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제442호 2016.03.05
시사IN 편집부 엮음 / 참언론(잡지) / 2016년 2월
평점 :
품절


EBS 도 더이상 청정지역이 아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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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사 2016-03-03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ㅜㅜ 사장을 보세요, 최근 이상한 사람이 낙하산으로 내려왔습니다. 그 낙하산은 찢어지지도 않나봐요. ㅠ

다락방 2016-03-04 17:22   좋아요 0 | URL
네, 시사인에서 보니 EBS 도 이제 .. 하아. 이 나라는 점점 더 살기 싫어지는 나라가 되는 것 같아요, 테레사님. ㅠㅠ
 

필리버스터는 선거 운동이다. 모든 정치적 행위는 다 선거운동이다. 오늘 심상정은 필리버스터에서 그렇게 얘기했다. 그 말은 옳다. 필리버스터가 테러방지법을 저지하기 위해 한 행위이긴 하지만, 그 필리버스터를 봄으로써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아 이렇게 유능한 정치인들이 있었어' 라고 생각했고, 그들의 정치에 힘을 실어주자고 생각했다. 보면서 희망적이라 느꼈던 것은 필리버스터가 테러방지법을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가 아니었다. 이런 정치인들이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행동하고 있으니 앞으로를 기대해도 좋겠다는 희망이었던 거다. 나는 총선을 기대해도 좋겠다고 생각했고 나아가 앞으로가 달라질 수 있을 거라고도 생각했다. 내가 몰라서 그렇지, 저렇게 유능한 정치인들, 이름을 기억하고 싶은 정치인들이 있었다니! 얼마나 벅찬 일인가 말이다. 정치인에게 후원금을 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다니, 이 얼마나 희망적인 일인가. 그러니 필리버스터가 결과적으로 선거 운동이라는 심상정의 말은 옳다. 그러나,


그렇게 자연스레 표심을 움직였던 행위를 박영선은, 순식간에 '표를 모으기 위한 행동'으로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 자리에서 눈물을 보인 국회의원이 박영선이 처음도 아니었고 유일한 것도 아니었지만, 박영선의 오열은 그 자리에 전혀 필요하지 않은 것이었다. 왜 결국 그렇게 함으로써 '그럼 그렇지' 라고 체념하게 만들었나. 어차피 박근혜 지지층 40프로는 무슨짓을 해도 돌아서지 않는다. 귀를 막아놓고 있다. 그러므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을 찾아 운동해야 한다. 나는 정권을 바꾸는 게 탄탄한 지지층이 하는 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결국 관심도 없고 행하지도 않았던, 침묵하는 자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일전에 페미니즘에 관련된 페이퍼를 쓸 때도 인용한 적 있었는데, 1986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엘리 위셀'이 그렇게 말하지 않았는가.


'편을 드세요. 중립은 피해자가 아니라 압제자를 도와줍니다. 침묵은 괴롭히는 사람을 격려하지 결코 거기에 시달리는 사람을 격려하지 않습니다.'



필리버스터는 침묵하는 자들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했다. 나부터도 희망을 가졌고 이런 식이라면 정치에 관심없었던 사람들도 귀를 기울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건만. 하아- 많이 속상하다. 나름 스스로를 위로하려고 한다. 그래, 유능한 국회의원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잖아, 그래 몰랐던 것들도 알게 됐지, 조금 더 관심이 생겼잖아, 이 일로 친구들과 이야기한 것도 좋은 시간이었고...... 라고 쓰지만 그래도 기운이 빠진다. 어쩜 그래...어쩜...어쩜  거기서 ... 하아-





지난 주말에는 내 방의 책장들을 옮겼다. 좁은 책장 한 줄을 다른 데로 옮기자 싶어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남동생은 집에 없었고, 나는 충분히 나 혼자 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며, 그리고 내 방이고 내 책, 내 책장이니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일단 좁은 책장의 책들을 쭉 빼놓고 낑낑대며 책장을 다른 자리로 옮겼다. 세우는 것보다 눕히는 건 어떻겠냐는 엄마의 말씀에 그렇게 했더니 나름 괜찮더라. 힘들었지만 좋군, 했는데 책장 한 줄을 또 옮겨야 하는 거다. 사실 한 벽면을 채운 책장들 때문에 방문이 활짝 열리지 않았던 터라, 방문을 열기 위해 좁은 책장 한 줄을 옮긴 거였다. 그런데도 간발의 차로 활짝 열리질 않아. 아, 좁은 책장 한 줄을 또 옮겨야겠다, 그래야 방문이 활짝 열리겠어, 라고 생각했지만, 이번의 좁은 책장을 빼낸다면 그 자리에 넓은 책장을 다시 밀어 넣어야 했다.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얘기하면 책장 세 줄을 더 옮겨야 했고, 책장 세 줄의 책을 모두 빼야하는 걸 의미했다. 너무 힘들것 같아서 망설였지만, 이왕 시작한 거 끝을 보자 싶어서 작은 책장의 책들을 모두 빼내 옮기고, 넓은 책장 두 줄의 책도 모두 빼내어 옮기고 다시 책들을 다 꽂았다가 아아, 책장이 모자라,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다시 책들을 빼내고 다시 정리하고... 그날 하루 나는 얼마나 힘들었냐면, 술도 안마시고 잘 지경이었다. 토요일인데!! 술도 안마시고!! 그냥 쓰러져버렸어!! 어쨌든 결과물은 이렇다.




