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영화 <Love of your life> 를 본 이후로 '룩셈부르크'에 완전 꽂혀버렸다. 재미있게도, 그 영화에서는 룩셈부르크가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는거다. 다만 주인공 '마야'의 입을 빌어 언급될 뿐이다. 오래전 친구에게 '나는 룩셈부르크에 집이 있어, 2년 됐어. 텃밭도 있고 이웃들과 이야기도 나눠' 라는 대사. 이게 그 영화에서 룩셈부르크가 나온 전부이다. 실제 풍경을 보지도 않았는데, 이 대사는, 그리고 이 상황은 굉장히 완벽하게 느껴졌다. 누구나 다 가슴속에 상처 하나쯤은 품고 사는 것이고, 마야 역시 그랬는데, 그런데 시간이 흘러 완전히 다른 곳에 정착했다는 사실이 참 홀가분하게 느껴졌고, 그런데 그게 룩셈부르크라고? 어쩐지 색다르고 좋았던거다. 그 뒤로 나도 '나중에 룩셈부르크에서 살면 어떨까' 를 자꾸 생각해보게 되는거다. 아니, 어떻게 흘러 룩셈부르크까지 갔지?


룩셈부르크 라고 하면, 나도 가본 적이 있다. 1박2일의 짧은 일정이었는데, 도착해서 밥도 먹고 호텔에서 숙박하고 또 룩셈부르크 역 주변을 걷기도 하고 엄마랑 이모를 모시고 간 터라, 시내를 관광하는 열차를 타고 돌기도 했더랬다. 아름다운 곳이었지만, 특별하게 또 가고 싶다고 생각할만큼 반한 곳은 아니었다. 로테르담을 또 가고 싶다, 는 생각은 하지만 룩셈부르크에 대해 그 생각을 하진 않았던 곳이다. 아름답지만, 그저 아름다운 곳. 이게 내가 가진 인상의 전부였는데, 갑자기 마야가 룩셈부르크에 집이 있다니 아.. 나는 너무 부러운 것이다! 나는 마야처럼 거기에 집을 마련할 수도 없고, 한달살이도 할 수 없으니, 며칠간 지내고 올까. 이런 생각이 자꾸 들끓고 있다. 직항은 없고 유럽에서 기차 타고 가야하는데, 지난번처럼 네덜란드에서 기차 타고 갈까, 그러면 이동하는 데만도 시간이 많이 들테니 내가 룩셈부르크에서 순수하게 머물 수 있는 시간은 고작 3박 4일 아니면 4박 5일 아닐까. 그런데 그거, 좋은데, 그렇게 다녀올까. 관광지 가는거 말고 그냥 일어나서 밥 먹고 동네 산책하고 까페 가서 책 읽고 글 쓰고 올까... 막 이런 생각이 들끓어서 룩셈부르크에 대한 정보가 더 필요했는데, 룩셈부르크 관련 책은 별로 없더라.















룩셈부르크 넣고 검색하면 '로자 룩셈부르크' 관련 책만 좌르르르 뜨는 가운데, 그나마 룩셈부르크 관련 책은 위의 네 권이다. 그중에 저 두 번째 책 [아마스 빈, 유럽] 은 정말 안읽고싶게 생겨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 어떻게 저련 책표지를.....(절레절레) 하여간, 위의 책들 중에서는 [나는 오늘도 유럽으로 출근한다]만 읽어볼 참이다. 애니웨이,


룩셈부르크의 관광지가 아니라, 실제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보고싶어진 나는, 영화를 검색해보았지만... 몇 편 되지 않을 뿐더러 그나마 있는 영화도 국내 ott 로 관람할 수 있는게 거의 없었다. 한 편을 찾아 일단 찜해두고, 넷플릭스에 올라온 룩셈부르크 배경 드라마인 <카피타니>를 보기 시작했다. 보통 드라마라고 하면 어느 나라 것이든 잘 안보는데(너무 길다..), 순전히 룩셈부르크를 보고 좀 더 알고싶다, 하는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하.. 너무 놀란 것이, 마약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었다.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곳은 룩셈부르크 에서도 외지의 마을이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서로가 서로를 다 아는 그런 작은 곳인데, 그곳에서 마약 문제가 심각해서 학교에서도 학생들이 마약을 거래할 수가 있다. 대환장.. 게다가, 빵집 직원이 빵에 마약을 넣고 판매하기도 한다. 카피타니는 그걸 모른채로 머핀 먹었다가 환각증세에 시달리고 기절해버린다. 아니, 너무 무섭잖아? 나는 룩셈부르크가 배경인 영화를 본 적이 없고 또 소설도 읽은 적이 없는 것 같다. 어쩌면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내가 그걸 인지하지 못했던 걸지도 모른다. 이렇게 '룩셈부르크가 배경이다' 하고 뭔가 작정하고 본건 이번이 처음이라서, 이 작고 아름다운 나라가, 나라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나라가, 그 안에서 마약 문제에 시달리고 있을지는 감히 짐작조차 못했단 말이다. 게다가 빵에 넣어서 팔면, 그걸 내가 무슨 수로 피하란 말인가. 너무 무서워져서 채경이한테 물어봤더니, 그건 너무 성급한 생각이라며, 룩셈부르크는 유럽 내에서도 마약 문제가 덜 심각한 나라이며, 카피타니의 배경이 시골 마을이라 그곳에서 일어난 문제라고 봐야하고 또 드라마라서 그렇게 만든 것이라고 대답해주더라. 아, 그래도 그렇지, 빵에 넣는다니 너무 무서워. 나는 빵집 구경을 정말 좋아한단 말이다!


나는 빵집 구경을 좋아한다. 빵을 좋아하는 것보다 빵집 구경을 좋아하는 게 더 크다. 국내에서든 해외에서든 빵집 보이면 구경하러 쪼르르 들어가곤 한다. 네덜란드에서는 뺑 오 쇼콜라 너무 맛있게 먹었고, 그리고 룩셈부르크에서 머무는 숙소 조식으로도 뺑 오 쇼콜라를 잔뜩 먹었단 말이다. 나 룩셈부르크에 가게 되면 빵 먹을건데, 마약이라니!! 어휴 너무 무섭네 ㅠㅠ


드라마는 (북)유럽 추리/스릴러 소설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익숙한 분위기일 것이다. 요 네스뵈 소설도 생각나고, 넬레 노이하우스 의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 많이 생각났다. 정확한 내용은 읽은지 오래되어 잘 기억나지 않지만, 마을 안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 소녀의 죽음, 마을 사람 전체가 감춘 비밀과 거짓말.. 등등.  15세 소녀가 숲에서 죽은 채로 발견되었는데, 도시에서 온 형사 '카피타니'가 수사하기 시작하면서 마을 사람들은 그를 배척하려 하고 이 죽음이 마약과 연결된다는 것도 드러난다. 무엇보다 죽은 소녀가 쌍둥이인데, 추리/스릴러 소설 많이 읽었던 사람들이라면, '쌍둥이 중에 한 명의 죽음' 이 가져올 반전이 무엇인지도 아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드라마를 다 보기 전인데, 예전에 [밀레니엄] 시리즈 읽을 때도 느꼈던 거지만, 범죄는 어디에나 있는 것이구나 했다. 밀레니엄의 배경은 스웨덴인데, 인구밀도가 낮고, 사람들이 도시에도 집이 있고 휴가철에 가는 집을 시골에도 갖고 있고, 그렇게 막 집 두 채씩 갖고 있을 정도로 여유있으면서도, 거기에도 성폭력이 있고 비리가 있는거다. 인간 도대체 뭔가, 환멸난다.. 범죄는 그러니까 '더 갖겠다, 빼앗기지 않겠다'는 것이 기본 욕망으로 잠재된 상태로 시작되는 것이라, 가난한 사람들에게만 나타나는게 아니라 이미 가진 자들에게서도 나타나는 것이다. 대환장.. 이걸 이번에 카피타니 보면서도 느꼈다. 이미 어느 정도의 재산이나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뭘 더 해보려고 하는 것들, 현재 자기가 할 수 있는것보다 더한 걸 원하기 때문에 범죄에 손을 대게 되는.. 흐.. 


