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이었나. 술을 엄청 마시고나서 집에 돌아가 기절하고 다음날 아침 일어나 엄청 후회를 했다. 젠장. 나는 오늘 할일도 많은데 이렇게 취기가 남아있어서 어떡하나, 하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엘리자베스 게이지'의 『스타킹 훔쳐보기』의 한 구절이 생각났다. 

   
  "우리가......이러는 게 아니었는데......." 로라는 말을 잇지 못했다.
할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야, 괜찮아. 행복했잖아."(하권,P.115)
 

 

다음날 출근해서 업무에 시달리면서 나는 내내 계속 내가 그러는게 아니었는데, 라고 생각하다가 이내 괜찮아 행복했잖아, 라는 생각을 반복했다. 

책속에서 저 구절은 과거의 연인이었던 남자와 여자가 오랜 시간이 지난후에 그들이 자주 찾던 센트럴 파크에서 우연히 재회한 후, 함께 호텔에 들어갔다가 나오면서 나누는 대화이다. 나는 그 장면이 무척 좋아서 센트럴파크에 가고 싶은 생각을 내내 했었는데, 어쨌든, 나는 과거의 남자와 재회해서 호텔에 들어갔다 나온건 아니지만 ( '') 고개를 저으며 아니야 괜찮아 행복했잖아, 라고 생각했다. 더 많은 시간을 내가 이러는게 아니었는데, 라는 생각에 할애하기는 했지만. 

오늘도 그렇다. 오늘 아침도. 또 저 구절이 생각났다. 대체 잊혀지지가 않아. 어제는 저녁에 샤브샤브를 먹기로 했던 약속이 어찌어찌하다보니 삼겹살로 바뀐 것. 삼겹살을 먹으면서 나는 많이 먹지 않을것이고, 적당히 먹을것이야, 밥은 먹지 않겠어, 라고 말했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삼겹살에 소주에 밥과 냉면까지 흡입하고난 뒤였다. 젠장. 왜 늘 이모양일까. 그리고 다시 맥주를 마시고 배가 부른 상태에서, 비염에 시달리는 육체를 쉬게 해주겠다며 열시반부터 잠들었는데 오, 세상에, 열두시에 잠을 깨보니 그때도 계속 배가 부른거다. 대체 밤 열두시에 자다 깨서 배가 부르면..뭘 어째야 하지? 하아- 피곤하고 졸려.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그런데 너무 배가 불러. 그러니까 배가 어느정도 부르면 잠도 더 잘오고 행복해지는데, 어제는 진짜 '너무' 불렀던거다. 너무. 너무. 그래서 자정을 넘긴 그 시간에 침대위에서 뒹구르르 구르면서 저 구절을 또 생각했다. 

내가 ......그러는 게 아니었는데......... 

하아- 

 

 

오늘 아침 출근길. 시집을 읽었다. 근래 읽은 시집중에 가장 만족도가 큰 시집. 낯선곳과 낯선것에 대해 말하지 않는, 그런 시집. 반갑다, 정말. 언젠가 어느분이 내게 댓글로 달아주기도 했던 시가, 이 시집속에 있다. 출근하자마자 동료에게 얘기해주며 소름 돋았던 시.  

 

이 별의 일 

너와의 이별은 도무지 이 별의 일이 아닌 것 같다. 
멸망을 기다리고 있다.
그다음에 이별하자.
어디쯤 왔는가, 멸망이여. 

  

 

 

 

 

 

 

 

그런데 그의 시는 좀 길다. 나는 짧은 시가 좋은데. 긴 시는 좀처럼 읽고 싶어지지 않는데, 어젯밤 잠깐 휘리릭 넘겼을 때 그의 시집에는 좀처럼 짧은 시가 눈에 띄질 않는거다. 어쨌든 차분한 마음으로 오늘 버스안에서 시집을 읽기 시작했는데, 이 긴 시의 마지막 연이 아주 좋다. 전생에서 후생에 이르기까지 단 한 번뿐인 청혼을 한다, 하는 구절. 

 

인중을 긁적거리며  

 

내가 아직 태어나지 않았을 때,
천사가 엄마 배 속의 나를 방문하고는 말했다.
네가 거쳐온 모든 전생에 들었던
뱃사람의 울음과 이방인의 탄식일랑 잊으렴.
너의 인생은 아주 보잘것없는 존재부터 시작해야 해.
말을 끝낸 천사는 쉿, 하고 내 입술을 지그시 눌렀고
그때 내 입술 위에 인중이 생겼다. 

태어난 이래 나는 줄곧 잊고 있었다.
뱃사람의 울음, 이방인의 탄식,
내가 나인 이유, 내가 그들에게 이끌리는 이유,
무엇보다 내가 그녀를 사랑하는 이유,
그 모든 것을 잊고서 어쩌다 보니 나는 나이고
그들은 나의 친구이고
그녀는 나의 여인일 뿐이라고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 것뿐이라고 믿어왔다. 

태어난 이래 나는 줄곧
어쩌다 보니, 로 시작해서 어쩌다 보니, 로 이어지는
보잘것없는 인생을 살았다. 그러나
어떻게 하면 깨달을 수 있을까?
태어날 때 나는 이미 망각에 한 번 굴복한 채 태어났다는
사실을, 영혼 위에 생긴 주름이
자신의 늙음이 아니라 타인의 슬픔 탓이라는
사실을, 가끔 인중이 간지러운 것은
천사가 차가운 손가락을 입술로부터 거두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모든 삶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고
태어난 이상 그 강철 같은 법칙들과
죽을 때까지 싸워야 한다는 사실을. 

나는 어쩌다 보니 살게 된 것이 아니다.
나는 어쩌다 보니 쓰게 된 것이 아니다.
나는 어쩌다 보니 사랑하게 된 것이 아니다.
이 사실을 나는 홀로 깨달을 수 없다.
언제나 누군가와 함께 ‥‥‥ 

추락하는 나의 친구들:
옛 연인이 살던 집 담장을 뛰어넘다 다친 친구.
옛 동지와 함께 첨탑에 올랐다 떨어져 다친 친구.
그들의 붉은 피가 내 손에 닿으면 검은 물이 되고
그 검은 물은 내 손톱 끝을 적시고
그때 나는 불현듯 영감이 떠올랐다는 듯
인중을 긁적거리며
그들의 슬픔을 손가락의 삶-쓰기로 옮겨 온다. 

