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타이밍인가봐요.



영화 《투스카니의 태양》도 알라딘의 ㅇㅇㅂ 님 덕에 알게 됐는데, 영화가 작가의 자전적 소설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는 것도 오늘 추가로 알려주셨다. 오오, 그렇다면 번역본이 있는걸까? 하고 검색해보니 2011년에 이 책이 나와 있더라. 아... 설레인다, 궁금하다. 이번 달에는 다이어리 받느라 책을 엄청 사댔는데, 아아, 이 책 한 번만, 딱 한 번만 더 살까. 딱 한 권만 사면...괜찮지 않을까?










오늘 알라딘 서재에 올라온 글에 이 시집에 대한 얘기가 있었고, 갑자기, 충동적으로,

아, 오랜만에 시를 읽고 싶다,

하고 생각했다.

당장 사고 싶어졌다. 

또 어쩌지?

오늘은 집에 가서 느긋하게 시집을 읽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집에 가는 길에 서점에 들러야 할까?

서점에 들러서 이 시집 딱 한 권만 살까?










시사인 정기구독이 지난주에 끝난 관계로, 이번주부터는 내게 시사인이 오질 않는다.


1년간 매주 시사인을 받아볼 수 있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1년동안 매우 잘 봤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 드려요. (벌써 일 년..)


12대 뉴스라니, 아아, 

집에 가는 길에 이번 주 시사인을 사야겠다. 






영화속에서 여자는 남자와 헤어진 후 혼자 여행을 떠난다.

식당에 들러 밥을 먹으려고 빠에야를 주문하는데, 

웨이터가 '빠에야는 2인분부터 주문을 받는다'고 한다.

가뜩이나 남자와 헤어져서 아픈데, 혼자임을 실감하는데,

빠에야는 2인분부터 주문해야 한다니..

여자는 빠에야를 먹지도 못하고 슬퍼한다.

야한 영화라서 봤던 루시아, 어제 뜬금없이 검색해봤더니 (네이버)굿 다운로더로 단돈 500원...

그래서 다운 받았다.

외로운 밤, 긴긴 밤에 '다시' '돌려' 보려고.....






혼불 8,9,10권을 주문해서 집에 와있다. 아직 박스에서 꺼내진 않았다(책을 꺼내지 않은 박스가 집에 두 개...귀찮.....). 10권까지 다 읽으면 1권부터 10권까지를 한꺼번에 묶음으로 중고샵에 등록할 거다. 가격은 5만원에서 7만원 사이로 등록할 예정이다.

이거슨 중고판매 예정제... 

알라딘 다락방 중고샵 바로가기







이 책은 500페이지이고,

나는 현재 180쪽 까지 읽었는데,

이만큼 까지만 읽어도 몇 번이나 슬픔을 느꼈다.

앞으로 더 슬퍼지겠지.

보바리 부인은,

결혼 후에 몸이 아파졌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느낀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마음을 아무도 알아채지 못한다, 아무도...






「사실」 하고 그는 엠마 곁으로 되돌아와서는 커다란 사라사 손수건을 이빨로 물어 펴면서 말했다. 「농민들은 정말 불쌍해요」

「그들 말고도 또 있어요」하고 그녀가 말했다.

「물론이지요! 예를 들어서 도시의 노동자들이 그렇죠」

「그런 사람들이 아니라……」

「실례지만 말입니다, 내가 아는 불쌍한 가정의 어머니들은, 정숙한 여성들은, 정말이지 거의 성녀라고 해도 좋을 사람들인데 빵 한 조각 없이 헐벗고……」

「하지만 저어……」 하고 그녀는 말을 받았다(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입술 양쪽 끝이 일그러졌다). 「신부님, 빵은 있어도 여전히 뭔가 부족하게 느껴지는 여자들이……」

「겨울에 불이 없는 여자들」하고 신부가 말했다.

「아니! 그런 거야 아무려면 어때요?」

「뭐라고요! 아무려면 어떠냐고요? 내가 보기엔 사람이란 몸 따뜻하고 배불리 먹기만 하면……왜냐하면……결국……」

「아아 어쩌면 좋아. 어쩌면 좋아」 하고 그녀는 한숨을 내쉬었다. (p.167)



ㅂㅇ님 서재에서 <10년 다이어리>를 보게 됐는데, 아 좀 끌린다.. 살까? 나중에 읽으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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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5-12-24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많이도 저는 참았어요. 오랜만에 오늘 알라딘 택배 아저씨를 만난답니다. ㅋ 그런데 왜 이리 늦으시는지... 락방님, 메리 크리스마스!! 보바리부인의 감상이 궁금해집니다. 사실 책 주문 좀 참으려고 한번 더 읽었거든요 ㅡㅡ;;

다락방 2015-12-24 16:06   좋아요 0 | URL
저는 영화로 보바리 부인(무려 아즈라 밀러가 나온대요!!)을 보고 싶어서 읽고 있는데 끝을 알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흑 ㅠㅠ
안그래도 얼마전에 블랑카님 리뷰 읽다가 엠마의 아버지에 대한 결말을 읽고 아... 그 분은 그렇게 되시는구나..하고 생각했거든요. 보바리 부인에 대해서도 저는 좀 불만이 있어요. 하녀들을 대하는 게 좀 마음에 안들어요 ㅜㅜ
어쨌든 끝까지 읽고 감상 남길게요. 밑줄 그을 부분이 많더라고요..

비로그인 2015-12-24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딱 한번만하는 그심정 알것 같네요

다락방님도, 메리 크리스마스~

다락방 2015-12-24 16:06   좋아요 0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요, 단잠님. ㅎㅎ
시집만이라도 오늘 살까 싶어요. 흣.

단잠님, 메리 크리스마스!! :)

초딩 2015-12-24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마담 보바리가 자꾸 눈에 보이네요 :-) 담아 봅니다~

다락방 2015-12-26 14:12   좋아요 0 | URL
재미있게 읽고있어요, 초딩님.
비록 연휴동안 한 장도 안읽었지만요 ㅎㅎ

2015-12-24 2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26 14: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5-12-25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메리 크리스마스,
오늘도 좋은하루되세요^^

다락방 2015-12-26 14:13   좋아요 1 | URL
늘 설레이는 크리스마스인데 이렇게 지나가버렸어요. 술에 취한 채... 하핫
연휴 잘 보내세요, 서니데이님!
 

오래전 얘기다. 여자1이 남자1과 소개팅을 했다. 둘은 소개팅한 첫날 서로에게 호감을 느꼈고 그래서 다시 만나기로 하며 다정한 감정을 교류한뒤 남자1이 여자1을 집에 데려다줬다. 그날은 평일이었고 다가오는 주말에 여자1은 나를 포함한 여자사람들,남자사람들과 함께 지리산에 놀러 가기로 되어있었다. 주말이 되어 우리는 예정대로 놀러갔고, 우리가 놀러가는 차 안에서 여자1은 남자1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여행 잘 다녀오라는 다정한 안부였다. 우어어~ 잘되는가보구나, 하면서 친구들 모두 깔깔대고 웃고, 우리는 지리산에 도착해 산 입구를 잠깐 올랐다가 내려와서 고기를 구워먹고 술을 마시고 하룻밤 잔 뒤에 서울로 올라왔다. 그러나 서울로 올라온 뒤로 며칠간 여자1은 남자1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 며칠뒤에 오랜만에 남자1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는데, 조용한 목소리로 '미안한데' 라며 얘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근무중이었던 여자1은 그 말만 듣고도 분위기를 짐작하고 '알았어' 라고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고 했다. 나중에 사연을 알고보니 여자1이 우리와 놀러간 그 주말, 남자1은 올림픽공원에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러 나갔는데, 거기에서 한 여자를 만나게 되고 좋은 감정이 생겼다는 거였다. 그 말을 나중에 들은 우리는 여자1에게 미안해졌다. 여행갈 때 같이 가자고 했어야 했나, 그 주말에 어떻게든 여자1과 남자1을 만나게 했어야 했나, 괜히 우리랑 놀러가느라 친구는 호감가던 남자를 놓친걸까...


결과적으로 남자1은 인라인 여자도 아닌 아예 다른 여자를 만나 결혼해 잘 살고 있고, 여자1 역시 완전히 다른 남자랑 결혼해서 잘 지내고 있다. 만약 그때 여자1이 우리랑 놀러간 게 아니라 남자1을 만나기로 했어도, 그래서 그 둘이 데이트를 했어도, 결국은 이렇게 됐어야 했던 걸지도 모르겠다. 왜 하필 그때 여자1은 놀러갔을까, 왜 하필 남자1은 그때 인라인을 타러갔을까, 왜 하필 인라인 여자는 그때 거기에서 인라인을 타고 있었을까. 결국 한 사람과 한 사람이 만나 사귀게 되는 건 타이밍의 문제인가?

