다른 쪽 벽으로 옮긴 두 줄의 책장이다. 으하하핫. 문동 전집을 올려두니 뽀대난다. 저 뽀대 나게 하려고 원래 꽂아두었던 책들을 다 빼고 다시 꽂았다. 아하하하하. 문동 고전 밑으로는 창비 고전과 창비 단편전집, 그리고 민음사 모던 클래식이 보인다. 으하하하하. 




월요일에는 멀리서, 아주 멀리서 소포가 왔다. 으응? 하고 뜯어보니 맙소사, 이건 무슨 크리스마스냐 ㅋㅋㅋㅋㅋㅋㅋ 완전 좋아 ㅋㅋㅋㅋㅋㅋㅋㅋ 먹을 거 주는 거 짱좋지만, 아니, 줌파 라히리의 새 책 원서라니. 꺅 >.<

나의 친구들은 나의 취향을 너무나 잘 알고 제대로 저격한다.



사실 이렇게 회사로 친구들이 간식을 보내주면 그자리에서 개봉하고 직원들과 나누어먹곤 하는데, 이 간식들을 보니 진짜 1도 나누어먹고 싶지가 않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특히나 이 앞쪽의 초콜릿! 이건 포장지에 맛이 써있는데 죄다 다른맛이다. 대체 누구한테 무슨 맛을 준단 말야? 결과적으로 내가 다 먹기로 했다!



제일 처음 먹어본 초콜릿은 '바질' 맛이었는데, 우앙, 신기하다, 바질 초콜릿에서는 바질 맛이나요... 신기.. 

아아, 어쨌든 이렇게 친구가 멀리서 보내준 술안주 덕에, 할 수 없이, 어쩔 수 없이, 정말 의도치 않았지만, 술을 마시기로 했다. 그래서 친구가 준 안주들만을 접시에 예쁘게 놓아보았다.



맨 앞에 저건 대추인가? noor 이렇게 써있던데 이걸 찾아보니 노르웨이 사전으로 노르웨이 사람이라고 나온다...음... 다른 단어들 옆에 꺼랑 같이 찾아봐도 단어가 안나와..그냥 대추인가보다...하다가 혹시? 하고 pitted dates 를 찾아보니 '대추야자'라고 나온다. 앗싸~ 대추야자였어! 암튼 설탕함유량이 0이라는데 겁나 달다. 어쨌든 초콜릿이 완전 맛있는데, 와사비 아몬드도 맛있고, 육포는 원래 내가 좋아하고, 근데 예상외로 진짜 겁나 맛있었던 게 저 고구마 튀긴 거다. 튀겨서 말린 과자 같은 건데 와 진짜 핵좋은맛. 저기에 호박도 있고 당근도 있는데, 와, 너무 맛있어. 앉은 자리에서 그냥 다 먹을 수도 있겠더라. 그렇지만 나는 다이어트 중이니까 앉은 자리에서 저거 한 케이스를 다 먹진 않았다. 조금 남겨두었다.



그나저나, 이 책은.. 어쩌지... 친구는 색칠공부 책도 보내줬는데, 색연필 있으니까 그걸 칠하는 것쯤은 일도 아니고, 이 원서...
















왼쪽에는 이탈리아어로 쓰여져 있고 오른쪽에는 영어로 쓰여져 있다. 나는 읽지 않아도 일단 줌파의 원서를 사는 사람이니까 이게 참 좋은데...읽어.....................볼까? 근데 나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원서도 설 전에 읽겠다고 사두고 그냥 꽂아뒀는데? 아..............뭔가 읽고싶은 욕망이 불끈불끈 솟는다... 능력없음은 저만치 밀어두고.... 내가 회사만 안다녔어도 벌써 읽었을텐데. 회사 때문에 책도 못읽고 이게 뭐여... (정말?)




오늘 아침에 출근하기 위해 일어나면서, 그러니까 시끄럽게 울어대는 알람을 끄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알람이 울리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



출근해야 하니, 내가 일어나고 싶은 시간이 아니라 일어나야 하는 시간에 일어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알람을 맞춰주어야 한다. 알람을 끌 때 한 번도 으응, 상쾌해, 좋은 기상이다, 오늘도 좋은 출근, 이런 생각은 한 적이 없다. 늘 아..조금만 더 자고 싶다..라고 생각하지. 그래서 알람이 울리지 않는 삶을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한 거다. 내가 얼마나 더 회사를 다녀야 알람이 울리지 않는 삶을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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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6-03-02 09: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멋진 페이퍼예요.편을 드세요라니!!!! 저는 필리버스터가 이기는 장치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끝까지 끈질기게 지쳐 쓰러질 때까지 가보는, 그래서 사람들이 민주당 욕 해도 나중엔 뭔데 저렇지? 하는 의문이 들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김종인 박영선이 다 망쳤네요.

테레사 2016-03-02 13:45   좋아요 0 | URL
저도요...ㅜㅜ 정말이지 두 사람 아웃해야 한다고 봐요..

다락방 2016-03-02 14:24   좋아요 1 | URL
네, 결국은 지지하는 쪽의 편을 들어주는 게 궁극적으로 옳은 것 같아요. 위에 인용한 것처럼, 침묵은 약한 자의 편을 드는 게 아니라 압제자의 편을 드는 거니까요. 그래서 저는 제 한 표를 기꺼이 행사할겁니다.

