그 자체.

비로그인 2011-09-08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밤이 되어 어느새 차가워져버린 공기와 클림트의 그림 보다가, 이렇게 테러수준으로 동영상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ㅎ

hnine님 일교차가 심합니다. 목감기 조심하셨음 합니다.



hnine 2011-09-09 12:56   좋아요 0 | URL
웁! 드디어 처음 듣는 음악가의 곡이 등장했습니다~ ^^
오랜만에 보고 듣는 Trio네요.
어제는 수요일 명연주 명음반에 소개되었던 Michael Riesman의 피아노 음악을 듣고 또 듣고 했답니다. The Hours 라는 영화 음악이라는데 영화는 안봤지만 음악이 참 몽환적이고 아름다왔어요.
오늘 아침 먹으면서 리차드 스톨츠만 CD (^^)에 들어있는 스노우맨을 듣고 있었어요(그 CD를 듣고 있다가 제가 아침을 차리기 시작했기 때문에). 아이보고 엄마는 저 음악이 참 좋은데 완전히 슬픈 느낌도 아니고 그렇다고 또 즐거운 느낌도 아니고, 그래서 좋다고 했더니 아이가 "아니요, 저 음악 슬퍼요." 하더군요.
정말 일교차 큰 날씨지요. 맞아요, 저는 감기 걸렸다 하면 목감기 부터랍니다. 오늘부터 목에 대한 특별 보호 주간으로 선포하겠습니다 저 혼자~ ^^

비로그인 2011-09-08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닭의 망막 세포가 이렇게 예뻐요? 꼬꼬 녀석 다시 봤네요 ( '')~

hnine 2011-09-09 12:57   좋아요 0 | URL
닭도 모를거예요. 자기의 망막 세포가 저렇게 생겼는지...^^
사실 예쁜 색으로 저렇게 염색을 하고 사진을 잘 찍어서 효과이지요. 세포 사진에도 사진빨이라는게 있답니다.
 

 

상추쌈이나 한 상 

 

눈물 마른 날에는 상추쌈이나 한 상
먹어야겠다 시들부들 말라가다가도
물에 담그기만 하면 징그럽게
다시 살아나는 상추에 밥을 싸서
한입 가득 먹으며 지금
눈에서 나오는 물은 상추 때문이라
말하며 목이 메게 상추쌈이나
먹어야겠다 세월이 약이란 새빨간
거짓말에도 아물지 않는 상처에
된장을 척 발라
꾸역꾸역 삼켜봐야겠다
주먹으로 가슴패기를 팍팍 쳐가며
섬겨봐야겠다 상추를 자를 때 나오는
하얗고 끈끈한 진액이 불면증엔
특효약이라니 상추쌈이나 한 상
가득 먹고 뿌리까지 시들게 하는
오래된 상처일랑은 그만 이겨버리고
뉘엿뉘엿 날이 저물 때까지
낮잠이나 자는 척해야겠다 

 

 

 

 

 

 

 

 

성 미정 시인이 즐기는 언어 놀이 

- 동음이의어, 또는 비슷한 철자이지만 완전 다른 뜻의 단어를 그 자리에 대입해보기 

무상한 나라의 앨리스
(딸의) 온 수저 : 은수저
기억빵 : 기억 방(房) 
인상 창의 : 인상 착의
늙가을 : 늦가을
동전심 (銅錢心) : 동정심
말구멍 : 맘구멍
時時때때 : 詩詩때때
뱉을 : 배틀 (battle)
 

주어가 한번도 등장하지 않는 다음과 같은 시도 있다.
 

