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왜 의사란 직업을 그만 두고 여기 (대학 연구실) 와서 일하기로 한거야?

그녀 (베네주엘라 출신) : 의사로 일하기엔 내게 좀 문제가 있다는 걸 알았어. 

나: 문제? 어떤 문제? 

그녀: 우리 병원에서 의사 한 사람이 하루에 봐야하는 환자수가 백명이 넘거든. 환자 한 사람에게 할당된 시간은 겨우 몇 분 정도야. 그런데 나는 환자 한 사람 앞에 놓고 20분도 좋고 30분도 좋고, 너무 시간을 끄는거야. 

나: 왜? 

그녀: 너희 나라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우리 베네주엘라에선 말야, 의사에게 오는 환자들, 특히 나이가 많은 할머니, 할아버지 환자들은 와서 아픈 증상만 얘기하지 않거든. 어디가 아프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보면 그것과 상관없는 얘기까지 자꾸 이어서 하는거야. 

나: 하하, 그건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 아닐까? 

그녀: 기다리는 환자를 위해서 그걸 적당한 때 끊어야 하는데, 나는 그걸 못하겠는거야.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그러면서 들어주고 있다 보면 시간이 후딱 지나고. 그게 문제가 되었어. 그래서 나는 그 직업이 내게는 아무래도 맞지 않나보다 생각하게 되었지. 

 
   

 

익숙하지 않은 분야의 일을 새로 시작하느라 좀 힘들어보였던 그녀. 다른 직업도 아니고 '의사'란 직업을 그만 두고 다른 나라까지 와서 왜 고생하나 싶어 물은 나에게 그녀가 한 대답이다.
내가 먼저 그곳을 떠났고 이후 연락을 해본 적은 없는데 지금 그 곳 홈페이지에 가보니 그동안 그곳을 거쳐간 사람들 명단에도 없다.
어디서든 잘 지내고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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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0-10-01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환자의 얘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의학적 치료만큼이나 효과있는 게 아닐까요?
그래서 전 어느 섬에 보건소 의사야 말로
진짜 의산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가끔해요.^^

hnine 2010-10-01 18:48   좋아요 0 | URL
그럼요, 누가 나의 얘기를 진심으로 잘 들어주는 것만큼 마음의 위로가 되는 것이 없으니까요. 그래야 몸에도 차도가 생길 것 같고요.
그런데 현대의 병원이라는 곳이 그렇게 돌아갈 수 없는 시스템이라는 것을 저도 인정은 해요.

상미 2010-10-01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약국 와서도 내가 뭘 해결해주길 바래서가 아니고,
얘기를 하고 싶어서 이야기를 쭉 이어가시는 분들 많단다...
얘기 끊기 은근 어려워.

hnine 2010-10-01 18:59   좋아요 0 | URL
준이 약국 가서 보니까 정말 그렇더라구. 박카스 한병 사면서도 이런 저런 얘기를 늘어놓는 아주머니들, 그런데 그런 얘기 들어주는 것을 참 잘 하데~~ ^^

2010-10-01 16: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01 18: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10-10-01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70도 넘은 할아버지께서 공인중개사 접수를 하러 오셨더랬죠. 공인중개사 시험이 어려워요. 저 같은 경우는 시험 시간안에 문제나 다 읽을수 있을까? 의문이 들 정도의 문제를 풀어야 하지요. 것도 시험시간만 250분인 까다로운 시험인데 이렇게 고령의 할아버지께서 어쩌시려고 접수를 하시나 물었어요. 그랬더니 사람구경 하려고 접수하셨다네요 -_-;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는거, 정말 감사한 일이지요.
그래서 가끔 생각해요. 병원 정신과를 찾는 사람들은 하소연을 들어주는 상대가 필요해서 찾는 사람이 많을거라구요.

hnine 2010-10-01 19:00   좋아요 0 | URL
'사람 구경 하려고' 그 말씀이 웬지 찡 하네요. 나이 들수록 상대할 수 있는 사람, 상대해주는 사람이 줄어가니 사람이 그리워지는 거죠.