다른 점에서도 사람 사는건 아시아나 유럽이나 한국이나 룩셈부르크나 똑같구나 싶었다. 특히 남녀관계에서도 그러한데, 쌍둥이의 아버지인 '믹' 이 자신의 매력으로 이 여자 저 여자랑 섹스하고 다니는데, 일단 내가 보기에 믹은 매력이 절대 없는 아재이고, 하여간 드라마에서는 매력남으로 나오는데, 그가 아무리 자기를 무시하고 이용해도 빵가게 직원 '마농'은 그에게서 빠져나오지를 못하는거다. 그녀는 그가 부르면 달려가고, 너 이제 가, 하면 가면서, 그러면서도 '내 아내 이름 입에 올리지마' 라는 멸시를 당하고, 그렇게나 멸시를 당해도 그에게 잘보이고 싶어서 어쩔 줄을 모른다. 헤어져, 도망쳐라, 제발... 얼마나 간절하게 바랐는지 모른다. 그런데 그녀는 그에게 너무나 너무나 사랑을 받고 싶다.. ㅠㅠ 미쳐버려 ㅠㅠ 왜그래요, 왜, 그러지마요.. ㅠㅠ 차라리 다른 나라 가서 집 짓고 텃밭 가꾸면서 살자 ㅠㅠ


그리고 '엄마의 촉' 이라는게 있다.

마을에서 카피타니랑 같이 수사를 하게된 여자 형사 '엘사'는 '스티븐' 이란 군인을 사랑하고 그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이다. 그녀는 아주 유능한 경찰이고, 또 앞으로 스티븐과 같이 살 생각에 기대하고 있는데, 엘사의 엄마는 스티븐을 싫어한다. 대놓고 그녀에게 '그랑 헤어져' 라고 말하거나 '그새끼 진짜 안돼'라고 말하는 건 아닌데, 그런데 싫은게 티가 난다. 그래서 어느 하루는 엘사가 엄마에게 '엄마는 처음부터 스티븐을 싫어했어!' 한단 말이지. 스티븐의 아이까지 임신했건만, 엄마는 스티븐의 얘기를 듣는 것도 싫어해... 그렇다면, 왜, 왜 싫어하는가. 엄마는 그녀에게 스티븐을 싫어하는 이유를 말하지는 않는다. 어쩌면 엄마조차 그 이유를 알지 못할 수도 있고, 어쩌면 그걸 말하는것이 딸에게 더 상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서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대부분의 경우, 그건 '엄마만의 고유한 촉' 이라고 생각한다. 뭐가됐든, 그새끼가 내 딸을 행복하게 해줄 것 같지는 않다, 는 느낌을 엄마는 가졌던게 아닐까. 나는 이렇게나 똑똑하고 현명한 엘사가, 그런데 스티븐과의 미래를 꿈꾸면서, 스티븐을 싫어하는 엄마에게 항의하는 걸 보면서, 아아, 안돼 엘사야, 스티븐은 나쁜놈일것 같아, 엄마가 괜히 그러시는게 아닐거야, 버려라, 내던져라.. 했단 말이지. 그리고 결국, 스티븐은... 나쁜놈이었다. 그렇다면, 그 놈이 나쁜놈으로 밝혀졌을때, 그럴 때 엄마가 하는 일은 무엇일까? 엄마는, 딸에게 '거봐라, 내가 괜히 싫어한게 아니다!' 라고 하지 않는다, 스티븐 때문에 우는 딸을 가만히, 말없이 안아주는거다. 엄마란 그런 것이여.. 내 말이 맞지, 맞지? 하는게 아니라, 가만히 안아주는 그런.. 크-


그리고 카피타니가 묵는 민박집이 있다. 민박집 밥도 주고 괜찮지만, 이 작은 동네에서, 사람들이 다 잘 알고 지내는 곳에서 나는 숙박하고 싶지 않네? 껄껄. 나는 도시에 묵어야겠다.


아직 다 보지 않았는데, 이게 시즌2까지 있고, 시즌 2는 도시가 배경이란다. 그래서 그렇게 완전 빅재미 큰재미 느낀건 아니지만, 시즌 2를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시즌2를 보고난 후에, 룩셈부르크 가는 비행기를 예약할지 어떨지 좀 봐야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최근에 엄마랑 싱가폴을 다녀오면서도 느낀거지만,

여행이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하기 힘든 일인 것 같다.

비행기랑 호텔 예약은 기본에다가, 어떤 나라는 입국신고서도 작성해야 하거든. 게다가 그 안에서 어떻게 이동해야할지도 검색해봐야 하고.. 모든 예약이 끝나도, 짐 싸고 집에서 공항으로 이동하고, 입국절차 밟고... 이 모든 과정을 귀찮아하지 않고 해내야만 비로소 나는 다른 나라, 다른 도시에 가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싫어하는 사람이 이걸 어떻게 해내겠는가. 생각부터 기빨릴텐데. 


룩셈부르크 가게 된다면, 뭐 특별한 거 하지 않고, 진짜, 먹고 마시고 목적없이 걷고 그러다가 낮잠도 자고(얼마나 사치스러운가!), 책도 읽고 글도 쓰고, 그렇게 '지내다' 오고 싶다. 하여간 카피타니 다 마저 다 봐야겠다.

오늘은 금요일, 저녁에는 대구탕에 소주를 마실 것이다. 오늘 나 포함 여자2 남자1 만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남자사람이 대구탕집을 예약해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웃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 얼른 술마시러 가고 싶다.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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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 2026-10-23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래 가사 때문에 룩셈부르크가 친근한데 마약이 심각한 나라군요.
저녁 약속 덕분에 하루가 즐거울 것 같아요.
급 다락방 님의 점심 메뉴가 궁금하고요!

다락방 2026-10-23 11:28   좋아요 0 | URL
점심 메뉴를 지금 엄청 고민중에 있습니다! 칼국수, 제육볶음, 생선구이, 장터국밥 등등.. 아 혼란스러워요.. 짬뽕 먹을까.. ㅋㅋㅋㅋㅋ방금 간식을 많이 먹어가지고 아직 꽂히는 점심 메뉴가 없네요? 껄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목련 2026-10-23 11:31   좋아요 0 | URL
생선구이 추천합니다!!
아니, 저녁에도 대구탕이면 점심엔 국밥을 드셔야겠네요 ㅎㅎ

잠자냥 2026-10-23 13:11   좋아요 0 | URL
저녁에 대구탕이면 점심엔 제육이었어야 하는데....

다락방 2026-10-23 16:02   좋아요 0 | URL
하.. 여러분 미안합니다. 점심은 짬뽕 곱배기 먹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런데 곱배기는.. 양이 많더군요. 너무 배불러서 다음부터 곱배기는 피하자고 생각했어요. 항상 어딘가 부족해서 곱배기 시킨건데 이건 과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6-10-23 16:11   좋아요 0 | URL
짬뽕 곱배기는.....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도전해본 적 없긴 합니다....
짜장면은 해봤어도... ㅋㅋㅋㅋㅋ
위대하다락방...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6-10-23 16:18   좋아요 0 | URL
이렇게 경험함으로써 또 하나를 배웠습니다. 오늘도 성장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6-10-23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근데 정말 저 두 번 째 책 표지.... 왜 저렇게 만들었대요?! ㅋㅋㅋ
그나저나 다락방
오늘도 유럽으로 출근하는 게 아니라
오늘은 대구탕집으로 퇴근하는구먼...

주변에 사람 별로 없다더니 남자1 여자2와 금욜 저녁 대구탕 집에서 만나는 핵인싸 다락방. ㅋㅋㅋㅋ

다락방 2026-10-23 16:04   좋아요 0 | URL
저 두번째 책 표지 진짜 미칠 것 같아요. 손발이 오글거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떻게 저렇게 책표지 만들 생각을 했을까? 자비출판일까요? 우리 여기 다녀온 거 기념으로 책 만들자! 이래서 표지 선정한걸까요? 너무 미치겠어요. 내가 다 숨고싶다..

