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인간은 밀실에 숨는다
아쓰카와 다쓰미 지음, 이재원 옮김 / 리드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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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감각의 가벼운 추리소설집.
내 타입 아님. 완전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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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정혜선'은 마흔이 다 된 나이에 덴마크로 공부하러 떠난다. 내가 그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세계시민학교, 호이스콜레에 가 배우기로 한 것. 


호이스콜레의 교육 목적은 다음 세가지로 정리된다.

삶에 걸친 계몽, 대중 교육, 민주주의 소양 교육. 덴마크가19세기에 호이스콜레를 만들고 지금까지 세금을 투입해 학교를 유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국민이 무지에서 깨어나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시민이 되어 민주주의를 실현하도록 하는 것. - P279


대부분이 십대후반에서 이십대 초반인 학생들이고 한 학기에 함께 수업을 듣는 학생은 백명, 게다가 이 학교는 이 백명이 모두 한 기숙사를 사용한다. 그들이 함께 이야기 나누거나 티비를 시청할 수 있는 커먼룸이 있고 그러니까 수업을 들을 때도 그리고 수업에서 벗어났을 때도 언제나 누군가와 계속 함께 있게 되는거다. 젊은이들인만큼 모든 하루 일과가 끝나면 파티를 하고 술을 마시고 춤을 추는데 저자는 처음에 그것에 적응이 되지 않아 혼자 방안에 있곤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친구들도 사귀고 학기 끝에는 함께 춤을 추기도 하는데 어쩌면 환경 속에서 사람은 자연스레 변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는 그렇게 살아본 적 없기 때문에 하는 말일 수도 있겠구나.


교육 과정은 대부분 프로젝트나 토론이어서 자꾸 그룹을 만들어야 하는데, 내게는 이 수업 과정이 전반적으로 너무 힘들어 보였다. 한 학기동안 나는 어떤걸 연구할까 생각하고 또 수업을 들으면서 그에 맞게 발표하고 다른 이들의 질문을 듣고 토론하는 일등은 주입식교육에 찌들어있는 나에게는 상상하기도 싫은 것인데, 주인공은 어려워하면서도 그걸 너무 잘해낸다. 마지막에는 일본 학생들과 위안부 문제를 수업시간에 토론하고 나중에 일본 학생이 '우리 그걸 좀 더 얘기해보자'고 해서 일본학생들과 한국학생들만 따로 모여 그에 대해 얘기하기도 한다. 그들과 이야기를 잘 하기 위해서라도 위안부를 비롯한 국내의 역사에 대해서 잘 알아야 외국으로 공부하러 갈 때도 훨씬 도움이 되겠구나 싶었다. 누군가 내 나라의 사정을 물었을 때 내가 모르겠다고 대답하는 것 보다는 아는 걸 말해주는 게 훨씬 나와 상대에게 도움이 될테니까. 외국에 나가서 외국말로 공부하고 젊은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교류하는 건, 얼마전에 《스톡홀름, 오후 두 시의 기억》을 생각나게 했다. 두 저자 모두 나이 들어 혼자 외국으로 훌쩍 떠났고 젊은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교류하고 그 과정을 써냈는데, 다 읽고 나면 정혜선의 글이 훨씬 더 좋다. 정혜선은 마지막 후기에 자신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친구들 모두에게 책으로 내기 전 이메일을 보내 허락을 받았다고 했다. 너에 대해 이런 이야기를 쓰게 될텐데 괜찮겠니, 라고. 그렇다고 답을 한 친구들의 이야기만 썼고 답을 보내지 않은 친구들에 대해서는 싣지 않았다고 한다. 


한학기를 마치고 다시 한학기를 더 다니면서 조교도 하고 그리고 한국에 돌아온 정혜선은 너무 아파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몸에 질병이 찾아온 것. 그리고 그 시간을 견뎌내고 다시 지리산 대안학교에 가 교사를 하고 있다고.


지린산의 대안학교 교사를 한다는 것도 내게는 완전히 색다른 길이었고 덴마크의 시민학교에 가 배움을 받고자 하는 것도 완전히 새로운 영역이었다. 그 학생들은 모여서 기후 위기에 대해 얘기하고 성평등에 대해 얘기하고 그렇다면 우리가 앞으로 할 일은 어떤 것인가에 대해 토론하며 다른 나라의 역사에 대해서도 배운다. 세상 어딘가에 이런 가르침과 배움이 있다니, 그런데 여태 내가 모르고 살았다니. 세상엔 다양한 관심사와 다양한 관점을 가진 정말로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어서 지금껏 이렇게 세상은 유지되는가 보았다. 


수업에서도 그리고 수업이 끝난 후에도 항상 같은 얼굴을 보고 같은 얼굴과 지낸다는 게 내게는 좀 답답하게 느껴졌는데, 이 때는 참 좋았다.


그는 더 이상 매콤한 한국 음식을 보며 신나하던 표정이 아니었다. 저녁 식사가 끝난 후 커먼룸에는 스크린이 설치되었다. 학생들은 의자를 한쪽으로 밀고 매트리스를 바닥에 가져와 깔았다. 이제 한 손에는 베개를, 다른 손에는 맥주캔을 거머쥐고 밤을 새며 미국 대선 결과 보도를 볼 것이다. 새벽 5시쯤 되면 정말 매튜에게 슬픈 날이 될지 아닐지밝혀질 것이다. - P264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있었고 설마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어떡하지 라는 대화들을 하다가 미국인 학생과 그 친구들이 함께 대선결과를 보는 거다. 밤을 새면서. 이게 너무 좋았다. 이런건 같이 봐야 제맛이지!

















나는 한 인간이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이야기가 너무 좋다. 이 책, 《나는 히틀러의 아이였습니다》는 히틀러의 잔혹한 짓을 알게되어 그 존재를 알게된 책이지만 그러나 내가 이 책을 읽고자 한 건, 자신이 히틀러의 아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과정과 그 후의 이야기들에 대해 궁금했기 때문이다. 


저자 '잉그리드 폰 울하펜'은 엄마의 사랑은 물론 아빠의 사랑도 충분히 받지 못했고 그래서 언제나 엄마의 사랑을 갈망한다. 어느 순간 엄마는 자신을 보육원에 버려두고 편지만 주고받으면서 살기도 한다. 엄마 나 좀 데려가주세요, 라고 편지로 아무리 애원해봤자 엄마는 데리러 오지 않고, 나중에야 자신이 친딸이 아님을 알게 된다. 친딸이 아니고 자신이 레벤스보른의 아이였다는 걸 알게 되지만 정작 자기 자신을 본격적으로 찾아나서게 된 건 오십대가 되어서였다. 장애청소년을 돕는 일을 하면서 만족을 느끼고 살았지만 자기 자신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 것.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나치는 레벤스보른의 기록을 많이 삭제했고 게다가 그것이 독일 내에서만 이뤄진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잉그리드는 자신이 어느 나라 출신인지조차 알 수 없었던 거다.


