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자평] 티파니에서 아침을

어젯밤 엄마랑 티븨 드라마를 보다가 엄마한테 물었다. 엄마, 저 여자는 어쩌다가 닥터랑 연애하고 결혼하게 됐을까? 그러자 엄마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저 닥터가 여자를 쫓아다녔대. 아니, 내 말은 그게 아닌데...어떻게 '닥터'를 만나 결혼했냐 뭐 그런건데. 나는 살면서 한 번도 닥터랑 연애를 해 본 적이 없으니까.. 여튼 잠깐동안 티븨를 보다가 들어가서 책이나 읽자, 하고 방으로 들어왔는데, 친구로부터 문자메세지가 왔다. 처음으로 저녁식사를 하게 된 남자가 나랑 동갑이며 대학교 물리학 교수여서 기가 죽었다는 내용의 문자였다. 선을 봐서 만난 게 아니라 운동하다 만난거라 직업을 알고 만난것도 아닌데, 어떻게 우연히 교수란 직업을 가진 남자랑 데이트를 할 수 있었을까? 내 안의 속물근성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나왔다. 평소엔 내 잘난맛에 산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가끔 이렇게 누군가의 조건을 보고 기가 죽는 일이 생긴다. 대체적인 일상의 날들에 나는 '내가 아는 누구, 내가 만나는 누구'에 대해 자랑할 수 있는 사람이기보다는 '나'를 자랑할 수 있는 사람이고, 그렇게 사는것이 더 낫다고 믿고 있는 사람인데, 가끔 어떤 타이밍에는 이렇게 속절없이 무너지고만다. '교수'란 직업은 어렸을 때 어렴풋이 근사하다고 생각했으며 환상적인 직업이라 여겨져 막연히 '나도 교수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더랬다. 물론 교수를 하면서 같은 학교 남학생들의 흠모의 대상이 되는 불순한 욕망이 더 크게 자리잡긴 했지만, 어쨌든 공부와는 동떨어진 나는 그저 한순간의 로망 같은거였을 뿐 진짜로 교수가 될 가능성은 제로였다. 그래서 교수가 직업이거나 교수가 직업인 사람을 애인으로 둔 사람이 멋있어 보였다. 대단해 보였다. 교수랑 연애하는 건 어떤걸까, 뭐 그런 생각도 해보기도했다. 영화 <결혼은, 미친짓이다>를 보면서 그러나, 교수랑 연애하는 건 꽤 힘들고 어려운 일일거란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나랑 살면서, 나랑 연애하면서 매일 젊고 발랄한 여대생들 틈에 있게 된다면, 나에 대한 애정은 금세 식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들 때문이기도 했고, 동료교수랑 얘기하다 보면 나와는 대화가 한정적이지 않을까, 라는 못난이 생각 때문이기도 했다. 뭐 어떤 생각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했든지간에, 나는 교수랑 연애를 해본 적도, 닥터랑 연애를 해본 적도 없다. 변호사 검사 모두. 그런 사람은 내 주변에 없는 저 너머 어디, 다른 세계의 사람 같은건데, 나를 만나 술도 마시는 내 친한 친구가 그런 교수를 만나 데이트를 했다고 하니, 나는 이날 이때껏 그 숱한 연애속에 왜 그런 직업군, 소위말해 사회적으로 명성을 얻는 직업군의 남자와는 데이트를 해보지 못했다는 데 생각이 미친거다. 그뿐만이 아니라 심지어 나보다 더 가난한 남자들이 내 연애상대의 대부분을 이루었다. 


물론, 나도 알고 있다. 남들이 알아줄 만한 직업이라고 해서 그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월등히 더 나은건 아니라는 사실을. 실제로 그런 직업을 가진채, 더 좋은 학벌 더 높은 연봉을 받고 썩을놈이란 욕을 들어먹을 만한 사람들을 보기도 했었고. 직업과 돈이 더 나은 사람이란 걸 보장하진 않는다는 걸 그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그들이 더 많이 배우고 더 유식하고 더 돈이 많다해도, 예의 바른것과 거리가 멀 수도, 매너 따위는 키우지 않을 수도, 발기가 안되거나 1.5초만에 사정할 수도, 폭력을 휘두르는 개같은 놈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 내가 사귀는 남자가 잘났다고해서 내가 잘났다는 걸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도 역시 알고 있다. 그러나 안다고 해서 언제나 받아들일 수 있는 건 아니다. 가끔 나는 지독하게 신세한탄을 하고야만다.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그런 사람들을 마냥 부러운 시샘의 눈으로 바라보게 되는것이다. 나는 왜, 얼굴이 특출나게 예뻐서 버스정류장에서 저기요, 시간 있으면 차 한잔 하실래요, 라고 말을 거는 남자도 없고, 나는 왜, 하늘 높은줄 모르는 연봉을 가진 남자들과 사귀게 되지 않는걸까. 왜 내가 만나는 남자들은 내 외모에 반하는 남자도 아니고 왜 부자도 아닐까. 왜 그들은 지극히 평범하며 때로는 부족하게까지 느껴질까. 왜 그들에게서 누구보다 뛰어난 점을 찾는다면 그저 '나를 좋아한다'는 사실 한 가지 뿐인걸까? 왜 그 사실이 내게는 그다지 위로가 되지 않을까? 조건 좋은 남자랑 연애하는 게 더 큰 행복을 가져다주는 건 아니지만, 가끔은 시샘이 난다. 



아까는 친구랑 이런 얘기를 메신저로 하노라니, 친구가 사주 얘기를 꺼냈다. 너 사주 볼 때, 그 때 그랬잖아.


락방씨는 락방씨보다 조건 좋은 남자 만나기 힘들어요, 라고.


아..그랬던가.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내 조건이 뭔데. 내 조건이 이렇게 지독하게 평범한데, 이거보다 못한 남자들만 내 주위를 맴돌다니. 아, 무너지지 말자. 나는 무조건 나 잘난 맛에 살자. 내가 잘나면 되니까, 내가 잘났으면 됐지, 더 뭐가 필요한가. 닥터가 아니고 변호사가 아니고 교수가 아니어도 예의 바르면, 매너가 좋으면, 폭력과는 거리가 먼 남자라면, 발기도 잘 되고 사정을 조율할 수 있는 남자라면, 그래, 괜찮다. 우리가 웃으며 대화할 수 있다면 되는거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자. 이게 다 생리전증후군에서 나온거라고, 어깨에 힘을 빡- 주자. 가방 안엔 초콜렛도 있으니까. 다른 사람의 조건을 보고 기죽지 말자. 그거 보고 바닥으로 떨어지지 말자, 라고 생각하면서 전체적으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내 자신이 밉다. 못난이 생각하는 못난 여자가 된 기분이랄까. 나란 여자, 어쩔 수 없구먼. 


그래서 그런지, 그냥 홀리를 보는 데 슬퍼졌다. 홀리가 나 같아서가 아니라 나랑 달라서. 홀리가 나랑 달라서 좋아해야 되는건지 우울해야 하는건지 모르는채로, 그냥 이 책이 슬펐다. 나는 하늘을 나는 사람이 아니고, 하늘을 나는 사람을 그저 밑에서 쳐다보는 사람이지만, 어쩌면 땅에 굳건히 두 발딛고 서서 하늘을 나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게 가장 현실적이고 편한 게 아닐까. 그러나 하늘을 날고 싶은 사람은 어떻게든 날아야 하겠지. 머릿속은 복잡하게 꼬이고 또 꼬이고, 최종적으로 홀리의 손을 잡고 바닥으로 내려오라 말하고 싶지만, 애초에 나는 홀리의 손을 잡고 싶지는 않았던 것 같다. 아,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거람.



