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학의 시 1 세미콜론 코믹스
고다 요시이에 지음, 송치민 옮김 / 세미콜론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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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은 왜 찌질한 남자들 옆에 있으면서 고단한 삶의 길로 들어갈까. 지겨워,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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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trash 2011-08-25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2권 보면 눈물이... ㅜㅜ

다락방 2011-08-25 10:21   좋아요 0 | URL
2권 중간쯤 보고있는데 눈물이 ㅜㅜ 가난하고 비루한 삶 ㅠㅠ

다락방 2011-08-25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쿠폰 안쓰시는 분 저 좀 주세요.

2011-08-25 1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25 18: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LAYLA 2011-08-25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우리는 똑똑한 녀자들이에요?ㅋㅋㅋ 찌질한 남자랑 노느니 혼자 놀겠다며 흥 ㅋㅋㅋㅋ

다락방 2011-08-26 08:13   좋아요 0 | URL
제가 40자평이 아니라 80자평이었다면 그 말 할라고 했는데 ㅋㅋㅋㅋㅋ 찌질한 남자랑 노느니 혼자 놀겠다, 이런걸로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가끔 그런 상상을 해. 아주 멀고도 작은 나라, 그곳의 더 작은 도시, 거기에서 나는 그보다 더 작은 여인숙을 운영하는 거야. 조용하고 한가로운 그곳에서 나는 나의 남은 일상을 살아가는거지. 그 날들중에 어느 하루, 당신은 우연히 그곳에 들르게 되는거야. 아무도 올 것 같지 않았던 바로 그곳에. 여기까지 상상을 한 다음에 나는 잠시 갸웃해. 당신에게 어떤 옷을 입힐까. 당신이 출장을 오는걸로 할까, 여행하다 들른걸로 할까. 당신에게 양복을 입히고 서류가방을 들게 할까, 캐쥬얼한 복장에 배낭을 메게할까. 당신이 나의 여인숙에 잠시 들렀을 때, 나는 잠시 자리를 비웠어. 일하는 소녀가 내게 일러주지. 좀전에 한국 손님이 들어왔어요, 하고. 소녀는 늘 내가 없는 사이 들르는 한국 손님들에 대해 얘기해줘. 누군가 들어올때마다 내가 기대한다는 걸 알고 있거든. 내가 기다리는 사람이 한국 사람이라는 것도. 눈치빠른 아이야. 나는 저녁무렵이 되어서야 당신을 마주하게 돼. 외출을 하려던 당신이 프론트에 있는 나를 보게 되는거지. 아니, 내가 먼저 당신을 보게되는게 나을까. 누가 먼저가 됐든 상관없어. 우리는 서로를 알아볼테니까. 언제쯤으로 할까. 몇년후로 정할까. 나는 또다시 망설여.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후였으면 좋겠는데 그러나 너무 늙지는 않은 때였으면 좋겠어. 나는 당신의 젊은 모습만을 기억할텐데, 너무 늙어버리면 당신을 알아보지 못할지도 모르잖아. 그건 싫어. 

우리는 우리의 재회에 호들갑 떨지  않아. 우리는 마치 우리가 언젠가는 이렇게 만나게 될 줄 알았다는 듯이 자연스런 인사를 하지. 나는 당신을 보고 웃어줄거야. 당신도 나를 보고 웃어줄까? 같이 커피를 마실까? 저녁을 먹을까? 술을 마실까? 상상속에서도 결정해야 할 게 한두가지가 아냐. 이렇게 오랜 시간 후에 사람들이 잘 알지도 못하는 곳에서 우리가 만났다니. 나는 아마도 우리는 만나기로 예정되어진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소녀같은 감상에 젖어 중얼거릴지도 몰라. 그러나 당신에게는 들리지 않을만큼 아주 작은 목소리로 얘기할거야. 우리는 어떤것을 함께하고, 시간은 어김없이 흐르고, 당신은 이제 당신이 있던곳으로 돌아가야 해. 나는 당신에게 나와 함께 머무르는게 어떻겠냐고는 말하지 않아. 우리는 운명이라고도 말하지 않아. 당신은 내가 여기있다는 걸 아니까, 나는 다만 이렇게 말할거야.

언젠가는 또 올건가요? 

가지말라고 말하고 싶지만, 여기에 이렇게 방을 준비하고 있었던 건 언제고 당신을 맞이하기 위해서였다고도 말하고 싶지만, 나는 그런 모든 말들을 하지 않아. 나는 내가 당신을 가지지 않았기 때문에 당신을 이토록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 당신을 가지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비로소 당신을 가질 수 있었어. 나는 점점 희미해지기는 하지만 여전히 당신을 기억해. 함께 있었다면 그러지 못했겠지만 함께 있지 않았기 때문에 당신을 생각해.  



 

오늘 아침, 마을 버스안에서 시집을 펼쳐들고 제일 처음의 시를 읽었다. 새들의 북 호텔 이라는 제목의 시였다. 

 

새들의 북 호텔 

 

북 호텔에 새벽이 깊다 

새벽은 하늘로부터 천천히 하강하여 지상의 뿌리에까지 닿는다 

천사들이 북 호텔로 내려오는 새벽이면 새들의 날개 북 호텔의 환한 지붕이 된다 

고독은 한 마리의 감정, 무한의 지평선 위에 걸쳐져 있다 

나는 새벽마다 조그만 사다리를 타고 2046호로 올라간다 

새벽은 아주 늦게 내 방 창가로 와서는 끝내 방 안까지 파고든다 

나는 세상을 오래 떠돌다 온 바람의 외투를 벗기고 그녀의 차가운 손을 녹이며 따스한 공기의 품속으로 넣어준다 

커피를 마시기 위해 내리는 눈발을 조금 받아 주전자에 넣는다, 물이 끓는다 

물이 끓는 밤, 난로는 북 호텔을 위해 한 통의 뜨거운 목욕물을 덥히고 북 호텔이 따스해질 때 지상으로 내려온 새들의 발톱은 착하고 부드러워진다 

한 잔의 에스프레소, 한 모금의 담배연기, 한밤의 축구 경기 

북 호텔은 세상의 북쪽에 있어서 언제나 북 호텔이겠지만 나의 북 호텔은 하얀 눈발과 추위를 피해 온 새들과 난로와 음악이 있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숙소가 된다 

눈보라에 뒤덮인 새벽 열차에서 내린 손님들이 무거운 가방을 이끌고 와서는 따스한 커피로 몸을 녹이는 곳 

한 잔의 술로 영혼을 덥히고 마음껏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곳 

온 세상을 다 떠돌다 온 영혼이 허름하고 두툼한 외투 같은 육체를 걸친 채 그대로 투숙하는 곳 

여기는 내 심장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새들의 북 호텔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작은 방을 하나쯤 마련해두고 싶은 소망이 있는건지도 모르겠다고, 그 소망을 가진건 비단 나 뿐만은 아닌 것 같다고, 오늘 아침 이 시집의 첫 시를 읽으면서 생각했다.  아니 어쩌면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방을 마련했다는 말을 하기 위한, 자기 자신을 위한 소망일런지도 모르겠다.              

