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외삼촌 즉 나의 막내 동생이자 하나뿐인 남동생은 나보다 다섯살 아래이다.
내가 아이를 낳던 2001년 5월. 예정일보다 2주나 빨리 낳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자 마자, 내 남동생 부부는 그들이 살고 있던 켄터키 주에서 내가 살고 있던 주까지, 자기들 일을 모두 뒤로 하고 열시간을 넘게 운전을 하여 달려 왔다.  아이를 낳은 바로 다음 날, 아직 병원에 있던 내게 보온병에 미역국을 담아서 가지고 입원실로 들어서던 그들의 모습을 잊지 못한다. 그 다음 날 집으로 퇴원을 하고, 그로부터 3주 동안 이들 부부는 나 대신 식사 준비를 하고 우리 집안 일을 도와 주었다. 나와 남편, 동생 내외 모두 아이 키우기에 대해서는 초보. 젖병 소독은 얼마나 자주 해야되는 것인지, 젖병에 분유를 타서 어떻게 먹이는 것인지, 아이 목욕 시키는 방법등, 우리 넷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여 해결해나가던 시간들.

한국에서 아직 직장 생활 중이시던 친정 엄마를 대신해 나의 산후 조리 기간을 도와준 동생 내외는 그 이후로도 내 아이에게 참으로 거리낌 없는 사랑을 베풀어 주고 있다. 둘다 사진을 전공하는 덕분에 아이의 이런 저런 모습을 캠코더로 찍어 편집해서 지금까지 세개의 비디오로 만들어 주었는데 그것은 지금까지 우리 집 보물 목록 1호이다. 그 해 겨울 또 우리 사는 곳에 와서 아이랑 놀아주고 가까운 곳에 함께 놀러도 가고, 좁디 좁은 학교 아파트인 우리집에서 다섯 사람이 복닥복닥 참 잊지 못할 추억의 시간을 만들었었다.

외삼촌과 외숙모가 사준 장난감과 놀이 기구로 좁은 우리 집은 마치 무슨 놀이방을 연상시켰다. 천장에는 각종 빤짝이, 카드, 별 모양 종이판 등이 주렁주렁, 마루에는 커다란 볼풀장, 옆집에서 잠시 위탁시켜놓은 미끄럼들이며, 남편이 주렁주렁 천장에 매달기 위한 받침목으로 마루 한가운데 세워 놓은 나무 가지, 벽에는 오래 된 내 청바지를 부욱~ 뜯어서 뒷주머니  부분을 메모 꽂이로 이용하게  걸어 놓았고, 벽돌과 나무판으로 만든 책꽂이 등, 정말 정신 없던 우리 집은 1층인 탓에 밖에서도 다 들여다보였는데 지나가던 꼬마들이 정말 무슨 놀이방인 줄 알고 그들 엄마가 잠깐 한눈 파는 틈에 우리 집에 아장아장 들어오곤 했었다.

나는 고작 아이 연령에 맞는 책이나 사주고 금방 금방 크는 아이, 옷과 신발도 동네 중고품 가게 가서 사주는 것이 고작이었는데, 나의 올케, 즉 아이의 외숙모는 친구들로부터 들은 정보에 근거, 정말 여러 가지 교육용 놀이 기구, 장난감, 옷 등 아낌없이 아이를 위해 베풀어 주곤 했다.

우리 가족이 한국으로 들어오던 해에도 우리 사는 곳으로 와서 garage sale등 여러 가지 뒷정리 하는 것을 도와 주었고, 우리가 한국으로 나오고 난 후에도 아이의 생일과 어린이날에는 어김없이 선물을 보내주고, 또 목소리가 듣고 싶은 때에는 전화도 걸어서는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작년 여름에는 아이를 아예 두달 넘게 그들 집에서 데리고 있기도 했다. 그 동안 동네 유치원에도 등록해서 다니게 하고, 지금은 예전과 비교가 안되게 바쁜 그들의 생활에도 불구하고 짬을 내어 여기 저기 데리고 다니며 구경시키고, 많이 힘 들었을텐데도 올해 또 보내라고 그런다.