"벨 아저씬 야생 동물은 절대 사랑하지 마요." 홀리가 충고했다. "그게 바로 닥의 실수였죠. 그는 항상 집에 야생 동물들을 안고 들어왔었어. 날개를 다친 매라든가. 한번은 다리가 부러진 다 자란 살쾡이를 데려왔지 뭐예요. 하지만 야생 동물에겐 마음을 주면 안 돼. 마음을 주면 줄수록 걔들은 더 강해지니까. 강해져서 숲 속으로 도망가버려. 아니면 나무 위로 날아가든가. 그 다음에는 더 큰 나무로 날아오를 거고. 그다음에는 저 하늘로. 그렇게 끝나는 거예요, 아저씨. 야생 동물을 사랑하게 되면. 나중에는 결국 하늘만 바라보며 끝." (p.104)


"행운을. 그리고 내 말 믿어요, 사랑하는 닥. 하늘을 바라보는 편이 하늘에 사는 것보다는 더 좋답니다. 무척 공허한 곳이에요. 무척 흐릿하고. 천둥이치면 다들 사라지는 그런 나라일 뿐이야." (p.105)


















중간즈음 까지는 대체 뭘 말하고 싶은건지 잘 모르겠고 책장이 더디 넘어갔다. 홀리라는 여자에게 도무지 공감할 수 없기도 했고. 옆에 있었다면 잔소리 하고 싶은 여자였어..그런데 하늘에 있으면서 얼마나 공허했을까, 얼마나 공허하면 하늘에서 살고 있을까, 하는 마음이 점점 마음속에 퍼져나가 결국엔 책장을 덮고 한숨을 쉬게 됐다. 이상하게 마음이 아펐다. 그녀는 그녀가 원하는대로 살고 있는데, 그런 그녀를 보고 내 마음이 왜 아플까. 





홀리가 하늘에 살았다면 그 하늘 다른 한 편에는 이 영화속의 주인공 '조던'이 살고 있었다. 다른 사람이 평생 걸려 월급을 백프로 저축한다해도 조던처럼 살기는 불가능했을 터. 돈을 길에 뿌리고 다닐만큼 많이 가진 그는, 그 돈의 많은 부분을 마약과 여자에 쏟아부었다. 왜 하늘에 살면서 만족하지 못했을까. 그 하늘이, 그가 닿고자 한 하늘이었다면, 그랬다면 그는 약에 중독되지 않고, 섹스에 중독되지 않고도 충분히 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늘이 공허했던 건 아닐까. 큰 집 빠른 차 모델 아내를 가졌어도 왜 더 많이, 더 크게 더 높이를 외칠 수밖에 없었던걸까. 일정부분에서 만족하는 게 좋았을텐데, 첫 아내가 '당신 달라졌어'라고 말했을 때 귀기울일 수 있었다면, 거기에서 멈췄으면 천둥치면 사라질, 그런 곳에 도달하지 않았을 수도 있을텐데. 물론 그는 다시 하늘을 날 준비를 하고 있지만, 하늘은 내게 너무도 높고 높은 곳이라 감히 가 닿을 생각을 할 수가 없다. 역시 홀리의 말이 맞는 말인것 같다. 하늘을 바라보는 편이 하늘에 사는 편보다 나을 것이다.


다시 태어나도 나는 땅에 굳건히 발을 디디고 하늘을 바라보는 삶을 살 것이고, 가끔 일상속의 어떤것들이 하늘에 올라와보고 싶지 않느냐고 약올리면 그 때마다 흔들리면서, 또다시 중심을 잡을 것이다. 조던이 나랑 함께 사는 사람이었다면, 약을 끊으라고 울고 잔소리하고 타일렀겠지만, 결국엔 뒤를 돌아 그와 갈라섰을 것이다. 하늘과 땅의 간극은 멀다. 손을 뻗는다고 닿을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나는 하늘을 바라보는 걸로 만족하는 사람이고 싶다. 나는 역시 땅에 속한 사람이니까. 나는 땅에 속해서, 걷는 사람이라서, 조던이랑 함께 하늘을 날기 보다는 현실에서 디카프리오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기를 희망하면서, 그렇게 살고 싶다. 이번엔 좀 디카프리오에게 줘요. 연기 진짜 쩔던데요. 그렇게 약에 중독되어 침흘리는 연기를, 월가에 입문해 반짝반짝 빛나는 눈동자를, 그걸 그렇게 잘해내는 사람이 또 어디있겠습니까. 디카프리오 줍시다!



근데 이 여잔 왜이렇게 이뻐.. 예쁘다기 보다는 뭐라고해야하지 암튼 짱멋져.. 마고 로비, 당신도 하늘에 살고 있는거 아닙니까, 혹시? 




자, 다시 땅에서 일상을 돌 볼 시간. 점심 메뉴를 정하고, 뻑나버린 노트북 수리를 맡길 생각을 해야하고, 어제 점심에 배불러서 더 먹지 못한 갈비에 대해 아쉬운 마음을 갖고, 당장 구정에 돈이 필요한 데 그건 대체 어떻게 구해야되나 머리를 싸매고(고민해도 돈이 나오는 건 아니고), 왜 로또는 번호를 하나도 맞추지 못했을까 잠깐 생각해보고, 2월에 있을 모임의 기차표를 예매하고, 저울 위에 올라가 몸무게를 재보고(응?), 조카 사진을 보고, 책을 읽자. 


나는 하늘을 바라보며 여기 있을것이다. 가끔은 못난이가 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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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4-01-20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발기도 잘 되고 사정을 조율할 수 있는 남자라면, 그래, 괜찮다.'
뭡니까? 이렇게 진실한 문장은! 흐흐흐흐

2.생리전증후군이 이정도면 뭐.....저는 사방팔방에 짜증을 바락바락 내고 다니는걸요....^^:::::::::::
기운내요, 어제 배가 불러 못먹은 갈비 말고 , 다음 번에 맛있게 먹을 스테이크를 생각하면서!!






비로그인 2014-01-20 14:34   좋아요 0 | URL
아무개님 덧글도 추천합니다~ 특히 1번..... : )

비로그인 2014-01-20 16:30   좋아요 0 | URL
저도 1번 강추(?)해요 ㅎㅎ

다락방 2014-01-20 18:50   좋아요 0 | URL
1.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는 왜이렇게 진실할까요, 아무개님? 킁.

2. 오늘은 점심에 오제볶음을 먹었는데 너무 많이 먹어서 배가 아직까지도 부르네요. 아우..너무 많이 먹어서 후회중이에요. 내일 점심엔 무리하지 말아야겠어요. ㅠㅠ
당분간 스테이크는 금지에요. 돈이 없어요.. 명절에 돈 나가야 되는데.. ㅠㅠ 돈이.. ㅠㅠ 없어.. ㅠㅠㅠ 스테이크는 하늘에 두겠습니다, 당분간 ㅠㅠ

2014-01-20 15: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20 1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4-01-20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울프..를 아직 못 봤지만, 디카프리오에게 남우주연상, 좀 주자고 함께 주장해봅니다. +_+;;;;;;;;;;;;

다락방 2014-01-20 18:53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어바웃 타임> 봤어요? 거기에서 나온 여자가 저 여자 '마고 로비' 인데 이 영화에서 디카프리오의 아내로 나오거든요. 진짜 완전 여신같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bitter 2014-01-20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보내주신 책 잘 받았습니다. 전 16일자 게시물에 댓글 달았는데 확인 못하신거 같아서 다시 받았다는 댓글 올려요! 늦게 댓글 달아서 죄송합니다ㅠㅠ 요근래 바빠서 책도 보지 못하네요. 다음주에 다락방님이 보내주신 책 먼저 읽고 감상 올리겠습니다! 얼른 책 읽고 싶어서 죽겠네요 ㅠㅠ .

다락방 2014-01-20 18:53   좋아요 0 | URL
네, 댓글 보았습니다, 해맑님. 책은 천천히 읽고 싶을 때 읽으세요. ㅎㅎ
저도 오늘 하루종일 열일 했는데 얼른 집에 가는길에 책 읽고 싶어요. 제목도 무려 ㅋㅋㅋㅋㅋ <톰크루즈에게 전화가 걸려오게 하는 법> 입니다! >.<

Mephistopheles 2014-01-20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해보니...저기요 시간있어요? 잠깐 커피라도 한잔....

이라는 처음보는 이성에게 권유받았던 때가 있었던 기억이 나버리는군요..

이 저는 남자입니다.

다락방 2014-01-20 18:54   좋아요 0 | URL
저는.............없습니다. 킁킁. 없네요. 쳇.

mira 2014-01-21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티파니에서 아침을 하면 하면 햄버거, 오드리헵번,티파니 보석 밖에 생각이 안났는데 깊이 들여다보니 그런 슬픔이 있네요. 공감이 가는 말이 잔뜩 있네요. 제친구중 한명도 의사랑 결혼했는데 그때 참 부럽더라구요. 이런 속물근성을 이렇게 이야기할수있는 다락방님이 대단합니다. 모두들 아닌척 하고 숨기잔아요. 저의 마음을들킨것 같아 에구머니나하고 갑니나 . ㅎㅎ

다락방 2014-01-21 13:54   좋아요 0 | URL
아, 미르다님은 <티파니에서 아침을> 영화를 보셨나요? 전 영화도 보지 않아서 막연하게 로맨틱한 연애 내용인 줄로만 알았지 뭐에요. 그래서 이 슬픈 내용에 좀 당황했답니다. 시무룩해졌었어요.

