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운의 일기- 

엄마가 허락을 하실까? 어린이 대상의 영화라고는 하지만 처음으로 반 친구들끼리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가기로 약속을 하면서도 겨운이는 마음이 가볍지 않았다. 엄마에게 어떻게 말을 꺼내나, 엄마가 허락을 안하시면 친구들에게는 뭐라고 말하나. 친구들이 나를, 우리 집을 이상하게 보지는 않을까. 영화관람에 대한 기대보다, 새로운 걱정거리로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겨운이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했다. 

저녁때 밥을 먹으며 겨우 말을 꺼냈다.
"엄마, 내일 토요일에 우리 반 애들이 '빨강머리 앤' 영화보러 가는데 같이 가재요."
"너희들끼리 가는거야? 어디서 하는데 그래?"
"신영극장이요. 가까우니까 시간 맞춰서 금방 보고 오면 될 것 같은데..."
"그래도 애들끼리 극장엘 간단말이니?"
"미소도 가고 송이도 가요. 걔네들 엄마는 허락 하셨대요." 
거기까지 들으시고는 엄마는 생각중이신지 더 이상 대답이 없으신 채 식사만 계속 하셨다.
"언니, 그거 나도 봐도 되는 영화지?"
갑자기 새운이가 끼어든다.
"어린이  영화니까 되겠지 뭐."
"나도 가면 안돼?"
"너도? 안 돼. 우리 반 친구들끼리 가는거란말야."
"나도 보고 싶은데. 그냥 따라만 가면 되잖아."
"다른 애들은 다 혼자 오는데 나만 동생까지 데리고 갈 수는 없어."
아직 엄마 허락도 완전히 안 떨어졌는데 저렇게 따라가겠다고 떼를 쓰다니. 겨운이는 엄마 허락 받기 위해서 얼마나 마음을 졸이며 말문을 꺼냈는데, 저렇게 쉽게 따라붙으려 하는 새운이가 못마땅하기만 하다.
"그래, 새운이도 데리고 가서 영화 보고 오너라."
엄마에게서 허락이 떨어지긴 했으나, 새운이를 데리고 가라신다. 아, 싫다.
겨운이는 안다. 이럴 때 동생까지 옆에 데리고 나타나는 아이를 다른 애들이 어떤 눈으로 볼지를.
'아마 나까지 아이들에게 따돌림 받을지도 몰라.'
엄마가 자기도 데리고 가라고 하실 줄 이미 알고서 일부러 엄마 계신데서 말을 했을거라 생각하니 새운이가 얄미웠다. 

저녁을 다 먹고 방으로 돌아와서 겨운이는 신이 난 새운이에게 말했다.
"미안하지만 넌 안돼. 내일 영화는 이미 내 친구들과 가기로 약속이 되어 있어. 동생을 데려와도 된다, 뭐 그런 말은 없었단말야. 그러니 나만 동생을 데리고 나갈 순 없어." 
"엄마가 분명히 나도 데리고 가라고 하셨는데!"
새운이는 어떻게 해서든지 따라갈 기세이고, 겨운이는 막막하기만 하다. 

다음 날, 학교가 끝난 후 3시에 극장 앞에서 만나기로 친구들과 약속을 했다.
겨운이는 집으로 돌아오던 발길을 돌려 다시 학교로 향했다. 지금 집으로 들어가면 기다리고 있던 새운이를 데리고 가야만 한다. 겨운이는 운동장 스탠드에 앉아 학교 축구부 아이들이 연습을 하고 있는 것을 쳐다보며 시간을 보냈다. 학교 조회대 뒷쪽의 시계가 10분전 3시를 가리키는 것을 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극장을 향했다.
반 친구들은 이미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고, 3시에 시작하는 영화 표를 사가지고 극장 안으로 들어가면서 겨운이는 자기도 모르게 주위를 한번 휘 둘러 보았다.
책으로 이미 읽어서일까. 영화가 별로 재미있게 느껴지지 않았다. 영화가 상영되는 스크린 위로 자꾸 새운이의 얼굴이 겹쳐졌다 사라졌다. 

