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사기극 - 자기계발서 권하는 사회의 허와 실
이원석 지음 / 북바이북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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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부제인 '자기계발서를 권하는 사회의 허와 실'에서 보이 듯이 자기계발서적의 본격적인 비판서이자 자기계발서적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사회의 구조를 들여다 보는 책이다.

자기계발 서적을 통해 성공하는 사람은 자기계발서적을 저술한 사람밖에 없다는 냉소가 있듯이 자기계발서적이 과연 개인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고 있는지 이제서야 면밀하게 살펴볼 수 있게 되었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되어서야 날아가는 법.

 

자기계발서적의 원류는 미국이다. 자기계발서적 자체가 구조적으로 종교적 심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베버가 저술한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고려한다면 그 친연성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단순하게 기독교적 정신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그 작동하는 구조조차도 종교적인 성격을 배제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고 자기계발서적에 대한 믿음이나 구원, 치유의 성격과 그 자족적 만족의 성격을 보아도 종교적인 맥락과 떨어질 수 없다.

 

자기계발서적은 크게 윤리적 자기계발과 신비적 자기계발로 나눌 수 있다. 자기 계발이라는 단어에서 보이듯 가장 우선적인 면은 자조의 개념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듯이 스스로 노력하는 자가 성공한다는 것이 윤리적 자기계발의 근복적 사상이 될 것이다. 초기 척박한 환경에서 자연과 싸우면서 사회를 건설해야 했던 미국의 정신이 녹아 들어가 있다고 볼 것이다. 그러나 신비적 자기계발의 단계로 진입하면서 자기 계발은 이제 노력의 문제가 아니게 된다. 이 세계를 움직이는 법칙을 이해하고 그 법칙만 따라하면 성공은 저절로 굴러들어오는 어떤 것이 되어 버린다. 이러한 신비주의 자기계발의 대표적 저서가 '시크릿'이로 이런 신비주의의 성공은 이제 사회가 더 이상 스스로에게 노력하는 자에게 개방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을 뿐이다. 노력해도 성공하지 못하는 사회에서 개인이 기댈 수 있는 것은 하늘의 도움 뿐이다.

 

한국 사회가 미국 사회를 일종의 에덴동산으로 생각하고 따라하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해도 사실상 자기계발의 열풍은 IMF체체를 겪으면서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이미 기존의 질서는 모조리 해체되고 개인이 생존의 벼랑끝으로 몰리고 기업이 무너지는 때에 무언가 해법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때에 자기계발서의 열풍이 불었다. 자식과 마누라만 빼고 모조리 바꾸어야 한다는 대기업 총수의 말에서 이미 혁신과 변화는 이 어려운 시대를 이겨나갈 방법이었고 어떻게 변화하고 혁신할 것인가에 대한 지침에 목말라 있었던 것이다.

 

그러한 사회적 배경 속에서 자기계발 서적은 일정한 이데올로기를 함유하고 본격적으로 사람들에게 파고 들어가기 시작한다. 정리해고가 인생의 기회가 되고 안정적 직장에서의 근무가 인생의 실패가 되는 사회가 도래했을을 설파하고 무엇보다 개인이 스스로 학습하고 자신을 바꾸어야 성공한다는 사고를 퍼트리기 시작한다.

 

기업의 경우에도 이건 손해볼 것이 없는 것이었다. 모든 책임은 개인에게 있음으로 기업이나 사회나 국가는 사실상 개인에게 아무런 보상을 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더불어 인생의 성공이나 실패는 모두 개인의 노력에 따른 것이므로 실패한 자에게는 별다른 보상이나 혜택을 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사회는 역경속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일대기를 찬양하며 이들의 성공에는 피땀어린 이들의 노력에 있음을 선전한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성공한 사람들과 같이 노력만 하면 사회에서 언제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환상을 퍼트린다. 그러나 이러한 환상 속에서 무한 경쟁으로 돌입해야 하는 개개인의 삶은 지옥으로 변할 수 밖에 없다.