아 오늘 약속은 직장 동료들이에요. 직장동료 여자1 남자1 ㅋㅋ 남자가 저랑 동갑인데 ㅋㅋ 친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여자1도 저랑 둘이 만나 마시기도 하고 남자1도 저랑 둘이 마시기도 하고 이렇게 셋이 마시기도 하는데, 여자1과 남자1은 둘이 만날 생각 같은건 안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신기하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꼬마요정 2026-10-23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룩셈부르크에도 마약이... 마약 없는 곳이 없네요ㅠㅠ 밀레니엄 시리즈 진짜 재밌게 봤는데... 스웨덴도 룩셈부르크도 우리도 범죄가 없는 곳이 없네요ㅠㅠ 카피타니 저도 찾아봐야징 ㅎㅎㅎ

맛있는 저녁 드세요!! 저녁 메뉴는... 대구탕인가요?

다락방 2026-10-26 07:45   좋아요 1 | URL
저녁 메뉴는 뽈찜에 대구 지리탕 이었습니다. 2차는 꼬치 ㅋㅋㅋㅋㅋ 아 배터지게 먹었네요.

그러니까요. 이게 너무 신기해요. 잘 사는 나라, 선진국에서도 마약 문제, 성폭행, 정치 비리 등등 다 일어나는거 보면 말이죠. 어휴..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어쩔 수 없는 걸까요? 이거에 대해 누군가 연구해준 어떤 책이 있지 않을까요? 궁금합니다.

독서괭 2026-10-24 04: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룩셈부르크에 완전히 꽂히셨군요!! 채경이 말대로 실제로는 그렇진 않겠죠. 외국인들도 한국 영화 드라마로만 한국을 접하면 범죄도시로 여기지 않을지 ㅋㅋ / 음식에 마약 넣는 건 정말 용서가 안 돼요.. ㅠ / 전 여행을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여기 와서 시간이 있어서인지 여행가야 요리를 안 할 수 있어서인지 여기 있는 동안 다 가봐야한다는 목적의식 때문인지 세상 열심히 다니고 있습니다… 여전히 계획 짜고 예약하는 건 귀찮지만 일단 가면 좋은 것 같아요 ㅋㅋ 대구탕과 함께 술은 맛있게 드셨는지요!

단발머리 2026-10-26 08:00   좋아요 1 | URL
저는 아이들이 아주 어렸을 때를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아, 이래서 사람들이 이고 지고 여행가는구나. 여행 가면 밥을 안 해도 되는구나, 그런 생각을 했더랍니다. 저는 여행 가서 제일 좋은게 밥 준비 안 하는 거라서요. 부지런히 여기저기 샅샅이 여행 많이 하고 오시길요*^^*

다락방 2026-10-26 07:47   좋아요 1 | URL
독서괭 님의 지금 시간이 나중에 또 어떤 좋은 추억으로 남을지 정말 기대되네요. 지금처럼 마구 다닐 수 있는 때가 자주 오진 않잖아요. 아무쪼록 많은 곳을 보고 즐기고 오시기 바랍니다. 저는 호텔예약 사이트 들어가서 룩셈부르크 호텔 구경하고 그럽니다. ㅋㅋ 전 호텔 구경도 좋아하고 남들이 사는 집을 보여주는 것도 좋더라고요? 특히 외국의 집 보는거 너무 좋아요. 기회가 있다면 외국에 나가서 살고 싶어요. 휴.. 가끔 싱가폴에서 혼자 지내던 그 시간들이 그립습니다. 혼자서 찌개도 끓여먹고 김치도 담가먹고.. ㅋㅋㅋㅋㅋ

대구탕,뽈찜과 함께 술 맛있게 먹었어요. 토요일은 미나리 삼겹살 먹었는데 진짜 맛있었어요. 미나리 최고!!

독서괭 2026-10-26 07:52   좋아요 1 | URL
크아 미나리… 맛있겠네요 ㅠㅠ 여긴 다양한 나물 구하긴 좀 어려운 것 같아요. 미나리 우거지 먹고 싶네요. 고사리랑 도라지는 나물로 만든 건 하는데 너무 비싸욥.. / 단발님, 명심하고 부지런히 다닐게요..!! 애들이 더 크면 안 따라다닐 것 같아요ㅋㅋ

다락방 2026-10-26 07:56   좋아요 2 | URL
아, 어디서 보니까 콩나물은 대한민국에서만 먹는다고 하더라고요? 저 싱에 있을 때 한국산 야채 엄청 비쌌던 생각 납니다. 애호박 하나에 7천원에서 8천원 이었어요. ㅋㅋㅋㅋㅋ

저 비커밍 거의 다 읽어가는데, 말리아랑 샤샤랑 다 커서 ㅋㅋ 같이 음악 듣자 그래도 안듣고 그렇게 되는거 보니까 아아 인생이란 무엇... 부모란 무엇, 자식이란 무엇. 했거든요. 독서괭 님 댓글 읽으니, 아아, 아이들이 자라면 그래, 같이 안다니겠지, 어느 순간에는.. 막 그런 생각도 들고 하여간 그렇습니다. 비커밍 읽기도 힘냅시다, 여러분!! 빠샤!!

독서괭 2026-10-26 08:01   좋아요 1 | URL
저는 비커밍 완독했지욤 ㅋㅋ

다락방 2026-10-26 08:44   좋아요 1 | URL
네?????????????? 뭐라고요????????????????????

단발머리 2026-10-24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룩셈부르크는 모르지만 빵집은 정말 좋아하거든요. 여행 가서 아침에 호텔에서 나와 근처 빵집에서 사 먹는 빵이 그렇게나 맛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먹고 마시고 목적 없이 걷고 읽고 쓰는 여행, 완전 환상적이예요~~~ 다락방님은 한다 하면 하시는 분이니깐, 그 바램도 꼭 이루어지기를 바래요~~

다락방 2026-10-26 07:51   좋아요 0 | URL
제가 룩셈부르크 호텔에서 묵을 때는 호텔 조식 예약했었거든요. 아, 유럽은 빵에 진심이구나! 했습니다. 세상에 호텔 조식 빵 종류가 왜그렇게 많은지요. 그러나 빵 몇 개 먹고 금세 밥을 먹고 싶어졌던 건 어째야 할까요.. ㅋㅋㅋㅋㅋ 저는 네덜란드에서 뺑 오 쇼콜라 먹었을 때가 너무 맛잇었고요, 이탈리아에서 크로아상 아침마다 먹었을 때가 진짜 맛있었어요. ㅋㅋㅋㅋㅋ 그렇지만... 밥이 더 맛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쌀국수랑 밥이랑 죽이랑...... 사랑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늘 점심은 제육 먹을까요? 흐음..

아 진짜 여행 가고 싶습니다. ㅋㅋ 맛난거 먹고 돌아다니고 그러고 싶어요. 하하하하하.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11월~12월 두달간 여러분과 함께 읽을 영어 원서는 '게일 허니먼'의 [Eleanor Oliphant is completely fine] 입니다. 국내에는 [엘리너 올리펀트는 완전 괜찮아]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원서, 번역본 모두 있어서 읽기에 수월할 것 같습니다. 저는 몇 년전에 번역본을 미리 준비해두었습니다. 물론, 이걸 알고 준비한 건 아니고 당시에 그냥 샀는데 여태 안읽은... 조회해보니 2020년 7월에 샀다고 나오는데, 바야흐로 지금은 2026년... 흠흠.


다음 읽을 책을 고민하던 차에, 다정한 알라디너 분께서 이 책을 추천해주셨는데, 같이 읽기 좋은 책으로 보입니다. 챗지피티에게 물어보니 비커밍보다는 덜 어렵긴 하지만, 주인공의 말투가 독특해서 갸웃하게 되기도 할거라네요. 하여간 같이 읽어봅시다.