고마운 그들 내외에게도 나의 조카가 생길 그날을 기다려본다. 내 아이는 자기 동생이 생겼다며 좋아하겠지. 나도 나의 둘째 아이가 생긴 것 처럼 기뻐하며 예뻐해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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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8-07-21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툰 초보 엄마아빠에 아직 아이를 키워본적 없는 부부, 어른 넷이서 아가 하나에게 쩔쩔매고 한번 웃어주면 아이보다 더 크게 웃었을 모습이 그려져요.
동생내외분은 정말 본인들의 아기를 키우는 기분이겠어요.
참 이쁜 모습입니다 :)

hnine 2008-07-21 19:36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맞아요. 젖병 물리는 방법을 몰라서는 아이 입에 살짝 대주기만 하고 왜 분유가 줄어들질 않나 의아해했었어요 ㅋㅋ 나중에 젖병꼭지를 아이 입에 제대로 물려주니까 그제서야 쪽쪽 빨아먹더라구요.
동생들 덕분에 웃으며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예쁜 모습이라고 말씀해주시니 감사합니다~ ^^

마노아 2008-07-21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형제는 꼭 필요한 것 같아요. 따스해지는 이야기에요.

hnine 2008-07-21 19:37   좋아요 0 | URL
제 남동생과 저, 자랄 때는 엄청 싸웠어요. 몸싸움도 마다 않는 사이였다지요 ㅋㅋ 상상하지 마세요~~

bookJourney 2008-07-21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와 제 남동생은 서로 무덤덤하게 사는데 .... 부러워요 ~~~

hnine 2008-07-21 20:56   좋아요 0 | URL
저도 평소에는 그래요~ ^^

세실 2008-07-21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외삼촌, 외숙모를 둔 다린이 좋겠당~~
다린이 참 행복하네요.

hnine 2008-07-22 07:59   좋아요 0 | URL
남동생 내외에게서 제 조카도 어서 생겼으면 좋겠는데 말이지요 ^^

하양물감 2008-07-22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집은 몰라도 우리집은, 글쎄, 남편동생은 쫌 그래요..
그래도 내동생은 우리 한솔이 무척 귀여워해주는데...
외가쪽이 더 친한 경우가 많더라구요..(^^)

hnine 2008-07-22 10:30   좋아요 0 | URL
하양물감님, 저희집도 마찬가지입니다 ^^

nemuko 2008-07-22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씨와 달리 바싹 건조해졌던 마음이 hnine 님 서재에 들어오면 금세 촉촉해져요^^ 이렇게 예쁘게 살 수도 있는 건데 뭘 그리 안달복달 하고 있는 걸까요 저는....

hnine 2008-07-22 10:32   좋아요 0 | URL
어머나...그렇게 읽어주시니 제가 감사드립니다.
저도 사실 많이 안달복달 하는걸요 ^^

미미달 2008-07-23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좋네요.
저랑 제 동생이 한 살 차이인데 비슷하게 결혼해서 비슷하게 아이 낳으면 애들끼리 서로 놀 수도 있고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긴 하지만 아직 대학도 졸업하지 않은 상태라서 조금은 현실적으로 다가오지는 않네요. ㅋㅋㅋㅋ
암튼 hnine님의 그 우애와 가족간의 사랑이 너무 예쁘게 보여요.

hnine 2008-07-23 23:14   좋아요 0 | URL
미미달님, 예쁘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다섯 살 차이임에도 클때는 얼마나 싸우며 자랐는지 모른답니다 ^^
결혼해서 비슷하게 아이 낳으면 서로 주고 받는 도움이 많지요. 얘깃거리도 아마 몇 배는 더 많아지구요~

Kitty 2008-07-25 0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앙 너무 잘 읽었어요~
저는 애는 없고 -_-;;; 친조카가 하나 있는데 맨날 옷 사다 바치느라 허리가 휩니다 ㅎㅎ
hnine님 말씀대로 정작 걔 엄마는 실용적인 옷만 입히고 오히려 제가 온갖 공주 드레스를 공수하고 있다지요;;;; 그래도 여자아이라서 쇼핑할 때 더 신이 나요 ^^

hnine 2008-07-25 06:15   좋아요 0 | URL
여자 아이니, 사주고 싶은 옷이 더 많겠지요.
Kitty님도 제 동생 내외 못지 않으시겠어요~ ^^
 

미제 (made in USA) 는 뭣도 좋다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 오래전 이야기도 아니다.
학용품이니, 식료품, 약, 생활 잡화, 의류 등 거의 모든 상품에 대해 국산이냐 외제냐를 따졌는데 이 외제라는 것의 대부분이 미제였으니까.