집으로 돌아오니 혼자 종이 접기를 하며 놀고 있던 새운이가 달려든다.
"언니, 왜 이렇게 늦어?"
"어~ 영화 시간을 잘 못 알아서, 집에 들렀다 갈 새가 없었어. 지금 영화 다 보고 오는 길이야."
"응. 그랬구나."
따라가겠다고 떼를 쓸 때와는 딴 판으로 웬일인지 새운이가 그대로 곧이 듣는다.
겨운이는 그만 새운이에게 너무나 미안해졌다. 그깟 영화가 그렇게 대수였을까?
"새운아, 그거 그렇게 접으면 안돼지. 이리 가져와봐. 언니가 접는거 가르쳐 줄께." 
겨운이는 가방을 던져 놓은 채 새운이가 종이로 공룡 접는 것을 도와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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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2009-04-17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제발 이 작품이 한권의 멋진 동화책으로 출간되었음 좋겠어요.. 후편을 기대하겠습니다. ^^

hnine 2009-04-17 11:59   좋아요 0 | URL
에궁~ 무슨요. 이렇게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신 것만 해도 감사할 일인걸요.
늘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래가 춤 출려고 그래요 ^^

마노아 2009-04-17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안의 겨운이와 새운이가 다 있잖아요. 정겹고 애틋해요.^^

hnine 2009-04-17 11:59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겨운이의 입장도 되어보고, 새운이의 입장도 되어보고 싶었어요.
 

 -겨운이의 하루 -

"엉? 75점??"
학교에서 돌아와 일일학습지를 받아본 겨운이는 눈이 동그래지며 가슴이 철렁해지기까지 했다. 어제 80점을 받은데 이어 오늘은 75점이라니.
매일 집으로 배달 되는 일일학습지를 시작한지는 꽤 되었는데, 어쩌다가 잊고 풀지 않은 날이 생기게 되고, 하루 하루 풀지 않은 학습지가 쌓이게 되자 더 하기 싫어지고, 그건 겨운이나 동생 새운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던 어느날, 보다 못한 엄마는 표를 하나 만드시더니 왼쪽 칸에는 겨운, 오른 쪽 칸에는 새운의 이름을 적으시고는, 매일 채점되어 온 학습지의 점수를 기록하라고 하셨다. 채점되어 온 학습지가 없는 날은 0점이라고 적어야 하고, 그 달의 마지막 날, 합계를 내어 더 잘한 사람에게 용돈을 두배로 주시겠다고 하셨다.
사실 학습지의 문제가 어려운 것은 아니었다. 매일 잊지 않고 시간을 내어 한다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었으면 어려웠지. 성실하고 모범생인 겨운이는 거의 매일 100점, 약간 덜렁거리고 뭐든 빨리 해치우는 것을 좋아하는 새운이는 두 세문제 씩 틀리곤 했다.
어제는 무슨 문제가 틀려 80점인지 다시 들여다보지 못했지만 오늘 겨운이는 무슨 문제를 틀렸는지 다시 한번 살펴보기로 했다. 어제 문제를 풀면서 특별히 어려운 문제가 없었는데 이상하다 생각하면서.
틀린 문제 중 하나를 다시 읽어보니, 어제 내가 쓴 답이 아닌 것 같았다.
"어, 이상하다. 난 이 문제 답을 분명히 2번이라고 썼던 것 같은데! 그리고 2번이 정답 맞잖아. 그런데 문제지에는 내가 3번을 고른 것으로 되어 있네?"
다음으로 틀린 문제를 보았다. 이 문제 역시 내가 답으로 고른 것과 다른 답이 써있고 내가 원래 고른 답이라고 생각되는 것이 정답 맞았다.
"가만, 여기 지우개로 지우고 다시 쓴 자국이 있잖아. 어? 그러고 보니 나는 숫자 2를 이렇게 구부려서 쓰지 않는데. 이건 내 글씨가 아니잖아."
그러고 보니 시험지 앞면의 점수 75라는 숫자도 100이라는 숫자를 지우고 그 위에 다시 쓰여진 것이었다.
아, 겨운이는 이제 알 것 같았다. 그 글씨체는 바로 동생 새운이의 글씨체였던 것이다.
언니 새운이보다 더 점수를 잘 받고 싶었던 새운이는, 언니보다 학교에서 일찍 돌아와 채점되어 배달되어 있는 학습지를 보고는 겨운이의 점수를 자기보다 낮은 점수로 고친 것이다. 점수만 고친 것이 아니라 그 점수만큼 문제의 답도 틀린 답으로 고쳐 놓은 것을 알고 겨운이는 얼굴이 달아오르며 화가 솟구쳤고 가슴이 쿵쾅거렸다. 그렇게 까지 하면서 언니를 이기고 싶어하는 새운이가 이해가 안 되었다. 

