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니는 요가 센터에서는 매타임마다 프로그램이 다르다. 한 달 시간표가 나오고 그 시간표대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데, 그래서 나는 시간표를 보고 내가 갈 수 있는 시간대에 가고 싶은 운동에 가면 된다. 핫요가, 빈야사, 아쉬탕가, 테라피, 아디다스, 펠비스, 비트 그리고 소도구 필라테스..까지. 나는 이 모두를 한 번 이상씩은 들어봤고 핫요가를 매우 좋아해 일주일에 한 번 가게 되면 그것을 핫요가로 선택할만큼 자주 했다. 시간대가 잘 맞지 않아 아쉬탕가는 해본적이 별로 없고, 펠비스와 테라피를 가급적 들으려고 노력한다. 그간 쓰지 않았던 곳의 근육들을 움직여주는 거라 너무 좋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필라테스... 아아, 필라테스여..


처음엔 필라테스가 싫지 않았다. 이거야말로 근육 운동이고, 빈야사나 아쉬탕가를 한 후에 다음날 근육통를 사랑하는 것처럼, 필라테스를 한 후의 근육통 역시 내가 사랑하니까. 근육통은 사랑 아닙니까?! 그렇지만.. 필라테스는 너무 힘들고.. 너무 힘들고.. 너무 힘들고.. 너무 힘들고.. 너무 힘들어서.. 언젠가부터 멀리하게 되었다. 시간표 보고 필라테스가 있는 날이면, 그 날은 '안가는 날'로 정해놓아버려.. 어느날은 복근에 어느날은 다리에 어느 날은 팔에 집중적으로 근육운동을 해줘서 근육이 타는 느낌이 들 정도로 괴로우면 흑흑 ㅠㅠ 헉헉대면서 하는데까지 따라해보지만 ㅠㅠ 그 힘든 게 너무 짜증이나 싫어 ㅠㅠ 흑흑 ㅠㅠ 그래서 나는 필라테스 싫어, 안가, 너무 힘들어! 이렇게 되어서 최근 몇 개월간 필라테스를 가지 않았다. 듣지 않았어. 그리고 11월달에는 필라테스가 월요일이다. 주말에도 운동을 안하는데 연속해서 월요일까지 빠지겠구만, 나는 시간표를 보자마자, 필라테스가 있는 날은 요가 안가는 날로 정하고 제껴버렸다.

그런데!!






토요일에 《터미네이터:다크페이트》를 봤다. 아버지 모시고 가서 둘이 봤다. 아빠, 액션이 대단하대! 하면서 아빠를 모시고 보러 갔단 말이다. 아아..


그레이스(맥켄지 데이브스)는 대니(나탈리아 레이즈)를 구하기 위하여 2042년에서 2020년의 지구로 보내진다. 대니를 죽이기 위해 같은 미래에서 역시 Rev-9 터미네이터(가브리엘 루나)도 보내지는데, 이 기계가 너무 강하다. 시간이 흘러 '터미네이터 사냥꾼'이 된 사라 코너(린다 해밀턴)도 대니를 지키는 데 합류한다. 미래에서 온 강화인간 그레이스와 그간 한층 더 강해진 사라 코너가 함께 대니를 지키는 거다. 이 내용이야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보아온 사람이라면 다 짐작 가능한 내용일 터. 아, 그런데 그레이스.. 이 그레이스를 어쩐단 말입니까. 아니 글쎄 그레이스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순간부터 너무나 완벽하다. 뭐 이런 여자가 다있지 정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레이스는 미래에서 전사로 싸우다가 자원해서 강화인간 수술을 받는다. 보통의 인간보다 더 빠르고 더 센 사람이 되어서 대니를 지키기 위해 현재의 지구로 오게된 거다. 대니를 지키는 게 목적이고 어떤 걸로도 터미네이터를 죽일 수가 없어서, 그레이스는 계속해서 터미네이터랑 싸우다가 도망치고 싸우다가 도망치면서 대니를 지키기에 최선을 다한다. 이 과정에서 그녀의 우월한 신체적 능력이 그대로 보여지는데, 아, 근육맨이여 ㅠㅠ 내가 너무 좋아하는 근육 빡빡 장착된 인간인데, 흑흑, 막 높은 데도 훌훌 뛰어넘고, 총을 연속해서 발사하고, 쇠사슬 손에 감고 빙빙 돌리다가 휘익- 휘둘러서 터미네이터 부숴버리고 ㅠㅠ 차에서 내리는 대니의 손을 잡아주고, 대니 다칠까봐 감싸안아주고 그러는데 진짜 ㅠㅠ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 그 자체인것이다. '크고 강하고 아름다운' 존재가 바로 그레이스인 것이야 ㅠㅠ 눈동자는 어쩔거고 진짜, 근육 어쩔거고 ㅠㅠ 왜이렇게 커요? 정말이지,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그 어떤 완벽한 인간보다 그 이상의 인간이 존재하고 있었다. ㅠㅠ 나는 너무 정말이지 그레이스라는 존재 자체에 너무 너무 감동을 먹어가지고 ㅠㅠ 영화를 보고나서 그녀의 인스타를 들여다보기 위해 검색해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고 트윗도 못찾겠고 엉엉 ㅠㅠ 그녀가 1987년생이며 캐나다 출신이라는 것만 알 수 있었다. 흑흑 ㅠㅠ 뭔가 맥켄지 데이비스 운동하는 영상 있으면 나 너무 좋아서 반해가지고 기절할 것 같은데. 저는 운동하는 영상을 매우 좋아합니다. 들여다보면서 맨날 눈 하트 뿅뿅되는데, 맥켄지 데이비스 운동영상 좀 올려주세요. 아니야 올려주지 마세요 저 죽어요 ㅠㅠ



사랑이 시작되어 버렸다. 아주 오랜만에 사랑이 시작되어 버렸어. 이것은 사랑이다 찐사랑 리얼 러브 트루 러브 사랑... 나는 맥켄지 데이비스에게 김치찜을 해주고 싶다. 맛있는 거 해주고 싶은 거, 그게 바로 사랑이잖아. 사랑인걸 사랑인걸~ 맥켄지 데이비스를 내가 먹여 살리고 싶다. 그렇지만 맥켄지 데이비스 보다 내가 훨씬 가난하다는 것, 돈을 못번다는 것은 함정...



나는 주말 내내 '보부아르'의 《제2의 성》을 읽어야 한다고 계속해서 스스로에게 되뇌었지만 흑흑, 맥켄지 데이비스를 너무 사랑해서 다른 걸 일절 생각할 수가 없게 되어버려 맥켄지 사진을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고 맥켄지여 ㅠㅠ 사랑합니다 제가 ㅠㅠ








나는 맥켄지 생각을 멈출 수가 없어서 또 보러 갔다. 일요일에도 극장에 달려갔어. 그리고 또 처음 등장씬부터 완벽하다 이것은 퍼펙트야 이것은 트루 럽이다.. 이러면서 보았다. 이번엔 손수건도 가져갔다. 토요일에 볼 때도 자꾸 울컥울컥 했는데 혹시나 싶어 손수건을 가져갔더니 아니나다를까 나는 어느 순간 눈물을 줄줄 흘리고 있었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으면서 보고 잇었다. 여러 장면에서 울컥이지만 그레이스가 .. 나는 그레이스를 사랑해서 울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레이스는 대니에게 이렇게 말을 한다.


"너는 미래를 구할 남자의 엄마가 아니라 네가 미래야."




이 영화는 이 '여자'를 구하는 게 세상을 구할 '영웅'을 낳을 '자궁'이라서가 아니라, 이 '여자가 바로 영웅'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한 그들이 지켜내야 할 이 여자 '대니'는 처음에 영문을 몰라 가족을 잃고 슬퍼하는데 급급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해지고 성장한다. '나는 더이상 도망치지 않을거야, 맞서 싸울거야' 라고 목청껏 소리지르는 것이다. 아, 저런 면 때문에 미래에서 대니를 지키러 왔겠구나, 라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그건그렇고,



그레이스 너무 완벽해 너무 사랑해 너무 근사하다.




나는 아주 오랜시간을 한 남자를 사랑하며 지내왔다. 게다가 그 남자에 대한 그리움으로 허덕이며 지내고 있고. 그러나, 주말에 맥켄지 데이비스를 알게된 순간부터 내 안에 그 남자에 대한 사랑을 훌훌 털어낸다. 내 안에 사랑은 이제 맥켄지로 채워져버렸다. 나는 맥켄지를 위해, 맥켄지를 닮기 위해 살거야.