 

자기계발의 강조는 주체의 변화를 강요한다. 지금 찌질한 현재의 자신이 아닌 성공할 수 있는 주체로의 변신을 강요하는 것이다. 이러한 강요는 주체의 변화를 내면적으로 끌어내기 보다는 어떤 기술적 측면을 강조하고 계량화하는데 중점이 있다. 결국 내면의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외면적인 변화만 이루어질때의 내외면적인 충돌은 주체의 분열을 가져올 수 밖에 없고 이러한 충돌이 최근의 힐링 열풍으로 되돌아 오고 있다고 본다.

 

이 책에서 자기계발의 어떻게 평가할까 물론 비평서이니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기능적인 부분에 대한 일종의 해결책으로 일정부분은 수용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전체적인 자기계발서적의 작용은 이 사회의 병리적 현상을 덮고 사람들에게 의무적인 자기계발은 강요하고 차별을 공인하는 작용을 한다는 것.... 자기계발서적은 결국 쓰레기일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다만, 이러한 자기계발서를 대체하고 공동체에 희망을 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에 대한 새로운 대안은 어디있는지에 대한 답답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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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위한 영상, 자유를 향한 연대 인천인권영화제...
1996년 첫발걸음을 떼어 ‘표현의 자유, 인권감수성 확산, 인간을 위한 대안영상 발굴’을 목표로 달려왔습니다. 표현의 자유를 짓밟는 정부의 탄압과 인권영화제의 원칙을 지키기 위한 고 된 시간도 사람사는 세상을 위한 많은 이들의 노력과 지지의 손길로 기쁘게 지나며 이제 18회를 맞이합니다.

인천인권영화제는 표현의 자유를 기치로 합니다.
차이가 차별이 되지않는 사회, 사회적 소수자들의 목소리에 모두 귀기울이는 사회,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다른 세상을 위한 기본적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천인권영화제는 사전 심의, 영화등급분류제도, 상영등급분류면제추천을 비롯한 어떠한 종류의 검열도 인권의 이름으로 거부합니다.

인천인권영화제는 인권감수성 확산을 목표로 합니다.
차이 때문에, 힘없음 때문에, 자본과 권력에 저항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인권탄압의 현실을 드러내고 인권과 다른세상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의 삶과 저항에 주목합니다. 인간이 이 땅에서 참된 공존을 위해 어떤 삶을 살아야하는가 하는 고민을 함께 나누기 위함입니다.

인천인권영화제는 인간을 위한 대안영상 발굴을 위해 노력합니다.
세계 곳곳의 인권을 위한 투쟁과 인간을 위한 영상을 찾아 알리려 합니다. 상업만을 위해 만들어지고 팔리는 영상을 지양합니다.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고 인간을 위해, 다른 세상을 위해 담아 내는 영상과 함께합니다.

모든 사람은 자유롭게 사회의 문화생활에 참여하고 예술을 감상할 권리를 갖습니다. 인권영화제는 문화와 예술이 돈으로 향유되는 방식을 거부하고 누구든지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를 위해 상업 성을 배제하고 무료상영의 원칙을 지키고 있습니다. 인간의 노동력을 사고팔며 이윤을 위해 인권을 유보하는 자본이 인권영화제에 스며들지 않도록 기업후원을 거부합니다.

변하지 않는 인천인권영화제의 원칙, 그 18년의 걸음을 올 한해도 여러분과 함께 합니다.


인천인권 영화제는 본 영화제가 시작되기 이전에 지역과 현장에서 영상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소통을 하기 위해 '현장상영회'와 '정기상영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밀양의 이야기를 다룬 여러편의 단편들을 모아 상영 했던 6월 정기상영회에 이어 9월 달에는 <'차이가 차별이 되지않는 세상을 위하여'란 모토로 <탑 트윈스>를 상영했습니다. 레즈비언 쌍둥이 자매의 유쾌하고 솔직한 삶이 담긴 영화였습니다.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는 연분홍치마의 김일란 감독과 함께 했습니다. 자신들의 성정체성과 정치적 소신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들의 유쾌한 풍경은 한편으로 우리의 현실과의 간극을 보여주었습니다. 3xFTM을 제작하며 성소수자들이 겪는 갈등과 고민을 지켜보았을 감독은 (우리가 앞으로 성소수자들과 함께 나아갈 길 에 대해 조언해주었습니다.)