사십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여자는 오랜 결혼생활을 유지해왔지만 남편과 이혼했다. 그녀가 느낀 절망은 어마어마했다. 우울의 감정속에 풍덩 빠져있을 때, 그녀의 친구들인 레즈비언 커플이 그녀에게 이탈리아 여행을 가라며 비행기표를 내민다. 원래 이 커플이 가려던 거였는데 한 명이 임신을 하게 돼서 갈 수 없다는 거였다. 고민하던 여자는 그 티켓을 받아들고 이탈리아로 여행을 가게 되고, 가서는 계획에도 없이 이탈리아의 오래되고 낡은 집을 산다. 고장난 곳이 여러군데였던 집을, 인부들을 불러 고치면서 자신의 집으로 만들고자 한다. 그 과정에서 내가 여기서 뭐하는걸까, 하는 생각이 수시로 찾아들고 또 무서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녀는 '이곳에서 결혼식도 열리고 아이도 태어났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지고 집안 공사에 신경을 쓴다.


그러던 어느 하루. 어떤 부속품을 찾기 위해 로마를 찾았던 여자는 그곳에서 우연히 이탈리안 청년을 만나게 되고, 아주 오랜만에 설레임을 느끼며 그와 지칠 정도로 뜨거운 밤을 보낸다. 당신을 다시 만나고 싶다, 언제 내게 다시 올 수 있냐, 는 남자의 물음에 여자는 이번 주말이라고 답하고 헤어진다.


그러나 그녀가 그를 만나러 가기로 했던 주말, 그녀의 집에 임신한 그녀의 친구가 만삭인 채로 찾아온다. 그리고는 애인과 헤어졌다며 운다. 그런 친구를 두고 갈 수가 없어 그녀는 남자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주엔 못가겠으니 다음주는 어떠냐, 그 다음주는? 하며 약속시간을 잡으려 한다. 좀처럼 시간을 잡을 수 없었고, 그녀가 그리운 나머지 남자는 북부로 가던 길에 잠깐 그녀의 집에 들르지만, 하필 그때 그녀는 집에 있지 않았고, 그렇게 그들은 또 엇갈린 채 만나지 못한다. 친구의 아이가 태어나고 여전히 집안 공사는 계속되면서, 그녀는 직접 그를 찾아가기로 한다. 그렇게 북부로 찾아가 그를 만났을 때, 그의 옆에는 다른 여자가 있었다. 내가 잘못찾아왔구나, 하고 울며 돌아서려는 그녀에게 그는 말한다.



당신은 몇달전 우리가 좋은 감정으로 만났기 때문에 우리가 또 그렇게 이어질거라 기대했냐, 나는 그랬다. 나 역시 당신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난 후 당신을 더 원하게 됐다. 그러나 우리는 좀처럼 만날 수가 없고 자꾸 어긋나기만 했다, 이것은 우리가 맞지 않다는 거, 라고.



그녀에게도 그에게도 각자의 사정이 있었지만, 어쨌든 그들은 서로 만날 타이밍을 잡지 못했고, 그 사이에 남자에겐 새로운 여자가 다가왔다. 남자는 슬퍼하는 그녀에게 '너도 너에게 맞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거다' 라는 말로 위로하며 작별을 고한다.




오래전에 친구와 그런 얘기를 한 적 있었다. 자꾸만 엇갈리기만 하는 관계라면 그들은 안사귀는 게 낫다고. 그렇게 결국 만나게 되었어도 그간 만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와 또 앞으로도 엇갈릴 거라는 불안을 가지고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겠냐고. 꽤 어릴 적에 한 얘긴데, 어쩌면 나는 그때부터 사랑은 타이밍이란 생각을 했던건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내게 일어났던 모든 연애도 다 타이밍의 문제가 아니었던가 싶다. 내가 그때 그 기분, 그 감정이 아니었더라면 나는 남자1과 연애를 시작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가 그때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내가 똑같이 들이대도 남자2는 나와 연애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결국 우리는 서로가 마침 그 때 거기 있었기 때문에 연인이 되었을 것이다. 



남편과 이혼하고, 오랜만에 자신의 열정을 불사르게 만들었던 남자와도 이별했지만, 여자는 진실한 사랑에 대한 믿음을 포기하지 않는다. 다른 젊은 커플을 응원하면서 진실한 사랑은 존재한다고 말하며 그러나 자신은 아직 만나지 못했다고 말하는 걸 보면서, 아, 저 여자는 사랑을 잃고 잠깐 절망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해서 사랑에 대해 아예 포기하거나 체념하고 있질 않은 거구나. 나는 그녀가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어서 참 좋았다. 사랑을 할 수 있는 건강한 자세라고 해야하나. 게다가 '내가 이 나이에 무슨..' 하는 못난 생각 따위도 가지고 있질 않았다. 그녀는 사랑하는 커플들을 응원하고 이별한 사람을 다독여주면서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 그런 그녀가 눈을 감고 햇볕을 쬐는 사이, 무당벌레는 그녀의 몸에 저절로 올라온다.







 


나는 나이가 들어서 혼자 외국에 나가 살고 싶다는 생각을 꽤 오래 해왔다. 일전에 엄마랑 식사중에도 나는 나중에 나이 많아져서 돈 벌기에 막 에너지를 쏟아도 되지 않는 때가 오면, 외국에 나가서 혼자 살아보고 싶어, 라고 얘기한 적도 있다. 늘 그런 생각을 갖고 있어서인지 영화속의 여주인공의 삶이 내 로망의 실현으로 보이더라. 아무도 자신을 알지 못했던 이탈리아에 낡은 집을 사고 수리를 해가면서 동네 사람들과 친해지고 또 거기에서 글을 쓰고 새로운 사랑도 만나고 하는 것이 딱 내가 원하던 삶이다. 게다가 그녀는 가끔 동네 사람들을 초대해서 함께 맛있는 걸 먹기도 하는 거다!! 완전 내가 꿈꾸는 삶이야.. 그렇지만 내가 가게 된다면 이탈리아는 아닐 것 같다. 이탈리아는 분명 너무나 아름답겠지만, 나는 이탈리아어를 모르고 그걸 배우고 싶지도 않아. 노력하고 싶지 않아.. -0-

역시 물과 밥이 영어로 어떤 건지 알고 있는 미국이 제일 낫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영어권을 가야 시작하기가 좀 낫지 않을까. 이탈리아나 프랑스라면... 음..... 뭔가 암담해지는 기분이야.....


요즘 너무 일에 치어서 그런지 리틀 포레스트도 자꾸 생각났는데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스크램블 에그를 해먹고 고구마를 쪄서 그릇에 담으면서, 음, 나 리틀 포레스트처럼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을 잠깐 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밥보다 잠을 택할 때, 나는 일어나서 고구마를 쪄..... 어디에 내놔도 내 살 길 잘 찾고 잘 먹고 살 수 있지 않을까...






어제는 여동생이 그렇게나 보고싶다고 예매해둔 [서울시립교향악단&도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합동 콘서트]에 다녀왔다. 사실 클래식 공연에 가본 일이 거의 없는데, 앞으로도 내가 갈 거라고는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여동생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공연티켓을 끊어준다길래 그래 한 번 가보자, 하고 간 거다. 으앗.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이미 모두 자리에 앉아있고 공연 시작 시간이 되어서 정명훈이 똭- 들어오는데...아....뭔가 두근거렸어. 포스가... ㅠㅠ

게다가 클래식을 잘 모르는 나같은 사람에게 선곡도 탁월했다. 베토벤 9번 교향곡 <합창> 이었는데, 나중에 다같이 합창을 하는데 진짜 너무 좋아서 소름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 끝나고 커튼콜로 박수를 칠 때는 눈물도 고이더라. 아, 좋은 공연이었어.. 나는 여동생에게 몇 번이나 고맙다고 인사했다. 이런 거 보게 해줘서 고마워, 좋은 공연이었어, 좋은 공연이었다. 여동생은 같이 할 사람이 있어서 너무 좋다고 했다. 나는 공연이 끝나고 돌아가는 길, 여동생에게 보답으로 고디바 초콜렛을 사주었다. 엄지 손톱보다 약간 큰 게 개당 3,900원 씩이나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누가 사주지 않으면 자기 돈 내고 잘 못사먹는 게 바로 고디바 초콜렛 아닌가. 그래서 골라봐라, 했더니 집에 돌아가는 길에 먹겠다며 세 개를 고르더라. 총 네 개를 사서 한 개는 내가 먹었고 세 개는 여동생이 먹었다. 


어제 업무차 전화하셨던 임원1이 '너 목소리 왜그러냐' 할 정도로 내가 지쳐있었는데, 좋은 공연을 보고 맛있는 초콜렛을 먹고나니 집에 돌아갈 때쯤에는 기분이 한결 나아져 있었다. 역시 사람에게는 예술이 필요한 것 같다. 