ㅎㅎ 저는 지독하게 현실적이고 속물적인 인간인지라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기가 힘들어요. 가끔은 질투와 시샘이 철철 넘친답니다. 세상이 정해놓은 기준이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면서도 가끔 그 기준을 마치 절대적인 기준인양 잡아놓고 있지요. 대단하긴요, 뭘. 그저 평범한 인간이지요. 하하

마태우스 2014-01-21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다락님의 페이퍼는 정말 하나하나가 보석같네요. 교수된 입장으로서 몇 말씀 드리자면,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교수들은 남 시키는 걸 좋아해요. 조교 없이는 암것도 못하죠. 집안일 같은 건 절대 안합니다. 게다가 겁나 권위적이죠. 정치판에 뛰어들 때도 장관이나 국회의원 정도는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 거죠. 연봉도 뭐, 기업 다니는 친구들보다 더 높은 것도 아니고, 뭣보다도 자기 처우에 대한 불만이 많습니다. 난 아주 대단한 사람인데 왜 이따구 대접밖에?? 여자분들한테 그닥 추천해드리고픈 직종은 아닙니다. 게다가 이건 개인적인 경험이고 설문조사 해본 건 아니지만, 발기와 사정에그닥 능통하지 않답니다.

암튼..글 읽으면서 이런 생각 했어요. 다락방님 진작에 만났다면, 하는 생각요.

다락방 2014-01-21 18:05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마태우스님 댓글이 아주 진솔하네요. 하하하하. 무엇보다 저도 한 말씀 드리자면, 대체 마태우스님과 저는 왜그렇게 늦게 만난걸까요. 저도 진작에 만났다면, 하는 생각을 한답니다. 하하핫.

2014-01-21 17: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21 18: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22 1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22 1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티파니에서 아침을 트루먼 커포티 선집 3
트루먼 커포티 지음, 박현주 옮김 / 시공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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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다. 마음이 아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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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늘과 땅의 간극
    from 마지막 키스 2014-01-20 12:48 
    어젯밤 엄마랑 티븨를 보다가 엄마한테 물었다. 엄마, 저 여자는 어쩌다가 닥터랑 연애하고 결혼하게 됐을까? 그러자 엄마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저 닥터가 여자를 쫓아다녔대. 아니, 내 말은 그게 아닌데...어떻게 '닥터'를 만나 결혼했냐 뭐 그런건데. 나는 살면서 한 번도 닥터랑 연애를 해 본 적이 없으니까.. 여튼 잠깐동안 티븨를 보다가 들어가서 책이나 읽자, 하고 방으로 들어왔는데, 친구로부터 문자메세지가 왔다. 처음으로 저녁식사를 하게 된 남자가
 
 
moonnight 2014-01-20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마음이 아퍼요. ㅠ_ㅠ;

다락방 2014-01-20 18:42   좋아요 0 | URL
전 영화도 보지 않고 책도 보지 않은채로 말랑말랑 로맨스인줄로만 알았어요. 이렇게 아픈건지 몰랐어요..

자작나무 2014-01-22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에서 '나'는 이후 A특공대의 한니발이 되었답니다

다락방 2014-01-22 10:40   좋아요 0 | URL
아...저 읽은지 사흘밖에 안됐는데 책에서는 이 남자가 나중에 어떻게 됐는지 기억이 하나도 안나네요. 멘붕..

그렇게혜윰 2014-02-14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지금 영화보고 있는데...^^
 
페레이라가 주장하다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82
안토니오 타부키 지음, 이승수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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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 듣는 걸 몹시 싫어하는 나는 학교다닐 때 지각하거나 숙제를 해오지 않는 학급 친구들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제 시간에 오고, 해오라는 대로 해오면 아무 말도 듣지 않을 수 있는데, 왜 해오지 않고 저 잔소리를 듣고 있지? 나는 모범생이었고 선생님의 귀여움을 받았고 전체 조회시간에 교단에 나가는 우수한 아이었는데, 그건 우수한 학생이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잔소리를 듣기 싫어서 모든걸 하라는대로 잘 해냈기 때문이었다. 나는 잔소리를 듣는 게 싫었고 내가 듣는것 만큼이나 학급 친구들이 듣는 것도 싫었다. 누가 누군가에게 잔소리를 하는 상황이 너무 짜증이나서, 그래서 그 애들을 그다지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던 걸지도 모르겠다. 나는 내가 잔소리를 듣는것보다 더, 내가 잔소리를 하게 되는 것도 싫어했다. 워낙 무심한 성격이라 잔소리 할 일이 별로 없기는 하지만, 이런 나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상황, 어떤 사람들을 보면 참지 못하고 직설적으로 퍼부어대며 잔소리를 하게 되는 경우가 생겼는데, 듣는것보다 하는 게 더 싫었던 나로서는, 나로 하여금 잔소리 하게 만드는 사람과 대체적으로 오래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하지 않게 되는 것 같다. 짜증나니까. 나는 하기 싫으니까. 이렇게 무심한 나조차 성질나게 하다니, 나는 잔소리하면서 살고 싶지 않는데, 잔소리는 나를 굉장히 스트레스 받게 하는건데, 나는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으니까. 그래서 나는 나로 하여금 잔소리를 하지 않아도 되게 하는 '알아서 잘 하는' 사람들과 더 오래 관계를 유지하게 됐고, 상대로 하여금 신경쓰이지 않게 알아서 잘 지내주는 사람이 상대를 배려해주는 것 같다는 생각을 굳히게 됐다. 그러다 오랜만에 잔소리를 퍼붓고 싶어지게 만드는 인물을 만났다. 그의 삶에 끼어들어 뭔가 참견하고 싶고 해결하고 싶게 만드는 인물. 바로 이 책의 주인공, 페레이라 였다.



페레이라는 오래전에 아내를 잃고 혼자 지내는 남자다. 혼자 밥을 먹고 혼자 레모네이드를 마시며 혼자 잠든다. 신문의 문화면을 담당하는 기자이며, 그런 그의 삶은 조용하고 단조롭게 흘러갔다. 자신이 속한 포르투갈이라는 나라가 정치적으로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거기에 깊게 관여하고 싶은 마음은 없는, 이 책의 표현대로라면 '개인주의적 무정부주의자' 쯤이 될 것이다. 그런 그가 자신의 문화면의 수습기자로 '몬테이노 로시'라는 젊은 남자를 고용하게 되고, 그를 알게 되면서 그의 삶은 점점 변하기 시작한다.



어떤 문제가 닥쳤을 때, 나는 그 문제가 빠른 시간내에 해결되기를 원한다. 만약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면 그 문제에 집착하지 않기를 원한다. 그래서 문제에서 허우적대며 빠져나갈 구멍을 찾지 않는 사람들을 볼 때 답답함이 폭발해버리는데, 그런 경우 잔소리가 나와버린다. '니가 지금 그 문제를 잊을 수 없다면 해결을 해!' 그러나 상대는 좀처럼 해결을 하지 못하고 그 생각에서도 빠져나오지 못한채 현재를 즐기지도 못한다. 나는 그런 상대와 마주하는 게 싫어 나서서 해결해주며, 이런 방법도 생각 못해내면서 걱정은 왜 하냐고 폭발해 버릴 때가 있곤 하는데, 페레이라를 보면서 자꾸 그런 잔소리를 하고 싶은거다. 그는 자신의 상황에 만족하는 듯 보이지만 나라의 정치적 상황에 자꾸 신경이 쓰인다. 그러나 그 상황에 발을 들여놓기는 무서워서 역시 내가 있을 곳은 여기라고 되뇌인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 당시의 그 모습이 답답해서 그저 대범해지라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 나는 알고 있다. 대범해지는 것이 누군가의 잔소리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이런 나조차도 대범과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페레이라가 고민하는 상황이 사실 나와 다를 바 없기 때문에 내가 더 화가 나는지도 모르겠다. 무릇 인간이란 그런 것이니까. 다른 사람에게서 내 모습을 봤을 때 더 화가나는. 게다가 그는 점점 더 내 화를 불러일으킨다. 제대로 된 기사를 써오지도 못하는 '로시' 에게 개인의 돈으로 원고료를 준다. 원고료 뿐만이 아니라 정부와 맞서 싸우는 로시의 친척의 무리한 요구에도 응한다. 이 때, 내가 옆에 있고 싶었다. 니네 저리가라고, 조용히 사는 사람한테 이러지 말라고, 너희들 상황은 너희들이 해결하라고, 나는 소설속으로 들어가 그들과 담판을 짓고 싶었다. 나는 내가 번 내 돈을 누군가 노동없이 가로채려는 상황에 무엇보다 화가 나는 부류의 사람이니까.