더럽게 왔다
혼자만 있을 때 왔다
살짝 기울어진 하얀 히아신스처럼 왔다
필통 위에 반짝이는 노란 별처럼 왔다
고인 물에 입맞춤하는 금붕어처럼 왔다 

찌무룩한 루카씨가 혼자서
창과 밖을 바라보고 있을 때 왔다 

('봄비가 왔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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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1-09-05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덕에 저도 다시 시가 그리워지네요 성미정 시인 참 정감가는 시를 쓰네요

hnine 2011-09-05 13:44   좋아요 0 | URL
무지 솔직하고 소탈하고 꾸미지 않은, 요즘 시 같지 않은 시를 쓰지요. 하지만 소재가 그럴 뿐 자꾸 읽어보면 뼈있는 내용들이고 시인이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가 분명하더라고요. '분명하다'라는 것이 왠지 시라는 쟝르와는 거리가 먼 것 같은데 말이지요.

2011-09-05 1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5 2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1-09-06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가운 시인이네요. (두 번째 보면서 반갑다고 하는 ㅎㅎ)
루카씨는 어떤 사람일까요. 막 상상해보면... 히아신스처럼 맑고 별처럼 반짝이고 금붕어처럼 부드러운 사람일 것 같아요. 혹시 루카씨가 사람을 지칭하는 게 아닐지도? -ㅅ-..

ps. 저도 요즘 시 읽어요! 잠 자기 전에 아주 잠깐이지만~

hnine 2011-09-06 19:21   좋아요 0 | URL
반가운 수다쟁이님, 제가 알려드릴께요. '루카'씨의 정체는 그 앞의 '찌무룩한'이라는 단어의 발음 속에 들어있답니다. [찌무루칸]...아셨을까?? 그러니까 특별한 인물을 칭했다기 보다 성미정 시인이 또 새로운 언어 조합을 한 것이지요 ^^

비로그인 2011-09-06 19:26   좋아요 0 | URL
아.... 아하!! 재밌네요 ㅎㅎ
요 시집도 읽어야겠어요~~
 
생년월일 창비시선 334
이장욱 지음 / 창비 / 2011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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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며 밑줄을 많이도 그어댔다. 즉, 한번 읽고 잊혀지게 하고 싶지 않은 어휘, 구절들이 많았다는 얘기이다. 새삼스럽지만 시인들이 언어를 사용하는 방법은 시인이 아닌 사람들과 다르다. 아니, 그들은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 만들어내는 별난 사람들이다. 우리가 배추, 무우, 고춧가루, 파, 마늘 등의 재료를 가지고 맛은 조금씩 다를지언정 하나같이 김치라는 것을 만들어내는 동안 그들은 그 재료를 가지고 듣도 보도 못한, 이 세상에 없던 음식을 하나 만들어낸다. 때로는 군침이 돌게 하지만 때로는 뭐 저런 음식이 다 있나, 저것도 음식인가? 도대체 무슨 맛일까? 의아하게 만드는.
이 장욱의 시집을 읽으며 나는 예외없이 그 신기하고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새로운 요리를 많이도 구경했다.

생각에 잠긴 세포들
고개를 갸웃거리는 유전자들
계문강목
과속종들 ('일종의 밤' 중에서)

음악이 사라진 허공 같은 것
가로수에게서 가을을 지운 것 ('드라마' 중에서)

나는 잠시 외출했다가 돌아왔을 뿐인데
난데없이
인생이 깊은 늪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늪' 중에서)

밤이란 일종의 중얼거림
의심이 없는 성실한 그런 중얼거림
농담과 진담을 구분하지 않고
모든 것을 부인하는 중 ('밤의 연약한 재료들' 중에서 편집)

오늘의 햇빛은 감정을 지우는 데 쓸모가 있다 ('피의 종류' 중에서)

그런데 왜, 통째로 기억하고 싶은 시는 꼽아봐야 두 편 정도란 말인가.
그 한편은 '소규모 인생 계획' 이라는 시로, 수년 전 어느 일간지에 실린 것을 보고 내가 처음 이 장욱 이라는 이름을 기억하게 한 시이다. 그때  다음의 두 줄이 눈에 번쩍 하고 들어왔던 기억이.
내일이 사라지자
어제가 황홀해졌다

