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레스크 - Burlesqu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가끔 영화에서 음악이 빠져버리면 어떨까하는 상상만 해도 비명이 나올 것 같다. 시각적인 느낌만으로도 충분한 영상이 있을테니만 영화를 이끌어가는 힘이 많이 부족할테다. 영상과 더불어 음악이 주는 감동은 영화의 한 축이다. 오히려 영상을 리드하는 음악의 힘이 느껴지는 영화를 보면 난 그냥 열광한다. 

음악영화에서 줄거리는 뻔하다. 스토리텔링의 힘있는 전개는 솔직하게 '헤드 윅'을 제외하고 별로 보지 못한 것 같다. 춤과 음악을 중심으로 한 영화에서 스토리까지는 기대하지 말자. 그러나 춤과 음악만은 맘껏 기대하자. 춤과 음악이 있는 영화에서 스토리까지 챙기는 건.. 그건 일종의 과욕일테니까.. 그럼에도 과욕을 부리는 이유는 관객으로서의 순전한 욕망일 뿐이다.  

이 영화... 쉐어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가 주연한 영화다. 쉐어는 '버레스크'라는 클럽의 주인으로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는 촌에서 대망의 꿈을 꾸고 도시로 탈출한 아가씨로 출연한다. '버레스크'라는 클럽에서 벌어지는 화려한 쇼뮤지컬은 보는 사람의 시선을 완벽하게 사로잡는 힘이 있다. 대부분의 노래를 라이브로 했다는 영화의 뒷 이야기도 있지만, 영화에서 보여주는 노래와 춤은 시선을 압도하고 사람의 마음을 황홀경으로 몰아간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강점이다.   

화려한 쇼무대... 아슬아슬한 무대의상...폭발적인 노래들... 음악과 춤을 이렇게 화려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정말 칭찬받아 마땅한 영화이다. 영화 스토리상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비중이 무척이나 큰 영화이고 대부분의 무대와 이야기를 크리스티나 아길레라가 이끌고 가지만, 영화 중간의 쉐어의 노래는 압권이었다. 이런걸 관록이라도 해야 하나? 

스토리는 간단하다. 청운의 꿈을 이루기위해 도시로 진출한 앨리(크리스티나 아길레라)는 우연하게 들른 '버레스크'의 쇼무대에 압도 당하고 '버레스크'에 들어가 화려하게 성공하는 이야기..끝.
물론 여기에는 젊은 사람들의 사랑도 있고, 위기에 빠진 '버레스크'도 있으며, 그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갈등도 있다. 그런데 그건 그냥 영화의 스토리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일 뿐이다   

모든 것이 음악으로 춤으로 그리고 화려한 무대로 이야기되는 영화다. 생각할 거리는 하나도 없지만... 시각과 청각의 즐거움은 극대화된다. 뭘 더 바랄 수 있을까... 난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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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21 16: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란만장.... 하다는 표현 말고는 뭐라 할 말이 없다.  

큰 아들은 집에선 과묵하고 별 말없이 지내다가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있으면 짜증 지대로 부리는 과격한 성격을 소유하고 있다. 머.. 짜증 지대로 내면 자기 손해라는 걸 이제는 슬슬 깨달을 때가 되었건만 뻗치는 사춘기적 감성은 그런 손익을 계산하기엔 아직 덜 여물었다.  

보통 큰 인물들의 전기를 보면... 어렸을 때부터 범상치 않았다. 태몽서 부터 시작해서 자라면서 여느 아이들과는 다른 범상함을 보이고.. 결국 남들과 다른 떡잎 덕에 훌륭한 일을 했다는 결론으로 치닫곤 한다. 그런면에서 나의 큰 아드님께선 다른 위인과 조금은 틀리지만 범상치 않으신 듯하다. 

가장 크게는 왕성한 탐구욕으로 인한 부상 경험의 폭이 비교적 넓다는 것이다. 어렸을때 티브이에 아둥바둥 기어 올라가다 티브이가 떨어지는 바람에 다리를 깔려서 기브스하고 다닌 횟수가 2번이고 5살 때는 친구와 드잡이질을 하다 머리를 돌에 찍혀서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 머 싸우다 다치는 거야 그렇다고 해도 5살에 돌로 머리를 다치는 경험은 그리 흔치 않은 경험임이 틀림없다. 