아, 사랑도 필요하고.


술도,


고기도 필요하고.






교향곡 9번 (베토벤)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교향곡 9번을 작곡할 무렵 베토벤은 청력을 완전히 잃고 있었다.

교향곡 9번 d 단조 Op. 125 ("합창"으로도 불린다)는 루트비히 반 베토벤 청력의 완전상실 상태 에서 작곡한 교향곡으로, 1824년에 완성되었다. 명성있는 작곡가의 교향곡으로는 처음으로 성악을 기악곡인 교향곡에 도입한 작품이다 (최초의 성악교향곡). “합창교향곡”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은 바로 4악장에 나오는 합창(및 독창) 때문이며 그 가사는 프리드리히 실러 환희의 송가에서 따온 것이다.
이 작품은 베토벤의 작품들은 물론 서양음악 전체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며 현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또한, 네 번째 악장에 나오는 음악은 유럽 연합의 공식 상징가로 사용되며(독일어 가사는 공식은 아님), 자필 원본악보는 2003년 런던의 소더비 경매장 에서 미화 3백3십만 달러에 낙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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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크리스마스는 시와 함께?
    from 마지막 키스 2015-12-24 15:37 
    영화 《투스카니의 태양》도 알라딘의 ㅇㅇㅂ 님 덕에 알게 됐는데, 영화가 작가의 자전적 소설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는 것도 오늘 추가로 알려주셨다. 오오, 그렇다면 번역본이 있는걸까? 하고 검색해보니 2011년에 이 책이 나와 있더라. 아... 설레인다, 궁금하다. 이번 달에는 다이어리 받느라 책을 엄청 사댔는데, 아아, 이 책 한 번만, 딱 한 번만 더 살까. 딱 한 권만 사면...괜찮지 않을까? 오늘 알라딘 서재에 올라온 글에 이 시집에 대한 얘기가
  2. 오빠!
    from 마지막 키스 2016-05-04 11:12 
    영화 『투스카니의 태양』에서 여자는 잠시 여행차 들렀던 이탈리아에 집을 구입하게 되고 그곳으로 옮겨와 살게 된다. 다 망가진 오래된 집을 수리하고 고쳐 자기가 살만한 자기만의 집으로 만들면서, 그녀에게는 소망이 생긴다. 자신의 집에서 근사한 결혼식이 열리는 것, 새 생명의 탄생을 지켜보는 것. 그녀는 남편과 이혼했고 또 친구들과도 떨어져 이곳으로 혼자 온 터라 그녀가 바라는 바가 당장은 현실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이탈리아에서 잠깐 끌리는 남자를 만났지만
 
 
기억의집 2015-12-23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국에 나가산다고 하실 때 어머님 반응이 어떠셨어요? 그 이야기도 마저 해 주시지..저도 요즘은 외국 가서 살고 싶어요. 헬조선 떠나서.

지난 번 시간강사다 페이퍼 읽고 씁쓸해 오늘 다음 스토리펀딩에 그 분 후원했어요!

다락방 2015-12-24 11:02   좋아요 0 | URL
제가 얘기했던 당시에 그랬거든요. 나는 나중에 동생들은 다 결혼해서 가족이 있을것이고 엄마 아빠 돌아가시고나면 혼자일테니, 그때는 그냥 자유롭게 훌훌 떠날래. 외국가서 혼자 살아볼래, 라고 했거든요. 그랬더니 엄마가 `내가 빨리 죽어야 니가 빨리 나가겠네` 하셨어요. -_- 그래서 제가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며 약간 투닥거렸어요. 하하. 울엄마 못됐어요 ㅠㅠ

기억의집님 댓글 읽고 다음 스토리펀딩 가봤더니 그 분 글을 연재하시네요! 저도 후원해야겠어요.

무해한모리군 2015-12-23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는 엄마랑 살고싶어요....

다락방 2015-12-24 11:02   좋아요 0 | URL
저는 엄마랑 일주일에 4-5일 떨어져 있는데, 어제는 무척 힘이 들어서인지 엄마가 너무 보고싶더라고요.

엄마 보고싶다..

이렇게 생각했어요. 엄마랑 나랑 오늘 만나는데도... ㅠㅠ

테레사 2015-12-23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베토벤 합창 싫어요. ..뭐 합창이라는 장르를 싫어하기도 하고...희망찬 포스가 전,,,싫더라고요.ㅋ

다락방 2015-12-24 11:03   좋아요 0 | URL
저는 희망찬 포스라기 보다는 웅장함을 느꼈거든요. 그 웅장함이 참 좋더라고요. 클래식에 문외한인 사람에게는 좋은 접근인 것 같아요. 베토벤이 청력을 상실하고 쓴 곡이라는데 정말 대단한 사람이구나 싶었어요.

야클 2015-12-23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이현의 < 달콤한 나의 도시>에 이런 글이 있어요.

은수: ˝결혼 말이야. 결국 타이밍의 문제겠지?˝

유희: ˝그걸 이제 알았니?.... 인생의 결정적 타이밍을 절묘하게 비껴서 만나면, 딱 요모양 요꼴이 되는거야.˝

잃어버린 반쪽과 천신만고 끝에 조우했다 치자. 그런데 그때 나이가 열다섯이거나 마흔아홉살이면 어쩔 것인가. 여자에게는 의처증 남편이 있고 남자에게는 부양할 다섯 자식이 있다면? 신의 장난은 종종 짖궃고 잔인하다.

은수: ˝그럼 결혼을 위한 결정적인 타이밍은 언제일까?˝

유희: ˝여러가지 연때가 맞을 때겠지. 마침 결혼이 하고 싶어지는 순간에 결혼할 만한 조건의 남자가 나타난다든지. 딴 애들 결혼하는 거 보면, 꼭 가장 사랑했던 남자랑 결혼하는 건 아니더라. 연때가 맞는 남자랑 하지.˝


사랑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일이 타이밍이죠. ㅎㅎ 연말 잘 보내시길. ^^


다락방 2015-12-24 11:04   좋아요 0 | URL
이런 부분이 있었군요. 저는 기억나지 않네요. ㅎㅎㅎㅎㅎ
그렇지만 맞는 말인 것 같아요. 그래서 타이밍인거죠, 타이밍. 연애도 결혼도 타이밍. 말씀하신 것처럼, 거의 대부분의 것들이 타이밍이죠!

야클님, 메리 크리스마스!!

Mephistopheles 2015-12-23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십대 초반 사무실 여직원이 간만에 연예라는 걸 시작했는데............

피부에서 광이 나더군요...따로 관리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광이..난다고요 다락방님..광이요...광...아주 반짝반짝 이쁘게...

다락방 2015-12-24 11:04   좋아요 0 | URL
음...그렇다면.....제 얼굴에서도 광이 나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뽈따구 2015-12-23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서울시향.. 내 사랑 정명훈.... 다락방님, 완전 부러운 시간을 보내셨군요!!!

다락방 2015-12-24 11:05   좋아요 0 | URL
뽈따구님, 심지어 제 여동생은 내년 연말에 정명훈 공연도 이미 예약을 마친 상태입니다!! ㅎㅎㅎㅎㅎ 저랑 함께 가겠대요. 꺅 >.<

에이바 2015-12-24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보셨군요! 투스카니의 태양이 원래 작가의 자전적 소설인데 작가 홈피 가서 사진도 구경하고 레시피도 보고 그랬어요. http://www.francesmayesbooks.com/ 여기가 작가 홈피고요.. 궁금해서 작가네 집도 찾아보고 그랬다는... 스토커 돋나요?ㅋㅋㅋㅋㅋㅋ 사랑이란 타이밍이 맞는 것 같아요. 인연이란 참 모를...! 좋은 시간 보내셨군요 다락방님 ㅎㅎ

다락방 2015-12-24 15:05   좋아요 0 | URL
오오, 에이바님 덕에 이런 영화의 존재를 알게되고 그래서 영화를 보게 됐는데, 이게 자전적 소설이라고요?? 놀랍습니다! 해서, 지금 검색해봤더니 번역본으로도 나와있네요. 우어엇 설레여라. 저 그래서 얼른 장바구니에 넣었어요. 이번 달에는 다이어리 받느라 너무 많이 질러서 책 안살라고 했는데, 맙소사, 이 책은 꼭 사고 싶네요!! >.<

살리미 2015-12-24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이 영화 보고싶어요!! 역시 사랑이란 타이밍이라면 우리는 운명이라는 우주의 대 기운 속에서 살아가는 거 맞죠??
저도 혼자 외국 나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은데... 가끔 이런 저런 인연들이 다 짐스럽고 복잡하게 느껴질때요 ㅠㅠ .... 그런데 도무지 다른 언어를 배우려는 노력을 하고 싶지 않아서..... 그럼 아직 덜 짐스러운거다 여기며... 엉덩이 붙이고 살게 되네요 ㅎㅎ 다락방님 글 읽으며 피식 웃음이 나는 부분이었어요^^

다락방 2015-12-24 16:46   좋아요 0 | URL
아우 오로라님, 저는 진짜 공부하는 거 너무 싫어해서요. ㅎㅎ 이탈리아어를 비롯한 다른 외국어 할 생각을 하면 그냥 한국에 있고 싶어지는거죠. 그나마 길이라도 물어보고 밥이라도 사 먹을 수 있는 영어권 나라가 낫겠다 싶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퇴근후에 외국어 공부하는 취미 같은 게 있다면 좋겠는데 퇴근 후의 저는 술만 마시네요.
맨날 술이야~

힛.
올 한해 오로라님의 글을 읽을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내년에도 잘 부탁드려요. 많이 써주셔야해요!
오로라님, 메리 크리스마스!
 