처음 미국엘 가본 것은 스물 네살 때였는데, 그때만 해도 지금처럼 해외여행이 일반화 되기 전이어서, 떠나기 전에 기대도 좀 되었더랬다. 먼저 다녀 온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정말 뭐든지 크고 넓고, 없는게 없고, 학교 시설도 좋고, 처음보는 사람끼리도 웃으며 인사하는 그런 곳이란 말인가. 교복 같은 것도 없고 (나는야 교복 세대 ^^), 부모나 선생님과도 친구처럼 말할 수 있는 분위기, 맘 먹고 노력만 하면 그 댓가만큼 누릴 수 있는 사회? 방학 동안 미국에 다녀온 우리 과 친구 중 하나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지 않았다고까지 했었다 (그 친구는 결국 교포와 결혼해서 지금 미국에 산다).

처음 가보고도 그랬고, 이후에 몇 차례 더 방문 해보고, 몇 년 살아도 본 나의 소감은,
한번도 여기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나에게는 너무 크고 넓은 것이 생리에 안 맞았고, 파티를 즐기는 그곳 젊은 세대의 분위기도 잘 맞지 않았으며, 그 풍요롭다는 나라에도 엄연히 못사는 사람이 있었다. 지나치게 소비적인 성향도 좀 이상했고, 식구는 세 식구이면서 한번 쇼핑할 때 마다 뭐든지 벌크로 사다가 쌓아놓는 습관도 이상했다. 돈을 얼마나 버느냐를 너무나 공개적으로 밝히는 분위기도 껄끄러웠다. 얼마짜리 옷, 얼마짜리 차, 얼마짜리 집...이라는 말이 사람들 대화 속에 너무나 자주, 아무렇지도 않게 섞여 있었다.

도대체 내 친구는 무엇을 보고 여기서 살고 싶다는거지? 의아했었다. 도대체 누가 비정상이야. 소심한 나는 당연 나의 폐쇄적이고 비사회적인 성격 탓을 해댔었다.

어제 도서관에서 아이 기다리면서 읽은 책,

 

 

 

한 혜영 작 '뉴욕으로 가는 기차'.
어메리칸 드림을 가지고 미국으로 이민간 가족의 이야기이다. 새삼스러운 내용은 아니지만, 공무원 생활을 접고 세탁소일에 전념하는 엄마, 아빠, 그리고 부모 없는 집에 남아 방황하는 어린 두 형제의 이야기이다. 읽는 동안 마음이 참 착잡했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이 민진 작,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
1,2 권 합쳐 1,000 여쪽에 이르는 분량이다. 1권 마치고 2권 읽고 있는데, 일곱살에 가족 이민을 간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란다. 이전에 읽은 이 창래의 'Native speaker'나 ' A gesture life' 만큼 무겁거나 진지하진 않다. 재미도 그냥 그렇고, 아무튼 끝까지 가보려고 읽고 있다.
아무리 언어가 유창하고, 한국에 대한 기억조차 없는 세대라 할지라도, 그 사회에 완전 동화가 되기에 부족한, 극복 못 할 무언가는 여전히 있다는 얘기.

이제 '미제'라고 하는 것들 대부분은 미제가 아닌 중국제. 마트에 가서 장을 볼때 두부 한 모 사면서도, 밀가루 한 팩 사면서도 포장 여기저기를 살핀다. 국산이냐 수입산이냐. '국산'을 사야하기때문에.

나한테는 처음부터 없었던 American dream.
나의 폐쇄성, 소심함, 비사회성 탓을 지금도 해야할까.