 그런 일이 있고서는 좀 잠잠하게 지냈다. 평범하게 초등학교 생활을 마치더니 질풍노도의 시기에 접어들자 남들과 다른 차별성을 보여주고 있다. 올 봄에는 벽이 더 단단한지 자신의 손이 단단한지 궁금했던 모양이라 과감하게 실험하여 벽이 더 단단함을 자신의 손 뼈 2개를 부러뜨리는 실험결과를 얻음으로 증명하셨고... 어제는 이 사회가 얼마나 위험한 사회인지 온 몸으로 깨닫고 싶었는지 신호가 바뀐 횡단보도를 보고 빨리 건너가겠다고 횡단보도 옆으로 차도를 무단횡단하시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나마 다행인건 교통사고라는 단어로 연상되는 부상의 정도보다 많이 다치진 않았다는 것... 앞니2개 부러지고 양쪽 빰과 턱 부위에 찰과상을 입었고, 사고 당시 기절했다가 깨어나 보니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서 있더라는 기억....그리고 평생 한 번 타보기 힘든 엠블런스에 실려서 병원 응급실로 실려갔던 경험... 참 찬란하시다.... 

어떻게 사고가 났는지는 기절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니 더 묻지도 못하겠고... 얼굴에 타박 및 찰과상을 입었는데도 코는 멀쩡하다는 것도 신기하고, 어디 크게 부러지거나 삐인데도 없다는 것도 이해하지 못할 일이다. 뇌 상태도 정상인 듯 하니 교통사고 치고는 정말 다행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일임은 틀림없다. 더구나 평생 한번 경험할까 말까하는 느낌...' 이런게 죽는 거구나..'. 하는 죽음에 대한 귀중한(?) 경험까지 했으니 뭐 별 손해보는 일은 아닐 것이다.  

물론 아들의 이 소중한 경험을 질투한 나는 그 특유의 쫀쫀함으로 입원실로 들어가자 마자 혼내켰지만... 이런 사건 사고들이 이 녀석에서 어떤 영향을 줄지 궁금해졌다. 식사하는데 이가 흔들려서 아프다는데.. 지가 잘못했으면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하는거 아닌가?   

그나저나 차를 운전하신 분은 얼마나 놀랐을까? 여성분이라던데.... 애가 자신의 차에 치여 기절했다가 엠브란스에 실려가는 것을 보았으니 아마 당분간 운전대 잡고 싶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뵙지는 못했지만... 자식교육 잘못시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스럽다.  

한창 자라는 나이니까... 언능 나아라...한 짓을 생각하면 콱 쥐어박고 싶다가도 팅팅 부은 얼굴을 보면 괜히 짠~한 마음이다. 너 이자식 얼굴 붓기 가라앉고 치료 끝나면 내가 가만 안둘거니까 각오해라... 한대 쥐어박게 빨리 완쾌해라!!!

 그리고 평균과 다른 요런 이상한 범상함은 제발 이번이 마지막이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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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20 16: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머큐리 2011-10-21 12:06   좋아요 0 | URL
ㅎㅎㅎ

pjy 2011-10-20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에 손을 얹고 어린 시절을 반성해봅니다^^; 저도 사안은 다르지만 다양한 사건으로 엄마아빠 속썩였던것이 아드님 못지않았던듯 싶네여~

머큐리 2011-10-21 12:07   좋아요 0 | URL
그래도 자신의 몸은 학대(?)하진 않으셨지요?? ^^

조선인 2011-10-20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정말 많이 놀라셨겠어요. 얼른 낫길 바라고, 부디 범상치 않은 인물이 되길 기원합니다.

머큐리 2011-10-21 12:07   좋아요 0 | URL
이미 범상한데...딴 쪽으로 범상치 않아 걱정이지요..^^

2011-10-20 2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머큐리 2011-10-21 12:08   좋아요 0 | URL
꼭 그럴 예정입니다..^^

순오기 2011-10-21 0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이구~~~ 정말 큰일날 뻔 했네요.
질풍노도를 겪어내는 아드님이나 부모님~~~~~~~고생 많으십니다.
위로의 말이라면....'다 지나가리라!'^^

머큐리 2011-10-21 12:09   좋아요 0 | URL
지나간 듯 하면 다시 오고...누님 이거 언제쯤 끝나나요? 하긴 제 경우를 보면 평생갈지도...^^;

책과의일상 2011-10-21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만 요기까지라니. 허걱. 앞으로도 여기까지만이실.