레벤스보른은 나치의 순수 아리아인 혈통 만들기 프로젝트였다. 순수 아리안인이 우수한 혈통이고 좋은 피이기 때문에 세상에 그런 아이들을 더 많이 만들어서 세상을 지배하려고 했던 것. 나치 친위대 백인 남성들에게 혼외 정사를 가지라고 권유하고 그렇게 태어난 아이들을 정부가 힘껏 지원하겠다는 거다. 그러나 태어난 아이가 장애를 가졌다거나 우수함이 보이지 않을 경우 살해도 마다하지 않았다. 독일은 그러나 이런 식으로는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의 아이들이 생기지 않을 것 같아, 주변국들로부터 아이들을 납치한다. 순수 아이라인으로 보이는 아이들을 데려다가 급을 나누고 그중에서 가장 우수한 혈통으로 보이는 아이는 나치 친위대 부부에게 위탁하는 거다. 자, 키워라. 그러니 나중에 그 프로젝트를 알게된 사람들 그리고 자신이 레벤스보른의 아이였다는 걸 알게된 이 사람들은 그제야 자신이 누구인지 혹은 자신의 뿌리는 누구인지 찾으려해도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은 거다. 


잉그리드는 끝내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그 점에 대해 아쉬워하긴 하지만 예순이 넘어 드디어 자신에 대해 최대한 많은 것을 알아내었고 그 과정에서 친절하게 자신을 돕고자 하는 사람들의 존재를 느끼고 감사하게 된다.


그런데 이제 나는 원점에서 다시 출발해야 했다. 그것도 내가 들어본 적조차 없는 언어로. 더군다나 유고슬라비아는 이제더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철의 장막의 마지막 국가였던 유고슬라비아는 피비린내 나는 내전으로 해체된 뒤 몇 개의 신생국들로 쪼개졌다. 어디서, 어떻게 시작한단 말인가?

나는 게오르크 릴리엔탈의 말을 믿기로 했다. 나는 그에게 편지를써서 안내를 부탁했다. 나는 내 과거를 찾는 여행 내내, 비틀거리며내딛는 걸음마다 기꺼이 내게 시간과 지식을 내줄 사람들을 만나는행운을 누렸다. 그들 중 릴리엔탈 박사가 처음이자 가장 중요한 길잡이였다. 그는 내게 베를린에 있는 독일 정부의 두 부처에 편지를보내야 한다고 알려주었다. 외무부와 내무부였다.

나는 그의 도움을 받아 편지를 작성했다. 내 상황을 설명하고 내가 전 유고슬라비아에서 레벤스보른 프로그램으로 독일에 오게 되었으리라는 믿음을 피력했다. 그리고 동유럽의 외무부 및 내무부 직원들과 접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청했다.

그러나 내 요청은 무시되었다. 두 부처 모두 퉁명스럽고 비협조적인 답장을 보내 나를 위해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고 했다. 그들이 제안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슬로베니아 정부에 편지를 써보라는 것이었다. 한때 히틀러 제3제국이 지배했던 유고슬라비아의 중앙부에등장한 신생국가에 말이다. - P102



결국은 따로 정해진 우수한 피가 없다는 당연한 얘기를 하기 위해 이 책의 이야기는 시작되었고 진행되었으며 끝맺게 되는 것 같다. 히틀러와 힘러가 주장한 우생학에 대해서라면 '룰루 밀러'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에서도 미국 역시 자유롭지 않음을 알고 있다. 그리고 이 책에서도 언급된다.


피의 순수성을 이유로, 한 종족이 다른 종족보다 우월하다는 위험한 생각은 19세기 말 수십 년 사이에 등장했다. 1920년대 초에는 이런 생각을 기초로 한 ‘과학‘이 서구 세계로 퍼졌다. 이른바 우생학은다른 사람들보다 더 우량한 특질을 지닌 부류가 있으므로, 우수 인종이나 계급은 더 많이 번식하도록 장려하고, 열등한 부류의 번식은통제함으로써 전반적인 인간의 유전형질을 개선하는 것이 당연히옳다고 주장했다. 지금으로서는 충격적인 주장이지만 당시에는 허버트 조지 웰스"를 비롯한 저명한 영국 작가들과 현대 피임의 창시자 마리 스톱스, 미국 대통령 우드로윌슨과 시어도어 루스벨트까지이런 주장을 지지했다.

우생학 관련 협회들이 속속 생겨났는데 종종 부유한 미국 재단의재정 지원을 받았다. 이들은 (1911년 카네기 재단의 후원을 받은 연구 논문의 표현에 따르자면) ‘결함 있는 생식질을 인류로부터 차단할 가장 실용적인 수단‘으로 불임수술과 안락사를 널리 장려했다. - P108


쉰여덟에 자신의 뿌리를 알게 되기까지 낮은 자존감과 수치심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의혹으로 살아야 했던 다른 레벤스보른 아이의 고백은, 히틀러의 우수한 피에 대한 주장이 왜 틀렸는지를 보여준다.


2001년 쉰여덟 살이 되어서야 군트람은 친아버지가 어머니의 주장처럼 명예롭게 죽은 젊은 군인이 아니라 친위대 소장이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지금의 폴란드 서부에 주둔해 있었고, 그 기간에 수만명의 죽음을 감독한 사람이었다. 그는 1949년에 전쟁범죄로 재판에 넘겨져 폴란드 법정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아르헨티나로 달아나서 1970년에 그곳에서 죽었다.


제 아버지는 전쟁범죄자였습니다. 자기 마음대로 모든 걸 할 수있는 사람이었죠. 친위대는 그에게 그런 권한을 줬고요. 아마 어머니는 권력 있는 군인을 사랑했던 것 같아요. 그는 평화롭게 죽었고장례식 때는 옛 동지들이 그의 무덤가에서 오른팔을 올리고 나치식경례를 했죠. 한 번 인종주의자는 영원한 인종주의자인가봐요.


군트람의 이야기에는 씁쓸한 아이러니가 있었다. 레벤스보른 시설에서 태어난 그는 ‘인종적으로 순수한‘ 유전자 덕택에 강하고 자신감 있는 사람으로 자랐어야 했다. 우수 인종의 미래 지도자로 말이다. 그런데 그는 60년 넘게 낮은 자존감과 외로움과 의혹에 시달렸다. 유일한 위안이라곤 다른 레벤스보른 아이들을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 P212



자신에 대해 알고 싶고 그래서 자신의 뿌리를 찾으려 하다보니 그 과정에서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여있었던 사람들을 만나게 됐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노라니 그들은 살아오면서 자신의 삶에 계속 의혹을 가져야했고 결국 자신이 친위대의 자식이었다는 걸 알게 되면 수치스러워했다. 잉그리드 는 나치에 반항했던 사람이 부모였다는 걸 알고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일이 이들의 나이 오십에서 육십 그리고 그보다 더 많을 때 일어나는 거다. 그들의 평생에 걸친 삶, '나는 도대체 누구일까' 라는 의혹과 '그렇지만 그냥 살던대로 살자'했던 체념과 '아니야 나에 대해 알아야겠어' 라고 비로소 알아가는 그 시간은 결코 평범하지도 순탄하지도 않았지만, 이 모든 과정을 겪어낸 잉그리드는 이렇게 책을 써냈고, 그리고 마지막에 이렇게 끝을 맺는다.



‘나는 마트코 가족에게서 보통의 가족이 서로 느끼는 친밀감을 느끼지 못한다.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났고, 너무 오래, 너무 멀리 떨어져있었다. 우리 사이를 가르는 심연은 단순히 언어만이 아니다. 나는슬로베니아어를 모르기도 하지만, 유고슬라비아에서 성장기를 보내는 것이 어떤 것인지 전혀 모른다. 사실 나는 세상을 떠난 의붓동생후베르투스에게 훨씬 큰 친밀감을 느낀다. 따지고 보면 우리는 혈연관계도 아니다. 그리고 바로 거기에 나치의 이데올로기를 무너뜨리는 깨달음이 있다. ‘피‘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나는 이제 그 생각을 하며 웃을 수 있다. 어떻게 그토록 당연한 것을 이해하는 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 나는 평생 육체적·정신적 장애와 씨름하는 아이들과 함께했다. 어떻게 사랑과 인내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지 보았다. 양육이 모든 것을 형성하지는 않지만, 양육은 언제나 본성을 이길 길을 찾는다.