월요일 필라테스 생각이 났다. 당연한듯 제끼려했던 필라테스. 그러나 맥켄지 근육을 보고 나도 필라테스 가겠다고 마음을 바꿔먹었다. 맥켄지처럼 멋있게 되려면 맥켄지도 열심히 운동했겠지. 사랑하는 사람을 닮기 위해 나도 열심히 운동할거야. 필라테스 이제 더이상 제끼지 않겠어. 필라테스 듣고 근육 키워서 맥켄지 님을 조금이라도 닮아가겠다. 그래, 필라테스 가는거야, 맥켄지 님을 닮기 위해 나도 최선을 다하는거야. 빠샤!!!!




어젯밤엔 꿈을 꿨다. 꿈에서 나는 맥켄지를 만났다. 흑흑 사랑합니다.

토요일이었고, 집에 돌아가려는데 마침 같은 건물에서 근무하는 맥켄지를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거다. 나는 그녀에게 어딜가냐 물었고 그녀는 회사에 일을 하러 간다고 했다.


"토요일인데도 일해요?"

"네 조금 해야 해요."


나는 일이 있어 뭔가 잠깐 가지러 사무실에 들렀다 지하철역으로 가는 길이었다. 흐흐 그렇지만 맥켄지를 마주쳤고 맥켄지가 회사를 간다잖아? 나는 갑자기 방향을 바꿔 맥켄지랑 같이 걸었다.


"나도 오늘 일 좀 더 해야겠어요."

"아 그래요?"

"네, 몇시까지 일해요?"

"음.. 한 시정도까지는 할 것 같아요."



나는 걸으면서, 우리가 단 한 번 만났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의 팔짱을 끼고 옆에 꼭 붙어 걸었다. 한 시까지 일한다고?



"나도 그 쯤까지 하면 일 다 끝나는데, 끝나고 나랑 데이트 해요."



내가 그렇게 말하자 맥켄지는 놀라는 것 같았다. 음.. 싫은가?



"나랑 데이트 하는 건 별로에요?"

"아뇨, 좋아요."



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씨발 졸라 좋아 진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래서 우리는 나란히 회사 건물로 걸었다. 한 시 이후면 데이트 할 수 있따 꺅 >.<



그러나 월요일이 찾아왔고 ㅠㅠ



아무튼 나는 맥켄지 데이비스를 사랑하게 된것이다. 만세!!




수시로 SNS 에 들어가 맥켄지를 검색해보는데 나처럼 그레이스랑 사랑에 빠진 여자가 많았다. 엄청 많았다. 한녀들은 그냥 다 그레이스에게 푹 빠져버린 것 같아. 갑자기 '디 그레이엄'의 《여자는 인질이다》가 생각났다. 만약 아주 오래전부터 영화에 등장하는 영웅이 남자와 같은 비율로 여성이었다면, 그 역할을 여성이 맡았다면, 그랬다면 지금처럼 이성애자가 더 많지는 않았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이성애가 디폴트가 되는 일이 없었을 것 같아. 여자를 남자에게 종속시키기 위해 세상은 그렇게나 남자가 영웅인 영화를 많이 만들었던 것 같다. 이거봐, 남자는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고, 여자를 구하는 기사이지. 이런 남자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어? 세상은 그렇게 여자들을 세뇌시켜왔어.


그러나 영웅이 여자라면, 싸우고 지키고 이기는 게 여자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들이 계속해서 남자를 사랑할까? 별로 그럴것 같지 않았다.







가부장제는 여자가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없도록 남성 폭력이나 경제적 제약 등 장애물을 세워 여자가 의존적이라는 환상을 유지한다. 여자가 원래 의존적으로 태어났다면 우리가 남자에게서 떠나지 못하도록 발목을 잡는 온갖 장애물은 불필요했을 것이다. (p.355)














일요일밤에 맥켄지에 대한 사랑을 다스리면서 펼쳐든 《제2의 성》에서는 이런 구절이 나오더라.






세상은 여자를 부엌이나 규방에 가두어 두면서도 그녀의 시야가 좁은 것에 놀란다. 그리고 여자에게서 날개를 잘라놓고 그녀가 날지 못한다고 한탄한다. 만일 여자에게 미래를 열어 준다면 그녀는 결코 현재 속에 갇혀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p.776)














그렇다, 여자에게 미래를 열어 준다면, 그녀에게 날개를 달아준다면, 그렇다면 여자들은 다른 삶을 살 수 있고 다른 삶을 꿈꿀 수 있다.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



닮고 싶은 여자가 있다는 건 정말이지 근사한 일이다. 짜릿해서 미치겠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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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19-11-11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다락방 님의 맥켄지 사랑 ㅋㅋㅋㅋㅋ 이 영화 정말 노관심이었는데 주말 내내 트위터 가득 다락방 님의 맥켄지 러브러브를 보면서 아, 이 사람 매력 있네 싶어지더군요. 저 대사는 정말 멋있어요. ˝너는 미래를 구할 남자의 엄마가 아니라 네가 미래야.˝
운동 열심히 하셔서 맥켄지 근육도 장착하시고, 오늘 밤에는 맥켄지와 본격적으로 데이트하는 꿈을 이어서 꾸시길 기원할게요! ㅋㅋㅋㅋㅋ 근데 한국말 하면서 김치찜 먹는 맥켄지 어쩔 ㅋㅋㅋㅋ

다락방 2019-11-11 11:07   좋아요 0 | URL
잠자냥 님, 저 믿고 이 영화 한 번 보시면 안돼요? 진짜 ㅠㅠ 너무 좋아서 ㅠㅠ 저 3회차 찍으러갈 준비 중이에요. 주말에 시간이 될런지 ㅠㅠ 너무 좋아요. 그리고 생각해봤는데 맥켄지는 어쩌면 신일지도 모르겠어요. 이런 인간이 현실에 존재할 수가 없거든요. 제가 여태껏 상상했던 그 어느 완벽한 인간, 그 이상을 맥켄지가 보여주고 있어요. 이런 사람이 어떻게 있어. 이건 신이에요 신. 신입니다. ㅠㅠ

김치찜 해주고 싶지만.. 그것보다 더 맛있는 거 잔뜩 먹겠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 따위, 김치찜 밖에 못하는 나 따위.. 그렇지만 들기름 아낌없이 넣고 해줄 수 있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 따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잠자냥 2019-11-11 11:10   좋아요 0 | URL
푸하하하. 저 근데 이 영화에 나오는 그 늙은 남자... 아놀드 슈왈츠제네거가 너무 싫어서;;; 음음음... 그래도 한 번 고려해보겠습니다. 그나저나 맥켄지 저 배우는 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는데 근육 참 멋있네요. 그래서 (영화를 안 봤음에도) 어제 그냥 갑자가 비 오는데도 집 밖으로 나가서 열심히 걷다가 들어왔어요. 푸하하하. 물론 집에 와서 빵 먹고 잤다는 게 문제지만;; 음.

그나저나 다락방 님 김치찜은 온전히 하실 줄 아세요? ㅋㅋㅋㅋㅋ 요리망......요알못 다락방 아닌지? ( ‘‘) *먼산*

다락방 2019-11-11 11:12   좋아요 0 | URL
제가 이제 김치찜은 자신 있습니다! 엄마가 알려준대로 했더니 레서피보고 하는 것보다 훨씬 간단하고 성공률 백프로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들기름 휙 둘러서 김치 넣고 물넣고 팔팔 끓이면 끝. 너무 맛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들기름과 김치니까.. 맛이 없을 수가 없겠지요. 움화화화핫.

아놀드.. 는 저도 좀 유감입니다만.. 네, 뭐 그렇습니다. 저도 맥켄지 때문에 운동 열심히 해야지 마음 먹고(언제까지 갈런지..), 이제 음식 조절도 좀 해볼까 생각중이에요. 멋있는 여자랑 데이트하려면 저도 멋있어져야겠죠. 흠흠. 킁킁.

다락방 2019-11-11 1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맥켄지 데이브스 is God.