내가 사랑하는 여인:
3일, 5일, 6일, 9일  ‥‥‥ 
달력에 사랑의 날짜를 빼곡히 채우는 여인.
오전을 서둘러 끝내고 정오를 넘어 오후를 향해
내 그림자를 길게 끌어당기는 여인. 그녀를 사랑하기에 

내가 누구인지 모르는 죽음,
기억 없는 죽음, 무의미한 죽음,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죽음일랑 잊고서
인중을 긁적거리며
제발 나와 함께 영원히 살아요,
전생에서 후생에 이르기까지
단 한 번뿐인 청혼을 한다.
 

 

아 길어..너무 길어..옮겨 쓰기 힘들잖아. 좀 짧게 써줘요, 시인님들. 그리고 또 긴 시. 그리고 참 좋은 시. 제목도 좋은 시 한편 더, 마지막으로. 

 

4월 

 

나는 너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미지의 별빛과
제국 빌딩의 녹슨 첨탑과
꽃눈 그렁그렁한 목련 가지를
창밖으로 내민 손가락이 번갈아가며 어루만지던 봄날에 

나는 너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손가락이 손가락 외에는 아무것도 어루만지지 않던 봄날에 

너의 소식은 4월에 왔다
너의 소식은 1월과 3월 사이의 침묵을 물수제비뜨며 왔다
너의 소식은 4월에 마지막으로 왔다 

5월에도 나는 너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6월에는 천사가 위로차 내 방을 방문했다가
"내 차라리 악마가 되고 말지" 하고 고개를 흔들며 떠났다
심리 상담사가 "오늘은 어때요?" 물으면 나는 양미간을 찌푸렸고
그러면 그녀는 아주 무서운 문장들을 노트 위에 적었다 

나는 너의 소식을  ‥‥‥ 
물론 7월에도  ‥‥‥ 
너의 소식은 4월에 왔다
너의 소식은 4월에 마지막으로 왔다 

8월에는 어깻죽지에서 날개가 돋았고
9월에는 그것이 상수리나무만큼 커져서 밤에 나는 그 아래서 잠들곤 했다
10월에 나는 옥상에서 뛰어 날아올랐고
11월에는 화성과 목성을 거쳐 토성에 도착했다 

우주의 툇마루에 쭈그리고 앉아 저 멀리 지구를 바라보니
내가 가지런히 벗어놓은 신발이 늙은 개처럼 엎드려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12월에 나는 돌아왔다
그때 나는 달력에 없는 뜨거운 겨울을 데리고 돌아왔다 

너의 소식은 4월에 왔다
4월은 그해의 마지막 달이었고 다음해의 첫번째 달이었다 

나는 너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주 오래 기다리고 있었다
 

 

손가락이 손가락 외에는 아무것도 어루만지지 않던 봄날에, 라는 표현을 하다니, 정말로 시인은 시인인가보다. 나는 왜 저런 표현을 생각해내지 못했을까. 손가락이 손가락 외에는 아무것도 어루만지지 않던 봄날, 이라니. 4월이라니, April come she will 이라는 노래도 생각나고, '다구치 란디'의 『4월이 되면 그녀는』이라는 단편소설집도 떠오르고, 사놓고 아직 읽지 않은 '이스마일 카다레'의 『부서진 사월』도 생각난다. 4월, 너의 소식이 마지막으로 들려온 달, 그래서 그해의 마지막 달, 다음해의 첫번째 달. 시인이 소식을 기다리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눈앞에 없는 사람이겠지. '정미경'은 그의 소설 『아프리카의 별』에서 '부재하면서 온통 저 남자를 사로잡고 있는 건 누구일까'라는 문장을 써낸적이 있다. 그래, 대체로 그렇다. 그건 사실이다. 나를 온통 사로잡고 있는건 대체로 내 눈앞에 없는 사람, 혹은 내 옆에 부재한사람.

나는 너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아주 오래 기다리고 있다
입술을 깨물며 초조하게
가끔은 손톱도 깨물면서
매달 한번씩은, 네 소식을 좀 들려줘. 

  

오늘, 
꼬꼬면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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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이진님, 시집 추천합니다!
    from 마지막 키스 2012-04-24 00:23 
    소이진님. 시집 추천을 해달라고 하셨는데, 제가 조금만 기다리라고 했죠? 사무실에서 추천하고 싶었지만 저는 외우는 시는 하나도 없구요, 오늘 일이 폭발해서 ㅠㅠ 머리가 빙빙 돌 정도로 일했어요. ㅜㅜ 집으로 돌아와 일단 제 방 책장에서 시집 몇 권 꺼내어 훓어보았어요. 저는 시를 잘 못읽고(;;) 가지고 있는 시집도 몇 권 되질 않아서 추천하자니 데이터가 몹시도 빈약하지만, 이 시들은 어떨까, 해서 몇 개 소개해 드릴게요. 다 기록하기는 어려우니(저
 
 
2011-09-02 0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2 1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와 2011-09-02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양식품에서 [나가사키짬뽕]이 나왔어요!
마트 시식코너에서 한컵 원샷했는데, 아주 맛있었어요!
오늘 마트가면 살려고. 초야에서는 꼬꼬면의 대항마라는 이야기도 있답니다.ㅋㅋ


근데, 꼬꼬면은 닭육수, 나가사키짬뽕은 돼지뼈육수.. 채식은 어쩔.. 후아..;

차좋아 2011-09-02 12:43   좋아요 0 | URL
레와님 나가사키 짬뽕에 숙주 올려 먹으면 더 맛있을거 같아요^^ 꼬꼬면은 닭육수가 심해요. 맛에선 닭육수 맛이 강하지 않은데 의외로 냄새가 진하더라고요. ㅎㅎ

다락방 2011-09-02 13:11   좋아요 0 | URL
지난번에 차좋아님이 나가사키짬뽕 맛있다고 막 순위 매겨주시고 그랬는데. ㅎㅎ
근데 웃겨요 레와님. 한컵 원샷. 마치 물을 마시듯 ㅋㅋㅋㅋㅋ

꼬꼬면도 나가사키짬뽕도 먹어봐야겠어요. 근데 왜 오사카 짬뽕은 안나오지? 오사카 짬뽕이 더 맛있을 것 같은데.. 시무룩.

밑에 차좋아님 댓글 보이죠? 나가사키짬뽕에는 숙주를 넣어 먹으면 맛있대요! ㅎㅎ

레와 2011-09-02 14:08   좋아요 0 | URL
차좋아님! 고마워요.
숙주는 살짝 볶아 먹어도 맛있고, 짬뽕에 넣어 먹어도 맛있고. 숙주 짱이네요!! ^^

다락방 2011-09-02 14:09   좋아요 0 | URL
숙주만세!