동생 새운이를 불러 따져 물어야겠다고 생각이 들면서도, 웬지 선뜻 행동으로 옮길 수가 없었다. 겨운이로서는 도저히 용납이 안 되는 일을 저지른 새운이를 엄마에게 이를 수는 더군다나 없었다. 새운이 얼굴을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분노를 삭이며 겨운이가 고작 한 일이라고는 점수를 적는 표를 붙여 놓은 곳으로 조용히 가서는 점수표에 새운이가 고쳐넣기 전의, 원래의 겨운이 점수를 적어 넣은 일 뿐이었다.
그리고는 새운이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엄마에게도 말 할 수 없었다.
겨운이는 자신이 화가 나도 그 화를 겉으로 나타낼 줄은 모르고 있다는 것을 그 때는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정작 새운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겨운이를 대하는데, 겨운이는 한동안 새운이 얼굴을 볼때마다 마음이 불편했고, 그러면서도 아무 내색을 못하는 자신에게 오히려 화가 더 났다.
 

-새운이의 하루 -
언니가 나보다 잘 할게 뻔한데 엄마는 왜 이런 시합을 시키실까.
하지만 나는 언니에게 지는게 싫다. 누구에게 지는 것 보다 더 싫다. 금방 비교되니까.
다 맞았을거라 생각하고 문제지를 마쳐도 다음 날 채점이 되어 돌아오는 것을 보면 꼭 한 두개씩 틀려 있으니 속이 상하다. 이제 이번 달도 며칠 안 남았는데 이대로 가다간 언니가 나를 제치고 용돈을 더 받게 될 것이 뻔하다. 생각만 해도 견딜 수가 없다.
어제도 언니는 100점, 나는 90점. 색연필을 가지고 언니 문제지의 점수를 80점으로 고쳤다. 80점이 될려면 네 문제를 틀려야 한다. 언니 문제지에서 네 문제를 골라 언니가 쓴 답을 지우개로 지우고 다른 번호를 써 넣었다. 색연필로 표시된 것은 잘 안 지워져서 빡빡 지우개로 지워야 했다. 학교에서 돌아온 언니는 아무 말이 없다.
오늘은 100점일줄 알았는데 오늘도 나는 85점, 언니는 100점 이었다. 어제처럼 나는 언니 점수를 75점으로 고쳤다. 언니가 알아챌까? 아무도 본 사람이 없으니, 난 모른 채 하고 있으면 된다. 난 안그랬다.

언니가 알아챘나보다. 언니가 점수표에 내가 고치기 전의 원래의 언니 점수를 적어 놓은 것이다. 그런데도 이상하다고 엄마에게 말하지도 않는다. 나에게도 묻지 않는다. 혼자서 착한 척 다 하고 있다. 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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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6 2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4-16 2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4-16 2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4-16 2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9-04-17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리얼한 얘기에요. 나인님 실화인가요?

hnine 2009-04-17 09:19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그런가요? 그냥 심심해서 써본 픽션이어요.