다른 때보다 좀 더 일찍 공지하는 이유는, 이 책 주문하면 도착하는데 며칠 걸리더라고요.. 여러분 부지런히 빨리 주문하자.


사실, 이 책으로 정하기 전에 두 권의 책을 더 고민했었습니다. 그 책들은 이것입니다.
















'제네바 로즈'의 [완벽한 결혼]은 국내에 번역본도 있고, 무엇보다 내용 자체가 흥미로웠어요. 남편의 내연녀가 죽었는데 그런 남편의 변호사가 된다는... 재미있을 것 같지 않습니까. 이 작가는 후속작으로 [완벽한 이혼]도 내놨는데, 이 책을 할까 계속 고민하다가, 어쩐지 여러분들은 올리펀트를 더 좋아하실 것 같아서...


'레바카 야로스' (이렇게 읽는거 맞나..) 의 [The last letter]는 영어가 엄청 쉬울 것 같아서 고르려다가, 여러분들에겐 또 너무 쉬우려나 싶어서 포기했습니다. 무엇보다 로맨스 소설이라 좀 취향을 탈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영어 원서 읽기에 로맨스가 정말 딱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하여간,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번 책은 엘리너 올리펀트는 완전 괜찮아, 로 정했고요, 다음 책은 또 차차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완벽한 결혼 .. 눈에 밟혀.. 하여간 그렇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커밍은 여전히 읽는중인데, 같이 읽는 여러분 힘내.. 현재 거리의화가 님만 비커밍을 완독하셨습니다. 우리, 한 달 더 연장했잖아요. 그런데도 왜 완독자가 안나와.... 2등 제가 끊어보겠습니다. 뽜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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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6-10-21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11-12월의 책 있어요ㅋㅋㅋ 이 글의 댓글은 내가 1등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6-10-21 09:46   좋아요 1 | URL
오!! 혹시 읽기도 하셨어요??

단발머리 2026-10-21 09:51   좋아요 0 | URL
읽기는 읽었는데, 중간에 한 번 책을 잃어버리고 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헐겁게 읽었습니다.

다락방 2026-10-21 09:54   좋아요 1 | URL
아니, 이 책은 또 언제 읽으셨어요!! 다음엔 단발머리 님이 읽지 않으신 책으로 골라보겠습니다!! 퍼펙트 메리지..는 안읽으셨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6-10-21 09:5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책은 좀 특별한 책이기는 한데, 그 이야기는 페이퍼에서 쓸께요. 읽지 않은 책이 많다고 합니다.
퍼펙트 메리지는 다락방님 서재에서 처음 알았어요. 안 읽었습니다람쥐!

다락방 2026-10-21 09:58   좋아요 1 | URL
그렇다면 얼른 페이퍼를 내놓으세요!! 얼른요!!
저 책 원서들에서 다른 분들 페이퍼가 아예 없었거든요. 그런데 단발머리 님이 읽으셨을 줄이야!! >.<

망고 2026-10-21 13:12   좋아요 1 | URL
찾아보니 저도 이 책 읽고 짧게 페이퍼 썼더라고요 무려 2021년ㅋㅋㅋㅋ근데 책 링크는 안 걸어서 원서에 제 페이퍼는 안 보이네요ㅋㅋㅋ암튼 단발머리님 얼른 페이퍼를 내놓으세요!

망고 2026-10-21 12: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원서가 비교적 쉽고 또 주인공이 엉뚱한 매력이 있어서 재밌었어요 근데 나중에 슬퍼져요 암튼 문장이 재밌는데 또 어렵지 않아서 원서읽기로는 좋은 것 같아서 슬며시 추천해 보았습니다 선택되어서 기뻐요ㅋㅋㅋㅋ

다락방 2026-10-22 11:07   좋아요 1 | URL
비커밍 빨리 끝내고 다음달부터는 즐겁게 새로운 책을 시작하고 싶습니다! 부디 비커밍보다 쉬운 책이기를요.. ㅠㅠ
소설이라서 잘 읽힐 것 같다는 기대를 갖고 있지만, 과연.. ㅎㅎ
추천 감사합니다, 망고 님!
 



'마가렛 퀄리'가 주연한다는 <Love of your life> 를 보려고 잔뜩 벼르고 있었다. 지난 <서브스턴스> 이후로 이 배우가 눈에 띄기도 했고, 무엇보다 당신 인생의 사랑 이라는 제목도 흥미를 끌었기 때문이다. 다른 정보는 전혀 알지 못한 채로, 나는 이것이 그냥 인생 사랑 찾는 로맨스 영화인줄로만 알았다. 그건 어느 정도는 맞고 또 어느 정도는 틀렸다. 아니, 어쩌면 내 인생의 사랑은 나 자신 이라고 봐야할지도 모르겠다.


'마야(마가렛 퀄리)'는 26세이며 보스턴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 앤티크한 가구를 모으는 것이 취미인데, 그렇게 오래된 서랍장을 사러 갔다가, 그 판매자인 '찰리'랑 사귀게 된다. 마야는 굳이 인생에 사랑이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지만, 다정한 남자 찰리를 만나 사랑하게 되고 그의 가족들도 소개받게 되고 또 결혼까지 하게 된다. 찰리는 마야가 가고 싶은 곳을 메모해두고 우리 같이 가보자, 라고 말해주며 일에 지쳐 돌아온 마야를 위로해줄 줄 아는 다정한 남자이다. 마야는 찰리와 함께 시간을 보낼수록 많이 웃게 되었다. 소리내서 깔깔 웃는 일이 많았다.


여기까지는 내가 생각한 영화의 흐름 그대로였다, 그런데,

코로나가 창궐했다.

마야는 응급실 간호사였고 코로나 환자들을 간호하고 돌보느라 매일 진이 빠진다. 지친 하루가 연속되고, 찰리에게 '너 본가에 가있는게 좋을 것 같아' 라고 말하지만, 찰리는 '네 옆에 있을거야' 라고 한다. 그리고, 마야와 찰리 모두 코로나에 감염된다. 문제는, 찰리는 이미 천식을 앓는 사람이라는 거였다. 마야는 양성이지만 이겨내는데, 찰리는 이 코로나를 버텨내지 못한다. 병원에 입원하고 사망하는 동안 마야는 곁에 있을 수 없었고, 그리고 찰리는 죽는다. 마야는 찰리가 죽었다는 상실감도 크지만, 찰리의 가족과 또 친구들이 자기를 원망할까봐 두렵다. 마야는 모든 연락을 받지 않은채로 도망친다. 


그녀는 그토록 가고 싶었던 포르투갈에서 머문다. 그곳에서 온라인으로 일을 하고 또 온라인으로 상담 치료도 받는다. 그리고 저녁에는 술을 마신다. 남자들은 그런 그녀에게 접근한다. 일을 하고, 상담을 받고, 술을 마시고, 섹스를 하고.. 그러다가 '펠릭스'를 만난다. 어린 딸이 있고 이혼한 경력이 있는 펠릭스는 마야에게 다가와 다정하게 그녀의 마음을 열고자 시도한다. 그녀도 점점 그를 받아들이지만, 그런데 그게 참 쉽지가 않다. 나는, 누군가와 연결되는거, 누군가의 가족이 되는거 못하겠어.. 그렇게 그녀는 자기를 봐주던 사람의 손길을 뿌리치고 다시 혼자가 된다. 다시 소리내어 웃게 되었지만, 그게 좀 더 긴 웃음으로 이어지지 못한다.


그녀가 펠렉스와 처음 만나 대화를 할 때, 그녀는 3년전에 남편이 죽었다는 얘기를 한다. 그리고 덧붙인다.


"이렇게 얘기해도 남자들은 그냥 (섹스를)하더라고요."


오늘 하룻밤 이 여자랑 자야지, 라고 생각한 남자들에게는, 상대방의 사연 따위 궁금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섹스하자, 라는 생각뿐이었던 것.. 하, 인생은 무엇이고 남자란 무엇이고 여자란 무엇이며 섹스란 무엇인가.