어제 오늘, 책을 읽으며 해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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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인생. 2008-07-15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릴적에 미국이 하늘위에 있는줄알았어요 비행기타고 간다니까. 하늘에 다리가 놓여져있고 그다리를 지면삼아 사람들이 산다고 생각한거죠. 고3초에 미국으로 갈 기회가 있었어요 생각해보니, 그곳에서 살아다면 지금과는 또다른 삶을 살았겠지만, 전 이상하게 해외에나가야한다는게 숙제이상으로밖게 느껴지지 않았나봐요. 가끔 후회가 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곳이 좋으니까요^^ 그러게요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미제가 아닌 우리것을 찾고있죠?^^

hnine 2008-07-16 08:20   좋아요 0 | URL
한정적으로 나갔다오는 기회는 누려볼만 해요. 그런데 아주 거기서 살라고 하면 그건 지금도 도리도리~~ ^^
어릴 적엔 비행기를 탄다는 것 부터가 어떤 '드림' 이었지요.

픽팍 2008-07-17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공감가는 부분이네여. 호주에서도 젊은 사람들이 영주권 따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답니다. 비단 한국 사람들 뿐이 아니라 사회생활에 지친 아시아나 유럽 젊은이 들이 호주를 제2의 인생의 시발점으로 삼으려고 하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뭐 저 자체는 별로 그닥 큰 매력을 못 느꼈지만서도 요새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람들이 호주로 많이 간다고 하더라구요. 외국에서 사는 거 글쎄 어떨까요? 결코 쉽지는않을 거라고 짐짓 생각해 봅니다. 그나저나 요새는 정말 국산만 따지게 되네요

hnine 2008-07-18 15:51   좋아요 0 | URL
외국에서 터전을 잡아보려는 시도 자체는 저도 나쁠 것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정확한 조사나 정보 없이 남에게서 들은 편파성 소문이나 정보만 가지고 어떤 환상을 만들어내는 것이 문제이겠지요.
 

10년 전 오늘, 1998년 6월 20일, 서른 셋의 나이로 나는 결혼을 했다.
그 때 나는 영국에, 남편은 미국에서 공부 중이었다. 그 즈음 건강이 악화되신 시아버님때문에 결혼을 서둘러 해야하는 상황이 되어, 나는 3주 휴가를 받아 한국에 나왔다. 결혼하러.
약혼식은 물론 생략, 피부 마사지 한번 받아보지 못했다. 드레스는 가까운 드레스 대여점에 가서, 그 집 주인이 골라주는 드레스 한번 입어보고 그냥 괜찮은 것 같아서 더 골라볼 것도 없이 그것으로 정했다. 물론 대여 드레스. 그래도 뭐, 지금 사진으로 봐도 나름 괜찮았다 ^^

결혼식 날, 야외 촬영도 생략. 무슨 사진 찍는데 이렇게 비싸? 하면서 내가 빼자고 했다. 식이 진행되는 동안 아빠께서 눈물을 훔치시는 것을 보았다. 나중에 시아버님께서 그 말씀을 여러번 하셨다. 네 결혼식때 아버지께서 많이 서운하셨던 모양이시라고.

1998년이라면 IMF가 우리 나라 사람 모두의 주머니를 조이고 있을 때, 공부한답시고 외화를 소비하고 있던 우리는 신혼 여행도 국내로 가기로 했다. 3박 4일로 경주에. 당시 한창 경주에 필이 꽂혀 있던 나의 제안에 의해서였다. 가서 보니 경주는 남편 문중 어른들께서 살고 계시는 곳. 막 시작된 장마비속에, 길지 않은 일정의 많은 시간을 친척 분들 댁에 인사다니면서 보내야했다.

신혼 여행에서 돌아와 며칠 후 나는 다시 영국으로, 남편은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떨어져 살다가 내가 공부를 마친 2000년이 되어서야 나는 남편과 한 집에 살게 되었다. 그것도 번듯한 주택이 아니라, 남편이 렌트해놓은 원룸에서.

오늘 아침 할머니 댁에 가 있는 아이가 전화를 했다. 엄마, 결혼 기념일을 축하한다고.
정말 세월이 유수이다.