마을버스 안에서, 그리고 출근길의 지하철 안에서, 나는 이 시집의 절반정도 밖에는 읽지 못했다. [아자니 거리의 모든 가능성] 이란 시에는 이런 부분이 있다. 

내가 처음부터 그대를 선점하기 위하여 비밀결사를 조직하고 리스본 쟁탈전에 뛰어든 것은 아니었다. 하늘에 흘러가는 구름 몇 점, 화가들이 그린 몇몇 구름에나 남아 있는 인류의 세계사, 생태발생학적 측면에서 볼 때 인류는 최고의 생명체가 아니었다. 그러나 이러한 나의 인식을 바꾸어놓은 것은 바람이 고요히 나뭇잎을 흔들듯 어느 날 나의 들창을 두드리며 다가온 그대의 방문이었다 

그대를 선점하기 위하여 비밀결사를 조직하고, 하는 부분에서 훅- 가버리는 것 같았는데, 그러나, 내가 그동안 읽었던 모든 시집들에 대한 감상과 마찬가지로, 이 시집의 다른 시들에 대해서는 사실 그다지 큰 감흥이 없다. 없는 정도가 아니라 무슨 말인지도 잘 모르겠다. 리스본, 체 게바라, 피델 카스트로, 이자벨 아자니, 페르난두 페소아, 구스타브 쿠르베, 같은 단어들을 시 안에서 만나야 하는 것이 낯설다. 내가 원하는 시는 낯익은 단어들로 구성되어진 시다. 낯익은 단어들로, 그러나 아름다운 문장을 만들어내는 그런 시. 그래서 이 시집이 많이 벅차다. 내가 무슨 시를 얼마나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도무지 알 수가 없으니까. 그러나 이런 시. 잘 있나요 그대, 라는 한 줄 만으로도 좋아지는 이런 시. 

갈라파고스 고독의 제도 

흐린 오후엔 음악을 들어요 노래는 벌써 마지막 곡 톰 웨이츠가 부르는 몇 방울의 독 커피에 약간의 독을 넣어 마시고 담배 한 대 피우면 오후가 다 가요 

잘 있나요 그대 

갈라파고스, 갈라진 파도들의 고원을 다 지나면 나타나는 고독의 제도 

 

이런 시도 있다. 당신을 만나기 위하여 내가 이 지상에 내려왔다고 말하는 이런 시. 

 

그녀에서 영원까지 

 

생의 불꽃이 환하게 타오르던 밤이었을 것이다 

푸얼 푸얼 찻물이 끓어오르던 밤이었을 것이다 

천사들이 지상으로 자꾸만 하강하던 밤이었을 것이다 

나는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그녀는 고요히 나를 바라보며 춤을 추었을 것이다 

베를린의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아니 생의 어느 고요한 밤이었을 것이다 

무대 한구석에 기타를 세워두고 담배를 피워 물어도 그녀는 가만히 나를 바라보기만 했을 것이다 

그녀가 왜 나를 바라보는지 왜 아무 말도 없는지 알지 못하지만 나는 담배를 끄고 다시 기타를 연주했을 것이다 

그녀가 다시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춤을 추었을 것이다 

그녀를 만나기 위해 나는 영원에서 지상으로 하강하였을 것이다 

그녀가 펼쳐놓은 침묵의 악보를 넘기다가 나는 문득 계절을 느끼지만 그녀는 여전히 나를 바라보고만 있었을 것이다 

베를린의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아니 그녀에서 영원까지 내가 걸어가던 생의 어느 고요한 밤이었을 것이다 

생이 불꽃의 날개를 달고 환하게 타오르던 그런 밤이었을 것이다 

푸얼 푸얼 끓어오르던 찻물이 생의 비등점을 향해 가던 그런 밤이었을 것이다 

천사들이 지상으로 하강해 음악을 연주하고 나는 자꾸만 담배를 피우며 천사들을 만들어내던 그런 밤이었을 것이다 


마을버스의 맨 뒷자리에 앉아서 시집을 읽고 있다가 시집을 덮고, 나는 음악을 들었다. 요즘에는 임태경의 『이젠 잊기로 해요』를 종종 듣는다. 예전부터 가지고 있던 앨범이었는데, 그때는 한번도 좋다고 생각해본 적 없던 노래였는데, 요즘 새삼 하루에 한번 이상 듣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그런 노래가 되어버렸다. 퇴근길 강변역에서도 나는 마을버스를 기다리며 그 노래를 듣는다. 강변역의 통과의례 같은 음악. 동영상 찾아 올리려고 했는데 찾을수가 없네 젠장. 

