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Jude님의 자장가 페이퍼를 읽다가
나는 아이에게 어떤 노래를 자장가로 불러 주었던가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가만이 뉘여서 토닥거려주면 잠 드는 아이가 아니었던 우리 집 아이는
한 밤중에도 주로 유모차에 태우거나, 업고서 집 앞 공원을 몇 바퀴 돌면 그제서야 잠이 들곤 했다.
그러니 아이 자장가라기 보다는 그냥 내 맘대로, 내 입에서 나오는대로 흥얼거렸기 때문에, 사실 자장가의 성격으로 부적격인 것들이 많았다.
'그림자 벗을 삼아 걷는 길은,
서산에 해가 지면 멈추지만,
마음의 님을 따라 가고 있는 나의 길은
꿈으로 이어진 영원한 길...'
지금도 아무때나 내 입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인데
이런 노래를 자장가로 듣고 잠드는 아이가 또 있었을까.
일하고 돌아와, 누가 뒤에서 쫓아 오는 양 저녁 해 먹고, 아이 먹이고, 이제 아이 재우고 나면 그제서 설겆이도 하고 집안도 치우고 세탁기도 돌리고 내일 내가 없을 동안 아이 먹을 것도 미리 만들어 놓고 해야 하는데, 몇바퀴를 돌아도 아이가 잠들 생각을 안해 안절부절하던, 나의 마음을 잠재우기 위한 노래였다고 하는 편이 낫겠다.
다시 아이에게 자장가를 불러준다면
안절부절 대신
편하고 미소가 담긴 얼굴로
위의 Andrea Bocelli가 부른 것 같은 그런 자장가를 불러주고 싶은데
이제 아이는 자장가 없이도 잘 잘만큼 컸고
지금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자장가가 아닌 그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