하늘바람 2009-04-17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정말요? 픽션이에요? 호호 님 너무 재미나네요

hnine 2009-04-17 09:35   좋아요 0 | URL
이름 짓는게 생각보다 어렵군요. 겨우 생각해낸 이름이 겨운이랑 새운이~ ㅋㅋ
 

 

  

 

어제 Jude님의 자장가 페이퍼를 읽다가
나는 아이에게 어떤 노래를 자장가로 불러 주었던가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가만이 뉘여서 토닥거려주면 잠 드는 아이가 아니었던 우리 집 아이는
한 밤중에도 주로 유모차에 태우거나, 업고서 집 앞 공원을 몇 바퀴 돌면 그제서야 잠이 들곤 했다.
그러니 아이 자장가라기 보다는 그냥 내 맘대로, 내 입에서 나오는대로 흥얼거렸기 때문에, 사실 자장가의 성격으로 부적격인 것들이 많았다.
'그림자 벗을 삼아 걷는 길은,
서산에 해가 지면 멈추지만,
마음의 님을 따라 가고 있는 나의 길은
꿈으로 이어진 영원한 길...'
지금도 아무때나 내 입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인데
이런 노래를 자장가로 듣고 잠드는 아이가 또 있었을까.  

일하고 돌아와, 누가 뒤에서 쫓아 오는 양 저녁 해 먹고, 아이 먹이고, 이제 아이 재우고 나면 그제서 설겆이도 하고 집안도 치우고 세탁기도 돌리고 내일 내가 없을 동안 아이 먹을 것도 미리 만들어 놓고 해야 하는데, 몇바퀴를 돌아도 아이가 잠들 생각을 안해 안절부절하던, 나의 마음을 잠재우기 위한 노래였다고 하는 편이 낫겠다. 

다시 아이에게 자장가를 불러준다면
안절부절 대신
편하고 미소가 담긴 얼굴로
위의 Andrea Bocelli가 부른 것 같은 그런 자장가를 불러주고 싶은데
이제 아이는 자장가 없이도 잘 잘만큼 컸고
지금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자장가가 아닌 그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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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3-29 0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마지막을 저렇게 뽑으면 잠들었는 아가도 깨겠는걸요.^^
엄마 맘을 잠재우기 위해 불렀다는 말에 쿡쿡 웃었어요~~
엄마들은 다 있었을 경험이잖아요.^^

hnine 2009-03-29 16:03   좋아요 0 | URL
아이가 제일 예뻐 보일 때는 잠자고 있는 모습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ㅋㅋ
정말 아이가 잘 때에는 누가 현관 문만 두드려도, 전화 벨만 울려도 조마조마 하곤 했었지요.
 

내가 중학교에 가니, 학교마다 봄 쯤에 교내 합창대회라는 것을 한다고 했다. 각 학년 별로 지정곡이 주어지고, 각 반은 지정곡 외에 자유곡을 한 곡 더 정해서 부르는 것이다. 반마다 지휘자와 반주자가 정해지고, 자유곡이 정해지면 한달 이상을 음악 시간은 물론이고, 방과 후에도 음악실을 예약해서 빌려가며 연습을 했었다. 학교에서 1등을 한 학급은 지구별로 소속 중학교 들끼리 모여서 하는 합창대회에 또 출전하는 자격이 주어졌다. 

나 중학교3학년때. 여자중학교에 처음 부임해오신 우리 담임선생님은 과학 선생님이셨는데, 자유곡을 무조건 이 노래로 하자고, 아니 해야한다고 악보를 들고 나오셨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30년전, 공식적인 교내 합창대회에서 주로 불려지던 곡들은, 지금 기억나는 것만 꼽아보자면 '새타령', '울산아가씨', '코시코스의 우편마차', '아리랑 (꽤 멋있게 편곡된 아리랑이다)', '별 (이수인 곡)', '푸니쿨리 푸니쿨라' 등등. 담임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이 곡은 지금이야 올드 송 중의 올드 송이라서 '팝송'이라고 말하기에도 좀 이상하게 들리지만, 아무튼 그때까지 교내 합창대회에서 이런 곡을 부르겠다고 나선 반이 없었으므로 음악선생님께서도 난색을 표하셨었다. 

하지만 담임선생님은 막무가내. 음대 다닌다는 친척 누구에겐가 중학교 합창용으로 쉽게 손을 봐달라 부탁까지 하신다며 뜻을 굽히지 않으셨다.