차좋아 2011-09-02 14:44   좋아요 0 | URL
아..... 숙주 그거~ 저도 안 먹어 봤는데요ㅋㅋ 그래도 더 맛잇을 것 같아요. 나가사키짬뽕 배달오면 제가 꼭 실험 해볼게요^^히히히

ㅋㅋ 라면 원샷 저도 알아요 원샷 안하면 면만 그대로 남잖아요~~

차좋아 2011-09-02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락방님이 거하게 취한 그날 뿅가도록 마셨었지요 ㅎㅎㅎ
어제는 쿠팡에서 나가사키 짬뽕 한 박스 샀고, 사신 치바를 한 챕터 읽었어요.
사신 치바 귀엽던데요.ㅋㅋ 오늘 다 읽어버려야지~~~
손가락이 손가락 외에는 아무것도 어루만지지 않던 봄날에, 라는 표현에 감흥을 느끼는 다락방님이 있어서 시인이 시를 쓰는거에요.^^ 뭔말인지 한참 들여다 봐야하는 사람도 있거든요.ㅋㅋ

다락방 2011-09-02 13:12   좋아요 0 | URL
차좋아님 뿅가도록 마신건 이미 페이퍼로 확인한 바 있습니다. ㅋㅋㅋㅋㅋ
차좋아님은 근데 사람을 참 이상하게 칭찬하시네요. ㅋㅋㅋㅋ 뭔가 기분 좋아졌어요. ㅋㅋㅋㅋㅋ
사신치바는, 음악을 좋아해서 아주 마음에 들어요. 히히.

pjy 2011-09-02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꼬꼬면이 온다.

ㅋㅋㅋㅋㅋ어쩜좋아~ 디게 우아한 다락방님의 우아하게 읽히는 페이퍼야 이러구 있었는데.....알라딘의 이벤트는 성공적인거죠^^

다락방 2011-09-02 14:00   좋아요 0 | URL
아니 왜요, pjy님. 꼬꼬면은 우아하지 않습니까? 네? ㅎㅎㅎㅎㅎ
저는 대부분의 이벤트에 무심한 여자사람인데 먹을거만 주면 눈이 뒤집혀요. 쌀이라든가 꼬꼬면이라든가.. ( '')
저 꼬꼬면 두봉지 받아요. ㅋㅋㅋㅋㅋ 한박스는 집으로 한박스는 사무실로. 컴온,컴온!! ㅎㅎ

2011-09-02 14: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2 14: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June* 2011-09-02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이지 ,페이퍼 곳곳 ( 어느 페이퍼든요 )
 웃음이 베이지 않은 곳이 없어요 . 놀라워요 , 정말.
 
 

다락방 2011-09-02 18:09   좋아요 0 | URL
놀랍긴요, 쥰님. 쥰님의 감성에 비하면 제 유머는 사소하죠.
:)

2011-09-04 18: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4 2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1-09-06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댓글 제가 달았던 기억이 나요ㅎㅎ
시인의 신간이 나온 건 알았는데 잊고 있다가 느낌의 공동체를 보다가
떠올라서 다락방님께 땡투하고 주문합니다.
가을은 싫은데 죽도록 싫은데 가을에 읽지 않으면 의미가 없을 것 같아서요 힝힝

다락방 2011-09-06 15:30   좋아요 0 | URL
가을엔 편지를 써야하고 가을엔 엽서를 써야하고 가을엔 시를 좀 읽어줘야 하는거에요. 그쵸? ㅎㅎㅎㅎ
어우, 전 이제 당분간 시 좀 그만 읽어야겠어요. 머리가 어질어질해요. 시는 제게 인문학 서적만큼 어려운것 같아요.

그나저나,
잘 지내고 계십니까?
 
열여섯의 섬 사계절 1318 문고 28
한창훈 지음 / 사계절 / 2003년 9월
평점 :
절판


뻔한내용, 뻔한전개. 그의 소설이 좋지 않을수도 있을거란걸 상상하지도 못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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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1-09-06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이 책은 못 끝냈어요...

유부만두 2011-09-06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행인건 신간 <꽃의 나라>는 꽤 좋았다는 거에요!

다락방 2011-09-06 16:41   좋아요 0 | URL
이 책 너무 뻔해서 깜짝놀랐어요, 유부만두님. 뭐지, 뭐지..하면서요.
오, 꽃의 나라는 좋습니까? 저는 어쩐지 시들시들해져서 살 생각도 안하고 있었거든요. 게다가 제 마음이 한창훈에서 이승우로 옮겨가려고 해요...여자란 모름지기 변덕쟁이니까요. ( '')

유부만두 2011-09-06 16:49   좋아요 0 | URL
좋다니까요?! ㅎㅎ 이러면 갈대순정 다락방님 돌아오시겠죠? ^^

다락방 2011-09-06 16:50   좋아요 0 | URL
아이참..어쩌지...아이참....
저 당분간 이승우를 사랑할거란 말예요. 이러지마세욧!!!!!!!!!

2011-09-06 16: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6 16: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6 17: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6 17: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6 17: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6 17: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말하자면 이것은 좋았던 것들에 대한 혹은 여전히 좋은것들에 대한 이야기.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내가 좋아하는 책을 좋아하는 것은 얼마나 기쁜일인지. L 은 [로드]를 읽고 '올해 내가 읽은 가장 좋은 영미권 소설'이라며 내게 문자를 보내왔었고, K는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가 정말 좋았다며 쪽지를 보냈다. 그런가 하면 C는 피츠제럴드의 [겨울 꿈]이 정말로 아름답다고 책을 읽고나서 내게 메세지를 보냈고, ㅈ 는 [포기의 순간]을 읽는 중에 무척 좋다고 문자를 보냈다. ㄷ 님과 ㄲ 님은 [모두 다 예쁜 말들]을 읽고 정말 아름답다고 포스팅을 하고, K 역시 [모두 다 예쁜 말들]이 무척 좋다며 쪽지를 보냈었다. H는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의 말투를 흉내내 내게 말을 걸고, E 는 내가 말한 영화를 보고 정말 좋았다면서 메세지를 보낸다. 정말이지 모두 다 예쁜 사람들. 나는 이런 순간들이 무척이나 좋다. 그래서 더 책을 보고 싶고 더 영화를 보고 싶어진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내가 좋아하는 책을 싫어하는 경우도 더러 생긴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좋아해주지 않는다고 해서 그들이 미워지거나 싫어지지는 않는다. 물론, 내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의 경우에는 얘기가 다르다. 나는 어느 정도의 관심(혹은 호감)을 가진 남자사람이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를 '그저 가벼운 로맨스'라고 말하는 순간 그에 대해 가졌던 내 호감을 모두 거두어 들였다. 나의 애정은 그런 사람들에게까지 나누어 줄 정도로 충분하진 않으니까.  