예전에도 한번 올렸던 노래인데, 오늘 다시 듣는다. 어렸을 때 좋아하는 꽃이 뭐냐고 믈으면 항상 '수선화'라고 대답했었다. 지금 봐도 수선화는 그리 화려하고 예쁜 꽃은 아니다. 영국에서는 길가에 아무데나 무리를 지어 피어 있는 꽃이 수선화였다. 나는 그때 수선화가 어떤 꽃인지나 알고 그 꽃이 제일 좋다고 했던 것일까? 아니면 이름이 예뻐서 그렇게 대답했던 것일까.

 노래 가사만큼은 참 아름답구나.

초심(初心)을 잃지 말자는 뜻으로 끄적거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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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송이 2008-06-20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님^^
결혼 기념일 정말 무지 축*하*드*립*니*다.^^
수선화 좋아하시는군요.^^
수선화는 왠지 가녀리면서도 무리지어 피는 모습이 가슴 설레게하는 느낌이라 저도 좋아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거창한 무언가는 줄 수 없지만, 수선화 일곱송이에 마음을 담아 전하고 싶어하는 이의 사랑이 담겨 있는 노래인 것 같은데... 선율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오늘 하루 많이 웃으시고 행복하셔요.^.~

hnine 2008-06-20 15:04   좋아요 0 | URL
뽀송이님, 감사합니다.
벌써 결혼한지 10주년이 되었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아요.
무심히 듣던 노래인데, 의미를 담으니 달리 들리더라구요. 같이 감상해주시고 또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웽스북스 2008-06-20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건 저희 엄마가 좋아하는 노래에요 ^_^
hnine님 덕분에 촉촉한 점심시간을 보냅니다 으흣~
결혼기념일 축하드려요

저도 카라와 수선화 백합 좋아해요 ^_^
나이들수록 자꾸만 꽃이 더 좋아져요

hnine 2008-06-20 15:06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 어머니께서도 좋아하시는 노래군요. 어머니께서도 이 노래에 혹시 어떤 의미를 담고 계시지 않을지... ^^ 이제 노래도 가사가 좋은 노래를 더 좋아하게 되더라구요. 축하해주셔서 감사드려요. 기분 좋습니다~ ^^

무스탕 2008-06-20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기념일 축하합니다 ^^*
남편님이랑 아가랑 오래오래 행복하게 지내세요~

이 노래가 이런 제목이었군요.. 전 남자들이 느끼하게(?) 부르던 노래로 듣던 기억이 나네요.
좋아하는 꽃 이야기를 하자면 전 해바라기가 좋아요 :)
결혼할때 얼굴 무지 큰 해바라기 한 송이 뚝 꺽어서 들고 싶었는데 어디까지나 바램이었었죠.
아가가 엄마아빠 결혼 기념일을 축하해 정도면 다 컸네요.
우리집 머스마들.. 그런거 있는줄도 모릅니다 -_-

hnine 2008-06-20 15:12   좋아요 0 | URL
ㅋㅋ 무스탕님, 저희 집 아이 지금 여덟살이니 아가는 아니지요. 갑자기 아가 소리 들으니 제가 킥킥 웃음이 나오네요. 얼마나 장난꾸러기인지 모른답니다.
아! 저도 해바라기 좋아요. '규경향일 (葵傾向日)' 이라는 말을 수첩 맨 앞 장에 적어가지고 다니던 적도 있었지요.
무스탕님댁도 아드님만 두셨군요.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

하양물감 2008-06-20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기념이셨군요? 축하드려요..