인천인권영화제는 조직, 기획, 홍보, 영상 분야에서 반디와 소금활동가들의 작업을 통해 만들어 갑니다. 18회 인천 인권영화제를 만들어 갈 소금·반디활동가들이 모여 8월 10일 첫 모임을 진행했습니다. 간단한 서로의 소개, 17회까지 인천 인권영화제가 걸어온 길과 영화제 준비 체계와 일정을 공유한 후 각자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에 대해 지원을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그 후 인권에 대한 기본 감수성을 바탕으로 영화제를 준비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인권활동가를 초청해 강의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첫 강의에서는미류활동가가 인권운동을 하면서 경험하고 고민해 온 것들을 섬세한 언어를 통해 공유하며 ' 그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것, 그것을 헤아리는 것, 그것을 생각하게 하는 것'을 바탕으로반차별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갖고 바라보고 고민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고, 두번째는 해박함과 생생한 경험을 기본으로한 매력적인 입담으로 영화제 활동가들을 매료시켰던 '인권연구소 창'의류은숙활동가와 함께 세계와 우리나라의 인권 운동사를 정리하는 시간을 통해 인권의 중요한 맥을 짚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주체할 수 없는 개그본능(?)을 숨기느라 고생했던타리활동가와 함께 벽을 허무는 서로의 경험 공유를 시작으로 유쾌 발랄하지만 진지한 이야기들이 오가는 가운데 틀안에 갖혀 있는 사고들이 삐죽삐죽 밖으로 터져나 올 준비를 하는 즐거운 경험을 하며성소수자 인권과 관련된 고민을 함께 해보았습니다.

시간이 짧아 많은 인권관련 분야를 다룰 순 없었지만 인권강좌를 통해 고민하고 느낀 생각을 활동가들이 영화제를 준비하면서(자료집과 리플릿에 영화에 대한 소개글, 관객과의 대화, 영화제 부대 행사 등) 다양하게 녹여내 인천 인권영화제가 좀 더 내실있게 준비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p.s - 앞으로 활동가 소개가 하나씩 나갑니 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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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
안토니오 알타리바, 킴 지음, 해바라기 프로젝트 옮김 / 길찾기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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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내전, 아나키즘... 한 개인의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자살로 마무리되는 일생을 만화로 출간되었다.

 

출간 시 19세 이상으로 되어 있어 출판사에서 항의했다는 설이 있었고 논란이 되었던 까닭으로 사실상 판매는 나쁘지 않았다고 들었다. 하기사 아직도 이 땅에서는 무언가 금지 당했다고 하거나 검열당했다고 하면 호기심이 급상승하는 사회니까...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좀 있는 사회이다 보니 검열이나 금지는 판매를 촉진하는 노이지 마케팅일 수 있다.

 

청소년들이 보지 말아야 할 장면이 성애적인 장면인지 이 사회를 지탱하는 자본주의적 가치관에 대한 반대와 좌절에 따른 냉소인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최소한 이 체제를 옹호하는 사람들에게는매우 불편한 만화임은 틀림없다. 또한 좌편향의 사상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불편한 만화임은 틀림없다. 역사는 좌와 우를 뚜렸하게 구분하지 않았다. 최소한 그 역사를 살아간 사람들에게 좌와 우보다는 생존이 항상 문제였던 것이다.

 

농촌의 가부장적인 환경에서 자란 주인공이 청년이 되어 도시로 나가고 군대를 갔다왔더니 세상이 달라졌다. 인민전선이 정권을 잡고 공화정을 수립한 그 격동의 시기에 프랑코를 주축으로 한 군부세력과 우익이 쿠데타를 일으켜 스페인이 내전으로 들어갔다. 이때 주인공은 징집 후 군대를 탈영하여 인민전선의 의용군으로 전쟁에 참여한다.