기회가 된다면 내가 술 한 잔 사고 싶다.

나이들면서 입맛이 바뀌는 것처럼 생각하는 바도 달라지는 것 같다. 그래서 사람은 '절대' 라는 말을 써서는 안되는 것 같다. 이십대 무렵, 내가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했을 때는, 누군가를 욕하던 행위 그 자체를 나 스스로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을 때였다. 아, 이런 사람 나는 욕했는데, 내가 그런 사람이 되었네... 하고.


그래서 이제는 다른 사람이 한 행동에 대해서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사람은 그럴 만해서 그런 게 아닐까? 그럴 수밖에 없었던 거 아닐까? 하고.



12월은 내게 너무나 혹독한 달이다. 그래서 회사를 그만두고 뭘 할까, 하는 생각을 하루에도 수십번씩 하게 된다. 꽤 진지하게 북까페 하는 것을 생각하다가 포기했다. 지난주에는 회사에서 문서파쇄를 하느라 서고에서 서류들을 온통 들어내는 육체노동을 했는데, 너무 신이 났다. 같이 일하던 동료 e 가 '차장님 얼굴 표정이 진짜 밝아요, 되게 신나하는 것 같아요' 라고 하더라. 정말 신났다. 그 감정이 그대로 표정에 실렸는가 보다. 나는 정말 신이났고, 아, 이렇게 살고 싶다! 하는 생각을 했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육체노동을 한다면, 그러면 즐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철없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그래서 어떤 일을 해야하나..하고 또 생각하게 됐다. 제일 먼저 생각난 건 편의점이었다. 나는 대학 시절 편의점에서 알바를 한 적이 있으니 아무래도 적응이 쉽지 않을까, 하다가, 그렇지만 나이가 너무 많다고 나를 안써주겠지.. 하는 데 생각이 미쳤다. 그리고 잘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생각해봤는데, 패밀리 레스토랑의 매니저는 어떨까? 하게 되더라. 이건 서비스업이니 육체노동이라기 보다는 감정노동이겠지만, 늘 새로운 사람을 잘 대하는 것은 내가 잘 할 수 있는게 아닐까? 하다가 또 이내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 남들 퇴근후의 시간에 일해야 해... 그리고 생각난 게 알라딘 중고샵이었다. 알라딘 중고샵에서 직원으로 일한다면 육체노동의 최고봉을 달리지 않을까 싶었다. 내가 알라딘 중고샵을 갔을 때 직원들은 모두 한 손 가득 책을 들고 움직이면서 이 책장에서 저 책장으로 꽂고는 했으니까. 그걸 하면 어떨까? 그러나 내가 그런 쪽에 경력이 있는 것도 아니니 아마 월급이 확 줄어든채로 시작하게 되겠지? 그렇지만 소비를 줄인다면 괜찮지 않을까? 뭘 해도 지금 이 일보다는 나을 것 같다, 가 내가 내린 결론이었다.



남동생은 남동생의 직장생활대로, 여동생은 또 여동생의 생활대로,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상황에 따른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친구들도 마찬가지. 다 각자의 영역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게다가 주말에 읽었던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는 어떤가. 교수란 타이틀을 달아도 스트레스와 압박감, 그리고 경제적 궁핍에 시달리지 않나.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떻게해야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로부터도 벗어나고 여유롭고 평안하게 살 수 있을까?



토요일 밤, 남동생과 술을 마셨다. 엄마랑 셋이 둘러 앉아 맛있는 고기를 잔뜩 먹고 또 맛있는 치즈를 먹으면서 시청한 방송은, 남동생의 패이버릿, [나는 자연인이다] 였다. 버스기사였던 주인공은 오십대인 현재, 물가 근처에 집을 짓고 혼자 살고 있었다. 아내와 자식들과 떨어져서 가끔 찾아오는 아내를 맞으며, 그는 그곳에서 혼자 가끔 생선을 잡아 먹으면서, 산을 돌아다니면서, 비가 오면 물 위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걸 보면서 지내고 있었다. 자신이 먹어야 할 것들을 부지런히 준비하면서 사는 그가 그 순간 한없이 부러웠다. 이 방송을 처음 보는 게 아닌데, 엊그제만큼은 참 부럽더라. 게다가 물 위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주인공은 물끄러미 그 광경을 바라보며 여유를 즐겼지만, 아, 저럴 때 책을 읽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나는 했다. 아무도 없는 한적한 곳에서, 그저 내가 내 입 하나 신경쓰면서, 사방에 책을 쌓아두고 책이나 읽으면서 살면 정말 좋겠다, 하는 생각을 했다. 나 혼자 사는 곳에서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저 사람이 왜 저기로 갔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나도 가고 싶었다.



아...사람이 이렇게 달라지는구나. 나는 늘 도시,도시 외쳤는데... 아, 나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금요일에는 포르투갈 같이 다녀온 친구 1,2 를 만났다. 마침 크리스마스를 한 주 앞두고 있으니 크리스마스 선물을 챙겨갈까, 싶어서 책을 한 권씩 준비했다. 마침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이기도 하고, 또 여행을 함께 잘 다녀오기도 해서 꼭 선물을 하고 싶었다. 작게나마 성의를 표시하고 싶어 책을 한 권씩 주문했는데, 주문하고나서는 '아차' 하는 심정이 되었다. 음, 내가 혼자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내밀면 혹여 부담스럽진 않을까? 그래서 약간 갸웃갸웃 하다가, 그렇지만 기쁜 마음으로 준비했음을, 부담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꼭 밝혀야지, 생각하고 만남에 나갔다. 그렇게 고기랑 와인을 먹으면서 얘기를 하다가 나는 준비해온 선물을 내밀었다. 크리스마스 카드와 함께였다. 항상 시골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친구1에게는 [할머니 탐구생활]을, 사회적인 것들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자 하는 친구2에게는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를 선물했다. 선물한 내 마음이 흡족했는데, 이에 질세라 친구1은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무려 커다란 초콜렛을 카드와 함께 준비했더라. 으악, 나 초콜렛 너무 좋아!! 신나서 받았는데, 아니나다를까 친구2도 자신이 직접 만든거라며 사과청을 한 병씩 주었다. 아... 이 사람들 뭐지... 훈훈하다.... 우리중 누구도 선물을 챙기자고 말한 게 아닌데, 스스로 알아서들 이렇게 각자 선물을 준비해오다니... 이 사람들은... 뭐지...


우리가 갔던 패밀리레스토랑은 사람이 너무나 많았고, 그래서 시끄러웠는데, 이 사람들과 함께 따뜻했다. 




그나저나, 내가 자연인이 된다면...이런.....모습.............이겠지? (읭?)




 (사진출처: 캔디스 스와네포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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뽈따구 2015-12-22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는 누군가를 험담하는것 자체가 쉽지 않더라구요.
˝나는 뭐가 그리 잘나서, 나는 뭐가 그리 옳아서˝ 라는 생각때문에. ㅋㅋㅋㅋㅋ
(물론, 정말 스트레스 빡쳐서 대 놓고 욕 한 사람이 인생에 딱 두번 있습니다만. ㅋㅋㅋㅋ)

요즘 힘드시간봐요. 힘내세요. 홧팅!!!!!