2부 합창으로 수정해오신 악보는 여전히 중학생들에게 높은 음역이 많아서, 반주자는 악보 전체를 며칠에 걸쳐 몇 음계 내려서 조옮김까지 해야했다. 더군다나 영어로 가사를 다 외워 불러야한다는 것이 아이들에겐 부담이었으나, 아무튼 우리는 음악 선생님, 학교 측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부르고야 말았다. 

 

 

 

 

고음 부분에 가서는 여전히 어색하고 듣는 사람에게도 힘겹게 들렸지만, 합창대회는 그렇게 치뤄졌고, 합창대회의 물결이 한바탕 지나고 나면 어느 덧 목련도 다 지고, 날씨는 후끈 더워져 가고 있었다.
봄을 그렇게 보냈던 것 같다. 

아 참, 이곡의 반주도 그때 내 수준으로 만만치 않았다 (반주자가 나였다). 
 

함께 노래하던 그때 우리 반 아이들은 지금 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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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i 2009-03-14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는 '푸니쿨리 푸니쿨라'를 불렀어요. 담임쌤이 정해준 곡이었죠. 여차여차해서 3위를 했던가. 그때 지휘를 제가 했었더랬죠-_ㅠ (별 걸 다하고 살아; ) 제가 꽤나 음치였는데, 아마 부반장이어서 지휘를 할 수 있었던 걸로 기억이; 지휘상도 탔더랬어요. 아주 지독하게 연습을 시켰던 걸... 선생님들도 아셨던 모양 ㅎ 그러게, 요즘도 합창대회하나요?
(그때 반주를 했던 친구... 는 최근에 연락이 되었는데, 그 친구도 애 둘이라고. 호호. 그때 우리 반 친구들, 몇몇은 여전히 연락이 되는데, 다들 잘 살아요. 아마, 님의 친구분들도 그렇게그렇게 잘들 지내실 겁니다!! ^^ )

그런데 멋진 곡을 부르셨군요!

hnine 2009-03-14 10:20   좋아요 0 | URL
'푸니쿨리 푸니쿨라' 빠르고 경쾌한 곡, 상 많이 타는 곡이라고 그랬었죠 ^^
지휘자는 지휘를 잘 해야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이들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도 있어야하는데, 와우~ kimji님, 다시 보여요^^

마노아 2009-03-14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트리츠 트라츠 폴카 불렀어요. 우리 반이 1등 상 받았는데 교내 대표로 나가려니까 음악샘이 욕심이 난 거죠. 그래서 우리반 애들뿐 아니라 다른 반 애들 중에서 노래 잘하는 애들(사실은 공부 잘하는 애들) 뽑아서 따로 연습 시켰는데 그게 반칙이잖아요. 들통나서 다시 우리 반 애들로 연습 시켜 나갔어요. 6학교가 출전했는데 남자 학교는 주최학교 하나 참가해서 단독 상 받았고, 우리 반은 참가상이었어요. 1등 빼고 5반은 모두 참가상 주더라구요.
이 노래 너무 좋아요. 반주까지 하시공, 아이 참 멋진 추억이에요!

hnine 2009-03-14 16:27   좋아요 0 | URL
그때를 자세히 기억하고 계시네요. 트리츠 트라츠 폴카, 제목은 들어본 것 같은데...학교대표로도 나가보시고~ 정말 기억에 오래 남을 추억이겠어요.

하이드 2009-03-14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합창부였는데 ㅎㅎㅎ
저는 '보리밭', '산넘어 남촌' 뭐 이런걸 불렀던 기억이 나네요.

hnine 2009-03-14 16:29   좋아요 0 | URL
맞다, 보리밭. 그것도 인기 합창곡 중의 하나였지요. 좀 어려운 곡이었던 기억이 나요. '산넘어 남촌에는'도 기억나네요. 오랜만에 듣고 싶어 검색해보니 웬 '가수 박재란'의 산넘어 남촌만 잔뜩 나오네요 ㅋㅋ

무스탕 2009-03-14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고등학교때 우리반이 학교 일등을 먹어서 지역대회에 나가적이 있어요.
그때 불렀던 노래가 축축 처지는 노래였는데 제목은 기억이 안나고 가사 내용이 심청이의 죽음을 서글퍼 하는 노래였어요 -_-
'어이하나 어이하나 이 일을 어이하나 불쌍한 심청이가 인당수에 빠지네. 푸른물 인당수는 물결만 출렁이네 어이하나 어이하나 이 일을 어이하나..'
세상에.. @.@ 이런 노래로 대회엘 나가다니...