L 에게, C 에게 이승우의 [칼]을 보내야지. 히죽히죽. 후버까페에게도 보내야지. 쪽지도 쓸거야. 일단, [칼]만 읽어보라고. 다른 단편들은 읽고 싶은것들만 읽되, [칼]은 꼭 좀 읽어달라고, 실망하지 않을거라고.

어제는 피츠제럴드의 [겨울 꿈]을 원서로 보고 싶은 욕망이 정말이지 하늘에 닿을 지경이었다. 그러니까 내가 그것을 '읽을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가지고만 있어도 좋을 것 같았던거다. 그래서 알라딘을 검색했는데 아,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고, 피츠제럴드의 어떤 단편집들이 검색되기는 하는데, 그 안에 목차가 없어서 [겨울 꿈]이 있는지 없는지 도무지 모르겠는거다. 그래서 하늘에 닿았던 내 욕망은 암흑속으로 빠졌다. 하아- 어쨌든 이건 또 검색 해봐야겠다. 아마존까지 뒤져주겠어!  

 

오늘 아침에는 김성재의 [말하자면]을 들었다. 갑자기 불쑥, 생각이 나서.  

 

 

너의 뒤에선 항상 너를 쳐다봐, 너의 앞에선 항상 땅을 쳐다봐, 하는데 가사가 완전 좋은거다. 물론 너의 앞에선 항상 땅을 쳐다보는 건 좀 병신같지만... 사람이 사람의 눈을 봐야지 왜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고 땅을 보는가. 그건 좀 병신같다. 수줍은 마음에 뒤에서 나를 쳐다보는 건 괜찮지만, 그래도 내 앞에선 땅을 보는 남자라면 될것도 안되겠다. 병신.. 그래도 좋다. 우리 우연히 스쳐 지날때마다 서로 반갑게 지나쳐갈때마다 넌 알지 못했니 너무나도 자주였던 걸 말이야, 라는 가사를 듣노라니 하하하하 중학교때 국어선생님 좋아하던게 생각나네. 쉬는시간마다 나가서 복도에 서 있었는데. 나 좀 보라고. 하하하하. 그때 국어선생님의 나이가 삼십대 중반이었는데, 오, 지금의 내 나이대구나. 그때 내가 보기에 선생님은 엄청나게 어른 남자였는데... 오늘아침에는 김성재의 말하자면을 반복해서 들었다. 어쩌면 어제 읽은 박정대의 시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어제 읽은 박정대의 시는 이것이었다. 

 

붉은 별 

 

오늘 밤엔 별이 붉어 나는 담배를 피운다 

아니 담배를 피우다 보니 별이 붉어졌다 

붉은 별, 살아 있는 동안 끝내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말할 수 없는 자의 심장에 밤새 떠 있는 별 

 

 

 

 

 

 

 

 

 

누구나 가슴속에 붉은 별이 하나쯤은 떠 있지 않을까. 밤새. 

 

이번주에는 월요일부터 어제까지 아주 일이 많았다. 출근해서 퇴근할때까지 미친듯이 일만 했다. 온 몸이 지쳐서 흐느적거리도록. 게다가 엊그제부터 재채기를 하루에 이천번씩(물론 과장포함)하고 있다. 계절이 바뀌고 있다는 증거다. 아침부터 밤까지 쉬지 않고 일하고, 재채기를 이천번씩 하고 집에 돌아가면 나는 녹초가 되어있다. 어제 퇴근 전, 나는 녹초가 된 나의 몸과 마음을 좀 쉬게 해주고 싶었고, 그래서 엽서를 하나 꺼내서 박정대의 시, [붉은 별]을 적었다. 물론 시집을 보고 적었다. 우표를 붙여야지. 

 

 

엊그제는 집에 좀 늦게 들어갔다. 남동생은 아직 들어오기 전이었다. 열두시쯤 나는 잠이 들었는데, 한시쯤 뒤척이며 잠에서 깼다. 다시 잠들려는 순간 인기척이 들리더니 내 방불이 켜지고 이내 다시 꺼졌다. 나는 누구야, 하고 돌아보았는데 남동생이 막 나가려던 참이었다.  

나 들어와서 자고 있나 본거야? 

응, 이라고 말하고 남동생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고 나도 이내 다시 잠들었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니 자꾸만 생각나는거다.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나도 간혹 남동생이 늦은 귀가를 할때 남동생의 방에 들어가 불을 켜보곤 한다. 닫혀 있을때는 노크를 해보고 열려 있을 때는 불을 켜본다. 이녀석, 들어와서 자고 있나. 그런데 엊그제는 남동생이 나를 궁금해했다. 너무 좋아서 다음날도 자꾸만 생각하다가 문자메세지를 보냈다. [너, 어제 새벽에 나 들어와서 자고있나 확인하려고 불 켜봤지? ㅎㅎ] 하고. 자꾸자꾸 확인하고 싶어서. 그랬더니 남동생에게선 [그렇지 뭐 ㅎㅎ]라는 답장이 왔다. 나는 정말 너무 좋아서 또 문자를 보냈다. 

아 귀여워. 사랑해. 

그 뒤로는 아무런 답도 오질 않았다............ 

 

 

좋았던 순간들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니까 자꾸만 웃음이 난다. 어쩐지 오늘은, 내가 웃는걸 본다면 누군가 한명쯤은 아주 예쁘게 웃는다고 말해줄 것 같은, 그런 날이다.  

 

아, 맞다.(추가)
재이슨 스태덤의 새 영화의 예고편을 보았다. 꺅 >.<  제목은 [킬러엘리트]란다. 좀 구리구나, 제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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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09-01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래서 방문을 열어보는 거구나... 마음에 붉은 별이 무수하게 박혀버리는 기분이네요. 저는 누나가 가끔 방문을 열어보면서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는데, 그 진짜 이유를 몰랐어요. 자꾸자꾸 확인하고 싶어서... 그런 거구나! 뭐 그게 아닐 수도 있지만 그럴 거라고 믿어요. 우리는 예민한 남매라서 서로의 신경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확인하는 데 익숙해져버렸거든요. 그런데 이 글 보니까 새삼스럽게도 고개가 끄덕여지네요.