남의 이야기 들어주는거라면 저 정말 잘 할 수 있는데...다른 사람 얘기 듣다가 위로 차원이라면서 저의 창피한 얘기도 다 불어버려서 탈이지만요 ^^

2010-10-01 17: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01 18: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0-10-01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시엄니도 말씀하시는거 참 좋아하세요. 식당에 모시고 가면 주인 붙잡고도 어찌나 대화를 하시는지.....좀 줄이시면 좋으련만.
그런 생각 들다가도 사람이 그리우신거 같아서 가슴이 찡하기도 합니다.
요즘 거의 집에 계시거든요. 아버님은 저녁이나 되어야 들어오니 외롭기도 하시겠죠.
전? 요즘은 2주일에 한번정도 잠깐 들른답니다. 에구....

hnine 2010-10-01 21:53   좋아요 0 | URL
나도 나이 들어 얘기할 상대가 그리우면 어떡하나 전 지금도 가끔 생각하거든요. 책 읽으면 되지 뭐, 하고 생각했다가도 어디 책이 사람과 비길까 생각하면 참 쓸쓸해요. 저희 친정부모님께서도 며칠 전화가 없으면 먼저 저희 집에 전화를 주시는데 전화하신 용건이라는 것이 들어보면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그러니까 일종의 구실인 셈이지요.

순오기 2010-10-02 0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분은 정신과 의사를 했으면 시간에 구애받지 않았을까요?
어쩌면 그분이 진정한 의사의 모습이겠죠. 환자는 육신만 병든 게 아니라 마음이 먼저 병들었기에 마음치료가 더 우선일수도 있으니까요. 그분, 참 좋은 의사였을거라고 생각돼요.

hnine 2010-10-02 08:19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자기 나라로 돌아가 다시 의사로 돌아갔는지, 그건 잘 모르겠어요. 나름 대접 받는 직업이었을텐데 새로운 일을 배우느라 고전을 하면서도 늘 생글생글 웃고 다니던 친구였는데.....
환자는 육신뿐 아니라 마음이 먼저 병 들었다는 말씀에 저도 동의해요.
 

 -대학생이 되고 나서 이제 더 이상 이 세상에 연령 제한때문에 못 볼 영화란 없다는 것을 알고 쾌재를 불렀다. 더구나 이 무렵 혼자 밥먹고 혼자 영화를 보는 것을 터득하게 되었으니, 아마도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영화보기를 본격적으로 즐기게 된 것이. 지금처럼 인터넷에서 다운받아 볼수 있는 때도 아니었고 보고 싶은 영화가 있으면 그 영화를 상영하고 있는 극장에 가서 보는 것이 대부분인, 지금 생각해보니 불과 내가 대학생때일 적 이야기인데 참 먼 옛날 얘기 같은, 그런 때의 이야기이니까.
누구와 무슨 영화를 보러 언제 갈까, 약속을 정할 필요도 없었다. 보고 싶은 영화가 있으면 틈새 시간을 이용해서 보고 왔다. 학교 주변에도 작은 소극장이 많았고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종로까지 몇 분 안 걸렸으니 학교에서도 공강 시간에 나가서 보고 다시 학교로 돌아올 때도 많았다. 그렇게 영화를 보고서는 영화 전단지를 모아두는 습관도 생겼다. 노트 한 권을 정해 그곳에 극장 티켓도 버리지 않고 붙여 놓았었는데 이건 다음에 친정에 가면 어디 구석에 아직도 박혀 있는지 찾아보아야겠다.   

 -영국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던 시기.  인터넷은 물론 방에 TV도 없던 나는 시간 있을 때마다 걸어서 갈 정도 거리의 영화관에 뻔질나게 드나들었다.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일을 하다가 중간에 비는 시간이 좀 길어질라치면 어느 새 학교를 빠져나가 영화관으로 가고 있었다. 3년 반 동안 일주일에 한편 정도는 너끈히  보았으리라. 혼자 갈 때도 있었고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 때로는 친구와 갈 때도 있었는데 혼자 지내는 생활이 외로왔기 때문인지 이 시기에는 누구와 함께, 특히 맹숭맹숭 동료 보다는 마음이 맞는 친구와 함께 갈 때가 제일 좋았다.  