머큐리 2011-10-21 12:09   좋아요 0 | URL
올해만 요기까지 해도 더 이상 욕심 안부리려구요..ㅎㅎ

마노아 2011-10-21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 이렇게 큰일을 담담하게 말씀하시네요. 생각보다 덜 다쳤다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터프한 아드님도 이번엔 뭔가 좀 깨닫지 않았을까요.ㅜ.ㅜ

머큐리 2011-10-21 12:10   좋아요 0 | URL
저도 뭔가 꼭 좀 깨달은게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덜 다쳐 한 시름 놨는데..덜 다치니 별 생각없어 보여서 걱정입니다..ㅎㅎ

라주미힌 2011-10-24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크게 안다쳐서 다행이네요...
조심한다고 해서 다 피해갈 수는 없겠지만, 조심해야 할 건 앞으론 하겠죠.. 흐
 
의심에 대한 옹호 - 믿음의 폭력성을 치유하기 위한 '의심의 계보학' 산책자 에쎄 시리즈 7
안톤 지더벨트.피터 버거 지음, 함규진 옮김 / 산책자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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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근본주의와 절대적 상대주의를 넘어서기 위해 의심하고 또 의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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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점퍼 2011-10-09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건강하게 잘 지내다 가시길.. ^^

머큐리 2011-10-10 18:51   좋아요 0 | URL
천만에요..^^ 나중에 서울오시게 되면 연락하세요..ㅎㅎ
 
철학하는 일상 - 삶과 앎과 함을 위한 철학 에세이
이경신 지음 / 이매진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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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말랑말랑 하면서도 쉽지 않은 글들이다.  

철학함이란 일반인들에게 점을 보는 행위와 비슷하고, 전문적으로 철학을 공부하는 이들에겐 뭔가 딱딱하면서 현학적인 말을 해야만 하는 것이라는 편견이 존재하는 듯하다. 나 자신도 그런 편견에 절대 자유롭지 않았음을 인정한다. '철학과 굴뚝청소부'와 같은 입문서를 봐서 그렇고 '철학에세이'를 봐도 그랬다. 아무리 쉬운 입문서도 철학이 내재하고 있는 딱딱함을 피하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렇지 않아서 우선 좋았다. 

그건 이 책의 저자와 관련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아니 우선 이 책의 저자가 여성인 점에 더욱더 관련성이 깊지 않은가 생각해 본다. 남성적 가치관과는 다른 여성적 섬세함과 풍부함이 일상의 생활에서 건져올리는 사고는 그리 가볍게 볼 수 없다. 오히려 철학을 공부한다면서 일상에서 벗어나 뜬구름 잡는 현학적인 이야기들이나 개념을 풀어놓는 것보다는 훨신 철학함에 더 다가서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일상의 삶에서 부딪치고 느껴지는 여러가지 일 속에서 다른 시각으로 사고하고 좋은 생활을 하기위해 더 깊은 사색에 잠길 수 있다면 그것이 곧 철학함이 아닐까? 철학이란 그런 풍요로운 사고를 기르는 힘이 되고 더 좋은 생활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엔진이 된다. 거기에는 진리와 정의 같은 추상적인 단어보다 채식과 걷기, 독서와 가난에서 건져올리는 싱싱한 생각들이 넘쳐난다. 공허하지 않으면서 실용적이고 작은 것을 이야기 하면서 커다란 경이와 기쁨을 느끼게 한다. 더불어 반복되는 일상의 조그만 차이가 그토록 커다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경이감까지 느끼게 된다. 그것은 저자의 생활과 삶이 투명하게 반영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직도 난 철학이 무엇인지 대답하지 못한다. 철학을 통해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자신있게 답할 수도 없다. 그러나 좋은 삶을 위해 철학이 필요하다는 사실만은 분명하게 깨닫게 된다. 그 좋은 삶을 건지기 위해 생각하고 사고하는 힘이 당장의 현실을 변화시키지 못하더라도 변화시키기 위한 실천의 조그만 실마리가 됨을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내가 스스로 철학함에 대한 일정한 길을 보여주었고 그 길이 새롭고 흥미진진함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단순하게 사색이나 생각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생활과 삶 속에서 나오게 됨을 알게 되었다.  

