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일곱살이던 2년 전.
할아버지께 배운 노래 Love me tender 를 열창하고 있다.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야구 방망이를 마이크 삼아.  

 

어제 이 동영상을 아이에게 보여주었더니,
창피하다고 난리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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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ky 2009-09-28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씩씩하게 잘 부르네요! 귀여워요~ ^^
채린이도 요즘 영어동요를 부르는데 완전 옹알이 수준이에요..무슨말인지 당췌 모르겠다는. ㅋㅋ

hnine 2009-09-28 15:33   좋아요 0 | URL
저 노래가 친정아버지의 애창곡인데 어느날 외갓댁에 다녀오더니 저 노래를 배워왔더라구요.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는 우리말이든 영어든 귀기울여 듣고 싶어지지요. 아이들도 그렇더라구요. 엄마가 무슨 노래를 흥얼거리면 그거 무슨 노래냐고 꼭 물어봐요. 채린이가 노래부르는 장면을 상상하니, 그림 속의 아이 같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꿈꾸는섬 2009-09-28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웃음이 절로 나오겠어요.ㅎㅎ

hnine 2009-09-28 19:08   좋아요 0 | URL
지금은 저렇게 노래해보라고 하면 좀처럼 안하려고 해요. 2년새에 그렇게 달라지네요.

같은하늘 2009-09-29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구 귀여워라~~ㅎㅎ

hnine 2009-09-29 09:54   좋아요 0 | URL
그 당시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도 사진이고 동영상이고 남겨 놓으니 이렇게 나중에 웃을 일이 생기네요 ^^

무스탕 2009-09-29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하~~~~
할아버니께 감사드려야 겠어요. 이렇게 즐겁게 가르쳐 주셔서요.
절대 이 동영상 없애지 마시고 잘 두셨다가 다린이 여친에게 꼭 보여주세요 ^^

hnine 2009-09-29 09:55   좋아요 0 | URL
나중에 여친에게 보여주면 플러스가 될지 마이너스가 될지 모르겠네요 ㅋㅋ
(오늘도 고양이 보면서 흔들 흔들~~ ㅋㅋ)
 

새운의 일기 

중학생이 되면 다 저런가? 언니는 요즘 통 말이 없다. 학교 다녀오면 바로 이층에 올라가서는 자러 내려올 때까지 혼자 뭘 하는지 모르겠다. 언젠가 한번 궁금해서 올라가봤더니 라디오를 들으며 뭔가를 끄적거리고 있다가 나를 보고는 얼른 덮어버렸다. 내가 묻는 말에 대답만 한다. 그것도 아주 짧게. 나 혼자 떠들다 아래층으로 내려오고 말았다. 작년까지만 해도 언니 동생이라기 보다는 친구처럼 떠들고 장난치며 놀았었는데. 언니 말로는 공부할 것이 많다고 하지만 자기가 뭐 고등학생이라도 되나? 벌써부터 공부할 것이 많아서 책상머리만 지키고 있게. 이제 겨우 중학생이면서.
혹시 성운 오빠가 떠나서 심심해서 그런가? 성운 오빠 가고나니 매일 아빠가 내주신 영어 숙제 안해도 되고, 더 신날텐데. 그리고 난 성운이 오빠 같은 사람 별로이다. 공부 밖에 모르는 모범생 스타일 난 질색이니까. 재미도 없고, 웃길 줄도 모르고.
난 나중에 남자 친구를 사귄다면 어떤 친구를 사귈까? 문득 작년에 우리 반이었던 영빈이의 얼굴이 떠오른다. 작년에 같은 반일 때는 꽤 친했는데 올해 들어 이 녀석이 마주쳐도 별로 말이 없다. 잘 웃지도 않는다. 나한테 뭐 불만이라도 있나? 나중에 한번 물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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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9-09-27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맘 때 참 변화가 많아요. 당황스러울 정도로.
우린 거쳐왔지만 직접 격는 본인들은 어떨까요?
사람의 마음이 한결 같으면 좋을텐데...^^

hnine 2009-09-27 18:14   좋아요 0 | URL
'10대 여학생, 이론적 설명이 가능할까'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어요. 창비 어린이 가을호에 우석훈님이 쓰셨더라구요. 그래서 더욱 그 시절에 대한 기억을 붙들고 싶은지도 모르겠어요.