-아이를 가지면서 영화와는 어쩔 수 없이 잠시 결별 상태로 들어가게 되었다. 일단 시끄러운 소리가 뱃속의 아이에게 전달되는 것이 안좋을 것 같다는 남편의 의견에 나도 어느 정도 동의했고, 그 시기가 나에게는 영화는 언감생심일 정도로 분주한 생활을 하던 시기였기 때문이기도 했다. 아이를 낳고 어느 정도 자라서 극장 출입이 가능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영화 선택에 있어서 내 취향, 그런 것은 99% 무시, 아이가 볼 만한 영화 쪽으로 선택해야 했고 지금도 계속 그러고 있는 중이다. 그러다 나의 영화보기 자체에 대한 의욕도 사그라든 것인지, 아니면 요즘 워낙 충격적이고 혼란스런 영화들이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인지, 예전에 내가 영화를 보면서 누리던 휴식과 정신적인 위안을 얻기가 힘들다고 결론, 영화에 대한 흥미를 잃었다. 내가 그동안 영화에서 얻고자 했던 것이 휴식과 위안이었다고 해서 단순,  말초적인 만족감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생각 거리를 던져 주고, 감동도 주는, 내 마음을 움직이게 만드는 영화들이 좋았는데, 차츰 그런 영화들 보다는 좋게 말하면 너무 버거운 생각 거리랄까, 아니, 생각 거리라기 보다는 혼란 거리를 더해 주는 영화, 속도감과 재미, 발상은 뛰어날지 모르나 '감동'을 주지는 않는 영화들을 굳이 시간을 쪼개서 찾아가  봐야 하나 하는 회의감이 들어 시큰둥 상태에 빠지게 된 것이다. 

-며칠 전 우연히 어느 분의 서재에서 영화를 보는 이유에 대한, 그동안 나의 생각을 바꿔 놓은 한 줄의 글을 보았다. 나의 영화보는 취미는 다시 바뀔 것인가? 

 

다음은 최근에 본 영화 세편이다.

<내니 맥피 2>는 엠마 톰슨이 제작하여 올해 초 영국에서 개봉한 영화이다. 시대 배경이 2차세계대전 무렵, 장소는 영국의 시골 마을이다. 영화 대사로 보나 시각적으로 보나 이야기 자체로 보나, 영국 영화 티가 제대로 나는 영화이다. 억지 설정 부분이 없지 않았지만 요즘 만들어지는 다른 영화들에서 보는 억지 설정과는 좀 다른, 충분히 훈훈하게 봐줄 수 있는 귀여운 억지랄까? 아이도 나도 재미있게 보고 왔다.

지난 번에 <카모메 식당>을 보았다고 했더니 stella님께서 <안경>도 한번 보라고 추천해주셔서 본, 같은 감독의 영화 <안경>. 그러니까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이 만든 영화를 만든 순서대로 세 편을 본 셈이다. <요시노 이발관> --> <카모메 식당> --> <안경>  이 감독에 대해 없던 관심이 마구 생겼다. 요즘 시대에 이렇게 자기 만의 색깔을 가지고 그것을 지켜가며 꾸준히 작품을 해나간다는 것 자체가 참 돋보이지 않는가? 더구나 간단한 제목으로 상징하는 것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자 더 그랬다. 마지막 부분에 주인공이, 자기에게 없어서 안될 분신 같은 물건 중의 하나인 안경을 두고 온 것을 알고 낭패스런 표졍을 하다가 할 수 없다는 듯이 안경 없이 가던 길을 계속 가는 장면, 감독이 무엇을 말하려고 했구나 발견하면서 나는 나름대로 포인트를 찾았다고나 할까. 