처음에 받은 인상이 강해서인가. 지금도 제일 인상적인 구절을 꼽으라면 여전히 맨 먼저 떠오를 것 같다.
베스트로 꼽고 싶은 또 한편의 시는 '토르소'.  시 전체가 한편의 짧은 영화 같기도 하고 추리 소설 같기도 했다면 너무 과장인가? 나는 분명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손가락은 외로움을 위해 팔고
귀는 죄책감을 위해 팔았다
코는 실망하지 않기 위해 팔았으며
흰 치아는 한 번에 한 개씩
오해를 위해 팔았다
나는 습관이 없고
냉혈한의 표정이 없고
옷걸이에 걸리지도 않는다
... (중략)...
아마도 우리는 언젠가
만난 적이 있다
아마도 내가
당신의 그림자였던 적이
당신이 나의 손과
발목
그리고 얼굴이었던 적이. ('토르소' 중에서)


그는 특별한 장소나 특별한 사람, 특별한 사건을 소재로 삼지 않는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생년월일, 어느 동네에나 있는 동사무소, 언제나 돌아오는 오후 3시에서 5시 사이, 공공장소, 흰 밥 등등. 눈에 띄지 않는 그런 소재 속에서 그는 조용히, 눈의 안 띄게 남들이 해보지 않은 실험을 하고 있고 처음 대하는 것인양 새로운 눈으로 관찰하고 있었다. 그의 실험과 관찰의 결과보고서는 그리 만만치 않아서 금방 공감이 되리라 기대하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그는 아주 조용한 사람이거나, 아니면 아주 기발하고 엉뚱한 사람일 것 같다.
모르지. 둘 다 가진 사람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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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1-09-04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참 좋네요

hnine 2011-09-04 19:48   좋아요 0 | URL
이분 소설도 써요. <고백의 제왕>이라고 저도 아직 못 읽어봤네요.

stella.K 2011-09-04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h님 시가 마구 땡기시나 봐요.
저는 에세이가 땡기던데...ㅋㅋ

hnine 2011-09-04 19:51   좋아요 0 | URL
ㅋㅋ '땡기는'대로 음식도 먹어주어야 하듯이 책도 그렇지 않을까 싶네요. 소설은 늘 관심이 가니까 특별히 땡긴다고 할 수 없고 저는 자기계발서, 동화, 시집, 이런 것들은 정말 땡기는 때가 있는 것 같아요.

마녀고양이 2011-09-04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용해주신 글을 보니,
왜 상상하지 못 한 요리를 인용하셨는지 알거 같아요.
정말 문체가 그렇네요...... 참 좋아요.

저도 그렇게 깡총 깡총 날아가고 싶어요. 오늘처럼 허우적대지 말구요. ^^

hnine 2011-09-04 19:53   좋아요 0 | URL
잠시 서재 닫으신 것 보고 안그래도 깜짝 놀았더랬어요.
저도 서재 지인으로부터 제 페이퍼가 뉴스레터에 실렸다는 말을 듣고 놀란 적 있는데 그때 제 페이퍼는 별로 심각한 내용의 것이 아니었기에 금방 잊어버렸지요. 저는 알라딘에서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있다는 것 조차 모르고 있었는데 말이어요.
편한 밤 되시고 내일은 깡총깡총! ^^

같은하늘 2011-09-04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인은 정말 보통사람들과 다르다고 생각하곤 하는데,
그걸 음식에 비유하시는 hnine님의 글이 더 맘에 들어요.

hnine 2011-09-05 07:07   좋아요 0 | URL
싫으나 좋으나 음식 만드는 일을 매일 해야하는 주부이다보니 시인에 대한 비유도 그 범위를 못 벗어났나봐요 ^^