전쟁을 겪으면서 주인공은 아나키스트 사상에 동조한다. 프랑스나 스페인에서의 노동자들과 급진사상가들은 마르크스주의보다 아나키즘에 더 많은 지지를 보냈다. 당시에 인민전선의 주축을 이루던 노동조합의 주도권도 아나키즘이 대세였다. 이는 나중에 스페인 내전에 참여했던 소련의 붉은 군대와 불화를 일으키는 요인이 되었고, 그 내분에 대한 기록은 조지 오웰의 '카탈루니아 찬가'에서도 다루어지고 있다.

 

모든 계급을 부정하고 국가와 민족을 부정했던 아나키즘에 경도된 주인공은 내전의 패배 후 세계대전의 참혹함을 겪은 후 다시 스페인으로 돌아 온다. 스페인으로 돌아왔을때는 프랑코 독재가 자리를 잡은 후였고 같이 인민전선에서 싸우던 사람들은 예전의 기억을 잊어버리고 생존에 침잠해있다. 오히려 아무것도 모르던 젊은 시절 주인공을 가르쳤던 많은 지식인들과 동료들이 프랑코체제에 적극적으로 동조하고 살고 있었다.

 

사상이 밥을 대신하지 않는다는 뼈아픈 현실에 적응하는 주인공은 바뀐 사람들과 시대를 비판적으로 바라보지만 그 역시 체제내에 동화되어 간다. 가족, 사회, 국가의 견고한 틀 속에서 하나의 부품처럼 지내는 주인공의 말년은 결국 배금주의와 배신으로 점철된 삶이었다. 말년에 양로원으로 노구를 의탁한 주인공이 선택한 자유는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었다.

 

그 시대의 역사를 관통하는 어는 평범하면서 평범하지 않은 사람의 일생이 지금의 사회와 겹쳐보이는 것은 그 당시 세상을 변혁하려는 '진정성'이 광주사태 이후 현대를 관통하는 한국의 변혁적 시기를 닮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면의 성찰과 사회의 변혁을 위한 '진정성'이 시대의 굴곡에 따라 어떻게 변질되고 변화되어 가는지 한국 사회도 많은 반성적 사고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진정성이 부담스러운 시대... 자본에 복종하던가 사회를 내파시켜버릴 폭력으로 경도하던가... 적군파와 테러리즘의 노선이 폭력으로 경도 되었다면 신자유주의의 신도로 뉴라이트의 등장은 자본에 항복한 대표적인 태도일테다. 어느 경로를 택하건 미래를 밝혀줄 이데올로기는 사망하고 자본주의 체제내에서의 계속되는 삶이 있을 뿐이다. 그 역사적 경로를 지나오면서 선택해야 할 것이 죽음밖에 없다면 그것 자체로 암담하다. 그럼에도 이 개인의 고백 속에서 우리가 다시 찾아야 할 건 변혁에 대한 '진정성'인지 삶에 대한 '진정성'인지 알 수 없다.

 

세상은 다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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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3-10-10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에는 성애 장면을 가장하였지만 자본주의 체제의 어두운 면을 까발렸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머큐리 2013-10-11 10:23   좋아요 0 | URL
이 땅에서 제일 음란한(?) 사람은 검열을 담당하는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요..작품을 보는게 아니라 띄엄띄엄 뭔가 상상을 자극하는 것만 보는 것 아닌지...문학도 영화도 만화도...ㅎㅎ

무해한모리군 2013-11-05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입하러 들어왔다 마침 머큐리님 리뷰가 있어 땡투를 누릅니다.
좌절하는 것이 삶인데 그 좌절에 맞서서 어떻게 살아야할지 요즘 생각합니다.
 