네, 몬테이루 로시가 더듬거리며 말했다, 그런데 사실 우리는 박사님의 도움과 이해가 필요합니다, 돈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더 자시헤 설명해보십시오, 페레이라가 말했다. 그러니까, 몬테이루 로시가 말했다, 제 사촌은 돈이 없어서 만일 호텔에서 선불로 방값을 요구하면 지금으로선 돈을 낼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아니면 마르타가 책임지던가요, 아무튼 돈을 빌려주십시오. (p.77)



아..빡쳐..



그 순간 페레이라는 일어났다고 주장한다. 페레이라는 양해를 구하며 말했다. 이해해주십시오, 하지만 잠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잠시만 실례하겠습니다. (p.77)



아니, 페레이라, 생각하지 마요! 생각하고 말 게 어디있어, 안된다고 지금 이 자리에서 큰 소리로 말해, 그럴 수 없다고, 돈을 빌려줄 수 없다고 말해도 괜찮아요, 그건 잘못하는 게 아닙니다, 나는 옆에서 침을 튀겨가며 말리고 싶었다. 그러나 페레이라는 그 돈을 빌려준다. 자신조차도 자신이 왜 그러는지 이유를 알 수 없는 채로.




페레이라는 양초를 끄고 자신에게 물었다. 왜 자신이 이 이야기 속에 끼어들었을까, 왜 몬테이루 로시를 집 안에 들였을까, 왜 마르타에게 전화해서 암호 메시지를 남기겠다고 했을까, 왜 그와 상관없는 일에 휘말렸을까? 왜 마르타는 어개뼈가 닭날개처럼 툭 튀어나올 정도로 말랐을까? 왜 몬테이루 로시는 그를 보살펴줄 부모가 없는 걸까? 왜 자신은 파레드에 갔고 카르도주 박사는 정신의 연합에 대한 이론을 얘기했을까? 페레이라는 그 이유를 알지 못했고 지금까지도 그 물음에 대답할 수 없다. (p.163)



이 책의 절반쯤까지, 나는 답답하고 속이 상해서 이 잔소리 들을만한 친구야, 라고 페레이라의 어깨를 붙들고 흔들어대고 싶었다. 그러나 이 책의 절반쯤을 넘어가면서부터, 그렇게 행동하는 것, 로시를 돕고 그들의 삶, 그들이 하고자 하는 행위에 끼어드는 것, 그것이 페레이라의 강한 자아가 원했던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는 변해갔지만, 그건 그 자신이 원한 길이었다. 그의 자아는 그 쪽으로 흐르고 있었다. 처음엔 도망치려했고, 끼어들고 싶지 않다고 했고, 자신이 왜그러는지조차 영문을 알지 못했지만, 위 인용문에서처럼, 그 고민은 그들에 대한 것으로 넘어간다. 자신이 왜 그랬을까 부터 시작해 그들에 대한 안위로까지. 이런 의문과 갈등속에 그는 요양원에서 의사인 카르도주 박사를 만나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다. 내가 왜이럴까요? 



사실 의심이 생겼습니다, 그 두 젊은이의 생각이 옳은 게 아닐까요? 그 경우 그들의 생각이 옳을지도 모릅니다, 카르도주 박사가 조용히 말했다, 하지만 박사님이 아니라 역사가 말해줄 사실입니다, 페레이라 박사님, 네, 페레이라가 말했다, 하지만 만일 그들의 생각이 옳다면 내 삶은 의미가 없어집니다. 코임브라에서 문학을 공부했고 문학이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이라 믿어온 내 신념이 아무 의미 없어질지 모릅니다, 내 의견을 표현할 수 없고 19세기 프랑스 단편들만 소개해야 하는 이 석간신문의 문화면을 담당한 일이 의미 없어지는 겁니다, 더는 아무 의미가 없는 겁니다, 그래서 나는 회개할 필요를 느낍니다, 마치 내가 그동안 신문기자 생활을 해온 페레이라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되어야 하고 뭔가를 부정해야 한다는 듯이 말입니다. (pp.108-109)



그러자 카르도주 박사는 '정신들의 연합' 에 대해 페레이라에게 말해준다. 나는 이 부분에 빨간 색연필로 밑줄을 그었다. 좀 길지만 옮겨보겠다. 



'무수히 많은 자아'의 복합체에서 분리되어 자기 자신을 이루는 '하나의 자아'가 된다는 것은 하나의 정신을 주장하는 기독교 전통에서 나온 순진한 환상입니다, 리보와 자네는 인격을 다양한 정신의 연합으로 보았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안에는 다양한 정신, 그러니까 지배적인 자아의 통제 아래 있는 정신드의 연합이 있기 때문입니다, 카르도주 박사는 잠시 침묵하다가 계속했다, 규범이니 우리의 존재니 정상성이니 하는 것은 단지 결과일 뿐 전제가 아닙니다, 우리 정신들의 연합에서 명령을 내리는 지배적인 자아의 통제에 좌지우지되는 것입니다, 더 강하고 힘센 또 다른 자아가 나타나는 경우에 그 자아는 주도권을 잡고 있던 자아를 몰아내고 그 자리를 차지해서 정신의 집단 다시 말해 정신의 연합을 지배하게 되죠, 직접적인 공격으로든 끈질긴 침식으로든 또 다른 지배적 자아가 나타나 쫓겨날 때까지 그 주도권은 유지됩니다, 페레이라 박사님, 카르도주 박사가 결론을 내렸다, 아마 끈질기게 야금야금 침식해서 박사님의 정신의 연합의 주도권을 잡아가는 지배적인 자아가 있을 겁니다, 박사님은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단지 그대그때 그것에 순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카르도주 박사는 과일 샐러드를 마저 먹고 냅킨으로 입을 닦았다. 그럼 난 뭘 해야 합니까? 페레이라가 물었다. 아무것도 없습니다, 카르도주 박사가 대답했다, 기다릴밖에요, 천천히 침식을 일으킨 후에, 문학이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이라 믿으면서 신문사에서 범죄 기사를 쓰며 이 모든 세월을 보낸 후에, 박사님의 정신의 연합을 주도 하고 있는 하나의 지배적 자아가 있을 겁니다, 박사님은 그 자아가 표면에 나타나게 내버려두시면 됩니다, 달리 어쩔 도리가 없어요, 어쩔 수 없이 박사님 자신과 갈등을 일으키게 될 겁니다, 박사님께서 자신의 삶을 회개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십시오, 사제에게 이야기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세요, 페레이라 박사님, 결국 그 젊은이들 생각이 옳고 지금까지의 당신 삶이 쓸데없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그렇게 생각 하십시오, 하지만 아마 앞으로는 박사님 삶이 쓸데없다고 생각되진 않으실 겁니다, 박사님의 새로운 지배적 자아가 이끄는 대로 놔두십시오, 그리고 설탕을 가득 넣은 레모네이드와 음식으로 박사님의 고통을 보상받지 마세요. (pp.109-110)




페레이라가 그 즈음, 나를 친구로 둔 게 아니라 카르도주 박사를 만난 것은 그의 인생에 있어서 커다란 행운이었다. 만약 나를 친구로 두었다면, 나는 저런 이론으로 그를 위로하고 힘을 주기 보다는, 당신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말해주기 보다는, 엉뚱한 잔소리들로 그와 등을 돌리게 됐겠지. 나는 세상을 살아가는 데 멘토는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이고, 멘토라는 말 자체에는 회의적이지만, 내 삶의 어느 순간, 중요한 시점에, 누군가가 그 자리에 있는 의미는 있다고 생각한다. 페레이라는 그 때, 자신의 삶에 의심이 들고 확신을 얻지 못했던 그 순간에, 카르도주 박사를 만났다. 로시를 만난것도 그리고 카르도주를 만난것도, 그의 인생에 있어서, 그러니까 그의 다른 강한 자아가 발현될 시점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일이었으며 있어야 할 일이었다. 내가 내가 되기 위해서는 그들이 그들의 자리에서 그들의 방식으로 내 앞에 나타나야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렇다.