저도 서른셋에 결혼했어요. 야외촬영은 안했고, 신혼여행은 1박2일로 안동에 다녀왔지요.
정말 많이 비슷하네요^^ 저도 10주년이 되는 날 이런 감상을 하게 될까요??

hnine 2008-06-20 15:15   좋아요 0 | URL
와~ 그렇네요. 비슷한 점이 많네요. 1박2일이면 저희보다 더 초단기 신혼여행이셨네요? ^^ 티격태격 싸우며 토라지며 금방 10년이 지났네요.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춤추는인생. 2008-06-20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요 결혼기념일 축하드려요.나인님!!
간소하지만 성스러운 결혼식과 신혼여행이 좋은것같아요. 아무리 나중에 보면 추억이라지만. 웨딩촬영처럼 낯간지러운게 또 있나요? 윽 전싫을것같아요^^
곧있으면 방학인데 다린이 무척아쉬울것 같아요.ㅎㅎ 다린이 이야기 듣고싶어요 나인님.^^

hnine 2008-06-20 23:19   좋아요 0 | URL
춤추는 인생님,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10주년이 이렇게 빨리올줄 몰랐어요.
요즘 다린이 얘기를 하자면, 매일 저랑 싸우는 얘기밖에 없답니다. 어찌나 말을 안듣고 꼬박꼬박 말대꾸에, 대들기까지 하는지...어휴...^^

세실 2008-06-20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축하드립니다.
전 새벽부터 저녁까지 끌려다니며 야외촬영 했는데...ㅎㅎ
어언 13년 까마득하네요.
저두 노오란 수선화 좋아합니다.

hnine 2008-06-20 23:21   좋아요 0 | URL
13년차, 저보다 선배시네요 ^^
노란 수선화, 봄을 알리는 꽃 중의 하나였더랬는데...
화려하다기보다, 초연한 꽃이지요.
축하해주셔서 감사해요~~

전호인 2008-06-20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항상 결혼기념일은 마음을 설례게 합니다. 13년이 지난 지금에도 말이죠.
서로에게 알찬 결혼식을 했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남들하는 건데 우리도 다 따라하자는 주의를 과감히 탈피했었는 데 지금 생각해보면 탁월한 선택이었다 싶어요.
두분의 사랑이 오늘을 계기로 더욱 알차게 열매 맺기를 응원하겠습니다. ^*^

hnine 2008-06-20 23:22   좋아요 0 | URL
전호인님, 소신있는 결혼식을 하셨었군요.
맞아요. 형식이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요.
그때의 의기투합을 기억하며 앞으로 사이좋게( ^^ ) 잘 살도록 노력하렵니다.

miggong 2008-06-20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저도 언제가 hnine 님처럼
제 결혼 10년을 회상하는 기분을 느껴보고 싶어요.
물론 결혼부터 해야되겠지만.^^:;
축하드리고~ 앞으로도 행복하고 건강한 가정 꾸려가시길.

hnine 2008-06-20 23:24   좋아요 0 | URL
miggong님, 감사합니다.
모르던 두 사람이 만나 10년이란 세월을 함께 한다는 것은, 쉽지만은 않은 일인것 같습니다. 티격태격, 아옹다옹~ ^^
좋은 짝 만나셔서, 행복한 결혼 생활 하시게 되길 바라겠습니다.

프레이야 2008-06-20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결혼10년 축하드려요.
수선화 좋아하시는 거 저랑 같아요.^^
앞으로 10년, 20년, 30년...
내내 행복하시기 바래요^^

hnine 2008-06-21 02:32   좋아요 0 | URL
20년, 30년...지금 생각하면 까마득한 것 같지만 또 모르는 사이에 그 시간에 도달해 있겠지요. 후회없는 그 날을 맞을수 있도록 해야할텐데요.
축하해주셔서 감사해요.

순오기 2008-06-21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결혼 10주년 기념일이었군요. 축하합니다~~
6월 6일은 제 결혼 20주년이었지요!^^

hnine 2008-06-21 02:33   좋아요 0 | URL
20주년!! 와~ 정말 뜻깊은 날이셨겠어요.
순오기님에겐 6월이 특별한 달이네요 ^^
축하, 감사히 받겠습니다.

마노아 2008-06-21 0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한발 늦었군요. 결혼기념일 축하해요! 6월 20일에 어느 분은 생일을, 어느 분은 결혼기념일을, 어느 분은 결혼발표를 하셨네요. 많은 사람이 행복한 날이었네요. 더불어 기뻐져요.
12시가 넘었지만 저의 축하 인사도 꼭 받아주세요. 헤헷, 노래도 좋아요~

hnine 2008-06-21 02:3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6월 20일을 기념하는 알라디너 분들이 또 계시네요. 좋아요 좋아~ ^^
마노아님의 축하를 받느라고 제가 오늘따라 늦게까지 깨어있나봐요~ (이런, 뻔뻔할 수가 ^^) 감사합니다!

