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쿠아맨의 수중액션씬..같은 게 나올테니(저런 덩치로 당연히 액션을 찍겠지), 나는 수중의 많은 동식물들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생생하게 상어며 고래 가오리 오징어 문어... 같은 것들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매우 신비롭고 감탄을 자아내겠지만 또 춥게 느껴질 거라고도 생각했다. 이 영화의 예고를 보지도 않고 그냥 나는 내 머릿속에 이것은 이런 영화일 것이다~ 상상하고는 꼭 아빠 엄마랑 같이 보고 싶었다. 아빠 엄마는 평소에 동물의 왕국도 좋아하시고 동물 나오는 다큐도 좋아하시기 때문이다. 수중 생물들을 한가득 커다란 스크린으로 볼 수 있다니, 엄마 아빠는 얼마나 좋아하실까! 그렇게 나는 부모님께 이 영화를 보러 갔다. 내내 바닷물 보일거라 우린 춥게 느껴질테니 따뜻하게 입어야 돼, 라고 말했지만 아빠가, '그럴 것 같진 않은데?' 하셨다. 상상력이 부재한 아버지여... (  ")

 

그런데 너무 .. 깜짝 놀랐다. 생생한 바닷속 자연이 보여지는 게 아니라... 너무 상상속의 존재들이 나오는거다. 바닷속에 사는 종족들과 그 뭐라고 해야하지..그건 우주도 아니니 우주선도 아니고..바닷속에 막 저들의 무기가 나와서 싸우는 액션이었어. 나는 상어랑 거대문어랑 싸우는 줄 알았지? 그런데 저들끼리 뭔가 비행선 만들고 무기 만들어서 싸우는 건줄은 내가 몰랐어. 마블에 그간 관심없어서 너무 제멋대로 생각했습니다. 제 잘못입니다. 아아, 어떡하지. 이거 지루하네... 나는 이런 거 관심 없고 아빠 엄마도 이걸 생각한 게 아닐텐데 싶어 돌아보니, 아빠는 고개를 숙이고 졸고 계셨....

 

아빠..

미안해...

 

나는 내 바로 옆자리의 엄마에게 귓속말을 했다.

 

"지루하지?"

"..아니? 잘 보고있어. 애들이 보면 재미있어하겠다."

 

킁킁. ㅡ,.ㅡ

 

 

나는 몇 번이나 아빠 엄마한테 '그냥 먼저들 집에 가세요' 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가실 분들이 아닐 것 같아. 아아... 그렇다면 내가 모시고 나가야 하나 싶었는데, 나는 끝까지 보고 싶었다. 왜냐하면, 꼭 확인하고 싶은 게 있었으니까.

 

 

영화의 처음, 아쿠아맨의 탄생 얘기가 나온다. 등대지기와 바다의 여왕이 우연히 만나 사랑하게 되고 아이를 낳게 되는 데, 등대지기 인간과 바다의 여왕인 아틀란티스 .. 여왕...이건 뭐라고 불러야 되지? 아무튼 그 혼혈아가 우리의 아쿠아맨이 되는 거다. 그러나 바닷속 왕국에서는 여왕을 데리러 오고, 지금이야 적이 몇 명 안되어 여왕이 이얍~ 빠샷~ 이러면서 다 물리쳤지만, 다음에 군대를 이끌고 데리러 오면 등대지기 인간도 그리고 아들도 위험해지는 게 너무 뻔한 거다. 그래서 여왕은 떠나는 것을 선택한다. 그들이 나를 또 찾으러 오기 전에 내가 그들에게 가겠다, 아들에게 나를 잊지 않게 계속 얘기해다오, 사랑한다, 돌아오겠다, 라고 남편에게 말한 뒤, 여왕은 풍덩- 바닷속으로 들어가버리는 거다.

 

아아..

 

나는 울어버렸다...

 

새해의 첫 눈물은, 이렇게 아쿠아맨에게 헌정했습니다. 아, 나여..

 

 

그래서 나는 끝까지 보고 싶었다. 액션 넘나 내게 지루했는데, 저렇게 너무 뻥 드러나는 비행선 이라고 해야하나..저런 거 보는 거 나는 딱히 흥미도 없는데... 아아, 여왕이 다시 등대지기에게 돌아오는지를 너무 확인하고 싶은 거다.