순오기 2011-09-06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분이랑 같이 남도답사 했어요.
돌아오는 길에 미황사에서 해남터미널까지 다시 광주터미널까지 같이 왔어요.
조대교수로만 알았지, 시인이고 소설가라는 걸 다녀와서 알았어요.ㅜㅜ
눈이 작아서 친근감이 들었는데~ ^^

hnine 2011-09-06 05:06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페이퍼에서 이분도 동행했다는 것 읽어 알고 있었지요.
시인이고 소설가인 사람들은 그 자체로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머리 속에 얼마나 많은 아이디어가 꿈틀대고 있을지 상상만 해도 호기심 증폭! ^^
 

몇 주 전에 바람의 아이들 출판사 카페에서 작은 이벤트에 응모했었다.
출판사에서 지정한 국내의 몇 작가가 주는 주제를 가지고 짧은 글을 써서 올리면 한주에 한명씩 뽑아서 <글쓰기 다이어리>라는 책을 선물로 보내주는, 소박한 이벤트였다.
그런데 이 <글쓰기 다이어리>라는 책이 내가 좋아하는 작가 수지 모건스턴 책이고, 작가의 사인이 들어간 책을 보내준다는 말에 그 자리에서 후다닥 짧은 글을 만들어 보냈었다. (그리고 여기 내 서재에도 올렸다. '코끼리를 위한 변명 ' 과 '나도 화낼 수 있어 '라는 제목으로.)   

오늘 선물이 왔다.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그야말로 일기장 처럼 생겼는데 날짜마다 저자가 각각 다른 주제를 던져준다. 마치 내가 응모했던 바람의 아이들 출판사 이벤트처럼.
예를 들면 1월 7일 난에는 다음과 같은 '지령'이 내려있다.

다음 낱말들을 이용해서 탐정소설 제목을 세개만 지어보라.
-도끼, 달, 금니

음...또 이런 지령도 있네? 8월 27일,

입에다 얼음을 넣어라. 그 얼음이 녹을 때까지 글을 써라.  

ㅋㅋ  

 

 

 

 

 

 

 

 

 

 

 

 

 

 

 

 

 

 

 

 

 

 

 

 

 

 

 

 

 

 

 

 

함께 따라온 작은 책들은 바람의 아이들 출판사의 카탈로그, 그리고 아무거나 쓸 수 있는 작은 노트.

이 출판사 대표이기도 한 최윤정 번역 인데, 책 앞의 역자 서문도 인상적이다.

심심할 때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끄적거려보기에 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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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1-09-02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축하드려요. 정말 근사하네요

hnine 2011-09-02 18:53   좋아요 0 | URL
글쓰기 다이어리도 있고, 과학자 다이어리, 일러스트 다이어리도 있더군요. 좋은 기획이지요? ^^

하늘바람 2011-09-02 21:45   좋아요 0 | URL
ㅎㅎㅎ 관심있는 것만 탐난다고 글쓰기 다이어리만 멋있어 보이는데요^^

다락방 2011-09-02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앗. 이거 재미있을 것 같아요, hnine님. 얼음이 녹을때까지 글을 쓰라고 하면 아주 많은 단어들을 나열할 수도 있겠고 아무 단어도 생각나지 않아 까만점만 찍을수도 있겠네요. 재미있는 지령이에요. 하하.
나중에 hnine님이 지으신 탐정소설 제목 좀 공개해주세요!

hnine 2011-09-02 19:01   좋아요 0 | URL
달빛 속의 푸른 도끼, 금니의 진실, 달만 아는 이야기, 사라진 달, 달의 눈물, 푸른 달, 두개의 달, 서른 세개의 금니, ... 다락방의 달빛, 다락방과 금니...ㅋㅋ