여러 해 동안 나는 찾을 수 없는 것을 찾느라 내 삶에 그늘을 드리웠다. 우리 모두에게는 원하는 것과 가질 수 있는 것 사이의 틈이 있다. 그리고 그 틈에는 회한이 무성하게 자란다. 나는 꿈과 현실 사이,

실망스러운 무인 지대에 오래 갇혀 있었다. 나는 우리가 태생의 조건이 아니라 살아가는 내내 우리가 내리는 선택으로 정의된다는 근본적인 진실을 보지 못했다. - P263



저자의 이야기를 읽고 싶어서, 그러니까 나는 누구인가를 궁금해하고 찾아나서고 그리고 어떤 결론에 이르게 되는지를 지켜보고 싶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뜻밖에도 내가 그간 알고 있던 세계사 지식보다 더 많은 걸 여기서 얻어냈다. 저자는 자신의 어릴적부터 그리고 지금까지의 삶에서 자신이 어디에서 왜 그렇게 살게 되었는지를 2차 대전과 독일의 패배,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유고슬라비아가 해체되는 걸 덧붙이면서 얘기해주는 까닭이다. 


무엇보다 히틀러가 궁금해졌다. 우생학 주장을 하는 것은 미국도 그러했고 세계전체가 그러햇으니 설사 그 흐름에 따라간 것이라고 해도, 그러나 우생학 때문에 다른 많은 인종들을 그렇게나 아무렇지도 않게 죽일 수 있었던 그 생각과 실행은 도대체 어디에서 온것일까. 어떻게 그럴 수 있었나. 다른 사람들을 그렇게 죽여놓고도 발 뻗고 잠이 오나? 그와 보통 사람들의 뇌가 완전히 다른건가. 어디에서 무슨 문제가 있었던걸까. 


나는 보통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멍청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범죄를 저지르면 감옥에 가게 되는게 너무나 분명한 사실인데, 게다가 범죄자라는 낙인이 찍히고 자기 자신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자기에게 남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폭행을 하고 불법촬영을 하고 강간을 하고 살인을 저지른다? 내가 들키거나 잡히지 않을 거라는 오만함이 거기에 있고 그 오만함은 무식함에서 나온다. 세상 사람들이 다 자기보다 멍청한 줄 아나? 그 멍청함이 도대체 어디서 나올까? 히틀러는, 어느 부분에서 무엇이 어긋나서 그런 사람이 되엇을까? 그게 너무 궁금한거다. 물론 우생학이 짱이야! 라는 히틀러에게 그렇다면 이런 방법으로 우수혈통을 늘리자!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하고 실행한 힘러가 있지만, 그러니까 히틀러 같은 사람이 히틀러 하나뿐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그들의 대장이 되어 그 위에 있게 되었다는 것, 그게 너무 궁금한거다. 그래서 히틀러로 검색을 해봤다. 히틀러에 대해 좀 알고 싶어서. 그러니까 그의 자라는 과정이라든가 자라면서의 사고방식 같은 것들.

















아니 막 두 권씩 되고 그러면.. 굳이 히틀러를 두 권에 걸쳐서 읽어야 하나 싶고. 그런데 이런 책이 있더라.



156쪽 짜리다.. 

이걸로 읽어봐야겠다.












그, 무슨 책이었더라. 무슨 소설이었는데..아 뭐더라.

그거 보면 책의 마지막에 술집인가 까페에서 히틀러 만나는 이야기 나오는데. 히틀러가 그림을 그렸다고 한 것 같은데.

잠깐만.. 찾아보고 와야겠다. 문학동네 책이었던 것 같은데.


찾았다!!















이 책에는 까페에서 카프카와 히틀러가 마주치는 장면이 나온다. 당시 히틀러는 화가지망생이었고 그와 이야기를 나눠본 카프카는 '이 사람 위험한 사람이 되겠는데' 생각햇었다고 한다. 그리고 히틀러를 만난 걸 계기로 카프카는 <변신> 을 쓰게 되었다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사실인지 모르겠지만, 이 책의 마지막 즈음에 이런 언급이 되어있었던 거다. 크- (그런데 이 책 진짜 진짜 어려웠다 ㅜㅜ)


여러분, 소설을 읽읍시다!!



자, 책을 샀다. 짜잔-

















《마틴 에덴》은 알라딘의 ㅈㅈㄴ 님이 리뷰를 넘나 재미있게 써주셔가지고 홀랑 반해서 읽으려고 샀다.

《에티카》는 스피노자가 궁금해지는 바람에 샀고, 스피노자 궁금하다는 내 말에 《스피노자 윤리학 수업》은 친구가 선물해주었다. 아니, 스피노자 궁금해서 책 사놓고 아직 읽지도 않았는데 히틀러 궁금해지기 있긔없긔.. 이러지 말긔.. ㅠㅠ
















《한나 아렌트 평전》은 내가 살 책이었지만 친구가 선물해줬다. 세상에, 얼마나 인생을 잘 살면 한나 아렌트 평전을 선물해주는 친구가 있다. 이래서 사람은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해.. ㅋㅋ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사고 싶어서 산거 맞는데 그런데 왜 사고 싶었지? 무슨 책 읽다 그런것 같은데.. 기억이가 안난다고 한다.

《엄마들》도 예전에 알라디너의 리뷰를 보고 담아둔 지 한참 된 책인데 마침 중고 나와있길래 잽싸게 샀고 읽었고 잽싸게 팔아버렸다.



연휴를 이용하여 나는 혼자 호캉스를 했는데, 껄껄, 내가 시티뷰도, 마운틴뷰도, 오션뷰도 아닌, 공사장 뷰에 묵었다는 사실은 안비밀!! ㅋㅋㅋㅋㅋ




껄껄.. 내가 웃겨서 공사장뷰네, 사진 찍었는데 나는 또 왜 그래도 좋대? ㅋㅋㅋㅋ

친구에게 사진 보여주면서 야, 내가 묵는 호텔 공사장뷰야~ 했더니 친구가 막 웃다가 '그런데 너 그래도 좋지?' 했다. 나는 "응!!"이라고 답했다.


하룻밤 자고 다음날 일어나서는 호텔 조식을 먹으러 갈까 하다가 순대국이 너무 생각나(전날 과음..) 순대국 집을 찾아 나섰다. 순대국으로 해장을 하고 한참을 동네 산책을 하고 다시 객실로 돌아오는 길에 스벅에 들러 아메리카노 한 잔을 샀다. 그리고 객실로 돌아와서는 이번주 할당량을 마저 읽기 위해 미 비포 유를 펼쳤다. 모르는 단어를 찾기 위해서는 새로 산 아이패드가 준비 되어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사진 올리고 나니, 누군가는 저기 어지러운 선들 때문에 잔소리할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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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10-04 09: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 어지러운 선들 엄청 현실적인데요~? 게다가 공사장뷰라니ㅎㅎㅎ 그래도 호캉스 즐거우셨겠습니다^^
저는 종이책 원서가 여전히 어색합니다. 원서는 킨들로 대부분 읽어서~ㅋㅋ 예쁜 표지로 된 원서면 종이책에 관심이 가겠지만 제가 읽는 책들은 이쁘지 않는 표지들이 많거든요.
스피노자도 읽게 되실텐데 이제는 히틀러까지~ 히틀러는 워낙 관련 작품들이 많습니다. 발 담그시면 읽으실 것들이 많을텐데요ㅎㅎ 작가 정혜선님의 삶은 저도 꿈은 꾸지만 현실적으로 어렵겠죠ㅠㅠ 그래도 꿈을 꿔야 나이를 덜 먹는 것 같아요. 꿈이라도 꿔야 살아갈 의미가 있을테니까요!