어제 밤에 본 프랑스 영화 <8명의 여인들>도 꽤 괜찮았다. 예전부터 보고 싶었다가 드디어 보게 된 영화. 재미있고 없고를 떠나서 아무튼 프랑스 영화는 어딘가 달라. 이 다름을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영화에 대해 많은 지식이 없는 나는 그 차이점을 뭐라고 규명해야 할지 답답하기만 하지만 누군가와 함께 보았다면 한참을 영화 얘기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 영화였다.  8명의 여자들을 하나의  이야기 속으로 엮어 들어가게 하는 구성력이 수준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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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0-08-28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젊었을 때 한때 좋다고 영화 많이 본 것 같은 데 어느 때가 되면 시들해요.
그래도 나인님은 그 나이에 저 보다 더 열심히 본 것 같네요.
내 친구는 임신했을 때 노래방을 안 가던데. 아무래도 마이크의 웅웅거리는 소리가 태아한테는 몇 배나 더 크게 들릴 거라고 해서...
<안경>영화 좋지요?
저도 유럽 영화가 좋아지더라구요. 허리우드 스탈이 싫어지니 말입니다.
<8명의 여인들> 아직도 못 본 영화내요. 역으로 나인님께 소개 받습니다. 함 보도록하죠.^^

hnine 2010-08-28 13:58   좋아요 0 | URL
<안경>과 같은 류의 영화는 보면 이제 이 감독을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자기의 분명한 특색을 구축한 것 같아요. 제가 안본 다른 영화가 더 있나 찾아봐야겠어요. 거기에도 또 같은 등장 인물이 나올까요? ^^
<8명의 여인들>도 꽤 독특한 영화더군요. stella님은 어떻게 보실지 궁금해요.

비로그인 2010-08-28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경> 그렇지 않아도 맨날 본다 본다 하면서 잊고 있었는데 오늘 다시 기억에서 꺼내게 되었습니다. ^^

일본영화는 별로 감정이입이 되질 않아 기피하는 편인데 이 영화는 왠지 제가 괜찮게 본 몇 몇의 일본영화와 느낌이 비슷할 것 같습니다.

ㅋ 그나저나 다시 사진이 예전 그림으로 돌아왔네요 ㅎ 볼때마다 정겹습니다 ~

hnine 2010-08-28 22:59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도 저 영화 알고 계시군요. 저도 다른 일본 영화는 많이 보질 못했어요. 저는 일본 소설이 그래요. 감정이입이 잘 안되더라고요.
이 노란 스마일 귀엽죠? ^^

양철나무꾼 2010-08-29 0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 혼자 밥먹고 혼자 영화보는 거...못해요.
혼자 쇼핑은 잘해요,불끈~!!!
어~칸딘스키가 바뀌었네요.
아웅~ㅠ.ㅠ

hnine 2010-08-29 06:02   좋아요 0 | URL
혼자 밥먹고 혼자 영화보는 것, 처음부터 아무렇지도 않게 잘 되는 사람 별로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어느 날 내가 왜 다른 사람 눈 때문에 배가 고파야하지? 이런 생각이 들어 그냥 식당에 들어가 밥을 시켜 먹었어요. 대학교 1학년 겨울 방학때 일이지요.
칸딘스키는 언젠가 또 나올겁니다~ ^^

2010-08-29 12: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30 0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30 2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pjy 2010-08-29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첨부터 아무렇지도 않게 혼자댕겨서 애들한테 지탄받았던 거 있어요~
혼자서 불쑥 화장실가기ㅋ 다들 왜그렇게 손 붙잡고, 이해할 수 없는 한칸에 두명씩 들어가기~ 좁기도 하지만 뭔가 어색하지 않아요? 그공간에 둘이서??
초딩시절부터 이랬던 아이니 밥이나 영화를 혼자서도 잘 즐기는건 어쩌면 당연한거죠^^;

hnine 2010-08-29 22:13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그게 초등학교 시절부터의 이야기군요? 용감하고 씩씩한 캔디가 연상되는 pjy님. '혼자서만'이 아니라 '혼자서도' 잘 즐기는 건, 전 바람직하다고 보는데요? ^^
 

 

 

 

 

 

 

 따르릉~ 

"여보세요?"
"혹시 xx 따님 되나요?"
"네, 그런데요?"
"아, 나는 zz 라고 하는데요, 아버지께 음반 선물을 하나 하려고 하는데 혹시 집에 이미 갖고 계신가 해서요. 아버지께는 비밀로 하고 집에 가지고 계신지 한번 찾아봐줄래요?" 
...... 