저도 필리버스터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그렇게 국회방송을 보고 국회의원들의 말을 듣는 게 어디 그동안 볼 수 있었던 일인가요. 그런데 이제 우리가 그걸 보고 들음으로 해서, 아, 이들이 내가 보지 않는 곳에서 어떤 다른 일들을 하며 맹렬하게 싸우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으니, 정치인들에게나 저에게나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참에, 울면서 표를 달라뇨. ㅠㅠ

[그장소] 2016-03-02 09: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람 ㅡ울리게 하고픈데 ..제가 댓글 달아도 어쩐지 알람이 1도 안울릴것 같은 ~!!^^
ㅋㅋㅋ짖궂어서 먄해욤!♡
북플 알림 ㅡ알람은 사랑 ㅡ입니다 .... (응?!)^^

다락방 2016-03-02 14:25   좋아요 1 | URL
맞아요, 그장소님. 저는 문자메세지 말고 모든 SNS 에 알림을 설정해두질 않았어요. 북플도 마찬가지. 그러니 댓글이 달려도 알림창이 뜨질 않습니다. 그러나 알림창이 안뜨는 대신, 제가 수시로 북플 들어와서 확인해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장소] 2016-03-03 00:06   좋아요 0 | URL
저도 알람은 안 울려요.^^ 대신 팝창이 뜨죠..
팝콘처럼!^^
얼른 주워먹지 ㅡ뭐하냐고...그럴때가...있죠.!
가끔 못볼때는 딴일하느라 놓쳐..그러지..

별족 2016-03-02 09: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생즉사, 사즉생,이 떠오르는군여.

다락방 2016-03-02 14:25   좋아요 0 | URL
크- 적절하네요, 별족님. 아 속쓰려요 ㅜㅜ

기억의집 2016-03-02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그리고 알람 울리는 삶은 죽을 때까지 있을 수 있어요. 저는 아침밥 차려야해서 알림 울리는데, 저의 친정모도 아침에 운동하러 산에 가야한다고 알림 맞춰 놓고 주무신다 하더라구요...

다락방 2016-03-02 14:26   좋아요 0 | URL
아, 어떻게든 결국 어떤 알람이든 맞춰놓고 살게되는 걸까요? 저는 밥벌이만 아니라면 모든 알람을 해지하고 살고 싶어요. 밥벌이를 그만둔다면 알람을 해지하는 삶을 꼭!! 살아보겠습니다!! 라고 써보지만 그게 언제가 될지.. Orz

레와 2016-03-02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적인 생각을 가질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정치인의 모습도 확인했고, 지지하는 정당이라도 꼭 저런 인간에겐 투표하지 말아야지 하는 인간들도 걸러냈구요. 네. 무의미하지 않았습니다. 필리버스터.


영어와 이탈리아어로 쓰인 원서라니.. ㅎㅎㅎㅎ 락방 화이팅!

다락방 2016-03-02 14:28   좋아요 0 | URL
네, 레와님. 분명 좋은 점들이 있었고 그 자체로 의미가 있었어요. 지도층에 저렇게 어버버한 사람들이 있어서 답답하지만 ㅠㅠ 그래도 밑에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 똑똑한 국회의원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어서 한결 마음이 놓여요. 의미 있었어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뭣보다 레와님과 미키님, 그리고 동희님과 매일 이야기나눌 수 있었던 것도 좋았어요. 우리가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는 게 무척 안심이 됐고요. 좋은 시간이었어요, 레와님. 여러모로요.


그러니까, 원서는 원서일 뿐이고! ㅎㅎㅎㅎㅎ

보슬비 2016-03-02 1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렇게 멋진 안주를 (좋은책도 좋은안주죠?ㅎㅎ) 선물해주는 친구가 있다는것이 무척 부럽사옵니다.~~~
고구마칩을보니 `테라칩스`가 생각나요. 맛있는데 너무 비싸요...ㅠ.ㅠ

다락방 2016-03-02 14:28   좋아요 1 | URL
저도 저렇게 근사한 선물을 받아서 너무 좋아요! 박스가 도착하는 순간 신나고 뜯는 순간 신나고 간식들의 맛을 보면서 더 신나고. 저 간식들이 술안주라 완전 오만배 신났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고구마칩이라고 하면 되는데 고구마 튀겨서 말린거라고 말하고 다녔네요. 밥팅.. ㅋㅋㅋㅋㅋ

네꼬 2016-03-02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 다락님! 선물도 근사하고, 책장도 근사해요. (물론 선물이 더 근사.)

필리버스터는... 얻은 것을 먼저 잘 간수하고, 확인한 것은 잊지 맙시다. (눈 부릅)

다락방 2016-03-02 14:52   좋아요 0 | URL
네꼬님. 트윗에서 네꼬님이 필리버스터 얘기하는 거 보는 게 좋았어요. 내가 여기서 보고(혹은 못보고) 느끼는 것들을 거기 있는 네꼬님이 그렇게 생각하고 느끼고 하는 것들이 표현되어서 저는 무척 신났어요. 고마웠어요. 네꼬님 말대로, 얻은 것을 간수하고 확인한 것은 우리, 잊지 않기로 해요. 분명 의미 있는 시간이었어요.

singri 2016-03-02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왜 그러는건지 .그럴꺼면 그냥 철수당이나 가던지. 그럼그렇지싶다가도 정말 좀 바뀌면 안되나 싶다가도 정말 나는 꿈만 꾸는건가 싶대요.