다락방 2022-10-04 09:30   좋아요 2 | URL
원서는 종이책으로 가지려고 하는데요 페이퍼백 특유의 금세 낡아버리는 느낌이 너무 좋아요! 단어 좀 찾아가며 읽으면 책이 금세 낡은 책이 돼요. 저는 그게 참 좋습니다. ㅋㅋ 막 단어 찾고 밑줄 긋고 그러면서 읽어서 온전히 제 책이 되어가는 것 같아요. 전 그러려고 원서를 사는건 아니지 .. ㅋㅋㅋ

그나저나 스피노자는 언제 읽죠? 저 한나 아렌트 책도 많고요 ㅋㅋ 스피노자도 읽고 싶고 히틀러도 읽고 싶은데 다 언제 읽죠? 게다가 계속 책을 읽고 있으니 또 알고 싶고 궁금한 사람 또 생기지 않을까요? 저는 평생 누군가에 대해 공부를 할 수 있긴 한걸까요? 역시 퇴사가 답인것 같아요. 그렇지만 퇴사하면 호캉스를 못하겠죠. 하하하하하.

2022-10-04 09: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04 09: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04 09: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청아 2022-10-04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글 읽고보니 범죄는 결코 혼자서 완성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되네요.
히틀러도 그랬고 다른 범죄도 그 끝이 뻔하지만 동조자들,
협력자들 아니면 적어도 방관자들이 있어야 동력을 얻어 완성되니까요.

공사장 뷰 뭔가 상징적으로 느껴지는데요? 비어있지만 저 곳을 채울 건물을
상상해볼 수 있잖아요. 뭘 상상하든 가능성이 무한히 열린공간^^*

다락방 2022-10-04 10:42   좋아요 1 | URL
정말 그렇죠, 미미 님. 최근의 신당역 살인사건만 보더라도 경찰이나 법관이 다른 식으로 대응했다면 그리고 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면, 우리 사회가 여성혐오 범죄에 얼마나 강한 벌을 내리는지를 보여줬다면, 그랬다면 막을 수 있었을 거라고 보여집니다. 신당역 사건을 놓고 보더라도 거기엔 수많은 동조자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아, 또 갑자기 빡치네요.. 휴..

앞으로 생길 건물이나 가능성까지 생각해보진 못했는데 그래도 좋았다면... 역시 제 미래는 밝은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감사해요, 미미 님!! ㅎㅎ

- 2022-10-04 12: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ㅇ ㅏ.. 저 선보다는 저 반짝이 에티카가 너무 거슬려요. 저 반짝이 에티카를 사실 줄은 몰랐어요.... 아 나의 미감에 맞지 않는 표지다 정말...

저는 멍청함 보다는 혐오 혹은 멸시의 쾌락이라고 생각하는 데요 (저 자신도 좀 경계해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지만) 왜 덕질을 함께하는 것도 너무 좋지만 남욕을 함께하는 것이 주는 쾌감과 친밀감이 훨씬 크잖아요? 남자들도 지들끼리 쑥덕대며 여자를 혐오하는 쾌락을 포기를 못하고 나 역시도 미러링 그거 배워보서 똑같이 돌려주니까 어마 무시한 쾌락이 있습디다 ㅋㅋㅋ (물론 여성의 발화와 남성의 발화는 완전히 다르지만요) 그 쾌락을 참아야한다는 도덕적 언설을 하고 싶은 건 아니고요. 사람들을 묶어내서 어떤 힘있는 집단으로까지 만들어내는 (정치세력화 하는??) 과정에는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을 한데 모으는 어떤 선동의 기술이 있고...(저는 그게 때로는 정의롭게 -이를테면 박그네를 미워하는...- 작용한다고도 봤는데 이제는 아니라는 쪽으로 생각이 점점 기울어져요. 아렌트 읽고 싶음) 한국 사회에서 그것을 최근에 가장 잘한 것은 이준석입니다.

다락방님의 히틀러 읽기 완전 응원합니다. 낱낱이 읽어내주세요~

다락방 2022-10-04 12:47   좋아요 1 | URL
저는 그래서 멍청하다고 생각하거든요. 혐오와 멸시의 쾌락을 쟝님도 지금 말했다시피 함께 싫은 사람 욕하면서 느끼잖아요. 그런데 쟝님, 쟝님은 그 쾌락을 느끼지만 그것 때문에 감옥갈 짓을 선택하지는 않잖아요. 또 대상이 듣는 데에서는 욕하지 않잖아요. 대상이 듣는 데에서 욕을 하면 그건 대상에게 못할짓이라는 걸 아니까요. 그정도를 생각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이 지점까지 생각하지 않는 것, 그 쾌락은 쾌락이되, 그러나 이 쾌락을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한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 그 지점이 저는 멍청하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이번에 윤석열 만 보더라도 사실 사석에서는 욕할 수 있잖아요. 우린 없는 데에서는 나랏님도 욕하잖아요? 그런데 장소를 가리지 못하고 뱉어버리는 건, 그건 ‘여기서는 하면 안된다‘까지는 생각하지 못하는 멍청함이라고 생각한거예요. 저는 범죄가 이 지점에서 맥락이 이어진다고 봤어요. 내가 불법촬영을 하면, 강간하면, 살인을 저지르면 누군가는 괴롭고 힘이 들것이고 나는 죄인이 될것이며 감옥에 갈것이다 까지 가는게 아니라, 순간 자기 기분에 충실하는 지점이요. 이 지점이 저는 멍청하다고 생각한거거든요. 이게 범죄 심리학에서도 범죄자의 지능은 생각보다 낮다고 말한다는데, 그래서 저는 범죄심리학도 좀읽어보고 싶고요. 물론 범죄가 일어나는 지점은 위에 미미님과의 댓글에서도 말했지만 결국 그 멍청한 한 사람과 그를 돕는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 는 거고요. 그래서 저는 게으름과 무지와 죄악은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 이제 밥 먹으러 갑니다. 쓩-

- 2022-10-04 12:58   좋아요 0 | URL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을 넘어서는 다락방의 <악의 게으름> ㅋㅋㅋ 기대하겠습니다. 그 악은 게을렀다!!! 그 악은 순간적인 쾌락을 참치못하였다!!! 그 악은 멍청했다!!! 일단 점심으로 두메뉴 천천히 드셔야 사유를 더 구체화하실 수 있을 것 같고요, 해버나이쓰데이~입니다!!