2009-09-27 14: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9-27 18: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빅톨 위고 원작의 뮤지컬 <Les Miserables> 은 지금까지 세번 보았다. 두번은 서울에서 마직막 한번은 런던에서. 

위의 노래는 어린 코제뜨가 부르는  Castle on a cloud
어둡기만한 현실에서 다른 세상을 꿈꾸며 부르는 노래인데,
비록 끊어질 듯 이어지는 가는 음성으로 부르고 있지만 내게는 아이의 목소리 자체가 울음이고 절규로 들렸었다.   

이 음반에는 이 곡말고도 좋은 곡들이 참 많아서 한때 괴로우나 즐거우나 많이 듣곤 했었다.
오늘은 괴롭지도 즐겁지고 않은 가운데 다시 듣는다. 

 

 (요즘은 왜 자꾸 옛날 생각만 나는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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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9-09-26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들어 봅니다. 그런데 좋군요.
런던에서도 들으셨다니 부럽네요.
런던엔 어떤 개기로 가셨는지...?^^

hnine 2009-09-26 13:22   좋아요 0 | URL
좋지요? ^^
제가 1990년대 말 몇년을 영국에서 지냈거든요. 그때 가서 보았어요.
 

다른 분 서재를 둘러보다가 문득
내가 이 서재를 시작한 것이 언제, 무슨 글이었더라 궁금해져서
페이퍼 카테고리의 제일 마지막으로 돌아가 첫글들을 보았다.

2004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5년전.
사진도 올려놓았네 ^^
아마 학생 하나가 느닷없이 찍은 스냅 사진이었을 것이다.
내 모습을 물론이고, 내 자리, 내 컵, 내 노트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 사진 속의 그 노트북, 그 컵은 지금도 여전히 쓰고 있지만
그 자리는 이제 더 이상 나의 자리가 아니고
사진 속의 내 모습도 많이 변했다. 

그때 알았을까.
그 날의 일기를 다시 보며
이렇게 '그런 날이 있었네' 카테고리 속의 페이퍼로 다시 올리게 될지.
아마 오늘의 이 글도 몇 년후에
그런 날이 있었구나 하며 다시 떠올리게 될지 모른다. 

갑자기 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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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9-09-23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hnine님을 뵙네요. ^^

hnine 2009-09-23 08:47   좋아요 0 | URL
저도 오랜만에 제 모습을 다시 봤답니다 ^^

하늘바람 2009-09-23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덕분에 님과 ~

hnine 2009-09-23 17:51   좋아요 0 | URL
가보셨어요? ^^

프레이야 2009-09-23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쩌다 옛날 글들 읽어보면 울컥해요.^^

hnine 2009-09-23 17:52   좋아요 0 | URL
아마 모르는 새 세월이 흘렀음을 갑자기 실감하게 되기 때문일까요.
프레이야님도 그러시군요. (시간 날때 프레이야님 서재 가서 예전 글 다시 읽어봐야지~~ ^^)

상미 2009-09-23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도 우연히 내 블로그 예전 글 보면서
< 맞아 그 때 이런 생각이었지 > 그러곤 해.
경은이가 모레까지 시험, 병규는 다음 주에 시작.
두녀석이 시험기간이 다르니까, 나만 피곤함이 길다. 해주는것도 없이

hnine 2009-09-23 17:55   좋아요 0 | URL
역시 기록이 중요한거지?
그래서 지금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열심히 끄적끄적 거리고 있기는 한데... ^^
아니 그런데 언제 개학했다고 벌써 시험이야?

상미 2009-09-24 09:52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잘 봤다는데,일찍 봐서 범위가 작아서 다들 잘 본듯.ㅋㅋ
기말은 늦게 봐서 기말 범위가 아무래도 많겠지?
문제는 다음주 병규 시험이지....에휴...

세실 2009-09-23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것이 미래라는 생각도 들고...
울컥해요. 저도!

hnine 2009-09-23 18:50   좋아요 0 | URL
오늘은 나중에 또 어떻게 기억에 남을지.
하루를 후회없이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새삼 들기도 하고요.