어제 집에 돌아가는 마을 버스 안에서 나는 취해서 어질어질했다. 술주정 하고 싶은 아주 강한 욕망에 휩싸였지만, 그 누구에게도, 아무에게도 꼬장을 부리지 않았다. 꾹 참았다. 확실히 나는 십년전보다는 어른이 되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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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이진님, 시집 추천합니다!
    from 마지막 키스 2012-04-24 00:20 
    소이진님. 시집 추천을 해달라고 하셨는데, 제가 조금만 기다리라고 했죠? 사무실에서 추천하고 싶었지만 저는 외우는 시는 하나도 없구요, 오늘 일이 폭발해서 ㅠㅠ 머리가 빙빙 돌 정도로 일했어요. ㅜㅜ 집으로 돌아와 일단 제 방 책장에서 시집 몇 권 꺼내어 훓어보았어요. 저는 시를 잘 못읽고(;;) 가지고 있는 시집도 몇 권 되질 않아서 추천하자니 데이터가 몹시도 빈약하지만, 이 시들은 어떨까, 해서 몇 개 소개해 드릴게요. 다 기록하기는 어려우니(저
 
 
마늘빵 2011-08-24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요즘 <밑줄긋는남자> 읽고 있는데, 주인공이 꼭 다락님 같아요. 말투나 생각 같은 것이. 좋은 거에요. ^^

다락방 2011-08-24 10:58   좋아요 0 | URL
앗, 나도 그거 읽었어요. 혼잣몸인 콩스탕스가 주인공이죠. 므흐흣. 그런데 내 생각엔, 콩스탕스보단 내가 더 나은것 같아요. 후훗

2011-08-24 1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24 1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24 1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24 1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조기후 2011-08-24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잣몸인 콩스탕스가 주인공이죠. 이 말 너무 웃겨요 다락방님 ㅎㅎㅎㅎㅎ 혼잣몸 ㅎㅎㅎ

다락방 2011-08-24 13:14   좋아요 0 | URL
책 속에서 콩스탕스가 밑줄긋는 남자한테 편지를 쓰는데 정말 혼잣몸이라고 쓰거든요. ㅋㅋㅋㅋㅋ 그래서 잊혀지지가 않아요. 혼잣몸인 콩스탕스 ㅋㅋㅋㅋㅋ

2011-08-24 1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24 13: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11-08-24 16:11   좋아요 0 | URL
아.. 콩스탕스라 하시길래 저를 부르시는줄 알고 잠시 멈칫...
=3=3=3

다락방 2011-08-24 16:19   좋아요 0 | URL
ㅎㅎ 무스탕님. 앞으로 콩스탕스~~~ 하고 부르면 나타나실건가요? 네? ㅎㅎㅎ

2011-08-24 1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24 13: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1-08-24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술 엄청 마셨어요. 새벽에 눈떠보니 옷 갈아입다 말고 자고 있었더군요. 옷을 손에 꼭 붙든 채로 ㅠ_ㅠ 누군가에게 주정을 한 거 아닌가 걱정은 되는데 기억이 잘 안 난..;;;; 다락방님이 부러워요. 저는 십년전보다 그냥 더 진상이 되었을 뿐. -_-;;;;;;;;;;;;;

다락방 2011-08-24 14:49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옷 갈아입다 말고 자고 있었...아 어째요, 문나잇님. ㅎㅎ
문나잇님 저는 주정할 사람이 없어서 꾹 참는거에요. 주정할 사람 있었으면 저도 주정했을 거에요. 하아-
주정하고 싶으면 주정해야죠. 술꼬장 없는 사회는 너무 피폐하잖아요. orz

저는 스스로 십년전보다 나아졌다고 자가진단하고 있어요. 누가 말해준건 아니에요. ( '')

2011-08-24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호 다시 알려줘요? 응?
꼬장 부리라고 알려줬더니 왜 써먹질 못해요.하하하

다락방 2011-08-24 14:50   좋아요 0 | URL
아, 그게말이죠 신스님. 신스님 자고 있을까봐. ( '')

Forgettable. 2011-08-24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보낸 문자 여기다 공개할까요? 주정을 안한건 누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1-08-24 15:34   좋아요 0 | URL
그건 주정이 아니라 음주동안 못다한 뒷얘기쯤이지 ㅋㅋㅋㅋㅋ 지금 보다가 '보들보들'보고 완전 뿜었어요. 미쳤나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뽀가 여자사람이라 완전 다행이다. 나 정신나갔네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비로그인 2011-08-24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맨 위에 시가 가장 좋네요. 네모 박스 안 쳐진 거요.

ps. 저는 시하고 별로 안 친한데, 시집 하나 누구라도 잡고 읽어봐야겠어요. 이 시집도 괜찮으려나요? :)

다락방 2011-08-25 09:26   좋아요 0 | URL
수다쟁이님, 시하고 별로 안 친하시다면 박정대의 시집이 좋을지 잘 모르겠어요. 저의 경우에는 박정대의 시가 좀 난해하게 느껴지기도 했거든요. 그보다는 저는 박연준의 시집을 추천해드릴게요. [속눈썹이 지르는 비명]이 그것인데요, 젊은 시인이에요. 시 한편 감상해보고 선택하세요. 제가 적어드릴게요.

이별

-박연준


천 날의 밤들과 하나도 다를 게 없는 밤이었다
그가 내게 이유를 물었다
구두굽으로 그저 모래를 콕콕 찍었다
모기 한 마리가 내 슬픔을 염탐하듯
발목에 슬쩍 달라붙었다
갑자기 머리 위로 비가 쏟아졌다
키 작은 나무들이 금세 흠뻑 젖었다
가방을 챙겨 일어섰다
내 이름을 부르는 다급한 소리가 발밑으로 툭,
떨어졌다
흐느적흐느적 빗속을 걸었다
나무들이 일렁이며 저희들끼리 수군댔다

비로그인 2011-08-25 17:12   좋아요 0 | URL
아, 좋아요! 어렵지도 않고 딱 분위기 있는... 박연준 시인을 읽어야겠네요 ㅎㅎ 고마워요, 다락방님!

다락방 2011-08-25 17:12   좋아요 0 | URL
구두굽으로 그저 모래를 콕콕 찍었다


전 저 부분이 제일 좋아요. 짱 좋아요. ㅠㅠ 구두굽으로 그저 모래를 콕콕 찍었다

마늘빵 2011-08-25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나, 이거 발견했어요. 저 위에서 다락님이 말했을 땐 어딨는지 몰랐는데, 아직 안 읽은 부분이더라고요. 혼잣몸인 콩스탕스.