자, 페레이라는 위험속에 발을 담갔고, 읽는 나는 그의 친구가 되었다가 독자가 되었다가 하면서 초조해진다. 당신은 이제 위험에 빠졌어, 더 큰 위험이 당신을 기다릴지도 몰라, 어쩔테야, 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긴다. 그리고 마지막, 두려움과 초조함은 극에 달하고 그리고 아주 힘차게 그를 응원한다. 책장을 덮으며 나는 페레이라에게 사과한다. 잔소리 하고 싶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미안해요, 내 성격이 급했어요. 페레이라, 당신이 나보다 낫습니다, 월등히 나아요. 결국 마지막에 최종적으로 강하게 발현된 당신의 자아는, 나의 그것보다 뛰어났습니다. 잔소리를 들어야 할 사람은 당신이 아니라 나였어요. 당신이 갈등하는데는, 당신 자아들이 내부에서 분열했기 때문이었어요, 나는 미처 그걸 보지 못했네요, 어쩌면 나야말로 그간 너무 성급한 판단으로 잘못된 행동들을 하며 살았던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과합니다, 그리고 당신 남은 생에 건투를 빕니다. 무사하세요.




그리고 작품 해설로 넘어가서, 나는 이런 단락과 마주친다.




『페레이라가 주장하다』가 출간된 1994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 전후 최초의 우파 연정을 출범시키면서 총리에 오른 해이기도 하다. 베를루스코니는 여러 언론사와 민영방송, 영화사를 소유한 언론재벌로 각종 매스컴을 동원해 국민들의 귀와 입을 막고 불법정치자금 운영, 탈세, 뇌물수수, 마피아와의 결탁 등을 숨겼다. 타부키는 이탈리아의 정치 상황을 '민주주의의 비상 상황' 이라고 정의하며 직접 광장에 나가 시위에 참가하기도 했다. 타부키는 교묘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언론 검열과 각종 부정에 시달리는 이탈리아 국민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페레이라가 살라자르 정권의 탄압과 폭력을 고발하며 당당히 일어섰듯이 이탈리아 지식인들도 정치적 무관심에서 벗어나 정치 부정을 고발하고 현 상황을 타개할 탈출구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작품해설, p.200)



타부키는 자신의 주장을 이 책으로 실현했다. 페레이라를 통해서. 페레이라가 로시를 만나던 그 당시, 그 즈음의 포르투갈 상황은 이탈리아의 1994년과 다르지 않았으니까. 



알렌테주에서 사회주의자 짐마차꾼이 자신의 마차에서 학살당했고 거기 실려 있던 멜론에 온통 피가 튀었다는 그런 소식을 누가 감히 전할 용기가 나겠는가? 누구도 없다. 왜냐하면 나라 전체가 침묵했고, 침묵하는 것 이외에 달리 어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는 동안 사람들은 죽어갔고 경찰은 학살을 자행했다. 페레이라는 다시 죽음을 생각하자 땀이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도시에서는 죽음의 악취가 진동한다고, 아니 유럽 전체가 죽음의 악취를 풍긴다고 생각했다. (p.14)



조간신문을 가져갈 수도 있겠지만 포르투갈 신문들이 웨이터가 언급했던 사건을 보도했을지는 의문이었다. 단순히 소문만 돌 터였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질 것이다. 소식을 알자면 카페에서 물어보거나 사람들이 나누는 잡담을 들어볼 필요가 있었다. 그것이 현재 소식으르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아니면 오루 거리에서 파는 외국 신문을 사면 됐다. 그러나 외국 신문들은 사나흘 늦게 도착하므로 찾아봤자 소용없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들한테 묻는 것이었다. (p.51)




나는 이 책을 신형철 덕분에 읽게 되었다. 신형철이 이미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잘 설명해 주었기 때문에.



1938년의 포르투갈, 1994년의 이탈리아, 2012년의 대한민국 사이에 아무런 공통점이 없다면 이 소설을 읽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친 한 전직 국회의원을 감옥에 처넣는 나라에 살고 있다. ( -한겨레 21 제894호, 2012.01.16, 신형철의 문학사용법 p.88) 




내가 가진 책은 2011년 12월 23일에 발행된 초판인데, 책날개의 작가 설명의 마지막엔 이렇게 써있다.



타부키는 2011년 발표한 소설 『작은 배』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타부키의 작품은 40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사랑받고 있으며 현재 그는 시에나 대학에서 포르투칼어와 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책날개 작가소개 中)


그러나 2012년 3월, 경향신문은 그의 타계소식을 전했다.


작가 안토니오 타부키
이탈리아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의 맹렬한 비판가였던 안토니오 타부키가 25일 타계했다. 향년 68세. <페레이라가 주장하다>이 대표작이다.
 (출처:경향신문 03월 27일자 )



앞으로 나올  타부키의 책들에서 저자소개는 안타깝게도 수정되어야 하겠지만, 그의 작품은 남아 언론의 자유에 대해 계속 부르짖을 수 있으니 다행한 일이다. 


좋은 책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덧. 이 리뷰의 제목은 이 책의 77페이지, '나는 어느 누구의 동지도 아닙니다, 나는 혼자 살고 있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합니다, 내 유일한 동지는 나 자신이죠' 에서 인용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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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4-01-17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잔소리꾼...! ㅋㅋㅋㅋ 간만에 즐거운 리뷰네요. 이미 다 읽어버린 기분이라 읽을 것 같진 않지만... 전 요즘 라스꼴라니프인가.. 암튼 죄와벌 주인공에게 잔소리를 엄청 퍼붓고 싶은 심정이라 ㅠㅠ 하권 읽는데 아직도 이름 못외움ㅋ

다락방 2014-01-17 09:52   좋아요 0 | URL
아오..밥도 먹고 샌드위치도 먹고 배터져서 쓴건데도 너무 흥분해서 써서 그런지 기빨리는 느낌이네요. 초콜렛좀 먹어야겠어요. (읭?)

<죄와벌>은 이십대 중반, 연애하던중에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훅- 빨려들어가서 읽었더랬죠. 그거랑 <까라마조프씨네 형제들>도... <죄와벌>은 언젠가 다시 읽어보고싶어요. 라스꼴리니코프, 아녔나요. ㅎㅎㅎㅎㅎ

다락방 2014-01-17 09:53   좋아요 0 | URL
응? 책상 위에 육표가 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Forgettable. 2014-01-17 10:5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맥주는 없어요? ㅋㅋㅋㅋㅋㅋ 책상위에 육포 ㅋㅋㅋㅋㅋㅋ
이래놓고 점심 또 맛있게 드시려규 ㅋㅋ

다락방 2014-01-17 14:11   좋아요 0 | URL
육포까지 먹고 배부른데 거기다대고 또 점심을 먹느라 힘들었네요. 그래서 소박하게 된장찌개 먹었어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육포는 동료가 준거라우. 좋은 동료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4-01-17 1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4-01-17 14:11   좋아요 0 | URL
므흐흐흣 고맙습니다!!

레와 2014-01-17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중해서 읽었어요. 잘 읽었어요! 다락방~ ^^

다락방 2014-01-17 14:11   좋아요 0 | URL
잘 읽어줘서 고맙습니다, 레와님~

아무개 2014-01-17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이렇게 마구마구 글을 쓰고 싶게 만드는 책을 요새 만나질 못하고 있네요.
목로주점도 좋긴 했는데 연작소설이라 그런지 그것만으론 작가가 의도하는걸 다 느끼긴 힘든거 같아요.

2.'나의 자아는 이것!'이라고 규정짓기가 점점 힘들어 지는거 같긴해요.
살면서 여러모로 참 많이 변한 나를 나도 느끼니까요.

3.전 잔소리 듣는건 엄청 싫어하지만 잔소리를 꽤 많이 하는 편이에요.
대놓고 못하면 혼잣말이라도 꼭 하고야 만다는....왜그런지 거참... ㅜ..ㅜ

4.배고픈데....배 마이 고픈데...첨부된 사진 이런거 시르다~


다락방 2014-01-17 14:13   좋아요 0 | URL
1. 밑줄을 어찌나 많이 그었는지 포스트잇이 덕지덕지 붙어있습니다.