- 2019-11-11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사다!! 전사가 나타났다!!!우와 미쳤다.. 사진으로만 봐도 정말 미쳤네요... 요즘 헐리우드영화 왜이뤠... 저는 보지도 않았는데 벌써 빠져드는 비주얼입니다! 근육 있고 싶다 엉엉 ㅠㅠㅠㅠㅠ

다락방 2019-11-12 07:57   좋아요 0 | URL
공쟝쟝님 나 믿고 이 영화 한 번 봐요. 한 번 보면 두 번 보게된다. 장난 아니야 진짜. 저 사진만 봐도 미치겠죠? 영상으로 봐요. 눈물이 뺨을 타고 흐르고 심장이 부숴진다 진짜. 그간 내 사랑은 다 거짓사랑이었어. 이 사랑을 만나기 위해 여태 살아온 것이다. 공쟝쟝님은 그래도 젊은 나이에 만나서 얼마나 좋아요. 나는 이렇게 나이 들어 만나는 바람에 사랑할 시간이 너무 짧아. 저보다 더 오래 사랑하세요 공쟝쟝님. 나는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 진짜 열심히 맥켄지 사랑할거야. 누구도 날 막을 수 없어. 나는 이제 맥켄지만 보고 간다!! 빠샤!!

- 2019-11-12 08:14   좋아요 0 | URL
매드맥스 퓨리오사가 무릎꿇겠다 진짜 ㅠㅠ ... 시간내서 꼭 보러갈테다!

나와같다면 2019-11-14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너는 미래를 구할 남자의 엄마가 아니라 네가 미래야‘ 라는 대사가 인상적이였어요.

오늘 지하철 핑크카펫 ‘내일의 주인공을 위한 자리입니다‘ 라는 안내문이 편안하지 않네요. 왜 일까요?
그냥. 지금 여기. 아이를 가지고 힘들게 서 있는 사람을 위한 자리이면 안될까? 이런 생각을 문득 했습니다

다락방 2019-11-15 08:26   좋아요 1 | URL
터미네이터 감독도 지금 시대가 달라지고 있다는 걸 보고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 예전에는 미래를 구할 아들의 엄마라는 이유로 여자를 죽이려 했다면 이제는 바로 그 미래 자체인 여자를 죽이는 걸로 나오는 거겠죠. 그들이 알아채고 그걸 드러낸다는 게 너무 좋더라고요. 게다가 미래를 구할 사람이 여자이며 백인도 아니죠. 너무 좋지 않습니까.
말씀하신 ‘내일의 주인공을 위한 자리‘라니. 아, 진짜 어쩜 이래요, 어쩜. 지금 힘들어하는 사람을 위한 자리여야죠. 아 진짜 갈 길이 머네요. 나와같다면 님의 생각이 현재 다른 많은 사람들의 생각일 것 같습니다.


우다다다 총 쏘는 사라 코너도 너무 멋있었고 저는 정말이지 그레이스 너무 멋져서 ㅠㅠ 흑흑 ㅠㅠ 너무 좋아서 앓습니다 ㅠㅠㅠ



- 2019-11-19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읽으러 왔어요! 저에게 이 글은 성지가 됩니다..* 맥켄지 꿈 너무 꾸고 싶어여.... 프헝헝ㅠㅠㅠ 인생에 덕질 리스트가 추가되는 것은 정말 좋은 일입니다..*

다락방 2019-11-20 10:35   좋아요 0 | URL
저는 덕질이란 것을 해보지 않았던 인간으로서 요즘에는 트윗 검색창에 맥켄지 넣고 사진이나 영상 보면서 맨날 하트 뿅뿅 하고 있어요. 사랑합니다 맥켄지 ㅠㅠ
 

열심히 읽고 계십니까! 저는 까페에서 사십오분쯤 읽고 갈 생각입니다.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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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겟타 2019-11-09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말에도 부지런히 읽고계시네요!! (역시.)

다락방 2019-11-09 22:31   좋아요 1 | URL
몇 장 못읽었어요 ㅜㅜ 그치만 지금 읽는 부분들이 재미있네요. 저는 지금 음주중입니다. 꺅 >.<

블랙겟타 2019-11-09 22:45   좋아요 0 | URL
그럼 저도 그 재미있는 부분을 읽기위해 부지런히 따라가야겠네요! (•̀ᴗ•́)و

다락방 2019-11-09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영화쿠폰 안쓰시는 분 저 좀 주세요!

2019-11-09 2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9-11-11 09:21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터미네이터 보셨습니까? 저는 사랑에 빠졌습니다...

- 2019-11-11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지런도 하셔라~!! 제2의 성이여! 😓🤤

다락방 2019-11-11 09:22   좋아요 1 | URL
토요일도 일요일도 터미네이터 보러 다녀오느라 생각보다 많이 못읽었어요. 우엉 ㅠㅠ

- 2019-11-11 09:32   좋아요 0 | URL
그래도 영원한 1등이십니다~람쥐!!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의 《폭력의 역사》에는 조용한 마을에서 아내와 아이들과 단란한 가족을 이루고 사는 남자가 나온다. 그러나 식당에서 우연히 건달들과 싸우게 되고 이 일로 뉴스에 얼굴이 알려지면서 그가 과거 몸담았던 폭력조직의 일원이 그를 찾게 된다. 그가 과거에 폭력조직에 몸담았었다는 사실을 마을 사람들도 그리고 가족도 모르고 있기에 그는 자신의 과거가 드러나길 원하지 않는다. 그는 그저 지금 이대로 조용하게 아무도 모르게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고 싶었을 뿐인데. 그는 그를 찾아온 폭력배를 죽인다. 그를 죽이면 그의 과거가 바깥으로 드러나지 않을 테니까. 그러나 그의 폭력적인 과거를 알고 있는 사람이 어디 그 한사람 뿐이겠는가. 그의 과거를 아는 조직원들이 또 그를 찾아오고 또 그를 찾아오고 그는 계속해서 그들과 싸우면서 자신의 과거를 없는 척 하려고 한다. 폭력적 과거를 지우기 위해 다시 폭력을 쓰면서 자신과 가족을 모두 위험에 노출하고 있는데, 그는 대체 어디까지 파고들어가 죽이고 지워내야 그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을까? 그가 몸담았던 그가 살아냈던 과거는 이렇게 훌쩍 먼 미래에서도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서,

과거가 중요하다. 미래에서도 나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나의 모습을 만든 것도 과거이며 미래에서도 나를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현재에 충실하게 그리고 옳은 방향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애를 써야 한다. 지금은 미래의 과거가 될테니까. 내가 지금을 나쁘게 살고 있다면, 지금은 지우고 싶은 과거가 되어 미래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내가 오래전에 본 영화 《폭력의 역사》를 떠올린 것은, 어제 본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때문이었다.



1994년, 고등학생이던 현우(정해인)는 친구의 죽음을 목격하고 그 현장에 있었다. 그가 그런 게 아닌데도 그는 친구를 죽인사람이 되어 소년원에 다녀왔다. 소년원에 다녀온 뒤 그는 동네 작은 빵집에 아르바이트로 들어가고 거기에서 미수(김고은)를 만나게 된다. 둘은 75년생으로 동갑이었지만, 미수는 자신이 '빠른 75' 여서 자신의 친구들 모두가 74년생이라고 한다.

그들은 매일 보고 함께 일하면서 점점 더 친해지게 되는데, 현우가 거기에서 일한다는 걸 알게 된 그의 고등학교시절 친구들이 이 빵집으로 찾아와 마치 아지트처럼 그곳을 점령한다. 그들은 그 때 그 현장에 있었던 친구들을 하나씩 불러모아 자리 잡고 앉아서는 거칠게 욕을 하며 시끄럽게 군다. 이에 빵집에서 빵을 만들던 은자(김국희)는 그들에게 빵을 쥐어주며 이곳에서 나가라고 한다. 여기서 나가라고. 현우는 가불을 해서 그들과 함께 나간다. 현우는 은자에게 변명하듯 '나쁜 애들은 아니에요'라고 하지만, 그들이 거기에 그렇게 거칠게 자리잡고 있는데 어떤 손님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 현우는 그렇게 친구들과 나가고 미수와 은자는 아마도 그가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돌아오지 않을거야, 기다리지만.


현우는 현우대로 그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고 시비가 붙어 다시 소년원에 간다. 1994년 그들은 그렇게 헤어졌지만 1997년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된다. 미수는 대학생이 되었고 현우는 군대에 가야한다. 입대 바로 전날 만나 그간의 일들을 이야기하고 맥주를 마시고 미수네 집에서 다정한 시간을 보낸다. 일찍 일어난 미수는 천리안에 들어가 이메일 계정을 만들어서 헤어지기 전 현우에게 건넨다. 이제 이메일로 연락하자고. 그렇게 기쁜 마음으로 헤어졌지만, 뒤늦게 미수는 깨닫는다. 자신이 만든 계정은 알려주었으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았음을. 그렇게 미수는 상대가 읽지도 못할 이메일을 보내고 보내고 또 보내고 또 보내고...