그리고 시간이 흐른다. 그녀는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지만, 회복으로 가는 과정 중에 있다. 이제 그 때 도망쳤던 곳으로 다시 가서, 자신이 도망쳤던 사람들을 볼 용기를 내볼 수 있다. 그렇게 자신의 절친이었던 제이슨에게 연락해서, 그 때 내가 정말 미안했다고 얘기하고 또 찰리의 가족을 찾아가서 정말 죄송했다고 말하며 돌아가는 길 눈물을 흘린다. 그녀는 아직은, 아직은 온전히 회복되지 못했지만, 노력중이다. 시간이 흘러 그녀는 <간호 현장에서의 웰빙>이란 주제로 강연도 하게 되는데, 강연중에 하는 말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우리는 환자들에게 하는 것처럼 우리 자신에 대해서도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그녀는 환자를 돌보듯이 자기 자신을 돌보지 못했다. 상실과, 번아웃과, 트라우마가 그녀를 휩쓸었을 때, 그녀는 무조건 도망쳤다. 알고 있던 모든 사람들과 관계를 끊어냈으며 혼자 훌쩍 먼 곳으로 가서 다른 삶을 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간신히 삶을 이어나가는 것 말고는 술을 마시고 아무나랑 자면서 자기 자신을 돌보지 않았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그녀는 이제 우리가 환자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 자기 자신을 돌보아야 한다는 것도 깨닫게 된거다.



그녀는 펠릭스를 다시 찾아가서 이제 다시 관계를 시작해볼 수도 있겠다고 말하지만, 그러나 펠릭스는 네가 떠나있었던 건 꽤 오랜 시간이었고, 나는 전부인과 다시 새로운 관계를 이어나가는 중이라고 했다. 그리고 말한다.


"우리 사이엔 뭔가 있었지만"


이라고. 그런데 끝났다고. 



마야는 이 관계가 더 이어지지 않았지만, 그러나 자기 삶에 이 사람이 그리고 이 관계가 중요했다는 걸 깨닫는다. 그러니까 인생이란 그런거다. '뭔가 있는' 사이를 만날 수 있지만, 그러나 그 뭔가 있는 사이는 '그저 지나갈 수도' 있다는 거다. 뭔가 있는 사이라면 그 관계가 특별하게 이어질 것 같지만, 그러나 중간에 훅, 끊어져 버릴 수도 있다. 그것은 외부의 영향일 수도 있고 또 나나 상대의 어떤 지점들 때문일 수도 있다. 어쨌든, '뭔가 있어도', 우리는 서로 각자의 길을 가야할 수도 있다. 뭔가 있는 사이는, 쉽게 만들어지거나 만나지지 않는다. 그런데 쉽게 만나지지 않는 사이라고 해서, 쉽게 헤어지지 말라는 법도 없다. 뭔가 있어도, 우리는 그저 '뭔가 있었던 사이' 그 자체로 굿바이, 사요나라 할 수도 있는거다. 뭔가 있었고, 그것은 특별했고, 또 중요했지만, 그러나 끝. 



나는 영화가 상당히 밝은 로맨스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내면에 집중한 조용한 영화였다. 마가렛 퀄리가 사랑을 만나고 상실을 겪고 그리고 그 시간을 버텨내다가 결국 회복하기까지를 그린 영화였다. 보면서도 참 좋으네, 했는데, 특히 좋았던 지점은, 그녀가 사랑을 잃고나서 회복하는 과정 혹은 회복 후에 다른 남자랑 다시 사랑하게 된다는 걸로 끝맺지 않는다는 거다. 남자 때문에 슬펐는데 남자 때문에 다시 삶을 찾았다, 이런거 너무 진부하지 않나. 삶은 남자로 무너지고 남자로 다시 일으켜세워지는, 그런게 아니란 말이다. 그래서 좋았는데, 그런 흐름은 영화에서도 작게 또 이어진다. 포르투갈에서 춤을 배우려고 하는데, 학원에서 강제로 파트너를 정해준단 말이지. 이때 마야의 파트너는 할머니이다! 할머니에게 포르투갈 말을 잘 못해요, 하는데 할머니는 상관없다면서 자기를 잘 따라오라고 한다. 그렇게 같이 춤을 추고, 그리고 춤 춘 후에는 둘이 식사도 같이 한다! 나에게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만나는 사람이 반드시 로맨스 상대일 필요는 없지 않은가. 학원에서 만나게 된 댄스 상대가 할머니인 것도 너무 좋지 않은가! 따뜻한 마음으로 마야를 바라봐주고, 스쳐지나가는 인연이지만 다정한 말을 건네주는 거, 너무 좋지 않은가! 나는 댄스 학원에서 어줍잖게 남자 파트너 정해주지 않아서 또 그게 참 좋더라. 그리고 무엇보다,


마야가 제이슨에게 이렇게 말할 때 좋았다.



"나 룩셈부르크에 집이 있어. 2년 됐어. 텃밭도 있고 이웃들과도 알고 지내."


지금은 미국에 일 때문에 그리고 제이슨을 만나기 위해 잠깐 와있지만, 이제 그녀는 룩셈부르크로 돌아가는 거다. 그곳에 가면 마야의 텃밭이 있고 그리고 그곳에 가면 마야의 이웃이 있다. 하, 너무 좋아. 나는 그녀가 이렇게 훌쩍 룩셈부르크로 날아가 집을 구했다는 사실이 진짜 너무 좋았다. 와, 홀가분하겠다, 라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내가 여행으로 룩셈부르크를 간 적은 있지만, 그러나 실제 그곳에서 삶은 어떤 식으로 꾸려지는지 알지 못한다. 사람들 사는거야 어디든 먹고 입고 자는거 다 비슷하겠지만, 문득 궁금해져서 챗지피티에게 룩셈부르크 가정집 풍경 보여달라고 했다.





와... 여기도 진짜 집만 있네.. 아름답지만 집만 있네.

내가 현지 집은 멜버른에서 앤드류 집을 가봤었는데, 앤드류 집 근처에는 진짜 다 집만 있다. 차 타고 어느만큼 나가야 마트가 있고, 집 밖으로 나오면 다 집이다. 서울의 내가 사는 동네처럼, 집 밖으로 나와서 조금만 걸으면 편의점이 있고 다이소가 있고 메가커피가 있는 그런 풍경이 아니다. 



찰리가 자신의 본가에 마야를 데려갔을 때, 그곳은 케이프 코드에 있는 마을이었다.



이 사진도 역시 채경이가 찾아주었는데, 영화에 나온 것과 풍경은 좀 다르긴하지만, 집 바로 앞에 이렇게 해안가가 펼쳐진 것도 참 독특하게 아름다웠다. 저 마을에 산다면 어떤 고민을 끌어안고 살까? 



찰리와 마야.

뒤에 보이는 풍경이 찰리의 본가가 있는 케이프 코드 마을이며, 그들 집 앞.


찰리 어머니와 마야. 

여기가 바로 케이프 코드에 있는 찰리의 본가, 그 집이다.


포르투갈의 마야




영화가 생각보다 좋았다.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했다. 마야가 젊어서. 영화의 마지막에 마야는 고작 서른넷이 되었거든. 물론 마야 나름의 상처와 상실을 끌어안고 삶을 살아가야겠지만, 마야는 자신의 삶을 새롭게 꾸려나가고 있다. 아마 뭔가있는 사이를 또 만날 수도 있고 자기 돌봄에 더 집중할 수도 있을것이며 텃밭에서 고수를 키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녀 안에 놓인 무거운 짐, 그걸 끌어안고 살다가, 드디어 큰 용기 내어 미안하다고 말할 사람들에게 찾아가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 그 장면도 좋았다. 내가 다 무서웠다. 그 사람 만나 미안하다고 말하기까지 얼마나 무서웠을까.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했을까. 그리고 이제 텃밭과 이웃이 있는 룩셈부르크에 살고 있다니. 텃밭과 이웃이 있는데, 또 뭐 다른게 필요할까.