"찾아봤는데 그 음반은 없어요."
"아, 그래요? 그러면 이것으로 해도 되겠네요. 고마와요. 아버지껜 비밀이예요."
"네~"  

내가 중학생일때 일이다.

바로 그 음반이 위의 곡이 실린 Bonnie Tyler의 음반이었다. 
나중에, 협조해주어 고맙다며 당시 나로서는 처음 구경해보는 청초한 꽃 그림 편지지 세트 ('성바오로 출판사' 라고 찍혀 있었다)를, 나를 위한 선물로 따로 건네받기도 했다. 

그 이후로 저 음반은 아마 음반의 주인인 아버지보다 내가 훨씬 더 많이 들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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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 곡만큼은 듣지 말았어야 했거늘..
    from 말의 양심 2010-08-30 00:17 
    내가...내가 어쩌자구 한번두 안가던 하이네님 서재를 갔단 말인가..  내가...내가 어쩌자구 그 밑에 밑에 있는 이 곡을 클릭했냔 말인가..어쩌자구!  아, 내 자신이 원망스럽다...  하이네님이 사연이 있는 음악...이라고 걸어두신..이 곡을 난 듣지 말아야 했다..정말로!  알았으면 피해갔을 것을~  아..ㅠㅠ  계속 눈물이 쏟아진다...어쩌자구 내가 이 음악을 클릭했을까..어쩌자구.
 
 
비로그인 2010-08-30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무님의 서재에서 이 곡을 듣고는...두분 사연의 궁금증이 증폭되는 걸 막기 어려워...
냅다 달려왔슴돠.
바람결님 서재에서 늘 뵈었었죠.
반가워요^^

hnine 2010-08-30 16:39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마기님.
저의 사연은 위에 적어두었는데 야무님의 사연은 비밀이래요~ ^^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일요일이었던 어제, 오랜만에 아이 손을 잡고 집에서 가까운 엑스포과학공원엘 갔다.
행사가 열리고 있어 평소보다는 사람들이 꽤 있었고 체험 행사를 하는 여러 부스를 우리는 그냥 한번 쭉 둘러보기만 했다.

오래 전, 심심하던 주말에 나는 혼자 어슬렁 어슬렁 하이스트릿 거리를 걷곤 했다. 꽃을 파는 곳에 가면 사고 싶은 꽃이 너무나 많았다. 집으로 돌아올 때 내 손에는 저 튜율립 한 송이가 들려있곤 했다. 딱 한 송이. 방에 돌아와 병에 꽂아놓고 보고 있으면 무슨 호사를 누리고 있는 기분이었다. 그때 생각이 나서 찍어본 사진이다. 위의 사진의 튜울립들은 마치 곧 하늘로 훨훨 날아갈 준비를 하고 하늘을 향하고 있는 것 같았다. 

힘들게 힘들게 또 이 봄이 가고 있다. 우리 식구들 중 추위 안타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하던 내가, 아직도 내복을 입고, 새벽에 일어나면 전기 난로부터 키고 있다.  

튜율립을 보고도 앉아서 울고 싶었다. 아이와 손붙잡고 소리 내어 웃으면서도 사실은 울고 싶었다.
힘들게 힘들게.
하지만 쓰러지지는 않으리라. 난 나이고, 엄마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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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10-04-27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얀빛이 너무 고와서 어찌할까요?
얼핏보면 백합으로 착각할 정도네요...
튤립은 빨간색과 노란색만 있는줄 알았다는...

hnine 2010-04-27 00:55   좋아요 0 | URL
같은하늘님, 사진만 우선 올려놓고 글도 써넣기 전에 들러주시고 댓글을 남겨주셨네요. 고맙습니다. 말씀 듣고 보니 정말 백합같기도 해요. 곱지요.
고운 꽃 보면서 고운 생각을 해야하는데...그쵸? ^^

