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어려 보이는 큰 놈...이 검색어로 '성관계'라는 단어를 찾아본 것을 알게 된 후
본격적으로 '성교육'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이거 쉬운일이 아니다.
내가 국민학교 5학년인가 6학년 때. 동화책을 읽다가 (제목은 생각안난다...) 모르는
단어가 출몰해서 어머니에게 물어본 일이 있었다. 사실 모르는 단어들이 나와도 대강
읽다보면 알게되는데, 도데체 이 단어는 알 수가 없는 거다. 다만, 좀 안좋은 뜻이 포함
되었으리라는 감만 올 뿐...
그 단어가 '갈보'였다. 책에서 친구들이 주인공을 놀리면서 "니네 엄마는 갈보야"라고
말하던 대목이었던 것 같은데...도데체 '갈보'가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내가 몰랐던 그 단어를 묻자 어머니는 다짜고짜 나에게 하시는 말씀이
"어디서 그런 말을 배웠어?" (범죄자 취급이다)
"책에서"
"무슨 책인데?" (도끼눈을 하셨던 것 같다. 뭐 음란물이나 그런걸로 아셨겠지)
"동화책인데..."
"줘 봐!!"
그리곤 책을 검열하시더니 동화책이란걸 확인하시고는
"어디가서 이런 말 쓰면 안된다...이거 나쁜 말이야"
결국 나의 궁금증은 해소되지 않았다.
그때도 컴퓨터가 있었다면 검색어로 찿아 보았을 것이다. 너무 몰라서 어른들에게 물어
본 경험이 때로 어른들에게 물어볼 수 없는 말이 따로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대부분의 남성들이 그렇듯이 나의 '성교육'는 흔히 말하는 서양'빨간책'들이 담당했고 좀 더
자라서는 금지된 영상으로 업데이트 되었다.
그 휴유증으로 난 모든 여자들이 다 그렇게(?) 생겼으리라는 환상을 고등학교 졸업하기
까지 아니 그 후에도 가졌던것 같다.
이런 나의 처절한(?)경험을 내 후대에게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 무언가 적절한 교육을
해야겠다는 의무감이 꽉 들어찬 이때, 도데체 어디서 부터 무엇을 어떻게 설명하고 이야기를
풀어야 할 지 막막하다는게....
내 어렸을때 처럼 그냥 단어가 궁금해서 찾아본 걸지도 모르는데, 너무 앞서가는거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첫단추를 끼우기가 영 그렇다는 것이다.
옆지기에게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자문(?)을 구했더니
"남자들 성교육은 남자가 시켜 나한테 미루지 말고..." 이런다
일단 청소년 성교육 책부터 찾아보고.... 참고가 될까해서 '섹스북'을 찾고 있는데, 이 놈은
어디에 쳐박혀 있는지 보이지도 않고... 난감한 과제가 하나 떨어졌다....에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