독서괭 2022-10-04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혜선 작가님 책 내용이 뭔가 익숙한데.. 어디서 봤는지 기억이 안 나네요? 혹시 다락방님이 전에 페이퍼 쓰신 적은 없나요?(하고 찾아봤으나 아닌 듯.. 어디서 봤지..) 암튼 배움과 도전을 지속한다는 건 참 멋진 일입니다.
공사장뷰 호캉스 ㅎㅎ 그래도 책만 있음 좋으시죠?(순대국도?) 책탑에 마틴 에덴이 참 예뻐 보입니다. 아렌트 평전도.. 저는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읽었어요. 별세개 줬던 기억이..? 내용은 전혀 기억 안 나고요 ㅋㅋ ˝기억이가 안 난다고 한다˝ ㅋㅋ

다락방 2022-10-06 08:43   좋아요 1 | URL
독서괭 님, 정혜선 작가님의 책은 전에 쓴 적은 없고 아마도 위에 언급한 ‘박수영‘ 의 책 <스톡홀름, 오후 두 시의 기억>과 내용이 많이 겹쳐서 그런것 같아요. 저도 읽으면서 엄청 그 책이 떠올랐거든요. 둘다 늦은 나이에 유럽 학교로 가 젊은이들과 함께 공부하고 기숙사 생활을 합니다. ㅎㅎ
아니 세상에,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를 읽으셨다니.
요즘 저는 윤리, 도덕, 악.. 에 너무 꽂혀가지고 또 막 이렇게 책을 사네요. 껄껄.
언제 읽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휴..

그레이스 2022-10-04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공사장 뷰
어차피 밖을 바라보는 시간보다 책 읽는 시간이 많으실듯요.^^

다락방 2022-10-06 08:44   좋아요 1 | URL
네 사실 호텔에서 밖을 바라보는 일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오션뷰 마운틴뷰 시티뷰 다 너무 나름대로 좋은데 공사장뷰는 빵터졌지만 뭐 괜찮습니다 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2-10-04 2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는 히틀러의 아이였습니다라는 제목 보고 저는 아 히틀러 유겐트에(나치당 소년 조직) 대한 얘긴가보다 했는데 전혀 아니었네요. 인종주의가 극단으로 가면 참.... 왜 아르헨티나에서도 군부독재시절 자신들이 죽인 민주 인사들의 아이를 납치해서 정권쪽 인사들에게 강제 입양시켜버린.... 그 아이들이 커서 자신들에 대한 저항군이 될걸 두려워한건지....어쨌든 아이들을 데리고 이상한 짓 하는 것들은 다 죽일놈들이에요.

진지하게 글 읽다가 공사장 뷰에 빵 터집니다. ^^

다락방 2022-10-06 08:47   좋아요 1 | URL
히틀러가 생각보다 나쁜짓을 더 많이 했고 생각해본 적도 없는 나쁜짓을 저질렀어요. 악 그 자체인데 저는 그렇지만 그런 악으로 유명해진 사람들이 결국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끊임없이 사회가 말해줘야 될 것 같아요. 때론 어떤 악들이 영웅시 되잖아요. 악들의 지도자가 되고요. 그거 결국 아무것도 아니야, 너네는 고작 그정도의 인간인거야 를 끊임없이 알려야 할 것 같아요. 아.. 빡쳐....... ㅠㅠ

공사장 뷰도 좋으니 호텔에 또 가고 싶네요. ㅎㅎ

단발머리 2022-10-12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틀러에 대한 다락방님의 연구를 응원하며 지켜보겠습니다. 인종주의에 대한 연구는 거듭하다 보면 아렌트와도 연결될 거 같아 더 기대되네요. 공사뷰 어째요? 근데 그래도 호캉스니까요 ㅎㅎ

다락방 2022-10-14 13:50   좋아요 0 | URL
저는 게으름,무지,악에 대한 것이 결국 한나 아렌트랑 닿지 않을까 생각해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읽진 않았지만, 한나 아렌트가 하는 얘기도 이런 이야기가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그래서 얼른 한나 아렌트도 읽고 싶어요! 책만 닥치는대로 사고 있으니 이를 어쩌면 좋은가요.. 그나저나, 그거 아세요?
저희 아빠 퇴원하면 계실 방에 침대도 새로 놓고 또 얼마전에 천장에 물샌거 수리하고 도배도 해야 해서.. 제 서재방 책장을 잠시 빼야 하는데..책장을 빼기 위해선 책을 빼야 하는....

단발머리 님, 오셔서 책 좀 빼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10-14 13:59   좋아요 0 | URL
책 꺼내서 저희집 책장에 꽂으면 되는 거죠? 주소는 아니까 시간만 정해보세요! 나는 참~~~ 한가한 사람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10-12 14: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반짝이 에티카도 걸리지만 선 좀 정리해요.......... :P

다락방 2022-10-14 13:51   좋아요 1 | URL
반짝이 에티카 너무 눈에 띄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왜 표지 저모양인가 몰라요 진짜. ㅋㅋㅋ
저는 정리 안되는 저를 볼 때마다 정리 잘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어집니다. ㅋㅋㅋㅋㅋ 내꺼 정리하면서 스트레스 받지 않을 사람과.....

단발머리 2022-10-14 13:52   좋아요 0 | URL
그 분 오셨습니다! 많이 기다렸어요^^

다락방 2022-10-14 13:57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진짜 제 사무실 책상 보면 아무리 단발머리 님이라도 저한테 정떨어지실 거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10-14 14:02   좋아요 0 | URL
정 안 떨어져요 ㅋㅋㅋㅋㅋ 제가 더 어지를 자신이 있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10-14 14:07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 님 사진 보면 언제나 깔끔한 책상이던데요!! 책과 간식이 있는 아름답고도 깔끔한 풍경!!

단발머리 2022-10-14 14:09   좋아요 0 | URL
깔끔하기 위해 ㅋㅋㅋㅋㅋ 뒤, 옆을 모두 잘라내고 밀어내고 이리저리 치우는데 7-8분 걸립니다. 저의 노력과 집요함으로 이뤄낸 깔끔샷입니다. 이상 깔끔단발이었습니다.

다락방 2022-10-14 14:11   좋아요 1 | URL
앗! ㅋㅋ 저도 책 인증샷 찍을 때 주로 식탁 위에서 찍는데, 식탁 위 물건들 다 옆으로 다 치워놔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네, 식탁도 지저분한 사람입니다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저어어~~기 책들이 쌓인 지저분한 책상 위로 인증샷 찍은 책들 다시 쌓아놓죠. 껄껄.
 
엄마들
마영신 지음 / 휴머니스트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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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 너무 사랑하고 멋지고 응원하지만,
왜 본인들이 살아갈 능력이 충분해서 열심히 돈도 벌고 노조도 결성하고 불의에 싸우면서도
술 취해야만 찾아와, 밥 차려줘, 섹스해 줘, 돈 빌려줬다 사기당해..왜 책 속 엄마의 애인들 다 그모양인데, 자꾸 울게 하는데, 왜 못버리고 매달릴까?
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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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10-03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혀~~ 마음이 그렇죠?
저도 읽으면서 좀 답답했어요.ㅜㅜ

다락방 2022-10-03 20:48   좋아요 1 | URL
왜 나를 울게 하는 남자를 계속 만나는지 저 너무 스트레스 였어요 ㅜㅠ

단발머리 2022-10-03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트레스… 라고 하시는데 궁금한 마음… 읽어볼까 싶습니다. 허허허

다락방 2022-10-03 21:41   좋아요 0 | URL
저는 로맨스를 너무 좋아하지만 그러나 인생에 있어서 로맨스를 우선순위에 두지 않는다는 걸 처절하게 깨닫습니다.. 왜 이 (책 속의)모든 여자들이 이렇게나 연애에 집착하는지 어리둥절.. ㅠㅠ

바람돌이 2022-10-03 23: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요. 어쩌면 온전히 사랑받아본 기억이 없음이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부모에게든 누구에게든 말이죠.
나라는 사람 전체가 받아들여져서 사랑받아본 기억이 없는건 나의 자존감이 완전히 충족되어본적이 없다는 말이기도 하니까 끊임없이 누군가에게 날 좀 사랑해줘라고 하는게 아닌가 뭐 그런 생각요. 물론 제 생각이긴 하지만요.