"당신이 알고 있는 대로, 나는 젊은 여자이고, 몽상적인 데가 있으며, 갈색 머리이고, 혼잣몸이에요. 산다는 것이 내겐 아주 두려워요. 나는 이렇게 사는 삶의 끝이 어디인지, 이 모든 습관과 몸짓이 나를 어디로 이끌고 가는지 잘 모르고 있고, 아직 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버리지 못하는 단계에 있어요.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나는 존재해요. 이 종이 위에 묻은 이 잉크가 꿈은 아닐 테니까요. 솔직히 말해서 나는 혼잣몸으로 자족하며 살지는 못할 것 같아요. 말하자면 불완전한 사람이지요. 그래서 나를 채우고 완전하게 하기 위해, 진정으로 살기 위해, 나는 다른 사람을 원해요. 내가 전혀 할 줄 모르는 것을 할 줄 아는 어떤 사람, 그리고 흔히 하는 말로 나를 사랑해 줄 어떤 사람이 내겐 필요해요."

다락방 2011-08-25 14:37   좋아요 0 | URL
방금 아프 밑줄긋기 보고왔어요. ㅎㅎㅎㅎㅎ
 
울분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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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인간이란 자신이 짐작한대로의 삶을 살게 되는걸까, 그것이 우연이든 운명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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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llyours 2011-08-23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필립 로스 좋아요 ㅠㅠ
<에브리맨>만 봤지만ㅎ 이 책도 역시- 좋아 보여요. <에브리맨>과 비슷해보이지만.
그래도! 얼른 봐야겠어요.

다락방 2011-08-23 09:04   좋아요 0 | URL
이 책은 읽고있을 때 보다 책장을 덮고 나서가 더 좋은 책인것 같아요. 자꾸 생각나요. 저는 이제 [에브리맨]을 볼 차례군요. 흣.

레와 2011-08-23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었군요! ^^

다락방 2011-08-23 09:27   좋아요 0 | URL
좋더라구요.
:)
 

어느날 당신을 마주친다면 

                                                           다락방 

 

어느날 당신을 마주친다면 그곳은 도넛가게였으면 좋겠어, 한쪽 손에는 쟁반을 또다른 손에는 집게를 들고, 어느 도넛을 고를까를 고민하는 당신의 옆으로 슬그머니 다가가서, 당신도 모르는 사이 당신의 팔에다 내 팔을 살짝 끼는거야, 놀라서 돌아보는 당신에게 나는 씨익 웃으며 말하는거지, 

안녕 

 

어느날 당신을 마주친다면 그곳은 커피점이었으면 좋겠어, 한가한 커피점, 당신은 주문한 커피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손을 가만히 두지 못하겠지, 테이블위에 손을 얹고 톡톡톡 당신은 손을 움직일거야, 당신도 모르는사이 나는 당신에게 살짝 다가가서, 테이블위에 얹어진 당신의 손 위로 내 손을 가만히 포개는거야, 놀라서 돌아보는 당신에게 나는 활짝 웃으며 말하는거지, 

안녕 

 

만약에 어느날 우연히 당신을 정말로 마주친다면 그곳은 순대국밥집이었으면 좋겠어, 당신은 혼자 앉아 순대를 새우젓에 찍을거야, 그리고 그 순대를 입안에 넣겠지, 차마 삼키지 못했을 그때에 나는 당신에게 다가서는거야, 나는 당신이 앉은 테이블 위를 똑똑 두드리는거지, 놀라서 나를 바라보는 당신에게 나는 환하게 웃으며 말하는거지, 

안녕 

그리고 덧붙일거야 

당신 순대국값은 내가 치렀어요 

 

 

어느날 우연히 당신을 마주친다면,
정말 그렇게만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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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11-08-23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

다락방 2011-08-23 09:12   좋아요 0 | URL
머큐리님도 안녕! :)

웽스북스 2011-08-23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잔인한 여자. 순대를 입에 넣고 못삼키면 완전 뜨거울텐데.
입천장 복수를 하는겁니까?

다락방 2011-08-23 09:12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그것도 넣으려고 했는데. 순대는 뜨거우니 혓바닥 데지 않게 후후 불어 먹어야 해요, 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와 2011-08-23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대안에 잡채가 목구멍에 걸려서 사레 들면 어떡해요!!

다락방 2011-08-23 09:15   좋아요 0 | URL
등 두드려주면 되지, 뭘 그런걸 가지고 ㅋㅋㅋㅋ
아니, 순대국집에서 우연히 나를 만났는데 사레 걸리는게 대숩니까? ㅎㅎㅎㅎㅎ

Arch 2011-08-23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다락방을 순대국집에서 만나고 싶어요.(아치 말고 다른 사람이라면 헐~ ^^) 도넛은 별로고 커피 마실 때는 혼자 있고 싶을테니 순대국을 먹을 때, 순대엔 소주니까 한잔씩 마시면서.

늘 그렇지만 다락방 시, 좋아요.

다락방 2011-08-23 09:39   좋아요 0 | URL
순대국집에서 나를 만나는 건 참 좋은것 같아요..하하하하
그쵸, 소주나 한잔 하죠, 하고 자리에 마주 앉을수도 있어요.

저도 제 시가 좋아요. 아무리 생각해도 다락방이 쓴 시보다 더 나은 시집을 찾을수가 없는것 같아요. 하하하하하

2011-08-23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

난 저녁으로 순대국을 먹고, 천천히 도넛을 고른 다음 한가한 커피점에서 당신을 기다리겠어요. 하하하

다락방 2011-08-23 09:51   좋아요 0 | URL
안녕.

있죠, 나는 신스님의 댓글을 읽을때마다 늘 웃어요. 하핫

마노아 2011-08-23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게 모두 하루 동안에 일어난다면 스토커로 보일지 몰라요. ㅎㅎㅎ
1번이 가장 마음에 드네요. 도넛 먹고 싶다!

다락방 2011-08-23 10:44   좋아요 0 | URL
전 방금 도넛츠 먹었어요. 흡입했어요. 눈 깜짝할 사이에. 움화화핫.
아 이제 좀 살것 같다.

저게 모두 하루 동안에 일어난다면 스토커로 보이겠지만, 위에 신스님 댓글을 보니 그런 스토커를 원하시는 것 같아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gimssim 2011-08-23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시 자주 지으세요.
센스쟁이^^

다락방 2011-08-23 11:30   좋아요 0 | URL
어머, 센스쟁이라니. 별말씀을요!! 히히

에디 2011-08-23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왜 순대국은 사주고 커피랑 도넛은 안사주는 겁니까? 응? 한식사랑?