그리고 또 시간이 흘러서 현우는 제대하고 헬쓰장에서 알바를 하고 있다. 이런 일을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아무것도 안하면서 돈을 벌게 되는데, 헬쓰장은 회원권을 구매하라며 돈을 받고는 튀어버려서 현우는 또 경찰서에 가게 된다. 나는 아무것도 몰랐어요, 정말 아무것도 몰랐어요, 라고 하지만 이미 그는 헬쓰장 직원이었고, 그리고 그 헬쓰장은 고등학교 시절 그 친구들이 소개해준 것이었다. 그는 그 친구들과 연결되면 이렇게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나쁜 일에 휘말린다. 그는 친구들에게 말한다. 제발 제대로좀 살자고, 제발 제대로 좀 살자고.



이메일의 비밀번호를 알아냈다는 감격으로 몇 년만에 미수와 현우는 기뻤고, 연락이 닿았고, 짜릿했고, 울것처럼 감동했지만, 그래서 전화통화도 했지만, 만나기로 한 그 날이 바로 그가 경찰서로 끌려간 날이었기에 미수는 상대에게 닿지 못하고 현우도 차마 미수에게 연락하지 못한다. 그리고 또 시간이 흘러 그들은 직장에 다니면서 우연히 재회한다.



이 인연은 도대체 어떤 인연이길래 그렇게 한결같이 다른 사람을 보지 않고 서로만 보는지 모르겠다. 이 둘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라서 그들이 다른 이성과 어떻게 지냈는지에 대해서는 나오지 않지만, 그들은 그렇게 서로만 생각하고 서로만 기다린다. 그리고 드디어 서로에게 닿았다. 이제 그들은 작은 집에서 함께 지내면서 같이 밥도 해먹고 만화책도 빌려보고 옷도 같이 입으면서 행복한 때를 보내지만, 또, 현우는 그 친구들로부터 연락을 받는다. 그 날, 집에 돌아온 현우에게서는 담배 냄새가 났다. 평소에 현우에게서 나지 않던 담배 냄새.



나는 나쁜 친구들에 대해 생각했다. 친구라고 부르기엔 어쩐지 적절하지 못하지만, 그들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했다. 끊어낼 수 없는 그 악연에 대해서. 현우는 제대로 살고 싶었고, 보통 사람들처럼 살고 싶었지만, 그가 과거에 저지르지 않았으면서도 저지른 일과 그 때 함께 있었던 사람 때문에 자꾸 발목을 잡힌다. 그들로부터 연락이 오기도 하지만 우연히 만나는 일도 있다. 나는 현우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 동네에서 사는걸까 의아했다. 물론 떠나는 것만이 답은 아니겠지만, 이 지독한 과거가 발목을 잡고 있는데, 우연히 만나기도 하는 곳에 그 악연들이 있는데, 왜 그곳으로부터 도망치지 않을까.


폭력의 역사에서 주인공은 다른 마을로 도망쳤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일원들이 그를 찾아왔다. 그러니 현우가 어디로 도망친들 어쩌면 그들로부터 벗어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현우야말로 얼마나 답답했을까. 과거가 자꾸만 자기를 찾아오고 찾아오고 또 찾아오고. 그들이 찾아오면 그는 지금까지 평화롭고 조용하게 이루어낸 일상을 파괴해야만 한다. 앞으로 가려고 해도 앞으로 갈 수가 없어. 과거의 친구들은 그들 나름대로 현우가 얄밉다. 자신들은 그 일을 잊을 수 없고 이렇게 괴로워서 그래서 이런 나쁜짓 저런 나쁜짓 다 해보는데, 현우 혼자 용서받고 잘 사는 것 같아서. 우리가 괴로우니 너 역시 계속 괴로워야 해, 라는 그 마음은 악의일까. 그들에게 설사 악의는 없었다한들, 그 과거는 나쁜 과거다. 그리고 나쁜 과거는 질기다. 나쁜 과거를 지니게 만든 인연은 악연이라 불러야 할 것이고, 악연은 나쁜 과거와 마찬가지로 질기고도 질기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현우의 뒤를 따라다니고 있으니까. 현우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도 당연하게 그들에게 알리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은 알게 된다.



나는 이렇게 나쁜 과거와 악연을 지닌 사람에 대해 영화를 보는 내내 생각해야 했다. 그 과거의 멤버중 한 명은 태권도학원의 차를 운전하고 있었다. 아이들을 픽업하고 데려다주는 일인데, 저런 사람을, 폭력적이고 나쁜 과거를 가지고, 다른 친구도 함께 괴로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이들을 데리고 운전하는 일을 해도 될까. 어떻게든 어떤 방식으로든 나쁜 영향을 미칠텐데. 아니나다를까, 화가 나고 괴로운 현우가 밤중에 찾아와 태권도 학원 차를 망가뜨린다. 현우에게도 그들은 악연이었지만, 이런 식의 인연이 나쁘게 흘러가는 건 너무나 당연한 게 아닐까. 현우는 현우대로 괴롭지만, 그렇다면 미수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상처를 가지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스스로 극복해가기도 하지만 또 어떤 상처들은 도저히 극복되지 않기도 한다. 그리고 누군가를 만나 다정한 시간을 보내면서 상처가 조금은 옅어지는 일들도 더러 생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의 상처를 어루만져주기도 하고, 나 역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상처를 감싸안아줄 의지가 있다.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를 보듬으면서 우리는 상처받고 아픈 가슴을 묻어둔채로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역시, 물론, 가능하다. 그러나,



그것이 악연에 대한 것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내가 감당할 수가 없다. 나에게 있는 악연으로부터도 달아나고 싶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악연이 있다면 역시나 나는 달아나고 싶다. 미수는 현우에게 '불안해한다'고 말한다. 불안해하는 현우를 보는 미수 역시 불안할 것이다. 나였다면? 나 역시 불안할 것이다. 그들이 젊은 시절 빵집에 찾아와 함부로 말하며 행동하던 일, 폭력이 잠재되어 있음을 누구나 알아챌 수 있었던 그 말투와 행동. 언제 어떻게 어디서 나타나 어떤짓을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진채로 내가 내 상대를 끌어안으며 앞으로 갈 수 있을까? 보통 어떤 문제가 닥친다면 해결방법을 찾아야한다. 나쁜 사람이 앞에 있다면 맞서 싸워야한다. 그리고 이겨야 한다. 그러나 이렇게 여러명이 나의 과거로, 나쁜 인연으로 자리잡고 끈질기게 나를 따라다닌다면 다른 도리가 없다. 도망치는 것밖에. 도망치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고 도망치다는 말 자체에 어떤 부정적인 기운이 들어있는 듯하지만, 그렇지만 도망치는 것만이 유일한 답일 때가 있고, 나는 이 끈질긴 악연은, 죽일 수 없다면, 도망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미수라면, 나는 현우로부터 도망쳤을 것이다. 너의 과거가 이렇게 계속해서 우리를 지금까지 불안하게 따라오고 있고 그리고 또 그것이 미래에도 있을 거라면, 나는 너로부터 도망칠것이다. 나는 너를 사랑하므로 너의 과거를, 상처를 감싸안아줄 의향이 충분하지만, 그렇게 살고 싶지만, 그것이 응당 네가 기대하고 내가 기대하는 바이지만, 그러나 그것이 악연에 관한 것이라면, 게다가 끈질기게도 자꾸 따라붙어서 폭력을 부르고 나쁜 결과를 초래한다면, 나는 그런 악연을 가진 너를 떠날 것이다.


내가 현우라면, 역시 도망쳤을 것이다. 미수랑 함께하는 결정을 한다면 더더욱이나 도망칠 것이다. 대한민국 어디를 가도 그들로부터 벗어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내가 전라도로 간다면, 제주도로 간다면, 그렇다면 이 악연으로부터 완전히 도망치는 게 가능할까. 아니, 어쩌면 그것은 또 일말의 여지를 남겨두는 것일테다. 내가 내내 생각한 건 해외였다. 어쩔 수 없다. 이 악연으로부터 도망치고 싶다면 외국으로 가야한다. 누구나 갈 수 있고 모두가 갈 수 있는 유명한 곳 보다는,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곳으로 가는 게 나을 것 같다. 기어코 도망을 가야만한다. 이 악연을 끊어내고 싶다면.



