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만장.... 하다는 표현 말고는 뭐라 할 말이 없다.  

큰 아들은 집에선 과묵하고 별 말없이 지내다가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있으면 짜증 지대로 부리는 과격한 성격을 소유하고 있다. 머.. 짜증 지대로 내면 자기 손해라는 걸 이제는 슬슬 깨달을 때가 되었건만 뻗치는 사춘기적 감성은 그런 손익을 계산하기엔 아직 덜 여물었다.  

보통 큰 인물들의 전기를 보면... 어렸을 때부터 범상치 않았다. 태몽서 부터 시작해서 자라면서 여느 아이들과는 다른 범상함을 보이고.. 결국 남들과 다른 떡잎 덕에 훌륭한 일을 했다는 결론으로 치닫곤 한다. 그런면에서 나의 큰 아드님께선 다른 위인과 조금은 틀리지만 범상치 않으신 듯하다. 

가장 크게는 왕성한 탐구욕으로 인한 부상 경험의 폭이 비교적 넓다는 것이다. 어렸을때 티브이에 아둥바둥 기어 올라가다 티브이가 떨어지는 바람에 다리를 깔려서 기브스하고 다닌 횟수가 2번이고 5살 때는 친구와 드잡이질을 하다 머리를 돌에 찍혀서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 머 싸우다 다치는 거야 그렇다고 해도 5살에 돌로 머리를 다치는 경험은 그리 흔치 않은 경험임이 틀림없다. 

 그런 일이 있고서는 좀 잠잠하게 지냈다. 평범하게 초등학교 생활을 마치더니 질풍노도의 시기에 접어들자 남들과 다른 차별성을 보여주고 있다. 올 봄에는 벽이 더 단단한지 자신의 손이 단단한지 궁금했던 모양이라 과감하게 실험하여 벽이 더 단단함을 자신의 손 뼈 2개를 부러뜨리는 실험결과를 얻음으로 증명하셨고... 어제는 이 사회가 얼마나 위험한 사회인지 온 몸으로 깨닫고 싶었는지 신호가 바뀐 횡단보도를 보고 빨리 건너가겠다고 횡단보도 옆으로 차도를 무단횡단하시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나마 다행인건 교통사고라는 단어로 연상되는 부상의 정도보다 많이 다치진 않았다는 것... 앞니2개 부러지고 양쪽 빰과 턱 부위에 찰과상을 입었고, 사고 당시 기절했다가 깨어나 보니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서 있더라는 기억....그리고 평생 한 번 타보기 힘든 엠블런스에 실려서 병원 응급실로 실려갔던 경험... 참 찬란하시다.... 

어떻게 사고가 났는지는 기절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니 더 묻지도 못하겠고... 얼굴에 타박 및 찰과상을 입었는데도 코는 멀쩡하다는 것도 신기하고, 어디 크게 부러지거나 삐인데도 없다는 것도 이해하지 못할 일이다. 뇌 상태도 정상인 듯 하니 교통사고 치고는 정말 다행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일임은 틀림없다. 더구나 평생 한번 경험할까 말까하는 느낌...' 이런게 죽는 거구나..'. 하는 죽음에 대한 귀중한(?) 경험까지 했으니 뭐 별 손해보는 일은 아닐 것이다.  

물론 아들의 이 소중한 경험을 질투한 나는 그 특유의 쫀쫀함으로 입원실로 들어가자 마자 혼내켰지만... 이런 사건 사고들이 이 녀석에서 어떤 영향을 줄지 궁금해졌다. 식사하는데 이가 흔들려서 아프다는데.. 지가 잘못했으면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하는거 아닌가?   

그나저나 차를 운전하신 분은 얼마나 놀랐을까? 여성분이라던데.... 애가 자신의 차에 치여 기절했다가 엠브란스에 실려가는 것을 보았으니 아마 당분간 운전대 잡고 싶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뵙지는 못했지만... 자식교육 잘못시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스럽다.  

한창 자라는 나이니까... 언능 나아라...한 짓을 생각하면 콱 쥐어박고 싶다가도 팅팅 부은 얼굴을 보면 괜히 짠~한 마음이다. 너 이자식 얼굴 붓기 가라앉고 치료 끝나면 내가 가만 안둘거니까 각오해라... 한대 쥐어박게 빨리 완쾌해라!!!

 그리고 평균과 다른 요런 이상한 범상함은 제발 이번이 마지막이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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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20 16: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머큐리 2011-10-21 12:06   좋아요 0 | URL
ㅎㅎㅎ

pjy 2011-10-20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에 손을 얹고 어린 시절을 반성해봅니다^^; 저도 사안은 다르지만 다양한 사건으로 엄마아빠 속썩였던것이 아드님 못지않았던듯 싶네여~

머큐리 2011-10-21 12:07   좋아요 0 | URL
그래도 자신의 몸은 학대(?)하진 않으셨지요?? ^^

조선인 2011-10-20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정말 많이 놀라셨겠어요. 얼른 낫길 바라고, 부디 범상치 않은 인물이 되길 기원합니다.

머큐리 2011-10-21 12:07   좋아요 0 | URL
이미 범상한데...딴 쪽으로 범상치 않아 걱정이지요..^^

2011-10-20 2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머큐리 2011-10-21 12:08   좋아요 0 | URL
꼭 그럴 예정입니다..^^

순오기 2011-10-21 0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이구~~~ 정말 큰일날 뻔 했네요.
질풍노도를 겪어내는 아드님이나 부모님~~~~~~~고생 많으십니다.
위로의 말이라면....'다 지나가리라!'^^

머큐리 2011-10-21 12:09   좋아요 0 | URL
지나간 듯 하면 다시 오고...누님 이거 언제쯤 끝나나요? 하긴 제 경우를 보면 평생갈지도...^^;

책과의일상 2011-10-21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만 요기까지라니. 허걱. 앞으로도 여기까지만이실.

머큐리 2011-10-21 12:09   좋아요 0 | URL
올해만 요기까지 해도 더 이상 욕심 안부리려구요..ㅎㅎ

마노아 2011-10-21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 이렇게 큰일을 담담하게 말씀하시네요. 생각보다 덜 다쳤다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터프한 아드님도 이번엔 뭔가 좀 깨닫지 않았을까요.ㅜ.ㅜ

머큐리 2011-10-21 12:10   좋아요 0 | URL
저도 뭔가 꼭 좀 깨달은게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덜 다쳐 한 시름 놨는데..덜 다치니 별 생각없어 보여서 걱정입니다..ㅎㅎ

라주미힌 2011-10-24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크게 안다쳐서 다행이네요...
조심한다고 해서 다 피해갈 수는 없겠지만, 조심해야 할 건 앞으론 하겠죠.. 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