 

그래서 나는 그걸 확인하기 위해, 반드시 영화를 끝까지 봐야했다.

 

 

등대지기는 여왕이 떠난 후 매일 아침 여왕이 떠난 자리에 나와 바다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여왕을 기다린다. 오늘은 올까? 오늘은? 오늘은?

그렇게 이십년을 한결같이 기다렸다.

이십년.

 

 

아들은 엄마가 우리를 버린 거라고 엄마를 원망하고 엄마가 죽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안다. 영화를 끝까지 보기도 전에 나는 알고 있다. 여왕은 죽지 않았다. 여왕은 언제가 됐든 돌아올 것이다. 여왕은 어떻게든 오는 길을 찾고 있을 것이다. 여왕은 돌아오기 위해 때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나는 안다. 나는 알았다. 그녀가 돌아올거란 확신이 있었다.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반드시, 확인해야 했다. 돌아올 것이다, 여왕은. 매일매일 바다를 바라보며 기다리는 등대지기에게로, 이제는 늙어버린 등대지기에게로 돌아올 것이다.

 

 

아쿠아맨은 아빠의 바람이 헛된 것이라 생각했지만, 나는 기다림을 간직한 사람, 돌아올 거란 확신을 가진 사람에게는 결코 그것이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안다, 믿는다.

 

 

아쿠아맨은 헤어진 지 이십년 후에 엄마와 만나게 된다. 엄마가 갇힌 왕국에서. 그리고 엄마에게 왜 아빠에게 돌아오지 않았느냐 묻는다. 그녀는 가기 위해 계속 시도했다. 그러나 진정한 왕만이 가질 수 있는 삼지창이 있어야 하는데, 그 삼지창을 괴물이 가지고 있고..자기는 진정한 왕도 아니고......  아무튼지간에, 그래서 아쿠아맨이 그 삼지창을 가지러 가서 ..... 아쿠아맨 진정한 왕... 이렇게 되어가지고 삼지창 겟, 여왕 고고씽..이렇게 되어서리... 인간 등대지기 아버지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가, 오늘도 어제처럼, 엊그제처럼, 일년전처럼, 이십년전처럼 그렇게 바다에 나갔다가 거기에서 여왕을 똭- 만나게 되는거다.

 

 

아아 눈물, 눈물이여..

 

여러분,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감동의 스토리가 여기 있다.

 

 

 

여왕은 '진정한 왕' 이아니라서 삼지창을 가질 수 없었다. 그저 갇힌 왕국에서 몇 번이나 괴물과 싸워보려 했지만, 어쨌든 진정한 왕이 아니었으므로 삼지창을 가질 수 없었고, 그래서 육지로 돌아갈 수 없었다. 만약 아쿠아맨이 그 때 오지 않았다면, 돌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계속 있다한들, 여왕은 돌아갈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쿠아맨이 왔다. 아쿠아맨이 그녀를 돌아가게 하기 위해 온 것은 아니었지만, 결국 아쿠아맨이 왔으므로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었다. 그러니까 나는 그녀의 간절한 바람과 그녀가 할 수 있는 걸 해왔던 것들이 결국, 지금 이 순간에 아쿠아맨을 이 자리에 불러올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타이밍이 딱, 딱 하고 맞물려지는 거다.

 

그리고, 그렇게 되어야만 하는 처음부터의 운명의 흐름 같은 게 그 안에 있었다. 그러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하철에서, 길에서, 버스에서, 까페에서 혹은 그 어딘가에서 다른 많은 숱한 사람들을 마주치고 또 누군가를 만나기 위한 목적으로 클럽에 가고 소개팅을 해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는, 운명처럼 빠져드는 상대를 만나기는 힘들다. 그러나 어떤 사람에게는 별다른 의도 없이 그저 일상을 보냇을 뿐인데, 심지어 하루에 만나는 사람이라고는 많지도 않은데, 게다가 늘 혼자 지내는 게 익숙했는데, 마치 하늘에서 떨어진 것처럼 눈앞에 딱, 하고 어떤 상대를 누군가 떨어뜨려 놓은 것처럼 만나게도 된다. 등대지기에게는 갑자기, 예상치 못한 순간에, 바랐던 것도 아니었는데, 여왕이 나타났다. 그리고 사랑에 빠졌고, 그 후로 한결같이, 이십년을 여왕을 기다렸다. 그랬더니 여왕이 다시, 처음에 그랬던 것처럼, 나타났다.