다락방 2011-09-02 23:49   좋아요 0 | URL
다락방과 금니가 정말 마음에 들어요, hnine님. 후후후후

stella.K 2011-09-02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션이 참 특이하군요.ㅎㅎ
과연 저게 들어간 글이 나올 수 있을까요?
kt올레에서 서바이벌 작가 뽑는 그런 대회가 있더라구요.
거기 심사위원이 이외수씬데 미션이 이런 거더라구요.
옛날 과거시험 때 시제를 내주는 거 하고 비슷하잖아요.
그냥 뭐 그림의 떡이죠.ㅋㅋ

hnine 2011-09-02 21:49   좋아요 0 | URL
전 이 책 펼쳐 보면서 stella님 생각했는데... 지난번 페이퍼 태그에 '내일은 또 무엇으로 채우나' 그러셨던게 생각나서요. 뭐, 이런 저런 주제로 아무튼 많이 써보는 연습을 하라는 의도겠지요. 미션이라는 말은 제가 붙인 것이고, 이 책에는 부담없이 아무 페이지나 펴서 쓰고 싶은 주제 골라서 써보라고 되어 있어요. 재미있지 않나요? ^^

프레이야 2011-09-03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카추카 ^^
다이어리 시리즈 세권 전 다 있지요.
수지 모건스턴의 사인이 있는 책을 받아서 기분 좋으시겠어요 정말.
수지 모건스턴의 책은 읽으면 마구 기분 좋아지잖아요.
근데 이런 멋진 책이라나 더욱요^^

hnine 2011-09-03 07:09   좋아요 0 | URL
와, 다 가지고 계시구나.
작가의 말을 읽어보고 또 책의 내용을 훑어보니 수지 모건스턴 이란 사람이 긍정적이고 유쾌하고 마음이 열려있는 사람이라는 것이 느껴져요.
그런데 지금 보니 이 책값이 꽤 되네요 ^^

꿈꾸는섬 2011-09-03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재밌겠어요.
특색있는 다이어리 선물 받으신거 축하드려요.^^

hnine 2011-09-03 07:10   좋아요 0 | URL
어제 벌써 한장 썼답니다. 1월 1일이 첫 장인데 오늘은 나의 남은 인생의 첫날이라는 글을 보고 새해 첫날이 따로있나 싶어서요 ^^

무스탕 2011-09-03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거 청소년용으로 활용해도 재미있을듯 싶네요.
뭐 아이들에게 책을 일일이 사거라, 하는것보다 담임 선생님이 조금 편집을 하고 응용을 해서 아이들이게 연초에 나눠주고 연말에 시상하고 그런거 어떨까 싶어요.

hnine 2011-09-03 23:23   좋아요 0 | URL
굿 아이디어네요 ^^
뭔가 끄적거리고 싶기는 한데 막상 뭐에 대해 쓸지 막막할 때 있잖아요? 그럴때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요. 친구랑 같은 주제를 골라서 각각 써본 후에 바꿔 봐도 재미있을 것 같고요.

2011-09-03 1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3 2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반딧불,, 2011-09-04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럽부럽. 딱맞는 분께 좋은 선물이군요^^
울아가들도 조커 왕팬^^

hnine 2011-09-04 21:39   좋아요 0 | URL
반딧불님댁에도 수지 모건스턴 작품 팬이 있었군요. 파랑이? 노랑이?
바람의 아이들은 안그래도 제가 좋아하는 출판사인데 쪼끔 더 좋아지려고 그래요 ^^ 저 이 출판사 카페에서 중학생, 고등학생 회원들이랑 어울려 있기도 한답니다 ㅋㅋ

같은하늘 2011-09-04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너무 좋으셨겠어요.
재밌겠다 생각하며 책소개를 보니 책값이~~
그 덕분에 악평도 있던데 그래도 관심이 가네요.

hnine 2011-09-05 07:08   좋아요 0 | URL
저도 우연히 책값을 확인하곤 깜짝 놀랐네요. 365가지 아이디어가 들어있으니 책 쓰는 만큼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겠지만요.