다락방 2011-08-23 14:00   좋아요 0 | URL
사랑은 순대국을 사주면서 시작되는 거니까? ( '')

무스탕 2011-08-23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약에 삼겹살 집에서 만났다면 어떻게 하실거에요? +_+

다락방 2011-08-23 15:47   좋아요 0 | URL
삼겹살 집.....하아- 이건 뭔가 골치가 아프군요. 이빨에 상추가 꼈을수도 있고 술냄새가 나기도 할 것이고 무엇보다 저한테서는 생마늘 냄새가 날텐데... 삼겹살 집이라면....아는척 하지말고 그냥 갈까요? ㅜㅜ

메르헨 2011-08-23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당히 귀여우십니다.^^
하핫...안녕...
나도 오늘 해봐야지...^^
안녕
안녕
안녕....

다락방 2011-08-23 17:10   좋아요 0 | URL
안녕,
은 문자메세지로 보내도 좋아요, 메르헨님. 아주 다정해요. 히히

pjy 2011-08-23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날 우연히 당신을 마주친다면 그냥 모르는척 지나가겠어요, 당황해서 멍하니 멈춰선 당신 뒤에서 와락 안아줘야 하니깐요

멋진 다락방님의 멋진 시인데요, 추천이 왜 제가 세번째일까요^^;

다락방 2011-08-23 18:04   좋아요 0 | URL
좋네요. 와락 안아주기 ㅎㅎ
그런데 거부하면 어쩌죠? ㅠㅠ

비로그인 2011-08-23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네 번째네요. 안녕, 하고 깜짝 놀래키는 저 여자 참 사랑스러워요. 새삼스럽게 안녕, 하고 인사할 수 있는 여자나 그런 여자와 사랑을 하는 남자나 모두 참 예뻐요. 마치 꿈 같이...

다락방 2011-08-24 10:56   좋아요 0 | URL
말없는수다쟁이님은 어떤 시를 쓰시게 될까 궁금해요. 글 좀 많이 써봐요, 수다쟁이님. 수다쟁이님 글 좋은데.

2011-08-23 2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24 1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25 0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코코죠 2011-08-24 0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 평론가님 포동포동 살 찌워서 뭐하실라고여? 아이... 야해;;;(윙?)

다락방 2011-08-24 10:58   좋아요 0 | URL
아이참...오즈마님도... ( '')
오즈마님은 포동포동 살 찌우면 주로 뭘하는데요? 저도 오즈마님이 하는거 할거에요.. =3=3=3=3=3

버벌 2011-08-24 0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순대국집에 가서 좀 앉아있을게요.

다락방 2011-08-24 10:58   좋아요 0 | URL
네, 가서 앉아있어요. 후후 불면서 순대도 먹고.

꽃핑키 2011-08-27 0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ㅋㅋㅋㅋㅋ 역시, 있는 녀자 다락방님 ^_^ㅋ
언제나 멋있는 녀자 ㅋㅋ 다락방님 ㅋ 안녕:D

다락방 2011-08-28 23:26   좋아요 0 | URL
핑키님도 안녕?

그렇지만 지금은 굿나잇!
:)
 

햄과 치즈가 잔뜩 들어간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친구를 기다리고 있었다. 샌드위치 안에 들어간 양파를 원피스에 흘리면서, 에잇 구질구질하게, 왜 꼭 이모양이야, 라고 중얼거리면서 책을 보고 있었지. 커피를 마시면서 샌드위치 정말 짱 맛있다고 생각하면서 책장을 넘기는데, 친구가 도착했다. 당신이 안먹는다고 해서 나머지 반쪽도 내가 다 먹었어요, 라고 말했다. 친구는 괜찮다고 웃으며 말했다. 다행이다. 친구가 도착하기 전에 나는 샌드위치 반쪽을 먹겠냐고 물었고 친구는 안먹겠다고 했다. 친구가 먹는다고 할까봐 조마조마했던게 사실이다. 너무 맛있어서 친구 주기 아까웠다. 

친구는 내게 무슨 책을 읽고 있냐고 물었고, 나는 내가 읽고 있던 책을 들어올려 친구에게 건넸다. 이책 짱이라고 말하면서. 

 

 

 

 

 

 

 

얼마나 글을 잘쓰는지 모른다고. 이 책을 읽으니 내가 얼마나 시를 쓰고 싶어지는지 모르겠다고. 시를 쓰고 소설을 쓰고 그의 평론을 한번만이라도 받아보고 싶다고. 어떻게든 그에게 각별한 존재가 되고 싶다고. 각별한 존재가 되고 싶어 미치겠다고. 정말 모든 글들이 너무 좋다고. 서점에 들러 그가 말한 시집을 살까 했는데 이 동네는 어떻게 된게 서점도 없냐고(군자역에 나는 있었다) 신경질을 내면서 이 책을 친구로부터 돌려받고 품에 꼭 안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친구는 내게 굉장히 행복해보인다고 말했다. 그래, 나는 정말 행복했다. 정말 행복했는데, 신형철에게 각별해지면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느낄 수 없는, 내가 느껴서는 안되는, 너무 과한 행복이 되겠지. 극으로 치닫는 행복. 아마 나는 기절할지도 몰라. 그러나 누군가에게 각별해지고 싶다는 욕망이 아주아주 오랜만에 찾아와서, 이 기분을 그냥 흘려보내고 싶지 않았다. 황인숙의 시집을 사야지,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신형철의 몰락의 에티카를 사야지. 내가 그에게 각별해질 수 없다면, 그가 나에게 각별한 이 상태를 유지해야지.  

신형철은 이 책의 [책머리에] 에서 이렇게 썼다. 

각 매체의 담당 기자 및 편집자 분들께 안부를 여쭙는다. 특히 3년 넘게 나와 함께해준 『한겨레21』구둘래 기자님께는 각별한 마음을 갖고 있다. (p.13)

아, 정말 좋겠다. ㅠㅠ 굳이 각별하다는 단어를 쓰게 만드는 사람이라니. 나도 각별해지고 싶다. 너무나도.  

각별해지고 싶어서 돌아버릴 지경이다. 