방금 글 끄적이다가, 다락방님 서재에 글이 올라왔길래 득달 같이 눈썹 휘날리면서(물론 과장이지만) 달려왔어요. 달려오길 잘했어요 정말. 막 혼자서 산타클로스처럼 미소 짓고 있어요 지금 ㅎㅎ 노래는 집에 가자마자 들어볼거에요!

다락방 2011-09-01 13:13   좋아요 0 | URL
아, 저는 가끔은 불을 켜지 않고(혹시 깰까봐) 손으로 침대위를 더듬더듬하기도 해요. 그러다가 녀석이 만져지면 으음, 왔군 하고 돌아가죠. ㅎㅎ 가끔은 깨면 어, 너 왔나 보려고. 왔구나. 이러고 가고요. 저는 누나니까 그런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동생이 저에 대해서도 그렇게 생각할거라고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자꾸자꾸 생각나고 새삼 따뜻해지고 그래요. 히히.

저도 득달 같이 달려가서 수다쟁이님의 글을 읽었어요.
:)

루쉰P 2011-09-01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따뜻해라..게다가 다락방님은 여전히 사람들에게 사랑을 나누어 주고 계신군요. 제 서재에 오시는 영광까지 베풀어 주셔서 성은이 망극하고 있어요.
책에 대한 나의 느낌을 모독하는 자와는 상종하지 않는다란 인간 관계의 법칙은 어찌 보면 저와도 흡사하시군요. 남동생은 저도 너무 사랑스럽네요. 그치만 전 여자가 좋아요.
붉은 별이란 시 너무 감동이에요. 후배에게 시집을 한 권 선물할 일이 있는데 이 시집이 괜찮나요? 저도 한 권 읽을려구요. 그 후배가 시인을 꿈 꾸거든요. ^^ 근데 저 시 너무 좋아요. 전 붉은 별 무척 좋아하거든요. '중국의 붉은 별'

다락방 2011-09-01 13:16   좋아요 0 | URL
루쉰님. 저는 '책에 대한 나의 느낌을 모독하는 자와는 상종하지 않는다'라는 거창한 마인드까지는 아니에요. 그저 이 책을 이렇게밖에 못느끼는 너랑 안놀아, 정도라면 표현이 맞을것 같아요. ㅎㅎ 살짝 저는 치사한 모드랄까요. ㅎㅎ
붉은 별이란 저 시 정말 좋죠? 저도 어제 읽으면서 아 좋다 좋다 했어요. 그런데 이 시집은 흐음, 모두에게 쉽게 권할만한 시집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렇지만 '시인을 꿈꾸는' 후배라면 얘기가 달라지겠네요. 선물하셔도 좋을것 같아요, 루쉰님.

비로그인 2011-09-01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 근데 고르곤졸라스테이크가 뭐에요? 오늘 점심 메뉴에요? 전 1500원짜리 백반 먹으러 갑니다 :)

다락방 2011-09-01 13:17   좋아요 0 | URL
아뇨 ㅠㅠ 아웃백의 여름한정메뉴인데 먹고 싶었는데 여태 못먹고 오늘은 9월이고..뭔가 서운해서. ㅠㅠ
1,500원짜리 백반은 맛있게 드셨습니까, 수다쟁이님? 저는 햇반 먹었어요. ( '')

마노아 2011-09-01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동생 참 듬직해요. 사랑하고 사랑받는 따뜻한 사람들!
킬러 엘리트는, 제목이 정말 별로네요. 그 킬러가 엘리트라는 거야, 그 킬러 이름이 엘리트라는 건지... 설마 영어 원제도??

참, 고르곤졸라스테이크가 아웃백이죠? 그거 끝내 먹었어요?

다락방 2011-09-01 13:18   좋아요 0 | URL
전 극장에서 재이슨 스태덤의 저 영화, 예고를 보면서, 아 너무나 좋지만..그런데 이놈은 왜 이런 영화에만 나오는걸까 하고 좀 서운하기도 했어요. 물론 액션 배우니까 액션 영화에 나오는건 당연하지만, 뭐랄까, 어떤 B급의 냄새가 나서. 이 사람은 왜 자꾸 B급에만 나오지 싶으면서, 그렇지만 나는 그런 영화를 사랑하니까 괜찮아..싶기도 하고. 암튼 꼭 볼겁니다!!

고르곤졸라스테이크는 끝내 먹지 못하고 여름이 끝나가요. ㅠㅠ 서운해 서운해 서운해 서운해요 ㅠㅠ

moonnight 2011-09-01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정말정말 사랑스러운 다락방님 남매 ^^ 그 뒤로는 아무런 답도 오질 않았다. 압권이에요. ㅠ_ㅠ
저도 제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의견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할 수 없다는 건 알지만, 제가 너무너무 좋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폄하해 버리는 사람은 아무래도 진정으로 좋아할 수가 없어요. ;;
다락방님 덕분에 읽어야 할 시집이랑 책들이 자꾸 생겨요!!! 이번에는 박정대와 피츠제럴드이군요. >.<

다락방 2011-09-02 09:12   좋아요 0 | URL
피츠제럴드는요 문나잇님, 정말 좋아요, 정말. 진짜 짱좋아요! 특히 그의 단편 [컷글라스보울]은 제가 엄청나게 애정하는 단편이랍니다. 그런데 엊그제 친구가 [겨울 꿈]너무 좋다고 왓섭을 보내와서 갑자기 또 겨울 꿈 생각이 엄청나게 나지 뭐에요? 아아아아 세상에 좋은 단편이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에요.

앗. 문나잇님께 왓섭 보내야지. 히히.

blanca 2011-09-01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말하자면>!! 저 김성재의 팬이었거든요. 너무 반갑네요. 아, 다락방님 저는 요새 콧구멍에 휴지 꽂고 있어요--;; 상황을 아시겠죠? 오늘은 참다 참다 병원 가서 엉덩이 주사까지 맞았네요. 그런데 왜 대체 서늘한 가을 바람은 안 부는 걸까요? 남동생, 우아 너무 귀여워요! 누나 자는 걸 보러 들어오는 남동생이라니!! 저라면 너무 이뻐서 뽀뽀를 해 줄 것 같아요. ㅋㅋ