이제 미망속에서 헤매고 있는 나의 사고를 접어야 겠다. 그리고 새로운 길을 탐색해봐야 할 듯하다. 그 길은 나의 생활과 유리되어 있지 않고 일상을 반성하고 느끼는 속에서 진행되어야 할 듯하다. 더불어 자연과 사회, 인간과 동물, 세계와 개인간의 유기적 연관관계에 대한 더욱 깊은 통찰과 사색이 필요할 듯 하다. 여전히 나는 경직되고 부족하지만 이 책이 던진 과제를 진행하다보면 좀더 부드러운 사람이 될 수 있을 듯 하다. 그래서 이 조그만 책이 참으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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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 - 사막의 망자들,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25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
마이클 코넬리 지음, 이창식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일본 추리소설 작가 중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들은 잘 읽히고 흥미도 있다. 그런데 마지막을 덮으면 무언가 아쉬워진다. 딱히 뭐라 꼬집지는 못하지만 (물론 내공이 부족해서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이다. 물론 이건 순전하게 개인의 취향일 수 있다. 그렇지 않은 독자들도 많을 것이다. 그런데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이 딱 그렇다. 미국 추리소설답게 선도 굵고 사건의 스케일도 크지만 해결된 후의 마지막이 뭔가 허전하다.  

어쩌면 순전하게 개인적인 취향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는 것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전작 '시인'에 등장한 기자 잭 매커보이다. 그리고 매커보이는 우연히 살인사건과 관계된 짤막한 기사 작성으로 항의를 받아 연쇄살인 사건의 단서를 잡는다.  

이미 연쇄살인범 '시인'의 정체를 밝히고 소설까지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극한 매커보이는 어려운 신문사의 사정으로 해고를 통보 받은 상태다. 여기에 중요한 사회적 배경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인터넷의 발전으로 인쇄 매체는 점점 경쟁력을 잃어가고 기자들은 전체적으로 감원당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소설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매커보이는 인터넷에 익숙한 세대도 아니고 고액의 연봉을 받는 베스트셀러 기자다. 그런 기자마저도 시대를 거스르지 못하고 감원대상이 되는 세상이다. 그리고 이 소설은 냉정한 미국의 현재를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이 책이 가지는 배경의 첫번째 미덕이다.  

두번째 연쇄살인범의 지능적 범행은 일반적인 범죄의 틀에서 벗어난다. 우선 정보의 비대칭성이 문제다. 살인마는 정보를 획득하고 가공하고 그 정보를 통해 범행을 저지르고 은페하며 심지에 다른 사람에서 누명을 씌워 빠져 나간다. 이러한 범행 수법은 개인적 정보가 인터넷에 존재하는 이상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나타낸다. 자신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사람이라도 이제 인테넷에 자신의 신상이 공개되는 순간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사회가 된 것이다. 물론 이러한 추세는 제브리 디버의 소설에서도 나타나고 있으며 앞으로의 계속 나타나는 추세가 될 것이다.  결국 범죄자의 지능의 진화는 사회가 지닌 배경의 정보통신 기술의 진화와 더불어 진화해 나갈 것은 틀림이 없다.  

이러한 배경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매커보이는 정보환경에 뛰어나지도 않고 그에 대한 충분한 전문가도 아니다. 다만, 직감으로 사건의 개요을 보고 그 사건의 배후를 따라갈 뿐이다. 그러나 그뿐이다. 때문에 사건의 해결에 대해서는 무수하게 많은 우연과 인연이 겹쳐지게 된다. 결국 소설의 결말이 나타나는 순간 우연과 인연으로 해결되는 구조가 마음에 들 이유가 별로 없는 것이다. 더구나 범죄의 수법이 아무리 하이테크로 진화하더라도 범죄를 저지르는 인간의 어둠은 진화하지 않는다. 어두움이 표출되는 방식이 진화할 뿐이다. 따라서 형식이 아무리 진화하더라도 심층에 드러나는 어두움은 어떻게든 표현되었어야 한다. 그러나 이 소설에는 그것이 생략되어 버렸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속은 알지 못한다고 해도 작가가 창조한 세상에서 범인의 심리적 원인을 끝까지 미궁으로 남겨논 것이 아마도 가장 아쉬운 대목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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