같은하늘 2009-09-23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보자마자 '마지막'을 눌러봅니다.^^

hnine 2009-09-24 05:42   좋아요 0 | URL
^^

꿈꾸는섬 2009-09-24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억하며 사는 것, 전 참 좋더라구요.^^

hnine 2009-09-25 22:24   좋아요 0 | URL
그런데 좀 쓸쓸하기도 해요.
 

성운이는 떠났다.
이모네 가족이 미국으로 출국하기 며칠 전, 그날도 일요일이었고, 헤어짐의 인사를 나눌 겸 성운이를 데리러 오신 이모를 따라, 우리 집에 오던 날 처럼 커다란 가방을 들고 우리 집을 떠났다.
며칠 전 부터 뭐라고 헤어짐의 인사를 할까 궁리하던 내 머리 속을 지나간 문장은 아마 수십 개도 더 될 것이다. 그러면서도 서운한 내색을 안하려고 안간힘을 썼다. 왜일까? 나는 늘 누군가에게 내 마음을 알리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내 마음을 들키지 않는 것이 더 중요했었으니까.

딱히 뭐라고 인사를 해야할지 정하지도 못했지만, 말할 기회도 못찾고 있던 나는 결국 성운이가 이모와 함께 우리 집 현관을 나설 때에서야 가까스로 인사를 했다.
"잘 가. 공부 열심히 해."
마치 우리 집에 잠깐 놀다 가는 친구에게 인사하듯이, 아무 감정도 싣지 않으려 애쓰며 그저 잘가라고만 했다. 공부 열심히 해야하는 것은 내가 걱정할 일이 아니었는데도 그냥 자동 반사적으로 나온 말이었다. 한동안 함께 공부를 했었으니까.
"그래, 잘 있어 겨운아."
활짝 웃던 성운이.
'넌 서운하지도 않아? 미국으로 간다는 생각에 흥분되어서 서운하지도 않지? 그렇지?' 
난 속으로 원망의 대사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성운이는 결코 들을 수 없는 대사를. 

바람이 빠진 공은 튕겨지지도 않는다. 다시 바람이 팽팽하게 채워질 때를 기다리며 그냥 한 구석에 처박혀 있을 뿐. 내가 바로 그 바람빠진 공이 된 기분이었다. 뭘 해도 신나질 않았다. 

오늘은 성운이가 미국으로 떠나는 날. 몇시 비행기라고 했더라? 학교에서 공부하다가도 나도 모르게 창문 너머로 하늘을 바라보기를 몇번. 그렇게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니 일하시는 아주머니께서 말씀하신다.
"성운이 학생이 아까 오전에 잠깐 다녀갔어. 뭔가 전해줄게 있다고. 거기 책상위에 올려 놓고 간다고 하데. 급히 그것만 놓고 바로 가더구먼."
책가방을 던지다시피 하고 방으로 달려가 책상 위를 보았다. 반투명 종이에 잘 싸여진 뭔가가 책상 위에 있었다.
'이게 뭐지?' 
 전혀 짐작 가는 것이 없었다. 종이를 풀러내니 그 안에서 우표들이 나왔다. 내가 가지고 싶어하던 나비 우표들. 성운이가 있는 동안 성운이의 영향으로 내가 시작한 것 중에 우표 수집이 있었다. 성운이는 우표 수집광이었는데, 자기가 모은 우표 책 한권을 가져와 내게 보여주면서 이건 무슨 우표, 저건 무슨 우표, 이건 얼마나 값어치가 나가고, 저건 우표의 도안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고 등등, 우표는 편지를 보낼 때만 사용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던 나를 앉혀 놓고 신이 나서 설명해주곤 했다. 그러면서 나보고도 한번 해보라고 했다가 내가 시큰둥하자, 자기가 가지고 있는 우표 중에서 어떤 우표가 제일 맘에 드냐고 물었다. 마침 펼쳐진 페이지에 나비 우표가 보이길래 그것을 가리키며 대답했다.
"저거."
"아, 이 우표. 예쁘지? 이거 지금 이 우표책에는 한장만 꽂혀 있지만 이거 시리즈 우표거든. 집에 가면 다 있어. 내가 나중에 그것들 다 너 줄께."
성운이가 그랬던 기억이 난다.
그 약속을 지키려고 성운이는 떠나는 오늘, 우리 집을 들렸던 것이다.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다.
성운이가 우리집에서 떠나던 날도 안 흘린 눈물을, 나비 우표들을 들여다보며 흘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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