문자 얘기하니까 저 얼마 전에 <술 한 잔 하냐?>고 문자 보냈더니 당장 씹혔던 기억이 나요 ㅋㅋ 그래도 남동생들은 완소에요. 그렇죠? ㅋㅋㅋ

다락방 2011-09-02 09:14   좋아요 0 | URL
듀스의 앨범이 나오면 당장 달려가서 사던 그런 시절이 있었어요, 블랑카님. 노래들이 다 끝내줬죠. 김성재의 말하자면, 이 노래도 엄청 좋아했는데..하아-
저는 내일 병원에 가서 약 좀 받아먹으려구요. 이비인후과에서 약 받아 먹으면 비염이 좀 죽더라고요. 정말 괴로워 미치겠어요. 흑흑.
저는 남동생에게 뽀뽀를 해줄 의향이 있으나, 그랬다가는 남동생이 저를 발로 차버릴것 같은데요? 늙을라면 곱게 늙으라며.. ( '')

남동생은 정말 완소죠, 블랑카님. 물론 저는 여동생도 그렇지만요. 헤헷 :)

비로그인 2011-09-01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엄마가 아침에 일어나 현관문이 잠겨 있지 않다는 걸 알고 내 방문부터 벌컥 연 거예요.
놀라서 왜 그러냐고 묻자 누가 날 업어갔을까봐, 그러는 거예요 ㅎㅎㅎ
현관문은 열려 있는데 집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어요 ㅎㅎㅎ

다락방 2011-09-02 09:15   좋아요 0 | URL
전 한여름에도 아무것도 덮지 않고 못자는데 엄마는 자꾸만 얘가 더워서 자가다 쪄죽을라고 그러냐며 새벽에 자꾸 들어와서 제 배에서 이불을 치워요. 아, 저는 정말 아무것도 안덮고는 잠을 잘 수가 없는데 말이죠. 가끔 어떤 애정들은 상대의 성향을 모르고 빗나가기도 해요. 그쵸? 울엄마는 나랑 삼십년 이상을 살아오면서도 아직도 여름이면 제 배 위에서 이불을 치워대니 원 ㅋㅋㅋㅋㅋ

2011-09-01 1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2 0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turnleft 2011-09-01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겨울 꿈] 은 아마존에서 Fitzgerald stories 로 검색하면 나오는 처음 두 권 책에 다 들어 있어요 :)

다락방 2011-09-02 09:16   좋아요 0 | URL
우앗, 고마워요, 턴님. 저 이 댓글 보고 아마존에서 검색한 뒤에, 그거랑 똑같은 표지 알라딘에서 찾았어요. 그래서 오늘 결제할 예정이랍니다. 신나요!! >.<

pjy 2011-09-01 15: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재채기 좀 하고 있습니다ㅋ 제가 뭐랬다고~ 계절은 확실한 인상을 남기네요~ 괜히 재채기하면서 다락방님 글이 생각나서 히죽~ 아, 동료직원이 새삼스레 이상하게 쳐다봅니다^^;

다락방 2011-09-02 09:17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 pjy님도 혼자서 히죽히죽 웃고..그런 증상을 가지고 계시군요! 저도 그거 완전 잘하는데. 걷다가도 웃고 지하철안에서도 웃고. ㅋㅋㅋㅋㅋ

LAYLA 2011-09-01 19: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를 사랑하고 있단 말이야~~

다락방 2011-09-02 09:18   좋아요 1 | URL
알아, 임마.
뭐 이런 뉘앙스의 댓글을 달아야만 할것 같은 ㅋㅋㅋㅋㅋ 애정이 푱푱 샘솟는 댓글이네요. 말하자면 너를 사랑하고 있다는 말이야, 하지만 나는 말할 수 없단 얘기야~ 우!아!

Kir 2011-09-02 01: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흑, 말하자면...ㅜㅜ 자기 전에 '너의 생일' 무한반복하다 자야겠어요.

다락방 2011-09-02 09:18   좋아요 1 | URL
울지마세요, 흑흑. 저는 오늘 아침에도 말하자면 또 들었어요.

2011-09-02 2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2 2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는 마을버스를 놓쳤다. 이게 다 아침밥 때문이었다. 너무 맛있어서 멈추지를 못했다. 엄마한테 "엄마, 식탁에서 일어나지지가 않아."라고 말할 지경이었으니까. 어쨌든 그래서 한강을 못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좁은 초록버스 안에서 시집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하다가, 힘들어서 관두고 지하철안에서 시집을 읽었다.  

 

편지1 

처음 당신을 사랑할 때는 내가 무진무진 깊은 광맥 같은 것이었나 생각해봅니다 날이갈수록 당신 사랑이 어려워지고 어느새 나는 남해 금산 높은 곳에 와 있습니다 낙엽이 지고 사람들이 죽어가는 일이야 내게 참 멀리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떠날래야 떠날 수가 없습니다 

 

 

 

 

 

 

 

 

 

나는 확실히 시를 읽는데 그다지 유리한 감성 혹은 뇌(?)를 가지고 있지 못한건가보다. 이 시집은 제목이 제일 좋다. 그 여름의 끝, 이라는 이 시집의 제목. 나머지 시들은 어느 한편 눈에 들어오지를 않는다. 물론 이 시집을 사게 만든 이별1 을 빼놓고는. 

 

이별 1 

당신이 슬퍼하시기에 이별인 줄 알았습니다 그렇지 않았던들 새가 울고 꽃이 피었겠습니까 당신의 슬픈은 이별의 거울입니다 내가 당신을 들여다보면 당신은 나를 들여다봅니다 내가 당신인지 당신이 나인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이별의 거울 속에 우리는 서로를 바꾸었습니다 당신이 나를 떠나면 떠나는 것은 당신이 아니라 나입니다 그리고 내게는 당신이 남습니다 당신이 슬퍼하시기에 이별인 줄 알았습니다 그렇지 않았던들 우리가 하나 되었겠습니까 

 

하아, 눈에 띄는 시가 하나도 없구나, 하면서 책장을 넘기다가 맨 마지막, 이 시집의 제목과 같은 시를 보았다. 이 시는 좀 괜찮다. 이 여름을 보내는 나 같다. 

 

그 여름의 끝 

그 여름 나무 백일홍은 무사하였습니다 한차례 폭풍에도 그 다음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아 쏟아지는 우박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습니다 

그 여름 나는 폭풍의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그 여름 나의 절망은 장난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지만 여러 차례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넘어지면 매달리고 타올라 불을 뿜는 나무 백일홍 억센 꽃들이 두어 평 좁은 마당을 피로 덮을 때, 장난처럼 나의 절망은 끝났습니다 

 

그런데 나는 이 여름이 끝나가는 이 시점에서 내 절망도 끝나가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아니, 지금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으니 여름은 끝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내 절망도 끝이 아니겠지.  