2. 규정지었다가 다른 자아가 다시 스며들기 때문에 내 자신조차 나를 제대로 알지 못해 갈등하는 순간들을 번번이 겪게 되는 것 같습니다.

3. 아무개님 주변엔 잔소리 들을만큼 아무개님과 성격적으로 잘 맞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거 아닐까요? 전 현재 곁에 두는 사람들은 나무랄 데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 같아요. ㅎㅎㅎㅎㅎ

4. 배부른 상황이었는데 또 가서 배부르게 먹고 들어왔습니다. 전 미련한 돼지에요 ㅜㅜ

비로그인 2014-01-17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매일 아침 로얄제리를 챙겨먹느라 커피를 끊었더니 ㅠㅠ 자꾸 상상해보고 있어요 이 오래된 지도빛깔의 커피는 어떤 맛일까...하는

다락방 2014-01-17 14:14   좋아요 0 | URL
로얄제리..최근에 어디서 봤더라...아! 로맹 가리 <여자의 빛>에서 로얄 제리가 언급됐었는데요. 여자한테 좋다던데 ㅎㅎㅎㅎ 요즘 그걸 드시는군요!

그런데 아른님, 페이퍼는요? 응?

비로그인 2014-01-17 20:36   좋아요 0 | URL
요즘 너무 발암사회라 소박하게나마 세포재생을 꿈꾸고 있어요 @.@

음...뭔가 다락방님을 애태우게 하고 싶.....먼 산.......

2014-01-18 2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20 18: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4-01-20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잔소리이론'을 큭큭대며 읽다가 이 책을 읽어야겠다 1번째 다짐,
인용해주신 긴 글, '지배적 자아'에 대한 문단을 읽고 이 책을 읽어야겠다 2번째 다짐,
신형철님의 추천글을 읽고 이 책을 읽어야겠다 3번째 다짐,
샌드위치, 이름도 모르겠는 저 맛있어 보이는 (파스쿠찌예요?) 샌드위치 보고 이 책을 읽어야겠다 4번째 다짐,
댓글에서 책상 위 육포 얘기에 이 책을 읽어야겠다 5번째 다짐...

나는 어째요?

다락방 2014-01-20 18:46   좋아요 0 | URL
아직 안드셔보셨다면 샌드위치는 투썸을 추천해드립니다. 토마토모짜렐라치즈 샌드위치는 저의 패이버릿 입니다. 사랑합니다, 투썸의 저 샌드위치를. 그 다음은 스벅의 토마토루꼴라 샌드위치고요. 아하하하.

육포는 뜯자마자 다먹었어요. 작은것 한 봉지라서..

어쩌긴 뭘 어쩝니까, 단발머리님. 읽으셔야지요. 신형철은 틀림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하하하.

그렇게혜윰 2014-02-14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1등 축하드려요! 얼른 확인해보시어요! 발렌타인데이에 달콤하기도하지요?^^

다락방 2014-02-17 09:34   좋아요 0 | URL
오, 그렇게혜유님 덕에 당선 소식 확인했네요. 고맙습니다. 아우, 100권 어디에 두죠? 하하하하하. 고맙습니다!!
 

몇 년전부터 앞머리를 내리고 다녔는데, 워낙 노안인 내가 앞머리를 내리니 그나마 내 나이대로 보여 참 잘했다 싶었다. 그리고 몇 년간 계속 유지해오다가 최근에야 이제 앞머리를 길려서 뒷머리랑 함께 묶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래, 이젠 자르지 말고 길려보자, 하고 있었는데...어휴. 너무 힘이 드는거다. 아니, 힘들다기 보다는 귀찮다고 하는게 맞을듯. 이게 귀에 꽂자니 충분히 길지 않아 자꾸 빠져 흘러내리고 그냥 두자니 너무 거슬리고...사실 실삔이나 똑딱삔으로 딱 고정해서 깻잎머리 만들고 싶지만 혹은 뒤로 확 넘겨 삔을 꽂고 싶지만...여긴 회사지 고등학교가 아니야...orz


그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고, 단발인 지금의 머리도 길려보고 앞머리도 길려보자 했던 내 생각이 막연하기만 했는데, 우연히 이 책의 표지를 보고 마음을 정했다. 그래, 앞머리는 자르자. 앞머리는 자르고 뒷머리는 길게 자라게 두자. 그래서 이 책의 표지인물 처럼 되자. 이 책의 표지 인물 헤어스타일이 너무 예쁜거다!! 흠. 근데 내일모레 나이 마흔인 여자가 하기에는 좀...거시기한가? 여튼 예쁘다!

















그래, 결심했어! 저런 머리를 만든 뒤에 나도 책 표지인물이 되는거야!!!!!!!!




흐음. 그런데 전지현 보면 앞머리 없는게 이쁘던데... ( ")





하아- 책이나 사서 읽자 -_-




(덧. 그런데 이번에 책 방출 신청하셨던 분들, 아직 한 분도 못받으신건가요? 지난주에 보내서 벌써 받으셨어야 되는데 한 분도 받았다는 말씀이 없으시네요...받으신 분들은 받았다고 말씀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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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4-01-16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전 다락방님 단발머리 너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2.앞머리는 반다시 있어야 합니다. 동안의 필수품! 저 보세요 ㅋㅋ

3.전지현.........됐어요!!!! 큼.....전지현이라니....



다락방 2014-01-16 10:25   좋아요 0 | URL
1. 전 긴머리도 잘 어울려요. 저한텐 안어울리는 머리는 없답니다. =3=3=3=3=3=3=3=3=3=3=3=3=3=3(때리지 마세요!)

2. 아무래도..그렇겠지요? 왜냐하면,

3. 전 전지현이 아니니까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락방 2014-01-16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영화쿠폰 안쓰시는 분, 저 좀 주세요!

2014-01-16 1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4-01-16 10:45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

2014-01-16 13: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16 13: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16 1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4-01-16 10:45   좋아요 0 | URL
아 오케오케 잘 알겠습니다~

레와 2014-01-16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같은 딜레마에 빠져있다우. 지금 너무 거슬려요. -.-

김수현이랑 7살 차이난다는데 뽀뽀도 하고 키스도 하고..
쩝. 부럽.. ;;

다락방 2014-01-16 11:25   좋아요 0 | URL
레와님도 할 수있어!! (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4-01-16 1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16 1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16 13: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4-01-16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머리 자르는 것 너무 귀찮아서 기르기 시작한지 몇달 되었어요. 초반에는 실삔으로 고정했고요. 지금은 반머리용 핀으로 넘길 만큼 자랐어요. 몇 달 더 버티면 뒤로 묶는 사이즈만큼 자라지 싶어요.
전 머리띠를 하고 싶지만 두상이 커서 머리띠는 제가 아프더라구요.ㅜ.ㅜ

다락방 2014-01-16 13:35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은 동안이셔서 앞머리 없어도 괜찮을것 같아요. 노안에게 앞머리는 필수라(흑흑) ... 그치만 저도 정말 귀찮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비로그인 2014-01-16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에 댓글 달면 여자 사람인 거 맞죠?

- 그래서 댓글 달기로 결심(씩이나^^) 했어요.

사실 모든 헤어의 지향은 동안에 있으니, 핀을 이용한 앞머리의 깻잎화 한방이면 끝나는 거라고.,.조심스럽게 제안합니다. 다락방님은 충분히 회사 사람들의 시선에 맞설 수 있는, 초강력 에너지( 그러니까 한마디로 귀요미)가 있으니까요^^

다락방 2014-01-16 14:12   좋아요 0 | URL
아........깻잎화...............흔들리네요. 흔들흔들.. 깻잎..해볼까요. 하앙- 갑자기 깻잎머리 하고 만났던 남자친구 생각도 나고..이십대 중반의 일이었고 남친이 마구 웃었던.. 그 날의 기억.. 그 남자는 잘 지내는지......