나이가 좀 더 들면, 좀 더 들면 괜찮아질까?

사십대가 되고 오십대가 되면, 그러면 폭력적인 성향이 수그러들고, 우리가 이렇게 괴로운데 너는 멀쩡하면 안되지, 하는 악의가 사라질까?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 장담할 수가 없어. 역시 답은 도망치는 것뿐이다. 그래서 괴로웠다. 어떤 삶은, 도망쳐야만 보통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이. 그리고 과거가 앞에서 나를 계속해서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폭력적인 성향을 가진 아이들이 그리고 청소년들이 단지 지금만 사는 게 아니라는 걸 알면 얼마나 좋을까, 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그 순간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자신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취직을 하고 애인을 만나고 가정을 꾸리는 그 모든 순간순간마다 자신에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다. 과거는 그저 과거대로 흘러가기만 하는 게 아니다. 그 순간에 함께했던 사람들이 악연이 되어 나를 괴롭힌다. 나쁜 과거라면, 그러니까 누군가에게 해를 입혔던 과거라면, 그건 어떤식으로든 나에게 돌아온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인생이기 때문에 즐겁게 살고 해보고 싶은 거 해보는 것은 중요하지만, 필요하지만, 그러나 그것이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것이라면 정말이지, 앞으로의 자기 인생은 자기가 책임지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것을 꼭 알았으면 좋겠다. 지금 누군가를 괴롭히고 아프게 하고 상처주는 그 모든 순간들, 자신의 욕망이나 기분대로만 살면서 다른 사람에게 해를 입히는 그 순간들은, 본인의 과거가 되어서 미래에서 떡하니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웬만해서는 과거니까, 하며 버려둘 수가 없다. 나쁜 과거는, 악연은 정말이지 끈질기고 힘이 세다. 자신이 한 일을 과거의 철없던 일이라 치부하기엔, 피해당한 사람들에겐 평생이라, 저질러놓고 그저 돌아서면 그뿐이 아니다. 반드시, 발목을 잡는다.




현우는 나쁜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 순간 거기 있었고 어쩔 수 없이 그의 운명은 '나쁜애들이 아니지만' 나쁜 짓을 하는 사람들과 악연이 되어 1994년에도, 2001년에도 자꾸 손을 내민다. 게다가 그 손을 뿌리치는 게 불가능해. 우리는 지금 이순간도 과거를 살고 있다. 이 순간은 과거가 되어 또 미래에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야. 잘 살아내야 한다. 악의 없이 살아가야 해. 그래야한다. 누군가를 괴롭히는 행동은, 반드시, 잘 살아보고자 하는 그 때에, 나를 괴롭히러 찾아온다.




사람이 다른 사람을 고칠 수 있을까? 치료할 수 있을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어떤 아픔은 옅어지는 일이 분명 가능하다. 사랑 때문에, 사람 때문에. 그러나 어떤 것들은 결코 지워낼 수 없다. 나 역시 진창으로 같이 들어가는 것 말고는 답이 없는 때가 있다. 그리고 내가 미수라면, 악연을 가진 남자와의 희망보다는, 도망을 택하겠다.





 






시간이 무척 빠르다. 벌써 11월이야. 나이먹을수록 시간은 더 빠르게 흐르는 것 같다.


나는 나의 과거에 대해 생각했다. 나 역시 상처가 있고 또 지우고 싶은 과거가 있다. 어떤 과거는, 그것이 내 과거라는 사실이 몸서리처지게 싫은 것들도 있다. 아무도 몰랐으면 하는 과거가 거기 있다. 어쩌면 어느 순간 누군가 나타나 나에게 '이 과거가 너의 것이잖아' 들이밀지도 모른다. 그 사실이 두렵다. 그래서 나는 정치를 안하겠다는거야.... 탈탈 털리겠지, 털리면 내가 쓰레기였던 거 다 나오잖아..


그리고 지금 역시 과거가 될 것이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정말 좋았던 과거도 있었다. 정말이지 어떤 과거는 '이것이 내 과거라니 졸라 좋아 ㅠㅠ' 막 이렇게 되는 것이다. 어떻게 나에게 이런 일이 있었을까, 어떻게 내가 이런 사람을 만났을까, 하는 일들이 내게 있었던 것이다. 그 과거는 나에게 '추억'이 되어 남을 것이고, 앞으로 십년후에도 이십년 후에도 오십년 후에도 백년 후에도 나에게 아름다운 일들로 계속 기억될 것이다. 날이 좋으면 날이 좋은대로 흐리면 흐린대로 빗소리를 들으면서 내리는 눈을 보면서도 슬며시 웃으면서 '아, 좋았어, 좋은 시절이었지'하는 그런 아름다운 과거들.



시간은 흐르고 앞으로 2개월 후면 나는 나이를 한살 더 먹는다. 윽.

시간이 흐르고 앞으로 2개월 후면, 당신은 마흔을 살겠구나, 라는 생각을 어제부터 하고 있다.

당신의 스물일곱에 나를 만났고, 이제 당신은 마흔이 되는구나.

당신의 이십대에,

당신의 삼십대에 내가 있었고, 내가 그런 당신을 지켜보았는데,

당신의 사십대 역시 내가 지켜볼 수 있을까. 그게 가능할까.

당신의 이십대에, 삼십대에, 사십대에, 나는 과거이자 현재이자 미래가 되어 함께할 수 있을까.

오십대,육십대, 칠십대, 백살까지도 그런 삶이 가능하면 좋을텐데.



다음해, 그다음해도 항상 함께하고 싶다.

도망치고 싶은 인연이 아닌, 함께하고 싶은 그런 인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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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1-09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정해인을.. 따뜻한 글 잘 읽고 가요🥰
 

다람쥐처럼 귀엽고 당나귀처럼 고집스럽다. p.275


















피의 수확 읽다보면 해리와 이비기 서로의 웃음에 신경을 쓰고 웃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상대가 웃어주면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른다. 자기 마음 들킬까봐 미소를 숨기려고도 하고. 그러니까 호감 가는 상대 앞에서 웃게 되는건, 상대가 개그를 쳐서가 아니야... 그것은 그냥 웃게 되는 뭐 그런 거잖아. 뭔지 알죠?


귀여움도 마찬가지. 상대가 무슨 커다란 눈망울에 장화신은 고양이 표정.. 같은 거라서 귀여운 게 아니라, 아 몰라 그냥 막 귀여운 거잖아. 그리고 귀여우면 그냥 끝난거잖아? 이비가 무슨 다람쥐처럼 생겨, 다람쥐랑은 거리가 멀다. 그래도 해리는 이비를 보면서 다람쥐처럼 귀엽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이미 그렇게 생각한 이상 이거슨 끝난것이여.. 그런데 다람쥐, 다람쥐라니... 이비가 다람쥐처럼 생긴 게 아니지만 다람쥐처럼 귀엽다 라고 하는 것은 그 안에 감정, 감정이 들어있는 것인데, 다람쥐란 무엇인가.. 다람쥐란 작고 귀엽고 잽싸고 도토리 돌돌돌돌 까먹는 그런 동물이 아니던가. 다람쥐..


저 문장을 보면서 나는 수천번 생각했다. 방금 전에 화장실 다녀오면서도 또 생각했어.



나는 한번이라도 다람쥐..같았던 적이 있었을까?

나도 다람쥐처럼 귀여웠을까, 어느 순간에는?

다람쥐..라면 나랑은 거리가 멀고도 먼데..나는 ....


나도 다람쥐였니?? 그랬니?

나보고 다람쥐 느낀 적 있니?????







당나귀처럼 고집스러운 적은 많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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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9-11-06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다람쥐... 다람쥐...

다락방 2019-11-06 13:4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람쥐라니, 저랑 너무나 안어울리는 것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돌진하는 돼지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연 2019-11-06 13:46   좋아요 0 | URL
저는, 저는,.. 소파 위에 퍼진 도야지라 ㅜ

다락방 2019-11-06 13:49   좋아요 1 | URL
뭐가 됐든 어쨌든 저랑 비슷한 과... 로군요. ㅋㅋㅋㅋㅋ

비연 2019-11-06 13:49   좋아요 0 | URL
ㅠㅠㅠㅠㅠ ㅋㅋㅋㅋㅋ

2019-11-06 14: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1-06 17: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반유행열반인 2019-11-06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여움 장인이신데 이런 글을 남기시면 남기시면...(소외 계층은 등을 돌려 사라짐...)