 

 

이십년이다.

자그마치 이십년.

등대지기도 하루가 일년이 되고 또 오년이 되고 그렇게 이십년이 되었지만, 처음부터 '이십년을 기다릴거야' 라고 생각한 건 아니었을 것이다. 만약 누군가가, '그 사람 오긴 하는데 이십년 후에 올거야' 라고 말했다면, 그 이십년을 온통 기다림으로 채우지도 못했을 것이다. 아마도 지레 질려서는 '아아, 그렇다면 나는 포기할거야'라고 생각하고 다른 삶을 찾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등대지기는 기다렸다. 어쩌면, 등대지기라면, 이십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걸 알았다고 해도, 그렇게 지금처럼 굳건히 그녀가 떠난 그 자리에서 기다렸을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내가 그랬을 것 같아서. 나는 만약 누군가가 나에게,

 

이십년을 기다리면 그가 돌아와

 

라고 말해준다면, 마음을 단단히 먹고 기다릴 것 같다. 모르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도 들었다. 등대지기가 이십년 기다렸다 여왕과 재회하는 걸 보면서,

 

까짓 이십년, 해보지, 뭐.

 

라고 생각하게 됐어. 그리고 자연스레 지금의 내 나이에 이십년을 더해보았다. 그러면 너무 나이가 많지만..그렇다고 지쳐 쓰러져 아무것도 못할 나이는 아니다. 건강하게 지내면 된다. 건강하게 지내면, 이십년 후에도 나는 계속 건강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이십년 후에 만나면, 우리가 뭐랄까, 그, 알프스 산에 오른다거나, 매일 푸시업을 이백개씩 한다거나, 하루에도 몇 번씩 체위를 바꾸는 섹스를 한다거나 하는 건 못하겠지만, 그래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고, 손을 잡고 천천히 동네를 한 바퀴 돌 수도 있을 것이다. 여전히 맛있는 걸 같이 먹을 수도 있을것이다. 어쩌면 캐리어 들고 이동하는 게 힘들어서 먼 여행은 포기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대부분 집 안에서만 지내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이십년 후라면, 아직 같이 할 수 있는 게 많다. 이십년간 못다한 많은 이야기들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같이 음악도 들을 수 있어. 이십년 간 나는 이 음악을 알게 됐는데 말야, 하면서 음악들을 들려주고, 아, 그 동안 이런 책을 읽었어, 하고 책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줄 수 있을 것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일어난 일신상의 변화에 대해서도 도란도란 이야기 나눌 수 있다. 이십년 간 너에게 일어났던 가장 좋은 일은 뭐야? 어떤 슬픔을 겪어냈어? 이런 것들을 물어보면서 우리는 밤늦게까지 잠을 못이룰 지도 모른다. 어느 날은 너무 지쳐서 말없이 보낼 수도 있겠지. 그래도 괜챃다. 이십년 후면, 할 수 있는 게 많아. 사실, 많은 걸 원하지도 않는다. 그저 함께 손잡고 하루동안 일어난 일들을 도란도란 속삭이는 거면 됐지, 뭐. 더 뭐가 필요해. 그리고 맛있는 거 계속 같이 먹어야지. 그러면 이십년 후, 감당할 수 있다. 괜찮아. 물론, 그보다 일찍 돌아온다면 좋겠지만. 이왕이면 조금 더 젊고 조금 더 건강할 때 돌아와서, 조금 더 활기차게 함께 보내면 좋겠지만, 이왕이면 조금 더 일찍 돌아와서, 푸시업 이백개씩 하는 거 보고 싶지만, 푸시업 이백개 이제는 못한다고 내가 뭐 싫어하진 않을 거니까.

 

이십년, 해보는거야.