다락방 2015-12-23 10:13   좋아요 0 | URL
네, 뽈따구님.
요즘 정말 지치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매일매일 다른 것들로 인해서 회복하고 그래요. 뭐 삶이란 게 사실 이런 식으로 구성된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누군가를 미워해서 힘든 것도 있는 것 같아요. 미워하는 것도 에너지 소모가 큰 일인데, 도무지 이뻐해줄 수 없는 사람이라... 하아-

힘내야지요. 벌써 수요일이에요. 우리 잘 보내봅시다, 뽈따구님!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309동1201호(김민섭)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교수가 아닌 시간강사가 돈을 얼마나 '못'버는지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왔지만 이정도일줄은 몰랐다.  학교라는 곳이 직장일 때는, 연구를 하며 공부를 하기에는 얼마나 열악한 곳인지 알게 되자 역겨웠다. 대학생 한 명 한 명에게 받아가는 돈이 그토록 어마어마하면서, 그곳에서 공부를 하며 '잡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돈 주기를 꺼려하는 곳. 게다가 매일 하루종일을 연구실에 묶여있어야 하는데 그것을 너무나 당연시하며, 교수와 선배의 부름에 만사 제치고 달려가야 하는 것들은 시스템이 너무나 병신같고 도둑같음을 증명한다. 게다가 시간강사로 일하는 저자는 4대보험을 보장받지도 못한다. 저자는 맥도날드에서 '알바'를 하면서 간신히 4대보험의 '혜택'을 받게 된다. 나이 서른이 넘어서 건강보험에 부모님을 피부양자로 넣을 수 없다는 것에 대해 쓸쓸해하는 저자의 글을 읽노라니 가슴이 답답해졌다.


그가 누군가에게는 '교수님'이라고 불릴 시간강사 라는 타이틀을 달기까지 말 그대로 '힘겹게' 살아왔으며 빚만 잔뜩 졌다는 걸 보고서는, 대체 이 나라는 뭔가, 하는 생각을 했다. 이 나라는... 뭐지?



석사과정과 박사과정을 밟는 내내 대출해서 생활비를 마련하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사람들과의 교류도 끊기게 된다. 그는 언젠가부터 다른 사람들에게 '얻어먹기만 하는 인간'이 되어있었다.



나는 세 번째 술자리를 대접하고 싶어서, 근처 치킨집에 자리를 만들고 지난번엔 사주셔서 정말 잘 먹었어요 오늘은 제가 살게요, 했다. 그들은 아이고 고맞지, 라면서 좋게 술자리를 가졌다. 그런데 나가면서 계산을 하려고 보니 이미 U가 계산을 했다면 먼저 나와 있었다. 어 제가 산다니까 왜 그러셨어요 형님, 하니 아냐 뭘……하고 웃고 서로 헤어졌다. 그런데 네 번째 술자리에서 직장에 대한 이야기를 가볍게 하다가 내가 대학교에서 강의를 한다고 하니 U 는 야 너는 뭘 가르치냐 혹시 뭐 공짜로 어디 가서 얻어먹고 그런 거 가르치냐, 라고 했다. 1년이 넘게 지난 일이지만 그 말이 아직도 토씨 그대로 머릿속을 맴돈다. 나는 화장실에 간다며 일어나서 술값을 계산했고, 한 번 더 술자리를 갖자고 해 먼저 계산하고 나왔다. 다음 날 단톡방에서 나오고, 그 뒤로 체육관에 가지 않았다. (p.65)



부모님께도 친구들에게도 그리고 체육관에서 운동하며 만난 사람들에게도 그는 당당히 설 수가 없었고, 그렇게 사회적인 인간에서 멀어졌다. 이게 그가 시간강사가 되기 위해 치러야 할 몫이었다. 







맥도날드에서도 해주는 걸 대학에서는 해주지 않는다. '교수님'이라 불리지만 먹고 살기가 힘이 든다. 그 힘든 과정을 거치면서 연구를 하는 즐거움, 논문을 쓰면서 느꼈던 짜릿함이 고스란히 담겨져있고, 첫 강의를 맡으면서 좋은 교수가 되기 위해 학생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도 담겨져있다. 나쁜 상사 밑에서 보고 배우는 건 나쁜 점들이 더 먼저인데, 내가 이렇게 당했으니 너도 이렇게 당해봐, 하는 것이 더 전달 속도가 빠르고 강한데, 저자는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려고 하고 자신이 뭔가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면 잘못했다고 사과할 줄 알며 혹여라도 내가 이들을 압박하고 있는건 아닌가 하고 수시로 돌아본다. 좋은 교수가 되었다. 이렇게 힘든 제도 속에서, 불합리한 시스템 속에서 이렇게 괜찮은 교수로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는 교수가 되어서 그저 감사한 마음뿐이다. 게다가 시종일관 그는 겸손한 문체를 써서, 그간 내가 읽어온 어떤 에세이보다 묵직하게 다가온다. 


어떤 사람들은 열심히 공부하고 그 공부에서 정말 신나는 재미를 찾는다. 그리고 열정을 가지고 학생들과 소통하는 좋은 교수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그렇게 되기까지 이토록이나 열악한 환경만 주어진다면, 많은 사람들이 중도에 포기할 거란 생각이 든다. 불합리한 시스템 때문에 병신같은 제도 때문에 우리는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는 또한 정말 재미있게 공부를 할 수 있는 많은 사람들을 놓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대학은 돌아봐야 할 일이다.



이 책을 아주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난주에 만난 친구에게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이 책을 주었다. 일단 이 이야기가 널리 익혀서 대학 내의 불합리한 시스템이 밖으로 드러나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고, 또 하나, 저자에게 어떻게든 이 책이 많이 팔려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이다. 물론 책의 인세라는 것이 그 사람이 먹고사는 데 그다지 도움이 되지는 않더라도 말이다. 저자는 책에서 '아파도 되는 청춘은 없다'고 하는데, 그 말은 맞다. 노력을 덜해서 젊은 세대들이 고생하는 게 아니라, 그간 어른들이 썩은 세상을 만들어놨기에 청춘들이 아파하고 있는 거다. 원래 이래왔어, 늘 이래왔어, 하고 악습을 계속 전달하는 것부터 뿌리 뽑을 일이다. 그리고 대학들이여. 등록금을 그렇게 받아 쳐먹으면서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돌보지 않는다니, 뭐하는 짓들인가! 그러고서도 당신들이 누군가를 '가르친다'고 할 수 있는가. 니네나 똑바로 살 일이다. 게다가 교수들도 똑똑히 현실을 보길 바란다. 당신들은 얼마를 받고 무슨 혜택을 받으며 살고 있는가. 자신들의 삶은 그러할진데 어떻게 한 '학기'에 육십만원 받는 사람에게 '지낼만하다'라고 말할 수 있는가. 



저자에게 그저 미안할 따름이다. 그런 환경인 것을 그간 몰라서, 관심이 없어서. 그리고 감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텨줘서'. 그렇게 버텨주고 겸손한 시선으로 학생들과 소통하고자 노력하는 사람이어서, 부끄럽지 않은 교수가 되기 위해 늘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이어서 고맙다고.

기회가 된다면 내가 술 한 잔 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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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는 자연인이다
    from 마지막 키스 2015-12-21 10:08 
    나이들면서 입맛이 바뀌는 것처럼 생각하는 바도 달라지는 것 같다. 그래서 사람은 '절대' 라는 말을 써서는 안되는 것 같다. 이십대 무렵, 내가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했을 때는, 누군가를 욕하던 행위 그 자체를 나 스스로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을 때였다. 아, 이런 사람 나는 욕했는데, 내가 그런 사람이 되었네... 하고.그래서 이제는 다른 사람이 한 행동에 대해서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사람은 그럴 만해서 그런 게 아닐까?
 
 
기억의집 2015-12-21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란 대목에 대목에 맘이 아프네요. 얼마나 그 말에 상처가 되었으면...

다락방 2015-12-21 14:20   좋아요 0 | URL
네, 누군가에게 얻어먹기만 하는 사람으로 인식된다는 것에서 저자가 되게 씁쓸해하더라고요. 누구나 그렇겠지만, 저자는 돈벌이도 시원찮아 더 속이 쓰렸을 것 같아요. 그런 불합리한 제도속에 놓여서 살아가야 한다는 게 너무 속상했어요. 읽으면서 이 책 참 아프고 무섭구나, 했어요. 소설이 아니라서요. 소설이 아니라서 더 아팠어요..

단발머리 2015-12-21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사 친구가 있죠. 모교랑 여기 저기 몇 군데 강의를 나가는데 집이 지방이라 서울 왔다갔다 차비 빼고나면 딸애 어린이집 비용도 낼 수 없다고 하더라구요. 친구는 남편이 돈을 버니 그나마 다행이죠.
이게 취미생활도 아니고. 돈 내면서 가르쳐야 하다니....
그에 반해 교수님들, 진짜 교수님들은 많이 여유로우신것 같아요. 편안하죠~~ 경제적 여유로움이 뭐... 그대로 묻어나죠.

그런 면에서는 중학교 고등학교가 나은 것 같아요. 간단히 비교할 수는 없지만, 수업을 맡는 교사라고 한다면 시간당 강의료가 크게 차이나지 않아요. 그러니까 1년 기간제교사나 정규직 교사나 월급차이가 아주 크게 나지는 않는다는 거죠.

대학이 나쁘다,로 결론짓고요.