다락방 2019-11-06 17:42   좋아요 1 | URL
귀여움 장인이라뇨, 아이쿠 이런 ㅋㅋㅋㅋ 전 그냥 다람쥐일뿐..... =3=3=3=3=3=3=3=3=3=3=3=3=3=3=3

반유행열반인 2019-11-06 18:21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닉네임 바뀌었다는 소문 듣고 오는 길입니다. 다람쥐님.

다락방 2019-11-06 22:23   좋아요 1 | URL
어휴 소문 빠르고 정확하네요 ㅋㅋ

syo 2019-11-06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람쥐가 갑자기 어느 숲에서 튀어나왔나 했더니 ㅋㅋㅋㅋㅋ

다락방 2019-11-06 22:22   좋아요 0 | URL
안녕? 다람쥐입니다. 방실방실 🤗
 

누군가가 내게 필요한 일이 살면서 얼마나 될까. 누군가를 사랑하고 원하는 일은 종종 일어나지만 그러나 그것이 필요할까? 어떤 사람들에겐 다른 누군가가 반드시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또 어떤 사람들에겐 필요로 누군가를 원하는 일은 좀처럼 없을것이다. 나의 경우엔 필요하다는 걸 사람에게 잘 쓰지 않는 편인데, 필요라는 것은 메모를 해야 할 때 펜이 필요하고 밥을 먹을 때 젓가락이 필요한 것.. 정도가 아니던가.

그러나 나 역시도 아주 가끔, 정말이지 아주 가끔은, 아주 소박하게 누군가 있었으면 좋겠다. 누군가가 지금 이 시점에서 필요하다,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건 어떤 절박함과는 거리가 먼, 어쩌면 가끔 튀어나오는 외로움에 기반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나의 경우에는 며칠전 '마사 누스바움'의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을 알았을 때, 그 때 누군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럴 때는 누군가 필요하다, 라는 생각을 했다. 마사 누스바움의 신간 소식을 듣자, 누군가 내게 알려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것. 그러니까 마사 누스바움의 신간 소식을 접하고는 어? 락방이가 좋아하는 작가의 새 책이 나왔네, 알려줘야지, 라고 마음을 먹고는 쪼르르 나에게 와서 "마사 누스바움 신간 나왔던데, 알았어?" 하고 말해주는 순간이 필요한거다. 그러면 뭐랄까 인생의 소소한 행복이 찾아올 것 같았어.

















그렇지만 그런 순간은 찾아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훅- 하고 사라졌다. 내가 아니까.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이 나온 거, 내가 이렇게나 잘 아는데 뭘. 게다가 마사 누스바움 책은 집에 여러권 있는데 쌓아두고만 있다. 무릇 독서인생이란 그런것이 아니던가...


아무튼 그런 순간이 내게 있었음에...


그리고 그 순간이 지나가 또 평온한 날들을 살다가, 바로 어제, 어젯밤에, 아, 너무 누군가 필요해서 침대 위에서 데굴데굴 굴렀다. 그건, 내가 자기전에 이 책을 다 읽었기 때문이었다.



















하아- 어제 이 책 너무 읽고 싶어서 내가 요가도 안갔다. 월요일도 안갔는데 화요일도 안갔어. 일요일도 안갔고 토요일도 안갔는데.... 아무튼 어제 어쨌든 집에 오자마자 샤워를 하고 침대로 훌쩍 뛰어 올라가(응?)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요가도 안갔겠다, 일찍 자야지, 열시.. 아니 늦어도 열시 반에는 자자. 책읽기 똭! 멈추고 그 때 자는거야. 나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하는 사람이니까... 하고 읽었지만, 아아, 우리는 알잖아요. 책이 너무 재미있으면 중간에 멈출 수가 없다는 것을... 나는 이 책을 다 읽어버리고 말았고, 열한시가 넘어버리고 말았고, 그러면 책장을 덮자마자 바로 잤느냐 하면, 또 그게 안됐어. 나는 이 책의 책장을 덮고 슬픔속에 빠져 허우적거렸기 때문이다. 그 감정이 나를 너무 후려패서 잠을 잘 수가 없었고, 그래서 내가 요가 대신 독서를 하기로 선택했던 순간을 후회했다. 차라리 요가를 갈걸, 이 책을 자기 전에 끝까지 읽지 말걸, 이게 지금 뭐야, 나 어떡해. 자꾸 눈물이 나려고 했다. 너무 아파서. 아프다. 슬프다고 썼는데 아프다고 읽어야 해. 트윗에서도 이 책을 친구들에게 추천했고, 그리고 이 공간에서도 그러했고, 나는 역시 샤론 볼턴을 사랑하지만, 이 책이 너무 아파서 지금은 추천하지 않겠다. 여러분 읽지 마요, 슬픔과 아픔이 여러분을 후려갈긴다.


어제 그 감정에 너무 허우적거려서 누군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마사 누스바움의 신간이 나왔을 때처럼, 아, 이 책을 읽고난 뒤의 나에게 누군가 필요하다. 누군가 옆에서 나를 좀 다독여줬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고 어쩔 줄을 몰라 침대위에서 허우적거리고 뒤척거리는 나의 어깨를 좀 다독다독 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해, 괜찮다고 책일 뿐이라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가볍게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해, 아, 누군가 필요하다, 절실해졌다.



그러나 그 감정도 이내 훅- 가버렸다.

이 책을 읽은 것도 내가 혼자 한 일이고, 그러니 이 슬픔과 아픔도 나 혼자만의 감정이다. 누가 옆에서 쓰다듬어주고 다독여준들 그 슬픔과 아픔은 시간이 지나야 나을 것이었다. 누가 나를 만져준다고 해서 응 슬픔이 뿅하고 사라졌어, 하게될 일은 아니지 않은가. 온전히 내몫이었다. 견뎌내야 할 내 몫. 이건 누가 나눠가질 수도 없고 대신해줄 수도 없는 것이었다. 나는 누가 대신해주기를 바라지도 않았다. 이런 감정을 어떻게, 이렇게 잠도 못자는 감정을 어떻게 누군가에게 대신 해달라고 해. 게다가 이걸 나눠가지다니, 말도 안된다. 나 하나로 족하다. 충분히 허우적대고 뒤척이다가 시간이 지나면 나을 것이야. 내가 읽은 책으로 내가 힘든데 누가 어떻게 나를 달래줄 수 있단 말인가. 이건 누군가가 다른 사람이 해줄 일이 아니었다. 내가 견뎌내야 하는 일이었어. 나는 내 안의 이 감정을 침대의 내 옆자리에 누울 사람에게도 이해시킬 자신이 없다. 아 여러분, 이 책을 읽지 마세요.




샤론 볼턴의 소설 속 배경이 언제나 그러했던 것처럼, 이 소설의 배경 역시 한적한 시골이다. 이 시골에 목사와 한 가족이 새로 이사왔다. 이곳 역시 대부분의 시골들이 그런것처럼 이 지역 전체를 가지고 있다해도 좋을만한 부자가족이 살고 있다. 이 지역의 실세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이비는 거기에서 조금 차타고 가면 있는 동네의 정신과 의사이다. 그녀는 자신의 옆마을에서 일어난 화재 때문에 아이를 잃고 괴로워하는 엄마 '질리안'과 상담 중이다. 시간이 지나도 질리안이 자신에게 말하지 않는 게 있는 것 같고 좀처럼 질리안에 대해 명확히 무언가 잡히질 않아 질리안이 사는 동네에 말을 타고 가보기도 한다. 그러다가 그 마을에 새로 부임한 목사 '해리'를 마주치게 되고, 그 둘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


해리의 부임 얼마 전에는 플레쳐 가족이 이사를 왔다. 플레쳐 가족에게는 톰,조,밀리 라는 삼남매가 있다. 톰과 조는 어느날부터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소녀를 본다고 말하고 그녀가 자신들의 귓가에 계속해서 말을 한다고 얘기한다. 톰의 증상은 점점 더 심해져 혹시나 조현병인걸까 의심하는 톰의 엄마는 이비에게 톰을 보내 치료를 받게 한다.