하아- 

 

 

 

 

 

 

 

 

영화속의 여자는 대학교수이다. 남편은 방안에 처박혀서 포르노나 보고 있고 자신의 강의는 대체 한 학생에게라도 도움이 되는건지 의심스러워서 그녀에겐 지금의 일상이 지리멸렬하다. 그녀가 가장 행복한 순간은, 집에 돌아가 머리가 띵해질 정도의 술을 마시는 순간이다. 일단 집에 돌아가면 그녀는 힐을 벗고 술 두 종류를 꺼낸다. 나는 이 술의 이름이 뭔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그녀는 두개의 술을 믹서기에 넣고 얼음도 넣고 갈아서 커다란 잔에 따라마신다. 그 순간을 그녀는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말하는데, 나는 그 술의 맛을 짐작조차 할 수 없지만, 그 시원한 술을 들이켤때를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녀의 기분은 짐작할 수 있다. 나도 그런 순간들이 있으니까. 아무도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는 나 혼자만의, 나만의 각별한 순간. 누가 해주는게 아니라, 내가 만들어내는 완벽한 순간, 행복한 순간.  

 

문득, 사랑은 얼마나 좋은가, 하는 생각도 했다. 그간의 삶이 실패했다고 생각했던 남자에게도, 지루한 삶이 반복된다고 생각하는 여자에게도, 그 둘다 앞으로의 삶에 딱히 희망을 갖고 있는건 아니었는데, 사랑, 그것 때문에 그들은 다시 웃게되고 다시 열정이 생긴다. 요리를 해주고 싶고, 맛있는 걸 먹을 의욕도 생기고. 이제 나이들어버린 내가 여태 해놓은 것도 없이 실패한 삶을 마무리하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때 사랑이 펑- 하고 나타나 다시 힘내서 살아보게 하는 기운을 준다. 사랑은 그래서 대단하다. 삶에 의욕을 주고 기쁨을 주고 열정을 줘서. 그러나 그무엇보다 사랑이 대단한 이유는 그것이 사람을 가려가며 찾아오지는 않는다는거다. 이십대에게도 사십대에게도 차별하지 않고 찾아온다. 교수에게도 학생에게도, 예쁜 사람에게도 못생긴 사람에게도.  '카슨 매컬러스'의 『슬픈 카페의 노래』의 그 유명한 문장이 있지 않은가. 

 

 

 

 

아주 이상하고 기이한 사람도 누군가의 마음에 사랑을 불 지를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증조할아버지가 되어서도 20년 전 어느 날 오후, 치허 거리에서 스쳤던 한 낯선 소녀를 가슴에 간직한 채 계속해서 그녀만을 사랑할 수도 있다. 목사가 타락한 여자를 사랑할 수도 있다. 사랑 받는 사람은 배신자일 수도 있고 머리에 기름이 잔뜩 끼거나 고약한 버릇을 갖고 있는 사람일 수도 있다. 사랑을 주는 사람도 분명히 이런 사실들을 알고 있지만, 이는 그의 사랑이 점점 커져 가는 데에 추호도 영향을 주지 못한다. 어디로 보나 보잘것없는 사람도 늪지에 핀 독백합처럼 격렬하고 무모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선한 사람이 폭력적이면서도 천한 사랑을 자극할 수도 있고, 의미 없는 말만 지껄이는 미치광이도 누군가의 영혼 속에 부드럽고 순수한 목가를 깨울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떤 사랑이든지 그 가치나 질은 오로지 사랑하는 사람 자신만이 결정할 수 있다. (pp.50~51) 

 

 

그나저나, 나, 스쿠터 타고 회사 다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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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11-08-21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미 여러 알러디너에게는 '각별'하신 분으로 알고 있는데...ㅋㅋ

아마 락방님은 내게 '각별'하다는 고백성 댓글이 줄을 이을 것이라고..뭐 예언합니다

다락방 2011-08-22 08:45   좋아요 0 | URL
전 제가 스스로를 뭔가 특별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남들이 다 좋다고 하는 신형철을 좋아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렇지만 저도 어쩔수 없이 그의 글앞에 무릎 꿇고 말았습니다. 흑흑.
저는 각별한 사람이 아니에요, 머큐리님. 머큐리님은 저를 오해하고 계신거에요. 흑흑.

자하(紫霞) 2011-08-21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각별해지고 싶어서 돌아버릴 지경이시라니...
태그가 죽입니다...임지규 잊은지 오래...
다락방님의 애정은 겨우 그 정도였나요?ㅠㅠ
뭐, 저는 임지규의 얼굴이 기억도 안 나지만 말입니다...ㅋㅋ

다락방 2011-08-22 08:46   좋아요 0 | URL
베리베리님, 지금은 내가 그때 왜 잠깐 임지규에게 정신이 나갔었을까,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어요. 역시 저는 팬심따위는 없는 여자사람 ㅎㅎ 금세 잊고 새로운 사랑을 찾아나섰....( '')
제 애정은 고작 이만큼. 그러나 괜찮아요. 신형철이 있으니까요. 샤라라랑~ 신형철 ♡

poptrash 2011-08-22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 저는 신형철보다 샌드위치를 택하겠어요.

다락방 2011-08-22 08:47   좋아요 0 | URL
저는 샌드위치와 신형철, 둘 다 포기를 못하겠어요.

2011-08-22 0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22 12: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코코죠 2011-08-22 0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저도 신형철 사..사...욕망합니다. 전 원래 폐병쟁이 스타일이 이상형인지라.. 천재 평론가 신형철님 강의 두 편을 아트앤스터디에서 들을 수 있어요. 시와 소설인데요, 전 이번 여름에 듣고 완전 욕망해져 버렸다능(이상한 문장이네요) 초큼 비싸긴 하지만 신느님 영접한다는데야!!! 다락방님과 연적이 되봤자 저따위가 적수 될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우리가 한 남자를 욕망(오늘 이 단어 많이 나오네요)한다는 게 기뻐서ㅋㅋㅋ

제가 좋아하는 그의 문장은 서문에서 나오는데요. 시인 김민정에게, 나는 어느 법정에서나 당신을 위해 증언할 것이다. 얼마나 신뢰하면 그런 말을 할 수 있겠나요. 저 위에 말한 어느 강의에선가 신형철은 자기는 괴물이기 때문에 결혼하지 않겠다는 농담을 슬쩍 던져요(공부한 내용보다 이딴 게 더 기억난다는)하지만 신형철이 괴물이라면 저는 기꺼이 몬스터주식회사를 차리겠어요(뭐래)