 

 

 

그러다 오늘은 문득 실망이란 것에 대해 내가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다는 걸 깨달았다. 만약, 돌아왔는데,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돌아왔는데, 그런데 실망한다면? 그 실망은 그의 얼굴에 주름이 진다거나 배가 나온다거나 하는 데에서 오는 실망을 말하는 게 아니다. 돈이 없다는 데에서 오는 게 아니다. 그게 아니라, 그가 정서적으로 퇴보해버렸다면... 나는 꼴페미가 되었는데, 이십년 지나 만났더니 한남킹이 되어있다면.... 내 이십년은 어떡하지. 나는 디지털성폭력에 반대한다고 시위에 나가고 단체에 기부금을 보내는데, 그런데 상대는 ... 아니다, 그만두자. 이런 슬픈 상상은 하지말자. 이십년 기다렸는데 돌아오지 않는 것보다 더 슬프다. 내가 이십년을 기다릴거라 생각한 사람이라면, 뭐 저런 사람일 리는 없겠지. 그러고보니 나는 한 번도 그로부터 실망을 하게 될거란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 이것은 어디서 나온 확신일까?

 

 

영화가 끝나고 나오면서 엄마 아빠는 영화가 별로라고 했다. 맘마미아랑 메갈로돈이 훨씬 좋았다고.

 

 

"엄마, 그래도 남자주인공 아쿠아맨은 멋있었지? 덩치도 크고 힘도 세고?"

"응. 너도 그런 남자 만났으면 좋겠어."

"엄마... 그 남자는 공주 만나는 거 봤잖아...."

"너도 공주야. 우리 집의 공주잖아!"

 

 

엄마............Orz

 

 

나는 엄마의 사랑으로 오늘도 자랍니다. 훌쩍.

 

 

 

 

 

 

주말에 친구들을 만났다. 우리는 점심 때 만나 함께 갈치구이와 갈치조림, 그리고 낮술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친구네 집으로 모두 이동해 다같이 낮잠을 좀 잤다. 저녁 때 일어나 함께 술을 마시기로 했는데, 여섯시쯤 되었을 때, 호스트인 친구들이 일어나서 이제 일어날 때가 되었다고 알려왔다. 그리고는 우리와 함께 마실 뱅쇼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뱅쇼를 만들기 전에 친구는 에바 캐시디의 시디를 틀어두었다. 나는 친구가 깨워 꼼지락꼼지락 일어날 준비를 하며, 그렇게 친구가 틀어둔 음악을 듣게 됐다. 친구네 집의 좋은 스피커를 통해 이 음악이 공간을 채우는데, 잠을 미처 채 깨지 못하고 딩굴거리다가, 아, 뭐야 너무 좋아, 이 음악이, 이 음악이 나오는 지금의 분위기가, 너무 좋아, 뜬금없이, 나는 이 노래의 가사도 모르면서, 그냥 나도 모르게 생각했다.

 

 

계속 사랑할거야.

 

 

 

 

 

 

어쩔 수 없어, 계속 사랑할거야.

계속 사랑할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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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9-01-02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감동적이다. 브라보...😢

다락방 2019-01-02 19:22   좋아요 0 | URL
음... 그러니까, 제가 공주인 부분?

syo 2019-01-02 19:27   좋아요 0 | URL
을 빼고 나머지 전부?? ㅎㅎㅎㅎ

다락방 2019-01-02 19:28   좋아요 0 | URL
분노의 빨간 알갱이 발삿! 😡😡😡😡😡😡😡😡😡😡

syo 2019-01-02 19:29   좋아요 0 | URL
원래 너무도 당연한 건 감동적이지 않은 법이잖아요?

다락방 2019-01-02 19:32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다고 나는 또 웃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속없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9-01-02 19: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끼어들고 싶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누는 대화가 너무 완벽하다...
야속한 사람들... 틈이 없어, 틈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9-01-02 20:45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의 끼어들기라면 언제든 환영이지 말입니다! 꺅 >.<

공쟝쟝 2019-01-02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ㅠㅠㅠㅠㅠ 사랑...

다락방 2019-01-02 20:45   좋아요 0 | URL
사랑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무식쟁이 2019-01-02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매우 사랑스러우십니다. 부모님껜 분명 다락방공주님 맞으실 듯.
근데 저기 다락방님... 훔훔.. 깡패같은 마블덕후왕자님을 둔 마블엄마로서 옥의 티가 제 동공에 찰싹 달라붙어 안떨어지네요.
아쿠아맨은 마블이 아니구 DC라고. 아쿠아맨이 마블이라 함은, 찬열이 방탄이고, 지민이 엑소라 주장하심과 다름이 없음을 조용히 알려드립니다. 좋은 밤 되세요~ ^^*