자유란 무엇인가 (반양장) - 벌린, 아렌트, 푸코의 자유 개념을 넘어
사이토 준이치 지음, 이혜진.김수영.송미정 옮김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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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기를 통치하는 자유

 

 문제의식

18세기 말 이후의 리버럴리즘은 '간섭의 부재'라는 영역을 확정하는 일에만 전념했던 것이 아니라 동시에 어떻게 과잉통치 - 가령, 칸트와 훔볼트가 가부장주의를 비판했던 국가의 내무행정 = 경찰과 같은 - 를 억제할 수 있는가에 관심을 기울임으로서 피통치자 자신에 의한 자기 통치의 실천을 추구해 왔다. 그렇다면 현재 자유롭다고 간주된 개인에게는 어떤 자기통치 [각자에 대한 자신의 지도(指導)]가 요구되어야 할까

 

자유에는 자기 규율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견해는, 가령 '자유통치'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성격을 '수동적'이 아닌 '능동적' '자조적'인 것으로 보았다. 이러한 견해는 밀에서 부터 하이예크에 이르는 리버럴리즘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사고 방식이다.

 

로즈나 딘의 지적처럼 현대의 통치는 국가에 의한 직접적 일원적 통치에서 개인에 의한 능동적인 자기 통치에 작용하는 간접적 다원적 통치로 급속하게 변화화고 있다.

 

자기통치의 주체는 변화된 통치하에서 어떻게 자유의 규율을 수행하고 있는지 그 특징을 세가지로 지적해 보면

첫째, 현대의 자기통치에 요구되는 것은 유연한 자기개발 자기실현이다.

둘째, 자기의 행위에 대한 자기 평가의 시선이다.

세째, 자기 책임의 강조다.

즉, 자기의 능력을 모두 끌어내 자신이 소유한 잠재력을 성공적으로 실현하고, 자신의 행위에 대한 평가를 자기 / 타자 / 사회에 적극적으로 맡기면서 자기가 선택한 결과를 개인적으로 수용하는 것을 긍정하는 선택의 주체. 이것이 바로 현대의 '자유의 규율'이 추구하는 주체상인 것이다.

 

2. 자기 통치의 문제성

 

가장 먼저 지적할 수 잇는 것은 자기 통치의 주체는 자기 통치와 자신의 삶에 대해 항상 불안과 불만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자신을 평가해야 할 척도가 절대적인 안정성을 담보하지 않는 이상 그 척도가 바뀔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한 불안을 떨쳐버릴 수 없으며, 또 무엇보다 앞으로 자신을 자기 통치의 주체로 유지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좀 더 근본적인 불안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두번째 문제는 자기 선택에 대한 자기 책임이 당연한 것으로 수용되는 환경에서는 사회적 문제가 개인적 문제로 환원됨으로써 사람들 '사이'에 있어야 할 문제가 사람들 '내부'의 문제로 전환되는 경향이 강화된다는 점이다.

 

세번째 문제는 자기선택 - 자기책임의 윤리는 이렇게 문제를 개인화하는 태도를 조장하는데, 이런 태도는 타인의 삶에 대한 관심의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각 개인에게는 자신의 선택에 대해 타자의 책임을 물을 수 없기 때문에 타자의 좌절이나 실패는 - 조금 안타깝기는 하지만 - 나와 '관계 없는'일이 된다.

 

마지막으로 자기를 통치하는 주체의 관심의 방식은 이러한 상호 배타성뿐만 아니라, 특히 '자유의 규율'에 복종하지 않는다고 간주된 타자에 대해 징벌적인 태도를 갖는 다는 특징이 있다.

'의존적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적의와 증오는 그/ 그녀들이 의존하고 있는 '공적인 것' 일반에 대한 멸시와도 관련이 있다.

또한 바우만과 모리스 스즈키가 지적한 바와 같이, 자기 책임이 과잉적으로 강조되는 정치 문화와 '공통의 적'으로 간주되는 사람들 - 범죄자나 어떤 부류의 외국(인)등 - 에 대한 '공동체적 증오'의 고조 사이에는 분리하기 힘든 관계가 있다.

 

자기선택 - 자기 책임의 논리가 타당한 권역에서 탈락한 사람들은 한편으로는 재교육이나 직업훈련 등과 같은 좀 더 직접적인 규율 대상, 즉 자기 통치의 주체가 되는 것을 저해하는 모든 요소를 제거하기 위한 교정/치료의 대상이된다. 그/ 그녀들은 능동적인 '자조'의 주체로 취급되는 것이 아니라, 가부장적 간섭으로 통치되어야 할 '피통치자'의 위치에 놓이는 것이다.