바람의아이들 2011-12-15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hnine 님, 안녕하세요^_^*
바람의아이들이에요. 지난번 저희 이벤트에 선정되셨군요ㅎㅎ
지금 [겨울방학 이벤트-작가와 함께하는 글쓰기 다이어리]를 즐겁게 진행하고 있어요.
이 글을 저희 카페 자유게시판에 담아가도 될까요? (이미 담고 있는;;;)
쌀쌀한 날씨에 감기 조심하세요!!

hnine 2011-12-15 23:30   좋아요 0 | URL
네, 그러셔도 됩니다. 아, 이미 그러셨다고요. ^^

하늘아로 2011-12-15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morning님이신가요??^^제가 잘못알고있는걸수도......저 다이어리 3가지 다있어요.^^나도 화낼수 있어라는 글이 더 맘에 들어요.^^카페는 재밌어서 바로바로 읽어보거든요. 여기서도 축하드려요^^그런데......로그인을 안해도 댓글이......되나요???

hnine 2011-12-15 23:31   좋아요 0 | URL
예, 접니다.
비로그인도 댓글달수 있게 허용해놓으면 된답니다.
하늘아로님, 여기서도 반가와요 ^^

희망찬샘 2012-02-05 0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의아이들 출판사가 최윤정님이랑 관계가 있군요. <슬픈 거인>을 지으신 그 최윤정님 말씀하시는 거지요? 정말 많은 번역을 하셨네요. 유명한 책들로 말이지요. 저도 이 이벤트 알고 있었는데, 글쓰기 다이어리 책을 가지고 있어서 패쓰~~했지요. hnine님이 응모하셨군요. 축하드려요. 짝짝짝~ 많이 지났지만 말이지요.

hnine 2012-02-05 16:25   좋아요 0 | URL
최윤정님, 바람의 아이들 출판사 사장님이시잖아요 ^^
그래도 소신있는 출판사로 알려져 있는 곳이지요. 저는 그냥 받아서 몰랐는데 <글쓰기 다이어리> 책 가격이 만만치 않더라고요. 운이 좋았지요.
 

 

아무 것도 아닌 일을 하는 아무개씨 

 

밤 11시 이제야 겨우 혼자 책상 앞에
앉았다 멸치 육수도 우려놨고 아침밥도
올려놨고 김치도 잘게 썰어 볶아놓았다
아이 방에 가습기 대신 물도 한 양재기
넣어두었고 오늘은 남편 대신
청소기도 밀었다 


지금부터 내가 하려는 일은 외할머니가
6.25 전쟁통에 엄마와 큰 이모 데리고
엉금엉금 기어 한강철교를 건너 부산 가서
피난살이할 때 전쟁이 끝나고 어서
외할아버지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며
미군부대에서 빨았다던 빨래 쪼가리
보다 못한 일이고 


지금부터 내가 하려는 일은 엄마가
고만고만한 네 아이를 단칸방에 데리고
하루 세끼 꼬박 챙겨주고 곤로에
따뜻하게 찌개 끓여준 거에 비하면
타버린 곤로 심지만도 못한 일이고 


지금부터 내가 하려는 일은 사업 실패로
아들이 음독자살한 뒤 도시로 나간
며느리도 소식 끊겨 어린 손주 보살피며
농사일까지 하느라 허리가 끊어져도
모르는 농촌 노인들 딱한 사정에 비하면
정말 개미 허리보다도 못한 일이고 


일찍이 버지니아 울프가 외롭게 울부짖었던
것처럼 혼자만의 방이 꼭 필요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 일이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들키지 않기 위해선
혼자만의 방이 꼭 필요하기도 했는데
그래서 부부 침대까지 버리는 엄청난 결단을
내리고 혼자만의 방을 확보했었는데
그 작은 방이 결국 삼 개월 만에
세 식구 생계를 위해 꼭 필요한 창고로
환골탈태하고 보니 아무것도 아닌
일을 하는 아무개씨는 괜히 심통이 나서
전에 아무개씨처럼 아무것도 아닌
일에 종사했던 남편에게 도무지 혼자만의
시간이 채 두 시간도 되지 않는다는 둥
왜 밤늦게까지 TV보고 물 마시러
들락거려 신경 거슬리게 하느냐는 둥
내가 하는 일이 네가 세 식구 먹여
살리는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서
만만하게 보냐는 둥 그럴 시간에 차라리
아무것도 아닌 일이나 하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분풀이를 하다가 