톰은 '밀리'를 지켜야 한다고 강박적으로 행동한다. 실제로 누군가 데려가려는 밀리를 구출하기도 했다. 그리고 마을의 무덤이 붕괴하면서 묘지가 파헤쳐지고 그곳에서 영아 세 명의 시신이 나온다. 무덤은 하나인데 시체가 셋. 게다가 다 어린 소녀들이다. 경찰들은 신원 파악에 나섰고, 그 세 명이 몇해에 걸쳐 사라졌거나 화재로 잃었던 어린 여자아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톰과 조가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소녀를 본다는 것, 해리 역시 누군가 자신을 쳐다보는 기척을 느낀다는 것, 한 무덤에 시체가 셋이라는 것들은 모두 자연스럽지 못하다. 이런 초자연적인 이야기로 이 소설이 시작되고 진행되지만, 나는 그간 샤론 볼턴의 책을 읽어왔던 사람이라, 이것이 초자연적인 것은 아닐것이다, 라고 생각하며 읽을 수 있었다. 분명 이것은 현실적이고 또 실제적인 누군가가 관련된 일일것이다. 유령도 아니고 귀신도 아니다. 샤론 볼턴은 그런 일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그런 일로 시작하지만, 그러나 인간이 그러한 것이라고 계속 말해오지 않았던가. 그러니 이 책도 그러할 거라는 걸 짐작하며 읽었다. 어린 여자아이들의 시체라는 점 때문에 너무 힘들었지만, 그러나 이정도의 스포일러는 괜찮겠지, 책을 읽는 동안에는 어린아이의 죽음이 발생하지 않는다. 나는 이게 샤론 볼턴에게 너무 감사하고 고맙다. 물론 시체도 있었고 그 시체들이 왜 발생했는지도 말하지만, 소설속의 현재를 살고 있는 아이에게는 어떤 일이 생기지 않게 해줘서. 살아있게 해줘서 울고 싶은 마음이었다.


게다가 '여자아이'들이라는 것 때문에 짐작되는 고통이 있어 그게 너무 아팠다. 샤론 볼턴의 책을 읽다보니 나는 초반부터 '아마 범인은 이들일 것이다'라는 짐작을 할 수 있었다. 어떻게 그렇게 된건지, 왜 그렇게 된건지 그 사연은 모르지만, 분명 이들이 관련되었을거야, 생각한것이다. 샤론 볼턴은 항상 그런 얘기를 해왔으니까.


내가 읽어온 샤론 볼턴의 전작 《뱀이 깨어나는 마을》,《희생양의 섬》과 이 책이 다른 점이 있다면 로맨스였다. 해리와 이비의 달달한 사랑의 투닥거림 때문에 나는 미치는 줄 알았네? 샤론 볼턴이 어쩐 일로 로맨스를 넣었을까, 뭔가 생뚱맞지만, 그런데 너무 로맨스 잘 써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막 좋아하면서 읽었단 말이야? 아아, 이것은 여느 로맨스 소설보다 더 좋다, 아니 이렇게 로맨스 잘 쓰는데 왜 그렇게 항상 쿨싴했나요, 샤론 볼턴님. 히죽히죽 하면서 읽었는데, 아, 샤론 볼턴이여.. 나한테 이러기 있긔없긔...


샤론 볼턴이 늘 그랬던 것처럼 이 책은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 축을 이루면서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같이 나온다. 해리와 이비의 이야기가 흐르면서 이 마을의 사건이 같이 흐르는 것. 그러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 줄 아는가. 내가 쌍으로 슬퍼하는 일이 벌어지고 마는 것이다. 내가 이 책의 책장을 덮으면서 슬펐던 것은, 이 책의 살인범 때문이었다. 살인범이 살인범이 된 이유가, 물론 그런 이유로 그렇게 다 영아살해범이 되는 건 아니지만, 너무 아파서 울고 싶었다. 그 사람이 살아왔을 시간들은 .. 생각해보려고 해도 이미 너무 아파서 내 몸을 한껏 쭈구리고 싶어지는 거다. 그런데 ㅠㅠ 이비 때문에, 해리 때문에도 내가 아파야 했어. 슬퍼야 했다. 아니, 샤론 볼턴 이렇게 잔인하면 어떡하나... 그렇게 나는 이 책을 읽고 살인범 때문에 아프고 이비 때문에 아프고 해리 때문에 아프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결국 졸라아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렇게 되어가지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 눙무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지난번에도 언급한 적 있지만, 샤론 볼턴은 희생양의 섬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글쎄, 이곳에선 적응을 잘 못한 것 같고, 그 점에 있어서는 그들의 말이 맞아요. 이곳 섬들은 작지만 강력한 패거리가 다스리고 있거든요. 체격이 큰 금발의 남자들 말이죠. 모두 같은 학교를 나오고, 같은 스코틀랜드 대학을 다녔고, 노르웨이 부족의 침략이 있던 시절부터 가족끼리 서로 알고 지낸 사람들 말이에요. 토라, 생각해봐요. 병원의 아는 의사들이나, 학교의 교장이나, 경찰이나 치안판사, 또 상공회의소, 지역 시의회까지, 그들이 전부 차지하고 있다고요."

그 점에 관해서는 따로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꽤 많은 섬 주민들이 눈에 띄게 비슷한 외모를 지녔다는 사실을 나도 이미 여러차례 실감한 터였다. (p.249)





뱀이 깨어나는 마을에서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고.




˝어머니가 술을 드셨어요. 아주 오랫동안,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요. 음악가셨던 어머니는 자기보다 스무 살이나 많은 시골의 성직자와 결혼하면서 경력을 포기하셔야 했죠. 나중에야 성직자 아내로 사는 게 적성과 맞지 않는다는 걸 깨달으셨고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숀은 내 얼굴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어둠이 더욱 짙어진 까닭에 나는 그 시선을 개의치 않았다.
˝어머니도 힘드셨겠죠. 치료도 받으시고, 몇 년동안 병원도 다니셨죠. 술을 입에 대지 않고 몇 달을 버티기도 했는데, 그러다가도 어쩔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곤 하셨어요.˝- p.424







그리고 이 책, 《피의 수확》에서는 이런 말을 한다.



"이비, 남자들은 수천 년 동안 부와 권력을 위해 딸들을 팔아왔어요. 20세기가 되었다고 그게 멈출 것 같아요?" (p.532)



그렇다. 남자들은 수천 년 동안 딸들을 팔아왔고 여자들을 팔아왔다. 어제 점심 식사 하면서 들은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영화 프로파일- 꿈의 제인> 편에서는 온라인채팅앱에 대해 이수정 박사님이 공공연한 미성년자 성매매 통로라는 얘길 하셨다. 남자들은 유료이지만 여자들은 무료라는 것. 남자들이 돈내고 이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공급되는' 여자가 많아야 했다. 이건 클럽 문화와 마찬가지다. 나는 버닝썬 때문에 클럽에서 여자들이 돈을 내지 않고 심지어 맥주가 무료로 제공되기도 한다는 걸 알게됐다. 클럽에 자주 가는 동료가 '물 좋은 곳에서만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게 아니라 그런 클럽이 많다'고 얘기해준 거다. 나는 그걸 들으면서 너무 이상했다. 그건 불공평하잖아? 한 쪽은 돈을 내고 한 쪽은 돈을 안내? 이거 너무 이상하잖아? 아, 그건 클럽에 남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여자들이 와야 하기 때문이었다. 참... 이렇게 여성의 성을 팔고 있는 거였다. 샤론 볼턴이 자신의 소설을 빌어 말한것처럼, 20세기가 되었다고 그게 멈추지 않았다. 더 다양한 방식으로 더 폭넓게 진행되고 있을 뿐.



샤론 볼턴은 이렇게, 해야할 말들을 늘 하고 있었어.



소설 읽고 어떻게든 수습이 안되는 나의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오늘 아침 출근길에는 보부아르 언니가 랩하는 책, 《제2의 성》2권을 들고 왔다. 지하철에서 꺼내 읽기 시작하는데, 마침 이런 구절이 보인다.