다락방 2019-01-02 22:02   좋아요 0 | URL
아 죄송해요 ㅋㅋㅋㅋㅋ 제가 마블이랑 디씨 잘 몰라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찬열도 모르고 지민도 몰라서 ㅋㅋㅋㅋ 거기서도 실수하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아쿠아맨이 바닷속 생물들 이끌고 전쟁하는 건줄 알았어요. 아하하하하흐흐흐르ㅡ르

clavis 2019-01-03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 사랑합니다♡

다락방 2019-01-04 15:46   좋아요 0 | URL
엄마 사랑합니다 ♡

2019-01-05 19: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9-01-06 13:13   좋아요 0 | URL
항상 챙겨주셔서 감사드려요, 클래비스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1월,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
















지난번에 언급한대로, 1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도서는, '수전 브라운밀러'의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 입니다. 지금 이 책을 침대 헤드에 가져다 두었는데, 음, 살짝 들춰보니 역시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포스트잇 플래그를 책갈피 삼아 일단 사이에 끼워두었습니다.


주말에 친구를 만났는데,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에 항상 함께한다는 댓글을 달고 싶어지지만, 그래놓고 다 읽지 못할까봐 차마 달지 못하겠다고 하더군요. 그렇지만 계속 같이읽자, 같이 읽어보고 이야기나누어보자, 하는 건 확실히 의욕을 불러일으킨다 했습니다.


여러분, 같이 읽어요!


지난번에 같이 읽기에 좋은 도서를 제가 링크해두었는데, 그건 위에 먼댓글 연결로 들어가 확인해보시면 될 것 같고요,


일단 댓글로 참여를 알려주신 분을 언급하겠습니다.


단발머리 님, 블랙겟타 님, 건조기후 님, jsshin 님 이 참여 의사를 밝혀주셨습니다.


쟝쟝 님은 새해 목표가 '페미니즘 벽돌책 뿌수기 속도1등'인 만큼, 꼭 참여하시는 거죠? (후훗)


퍼론 님, 1월에도 함께 해주실거죠? (찡긋)


syo 님은 [혁명의 영점], [캘리번과 마녀] 같이 읽을 2월에 참여하시는 거죠? (후훗)


하이드 님은 고정멤버 이십니다.


참여의사 표시하시면 이 페이퍼에 참여자 명단 추가하겠습니다. 



참여방법은 기존과 같습니다. 가급적이면 일주일에 한 번 이상씩은 페이퍼나 리뷰, 밑줄긋기, 백자평 등을 통해 글 써주시고요, 말머리는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


로 달아주시길 바랍니다. 이 책에 대해 우리 자주 언급해서 자주 노출시키도록 해요! 작년 한해 페이퍼에 자주 노출된 책으로 [백래시]가 있어서 내심 흐뭇했습니다. 움화화핫.



저는 일단 소설 두어권 읽고 달려볼까 합니다.




자, 여러분, 고고씽!! 달려, 달려!!

함께해요!

새해부터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를 하다니, 너무 근사하지 않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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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8-12-31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 syo가 2월에 같이 그 책을 읽는대요??
우와, 그렇구나.......
그럼 그런가 보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9-01-01 00:17   좋아요 0 | URL
으응? 거의 넘어온 거 아니었어요? 응? 🙄

syo 2019-01-01 00:23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굉장히 낭창한 표정이라 이겨낼 수가 없다......😅

카스피 2018-12-31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새해 복많이 받으셔요*^^*

다락방 2019-01-01 00:17   좋아요 0 | URL
해피 뉴 이어!

블랙겟타 2019-01-01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월 이네요. 이미 재료는 사두었습니다.
차근차근 읽어봐야겠죠.
다락방님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올해는 더 나은 한 해 보내시기를 바랄께요.
올해는 자주 글도 쓸께요.. ^^;;

다락방 2019-01-01 00:59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그래요 환영합니다! 자주 쓴다는 약속도 꼭 지켜요! 후훗
같이하게 돼서 엄청 좋아요! >.<

공쟝쟝 2019-01-01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연하죠! 저 30날에 사놨어여~~~ 아직 배송이 ~~~ 진짜 빨리읽을테다 이번엔!!ㅋㅋ

다락방 2019-01-01 20:38   좋아요 0 | URL
저는 초반에 잠시 쉬었다가 미친듯이 달려 쟝쟝님을 앞서보도록 하겠습니다!!(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19-01-01 20:4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앗 ㅋㅋㅋㅋㅋ 진짜로 웃고 말았다 ㅋㅋㅋㅋ 일도 마감때문에 마감하고, 시험 공부도 벼락치기만 해온 저에게 ㅋㅋㅋ 미리 읽어내기는 너무 큰 결심이거늘...ㅋㅋ 이렇게 제압하신단 말입니꽈...