다락방 2016-03-02 14:52   좋아요 1 | URL
아, 민주당의 엑스맨이구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소수자의 인권을 무시한 사람이 소수정당에 힘을 실어달라며 절규하다뇨. 이런 아이러니가 있습니까. 하아-

akardo 2016-03-02 13: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냥 괜찮은 정치인들 몇을 알게 된 것으로 만족하려고요....정말 저럴 거면 철수당이나 가지 짜증납니다. 하아....저렇게 발목 잡으려고 붙어있던 건가 생각하니 소름돋네요.

다락방 2016-03-02 14:53   좋아요 2 | URL
네. 필리버스터 전과 후에 저는 확실히 달라졌어요. 제가 생각하는 것도 달라졌고 보이는 게 다가 아니구나 하는 것도 알게 됐고요. 무엇보다 믿을만한 정치인이 있다는 게 반갑습니다. 일단 지금 얻게된 것만으로도 의미있었다고 생각하려고요. 투표합시다!

시이소오 2016-03-02 15: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문동 전집. 제 판타지 부러워요~~^^

다락방 2016-03-02 16:15   좋아요 2 | URL
우하하하. 저게 몇 년전이었지? 제가 문학동네세계문학전집 리뷰대회에서 1등해서 100권 받은 겁니다. 우하하하하. 나란히 꽂아 놓으면 너무 뽀대나요! >.<

시이소오 2016-03-02 16:45   좋아요 2 | URL
리뷰 대회 1등, 더 부러워요^^

다락방 2016-03-02 18:01   좋아요 2 | URL
힛 ^^v

sb 2016-03-02 17: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필리버스터 사태에 기운 빠져하실 필요 없어요. 오히려 더 힘을내야죠!!^^
그리고 책장 부럽습니다~ㅎㅎ

다락방 2016-03-02 18:01   좋아요 2 | URL
네, 맞아요. 힘을 받았던 만큼 또 힘을 내야죠. 바꿀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던 그대로 바꿀 수 있도록 힘을 내야죠. 기운냅시다!

블랙겟타 2016-03-03 18: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글 남기네요. 다락방님. 저는 이번 필리버스터를 정치 교과서에 적혀있던 용어로만 배웠던게 현실에서 실현되는 것을 보고 매우 신기했어요. 그리고 몇몇 사람들이 필리버스터를 해도 어차피 물리적으로 막기가 불가능한데 왜 하냐라고 하지만 토론에 참여하신 국회의원들의 개성(?)을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이름은 알만한 유명한 의원이라도 이렇게 자기모습을 장시간 생중계로 티비로 보여준적은 없거든요. 각각의 의원들 말하는 모습에서 ˝아. 이사람은 이런사람이구나˝ 라고 각자 다르게 느껴지더라구요. 그런데 분위기가 점점 고조가 되는 가운데 갑자기 엔딩이 허무하게 급 마무리된건 옥의 티(를 넘어선 성급한 출구전략.. ㅠㅠ) 였지만요..

다락방 2016-03-04 17:25   좋아요 2 | URL
꺅 >.< 블랙겟타님!!!!!!!!!!!!!!!!!!!!! 어서오세요!!!!!!!!!!!!!!!!!!방가방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정치경제 과목을 되게 못했고요 ㅎㅎ 그래서 정치 교과서에서 필리버스터란 용어를 만났다는 기억이 전혀, 전혀 없어요. 그러다 이번에 용어부터 새로이 접하게 된겁니다. 새로이 접한 용어를 아주 제대로 배우게 되었죠. 말씀하신 것처럼 각 의원들의 개성을 볼 수 있는 것도 좋았고요, 그동안 막연하게만 알아왔던 것들에 대해 알게되고 듣게된 것도 좋았어요. 그리고 저렇게 악법에 반대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보게된 것도 너무 좋았어요. 저렇게 열심히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있으니, 우리도 쫄지말고 힘을 내자, 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어, 제게는 여러모로 의미있는 시간이었답니다. 비록 다 듣지도 못했지만, 다 보지도 못했지만, 국회의원들의 말을 국민들이 듣겠다고 필리버스터 앞으로 모인 것도 좋았어요.

또 오세요, 블랙겟타님!!
 

지금 현재 서영교 의원님 필리버스터중. 출근하면서 지하철안에서 듣는데, 서영교 의원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다. 국회의원들 정말 일 열심히 하고 있다고. 일 잘하려면 매일 뛰어야 한다고. 자기도 늘 새벽같이 뛴다고. 어제는 꼬박 밤을 새고 이자리에 섰다고. 그런데 준비해온 자료를 보노라니, 아, 며칠 밤을 꼬박 샜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저 자료를 가지고 말씀하시는데, 나는 보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고 사무실에 앉아 일을 해야 하다니. 저렇게 열심히 일한, 열심히 자료를 준비한 서용교 의원님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않은가. 아침에 들으니 목소리도 쩌렁쩌렁 하신 게, 아주 속이 다 시원하다. 


친구가 국회방송 틀어두고 집안일 하고 있다고 했는데, 나는 국회방송 틀어두고 회사일을 하고 싶지만.. ㅠㅠ 그럴 수가 없으므로 ㅠㅠ 그러므로..그러므로..