다른 남자를 만나 치유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돌보는 법을 배우는 여자의 이야기이다.


내년에 나도 다시 룩셈부르크 가볼까?



뭔가 있는 사이, 에 대해 생각했다.

내 인생에도 '뭔가 있는 사이'가 있었다. 우리 사이에는 뭔가 있다, 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특별한 경험, 중요한 경험을 내게 주었던 사람들도 있었다. 그리고 헤어졌다. 우리 사이에 뭔가 있었다는 말은, 몇 년 후에 재차 물어도 마찬가지의 대답을 끌어낼 것이다. 펠릭스가 마야에게 그런 것처럼. 마야는 펠릭스에게 몇 년후에 다시 물을 것 같진 않지만, 고맙다고 말한다. 우리 사이에 뭔가 있었던 것, 그것은 반 년이 지나고 이십년이 지난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아니다. 다만, 뭔가 있었던 사이였을 뿐. 그러나 그것으로도 좋지 않은가. 뭔가 있었던 사이, 는 내게 중요한 경험들을 선물했고, 그리고 뭐 어쨌든, 그런 것을 내 안에 가져가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거 아니겠는가. 


뭔가 있었던 그 사람의 얼굴을 오늘은 조금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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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6-10-20 12: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이런 영화군요.
마야가 만나는 할머니....... 다락방 ㅋㅋㅋㅋㅋ
왠지 다락방 님 할머니 되면 마야 같은 젊은 처자 만나서 코칭해 줄 거 같음 ㅋㅋㅋㅋ
그러면서 하는 말
“나 베트남에 집이 있어. 텃밭도 있고 이웃도 있고 고수도 왕창 있어.... 놀러와요, 아가씨!”


그나저나
“우리 사이엔 뭔가 있었지만”.......
참 쓸쓸하네요. 소주 각이다......


칠봉아!!!!!!!!! 듣고 있니!!!!
소주 각이라고!!!!!!!! ㅋㅋㅋㅋ

다락방 2026-10-20 14:07   좋아요 0 | URL
할머니 만나는거 너무 좋아요. 최근에 보다가 만 영화 중에도 할머니랑 연결되는게 있는데 이거 찾아서 다시 봐야겠어요. ㅋㅋ 할머니 정말 좋지 않나요? ㅋㅋ 하여간 멋진 할머니가 되어야겠어요! 멋진 할머니보다는 멋진 젊은이가 더 되고 싶기는 하지만 시간을 거꾸로 돌릴 수는 없기에.. ㅠㅠ

베트남이든 어디든 집이 좀 있었으면 좋겠네요. 지금 저는 룩셈부르크 앓이 중입니다. ㅋㅋ 가야겠다, 가야겠다!! ㅋㅋ 혹시 룩셈부르크 배경의 영화 추천할만한 거 있으세요? 채경이가 몇 개 알려줬는데 죄다 국내 ott 감상 불가네요. 아이참 ㅋㅋ

하여간, 매일매일이 소주 각입니다! 소주 is 뭔들!!

잠자냥 2026-10-20 15:25   좋아요 0 | URL
룩셈부르크가 직접 만든 드라마 <카피타니 Capitani> 보지 그래요? (넷플릭스) 시골 마을에서 발생한 범죄를 수사하는 이야기라는데요, 룩셈부르크 자연과 시골 마을 풍경 등이 그대로 담겨 있다는데..... 다락방은 도시 풍경 좋아하는 거 같은데... 시즌 2에는 도시로 장소를 옮기는 거 같습니다(2시즌까지 했는데 매 회 짧다고 하네요)

다락방 2026-10-20 16:38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제미나이가 이 드라마 얘기해주길래 보려고 찜해두었어요. 그런데 저는 현대물 영화로 보고 싶긴 했었거든요(드라마는 너무 길다..). 몇가지 영화가 나오는데, 아마 잠자냥 님은 보셨을지도 모를 <닿을 수 없는 barrage> 이란 영화를 보고싶은데 와챠에서 내려갔더라고요. 와챠에 <이집트 디제이 사와> 있던데 코믹이래요. 이것도 보려고 찜해두었어요. 하여튼 저 드라마 한 번 봐야겠어요. 다 보고 좋으면 룩셈부르크에 집 사서 초대할게요. 다락방의 큰그림. 룩셈부르크에 집 사서 수육 삶고 애호박찌개 끓여서 잠자냥 초대하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blanca 2026-10-20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보고 싶어 찾아보니 아마존 프라임이네요. 뭐가 있던 사이... 좋죠. 꼭 내 옆에 있지 않아도. 어쩌구 어쩌구였던 사이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싶어요.

다락방 2026-10-20 14:05   좋아요 0 | URL
네, 아마존 프라임이에요! 이 영화 등록될 거라는 걸 알게 된 순간부터 기다렸는데, 제 생각보다 더 좋은 영화였어요. 블랑카 님, 아마존 프라임은 구독 안하시나요? 이번참에 하셔서 이 영화도 보시고 잭 리처도 보시고... 흠흠 ㅋㅋㅋㅋㅋㅋㅋ

맞습니다. 계속 옆에 있는게 아니어도 뭐가 있었던 그 사람은, 인생에 존재했다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단발머리 2026-10-21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사이엔 뭔가 있었지만.... 다락방님의 이 글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이 문장과 겹쳐져서 일부러 찾아 왔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날 밤 이것을 생각했다. 내 탁구공은 윌리엄의 탁구공과 부딪혔지만, 늘 심지어 지금도 조금튕겨나왔다. 나는 데이비드를 생각했는데, 그의 탁구공은 지금 정말로 내게서 떨어져나와 멀리 사라졌다. 또 나는 밥 버지스가 지금, 그가 이따금 담배를 피울 필요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마거릿과 어떻게 지내는지에 대해 생각했다. 그는 그런 필요에 있어 혼자였다. 그의 탁구공이 잠시 내 공에 부딪혔을 때 내가 담배에 대한 그의 필요성을 알아주었던 순간을 제외하면. 우리의 탁구공들은 밥이 우리를 위해 그의 의사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부딪혔다. 그리고 우리가 함께 있었을 때. (<바닷가의 루시>, 244쪽)

다락방 2026-10-21 09:55   좋아요 0 | URL
ㅋ ㅑ ~
정말 명문입니다. 이래서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엄청난 대서사시가 나오는 건 아니지만, 삶의 작은 순간들을 아주 잘 포착하는 것 같거든요. ㅋ ㅑ ~ 좋네요. 좋습니다. 좋은 구절이에요.
 

아침 출근길마다 비커밍을 읽고 있지만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다. 하.. 비커밍 읽기 너무 어려운 것. 빨리 끝내고 다른 책 보고 싶은데 끝내지지가 않는다. 독서란 무엇인가..


회사를 다시 다닐 수 있고 월급생활자가 된 것은 감사하지만, 직장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 역시 따라오기 때문에 지난 주에는 너무 힘들었다. 오늘도 회사 오기가 얼마나 싫던지. 금요일 밤에 잠들었을 때는 회사 관련 악몽을 꾸었다. 스트레스.. 가슴이 너무나 답답하다.


인스타그램에서 어쩌다보니 헤어 스타일링 잘 잡아준다는 미용실 원장 계정을 알게 되었는데, 오, 나도 저기 가서 한 번 받아보고 싶다.. 하였지만, 예약에 실패하였다. 오픈하자마자 두달간의 예약이 순식간에 마감되어버려, 하는 수없이 어제 동네 미용실에 갔는데.. 네이버 예약 화면에서는 얼굴형, 모질을 고려한다길래 그렇다면 어디 한 번... 하고 갔다가..... 하... 더 회사 가기 싫은 몰골이 되었다. 그래도 어쩌나, 회사를 가야지. 다른 미용실 가서 수습하고 싶은데, 너무 짧아서 수습도 안 될 것 같다. 미쳐버려..