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런데 견디셔님, 잘 모르시는 것 같아서 말씀드리는데요, 제게 귀요미는 없습니다. 전혀, 전혀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해변의신밧드 2014-01-16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코 책 받았다고 댓글 단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요;; 죄송합니다. 야금야금 읽어서 이제 다 읽어가는데, 저 사실 로맨스 소설 처음 읽거든요. 므흣한 게 참 좋아서 이 책을 계기로 더 읽고 싶어졌답니다 ㅎㅎ 재밌는 책 보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왕꿈틀이도 참 맛났답니다>_<

다락방 2014-01-16 14:14   좋아요 0 | URL
어떻게, 밤에 야한 꿈은 꾸지 않으셨는지 모르겠네요. ㅎㅎㅎㅎㅎㅎㅎㅎ저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성인남녀가 뭘 그렇게 불붙었는데 중단하는지 모르겠어요. 나중에 그 날 생각하면 후회할텐데. 그 때 할걸..하고(뭘?) ㅋㅋ

chandelier 님이 가장 먼저 댓글 달아주셨었는데, 마침 그 때 동료가 준 꿈틀이가 제 책상에 있었어요. 그래서 숑- 넣어드릴 수 있었습니다. 다른 분께는 책만 보냈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러니 행운..이신겁니다!

blanca 2014-01-16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앞머리가 있었던 적이 예전에 회사 여직원이 앞머리 내려 보라고 하도 꼬드겨서--;; 앞머리 자르고 그 앞머리를 뒤로 넘기기까지 하도 고생을 해서...그게 한 번도 앞머리를 내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은 앞머리가 밑으로 내려가는 게 아니라 자꾸 올라가는 것처려 삐쳐서 우스꽝스럽게 되더라고요. 이젠 정말 앞머리를 내는 게 좋을 나이가 됐는데 역시나 앞머리는 저의 꿈이예요. 그런 의미에서 다락방님 부러워요. 저도 앞머리 연습좀 해서 나이 더 들면 필히 내려야 할 것 같은데. 잘 될지는 모르겠어요. 그리고 위에 방출받으시면서 꿈틀이 받으신 분 부럽네요^^;; 방출 소식도 못 챙겼어요.

다락방 2014-01-17 14:16   좋아요 0 | URL
전 어제 하도 우울해서 미장원에가서 앞머리를 잘랐답니다. 다시 짧게 가기로 확실히 결심하고..그런데 정말이지 거짓말처럼 자르고나니 기분이 나아졌어요. 아마도 그건 앞머리를 잘라준 미장원 원장님이 예쁘게 드라이까지 해주시는 바람에 ..거울을 보니 스스로 약간 예쁘게 느껴졌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하하하하.

저도 앞머리 내리면 그때마다 실망을 했는데 다행히도 지금 다니는 미장원 원장님이 제가 원하는 스타일을 제대로 이해하시고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려주셔서 몇 년째 잘 내리고 다니고 있답니다. 흑흑. 제게는 너무나 고마운 분이에요. 흑흑. 역시 앞머리 짧으니까 길 때보다 좀 더 젊어 보이긴 하네요..orz

꿈꾸는섬 2014-01-16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앞머리 내리면 꼭 후회하게 돼어서 몇년째 앞머리는 절대 내리지 않는데, 그래도 가끔 앞머리 내리고 싶다는 생각 저도 해요. 근데 앞머리 내리고나서 그 후에 꼭 후회해서 ㅋㅋ 그냥 기르는 쪽이에요.

다락방님, 늦게 인사올려 죄송해요.
화가와 정원사 잘 받았어요. 고맙습니다. 잘 읽을게요.^^

다락방 2014-01-17 14:17   좋아요 0 | URL
저도 언제나 후회하는 편이었는데 최근엔 그렇지 않았어요. 정말 잘 내렸다고 생각하며 지내고 있죠. 오래 앞머리 있었으니 이젠 길려볼까 하다가 어제 퇴근길에 미장원 들어가서 다시 잘라버렸답니다. 자르고나서 또다시 아, 자르길 잘했다, 하는 생각을 했어요. 헤헷.

화가와 정원사, 실은 저는 읽다가 포기한 작품이에요. 꿈꾸는섬님 취향에는 잘 맞을지 모르겠어요. 잘 받으셨으니 다행이고, 즐겁게 읽으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세실 2014-01-17 0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딜레마!!
앞머리는 동안의 기쁨은 있지만 나이 제한이 있어요.ㅎ
지금 앞머리 기르고 있는데 고개 숙였을때 얼굴의 반을 가리는 그 느낌 안좋아서 핀을 꽂았지만 주변에서 말리네요.ㅜ
내 나이땐 어떤 헤어 스타일이 어울릴까요? 커트 뽀글? 으악!

다락방 2014-01-17 14:19   좋아요 0 | URL
사실 나이 들었는데 긴 생머리도 별로 예쁘게 보이질 않잖아요. 긴생머리는 젊은 여자들의 특권 같은걸로 느껴졌거든요, 제게는요. 그런데 안젤리나 졸리를 보면서 전혀 그렇지 않다는 데 생각이 미쳤어요. 나이 들어도 어떤 여자들에겐 긴 생머리가 어울리고 예쁜겁니다. 뭐, 안젤리나 졸리 보고 생각한거니.......모두에게 해당되는 게 아닌게 당연하지만. 킁킁.

전 더 나이들면 길려서 올리고 다니고싶어요. 제 성격상 머리 올리고 다니는 게 제일 잘 맞고 스트레스도 덜 받고 신경도 안 쓰이는 것 같아요. 제일 잘 어울리기도 하고요. 세실님도 올림머리 어떠세요? ㅎㅎ

bitter 2014-01-17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서재에 책 인증 글 올리려다가 댓글 쓰는 것도 미뤄졌네요. 늦게 달아서 죄송합니다 ㅜㅜ
우체국 택배로 빨리 와서 놀랐답니다. 저는 3일정도 걸릴 줄 알았거든요! 여튼 다락방님의 정성 어린 택배에
감동했습니다. 아. 혹시 책 앞에 포스트잇에 적은 펜이 만년필인가요? 왠지 만년필 느낌이라서요!

다락방 2014-01-20 18:47   좋아요 0 | URL
아, 받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우체국 택배는 진짜 짱이에요. 보내면 바로 다음날 슝- 배송이 되지 뭡니까!
근데 제가 포스트잇에 어떤 펜으로 적었는지 기억이 잘...나질 않네요?? 90프로의 확률로 만년필로 적었을 것 같긴 하지만..확신할 수가 없습니다. 기억이 잘 ㅠㅠ
 
솔로몬의 위증 3 - 법정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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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이 학교 옥상에서 떨어져 자살한 사건이 발생하고 이것이 자살이 아니라 살인이라는 고발장이 학교에 도착한다. 그 고발장은 그 학교의 유명한 불량학생 세 명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1,2권은 떨어져 죽은 학생과 고발장을 보낸 학생, 그리고 불량학생과 그 외 다른 학생들의 각자의 고독 혹은 아픔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그리고 이 책의 3권에서는 그 사건의 진실을 가려내기 위해 학생들이 재판을 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사실 나는 여전히 중학생들이 이렇게 재판을 '잘'해낼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잘 받아들여지질 않는다. 재판 자체를 할 수는 있겠지만 이렇게 잘 해내다니, 이게 가능하기나 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회의적이랄까. 이것은 작가의 무리수가 아닐까, 하고 싶은 말을 하기 위해서라면 좀 지나친 소설적 장치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책장을 넘길수록 '반드시 이 장치어야만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장치를 통해서, 다시 말해 이 재판을 통해서야 비로소 속으로만 곪았던 아이들의 각자의 심정을 토로해낼 수 있게 되니까. 재판은, 그들에게 증인 혹은 피고인등의 역할을 부여하면서 그들의 심정을 말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외롭고 고독한 그들이 차마 자신의 입으로 말하지 못했던 것들을, 그들에게 질문을 하고 또 답함으로써, 그렇게 바깥으로 끄집어낸다. 이 재판의 목적은 애초부터 '잘잘못을 가려내 나쁜놈을 벌 주자' 가 아니었던만큼, '진실이 무엇인지' 알기 위했던 것인 만큼, 우린 모두 각자의 사정 혹은 제 몫의 진실을 가지고 있고, 그것들이 하나하나 모두에게 알려지면서 이 재판은 커다란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들어가면서, 3권에서는 눈물이 마를 시간이 없었다. 출근 시간 지하철 안에서도 내리기 직전까지 눈물이 자꾸 나서 코를 훌쩍였다. 그제서야 나는 미미여사가 대단한 작가란 생각이 들었다. 이래야만 했구나, 이래야만 했어. 이렇게 해야만 그들 모두의 이야기를 들을 수가 있었어. 이것은 지나친 장치가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그래야만' 하는 장치가 되었구나. 재판을 함으로써 이 책은, 할 말을 하게 되고 가야할 곳을 가게 되고 봐야할 것을 본다. 그리고 책 속의 모든 인물들과 나는 모두 들어야 할 것을 듣게 된다.