 

다른 한편 대체로 자기 통치능력이나 의욕이 부족해 보이는 사람들은 감시/ 치안 관리의 대상이 된다. 실제로 대도시 저변의 하류층은 이동의 자유, 통신의 자유, 또는 프라이버시까지 침해 당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시민적 자유에 가해지는 제약은 실제로 안저의 확보라는 이유로 정당화 되고 있다. 공권력에 의한 직접적인 치안관리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경우에도 그들은 거주공간의 분리, 격리 및 상업시설 등의 경비 강화를 통해 실질적으로 이동 = 접근의 자유를 제약 받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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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른다... 심지어 국정원도 모를 것이라 생각한다.

각 정치세력은 이제 무한 질주로 돌입한다. 물론 경기장은 기울어져 있고 압도적으로 집권당이 유리한 형국이다. 특히나 북한과 연계된 '종북 프레임'은 항상 생명력이 다했다고 평가 받으면서도 이런 판에서는 불사조처럼 부활한다. 그리고 막강한 화력과 파괴력을 자랑한다.

 

어쩌다 기사에 이번 '내란음모예비'사건이 국정원의 무리수로 판정된다면, 국정원이 가장 호되게 당할 것이라는 언급이 나오는데... 그럴 확률은 가장 낮아 보인다. 이 사안만큼은 통합진보당이 외롭게 대처해야 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어느 정치세력도 통합진보당과 함께 실체도 없는 '종북세력'으로 엮이기 싫어하기 때문이다. 결국 야권은 갈갈이 찢어져서 대처할 것이고 새누리당과 국정원, 청와대는 일사분란한 대오로 압박해 들어갈 것이다. 조중동 찌라시와 전 정권이 허가해준 쓰레기 종편의 대대적인 지원 사격을 받으며....

 

결국.. 신공안정국의 탄생을 목도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새누리당과 국정원의 '종북'감별법은 유난스럽다. 일단 자유주의자들도 종북이다. 민생국회 외치는 놈들이 진짜 민생을 이야기 하면 '종북'이다. 분배의 정의를 이야기하면 종북이 되는 상황에서 사실 통합진보당만 종북이 아니다. 통합진보당을 포함한 야권은 종북이다. 이 상황에서 이들은 통합진보당과 연대하는 모든 세력을 종북으로 몰아 붙일 것이다. 아니 심증적으로 이미 종북인데 증거를 잡았다고 생각할 것이다.

 

특히나 국정원은 선거기간 내내 대북심리전을 위해 댓글 부대를 운영했다고 주장햇는데.. 그 주장 그대로 사회에 암약하고 있는 종북세력을 드러내는 쾌거를 이루게 된다. 지금 벼랑 끝에 몰려서 존폐까지는 아니더라도 대대적인 개편을 앞두고 있는 국정원의 입장에서는 한 번 도전해 볼 과제인 것이다. 어차피 작살나는 형국에 도전해서 성공하면 역전이요.. 실패해도 본전이다. 이건 무조건 해야 하는 게임일터다. 물론 거기서 발생하는 소모적인 정치적 비용과 국민들의 스트레스는 책임지지 않을 것이고... 지들만 잘살면 무슨 짓이던 할 태세니...

 

부정한 선거개입으로 국정원을 개혁하고 여권을 공략하겠다는 민주당의 입장이야 말로 곤란한 상태다. 어느 누구의 편을 들기가 애매하다. 국정원의 말을 믿자니... 지금까지 공작정치를 한 경력으로 보아 진실성이 떨어질 것이고, 통합진보당 편을 들자니 보통 평범한 분들이 아니라 아닌말로 정말 꼬투리라도 잡히지 않았는지 의심이 들고... 어쩔 줄 모르는 상태다. 그러니 이 사태를 엄중하게 지켜보는 수 밖에... 일단 사건의 내막이 드러나기 시작하면 정리할테지만 지금은 아니다. 인내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정국의 주도권이 넘어가고 있어서 속은 상하지만 어쩌겠는가 뾰족한 대안이 없으니...'종북프레임'의 파괴성을 다시 한 번 뼈져리게 느낄 것이다.