하루에 열번 포기를 하고 열한번 포기가 안된다고 머리를 흔든다. 스무번 포기하면 스물한번 포기가 안된다. 머릿속에서는 포기와 포기못해를 두고 작은 싸움이 벌어지고 있고, 이 싸움은 결국 내가 그날 해야할 일들을 놓치고 있는 현실로 돌아온다. 어제도 퇴근길에 강남에서 삼성까지 걷다가 문득 내가 해야할 일을 하지 못했다는 것을 생각해냈다. 젠장. 욕설이 튀어나왔다. 물론 그 일은 업무적인 것도 아니고 나의 개인적인 일이라 내가 하지 않아도 아무에게도 피해를 주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일을 내가 까맣게 잊고 있었다는게 화가 났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렇게 걷다가 테헤란로, 선릉과 삼성의 중간쯤, 사람도 많고 차도 많은 횡단보도에서 길을 건너는데 차들도 빵빵거리고 옆에서 걷던 남자도 내게 뭐라고 소리를 지른다. 나는 횡단보도의 중간쯤에서 더 갈 수가 없었다. 차들이 자꾸 달려서. 고개를 옆으로 돌려보니 차들은 여전히 달리고 사람들은 횡단보도의 양쪽으로 많이들 서있다. 그제서야 이게 뭐지, 싶어 신호등을 보니 빨간색이었다. 나는 빨간불에 그냥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던거다. 그 사람많고 차 많은 데서. 차 한대는 나때문에 급정거를 했고. 나는 옆에 걷던 남자가 다시 뒤돌아 가길래 따라 뒤돌아갔다.  내가 막 건너니 내 옆에서 기다리던 남자가 신호가 바뀐줄 알고 나와 함께 건너고 있었던가 보다. 오 젠장. 잠깐, 아주 잠깐 동안 세상이 멈춘것 같았다. 모든 차의 운전자들과 길을 건너려던 사람들이 나만 바라보는 것 같았다. 왜이래. 죽고싶어 환장했어? 나는 내게 속으로 소리쳤다. 열한번 포기가 안되면 열두번 포기하자, 스물한번 포기가 안되면 스물두번 포기하자. 그리고 그만 잊자. 초록불일때 횡단보도를 건너자. 차에 치이지 말자. 정신을 차리자. 해야 할 일을 잊지 말자.

 

어쨌든 당분간 시집은 사지 말아야겠다. 

 

좀전에는 책을 주문했다. 당연히(!) 꼬꼬면이 온다. 움화화핫. 나는 책을 사고 싶었던건가 꼬꼬면을 먹고 싶었던건가..하긴 이런걸 따져 무엇하랴. 이미 벌어진 일, 다 부질없지. 

 

오늘 아침 식탁에는 아주 반찬이 많았다. 물론, 그러니까 마을버스를 놓친거겠지만. 돼지고기 넣은 김치찌게와 감자볶음, 멸치볶음, 취나물, 마른오징어무침, 오이지, 김치. 너무 맛있어서 한입 가득 밥과 반찬을 넣고 황홀경에 취해 먹고 있다가 아빠랑 대화를 하는데, 나는 아빠의 의견에 반대를 했던가 혹은 반항을 했던가, 아빠는 대화끝에 그러셨다. 

그래도 널 미워할수가 없어. 

나는 밥과 반찬을 양 볼 가득 넣은채로 대꾸했다. 

날 미워하는건 좀처럼 쉬운일은 아니지. 

아빠는 마구 웃으시며 쉬운데, 라고 하셨지만 그건 못들은척 패쓰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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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1-08-30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마다 진수성찬을 먹는군요! 다락방!!
진정 부럽습니다.


아오, 신김치찜 먹고 싶다.. 침넘어가네.

다락방 2011-08-30 11:32   좋아요 0 | URL
매일 아침마다 먹는건 아니에요. 어떤날은 엄마가 김치찌개만 퍼주고 사라지기도 해요. 물론 그래봤자 전 또 열나 잘먹지만 ㅋㅋㅋㅋㅋ

꽃핑키 2011-08-30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훈훈한 아침식사 풍경에 저까지 미소가 지어지네요 :D
저는 책이라고 생긴건 다 좋아하는편인데요 ㅠ 이상하게 시집 만큼은 (글씨가 얼마 없어서 그런지?) 늘 뭔가 손해보는듯한 기분이 들어서 못 사겠더라구요ㅋㅋㅋ 그래도 요즘은 다락방님이 써주시는 좋은 시들 덕분에;; 나도 슬쩍? 한권 따라 사?볼까? 하는 유혹에 빠지곤한답니다. ㅋㅋ
햄볶한 화요일 보내세요 다락방님~♡

다락방 2011-08-30 11:32   좋아요 0 | URL
저도 시가 가슴에 와서 탁~ 박혀가지고 몇개의 시쯤은 외우고 다니는 그런 여자사람이고 싶은데 저랑 시는 그다지 친해지지를 못하고 있어요. 심히 안타깝습니다. ㅠㅠ

핑키님, 점심 맛있게 드세요!!

야클 2011-08-30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전, 그것도 업무시간이라 글 대충 읽다가 "어쨌든 당분간 시집은 사지 말아야겠다" 를 "어쨌든 당분간 시집은 가지 말아야겠다" 로 읽었습니다.

다락방 2011-08-30 11:31   좋아요 0 | URL
뭐 그거나 그거나 사실 크게 제 뜻과 반하지는 않네요. ㅎㅎㅎㅎㅎ

여름에게 2011-08-30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실례지만요.
혹시 고경순님이세요?

다락방 2011-08-30 11:31   좋아요 0 | URL
아니오. 제 이름은 고경순이 아닙니다.

아! 2011-08-30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고경순님이 아니시군요.

다락방 2011-08-30 13:23   좋아요 0 | URL
네, 아닙니다.

2011-08-30 1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31 1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30 15: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31 1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1-08-30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자랑하고 싶어요. 나는 다락방님 본명을 알지요. 헤헤 ^^
시도 사랑하시는 다락방님. 시집 보관함에 넣었어요. 저도 시를 읽고 다락방님처럼 감성적인 사람이 되어보겠어요.불끈.
아침식단이 진짜 맛나보여요. 배고파요. -_ㅠ 어제 술을 (또!) 진탕 마셨는데 돼지고기를 넣은 김치찌게라니. 군침이 막;;;

다락방 2011-08-31 11:25   좋아요 0 | URL
전 어제 술 진탕 마셨는데 오늘아침 북어국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자랑질)

아니요, 문나잇님. 그렇지만 저는 시를 잘 이해할 수가 없는걸요. 어려운 단어라도 나올라치면 이건 대체 뭔말이냐 싶어요. 시는 제게 낯설고 어렵기만 해요. ㅠㅠ

소나기 2011-08-30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수험생때 문학 문제를 풀다가 시험문제에서 '편지1'을 처음 만났어요. 꾸밈없는 제목처럼 시 역시 그러했지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떠날래야 떠날 수가 없습니다'

이 부분이 좋아서 이 시를 좋아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편지1과 비슷한 제목을 가진 이별1 역시 좋군요.