하늘바람 2008-06-21 0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는 잘 보내셨나요 뒤늦게 보았네요. 정말 축하드립니다. 와~떨어져 산 신혼.
그 시간 참으로 애틋하셨겠어요.
그만큼 사랑의 깊이가 커졌겠지요

hnine 2008-06-21 10:24   좋아요 0 | URL
떨어져 살다가 오랜만에 만나서도 싸우느라 말 안하고 지낸 적도 있어요 ㅋㅋ...다 거치는 과정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요.
사랑의 깊이, 에고~ 아직 10년차로는 잘 모르겠고, 20년차 쯤 되면 알려나 모르겠네요.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푸하 2008-06-22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부러워요. 앞으로도 함께하는 멋진 날들을 만들어나가셔요.^^;

hnine 2008-06-22 10:2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역시 궂은 일도 있고, 기쁜 일도 있겠지요.
잘 살아나가도록 애써보겠습니다 ^^

bookJourney 2008-06-21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었지만, 축하 드려요~ 즐거운 시간 보내셨지요?
전 6년 넘게 연애하다가 결혼을 하고, 신혼여행으로 소풍(답사?) 가듯 가방 메고 남해안을 돌았지요~ 결혼 12주년이 되는 올해 기념일에는 남편과 함께 이 노래를 들을까 봐요. ^^
20년, 30년, 40년~ 알콩달콩 행복한 날들 만드시길 ~~~

hnine 2008-06-22 10:28   좋아요 0 | URL
결혼 12주년 이시군요! 6년 넘게 연애를 하셨으면, 캠퍼스 커플이셨나요? ^^
저는 스물 아홉에 만나 방학 때만 잠깐 잠깐 보다가 결혼했어요.
이 노래, 결혼기념일에 듣기 좋은 노래인 것 같아요.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무슨 날이라고 하면 이렇게 오셔서 축하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얼마나 감사한지요...

미설 2008-06-24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늦었지만 축하드려요.. 오늘 밤 간만에 어슬렁? 거리고 있습니다^^
저도 8년전 번개불에 콩굽듯 했던 결혼이 생각나네요(어째 어감이 좀..) 그러지 않았으면 성격상 참 결혼하기 어려웠을 것 같아서 지금 생각해보면 그땐 잠깐 돌았던가? 싶으면서도 잘한 건가 싶기도 하고...ㅋㅋ 여러가지 생각이 들어요.(간만에 들어오니 더 횡설수설이 되네요^^;;)

hnine 2008-06-24 08:37   좋아요 0 | URL
미설님, 오랜만이에요.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미설님의 결혼식 얘기도 궁금해지네요 ^^

사진 올리신 것 본지가 꽤 된 것 같은데 그동안 봄이와 알도가 또 얼마나 많이 컸을까요? 보고싶네요.
 


경주를 좋아하게 된 이유를 언제 한번 추적해보아야겠다. 우연은 아니었다는 것만 기억할 뿐. 신혼여행을 경주로 가자고 제안한 것도 나였지.

군중 속의 고독을 느꼈던 뉴욕. 가지각색의 사람들. 나와 같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둥물원의 동물들 보기보다 더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던 사람들로 꽉 찬 도시. 부와 가난, 에술과 비예술, 성공과 타락, 고급과 초라함이 공존한다고 생각되었던 도시. 첫번 째 방문은 C대학에서 공부 중이던 J를 만나기 위해서였고, 두번째 방문은 Job interview때문이었다.

대전. 스물 몇 살때 집을 떠나 대전으로 이사했다. 일터 따라서.

다리 아프게 참 많이도 걸어다닌 런던. 주말이면 혼자 영화를 보거나, 아니면 런던의 공연을 보는 것이 낙이던 시절.