퇴사하고 싶구나. ㅠㅠㅠ



팩트tv 도 후원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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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9 1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6-02-29 11:3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맙습니다! 수정했습니다! 아놔.. 엄청 트윗트윗 했는데 가서 다시 봐야겠네요. 거긴 잘썼나..

라고 확인하고 오니 처음에 서영교 라고 쓰다가 어느순간부터 제가 서용교라고 쓰고 있었네요. 아놔 ㅋㅋㅋㅋㅋㅋ 트윗은 수정도 안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적 감사합니다!!

단발머리 2016-02-29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퇴사에는 싫어요~지만 필리버스터 이야기에 좋아요~ 눌렀어요.

저는 국회방송을 텔레비전으로만 볼 수 있다고 생각해 찾아볼 생각조차 못했네요.
다락방님 글 읽고 찾아보니까 유투브랑 연결되서 생중계를 볼 수 있네요.

지금 나오는 여성의원 이름도 모르지만, 아무튼 설거지하면서 보고 있어요.
그전 방송도 찾아볼까 생각 중이예요.

점심에는 순두부찌게, 계란찜, 김치, 간장찍어먹는 김을 먹었어요.
다락방님도 맛난 거 드셨죠? ㅎㅎ

단발머리 2016-02-29 13:09   좋아요 0 | URL
아하... 저 분이 서영교님이시군요.

이제 마치려고 하네요.

다락방 2016-02-29 14:01   좋아요 1 | URL
네네, 저도 유튜브로 보고 있어요. 라고 하지만 지금은 못봐요. 회사 ㅠㅠ 간혹 화면만 들여다봐요. ㅠㅠ 그러면서 채팅창 댓글 보고.. ㅠㅠ
서영교 의원님 말씀 진짜 잘하시고 준비도 많이 해오셨더라고요.
어제 이학영 의원님 발언하시는데, 어휴.. 이게 말로 다 못해요, 단발머리님. ㅠㅠ

필리버스터 보면서 많은 걸 알게 됐고 그리고 정치에 대한 희망이 생겼어요. 그간 모르면서 일단 욕부터 한 것 같더라고요. 생각해보니, 모르면 욕하기가 더 쉬운 것 같기도 하고요. 이렇게 일 열심히하는, 그리고 똑똑한 정치인들이 있다는 게, 그걸 제가 알게 됐다는 게 큰 소득이에요. 게다가 사람들이 많이 응원하는 것도 좋고요. 국회 방청석에 방청객도 늘어나요 ㅠㅠ

진선미 의원의 마지막 발언이 특히 좋은데 혹시 인터넷을 통해서라도 보셨나요? 제가 여기다 옮길게요.


<국가의 의심은 결코 평등하지 않습니다. 의심은 늘 권력을 가진 자들이 소외된 사람들을 향해서 하는 것이었습니다. 국가는 가난한 사람을 의심하고, 약한 사람들을 의심합니다. 우리의 근현대사 속에서 권력이 있는 사람들은 결코 의심받지 않습니다.
.
.
의심받는 사람은 늘 빈민이고, 여성이고, 탈북자이고, 가난한 나라 출신의 외국인입니다. 의심은 늘 정권의 반대편에 선 사람과 지금과는 다른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심은 철저히 합리적이어야만 하고, 정보 관리는 반드시 통제되어야 합니다. 비합리적인 의심과 통제되지 않는 정보는 권력자가 약자에게 휘두르는 칼이 됩니다. 의심은 합리적이고 평등해야 합니다.정보를 관리하는 행정부는 국민에게 통제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결코 물러날 수 없는 법치주의의 기본 원칙입니다.
.
.
이미 여러 번 학습한 새누리당의 횡포에 `이렇게 해봤자 통과 될텐데`라는 생각을 가진 분도 계실 겁니다. 포기하지 맙시다. 가장 무서운 상대는 힘이 센 상대가 아니라 끈질긴 상대입니다. 거듭된 횡포로 우리가 무기력해지길 바라고 있을 것입니다. 포기자히 않겠습니다. 악바리처럼 끈질기게 매달려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강한 야당이 되겠습니다. 끝까지 지켜봐주십시오.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국민들의 뜨거운 응원과 지지가 저의 유일한 힘이자 희망입니다. 국민이 더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더불어 민주당과 진선미가 끝까지 합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저는 지금의 필리버스터가 너무 좋습니다, 단발머리님.


점심은 김치찌개 먹었는데 너무 많이 먹어서 배가 항아리처럼 되어버리고 말았어요. 하하핫.

버벌 2016-03-05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근래 잠을 잘 못잤어요 락방님. 마국텔때문에... 전 새벽에 홍종학의원님 들으면서 완전 몰입했네요... 결국 그날도 밤을 샜구요. 서영교 의원님은 파워가~~짱~

다락방 2016-03-07 08:43   좋아요 0 | URL
버벌님 요즘은 잘 자고 있나요? 필리버스터가 끝났네요 ㅠㅠ
요즘은 어떤 책을 읽고 뭘 마시면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페이퍼 한 번 써줘요. 궁금해요.
:)
 














이학영 의원은 필리버스터의 처음, 시 두 편을 읽고 시작했다. 브레히트의 시였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


물론 나는 알고 있다

오로지 운이 좋았던 덕택에

나는 그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남았다

그러나 지난 밤 꿈 속에서

이 친구들이 나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소리를 들었다

"강한 자는 살아남는다"

그러자 나는 자신이 미워졌다




<아침 저녁으로 읽기 위하여>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말했다

"당신이 필요해요"


그래서

나는 정신을 차리고

길을 걷는다

빗방울까지도 두려워하면서

그것에 맞아 살해되어서는 안 되겠기에




영화 [타인의 삶] 에서 처음으로 브레히트를 만났던 것 같다. 그때부터 언젠가 브레히트를 읽어봐야지,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또 만나는구나. 필리버스터 덕에, 이학영 의원 덕에 이렇게 나는 브레히트를 읽어보려고 한다.