 

진보정당 진영은 원칙적인 대응을 할 수 밖에 없다. 사실, 통합진보당을 두둔하지 않아도 무리한 수사를 벌이는 것이 명확한 이상 진보진영은 국정원을 비판하고 그 배후인 청와대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진보진영은 통합진보당과 거리를 두던 두지 않던 종북의 프레임에서 빠져나오기 힘든 상황이다. 오히려 이럴땐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결사항전의 정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문제는 통합진보당이다. 다른 진영들이 함께 죽기를 맹세까지 하면서 통합진보당을 지원하기에는 통합진보당의 행태가 그리 미덥지 못하다.

진중권의 표현대로 '상상의 자위'라도 했을 것만 같은 찜찜함이 있는 것이다. 실력도 안되고 능력도 없으면서 상상의 혁명을 구상하여 지들끼리 '통신, 철도, 유류저장소, 총기구입' 등 말도 안되는 소릴 했을 확률도 작아 보이지 않기에 혼쾌하게 함께하지 못하는 것이다. 다만, 원칙적인 연대와 선거에 부정 개입한 국정원의 책임과 이번 공안수사와는 선을 긋고 원칙적인 대응을 할 가능성은 농후하다.(그것 말고 뭘할 수 있을까?)

 

이런 소설 밖에 나올 수 없는 진짜 이유는... 정보가 너무 없다는 것.

현재까진 공식적으로 국정원이 통합진보당을 수사하는 혐의를 밝히지 않고 있다. 쓰레기 종편과 조중동찌라시가 국정원이 흘리는 카더라 통신을 통해 '내란음모혐의'를 퍼트리고 있을 뿐이다.

국민들을 향한 심리전이 시작된 것이다. 지속적으로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혐오하는 대상으로 만들어 자신들이 유리한 판으로 만들기 위한 수법일 뿐이다. 사태는 눈덩이 처럼 커지고 국가를 내란으로 만들 조직을 수사한다면서 제대로 된 혐의조차 공식 브리핑하지 않는걸 보면 아직 정신 못차리고 있는거 맞다. 워낙 유리한 언론 환경을 조성해 놓으니 뭐 아쉬울 것도 없어 보인다.

 

국정원이 흘린 정황으로 봐도 황당한 이야기 일 수 밖에 없는 것이, 3년간 내사를 해오고 이제와서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하는 시점도 문제이고 혐의 자체가 '내란예비음모'이다 보니 귀에걸면 귀걸이요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이런 수사는 국정원 같은 고급인력이 하지 않아도 기소는 충분하다. (하긴 하는 짓거리 보면 고급인력 같지도 않더만... 영화에서 보이는 멋진 넘들은 다 어디간거야? 현실은 영화보다 더 리얼한 것도 많은데.. 얘들은 찌질할까?)

 

이제 게임 초반이고 화려한 축포(?) 더불어 시작되었다. 당분간 모든 사회적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며 진행된 메가톤급 이벤트의 감상법은 팩트를 중심으로 한 사실관계의 명확화와 '종북프레임'에 빠지지 말기... 이번 수사와 상관없이 국정원 개혁은 진행시켜야 할 것임을 명심해야 하지 않을까?

 

통합진보당의 이석기 의원이 '종북'의 대표주자로 사회적으로 인식되었다고 이런 짓을 한거라면, 그 사람이 지금 국회의원이라는 점과 니들 눈에 빨갱이로 보여도 국회의원을 제대로된 사실 확인없이 공격한 것에 대한 정치적 책임은 온전하게 져야 할 것도 강조해 둔다. 다만, 진짜 통합진보당 내 경부동부에서 헛발질한게 없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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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3-08-29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마녀***님 댓글에서 자충수라는 말을 했는데, 자충수이건 무리수이건 상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승부는 엉뚱하게 갈 수 있네요.

saint236 2013-08-30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엉뚱하게 흐를 가능성이 대단히 큽니다. 제대로된 대응은 물론이고 잘못된 대응이라도 하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