서울, 서울, 서울. 태어나고 자란 곳에 대한 끌림은 때로는 질려하면서도 끊어지지 않는다. 딱히 이유도 없다. 길들여짐, 편안한, 익숙함의 위력.

내가 태어난 곳, 청량리 위생병원 ㅋㅋ

밤기차를 타고 간 정동진. 지금의 정동진과 많이 달랐다. 그냥 바다, 망망한 바다. 새벽에 도착해서 맞는 바닷 바람은 여름이지만 차가왔다.

콜로라도. 이곳을 어찌 잊으리. 큰 트럭에 남편과 나의 짐을 싣고와 풀어 놓은 Folsom street의 원룸. 거기서 아이도 태어나고, 나는 많이도 웃고 울었었다.

20대 후반에 갔던 태국. 경제적으로 아주 잘 사는 나라는 아니었으나 평화로운 그곳 사람들의 눈매와 표정에 감명받았던 곳. 그들의 표정으로부터 어렴풋이 알아들었다. 물질적인 풍요가 꼭 평화는 아니라고.

아직 가보지 않은 프라하. 여기 언제 한번 같이 가자고, 결혼 전의 남편이 그랬었다. 완전 익명으로 지낼 수 있었던 몇 달이 참 좋았던 곳이라면서.
미래의 이력지 후보로 적어 놓자.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들어가 첫 여름휴가를 보낸 곳은 하와이 이다.
수영복 차림으로 하와이 대학 도서관엘 들어갔었다는 사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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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와 책'에서 저자가 한 것 처럼 따라해 보았다.
빈 칸은 틈틈이 생각날 때마다 채워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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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와 얽힌 이야기.
미국의 어느 대학 학교 아파트에 살고 있던 때였다.
부활절,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등, 보통의 미국 사람들이라면 오랜만에 가족들이 다 함께 모이는 그런 명절에, 학교 아파트에 남아 있는 가족들 (주로 타국에서 온)끼리 모여 음식도 먹고 얘기도 나누는, 그런 간단한 파티가 학교 측에 의해 주최되곤 했다.
추수감사절 며칠 전, 아파트 여기 저기에 포스터가 붙었다. 추수감사절 축하 파티가 몇월 몇일 몇시, 어디에서 있을 예정이니 참석하라고. 그러면서 마지막에 써 있는 것이 Bring your own dish. 그때 한국에서 엄마도 잠시 여행차 와계셨고 이웃들과 얼굴도 익힐 겸 나는 엄마를 모시고 그날 그 장소에 가기로 했다. '음식은 제공 되나보다, 자기가 먹을 접시는 들고 오라네~'
엄마를 모시고 빈 접시 두개를 들고 파티 장소에 간 나는 담박에 알아차렸다. 각자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오는 파티였음을. own dish! 이말 분명히 예전에 배운 적이 있는데 실전에서는 전혀 떠올려지지가 않았던 것.
들어오자 마자 빈 접시 들고 도로 나갈 수도 없고, 슬쩍 접시를 한 구석에 밀쳐 놓고 불편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이 준비해온 음식을 먹고 떠들다 왔다. 우리가 가져갔던 깨~끗한 접시는 나중에 파티가 다 끝난 후에 가서 찾아왔다.
집에 와서 엄마와 얼마나 박장대소를 했는지.
Bring your own dish. 아마 이 뜻은 앞으로 절대 잊어버리지 않을 것이다. 엄마도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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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8-01-31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재미있는 에피소드네요. 포트럭 파티 음 전 잘하는 요리가 없는데 에휴....

hnine 2008-01-31 00:56   좋아요 0 | URL
요리가 부담가면 사와도 된답니다. 저처럼 빈 접시 들고 가는 것만 아니면 다 돼요 ^^

마노아 2008-02-01 0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어버렸군요. 아아 난감했겠어요^^;;;
우리도 이런 식의 파티가 있음 좋겠어요. 서로 부담 안 되게 말이에요. ^^

hnine 2008-02-01 06:06   좋아요 0 | URL
그 당시는 창피해서 누구에게 말도 못하던 얘기를 지금은 이렇게 웃자고 풀어놓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