단발머리 2019-01-02 09:15   좋아요 0 | URL
이기는 편, 우리 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9-01-02 16:50   좋아요 0 | URL
지금 당장은 의욕이가 1도 없다고 합니다. 그러니 일단 안심하시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스타트 한 다음부터 바싹 긴장하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9-01-02 16:53   좋아요 0 | URL
전 일단 1월의 책은 쟝쟝님의 투지에 한 표를 던지며 조심스레 쟝쟝님 우세를 점쳐봅니다. 뜨거운 기운이 저희 동네까지 전해진다는 소문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빨리 읽을 자신은 만땅인데 어떻게 이야기를 잘 풀어볼까~ 하다보면... 의욕이를 잃어버린다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9-01-02 17:44   좋아요 0 | URL
음음... 단발머리님의 이 댓글을 읽노라니 꺼져있던 의욕의 불씨에 불이 붙으려고 하네요. 단발머리님의 예측을 깨고 내가 일등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꿈틀꿈틀 하는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페미사이드 - 여성혐오 살해의 모든 것
다이애나 E. H. 러셀.질 래드퍼드 엮음, 전경훈 옮김 / 책세상 / 2018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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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에 의한 여성살해에 대한 끔찍하고도 오랜 역사가 이 책에 담겨있다. 여러 학자들의 논문이 고루 담겨있는데, 그래서 이 책을 읽는 일은 힘겹고 감히 추천하기가 쉽지 않다. 이 책을 읽는 일이 필요하고 유의미하며 읽는 이를 단단하게 만들어줄 거란 생각은 하지만, 읽는 동안의 그 고통을 다른 사람들에게 경험하라 하는 것이 과연 잘하는 일일까 싶어, '꼭 읽어봐라' 라고 말을 할 수가 없다.


기대했던 것처럼 책 뒤편에는 남성에 의한 여성살해, 그 끔찍한 일들에 대해 역시나 저항했던 여성들의 긴 역사에 대한 글도 있다. 여성들은 끊임없이 그래서는 안된다고, 그러면 안되는거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행동해왔다. 이 책이 쓰여진 것 역시 그 저항중 하나일 것이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알고 있던 것들보다 더한 것들이 책 안에 있었고, 위에 쓴것처럼 그래서 힘들었다. 이걸 다 읽어낼 수 있을까 싶었는데,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때문에 결국 끝까지 읽어낼 수 있었다. 올해 가장 잘한 일이 여성주의 책 같이 읽기였단 내 말은 괜한 게 아니었다.


차별과 억압, 강간과 살해가 계속되는한, 저항 역시 멈추지 않고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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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8-12-31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쩐지 플래그 색깔이, 책 분위기랑 맞춘 것마냥.....

다락방 2019-01-01 00:18   좋아요 0 | URL
붙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킁킁 ㅋㅋㅋㅋㅋ

공쟝쟝 2019-01-14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고 정리할 틈이 안생겨서 오늘 겨우 했는데, 정말 이 책은 너무 무서웠어요.... ㅠㅠ 특히 요크셔 리퍼 부분..

다락방 2019-01-14 22:08   좋아요 1 | URL
말 그대로 강간문화가 페미사이드를 불러버린 것 같아요. 읽느라, 이렇게 정리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쟝쟝님. 호흡 좀 고르시고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로 오세요!

공쟝쟝 2019-01-14 22:09   좋아요 0 | URL
10페이지 읽었어요~~ 인제 다시 운동화끈 묶고 고고고~~~

다락방 2019-01-14 22:10   좋아요 1 | URL
저는 133 !! 고고!!
 