hnine 2009-03-15 04:41   좋아요 0 | URL
아, 무스탕님, 저도 그 노래 기억해요.저 중학교 1학년때 그 노래 부른 반이 1등했었어요. 제목이 '인당수'아니었나 하는데...그 노래가 어려운데 참 좋더군요. 무스탕님 덕분에 잊고 있던 좋은 노래를 다시 떠올릴 수 있었네요

하양물감 2009-03-15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중학교때는 몽금포타령....으로 합창대회나간것 같아요...

고등학교때도 있었는데, 기독교계학교라서 성가경연대회를 했네요. 별로 기억하고싶지는 않아요...

hnine 2009-03-15 15:06   좋아요 0 | URL
성가경연대회라...흠~ ^^ 성가 중에도 좋은 곡들이 많긴 한데, 처음부터 선택의 제한이 걸려버리면 흥미가 좀 떨어질 수 있겠어요. 그러니까, 이 합창대회라는 것이 거의 전국적으로 다 있었나봐요?

2009-03-19 1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3-19 1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제목이 이런 노래나 영화들은 대개 어둡고 무거운 내용인 것들이 많더라는 것이 내 생각인데, 영화 Trainspotting 과 함께 유명해진 이 노래 역시 그렇다.
예전에 Spice girls노래를 오랜만에 들으면서도 노래 자체보다 그 노래가 일깨워주는 어떤 시기가 떠올라 회상에 젖었더랬는데, 이 노래도 비슷한 이유로 오늘 아침 나에게 딱 걸렸다.
1990년대 말 영국에서, 대학생들을 비롯해 젊은 사람들은 이 영화 Trainspotting에 거의 열광했었다. 지나고 보니 개인적인 생각으로, 영국의 젊은 층들의 성격에 참 잘 맞는 영화였다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가 우리 나라에서는 극장에서 개봉이 되었을까? 그랬다면 조금 놀랄 일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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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09-03-06 0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트렌스포팅하면 항상 이완 맥그리거가 냅다 뛰는 장면만 생각나요 ㅎㅎ

hnine님 굿모닝~~
오늘도 일찍이시네요. 좋은 하루 되세요! >_<

hnine 2009-03-06 16:29   좋아요 0 | URL
이 영화 나왔을때 이완 맥그리거는 거의 영국 젊은이들의 우상이었지요.
벌써 십년 전 이야기가 되었어요.
오늘 날씨 정말 짱~입니다 ^^ 집에 들어오는 길에 담벼락에 개나리 핀것 보고 사진 찍어야지 생각했어요.

kimji 2009-03-06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고 있는데, 마침 이 노래가 흐르니. 아. 무너지는 마음;

hnine 2009-03-06 16:30   좋아요 0 | URL
아, 아직도 노래 듣고 무너지는 감성을 갖고 계신 kimji님,
무너질 땐 그냥 팍 무너지는거예요 ^^

건조기후 2009-03-06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트레인스포팅... 96년인가 97년인가 개봉했었어요. 재수학원 다닐 때였는데 조퇴하고 혼자 이 영화 보러 갔었거든요. 괜히 우울한 감성에 심취하던 시기라;; 관객이 저 포함 2명이었던 기억도 생생하네요.ㅎ

그 때 히트쳤던 접속에서 전도연이 구하러 다니던 벨벳 언더그라운드 음반이랑.. 이 루리드 음반을 줄창 들었었는데... 새삼 그 시절이 새록새록^^;

hnine 2009-03-06 16:33   좋아요 0 | URL
건조기후님께서 저의 궁금증을 풀어주셨군요. 혼자 보셨다구요? 오호...충격적이지 않으셨나요?
그당시 제가 있던 곳에서 이 노래 나오면 함께 있던 애들이 다 따라부르곤 했었어요. 저도 새삼 그 시절이 새록새록해서 올려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