프레이야 2010-04-27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눈부셔요.
정말 하늘 향해 활짝 얼굴을 펴고 있네요.
하얀 튤립은 처음 봐요, 저도.
정말 올봄은 왜 이리 힘든지.. 님도 힘내세요!!

hnine 2010-04-27 07:00   좋아요 0 | URL
하얀 튤립이 흔하지 않군요. 저는 여기 저기서 그래도 많이 본 것 같은데요.
보라색 튤립도 본적 있어요 ^^

세실 2010-04-27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지면 부서질듯한 하이얀 튜울립이네요. 언뜻 촛불 같기도 합니다.
참 예뻐요.
그렇게 힘들게 힘들게 봄은 가나 봅니다.

hnine 2010-04-27 16:27   좋아요 0 | URL
즐겁고 행복하라고, 감사하라고 내려주신 계절에, 이렇게 징징거리고 있으니 참...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아보자고 지금도 매 한시간 간격으로 결심하고 있긴 합니다 ^^
흰색은 참 오묘한 색이어요.

카스피 2010-04-27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이 참 예쁘네요.근데 엑스포 공원이라면 대전 둔산동 쪽에 살고 계시나봐요

hnine 2010-04-27 16:28   좋아요 0 | URL
엑스포 공원은 도룡동 이라는 곳에 있지요. 저희 집은 거기서 아주 가깝고요.
꽃 구경을 하자면 아마 지금쯤 대전동물원의 오월드 라는 곳에 가면 아마 장관일텐데 저희 집에서 좀 멀어서요.

2010-04-27 1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27 16: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27 17: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27 2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28 1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0-04-28 17:57   좋아요 0 | URL
저야 집에서 가까우니까 그야말로 집앞 공원 가는 기분으로 종종 들르는 곳인데, 자주 가서 그런지 특별히 재미있는지는 모르겠어요. 이 날은 기분 전환겸 아이랑 가서 인체특별전 보고 꽃 사진 몇장 찍고 왔지요. 대전동물원의 오 월드 안가보셨으면 한번 가보세요. 좀 멀기는 하지만요.

꿈꾸는섬 2010-04-29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하얀 튤립은 처음 보는 것 같아요. 너무 예뻐요.^^

hnine 2010-04-30 13:58   좋아요 0 | URL
흰색이 빛의 반사가 제일 많은 색이라서 그런지 정말 눈이 부신 것 같았어요.

비로그인 2010-04-30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들게 힘들게..

그래도 좋아지실 것 같습니다. hnine님..^^

hnine 2010-05-08 09:05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 바람결처럼 다녀가셨군요.
그래도 좋아질것 같다는 말씀이 왜 이리 기분 좋은지요.
 


지난 주 일요일, 오랜만에 갑사를 찾았다.
'갑사'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는 것이 그렇듯이 오랜만에 할머니댁을 찾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느 사찰이든지, 그 사찰에 대한 인상은 거기까지 가는 길에서 정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갑사 가는 길도 참 좋았다. 

그곳의 꽃들을 담아온 사진 몇장. 

 



 

 

 

 

 

 

 

 

 

 

  



 

 

 

 

 

 

 

 

  

 

 

 

 

 

 

 

 

 

 

 

 

 

 

 

 

 

 

 

 

 

 

돌틈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는 저 제비꽃, 예쁘기만 하건만,
왜 갑자기 울컥 눈물이 나려고 하느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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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0-04-17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번째 사진이 너무 맘에 들어 컴퓨터에 저장을 했는데 커서를 내려보니 아래 사진도 오래오래 눈길을 끌어요. 울컥 눈물이 나신다 하니 저도 막 짠해져요...

hnine 2010-04-17 10:11   좋아요 0 | URL
갑사는 저희 집에서 그리 멀지 않아서 더 자주 갈 수 있었는데 그러질 못했어요.
현호색, 벚꽃, 수선화, 제비꽃...모두 봄의 전령사 같은 꽃들인데, 저렇게 돌 틈으로 머리를 내밀고 세상을 향해 웃는 제비꽃을 보니, 여린 듯 강하다는 말이 생각나기도 하더군요.

