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참 묘하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남들이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들으며, 난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나기나 한 것인지 의문스럽다.  

퇴근길 초등학교 친구한테 전화가 왔다.
전화 배경음은 어디 노래방같은 장소인 것 같은데....
IMF 이후 경기회복이 되면서 IT업체의 스톡옵션 주식으로 억대의 부자가 된 친구고 사실
사회생활 하면서 만나본 적이 없는 친구라 느닷없는 전화가 반갑기도 했지만 무슨일인지
의뭉스럽기도 했다.  

3학년 때 같은 반 여자 동창을 만나고 있다고 하더니 그 여자친구 이름을 대면서 기억나냐고
묻는다. 유명 연애인 이름과 똑 같은 그 여자친구는 내 기억에는 사라진 사람이고 난, 그냥
우물쭈물할 밖에....
갑자기 전화를 바꾼다. 대화나 좀 해보라고....

그 (여자)친구의 말은 그렇다. 내 이름을 기억하고 있는 이유가 3학년 때 자기가 몸이 좀 약해
활동적이지 않았는데, 내가 그 친구의 이마에 손을 대며, 열이 있다고 좀 쉬어야 겠다고 했단다.
그러면서 초등학교 내내 그 기억이 잊혀지지 않았다고 내가 참 따뜻한 애였다는 것이다.
여기서 난 쓰러질뻔 했다..  --; 

술 한 잔씩 한 분위긴데, 급 동창 모임을 하자고 강남으로 나오라는 초등학교 동창들의
아우성(?)을 물리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기억나지 않는 나의 행동이 나의 특정(?)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는 사실이 어이없으면서도
신기한 날....
이 이야길 하면 날 아는 내 주변의 친인들은 얼마나 웃을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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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11-17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지금은 상상도 되지 않는 머큐리님의 모습이네요.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이셨어 암.

머큐리 2009-11-17 18:09   좋아요 0 | URL
ㅎㅎㅎ 묵뚝뚝한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이런 이미지가 나에게도 있다는게...

Forgettable. 2009-11-17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요 왜요, 내게도 머큐리님 그런 이미지인데요 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11-17 10:42   좋아요 0 | URL
다정은 하시지만 이마를 짚어줄거 같은 이미지는 아니신데~
부끄러움이 많을 것 같은 남자잖아요 ㅎㅎㅎ

머큐리 2009-11-17 18:09   좋아요 0 | URL
뽀님이 최고...ㅋㅋ
근데 부끄러움이 많기도 하죠...
뽀님 처음 뵈었을때, 말도 잘 못 붙이고 그랬잖아요..ㅋ

라주미힌 2009-11-17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한테만 친절하신거 아녜요? ㅋㅋㅋㅋ

머큐리 2009-11-17 18:10   좋아요 0 | URL
비밀이 드러났군...라님 역시 선수는 선수를 알아보는거죠??

다락방 2009-11-17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그런 이미지에요? 오호라~ ㅎㅎ

머큐리 2009-11-17 18:11   좋아요 0 | URL
아~ 그런 이미지도 있나봐요...오호라~
저도 놀라는 중.. --;

비연 2009-11-17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큐리님..님 글만 봐도 그렇게 느껴져요, 따뜻하게~

머큐리 2009-11-17 18:11   좋아요 0 | URL
비연님... 고마워요...
근데 이 이미지 계속 가져가기는 쫌.. --;
(부담스러워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