전보다 더 불안정하고 더 불확실한 현대생활의 조건 때문에 젊은 총각의 결혼 부담은 매우 가중되었다. 반대로 결혼의 이득은 오히려 감소되었다. 남자는 쉽게 스스로를 부양할 수 있고, 성적 만족도 일반적으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확실히 결혼하면 물질적 만족-'음식점보다 자기 집에서 먹는 쪽이 더 낫다'-과 함께 성적 만족-'남자는 집에 상주하는 매춘부를 갖게 된다'-을 쉽게 얻을 수 있다. 개인은 고독에서 해방되고, 가정과 아이를 얻음으로써 공간과 시간 속에서 안정을 찾는다. 그것은 그의 생존을 위한 결정적인 목적 수행이다. 그렇지만 역시 전체적으로는 결혼을 바라는 남성의 요구가 청혼을 기다리는 여성의 공급을 따라가지 못한다. 아버지는 딸을 준다기 보다 치워버린다. 남편을 구하는 젊은 처녀는 남자의 부름에 응하는 식이 아니다. 남자를 성적으로 부추기는 것이다. (p.540)





젊은 처녀는 완전히 수동적이다. 그녀는 부모를 통해 혼담이 '이루어져서' 신부로 '주어진다.' 총각은 결혼'하'고 아내를 '얻는다. (p.537)




여자를 사고 파는 남자들, 그러나 그 돈은 여자에게 주어지지 않는다. 여자는 그저 여성성을 가진 수단으로 존재할 뿐.



첫째, 지참금은 신부가 아니라 신랑 가족에게 전달된다. 시부모는 지참금의 분배에 관한 완전한 통제력을 갖는다. 둘째, 내가 아는한, 토지는 절대 지참금으로 주어지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여성에겐 재산이 없다. 이른바 그녀의 재산으로부터 아무런 부를 창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젠더에 따라 특정된 성격이 만들어진다. 남자들은 국가 경제에 공헌하고 생계비를 벌어 가족을 부양하는 사람으로서의 역할을 소중히 여기는 경향이 있다. 반면에 여자들은 남자에게 의존하고, 외부세계에 대해 무지하며, 자녀양육과 가사에 몰두한다. 그런 이유로 여자들은 지나치게 과소평가된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것이 바로 지참금 마녀 사냥에서 핵심이 되는 문제다. (p.231-232)




딸을 팔아치우는 아버지가 있다면 그건 딸만 팔아치운걸까? 인간이기를 팔아치운 것이기도 하다. 돈에 딸을 넘기고, 자신의 영혼을 넘긴것이나 다름없다. 단언하건대, 그런 남자의 영혼은 딸의 육체보다 가치가 없다.




이렇게 나를 아프고 힘들게 만든 책이지만 언제고 다시 읽어보고 싶다. 희생양의 섬도 다시 사서 재독해야지. 끝까지 읽으면서 너무 아팠지만, 아, 역시 샤론 볼턴은 결코 실망시키는 법이 없구나, 했다. 그렇지만.. 그래도 .. 이비랑 해리 때문에 아프게 할것까진 없잖아요. ㅠㅠ 그럴 필요까지는 없었잖아요? ㅜㅜ 세상은 역시 장밋빛이 아닌것이야.. ㅠㅠㅠㅠㅠ


더 슬픈 건 내가 정확히 이비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비의 끌리는 마음, 그리고 '그러나 이것은 이러면 안되는거야' 라며 스스로를 자제하려는 마음, 지킬 것을 지키려고 하는 마음, 윤리적으로 옳은 걸 선택하려고 자기의 욕망을 애써 죽이려는 그 마음이, 내게는 정말이지 생생하게 손에 잡힐듯해. 서른한살 그 날의 내가 꼭 이랬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러분 이 책을 읽지 마세요. 슬픔과 아픔이 여러분을 후려갈길겁니다.. ㅠㅠ




"여긴 웬일이시죠?"
그가 주머니에서 오른손을 뺐다. 대화가 시작된 지 십 초만에 그는 벌써 에비 작전까지 꺼내 들었다.
"이거, 당신건가요?" 그가 물었다. 파란색 돌로 장식된 작은 은팔찌가 빛에 반짝 빛난다. 그녀는 움직이지 않았다.
"아뇨." 고개를 흔들며 그녀가 대답했다. 관자놀이 주변의 머리카락은 땀으로 축축했고 승마 모자에 눌려 머리에 달라붙어 있었다. 여자가 손을 머리로 올려 머리카락을 뒤로 넘겼다. 얼굴은 분홍빛이었다. 닷새 전에는 낙마로 창백했던 얼굴이었다.
"길에서 찾았나요?"
"아뇨. 이틀 전쯤에 로튼스털 시장에서 제가 산 겁니다." 그가 실토했다. 뭐, 조금 많이 위험한 고백이었지만 효과가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여자 입가의 꿈틀거림이 미소에 가까울 정도로 커졌다.
"조금 성급하셨네요. 당신하고는 색깔이 안 맞는 것 같은데."
"맞는 말씀입니다. 저는 뭐랄까 연한 레몬색이 더 스타일에 맞는 남자죠. 하지만 구실이 필요했어요."
됐다! 미소였다. 확실히 그랬다. - P99

해리는 제니를 따라 옛 양치기의 벤치로 갔다. 이비와 함께 앉았던 그 벤치. 그녀는 아직도 그에게 전화를 하지 않았다. - P184

두 사람이 경사 지대의 정점에 다다를 무렵, 해리는 이비가 지쳐가는 걸 느꼈다. 말수가 줄었고 걷는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 여기까지 차로 데리고 오려고 했는데 어째서 못 하게 한 걸까. 잠시 멈춰서 쉬자고 제안하면 화를 낼까?
"잠깐 앉아서 쉬어도 될까요?" 이비가 물었다.
다람쥐처럼 귀엽고 당나귀처럼 고집스럽다. 정말로 골칫거리인 여자였다. 이렇게 행복한 기분을 느껴도 되는 걸까? - P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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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9-11-06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지만 마사 누스바움의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은 전에 제가 알려드렸는데요..... 정확히는 곧 나온다고 알려드렸지만.....😟

다락방 2019-11-06 09:21   좋아요 1 | URL
아니.. 그러니까 그게 내 말은..... 그게 그게 아니고..... 뭐 그렇다는 거에요. 응? 알죠?

아 댓글 읽고 육성 터졌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19-11-06 09:23   좋아요 0 | URL
네.... 알죠.... 뭐.... 알죠. 알아야죠.... 제가 뭐.... 🙁

다락방 2019-11-06 09:45   좋아요 0 | URL
표정 좀 어떻게 해봐요. 미안해 죽을 것 같잖아 내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9-11-06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지 말라는 페이퍼가 이렇게 근사하면, 어쩌란 말입니까ㅠㅠㅠㅠㅠ
다락방님 진심은 뭐예요? 읽지 말라는 거예요, 읽으라는 거예요? (feat. <제2의 성>)

다락방 2019-11-06 10:06   좋아요 0 | URL
뒷일은 제가 책임질 수 없다... 정도로 요약하겠습니다. 엣헴-

마음이 너무 아파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별은 다섯입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잠자냥 2019-11-06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00쪽이 넘는 책을 거의 하루 만에 다 읽으신 것 같아서 대단한 흡인력의 책인가보다 했어요.
예전에 장바구니에 담아두기만 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다락방 2019-11-06 10:05   좋아요 1 | URL
잠자냥 님, 샤론 볼턴을 읽어본 적이 없으시다면 정말이지 추천합니다. 뱀이 깨어나는 마을을 먼저 시작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진짜 압권이에요, 압권!!

비연 2019-11-06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2의성 ‘II’ 만 눈에 들어오네요 ㅜㅜ

다락방 2019-11-06 13:46   좋아요 0 | URL
네, 그렇습니다, 시작한 것입니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

비연 2019-11-06 13:47   좋아요 0 | URL
샤론 볼턴 책을 보관함에 숑숑 밀어넣으며 생각합니다. 제2의성을 끝내야 읽을텐데.. 나는 전체 1000페이지 중 이제 겨우 200....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락방 2019-11-06 13:50   좋아요 1 | URL
오오 그래도 열심히 오고 계시네요, 비연님. 한 400까지 오시면 스스로에게 상을 좀 줘도 되지 않을까요? 일단 샤론 볼턴의 뱀이 깨어나는 마을로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연 2019-11-06 13:51   좋아요 0 | URL
앗 좋은 생각인듯!

카스피 2019-11-07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전 피의 수곽이라 더쉴 해밋의 작품인줄 알았는데 다른 작가의 작품이었네요^^;;;

다락방 2019-11-08 17:27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이 책 검색하다가 대실 해밋의 작품도 있다는 걸 알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