다락방 2022-10-04 07:26   좋아요 2 | URL
바람돌이 님!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저 바람돌이 님의 이 댓글을 읽자마자 아!! 하는 벼락같은 깨달음이 왔어요. 그간 저는 늘, 언제나, ‘사랑받고 싶다‘는 간절한 욕망에 대해 이해가 잘 되지 않았거든요. 왜그렇게 사랑 받고 싶어서 안달일까, 왜 자기를 고통속으로 내팽개치면서도 사랑을 원할까.. 이게 저한테는 이해가 안되는 지점이었고 그래서 이 책속의 엄마들처럼-그리고 다른 많은 이야기들에서도- 남자가 나를 잘 대해주지 않는데도 그 남자를 버리지 못하고 또 기대하고 또 바라고 설사 그 남자랑 헤어져도 바로 다음 남자를 어떻게든 간절히 원하는게 너무 스트레스 였거든요. 아니, 왜?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대하란 말이다!! 막 이런 마음이 되어서 부글부글 끓었는데, 오늘 바람돌이 님의 댓글을 읽노라니, 그 욕망과 바람 자체가 그들이 그들 나름의 자신을 소중하게 대하는 방법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동안 이해되지 못했던 게 오늘 바람돌이 님 댓글로 이해됩니다. 제가 정말 이해가 부족했네요. 어이쿠야... 그렇다고 이런 사람들이나 이야기를 보면 앞으로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게 될거라고는 장담할 순 없지만, 좀 다른 식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바람돌이 님, 정말 댓글 감사드려요!!

2022-10-04 2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05 09: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이 2022-10-04 0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애가 필수가 아니라 옵션이라고 여기는 세대는 우리 엄마들 세대는 아니었던 거 같아요. 저도 읽어보지 않아 모르겠지만 연애(결혼 등등 옆에 남자 하나 있어야 함)에 대한 인식이 다른 듯요.

다락방 2022-10-04 07:29   좋아요 0 | URL
연애가 옵션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 보다는 괴롭히는 남자라도 바라는게 진짜 이해가 안됐거든요. 그런데 바람돌이 님의 댓글을 읽고나니 화악- 이해가 되었어요.
비타 님 말씀처럼 책 속 엄마들은 하나같이 애인을 만들거든요. 그리고 애인이 없는 친구에겐 어떻게든 애인을 만들어주려고 해요. 다들 애인 하나 만들려고 막 애를 써요. 오죽하면 택시 탔는데 기사랑도 애인이 돼요. ‘남자는 꼭 있어야‘ 된다는 마인드가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들이 아무리 돈을 뜯어가고 다른 여자랑 나를 동시에 만나도요.
 
푸른 밤
존 디디온 지음, 김재성 옮김 / 뮤진트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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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간다는 것은 잃는다는 것.
나의 육체적 건강을 잃고 정신적 단단함을 잃고 소중한 사람까지도 차례로 잃게되는 것.
그리고 결국은 나 자신의 존재까지도.
이상하게 지루해서 분량에 비해 읽는데 오래걸렸고 다 읽고 옮긴이의 말에서 저자의 죽음을 알게 됐을 땐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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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읽어야 할 분량에서는 드디어 우리의 주인공 '루이자'와 '윌'이 만난다. 첫 만남은 좋지 않았다. 한 번도 자기가 사는 동네를 떠나본 적 없고 까페 일 말고 다른 건 해본 적도 없고 자격증도 없고 대학도 졸업하지 않았던 루이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사실 별로 없다. 그런 참에 시급을 많이 쳐주는 사지마비 환자를 돕는 일을 마다할 수가 없다. 그렇게 윌과 첫만남을 가졌는데, 윌은 마치 루이자와 한 방에 있는 것도 싫다는 듯 행동한다. 환자를 돌본 적도 없는 루이자는 윌에게 어떻게 해줘야할지를 모르겠고, 그래서 차를 끓여줄까 커피를 내어줄까 차 타고 어디 갈까? 이래저래 말을 걸어보지만, 윌은 '너 수다스럽다는 거 우리 엄마한테 들었는데, 나랑 있을 땐 제발 수다 떨지마'라고 말하고 루이자를 무시한다. 루이자는 그와 한 장소에 있는 것도 지옥같고 너무 끔찍하다. 내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난 할 수 없을 것 같다. 너무너무 힘들다. 그래서 동생에게 근무 중에 문자메세지를 보내지만, 동생은 말한다. 언니 참아, 고작 반나절 밖에 안되었잖아, 지금 언니가 돈을 벌지 않으면 안돼, 언니 우리집 형편 알잖아, 하면서 힘들어하는 루이자에게 계속 일하기를 권한다.


집에서도 마찬가지, 처음부터 부드럽게 잘 넘어가는 직장이 어디있냐며, 그래도 치킨공장에서 야간근무보단 낫지 않냐며 모두들 루이자가 일하기를 원한다. 루이자는 너무 힘들고 끔찍하고 다시 또 거길 가야 되는지 고민스럽지만, 그러나 식구들 모두가 루이자가 거기에서 일하기를 원한다. 그만두기를 원하지 않는다. 루이자는 모든 식구들을 먹여 살릴 돈을 벌고 있으니까. 그런 참에 루이자가 그만둔다? 안될일이다. 그러면 어떻게 먹고 살아?


엄마와 얘기해봤자 뻔하고 그런데 일하는 건 너무 끔찍하고, 그렇게 근무 첫날 루이자는 자신의 작은 방에 갇혀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노력한다. 집의 가장 큰 방은 여동생과 조카에게 이미 내어줬다. 여동생은 그렇게 똑똑해서 가족들 중에 처음으로, 유일하게 대학에 간 사람이었는데 중간에 임신해서 대학을 그만뒀고 지금은 꽃집에서 일하고 있다. 돈을 버는 그나마 가장 큰 수입원이고 모든 가족의 기댈 곳인 루이자는, 가장 작은 방에 머물면서 갇힌 것 같은 기분을 느껴야만 한다. 그렇게 첫 근무가 끝나고 복잡하고 힘든 자신을 방 안에 가둬놓고 있는데 여동생은 노크도 없이 들어온다. 언니가 일 그만둘거라는 말, 나는 엄마아빠한테 못해, 라고 말하는 동생. 그런 동생이 그러면서 자신은 대학에 돌아가겠노라 말한다.



네?


뭐라고요?