'내가 당신인지 당신이 나인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이별의 거울 속에 우리는 서로를 바꾸었습니다 당신이 나를 떠나면 떠나는 것은 당신이 아니라 나입니다'

특히나 이 부분이요.
저는 왜 이렇게 모순적인 문장이 좋은걸까요!

다락방 2011-08-31 11:26   좋아요 0 | URL
오와, 홀릭제이님. 저도요. 저도 저 시의 인용하신 그 부분이 좋았어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떠날래야 떠날 수가 없습니다'

너무나 심플하지만 또 너무나 마음에 와닿는 문장이 아닌가요.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그 구절 때문에 저 시를 여기에 옮겨온거랍니다.

2011-08-30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아주 조심하겠다고 약속해요. 당신이 길을 건너기 전에 길 양쪽을 다 살핀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당신이 한 번 더 길을 살폈으면 좋겠어요, 내 부탁이니까"

다락방 2011-08-31 11:27   좋아요 0 | URL
신스님..
나 진짜 좋아하는군요! 이 페이퍼에 이 댓글을 달아주는 센스라니. 나한테 특별해지기로 작정했나보다.
:)

특별하게 생각해 줄게요, 신스님. 다락방이 좋아한다는건 이런거구나, 하는걸 생생하게 느끼게 해줄게요. 훗 :)
점심 맛있게 먹어요.

비로그인 2011-08-30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꼬꼬면 저도 먹어보고 싶어요! 5만원 이상이라는 말에 쿨하게 단념했는데 말이에요. 저는 책을 잘 안 사는데, 그래도 소설보다는 시집을 사는게 두고두고 보기 좋지 않나요? '내가 당신인지 당신이 나인지 알지 못하겠습니다'라고 노래하는 시가 들어있는 시집이라면... 여부가 없을 것 같아요. 그나저나 저런 유쾌한 아침밥상 장면, 참 좋네요. 전 아침을 먹어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안 나네요, 흐흐;;

2011-08-30 2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31 0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31 11: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버벌 2011-08-31 0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아.. 저도 그 식탁에 앉아봤으면~~

다락방 2011-08-31 11:29   좋아요 0 | URL
언젠가 우리가 나란히 식탁에 앉도록 해 봅시다.

마노아 2011-08-31 0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기진 새벽에 보면 안 되는 글이었어요! 꼬르르륵 뱃속에서 울리네요.
아부지는 대체 어떤 말을 하셨을까요? 설마 그만 먹으라는 얘기는 아니었겠죠?
저도 이 시집이 지난 주에 도착했는데 아직 읽지는 못했어요.
이 여름이 끝나기 전에는 읽어야겠습니다.
그나저나 신호등에서 덜컹했어요. 위험하잖아요. 다락방님 우리 정신줄 놓으면 안돼요!! 흑흑...;;;

다락방 2011-08-31 11:30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께는 어떤 시집이 될까요? 저는 막 마음에 들고 그러지는 않았어요. 아직 여름이 끝나지 않았어요. 좀전에 외근 다녀왔는데 날이 어찌나 뜨거운지. 하아-

마노아님.
마노아님도 정신줄 놓지 말아요. 우리, 정신줄 놓지 말고 지내요. 마노아님이 말한것처럼, 정신줄 놓지 말고 지내도록 해요!! 흑흑 ㅜㅜ

2011-08-31 14: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31 14: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31 17: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31 17: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린브라운 2011-08-31 17:48   좋아요 0 | URL
네 다락방님 책 잘 읽겠습니다 ^^ 좋은 저녁 되세요~
 
지구로부터의 편지
마크 트웨인 지음, 윤영돈 옮김 / 베가북스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이토록 유쾌하며 날카로운 편지라니.어쩔수 없다.나는 하나님보다는 마크 트웨인의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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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08-29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금세'를 자꾸만 '금새'로 써놓은 오타가 영 거슬린다. 책의 시작부터 끝까지 다 '금새'로 표기되어 있다.

2. 93 페이지에는 '받습니다'를 '받ㅋ습니다'라고 표기해서 깜짝 놀랐다. 이런 오타는 너무 초보적이지 않나.

3. 108페이지에는 '목회자들이 언필칭 이야기하듯'이라는 구절이 나온다. 언필칭은 무슨 말인가 싶어서(나는 처음봤다) 사전을 찾아보니 '말을 할때마다 이르기를' 이라는 뜻이란다.

poptrash 2011-08-29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받ㅋ습니다, 는 오타가 아닐지도 몰라요. 어쩐지 마크 트웨인하고 굉장히 잘 어울ㅋ리는 느낌인데요?

다락방 2011-08-29 18:24   좋아요 0 | URL
아.. 웃겨요 팝님 ㅋㅋㅋ 그러게, 오타 아닌가? 설정인가? 뭐 막 이런생각 드네요. ㅎㅎ

moonnight 2011-08-29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금세가 맞다는 걸 얼마전에야 알았어요. -_ㅠ 번역가에게 왠지 동정심;;;;
다락방님 진짜 책 많이 읽으시는구나. +_+;

다락방 2011-08-29 18:25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제가 몇년전에 책을 읽는데 책에 '금세'라고 표기 되어 있는거에요. 어라, 왜 이렇게 표기하지, 오타지적질 해야겠군, 그전에 사전으로 확인사살하자, 하고 사전을 찾아보니까 '금세'가 맞더라구요. 저 그때 완전 패닉이었어요. 여태 금새로 알고 살아왔는데...하면서요.
문나잇님이 저보다 책 더 많이 읽으시는 것 같은데요?

머큐리 2011-08-29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찌찌뽕~~~

다락방 2011-08-29 18:25   좋아요 0 | URL
머큐리님도 하나님 보다는 마크 트웨인 쪽? ㅎㅎ

머큐리 2011-08-30 12:03   좋아요 0 | URL
같은 읽고 있다는 의미 + 마크 트웨인 편이라는 의미..죠

다락방 2011-08-30 13:23   좋아요 0 | URL
오오, 그렇군요. 마크 트웨인 짱이에요.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