다락방 2011-08-22 12:48   좋아요 0 | URL
전 폐병쟁이 스타일은 완전 노땡큐 ㅋㅋㅋㅋㅋ 폐병쟁이 스타일을 원하든 원하지 않든 어쨌든 오즈마님과 저는 신형철을 욕망하는군요. 아 완전 알고 지내고 싶어요. 친해지고 싶어요. 우리가 아주 각별한 사이가 됐으면 좋겠어요. 신형철이 다락방에겐 각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어딘가에 좀 말해주거나 써줬으면 좋겠어요. 그 욕망이 너무 강해서 온몸이 부들부들 떨려요. 흑흑 ㅜㅜ

저도 그 문장 기억해요. 어느 법정에서나 당신을 위해 증언할 것이다, 하는 그 문장요. 그거 보면서도 꺅 했어요. 짱 멋지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나저나 신형철은 무려 총각(!)이군요. 칠렐레 팔렐레 춤이라도 추고 싶어요. 뭐 그가 총각이든 학생이든 뭐든, 제 존재 자체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래도. 흑흑. 이렇게 감사할데가! 장동건 장가 가라지요, 임태경 결혼 하라지요, 재이슨 스태덤 흥, 미모의 여배우와 사귀라지요. 신형철만 솔로이면 되요. 신형철만 싱글이면 되요. 내가 다가가야겠어요. 그런데 어떻게? ㅠㅠ

레와 2011-08-22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각별'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이 참 좋은데요.
각별한 사람. 각별한 음식. 각별한 장소. 각별한 시간. 각별한 우리.


다락방은 나에게 각별한 사람~*

다락방 2011-08-22 12:49   좋아요 0 | URL
각별한 문장, 각별한 글, 각별한 책도 좋지요, 레와님?
우린 서로에게 각별해요. 므흣 ♡

2011-08-22 09: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22 1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1-08-22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이 스쿠터를 탈 때 꼭 스카프를 매주세요. 그리고 예쁜 구두도 지참하는 거예요. 운전은 운동화 신고 해도 내리면서 또각! 소리가 나게 걸어야죠. 아, 상상해 보는데 완전 섹시한 걸요!

다락방 2011-08-22 13:23   좋아요 0 | URL
저 오늘 출근해서 계속 스쿠터를 타고 다닐까 어쩔까, 면허증을 따긴 귀찮은데, 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어요. 영화속의 줄리아 로버츠는 자가용을 끌고 다니는데, 차에서 내릴때는 구두를 먼저 내놓고 차에서 내리면서 발을 구두안에 쏙 넣거든요. 그 장면조차도 멋있었어요.

그나저나 스쿠터를 타야하나, 어쩌나.. 이건 좀 더 고민해봐야 겠어요. 후훗

마노아 2011-08-22 22:12   좋아요 0 | URL
운전 면허 있으면 스쿠터는 면허 없어도 되는 거 아닌가요? 오토바이는 그런 걸로 알았는데 잘못 알고 있었나... 다락방님은 면허가 있으니까 연수만 받음 되는 게 아닐까요? 면허 있는 것도 완전 멋져요!

다락방 2011-08-23 15:51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오토바이도 면허증 있어야 해요. 자동차 운전면허랑은 별개에요.
문제는 스쿠터도 그 오토바이 면허증을 발급받아야 하느냐..하는 것이죠. 영화속에서는 면허를 받아야 되더라구요.

2011-08-22 1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22 1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anca 2011-08-22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나 이 책 당장 살래요. 각별해지고 싶다니!! 신형철 책은 <몰락의 에티카> 읽고 반했었는데 이 아줌마가 아직 그 청년 ㅋㅋ이 미혼이라는 데에 괜히 흡족해하고 그랬잖아요. 아!!! 글고 저 영화 안 그래도 볼려고 했는데 락방님 좋아요? 스쿠터는 한번 친구 뒤에 타고 동네 한 바퀴 돈 적 있는데 정말 느무 잼나더라고요. 위험하지만 않다면 핑크 스쿠터 타고 다니고 싶어요 ㅋㅋ

다락방 2011-08-22 16:26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 저 영화가 12세 관람가일 거에요. 그에맞게 정말이지 프렌치 키스 한번 나오지 않는 아주 건전한 영화입니다. 하하하하. 뭐 이게 중요한건 아니고, 저는 퍽 마음에 들었어요. 어느정도 나이가 들어서 실패한 인생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다시 한번 열심히 살아보려는 주인공이 마음에 들었어요. 늦은 나이에 대학에 들어가서 공부를 하고, 그걸 실생활에 적용하고, 아르바이트로 요리를 하고, 사랑을 느끼고, 실수하고 싶어하지 않고 하는 모습들이요. 전 아주 마음에 들었어요. 오랜만에 만나는 줄리아 로버츠도 예뻤구요. 히힛. 스쿠터 타고 싶어서 돌아버릴 것 같아요.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겠어요. 나는 스쿠터를 타고 출퇴근을 할것인가 안할것인가...

신형철은 짱이에요, 블랑카님. 무슨 남자가 이렇게 글을 잘 씁니까? 신형철의 글은 그러나 나쁜 남자의 전형을 보는것 같아요. 왜, 그런 남자들 있잖아요. 나한테 관심있는 것 처럼 온갖 멘트를 다 던져놓고, 그래서 내 마음 휘저어놓고, 그래서 나를 좋아하는 줄 알았더니 다른 여자랑 사귀는 그런 남자요. 나를 특별하게 생각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여자 열명에게 하게 만들고서는 엉뚱한 여자랑 사귀는 그런 남자, 신형철은 그런 남자를 닮았어요. 모든 시에 대한 그의 평이 모두 특별하거든요. 아, 샘나..

2011-08-22 1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22 16: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차좋아 2011-08-22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쿠터 몰고 싶은거예요? 스쿠터 뒤에 타고 싶은거예요?ㅋㅋㅋ

신형철이 그렇단 말이죠? 전에 몰락의 에티카 때도 잘 참았는데 이번엔 참기 싫어지네요. 신형철이 도대체 뭐라고 말하길래... 궁금해요.