오늘 집에 놀러 온 일곱 살 조카가 나랑 놀던 중에 "같이 삽시다" 라고 말했다. 아, 이런 말을 일곱 살 조카에게 듣게 되다니, 심쿵했다. 그러니까 우리는 소꿉놀이 진행중이었고, 조카는 식당 직원 역을 맡아서 손님인 나에게 차를 내어주고 있었던 거다. 이 차는 몸에 좋고 하루에 백 잔을 먹어도 돼요 , 라고 말하길래 자꾸자꾸 마셨더니 맛있어요? 묻는 게 아닌가. 네, 맛있어요, 또 주세요, 라고 하니까, 이거 계속계속 줄게요, 같이 삽시다, 이러는 거다. 아... 이 녀석아 ㅠㅠ 


그 후에 저 시를 들었다. 


빗방울까지도 두려워하면서

그것에 맞아 살해되어서는 안 되겠기에



나는 지금보다 더 건강하게, 더 조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한다. 

빗방울도 나를 건드리지 못하게.

같이 삽시다, 라고 말하는 조카를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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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6-02-28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빗방울도 나를 건드리지 못하게, 이 부분이 생각에 빠지게 만드네요. ;^^

clavis 2016-02-28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조카님 덕분에 저도 기분 좋은 심쿵이를♥.♥

레와 2016-02-28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물난다. ....

수퍼남매맘 2016-02-28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는 못 들었네요.
김남주 시인의 시도 여러번 읽어주셨죠.
인문학 강의 듣는 기분이 들었어요.

단발머리 2016-02-29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에도 이런 시를 읽는 이런 국회의원이 있다는게 새삼 감동적이예요.
같이 삽시다,에 버금가는 감동이예요^^

나와같다면 2016-02-29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멋진 프로포즈예요.. ˝같이 삽시다˝
왜 내가 이리 설레이지..? 심쿵♡
 

회사에 있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업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나의 소중한 맥북으로-아직 할부를 한 달도 갚지 않은!!- 국회방송을 하루종일 틀어두고 싶다고 생각했다. 필리버스터란 것이 무엇인지, 이번 기회로 나는 알게 되었다. 어? 필리버스터? 하고 용어에 대한 것만 알았다가, 의원들이 차례대로 발언하는 걸 보면서, 아 이걸 말하는구나, 하고 바로 그 뜻이 와닿았다. 이들은 악법이 만들어지는 걸 저지하려는 거구나. 필리버스터란 이런 거였어! 그래서 관심있게 지켜보고 싶지만, 낮동안 내내 회사에 있고 집에 가면 자기 바빠서 실상 내가 이걸 들을 수 있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어제는 퇴근길에 들었고, 집에 가서는 맥북으로 켜두고 밥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샤워를 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다시 켜두었고, 그렇게 머리를 감고 화장을 하고 아침을 먹었고, 그리고 출근길에 들었다. 들으면서, 나는 더 많은 것들을 알게 됐다. 이를테면 테러방지법이 왜 나쁜 법인지, 국정원은 우리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그리고 그 과거에 박정희는 얼마나 나쁜 짓을 많이 했는지, 그리고 우리는 이 테러방지법을 왜 막아야 하는지. 막연하게 혹은 조금 알고 있던 것들을 그전보다 더 많이 알게 된 거다. 게다가 희망도 자라났다. 나는 국회의원이란 쌈질만 하고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오늘 칠봉이는 '국회의원은 사실 공부를 정말 많이 해야 하는 자리다' 라고 내게 말했다. 법에 대한 걸 공부하고 또 공부해서 새로운 법을 만들고 거기에 대해 의논을 하고 하려면 정말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는 거다. 안그래도 이번에 발언하는 의원들을 보면서, 아 저들이 저렇게 공부를 하고 있었다니, 저들이 안되는 것에 대해 저렇게 잘 알고 있었다니, 내가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것에 대해 미안해지기까지 하는 거다. 친구들이랑 그런 얘기를 나눴다. 그간 이런줄을 몰라봐서 미안하다고. 이렇게 계속 차분하게 자신의 말을 오래 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우리는 좀 더 희망을 가져도 좋을 것 같다. 나는 방송을 많이 보지 못했으니 텍스트로 좀 봐야지 생각하고 있는데, 이미 많은 방송을 본 사람들이 저마다 깨알같이 기록을 해줘서 너무 좋다. 내 친구들과도 자꾸 얘기한다. 칠봉이랑도 자꾸 얘기한다. 필리버스터를 통해 박정희 시대의 강압적인 일들이, 그 수많은 간첩누명이 낱낱이 까발려졌고, 국정원이 한 일들이 탈탈 털렸다. 이렇게나 많은 말들이 차분하게 쏟아지고 있는데, 공중파 어디에도 여기에 대한 얘기가 없다. 오늘 점심 먹으면서 회사 직원에게 얘기했는데 필리버스터 자체를 아예 모르더라. 그러니까 지금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 자체를 모르는 거다. 그래, 어차피 이 방송은 관심 있는 사람만 관심을 가질 것이다. 페미니즘에 대한 책을 정작 읽어야할 사람들이 아예 읽지 않는 것처럼, 이 방송 역시 정작 들어야 할 사람들은 아예 듣지 않고 있을 것이다. 대통령만 하더라도 세상 어디에도 없는 행위라며 책상을 탕탕, 무려 이십분간이나!! 쳤다지 않은가.