남편이 아무 반응도 하지 않으면
제 풀에 지쳐 지금까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밥상 앞에 쭈그리고
앉아 아무것도 아닌 일을 하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아무개씨  

 

 

- 성 미정 -

 

 

 

 

 

 

 

 

 

처음 몇 줄을 읽다가 풋! 하고 웃고 말았다. 우리 집 상황이 생각나서. ^^
내일 아침 준비까지 다 해놓고 뭔가 내 할일 좀 하려하면
열한 살이나 된 녀석이 꼭 자기 자는데 옆에 있어달란다
그러다가 내 할일 아무 것도 못하고 같이 잠들어버리는 경험을 많이 했기에
너 혼자 자라고 해도 자꾸 조른다
그러면 나는 막 화를 내거나
마음을 착하게 먹기로 한 어떤 날은
형제 없이 혼자 크는 아이, 몇 년 후면 그렇게 해준대도 마다할 걸
뭐가 그리 힘들다고...하며
옆에서 토닥토닥 같이 있어준다 

내가 하는 일이 아무리 대단한 일이라도
내 자신이 아무 것도 아닌 일이라 생각하면 아무 것도 아닌 일이 되어 버린다
내가 아무리 대단한 사람일지라도
내 자신이 나는 아무 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아무 것도 아닌 사람일 뿐이다

시인이 늘상 자신을 아무 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읽자마자 잊혀져버린다해도
시 쓰는 일을 멈추지 않을 사람이라는 걸
지금까지 그녀의 시집은 다 찾아서 읽어온 나는 알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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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09-01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 재밌네요 ㅎㅎ
hnine님 서재에서 매번 좋은 시 읽고 가네요 :)

저도 이 시집 읽어봐야겠어요. 요새는 시집에 마음이 쏠리고 있어요.

hnine 2011-09-01 13:43   좋아요 0 | URL
아주 읽기 편한 시집이어요. 제가 또 나름 성미정 시인 팬 아니겠습니까? ^^

순오기 2011-09-02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시도, hnine님 글도 공감이 돼요!^^
스르로 아무것도 아닌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도 문제지만
자뻑이 너무 심한 것도 좀~~~~~~~ ^^

hnine 2011-09-02 15:43   좋아요 0 | URL
자뻑이라...요즘은 어느 정도가 자뻑인지, 어느 정도가 적당한 자기 PR인지도 구분이 안가더라고요.
성미정 시인의 시, 기회되면 한번 읽어보세요. 이렇게 솔직하고 털털하면서 또 예리한 시인도 없지 않나 싶어요. 공감 팍팍 되고요 ^^

꿈꾸는섬 2011-09-03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공감되는 글이에요.
시인의 글도 나인님의 글도요.^^

hnine 2011-09-03 07:10   좋아요 0 | URL
꿈꾸는 섬님도 이 시인의 시들 좋아하실 것 같아요 그냥 제 짐작에...^^

같은하늘 2011-09-04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200% 공감이예요.^^
전 매일같이 집안일을하며 알아주기 않는 식구들에게 화내거든요.
보관함에 넣어야겠어요.

hnine 2011-09-05 07:06   좋아요 0 | URL
그 부분에서 많은 분들이 공감할 듯 하지요? ^^
식구들이 알아주지 않을 땐 며칠 안하는 방법을 써볼까, 이 생각을 매일 한답니다.

파란놀 2011-09-05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집에 있는 살림꾼)가 하는 일은 참 대단하답니다.
며칠이 아니라 하루만 집에서 일을 안 하셔도
식구들은 벌벌 떨 텐데요 ㅋㅋㅋ

hnine 2011-09-06 05:07   좋아요 0 | URL
벌벌 떨까요? ^^
조만간 실행에 옮겨볼지도 모르겠습니다 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