얼마전에 배우 이규한과 가수이자 화가인 솔비의 결혼식 소식을 들었다. 안 들을 수가 없었다. 아무튼 그 소식을 듣자마자 어? 뭔가 생뚱맞은 조합인데? 했었는데, 인스타그램에서는 갑자기 그 둘이 <오래된 만남 추구>에서 만났었다고 얘기하더라. 어? 오래된 만남 추구? 그게 또 했어? 그러니까 몇해전 이영자, 김숙 나왔던 그 짝 찾아주는 프로그램이, 그 뒤로도 또 했단 말이지? 하고 뒤져보았는데, 오, 시즌 3까지 있더라. 오오 이규한과 솔비 나온거 볼까? 하고 시즌2의 멤버 소개를 보는데 거기엔 그들이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인상적인 건, 2기 멤버인 '신봉선'이 '사람하고 얘기하고 싶다' 고 하는거다. 아, 평소에는 사람하고 얘기를 안하는건가?


이규한과 솔비가 나온다는 시즌3으로 바로 넘어갔는데, 거기에서 자기 소개 할 때 이규한이 그러더라. 다른 사람하고 얘기하고 싶어서 나왔다고. 자기는 친구도 없고 집 밖으로 나가지도 않는다는거다. 아픈 강아지 챙기다보니 친구 만나다가도 들어가야 했고, 그러다보니 약속을 안잡게 됐고, 최근에는 엄마랑 합가해서 엄마가 강아지 봐줄 수 있어서 자기가 마구 나갈 줄 알았는데, 나가지도 않고 하루종일 얘기도 안한다는 거다. 그래서인지 자기 소개가 엄청 길었다. 와, 그동안 말을 못해서 여기 나와서 말문이 터졌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니나다를까 송은이였나, 누군가 그랬다. 여기 나와서 완전히 말문이 터진 것 같다고. 가끔 오랜만에 사람 만나는 거라는 친구들 만나게 되는 경우, 내가 말할 새도 없이 혼자 말 다 하는 경우가 있곤 하는데, 적당히 사람 만나가며 살아야 하는 것 같다. 


나는 연예인 가십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그래도 가끔 연예인들이 예능 같은데 나와서 혹은 뭐 어떤 경우로든, 다른 연예인 친구들에 얘기할 때가 있다는 걸 안다. 음 사실 딱히 생각나는 경우가 없지만, 강민경도 연예인 친구 많지 않았나?(개인적으로 강민경 비호감 이지만. 나는 노동자관련 이슈 있는 사람들에 대해 쉽게 마음을 풀지 못하겠다) 이영자, 김숙, 송은이 모두 개인적으로도 친한 것 같았고.. 그러니까 일을 하다 보면 같은 일을 하는 친한 친구가 생기는 경우가 더러 있지 않나.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전혀 친구를 만들지 못한다는 것도 안다. 회사에서도 개인적으로 친한 사이가 생길 수도 있지만, 그러나 전혀 개인적 친분이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 그건 아마도 성격의 영향이기도 할텐데, 배우나 가수같은 연예인도 직업인만큼, 그 직업 활동 속에서 친구를 사귀지 못하는 혹은 친구를 사귀지 않는 혹은 친구를 사귀기 매우 어려운 셩긱이 있을 수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혼자 밥을 먹지 못하고 어떤 사람들은 혼자서 밥 먹기를 즐기는 것처럼, 성격에 따라 같은 업을 가진 사람과 친구가 될 수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것 아니겠는가. 그걸 알면서도 그렇게나 늘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환경에서 친구를 사귀지 못하고 대화를 할 수 없어서 사람과의 대화가 그립다는 연예인들의 말은 생소했다. 좋다 싫다의 개념이 아니라, 아? 그래? 뭐 이런 것 말이다. 멤버중에 장소연도 친구가 없다고 했는데, 새삼 사람에게는, 그 사람이 내성적이든 외향적이든 그것과는 상관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비슷한 또래가 필요한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보다 혼자 지내는 걸 더 편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어도, 다른 사람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 남듧보다 혼자 더 오래 견딜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래도 어쨌든 다른 사람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던거다.  


멤버들이 자기 소개 하면서 취미나 특기에 대해 얘기했는데, 장소연 배우는 영어, 중국어, 일어 또 뭐더라, 하여간 4개국어를 하더라. 그런데 이규한도 황보도 세상에 요트 자격증이 있다는 거다. 와, 그런 자격증은 또 어떻게 딸 생각을 했을까? 대단하다. 이켠은 연예인 생활하다 말고 베트남으로 넘어가 사업을 하는데 그 사업이 아주 잘 되고 있다고 한다. 사람은 자신이 가야 할 길은 어떻게 알고 방향을 정하는걸까?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삶에 대해 듣게 되는건 여전히 흥미롭다.


토요일 저녁에는 길동 복조리시장의 단골 정육점에서 삼겹살을 사와 수육을 삶았다.



새우젓, 생마늘, 쌈장, 그리고 파김치랑 함께 먹었는데, 파김치는.. 별로였다. 이영자가 광고하는 온작 파김치인데, 흠, 내가 만드는게 더 맛있더라.


일요일 오전에는 애호박고추장찌개 를 끓였다.





일요일 오후에는 충동적으로 겉절이를 담갔다.



너무 양념이 많았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간 맛있게 먹었다. 보자마자 군침도네 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말레이시아 여행중에 만난 대만 친구 Mary 는, 네팔 여행중에 엽서를 보내주었다.





책을 샀다.

















[패치 인류세]는 '애나 칭'의 신간이라서 얼른 샀다. 또 어떤 새로운 세계를 보여줄지 기대가 크다!


[사건은 왜 항상 금요일 밤에 일어나는가]는 정희진 쌤의 팟빵을 듣고 흥미로워서 샀다. 18년간 기자생활을 한 저자가 독일로 넘어가 다시 공부하고 직업을 갖고 살아가는 이야기라고 한다.


[자연의 것들은 그저 자란다]는 '이윤 리'의 책인데, [천년의 기도]였나, 이윤 리의 다른 책을 읽을 때만해도 나는 이윤 리가 남자 작가인 줄 알았다. 아니었다. 여자 작가였다. 이 책의 소개를 보다가 이윤 리의 두 아들이 모두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최근에 지인의 지인들이 자살한 소식을 듣게 되는데(오늘 아침에도 들었다), 이윤 리가 책에서 어떤 마음을 보여줄지 숙연한 마음으로 읽어봐야겠다.















[사생아 프랑수아]는 '조르주 상드'의 책인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완독한 뒤에 읽어보고 싶어서 샀다. 화자에게는 어릴 적에 읽은 꽤 특별한 책인데, 이런 사연이 재미있다. 그러니까 누군가는 어릴 때 읽은 어떤 책이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 영향을 미치는거다. 아마 독서인이라면 대부분 그런 경험이 있겠지만, 누군가에겐 제인 에어가 그런 것처럼, 나의 또다른 친구에게는 좁은문이 그런 것처럼, 혹은 누군가에겐 오만과 편견이 그런 것처럼, 다시 읽었을 때 어떤 재미를 주는것과는 별개로, 어린 시절 읽어 아주 특별한 책 말이다. 


제인 에어, 오만과 편견, 좁은문.. 다 좋은 책인데, 나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전권을 완독한 뒤 책의 뒷편 해설을 읽으면서, '화자에게 사생아 프랑수아가 특별했던 만큼, 나에겐 그런게 뭐지?' 하고 생각하자 마자, 하, 나는 어째서, 제인 에어가 아니라, 오만과 편견이 아니라, 좁은문이 아니라, '버지니아 앤드류스'의 [다락방의 꽃들]이 떠올랐을까.