저도 이 분 신문에서 기사와 사진을 보았더니, 무척 가깝게 느껴지네요.
저자 분~~~ 이 글 보시면 연락주세요. 다락방님이 술 한 잔 사신답니다.
만나실 때 저도 꼭 불러주시구요~~~ ㅎㅎㅎ


다락방 2015-12-21 14:22   좋아요 0 | URL
네, 단발머리님. 대학 강사가 맥도날드 알바를 겸하고 있고, 심지어 건강보험증도 맥도날드에 다녔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어요. 대학은.. 뭔가요? 이놈의 대학, 대체 하는 일이 뭘까요? 대학이라는 곳이 참 역겹더라고요. 니네 대체 무슨 짓을 하는거냐, 싶고 말이지요. 등록금은 학생 한 명당 몇 백만원씩 뜯어가면서, 대체 그 돈으로 뭐하는 걸까요? 씁쓸했어요. 그렇게나 오래 공부해서 좋은 교수가 되고자 했지만, 그러기 위해서 계속 계속 대출을 받아야 한다는 게 말이지요. 강의를 나가는 지금도 계속 학자금 대출 갚느라 자기가 쓸 수 있는 돈이 얼마 없어요. 인생...

네, 저자랑 술 마실 기회가 있다면 단발머리님도 꼭!! 부르겠습니다. 흣.

transient-guest 2015-12-21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로 보따리 장사가 따로 없어요 게다가 매번 재계약 하려면 피말리죠 정말 나쁜 제도에요

다락방 2015-12-23 10:15   좋아요 0 | URL
그렇게나 오랜 시간 열심히 공부했는데 돌아오는 게 너무 초라한 것 같아요. 아니, 돌아온다는 말 조차 적합한 단어가 아닌 것 같아요.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요?

살리미 2015-12-21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기사를 보니까 저자가 자신을 공개하고 대학강사직도 맥도날드 알바도 그만두었더라고요. 첨엔 자신을 밝히지 않으려고 309동 1201호라는 이름으로 책을 냈던데 그 책을 읽고 어떻게들 알았는지 `너 어쩌려고 그러느냐`며 협박조로 찾아오는 선배들이 많았다는 기사도 봤습니다. 이 책 나왔을때부터 저도 너무 놀랍고 관심이 가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이젠 당당히 이름을 밝히고 글을 쓰는 사람으로 살아가겠다 하더라고요. 저자의 이름이 마침 우리 오빠 이름이랑 같아서 더 마음이 쓰이더군요. 정말 잘됐으면 좋겠어요.
현실이 이런데 시간강사법이 시행되게되면 더 많은 시간강사들이 제대로된 처우를 받지 못한다더군요. ㅠㅠ
다락방님, 꼭 만나서 술한잔 하시게 되면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해주세요^^

다락방 2015-12-23 10:16   좋아요 0 | URL
저도 대학강사직 그만 두었다는 것만 건너건너 들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조금이라도 형편이 나아졌다면 좋을텐데요. 이 나라에서는 형편이 나아지기가 쉬운 일이 아니라서 안타까워요. 말그대로 젊은 사람들이 발붙이고 살기에 이 땅은 헬조선이죠.. ㅠㅠ

아애 2015-12-21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이 나는 시간강사다 가 아니고 지방대 시간강사다 라는 것도 참 가슴 아픕니다. 우리 사회에 있는 뿌리 깊은 편견이 그분들을 또 한 번 힘들게 하죠.

다락방 2015-12-23 10:16   좋아요 0 | URL
네, 책에서도 여러차례 지잡대에 대해 언급이 되더라고요. 어느순간부턴가 대학이 그저 허울 좋은 타이틀이 된 것 같아요. 그 안에서 누가 얼만큼 어떤 걸 공부하는지와는 완전히 상관없이 말이지요.

아애 2015-12-21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에 교수들 참 편하고 여유롭다는 말에 반은 공감하고 반은 그렇질 못하네요. 대학에 아직 살아있는 정신들이 많습니다. 다만 죽은 정신이 더 목소리 크고 힘 있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죠.

다락방 2015-12-23 10:19   좋아요 0 | URL
네, 아애님 말씀대로 모든 교수들이 다 잘못된 생각과 행동을 갖고 있진 않겠죠. 가끔 언론에 보도되거나 혹은 그렇게 드러나진 않았어도 형편없는 교수들이 있는 반면에 성실히 연구하고 또 성실하게 가르치고자 하는 교수들도 있을 걸 압니다. 그런데 못된 교수들의 영향력이 너무 세요. 학생들을, 조교들을 비참하게 만들죠... ㅠㅠ

꼬마요정 2015-12-21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대학원 가서 선배님들 얘기 들어보니 참으로 갑갑하고 답답하고... 그래도 후배한테 머라도 사 줄라고 하시는 거 보면 마음이 짠합니다.

다락방 2015-12-23 10:19   좋아요 0 | URL
선배라고 후배들한테 잘해주고 싶어하는데 실상 베풀 수 있는 건 별로 없고... 마음이 얼마나 안좋을까요? ㅜㅜ
어쩌다 대학은 그런 곳이 되었을까요? ㅜㅜ

2015-12-21 16: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23 1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15-12-21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둘겨 패고 감금하고 고문하고 인분까지 먹이는 교수님도 있는데요 뭘...

다락방 2015-12-23 10:22   좋아요 0 | URL
하아- 그러게나 말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되었을까요, 메피스토님? 어쩌다 이지경이 된걸까요? 대학이 엉망이라 나라가 엉망인지 나라가 엉망이라 대학도 엉망인지... ㅠㅠ

Mephistopheles 2015-12-23 11:35   좋아요 0 | URL
사실 대학은 옛날부터 엉망이었던 터라....
이런 문제들이 요즘에야 수면으로 튀어나오는 것뿐이라고 생각됩니다.

몬스터 2015-12-22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쓰신 분의 신원(?)이 드러나 학교에서 쫒겨 났다는 글을 봤네요. 씁쓸합니다. 산다는 것이 어렵습니다. ㅎㅎㅎ

다락방 2015-12-23 10:22   좋아요 0 | URL
네 그러게요 산다는 게 쉽지가 않네요.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왜이렇게 어려운걸까요? 학교라는 일터에서 벗어난 그 다음의 삶은 그전보다 좀 나아졌기를 바랄 뿐입니다. ㅠㅠ

dd 2015-12-26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꼭 한번 읽어보고 싶어요..ㅜㅜ너무너무 슬퍼요...

다락방 2016-01-04 14:52   좋아요 0 | URL
네, 꼭 한 번 읽어보세요. 추천합니다! 우리가 알아야 할 일들이라고 생각해요.
 

오래전일인데, 택시를 탔는데 기사님이 여자분이셨다. 이십대 딸을 둔 분이셨는데, 대화를 하다보니 남편을 굉장히 원망하고 계시더라. 사연인즉슨, 둘째 딸이 태어났을 때 옆에 있지도 않았던 신랑은, 집에 돌아오자마자 태어난 아이가 딸인 걸 보고는 또 딸이냐며 그 길로 바로 나가버렸다는 거다. 그 때 서운했던 감정이 평생을 가더라고 하셨다. 그래서 지금도 남편을 보면 그때 그 일이 생각난다 하셨다. 


어제 책을 읽다가 이런 부분을 보는데 딱 그때 택시기사님 생각이 났다.



"할머니는 잔치 구경 안 가셨어요?"

"이……꼬라지로……어디를……간다요……?"

끊어질 듯 이어지며 힘겹게 흘러나오는 할머니 목소리. 도란 할머니 목소리를 들을라 치면 나도 모르게 온몸에 힘이 들어간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알아들으려고 내 딴에 애를 쓰는 건데, 그럼에도 잘 알아듣지 못할 때가 많다. 왼쪽 다리와 팔, 얼굴까지 몸의 반쪽이 오그라들고 불편하시기에 발음마저 어눌해지신 게다. (할머니가 막 태어났을 때, 딸이라고 서운해서 밖으로 휙 집어던졌는데 그때 이후로 평생 장애를 안고 살게 되셨단다. 정말이지 안타깝고 서글픈 사연이 아닐 수 없다.) (p.71)



 















여성을 함부로 대하는 시절을 우리의 할머니들이 살았다. 딸이라고 자식 취급도 안하던 시절을. 그렇다보니 연세가 있으신 분들에게서는 생생한 증언들이 쏟아져 나온다. 증언 뿐이랴. 위 인용문의 도란할머니는 딸이라는 이유로 집어던져져서 장애까지 갖게 되시지 않았는가. 게다가 그 장애는 평생을 함께 안고 가야하는 부분이다. 딸이 왜그렇게 죄인 취급을 받았을까. 왜 내던져져야 하는 존재가 되었던걸까. 