'I'm really desperate to use my brain again. Doing the flowers is doing my head in. I want to learn. I want to improve myself. And I'm sick of my hands always being freezing cold from the water.' -p.53



"머리를 다시 쓰고 싶어서 정말 미칠 지경이야. 꽃꽂이 일을 하다 보니 머리가 다 썩고 있어. 나 공부하고 싶어. 자기계발을 하고 싶어. 그리고 물 때문에 항상 손이 얼음장처럼 찬 것도 지긋지긋해."-책속에서


그러니까, 동생 트리나는 머리를 쓰고 싶다. 똑똑한 여자였으니까. 그런데 아이를 낳느라 앞길이 막혀버렸으니까. 대학을 졸업하는 것이 유일한 희망이 될거라고 동생 트리나는 말하고 있다. 대출을 받아서 학자금을 댈거고, 주중에는 보조금 나오는 기숙사에서 아들 토마스와 머물거고 주말에는 다시 이 집에 아들 데리고 들어오고, 그렇게 살겠단다. 맞다. 그래서 일을 할 수 없다고 한다. 일을 할 수 없어서 엄마와 아빠한테 돈을 한 푼도 가져다드릴 수 없다고 한다. 오히려 엄마 아빠한테 돈을 좀 빌릴 수도 있을 거라고 한다(언니가 벌어온 그 돈 말이다). 언니는 남자친구가 있지만 나는 아이 낳고 남자친구가 생길 가능성도 없어, 내가 대학을 가는게 나와 내 아들을 위한 유일한 미래야, 그러니까 언니 나를 좀 한 번만 봐줘..


나는 개인적으로 트리나의 삶을 응원한다. 머리 좋은 여자가 배움을 멈춘건 짜증난다. 그녀가 아이를 낳고 배움을 멈추고 꽃꽂이를 하는 동안, 아이의 아빠는 어디에서 어떤 삶을 살고 있나? 응당 아이 아빠가 해야 할 일을 트리나의 언니와 부모님이 대신 하고 있기 때문에 모두 가난하고 모두 힘들다. 그러나 갑자기 생긴 자식 때문에, 그러니까 뭐가 됐든 트리나가 배움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내가 루이자였다고 해도 배우고자 하는 여동생을 응원해주고 조카의 돌봄을 함께 해나가려고 했을 것이다. 마땅히 그러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배움을 위해서 일자리가 너무 싫고 끔찍하고 괴롭다는 언니에게 '그래도 일하라'고 압박하는 동생인건 진짜 너무 싫다. 물론 현실적으로 누군가가 돈을 벌어와야 먹고 살고, 일 하기 괴롭다고 그만두는 순간 다들 굶어죽을지도 모르고, 더욱이 학업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그런 형편에서 힘들다고 일을 그만둘 수 있을 리 없다. 이를 악물고 일을 해야 할것이었다. 그런데 그것이 누구의 학업인가? 트리나의 학업이다. 트리나 자신이 원하는 것이다. 대학을 가는 것, 머리를 쓰고 싶은 것, 자기 계발을 원하는 건 트리나의 일이다. 토마스는 누구의 아이인가. 트리나의 아이이다. 그런데 언니 루이자에게 일을 하라고 압박한다. 언니가 일 해야해, 언니 일은 처음엔 다 힘든거야, 언니 우리집 형편 알잖아. 그런데 막상 트리나는 대학에 가고 싶어서, 학업을 이어나가고 싶어서 돈벌기를 그만둔다. 매일 꽃을 만지는 것도 지긋지긋하단다. 다르게 살거란다. 자기 자신은 꽃 만지는 일이 너무 싫어서 일을 그만두면서 언니에게는 왜 힘든 일임에도 불구하고 참고 견디라고 하는걸까. 언니 나 꽃 만지는 일 너무 힘들어, 그런데 언니 아무리 괴로워도 일 더해 돈 벌어야지. 이 지점이 너무 화가 나는거다. 나는 힘든거 못하겠지만 너는 힘든거 견뎌, 왜? 나 공부해야 되거든. 그러니까 공부만이 유일한 목적은 물론 아니지만, 힘들다는 언니에게, 언니 그거 너무 힘들면 다른 일 찾아볼까, 언니 6년간 쉼없이 일해왔으니까 잠깐 쉬었다가 다른 일 찾자, 왜 이렇게 말해주지 못할까. 잠깐이라도 쉬면 생계에 지장이 생겨서라면, 그렇다면 바로 일을 찾으면 된다. 노동현장에 뛰어들고 일을 해야 하는 언니가 '힘들지만 버텨볼게' 하는 것과, '힘들지만 너의 배움을 지원해주고 싶어' 하는 것과, '나 공부 계속 하고 싶은데 언니 돈 벌기를 멈추지마!'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지 않나.



나도 언니다. 나도 딸이다. 나도 이모이고 고모이다. 만약 나의 경제능력이 있어야 가족이 먹고 살아간다면 나는 마땅히 할 것이다. 그러나 일이 고달프면 나도 관두고 다른거 하고 싶어질 수 있다. 그래도 모두가 나만 바라본다면 푸념할지언정 쉽게 그만둘순 없을 것이다. 그런 언니에게, 생계의 부담을 지고 있는 언니에게 언니 직장은 처음부터 좋을 수 없지, 라고 일을 그만두지 말라고 압박하는 그 말이, 그 말에 실린 마음, 혹시 언니가 일 그만둬서 돈 없어가지고 내가 대학을 못가면 어떡하지, 하는 그 마음이 진짜 너무너무 야속하고 속상하고 빡치는거다. 너가 일하는 거 괴로우면 나도 괴롭다. 너는 괴로운데 나는 신나는게 아니란 말이다. 나한테 참고 견디라고 말한다면 너도 참고 견뎌야지, 왜 누군가는 참아야 하고 누군가는 참을 수 없는 것인가. 내가 하는 일은 견딜 수 없을만큼 너무 힘들고 언니가 하는 일은 견딜만큼만 힘든 건가? 그 일 안해봤잖아? 하아- 딥빡.



나는 루이자의 동생이 특별히 악하다거나 언니 피 빨아먹을 작정을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아마 대학도 졸업하고 원하는 직업을 갖게 된다면 분명 언니에게 그동안 고마웠다고 언니에게 정말 잘하겠다고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동생이 그렇게 자리잡아 가는 시간동안 언니의 삶은, 언니의 마음과 몸은 어떻게 되는걸까. 솔직히 나는, 루이자에게 말하고 싶었다. 도망치라고. 그 끔찍한 일자리로부터 도망치고, 가족들로부터 도망치라고. 그러나 루이자에게는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없다. 다른 세계에 대한 상상 자체가 없다. 그 점이 내가 루이자로부터 싫어하는 지점인데, 경험이 없으니 더 큰 세계를 열망하지 못하는 것을 어떻게 탓할 수 있을까. 그렇지만, 도망치라고 말하고 싶다.


런, 런, 데빌 런!!







자연스레 김이설의 소설도 생각난다. 김이설은 도망쳐도 남은 식구들의 가능해지는 삶을 얘기했다. 나 아니면 어떡하란 말이야, 는 나 아니어도 그들끼리 어떻게든 한다, 가 된다.
물론 도망칠 수 없는 그 마음까지도, 안다.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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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2-09-28 15: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카프카가 떠오르더라구요. 변신. 여러모로 훌륭한 소설입니다, 미 비포 유.

다락방 2022-09-29 08:18   좋아요 1 | URL
저는 루이자가 되게 답답했거든요. 너무 갇혀있는 것 같아서요. 그런데 루이자가 살아온 삶이 그간 갇힌 삶이었잖아요. 가난하고 교육받지 못하고 그리고 돈만 열심히 벌어야 했던 삶이요. 저는 보부아르가 제2의 성에서 했던 말이 생각났어요. 여자를 규방에다가만 가둬놓고 왜 시야가 좁다고 비난하느냐는 말이요. 제가 루이자를 보는 시선이 그랬던 것 같아서 저라는 인간에 대해서도 반성하게 되더라고요. 휴..