아, 그런데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그게 아니고 ㅋㅋㅋㅋ 이런 필리버스터가 글쎄, 책 얘기도 해주신다. 어제 신경민 의원이 국정원에 대해 쓴 책을 가지고 나오시더니!















좀 전에 서기호 의원은 '코리 닥터로우'의 [리틀 브라더]를 소개했다!!

















어머, 이게 뭔일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 소설 책을 가지고나와 발언하는 전판사 국회의원이라니! >.<

나는 저 책을 안읽었는데, 읽어봐야겠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리틀 브라더]의 작가 '코리 닥터로우'는 자신의 블로그에 이렇게 글을 썼다고 한다.


코리 닥터로우의 필리버스터 관련 글



책을 더이상 안사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그러니까 적어도 이번 해 만이라도), 이 책은 읽어보고 싶어졌다. 아하하하하. 


지금 통장에 잔고가 0이라서 내가 뭘 할 수가 없고, 월급을 받는대로 몇몇 의원에게 작게나마 후원금을 보내고 싶다. 내 친구들 여럿은 벌써 후원금을 넣었다고 하더라. 은수미 의원은 그렇게 1만원 2만원 찍힌 통장이 하루아침에 여덟개나 됐다고 했다. 고마운 일이다. 발언자 중에 진선미 의원도 있어서, 진선미 의원이 하는 발언은 오롯이 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강동구 에서 일하셔서 지난번엔 길동역에서 만나 반갑게 인사도 나눴다. 소라넷 이슈를 꺼내줘서 고맙다고 인사했어야 했는데, 갑작스런 마주침에 당황한 나는 '응원합니다' 라는 말밖에 꺼내지 못해 못내 아쉽다.



스맛폰의 단톡창으로, 그리고 트윗의 창으로, 나의 다정한 벗들이 자꾸만 자신들의 감정을 드러낸다. 어제 내가 국회방송을 볼 때 동시 시청자는 3만명이 넘었었는데, 지금은 2만5천명이다. 내가 아는 사람들이 모두 응원하고 좋아한다. 그리고 나는 의원들이 나와 연설을 하고, 그 연설을 들으며 나와 내 친구들이 희망을 갖고, 총선에 기대를 하고, 그리고 지금 이 자체를 좋아하며 반응하고 있다는 것들이 모두다 너무 좋다. 고맙다. 어제 낮에 방송을 보던 친구는 못보고 있어 안타까워하는 나에게 '너 보면 난리날거야!' 라고 말해주었는데, 이런 모든 반응들이 난 참 좋다. 나의 다정한 벗들과 혹은 나의 형제들과 혹은 칠봉이와 함께 앉아 이 방송을 같이 본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린 같이 흥분하고 같이 소리지르고 같이 울 수 있을텐데. 또, 같이 욕하기도 하면서.


몇 해전 선거에 어린 조카의 손을 잡고 투표하러 갔던 일이 새삼 떠오른다. 그 작은 아이의 손을 잡고 나는 투표 현장으로 갔다. 투표하러 다녀올게, 란 말에 '이모 따라갈래' 라고 그 어린 아이가 얘기해서,-아마도 세살이었을 나의 조카!!- 그 작은 손을 잡고 내가 투표하러 갔던 일, 그 일이 얼마나 스스로 자랑스러웠는지가 새삼 생각났다. 투표하기 위해 줄을 서있던 어른들이 모두 내 조카 예쁘다고 난리법썩인데, 나는 그렇게 예쁜 아이의 손을 꼭 붙잡고 투표하러 왔다는 데에서 어마어마한 기쁨을 느꼈다. 



강기정 의원은 발언의 마지막에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필리버스터가 아니었다면 보지 못했을 장면이었다. 


이제 나는 어떤 국회의원들은 열심히 일하고 많이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애쓰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희망이 생겼다. 믿음도 조금 가져본다. 나도 조금 더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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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6-02-26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다. 정말 좋다!!

비록 우리가 희망하는 해피엔딩이 아닐지라도,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참여하고 시청하고 이야기하고 있다 하더라도,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그걸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 할수 있는 지금이 진심으로 좋다.
분명 충분히 의미있는 시간이라 생각한다.

당장 바꿀수 없다고 또는 안 바뀔거라고, 내가 가진 권리를 포기하는건 정말로 정말로 멍청하고 비겁한 것이다.

우리 힘내자.


다락방 2016-02-26 15:56   좋아요 0 | URL
응 너무 좋아요! 이렇게 계속 얘기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저 자리에 있다는 게 참 좋으네요. 그리고 늦었지만 이제라도 그걸 알게 되어 너무 다행이다 싶고. 너무나 의미있고 고마운 순간이에요. 어떤 가능성이 보이는 것 같아서 가슴이 벅차기도 하고, 그동안 이런 말들을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 때문에 코끝이 찡하기도 하고 그래요. 그리고 우리가 이런 얘기를 더불어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좋아요! 여러모로 참 좋은 시간이에요. 정말 그래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2-26 15: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번에 필리버스터에 참여하신 분들에게 태어나서 처음으로 정치 후원금 낼 생각입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시간이었습니다..