2010-04-17 0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17 1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0-04-17 0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벚꽃 말고는 모두 낮은 곳에 피어난 꽃들이네요.
노란 수선화, 보라빛 제비꽃..
울컥, 고 작고 여린 것들을..

hnine 2010-04-17 10:18   좋아요 0 | URL
예, 현호색이나 제비꽃은 고개를 낮추어야 보이는 꽃들이지요.
해마다 어김없이 때를 맞춰 피는 꽃들을 보면, 저도 저의 본분을 묵묵히 다 해야하지 않겠나, 뭐,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세실 2010-04-17 0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비꽃 보면 저도 울컥해요. 가끔 점심 먹고 산책길에 발 아래에 자그마하게 보이는 보랏빛 제비꽃. 유난히 작은 크기라 남의 발에 밟히면 어쩌나 걱정도 되고, 괜히 안쓰럽네요.

hnine 2010-04-17 10:20   좋아요 0 | URL
곧 진달래와 철쭉, 이어서 장미의 화려한 색깔에 가려질까, 남들보다 부지런히 피어서 사람들이 봐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요.
제비꽃 노래도 생각나지요? ^^

무스탕 2010-04-17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엄마랑 병원가느라 나섰더니 울 아파트 단지랑 길가에 벚꽃이 다 폈더라구요!!
전 올해 울 동네는 벚꽃 안피고 그냥 지나가는줄 알았지 뭐에요? -_-
아.. 정말 봄이 왔나봐요~~

hnine 2010-04-17 10:22   좋아요 0 | URL
어머니께서 어디 편찮으신가요?
벚꽃은 피어있는 모습도 예쁘고, 바람불어 흩날릴 때도 예뻐요.
그러다 비가 오거나 바람이 많이 불고 난 다음 날 보면, 몇 개 안남고 다 떨어져있더군요.
저희 동네에도 이제 목련은 갈색으로 변해가고 벚꽃 잔치가 시작되려고 해요.

무스탕 2010-04-18 22:33   좋아요 0 | URL
3년전에 수술한 부위가 가끔 아프시대요. 작년엔 무려 재수술을 했다지요 -_-
올해도 큰일 치룰까봐 초기에 병원에 달려간거에요.
엑스레이 찍고 초음파 찍고 피검사 하고 다행히 이상없다는 결과 들었어요.
어휴.. 십년감수했어요..

울 아파트 앞에 자목련은 이제 피어나려고 봉오리가 잔뜩 부풀어 올라 있어요 :)

hnine 2010-04-19 14:02   좋아요 0 | URL
아, 그러셨군요. 재수술까지 하셨었다면 정말 계속 신경 써서 살펴보셔야되겠어요. 모시고 병원에 잘 다녀오셨네요. 이상없다는 결과를 들으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꿈꾸는섬 2010-04-19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꽃이 절경이에요. 절 구경가고 싶어요.^^

hnine 2010-04-19 23:48   좋아요 0 | URL
이제 곧 진달래, 라일락, 철쭉, 그리고 이어서 여름 장미까지, 꽃들이 줄서서 기다리고 있어요 ^^

같은하늘 2010-04-20 0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정말 멋지네요. 갑사는 말만 들었지 가보지 못했네요. 하긴 서울,경기를 거의 벗어나 본 적이 없으니...ㅜㅜ

hnine 2010-04-20 05:08   좋아요 0 | URL
갑사는 저희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요. 서울, 경기 부근에도 좋은 곳 많으니 나들이 한번 다녀오셔요.

2010-04-28 1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0-04-30 13:56   좋아요 0 | URL
신원사는 저도 아직 못가봤네요.
인적이 드문 절에 혼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는데, 그리고 결혼 전에는 가끔 그게 가능했었는데, 이제는 절도 갈때마다 늘 북적거려요. 이 날도 절 올리는데 간신히 자리를 비집고 해야했어요.
요즘 날씨가 참 드라마틱하지요?
우리 모두 감기 조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