다락방 2011-08-22 16:28   좋아요 0 | URL
전 별로 뒤에 타고 싶어하는 성격의 여자사람은 아닙니다. 혼자서 타고 끌고 다니고 싶지, 뒤에 타서 남자 허리나 붙들고 있고싶진 않아요. ㅎㅎ

차좋아님, 신형철 너무 좋아요. 어떡해요, 저? ㅠㅠ

moonnight 2011-08-22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덕분에 신형철 작가의 책 두 권 보관함에 넣었어요. 꼭 읽어봐야지. 다락방님이 그렇게 빠져드시다니!!!! (임지규 잊은 지 오래 ㅋㅋ ) 그나저나, 다락방님은 제게 각별하십니다. 알라딘의 수많은 분들께 그러하시듯 ^^
줄리아 로버츠 너무 예뻐요. 보고 있는 사람들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아름다움이에요. 저도 한때 베스파를 살까말까 고민했던 적 있었어요. 이 영화 보고 나면 다시 고민하게 될 듯 ^^

다락방 2011-08-22 16:30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은 저의 타이레놀 히히. 줄리아 로버츠 엄청 예뻐요. 전 왜 머리를 잘랐을까, 줄리아 로버츠처럼 할걸, 하는 후회가 또 물밀듯이 밀려왔어요. 그리고 역시 입이 좀 컸으면 좋겠다, 하는 이런 생각도 들고 말이지요. 입이 커서 씨익 웃으면 아주 예쁜 것 같아요. 매력적이에요.
신형철의 글은요 문나잇님, 저도 앞으로 몰락의 에티카를 주문할 예정이지만, 후회하지 않으실거에요. 느낌의 공동체에 실린 그의 시에대한 평론들은 바람둥이의 멘트들 같아요. 마음을 휘저어 놓습니다. 후아-

2011-08-22 15: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22 16: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당고 2011-08-22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제가 만약 나중에 신형철을 알게 되거든 다락방 님께 소개해드릴게요, 훗- (이 무슨 허세성 덧글인가!;)

다락방 2011-08-22 16:33   좋아요 0 | URL
당고님. 제가 어떻게 제 친구를 이용해서 신형철을 소개받을 수 있겠습니까! 저는 그저 묵묵히 그의 글만 읽겠습니다. 그래도 굳이 당고님이 꼭꼭 저에게 소개를 시켜주시고 싶으시다면, 뭐, 그건 어쩔 수 없이 제가 고개를 끄덕여야 한다고는 생각합니다. 하하.

2011-08-22 1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23 08: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 2011-08-22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신형철처럼 글을 쓰고 싶어요. 그래서 모든 작품들이 내게 각별하게 만들어 버리는게 희망사항? ㅎ

웽스북스 2011-08-23 02:06   좋아요 0 | URL
전 신형철보다 브론테님이 좋아요 :) 브론테님의 추천을 더 신뢰해요!!!

남의 집에서 왠 고백질인가!!! ㅋㅋㅋ

다락방 2011-08-23 08:57   좋아요 0 | URL
저도 신형철처럼 글을 쓰고 싶어요. 그렇지만 그는 너무나 모두에게 다정해요. 물론 그런 평들만 책을 만든거겠지만요. 그 모두에게 다정한, 그 글이 때로는 잔인한것 같아요. 저는 모두에게 다정하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까 제 말의 요지는....모르겠어요.

결론은, 저는, 신형철의 평을 읽고 시집을 사지는 않겠다는 겁니다. 이미 어제 황인숙의 시집으로 실패를 맛봤거든요.

웬디양님은 빵꾸똥꾸. 흥!

버벌 2011-08-24 0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형철................. 사야되나봐요. ㅎㅎ 저도 좀 각별해지고 싶은... ㅠㅠ

(요번참에 휴가 다녀왔다가... ㅎㅎㅎㅎㅡㅡ ㅜㅜ 젠장맞을~~~~)

다락방 2011-08-24 10:50   좋아요 0 | URL
버벌님은 분명 신형철의 글을 아니 신형철을 사랑하게 되실거에요. 오우~
전 원래 글 잘쓰는 남자라든가 책 많이 읽는 남자에 대해서는 딱히 호감을 가지지 못했는데, 어쩔 수 없이 좋아하게 되고 말았어요. orz

버벌 2011-08-24 22:12   좋아요 0 | URL
샀어요 ㅎㅎ 룰룰 랄라~~~

꽃핑키 2011-08-27 0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악 ㅠㅠㅠㅠㅠㅠ 오랫만에 책 좀 질러보려고 알라딘에 들렀어요..
이것저것 장바구니에 책을 담다 보니까 어느덧 ㅠ 10만원이 넘어서 ㅠ 철푸덕! oTL
클릭하던 송가락을 잠깐 멈추고 정신을 차리려고 다락방님 서재에 잠깐 들렀는데;;
각별해지고 싶어 돌아버릴 지경이시라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혹 떼러왔다가 ㅋㅋㅋ 혹 하나 더 붙이게 생겼네요 ㅠㅠ
저는 가난한 백수라 ㅠㅠㅠ 10만원은 정말 큰 돈인데 ㅠㅠㅠㅠ ㅋㅋㅋ 으하하 ㅋㅋ
저도 꼭!! 갖고 말겠어요! ㅋㅋ 완전 욕망 돋네요 ㅠㅠ
아아. 다락방님은 왜 이다지도 저에게 각별하신지? ㅋㅋㅋ
멋진 주말 보내세요 다락방님:D

다락방 2011-08-28 23:29   좋아요 0 | URL
어머 핑키님. 이건 뭔가 얼굴 빨개지는 댓글이에요. 각별하다뇨 ㅋㅋㅋㅋ 꺅 >.<
좋아죽겠어요. ㅎㅎ
송가락은 오타인지 의식적인지 모르겠지만, 여튼 '송가락'이란 단어보고 완전 뿜었어요. 너무 귀여워요. ㅋㅋㅋㅋㅋ 저도 장바구니에 들어있는 책이 금전적으로 감당이 안되서 좀 줄여봐야 겠어요. 히융 ㅠㅠ

주말 잘 보냈어요, 핑키님?
잘자요. 속상한 일은 이제 그만 잊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