다락방 2016-02-26 15:57   좋아요 1 | URL
네, 곰발님. 저도 그래요. 저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정치 후원금을 낼 생각입니다. 그걸 내서 뭐하나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제는 제 기부금 목록에 정치후원금을 추가해도 되겠어요. 저 역시 아주 많은 생각을 이번 기회에 하게 됐어요. 그리고 제가 많은 것들을 모르거나 혹은 놓치고 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됐고요. 제게도 참 좋은 시간입니다.

2016-02-26 15: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6-02-26 15:58   좋아요 1 | URL
전혀 불편하지 않습니다! 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니, 좋아요!
:)

시이소오 2016-02-26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시간 이상 연설한 국회의원들도 멋지고 그걸 또 듣는 시민들도 멋지네요. 테러방지법은 한마디로 박정희때 중앙정보부를 부활시키겠다는건데 막아야죠. 숱한 민주화 열사들이 중정의 고문으로 죽어나갔습니다. 우리각하께선 여전히 아버지의 죽음의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아 아직도 제 정신이 아니신것 같던데 하루빨리 치료를 받으셔야할텐데...
오랜만에 감동이네요.
다락방님 화이팅^^

다락방 2016-02-26 17:15   좋아요 1 | URL
네, 연설하시는 분들도 또 서기분들도 그 자리에 참석하신 모든분들도 고생이시지만,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간이 참 좋습니다. 그래서 깨어있는 시간에는 방송이라도 틀어두고 있자 라고 생각하며 응원하는 마음이 되어요. 이번 일을 계기로 저도 생각이 많아졌고요, 또 새로이 알게 되는 것들도 있어서, 여러모로보나 유의미한 시간이에요. 다들 힘냈으면 좋겠어요! :)

hellas 2016-02-26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필리버스터가 정치에 대한 편견 오해를 조금 덜어내주는 계기가 된거 같아요. 이제까지 정치인에 대한 인식이 아무래도 별로 였으니까요. 트위터를 통해 수많은 관련 드립? 들도 너무 유쾌하고. 발언의원들 덕에 많은 공부가 됩니다. 정치가 구태하지 않다는 걸 너무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으니 절로 후원생각이 날수밖에요. :) 지치지 않고 화이팅하면 좀더 밝은 미래를 그려볼수 있을거 같아 작은 희망도 생기네요;) 많은 사람들이 이런 노력을 알아줬음 좋겠어요.

다락방 2016-02-28 12:12   좋아요 0 | URL
저는 어제 진선미 의원님 발언 보고 싶었는데 하루종일 집안 청소하고 가구 배치 바꾸느라 보질 못했네요 ㅠㅠ 정청래 의원 조금 봤는데 완전 사이다더라고요. ㅎㅎ
저 역시 공부가 많이 되고 있어요. 몰랐던 것들 애매하게 알았던 것들에 대해서 좀 더 잘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이 시간이 참 좋습니다. 정치에 대해 가졌던 생각을 저도 바꿀 수 있을 것 같아요. 위의 페이퍼에 쓴 것처럼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 지치지 말아요. 지치지 말고 힘을 내요. 그리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요!

transient-guest 2016-02-27 0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로 일을 하려면 한국은 국회의원 숫자가 지급되는 업무비용이 너무 적다고, 그전에 김광진 의원이 말했어요. 저렇게 제대로 일하는 국회의원이 여럿 있으면 지금 같은 꼴은 좀 덜 봐도 될 텐데요.. 공부도 많이 해야하고, 전문가로 이루어진 보좌진 - 비서 말고 - 도 많이 필요한 자리라고 합니다. 진짜로 일을 하려면 말이죠..

다락방 2016-02-28 12:13   좋아요 0 | URL
저렇게 제대로 일하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있었는데 그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서 미안하기까지 하더라고요. 얼마나 많은 것들이 언론으로 인해 감춰져 있었을까 싶기도 하고요. 이 필리버스터는 공중파에서 일절 언급도 안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계속 보고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이 힘이 나요. 물론 정작 봐야 하고 들어야 하는 사람들은 전혀 관심도 없겠지만요... 진짜로 일을 하려면 정말 공부 많이 해야 하는 자리라는 걸 이제는 알겠어요. 필리버스터가 여러가지로 좋은 시간을 가져다주고 있어요.

달팽이개미 2016-02-27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회의원이 제 생애 멋있어보일거라 감히(?)ㅎ 상상도 못했었는데 말이에요~~~애기 뒤치닥거리 하다가도 문득문득 지금은 어떤 얘기들을 하실까 궁금해지고 그러는 지금의 상황이 신기하기만해요..ㅎ

다락방 2016-02-28 12:14   좋아요 1 | URL
크- 제 말이 그 말입니다, 달팽이개미님. 신뢰할만한 정치인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이제는 알겠어요. 그리고 그 사실에 힘이 납니다. 저도 어제 하루종일 집안 청소하느라 몸이 힘들었는데, 틈틈이 지금쯤 누가 어떤 발언을 했을까 하고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리고 이렇게 정치인들의 말을 기다리고 기대하는 시간이 왔다는 이 상황이 저 역시 신기하고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