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른다... 심지어 국정원도 모를 것이라 생각한다.

각 정치세력은 이제 무한 질주로 돌입한다. 물론 경기장은 기울어져 있고 압도적으로 집권당이 유리한 형국이다. 특히나 북한과 연계된 '종북 프레임'은 항상 생명력이 다했다고 평가 받으면서도 이런 판에서는 불사조처럼 부활한다. 그리고 막강한 화력과 파괴력을 자랑한다.

 

어쩌다 기사에 이번 '내란음모예비'사건이 국정원의 무리수로 판정된다면, 국정원이 가장 호되게 당할 것이라는 언급이 나오는데... 그럴 확률은 가장 낮아 보인다. 이 사안만큼은 통합진보당이 외롭게 대처해야 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어느 정치세력도 통합진보당과 함께 실체도 없는 '종북세력'으로 엮이기 싫어하기 때문이다. 결국 야권은 갈갈이 찢어져서 대처할 것이고 새누리당과 국정원, 청와대는 일사분란한 대오로 압박해 들어갈 것이다. 조중동 찌라시와 전 정권이 허가해준 쓰레기 종편의 대대적인 지원 사격을 받으며....

 

결국.. 신공안정국의 탄생을 목도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새누리당과 국정원의 '종북'감별법은 유난스럽다. 일단 자유주의자들도 종북이다. 민생국회 외치는 놈들이 진짜 민생을 이야기 하면 '종북'이다. 분배의 정의를 이야기하면 종북이 되는 상황에서 사실 통합진보당만 종북이 아니다. 통합진보당을 포함한 야권은 종북이다. 이 상황에서 이들은 통합진보당과 연대하는 모든 세력을 종북으로 몰아 붙일 것이다. 아니 심증적으로 이미 종북인데 증거를 잡았다고 생각할 것이다.

 

특히나 국정원은 선거기간 내내 대북심리전을 위해 댓글 부대를 운영했다고 주장햇는데.. 그 주장 그대로 사회에 암약하고 있는 종북세력을 드러내는 쾌거를 이루게 된다. 지금 벼랑 끝에 몰려서 존폐까지는 아니더라도 대대적인 개편을 앞두고 있는 국정원의 입장에서는 한 번 도전해 볼 과제인 것이다. 어차피 작살나는 형국에 도전해서 성공하면 역전이요.. 실패해도 본전이다. 이건 무조건 해야 하는 게임일터다. 물론 거기서 발생하는 소모적인 정치적 비용과 국민들의 스트레스는 책임지지 않을 것이고... 지들만 잘살면 무슨 짓이던 할 태세니...

 

부정한 선거개입으로 국정원을 개혁하고 여권을 공략하겠다는 민주당의 입장이야 말로 곤란한 상태다. 어느 누구의 편을 들기가 애매하다. 국정원의 말을 믿자니... 지금까지 공작정치를 한 경력으로 보아 진실성이 떨어질 것이고, 통합진보당 편을 들자니 보통 평범한 분들이 아니라 아닌말로 정말 꼬투리라도 잡히지 않았는지 의심이 들고... 어쩔 줄 모르는 상태다. 그러니 이 사태를 엄중하게 지켜보는 수 밖에... 일단 사건의 내막이 드러나기 시작하면 정리할테지만 지금은 아니다. 인내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정국의 주도권이 넘어가고 있어서 속은 상하지만 어쩌겠는가 뾰족한 대안이 없으니...'종북프레임'의 파괴성을 다시 한 번 뼈져리게 느낄 것이다.

 

진보정당 진영은 원칙적인 대응을 할 수 밖에 없다. 사실, 통합진보당을 두둔하지 않아도 무리한 수사를 벌이는 것이 명확한 이상 진보진영은 국정원을 비판하고 그 배후인 청와대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진보진영은 통합진보당과 거리를 두던 두지 않던 종북의 프레임에서 빠져나오기 힘든 상황이다. 오히려 이럴땐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결사항전의 정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문제는 통합진보당이다. 다른 진영들이 함께 죽기를 맹세까지 하면서 통합진보당을 지원하기에는 통합진보당의 행태가 그리 미덥지 못하다.

진중권의 표현대로 '상상의 자위'라도 했을 것만 같은 찜찜함이 있는 것이다. 실력도 안되고 능력도 없으면서 상상의 혁명을 구상하여 지들끼리 '통신, 철도, 유류저장소, 총기구입' 등 말도 안되는 소릴 했을 확률도 작아 보이지 않기에 혼쾌하게 함께하지 못하는 것이다. 다만, 원칙적인 연대와 선거에 부정 개입한 국정원의 책임과 이번 공안수사와는 선을 긋고 원칙적인 대응을 할 가능성은 농후하다.(그것 말고 뭘할 수 있을까?)

 

이런 소설 밖에 나올 수 없는 진짜 이유는... 정보가 너무 없다는 것.

현재까진 공식적으로 국정원이 통합진보당을 수사하는 혐의를 밝히지 않고 있다. 쓰레기 종편과 조중동찌라시가 국정원이 흘리는 카더라 통신을 통해 '내란음모혐의'를 퍼트리고 있을 뿐이다.

국민들을 향한 심리전이 시작된 것이다. 지속적으로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혐오하는 대상으로 만들어 자신들이 유리한 판으로 만들기 위한 수법일 뿐이다. 사태는 눈덩이 처럼 커지고 국가를 내란으로 만들 조직을 수사한다면서 제대로 된 혐의조차 공식 브리핑하지 않는걸 보면 아직 정신 못차리고 있는거 맞다. 워낙 유리한 언론 환경을 조성해 놓으니 뭐 아쉬울 것도 없어 보인다.

 

국정원이 흘린 정황으로 봐도 황당한 이야기 일 수 밖에 없는 것이, 3년간 내사를 해오고 이제와서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하는 시점도 문제이고 혐의 자체가 '내란예비음모'이다 보니 귀에걸면 귀걸이요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이런 수사는 국정원 같은 고급인력이 하지 않아도 기소는 충분하다. (하긴 하는 짓거리 보면 고급인력 같지도 않더만... 영화에서 보이는 멋진 넘들은 다 어디간거야? 현실은 영화보다 더 리얼한 것도 많은데.. 얘들은 찌질할까?)

 

이제 게임 초반이고 화려한 축포(?) 더불어 시작되었다. 당분간 모든 사회적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며 진행된 메가톤급 이벤트의 감상법은 팩트를 중심으로 한 사실관계의 명확화와 '종북프레임'에 빠지지 말기... 이번 수사와 상관없이 국정원 개혁은 진행시켜야 할 것임을 명심해야 하지 않을까?

 

통합진보당의 이석기 의원이 '종북'의 대표주자로 사회적으로 인식되었다고 이런 짓을 한거라면, 그 사람이 지금 국회의원이라는 점과 니들 눈에 빨갱이로 보여도 국회의원을 제대로된 사실 확인없이 공격한 것에 대한 정치적 책임은 온전하게 져야 할 것도 강조해 둔다. 다만, 진짜 통합진보당 내 경부동부에서 헛발질한게 없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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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3-08-29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마녀***님 댓글에서 자충수라는 말을 했는데, 자충수이건 무리수이건 상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승부는 엉뚱하게 갈 수 있네요.

saint236 2013-08-30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엉뚱하게 흐를 가능성이 대단히 큽니다. 제대로된 대응은 물론이고 잘못된 대응이라도 하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