"결국 자살방지 특효약이란 건 없는 거네."
눈에 깃들었던 분노의 빛을 지우고 야마노 가나메가 중얼거렸다. "음악가의 세계에도 비극은 무척 많아. 예술은 어떤 사람은 구하지만, 또 어떤 사람은 궁지에 몰아넣으니까." (p.630)


나를 구원해준 방법이 다른 사람도 반드시 구원해준다고는 보장할 수 없다. 내 방식의 문제 해결이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의 문제 해결 방식이 될 수도 없다. 누군가는 자신안의 깊숙한 곳에 숨겨둔 고독과 외로움을 바깥으로 끄집어내어 털어놓고자 할 수도 있지만, 또 누군가는 그것을 털어놓았을 때 외려 나로부터 더 멀어지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말할 수 없게 된다. 


나라면 그 사실을 아는 순간 도망쳤을지 모른다. 저 간바라 가즈히코에게 그런 과거가 있었나 하며 겁을 집어먹었을지 모른다.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멀어졌을지 모른다. (p.571)


나는 언제나 죄책감에 약해진다. 죄책감이 인간을 인간이게 해주는 마지막 보루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죄책감이란 게 있기 때문에 인간은 다시 또다른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 수도 있고 남을 도울 수 있게도 된다. 그러나 그것은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 강력한 것이라서 한 번 자리잡은 이상 도저히 자리를 떠날 생각을 않는다. 이 책에서도 중학생이 세상을 떠났고, 그 사건을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을 돌아본다. 그리고 그 마음들중 누군가의 것에 죄책감은 가서 박힌다. 그 죄책감은 그들을 후회로 이끌고 사슬이 된다. 이 책에서의 재판이 미처 말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발언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면, 거기엔 외로움과 고독과 억울함을 토로하는 것과 더불어 죄책감을 드러내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느끼지 않아도 되었을 죄책감, 그것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자 학생들은 '친구가 되어' 재판에 열중한다. 



계속해서 눈물을 흘리며 이 책을 읽었지만, 그렇다해도 나는 여전히 이 재판이 '현실성'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지금 여기에서 같은 상황이 발생해서 중학생들이 재판을 한다면 이 책의 주인공들처럼 잘해낼 수 있을까? 공정한 판결이 나올까? 아니 판결이 아니라 진실에 다가설 수나 있을까?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상처를 털어낼 수 있다는 건 '소설이기에' 가능한 환상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재판이 혹여라도 열린다면, 이 재판에 참여한 사람들과 방청인들 중 누군가는 반드시 성장하는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나만 우울하고 나만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비로소 주변에 눈을 돌릴 수 있게 될 거라고. 혹여 우울하지도 고통스럽지도 않은 사람이었다면 세상에 나같은 사람만 존재하는 건 아니라는 걸 자각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고. 현실에서의 대부분의 학부모는 자신의 자식이 이런 재판에 참여하지 않기를 바랄테고, 또 학생들 스스로도 그러려고 하지 않겠지만, 분명 참가하는 사람들중의 일부는 성장할 것이다. 어제와는 다른 내가 또 오늘과는 다른 내가 미래에 되어 있을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장을 하기 위해 재판을 해야하는 건 아니지만, 그 재판에서 누군가의 말을 들으려고 한다면 그렇게 듣게 된다면, 전과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은 조금 더 쉬워지지 않을까.



그 녀석은 악마다. 나는 안다.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세상에는 그런 인간이 있다. 남들과 공존하지 못하는. 항상 자신이 특별한 존재여야 직성이 풀리는. (p.635)


우리 모두는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어한다. 특별하길 원한다. 가끔은 특별하다는 착각도 하고 그게 아니라는 걸 알게되면 좌절감과 절망감에 고개를 숙이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특별하다. 우리 모두는 특별한 존재다, 자기 자신에게는. 그러니 내가 생각하는 특별한 인간이 아닌 것 같아 좀 더 깊은 고독속으로 침잠하게 될 때는 누구보다 자기 자신이 가장 중요한 존재임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결국 미미 여사가 하고 싶었던 말도 그런 게 아니었을까.


내가 태어난 의미를 찾는 건 나 자신이다. '시시한 인간'인 나는 스스로 나 자신을 찾아낼 것이다. (p.638)



그러나 내가 나 자신에게 스스로가 특별한 존재임을 아무리 인식시키려고 해도 부족할 때가 가끔은 찾아온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같이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그 사실을 잊을 때, 그 사실을 우리에게 상기시켜 줄 누군가가 필요하기 때문에. 결국은 그런 사람을 찾지 못해 우리가 절망하고 외토리가 되어버리고 마니까. 그래서 이 책속에서 가전제품점 아저씨의 괜찮냐는 말 한마디가 눈물을 쏟아내게 만들었다.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물어주면 좋을텐데, 괜찮냐고, 정말 괜찮은거냐고, 그렇게 한 번 더 보아주고 물어주었다면, 그랬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덜 고독하고 덜 외롭고 죄책감도 줄어들 수 있을텐데.


"너, 괜찮겠니?"
고바야시 슈조가 질문을 던진 '너'는 후지노 검사가 아니었다.
"정말 괜찮겠어? 응?" (p.536)



<모방범>, <마술은 속삭인다>, <낙원>, <이유>, <화차>, <눈의 아이>, <스텝파더 스텝>, <이름 없는 독>, <스나크 사냥>, <지하도의 비> 까지, 내가 그간 읽어온 미야베 미유키의 책을 꼽아보니 몇 권 되는데, 이 책, <솔로몬의 위증> 1,2 권을 읽으면서 이 책들중 어딘가에 끼어도 억울하지 않을 그동안의 미미여사의 책들과 별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 책, <솔로몬의 위증> 3 권을 읽으면서 내 생각은 바뀌었다. 그간 내가 읽어온 미미여사의 책 중에 이 책이 최고다.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이 내 귀로 정확히 들어왔고 그리고 정확하게 마음에 스몄다. 가장 많이 내 마음을 움직였고 가장 많이 울었다. 등장인물들의 그 마음들에 공감하는 내 자신이 미울 정도로 나는 그들이 되었다. 그리고 고마웠다. 책 속 등장인물들 모두에게 말할 수 있도록 해줘서. 그들 모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해줘서. 그게 바로 내가 바라는 바였으니까.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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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고 2014-01-15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이거 제 일정상 읽는 데 좀 걸렸는데 정말 좋은 책이었어요.
보고 재밌어서 본가에 가져다 드렸더니 엄마가 이런 걸 좀 써보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4-01-15 17:17   좋아요 0 | URL
오, 어머님이 이걸 다 읽으셨어요? 멋져 ♡.♡

1,2권까지는 무섭고 좋고 그랬는데 3권에서 아주 그냥 사람을 훅 빨아들이네요. 읽으면서 계속 생각했어요. 좋은 책이다 좋은 책이야, 라고 말이지요. ㅎㅎ

유부만두 2014-01-15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그래요? 전 1, 2권을 읽고 나서 3권은 포기했어요.... 3권 출간이 늦은 탓도 있지만 2권에서 이야기를 너무 끈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아, 어쩌나...

다락방 2014-01-15 17:17   좋아요 0 | URL
아니, 어떻게 포기할 수가 있죠? ㅎㅎㅎㅎ 저는 3권이 너무 궁금했는데요. 그리고 읽어서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말로요. 유부만두님, 3권 도전하세요!

얼음장수 2014-01-15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놓고 바빠서 못 읽던 차에
누나한테 빌려준 책이네요.
어서 받아서 읽어야겠어요!

다락방 2014-01-16 08:47   좋아요 0 | URL
저는 사놓고 남동생이 먼저 읽었어요. 남동생은 <모방범>이 더 재미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저는 이 책이 훨씬 더 좋았어요. 책장은 모방범이 더 빨리 넘어갔던 것 같긴 하지만.. ㅎㅎ

어서 읽으세요. 그나저나 잘 지내고 계신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