이 책을 읽다보면 여성으로서 살아오는 삶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할머니들의 생생한 증언들이 쏟아진다. 어려운 시절을 살았으니 어렵게 사는 게 누군가의 특별한 일이 아니었다해도, 남자들보다 더한 어려움을 안고 살아온 것만큼은 틀림없다. '딸'로서 일단 어렵게 시작하고 '아내'로서 '엄마'로서 고된 생활의 정점을 찍는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자식들도 떠나고 남편까지 떠나고나면 육체는 고생을 아는 몸이 되어 있다.. 광덕 할머니는 어떤가.



"말도 말어. 나나 되니께 그 시상을 살았제. 놈(남)은 살도 못해. 할아부지가 한량이라 일은 안 하고 평생 놀아. 내가 노가다 일을 25년을 해서 자석들 칠남매 먹이고 갈치고……여그 이사 들어와서도 겨울에는 대전으로 식모살이 나갔당께. 막내 대학 갈칠라고, 이 악물고 바락발락 살았응께 이 정도가 됐제 안 그러면 살도 못했어." (p.66)



이 책의 저자도 말했듯이 언젠가 할머니가 될 것이 자명하기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접하는 것은 나쁘지 않았다. 직접 농사를 지어가며 생활을 해나가시는 모습을 보노라면 영화 [리틀 포레스트] 생각도 났다. 리틀 포레스트의 올드한 버젼 쯤이라고 할까. 많은 사람들이 나이들면 전원 생활을 꿈꾸고 귀농을 생각하던데, 나는 어떤가? 하고 스스로 되묻기도 했다. 나는 일단 도시에서 살아왔고 도시에 적응해있으며 심지어 도시를 사랑한다. 나이 들어 누구랑 함께 살든 혹은 혼자 살든, 가끔은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술을 마시며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며 살고 싶다. 책도 읽고 싶고 영화도 보고 싶고. 지금의 사는 패턴 그대로를 계속 유지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술집이 즐비한 도시가 최고다! 라고 생각하다가, 이내 다른 생각이 든다. 어차피 집에 술을 쟁여놓기만 한다면, 늘 부족하지 않게 술이 있다면, 굳이 술집이 즐비한 곳에 내 집이 있지 않아도 상관없잖아? 하고. 텃밭에서 내가 먹을 야채들이 자란다면, 일주일에 한 번씩 장을 봐서 집에다가 고기랑 빵이랑 과자랑 치즈랑 와인이랑 소주랑 맥주랑 한가득 쟁여놓고 산다면, 그렇다면 굳이 도시는 아니어도 상관없지 않을까? 뭐, 하릴없이 그냥 생각해봤다는 거다. 다시 할머니들의 '여성으로서의 삶'에 대한 증언으로 돌아가자.



다울이와 함께 광주에 다녀오느라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걸어가고 있던 중이었다. 날은 서서히 저물어가는데 다울이 걸음은 한없이 느리고, 나는 다울이 손을 잡아끌다시피 하며 무거운 다리를 옮기고 있었다. 그때 밭에서 비닐 걷어내는 일을 하고 계시는 이장 할머니를 만났다.

"날이 어두워지는데 아직도 일하세요? 고생 많으시네요."

"고생 아니여. 할 만하니까 하제. 그나저나 어디 댕겨와?"

"광주에 볼 일 있어서 나갔다 오는 길이에요."

"아이고, 추운데 애기하고 어떻게 걸어갈라고……어서어서 가야겄네."

"네, 수고하세요."

이렇게 인사를 나누고 다시 힘겹게 집으로 향했다. 점점 더 어둠이 짙어지는 가운데 바람도 차가웠다. 이제 조금 있으면 달빛에 의지한 채 더듬더듬 길을 걸어야 하리라. 마음이 조급해져서 다울이에게 "빨리 빨리!"를 외쳐대며 서둘러 길을 걷고 있는데 뒤에서 차 오는 소리가 들렸다. 길 옆으로 비켜서서 우릴 태워줄 사람인가 눈치를 살피려는데, 아니 이장 할머니 차가 아닌가! 우리를 태워다주려고 일을 마치자마자 서둘러 달려오신 것이다.

"어서 타. 보내놓고 나니께 마음이 쓰이잖여. 나도 젊어서 깜깜해질 무렵에 깻단 가지러 간다고 이 길을 걸었어. 딱 요만한 아들내미 데리고 말이여. 동네 할머니들이 지혜 없이 자식 고생시킨다고 야단이었는디 그래도 어째, 깻단이 보물인디……지금 생각하믄 지독헌디 그라고 살았당께."

"농사가 꽤 많으신 걸로 아는데……이제 이장 일까지 하시려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겠어요."

"그니까 말여. 내가 전부터 이장 한번 해보고 싶단 생각은 있었는디 내 일이 워낙 많은께 엄두를 못 냈거든. 근디 이번에 남자들이 서로 끝도 없이 다투는 걸 보니께 도저히 못 봐주겠더라고. 마침 누가 날 추천하기에 얼른 내가 하겠다고 했제. 그랬더만 암도 말을 못하데." (p.205-207)



그동안 해왔던 남자들을 제치고 할머니가 마을의 이장이 된다. 이 이장 할머니는 남자들이 다투는 걸 보고 못마땅하기도 했고 또 이장 한번 해봐야겠다 마음먹기도 해서 나섰다는데, 그간 남자들만 이장을 해오던 곳에서 나서기가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앞으로 나서서 내가 한번 해보겠다, 한것도 대단하지만, 무엇보다 그간의 삶의 경험에서 온 공감능력이 어마어마하다. 늦은 밤에 아이를 데리고 걸어가는 길이 쉽지 않을 거라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는 이장 할머니는 얼른 본인의 일을 마치시고 차를 몰고 저자와 저자의 아이들을 태우러 오지 않았는가. 이런 공감, 이런 배려를 실행에 옮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해볼 수 있고, 어려움이 있다면 도우려고 하시는 분이다보니 이장 역할도 매우 잘 해내실 거라고 믿는다. 다만, 그간 이장 뽑는 제도가 잘못됐다고 생각해서 그 다음 이장 선거엔 아예 나가려고 하지 않았던 저자의 태도는 내게는 영 못마땅했다. 그렇게 자신은 기권한 사이에 근사한 이장이 탄생하지 않았는가. 다른 사람들도 다 생각을 하고 살고 바꾸려고 하고 있는데 뭐랄까, '이런건 못마땅해' 하고 있는게, 사람 저마다의 성향이라 하겠지만 내게는 좀 별로인 타입이었다. 그래서일까,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읽는 것은 처음부터 호감가는 일이었고 또 즐겁기도 했지만 저자의 글 분위기 전체를 보면 묘하게도 나랑 어긋나는 기운이 있었던 것 같다. 이래서 에세이 읽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는다면 많은 사람들이 분명 좋은 부분들을 찾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또 이 책을 읽고 좋아하겠구나 싶어 선물할 상대도 떠올랐지만, 나에게도 그렇게 적용되진 않았다.



[리틀 포레스트]영화를 아까도 언급했는데, 이 책에서 리틀 포레스트를 아주 강하게 떠오르게 하는 장면이 있다. 시래기를 만드는 장면인데, 그 장면이 얼마나 좋던지!!



"시래기 안 해? 빨리 해. 무시 잎싹 다 시들어버리겠네."

할 일은 제대로 못하면서 잔소리 듣는 건 지독히도 싫어하는 나는, 할머니가 가시자마자 무부터 정리하기로 했다. 다랑이를 들쳐 업은 채 쪼그리고 앉아 무 꽁지를 잘라 무는 무대로 이파리는 이파리대로 따로 모으고, 불을 때서 솥에 물을 끓였다. 그러고는 무 이파리를 넣어 숨이 죽을 때까지 삶는데, 양이 많은 터라 몇 번에 걸쳐 그 과정을 되풀이해야 했다.

마침내 모든 일을 마치고 데친 무 이파리의 물기를 꼭 짜서 빨랫줄에 널었다. 그제야 겨우 허리를 펴고 "아이구, 허리야" 하는데 이럴 수가! 내 눈앞에 한 폭의 그림이 펼쳐져 있는 거다. 빨랫줄에 가지런히 매달린 시래기가 어쩜 그렇게 아름다운지! 뿌듯함과 황홀함에 시래기에서 눈을 못 떼고 있는 그때, 어느 틈엔가 불쑥 찾아오신 한평 할머니가 흐뭇하게 시래기를 바라보며 말씀하셨다.