내겐 그 책에 대한 인상이 진짜 너무나 강하다. 나는 책이 있는 집에서 자라질 않아서, 어딜 가든 책이 보이면 빼서 읽곤 했다. [다락방의 꽃들]은 중ㅎ학교 1학년때 같은반 친구가 읽으려고 사서 다 읽고 나에게 빌려준 책이다. 당시엔 여자 남자의 성관계도 어떤건지 잘 알지 못했는데, 그 책에서 그걸 알게 되었고 게다가 근친상간까지 나와서 정말 엄청나게 쇼킹했던 기억이 있다. 한동안 그 책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고, 덕분에 그 후에 닉네임을 짓게 되었을 때는 '다락방'을 사용하게 되었다. 친구들로부터 그런 인상적인 소설에 대해 고전의 이름이 나오거나 하면, 아아 나는 왜 다락방의 꽃들인가.. 했었고 이렇게 프루스트가 사생아 프랑수아 얘기를 할 때도 역시, 아아 내게는 그런 책이 왜 다락방의 꽃들인가.. 했다. 그러나 과거란 바꿀 수 없는 법.....


나머지는 읽고 남동생 주려고 샀다. 남동생.. 요즘 내가 제대로 책을 주지 못해서 답답한 나머지, 알라딘 중고서점 가서 사거나 도서관 가서 빌려 읽고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렇게 성장하는거다, 동생아.



어제 남동생이 자기 딸과 똑같은 티셔츠를 입은 사진을 보내왔다. 올케가 온 가족이 같은 티셔츠를 샀다고 입고 보내온건데, 너무 예쁜거다. 오.. 좋네? 그래서 나도 엄마 아빠랑 똑같은 티셔츠를 사서 입어볼까... 생각중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회사 그만두고 싶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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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6-10-19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다락방 님 회사 관련 악몽 꿨다니까 제 꿈이 생각났어요!
저 다락방 님하고 만나는 꿈 꿨는데.... 아니 제길 이 인간이 ㅋㅋㅋㅋㅋㅋㅋ 만나는 장소에 테이블마다 다락방 님이 아는 사람들을 앉혀놓은 거예요. 그래서 저랑 앉아서 소주 마시다가 또 다른 테이블 가서 친구 A하고 술 마시고, 그러다가 또 옆 테이블 가서 친구 B하고 술 마시고 막 이렇게 돌아다니면서 다락방 님은 친구 여럿하고 저를 동시에 만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꿈에서도 와 저 인간... 기 안 빨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했다는 ㅋㅋㅋㅋㅋ

“더 회사 가기 싫은 몰골”에서 빵 터졌습니다. 아무튼 그 머리 고대로 나오세요. ㅋㅋㅋㅋㅋㅋ

아니 근데 그나저나 이 인간, 수육이랑 애호박찌개 주말에 다 먹어버렸네?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6-10-19 18:43   좋아요 0 | URL
아니, 잠자냥 님의 꿈 무슨 일인가요. 일단 안심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낯선 사람에게 말걸기는 잘하지만, 발이 넓은 사람은 결코 아니어서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여기가서 인사하고 저기 가서 건배하고.. 그런 사람은 아닙니다. 인간관계 협소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님 만나러 가기 전까지 머리가 좀 더 길어서 뭔가 변하기를 바라는데 이거 원 ㅠㅠ 수습할 수도 없을만큼 짧아서 낭패입니다. 오늘 회사에서 사람들이 머리 얘기할 때마다 결재판으로 얼굴 가리고 도망쳤어요. 하..

수육도 먹고 싶고 애호박찌개도 먹고 싶으면 어떻게 한다? 다 만들어서 다 먹어버린다. 만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6-10-19 19:52   좋아요 0 | URL
나 만날 때도 결제판으로 가리고 와…..🤣

독서괭 2026-10-20 07:03   좋아요 1 | URL
아 꿈 내용 진짜 웃겨요🤣🤣🤣

다락방 2026-10-20 08:37   좋아요 0 | URL
하.. 진짜 지금 너무 못생김.............

blanca 2026-10-19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이 너무 능력자라 회사에서 놓아주지 않는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이규한이 그런 스토리가 있었는지 몰랐어요. 사람이랑 이야기하고 싶어 나왔다가 결혼했다니! 애호박고추장찌개, 이거 내일 저녁 메뉴로 당첨입니다. 이윤 리... 저 에세이 읽고 진짜 놀랐어요. 뭔가 심연을 들여다본 사람 같아서 깊이도 있고... 자꾸 이입돼 저 같은 두부 멘탈은 좀 힘들더라고요. 좋은 책이라는 건 인정요.

다락방 2026-10-19 18:45   좋아요 1 | URL
저는 결코 능력자가 아니고요, 돈이 필요해서 회사를 다니긴 하지만... 정말이지 회사 생활 하기는 싫습니다. 흑흑 ㅠㅠ 돈만 많으면 일 때려치고 외국가서 공부하면서 놀고 싶어요. 술 마시면서 숙제하던 시간들은 얼마나 좋았던가! 흑흑 ㅠㅠ

저 에세이는 읽고 싶어서 사긴 했지만 읽기 전에 두렵기도 해요. 아니, 이 사람.. 어떤 삶을 어떻게 살고 있는거야, 싶은 생각도 들고 말이지요. 제 멘탈은.. 과연 잘 읽어낼 수 있을지.. 어휴..

독서괭 2026-10-20 0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휴 매일 출근해 일하는 게 참 쉽지 않죠 ㅠ 차라리 일만 하면 좋은데 거기서 따라오는 인간관계나 부수적인 스트레스들까지! 저 다시 일하러 돌아가면 어쩌나 벌써 걱정되네여😅 / 수육 너무나 맛나 보입니다…! 파김치는 저도 종종 담가 먹어요. 제일 간단한 것 같아요 ㅎ / 비커밍 이제 becoming more로 넘어가 읽는 중입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구요..!!

다락방 2026-10-20 09:25   좋아요 1 | URL
저는 파김치 갓담았을 때, 파의 생맛이 아직 남아있을 때가 제일 맛있더라고요. 익었을 때는 파김치의 매력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제가 담가먹는게 제일 좋은것 같아요. 담가서 바로 먹을 수 있으니까요.
저는 비커밍 80프로 이상 읽었어요! 얼른 다 읽어버리고 싶어요. 뭔가 이것 때문에 다른 독서를 못하고 있는 현실.. 아무튼 저는 다음 영어 원서읽기 책을 골라서 곧 페이퍼 쓰도록 하겠습니다. 지난번에 망고 님이 추천해주신 책이 좋을 것 같더라고요!!

회사 너무 그만두고 싶은데, 회사 그만두고 외국가서 공부나 하며 살고 싶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돈이 없네요. 하.. 이놈의 현실..

단발머리 2026-10-21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화요일에 정희진쌤 팟빵 들었는데 [사건은 왜 항상 금요일 밤에 일어나는가] 책이야기 들으면서, 다락방님이 좋아할 책이다...라고 생각했거든요. 역시나 주문하셨군요! 이 책 이야기도 궁금합니다. 겁나 용감하신 분~~

수육도 애호박고추장찌개도 겉절이도 모두 맛있을 거 같아요. 능력자 다락방님~~

다락방 2026-10-21 09:57   좋아요 0 | URL
저 [사건은 왜 항상 금요일 밤에 일어나는가] 너무 궁금한데 지금 에너지를 비커밍에 쏟는 바람에 다른 책을 읽지를 못하고 있네요. 비커밍을 얼른 끝내야 뭐든 가능할 것 같습니다. 비커밍이 안끝나요..

사건은~ 이 책은 읽다보면 할 말도 무척 많지 않을까 싶고 말이지요. 아무튼 요즘 저는 룩셈부르크에 꽂혔습니다. 꽂힘이란 무엇인가..

겉절이는 자주 해먹어도 좋을 것 같아요! 절이지 않아서 만드는데 시간도 오래 안걸리거든요. 다음엔 덜 진하게 해봐야겠어요. ㅋㅋ 다들 어설프게 흉내낸거라서 능력자.. 는 아닌 것 같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누구의 책임도 아닌
아사노 고세이 지음, 전선영 옮김 / 엘릭시르 / 2026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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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나 혼자 사는게 아니라서, 내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그러나 나 때문에 누군가가 어딘가에서 영향을 받고 살아가게 된다.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그래서 삶이 어렵고 힘든 것 같다.
어쨌든, 강간범을 용서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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