2022-09-29 08: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29 08: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29 09: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29 09: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22-09-28 15: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현실에서는 저런 희생이 대부분 보답받지 못하는 일이 많죠. 심지어 감사조차 못받는 일도 흔하더라구요.
좀 오래전에 저희 어머니가 막내 남동생한테 ˝너는 큰누나한테 잘해야 된다. 큰누나가 니 대학등록금 다 댔잖아˝라고 하니 이놈의 망할놈의 새끼가 한다는 말이 ˝그랬어요? 몰랐네?˝
아 진짜 한대 패고 싶었어요. 내가 지 등록금댄다고 등골이 휘었건만..... ㅋㅋ
다른 사람의 희생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또는 누구에게든 가장 소중한 것은 자신의 삶이라는 것을 모두에게 인정하는것 마음속에 잘 새겨두고 저는 잊지 않고 살아야겠다하고 오늘 또 건전한 결심 하나 추가합니다. ^^

다락방 2022-09-29 08:23   좋아요 2 | URL
맞아요, 바람돌이 님. 노동해서 돈을 벌고 그 돈을 대주는 사람이 계속 있다는 사실은 때로 싹 지워지는 것 같아요. 저도 주변에서 그런 경우를 숱하게 봤는데요(제 친척들 중에도 있고요), 가족이기 때문에 도망가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계속 밑빠진 독에 물을 부어야만 하는 그 삶을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싶더라고요. 제가 너무 싫어하는 말이 일하지 않고 형제자매의 돈 쓰면서 ‘나는 조직생활 적성에 안맞아‘ 라는 말인데요, 전 그 말 들으면 너무 화나요. 나는 좋아서 견디고 돈 버는 건줄 아나... 제 지인중 하나도 가족구성원 뒷바라지 계속 하고 있는데 그 구성원이 일을 안하면서‘나는 진짜 조직생활 적성에 안맞아‘ 이래가지고 너무 속터져 하고 있어요 ㅠㅠ 그렇게 말하면서 조직생활해 돈벌고 있는 형제의 돈을 얻어갑니다.. ㅠㅠㅠ

바람돌이 2022-09-29 08:29   좋아요 1 | URL
나는 조직생활 안맞아라니.... 아 진짜 확 열받는 소리입니다. ㅠㅠ

독서괭 2022-09-28 2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저 동생 넘나 이기적이네요 ㅠㅠ 루이자는 거기다 아무 말도 못한 건가요? 당연하다는 듯이 희생을 요구당하는 장녀는 동서양을 불문하나 봅니다..
근데 이거 로맨스죠? 윌이 상대인가요? 사지마비가 낫는 건가요? 궁금😳

수이 2022-09-29 08:22   좋아요 2 | URL
이거 로맨스 아니라 좀 뭐랄까 각성시키는 작품인데 그냥 그런 로맨스는 진짜 아니거든요 독서괭님 스포할까봐 말을 못함;;;

다락방 2022-09-29 08:47   좋아요 2 | URL
독서괭 님, 이 댓글을 읽으니 진짜 어디까지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일단, 루이자는 계속 일을 합니다. 그래, 하다보면 낫겠지, 하고 일터로 다시 돌아가기로 결심합니다. 그래야겠지요. 윌이 남자주인공이니까요.
저는 이것을 로맨스로 분류하는 건 좀 억지가 있다 라고 생각하는 쪽이고요, 그래서 이걸 그냥 흔해빠진 로맨스.. 라고 분류하면 그거 아니라고!! 막 이렇게 됩니다. 제가 뭐라고 더 말씀은 못드리겠고, 그러나 이것만 말씀드릴게요.
윌의 사지마비는 낫는 것이 아닙니다.

끝!!

독서괭 2022-09-29 09:39   좋아요 1 | URL
오오 두분 댓글 보니 막 궁금해집니다…! 일단 보관함으로 쓩~!!

책읽는나무 2022-09-29 11: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영화의 마지막 부분이 강렬하게 남아서 루이자의 동생이 학교에 가고 싶다고 말했던 장면이 이제 기억에 떠오르네요.
맞아요. 그 장면에서 동생의 말이 좀 이해가 안갔었어요. 조금 더 다른 방식의 말을 했었어야 한 거 아닌가? 너무 당당하게 언니에게 부탁하던데 외국의 스타일인가? 생각했었던 것 같아요.
식구들도 모두 루이자에게 기대고 있으니ㅜㅜ
그럼에도 루이자의 밝음이 짠해 보였어요.
이 책 읽고 싶었는데 책이 두꺼워 계속 미루다가 일단 영화를 먼저 봤거든요. 예상했었던 로맨스가 아니라 영화 보구서도 좀 놀랐었네요. 나라면 과연??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들 것 같은 영화였는데 근데 책도 읽고 싶어지네요. 다락방님 글을 읽으니 작가의 생각이 더 깊숙하게 느껴질 것 같아요.
김이설 작가님 저 책 샀었는데 연관이 되는군요?^^

다락방 2022-09-29 11:25   좋아요 2 | URL
책나무 님은 이걸 영화로 보셨군요! 저는 책을 먼저 읽었고 나중에 영화를 봤어요. 책 읽고 울다가 회사 동료들도 빌려줬었어요. 책나무 님, 이거 책으로 읽어보세요. 당연하겠지만 영화에서 담지 못한 많은 것들이 담겨져 있어요. 저는 안락사 부분이 기억에 강하게 남아 있는데요 지금 다시 책을 읽다보니 계속해서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는 윌이 보여요. 저 창밖을 바라보면서 그리고 테이블에 놓인 스키 탔던 과거의 자기 사진을 보면서 윌은 무슨 생각을 할까. 그리고 이번주에 읽은 분량중에 밤에 잠을 못잘 때가 있다고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루이자가 생각해요. 혼자 몸을 움직일수도 없는 상태에서 밤에 잠이 안오면 그 밤을 도대체 윌은 어떻게 견뎌낼까, 하고요. 그런 지점은 제가 상상하지 못했던 지점이거든요. 그런 부분들이 세세하게 나오는게 참 좋더라고요. 책이 좀 두껍긴 하지만 정말 빨리 읽혀요. 책 추천합니다, 책나무 님.

mini74 2022-09-29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가의 희생으로 대학 간 세대들이 있죠. 누나혹은 여동생들이 공장에서 버스 등에서 일해서 번 돈으로. 그 검은머리 동생들이 은혜를 갚았을까요. ㅠㅠ 지금도 그렇겠죠 ㅠㅠ 다락방님 글 읽기만 해도 속상하네요.

다락방 2022-09-29 13:51   좋아요 2 | URL
대학 등록금 뿐만이 아니라 생활비와 유흥비까지 모두요. 그러니까 살아가는 삶의 비용 자체를 자신이 충당하질 못하는거죠. 거기엔 자기만의 이유가 다 있더라고요. 나는 조직생활이 적성에 안맞아, 아침에 출근하는 삶 못하겠어, 뭐 기타 등등. 저는 베풀지 않아도 정말 괜찮으니 각자가 자기 자신 챙기는 것만 잘 하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내가 내 몫의 삶을 살아가는 것을 잘하는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이자 최소한인것 같아요. 어휴..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