"아따, 보기 좋다. 그새 시래기 해서 널었네. 인자 다 마르면 한뻔에 먹을 만큼씩 살그머니 묶어서 뒀다가 시안에 두고두고 해먹어. 국도 끓이고 나물도 하고……징하게 맛나." (p.100-101)




이 장면을 읽는데, 이 책속의 다른 장면들까지 연달아 떠오르면서 영화로 만들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 내가 물론 그런 영화를 좋아해서 그런것 같은데, 처음에 등장하는 고사리 따는 장면이라든가 밤 줍는 장면 같은 것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집안에 있는 재료만으로 김밥을 만들고 과자를 만드는 장면 같은 것들, 메주를 만드는 것까지. [리틀 포레스트]처럼 영화로 만들면 기가 막힌 장면들이 나올 것 같은 거다! 특히나 이 시래기 장면은 정말 압권일듯!












 














나는 내가 먹는 것도 좋아하지만 다른 사람이 먹는 걸 보는 것도 되게 좋아하는 것 같다. 음식점에서의 상차림이 아닌, 자기가 먹을 밥상을 자기가 준비해 먹는 장면들. 아, 여행지에서의 먹을 거리를 보는 것도 좋다. [걸어서 세계속으로]를 정말 좋아하는 이유는 이국의 먹을 거리를 볼 수 있기 때문. 먹을 거 빼고는 잘 안본다는 게 함정...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티븨 프로그램에서도 누가 뭐 먹나 어떻게 먹나 보는 것도 너무 좋다. 역시 그 장면 말고는 안 본다는 게 함정...


갑자기 일년전쯤 칠봉이가 보내줬던 사진이 생각난다. 나는 국내 어딘가로 여행가서(어딘지 기억이 잘..) 여행지에서 족발을 먹고 있었는데(응?), 예상치 못하게 칠봉이로부터 사진이 한 장 전송됐다. 자신이 직접 만든 고기 안주에 양주를 곁들인 사진이었다. 아, 이 사람이 나한테 연락할 줄은 몰랐는데? 라고 깜짝 놀라고 어? 나한테 연락했네? 하면서 기쁘다가, 그것이 술과 안주의 사진이어서 몹시나 행복했던 기억...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잘 먹고 잘 지내는 게 진짜 너무너무 좋다.


그래서 먹을 거 챙겨주는 것도 너무 좋다.

칠봉이가 꼬리찜에서 고기 발라서 내 그릇에 놓아주던 것도 계속 생각나고, 복숭아를 박스째로 사준 것도 잊을 수 없다. 사소하게는 회식자리에서 내 앞에 앉은 남자직원이 나 고기랑 자리 멀다고 자꾸 고기 챙겨주던 것도 생각나고(소고기!!), 지지난주에 만난 여자사람친구들이 헤어질 무렵 이것도 얼른 먹고가, 하며 부산스레 치즈를 자꾸 챙겨 먹이던 것도 생각난다. 이런 것들은 진짜 너무 좋다. 언젠가 여섯살 조카가 우리집에 왔을 때 내가 삶은 계란을 주자 그걸 오물오물 맛있게 받아들고 먹던 모습도 눈에 아른아른하다. 아아, 그게 무슨 웹툰이었더라. '먹임은 사랑이다' 라는 것이 진정 삶의 진리임을 나는 안다!!



힛.

요즘에는 회사에서 업무차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해서 이 짓을 언제까지 해야하나 매순간 생각한다. 오늘 오전 동안 받은 스트레스도 어마어마하다. 오늘 함께 와인을 마시기로 한 친구에게 '나 오늘 진짜 많이 마실거야, 업고 가' 라고 했는데 그 친구도 '저도 오늘 많이 마실 거에요' 했다. 우리는 오늘 모두들 많이 마시겠구나. 

마셔서 나아진다면, 별 수 있나, 마셔야지. 

술로 나를 흠뻑 적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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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바 2015-12-18 12: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조금 뜬금없긴 하지만 다락방님 글을 읽으면서 영화 투스카니의 태양이 떠올랐어요. 작가의 자전 소설을 영화화한건데, 다이안 레인이 나오거든요. 보셨을까요? 이혼 후 투스카니에 여행 갔다가 낡은 빌라를 사고, 거기를 고쳐서 살면서 벌어지는 얘긴데... 저도 도시생활에 더 익숙하고 다락방님 말씀에 깊이 공감하면서도 왠지 시골생활에 대한 환상을 품게 되는거 있죠? 리틀 포레스트 처럼요 ㅎㅎ 삼시 세끼를 다 차려 먹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면서도...

다락방 2015-12-18 12:40   좋아요 0 | URL
으앗 에이바님!! 말씀하신 영화는 제목도 처음 들어보는데 에이바님 댓글 읽고 너무 보고싶어져서 굿 다운로더 있나 찾아봤더니 있네요!! 꺅 >.< 아 보고싶어요. 조만간 시간되는 대로 봐야겠어요.

삼시 세끼 차려먹는게 힘들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저 역시 한적한 곳에 가서 매 끼니에 최선을 다하며 살고 싶은 마음도 생기더라고요. 저도 도시생활이 더 좋고 익숙한데, 그런데 뭔가 나이들수록 한적한 곳에서 사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리틀 포레스트 보면서 되게 좋았었거든요. 다음 계절에 먹을 식량을 미리 준비하는 것도 어찌보면 고된 노동인듯 싶지만 하고나면 뿌듯할 것 같고요. 그렇게 맛있게 만든 음식을 이웃의 다정한 이를 불러 함께 먹기도 하고...

낡은 빌라와 그걸 고치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라니, 투스카니의 태양, 빨리 보고싶어요! 알려주셔서 고마워요!
>.<

icaru 2015-12-18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런 책이 있는 줄 몰랐어요!!! 덕분에,, 음 구매해야 겠어요!!!
이것이 바로 목소리문학이지 뭔가요!! ㅎ

다락방 2015-12-18 15:09   좋아요 0 | URL
저도 이런 책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잘 모르겠네요. ㅋㅋㅋㅋㅋㅋ 어쩌다 알게 됐지? ㅎㅎ

icaru 2015-12-18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최근 업무스트레스 만땅이라,, 고걸...집에 가서 아이들에게 삐질삐질 성질부리는 걸 자각하고,,,
이럴려면 회사는 왜 다니고 애는 왜 낳았니.. 했어요... 바로 어제도 ㅠ.ㅠ

다락방 2015-12-18 15:10   좋아요 0 | URL
언제까지 이 직장에 다녀야하나..하는 고민을 매일, 매순간 해요.
그렇지만 딱히 답이 없네요. 먹고 살아야 한다면 직장에 다녀야 하니까요... 이번 달엔 유독 가혹하게 느껴져요. 이번 달은 왜이러나, 자꾸 짜증만 나고 .. 스트레스가 너무 쌓여요. 신경이 너덜너덜해지는 것 같아요. ㅠㅠ
새해가 되면 나아지려나, 싶다가, 아니, 그렇다면 2주나 더 견뎌야 하나, 하다가
내일은 괜찮아질거야, 하면서 스스로를 다독다독 합니다. ㅠㅠ

비연 2015-12-18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 비슷하시군요.. 이눔의 먹고살기 위한 직장 스트레스 버티기라니요..ㅜㅜ
가다가 맥주나 사가야겠어요 저는..;;;;

다락방 2015-12-21 14:17   좋아요 0 | URL
주말동안 맥주 드시고 스트레스는 좀 푸셨나요, 비연님?
저는 스트레스 풀고 앞으로 더 잘 버티기 위해서 금요일에도 토요일에도 와인을 가득가득 마셨습니다.
그래도 어김없이 일요일 밤이 되자 잠이 오질 않더라고요 ㅠㅠ

transient-guest 2015-12-19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로 흠뻑 적시는 건 매우 좋은 일입니다.ㅎㅎ 그런데 많이 마시면 와인도 필름 끊기고 다음날 머리가 아픕니다.ㅎㅎ 조직생활이 궁금하다가도 현재의 자영업자신분에 만족하고 사는 저는, 예전에 작은 직장인데도, 은근슬쩍 끼어들어온 회계사의 견제 때문에 꽤 머리가 아팠던 기억이 나네요. 직장의 스트레스를 다른 것으로 푸시는게 유일한 방법 같습니다. 갑자기 시골에 가서 리플포레스트를 실천하는건 무리잖아요.-_-:: 그나저나 감사합니다.ㅎ

다락방 2015-12-21 14:18   좋아요 0 | URL
네, 술이 없었으면 무슨 재미로 살았을까 싶어요..술은 진짜 좋은 친구에요. 술 좋아요!! >.<
네, 지금 당장은 제가 리틀 포레스트를 실천할 수가 없고요 ㅠㅠ 말씀하신 것처럼 스트레스를 푸는 다른 방법을 찾는 게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인 것 같아요. 뭐, 그것이 제게는 음주.. 이지만 말입니다. 이 음주가 달콤한 건 스트레스 때문이 아닌가, 라고 생각해요.

그나저나, 어떻게, 제 땡투가 좀 많이 도움이 되었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