2018년이 끝나가니, 올해 가장 좋은 책은 무엇이었나 써보고 싶은데, 딱히 '이 책이다!'할만한 게 떠오르지 않는다. 몇몇 책들은 좋았고 뜻깊었지만, 막 강렬하게 '이 책은 진짜 최고야!' 이런 게 없어.. 그래도 기억나는 것들에 대해 올해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올해의 운동: 요가

올해 가장 잘한 일: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올해의 발견: 도서관

올해의 핵심단어: 인내

올해의 기부: 한국여성의전화, DSO, 불편한용기, 자모원, 유니세프

올해의 시위: 불편한 용기

올해의 셀프칭찬: 잘 버텼다

올해의 이벤트: 남동생 결혼

올해의 여행: 베트남, 홍콩

 

 

올해는 내게 유독 힘들었다. 고통스런 감정들이 연달아 찾아들었다. 그리움과 외로움이 컸고, 그러다 연말에는 멘탈이 찢어질만한 일도 생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버텼다고 내가 나를 셀프쓰담 해주고 싶다. 그렇게 힘들었는데, 잘 버텼네. 이런 나에게 선물을 좀 사줘야겠다. (응?)

 

연초의 목표라는 게 언제나 다 거기서 거기고 사실 실행 혹은 실천에 이르기도 쉽지 않지만, 그래도 굳이 내년에 대한 걸 써보자면,

 

 

내년의 운동: 요가

내년의 공부: 페미니즘, 영어

내년의 여행: 양질의 스테이크, 양질의 랍스터, 양질의 굴이 모두 함께 있는 그 어딘가

내년의 핵심단어: 도전

내년의 목표: 코어 강화

 

 

내년에는 가까운 이들의 성장을 더 많이 보고싶다. 가까운 이들의 성취를 더 많이 목격하고 싶다. 올해에도 어떤 친구들이 그전보다 더 나아진 모습을 보면서 무척 기뻤더랬다.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앞으로 더 잘되길 바라주었는데, 내년에도 그런 모습들을 많이 봤으면 좋겠다. 생활 형편이 나아지거나, 자격증을 따거나 하는 걸 보면서 어찌나 좋던지. 이번 해에 나만 그대로였구나, 싶어 씁쓸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감정들이 고통속을 허우적거리는데 그대로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도 잘했구나 싶다. 이만큼으로도 충분했다, 잘했어.

 

 

어제 채널을 돌리다가 <국경없는 포장마차>인가, 파리에서 연예인들이 포장마차 하는 프로그램을 잠깐 봤는데, 등장인물들이 다 영어를 잘하는거다. 박중훈이 영어 잘하는 거 몰랐는데? 샘 오취리는 불어도 스페인어도 약간씩 하더라. 신세경도 서빙하면서 손님과 영어로 대화하는 데 별로 어렵지 않은 것 같았다. 새삼 내년 목표에 영어 공부를 넣자고 생각했다. 물론, 올해 목표 중에도 영어가 있었지만..그렇지만... 계속 영어 못하는 나로 머물고 있지. -0-

 

 

영어 공부는 평생을 따라다니는 숙제 같은 것인가.... 휴...

 

 

덕분에 새해 읽을 첫 책은 '빅토르 위고'의 《파리의 노트르담》이 될 것 같다. 어제 파리의 포장마차에 노틀 담 드 파리 뮤지컬 공연 배우들이 와서 잠깐 노래 불러줬는데, 그거 보니까 읽고 싶어졌어. 나에겐 언제나 읽을 책이 준비되어 있다! 책장 앞으로 가, 가만있자, 노틀담의 파리가 어디있더라, 하고 빼와서는 또 얌전히 내 침실로 가져왔다. 움화화화화화화화핫. 마리 루티 신간도 어제 샀고(응?).. 언제나 읽을 것을 준비해두는 풍족한 삶...

 

읽을 것이 부족하지 않아요....

 

 

 

 

 

 

 

 

 

 

 

 

 

 

 

 

 

개인적인 성취도 좀 이루어내고 싶다. 욕심이 생기는데, 잘 할 수 있을까.

2018년이 이렇게 간다.

 

 

 

 

그리워하다 일년이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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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12-28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의 아니 에르노 홧팅!!!

다락방 2018-12-29 09:24   좋아요 1 | URL
네네 카알벨루치님, 우리 같이 화이팅해요. 새해에도 열심히 읽고 씁시다!

공쟝쟝 2018-12-28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 가장 잘한일 : 여성주의 책 같이 읽기 ❤️❤️❤️❤️❤️❤️

다락방 2018-12-29 09:25   좋아요 0 | URL
네, 저는 정말 좋았어요. 새해에도 함께 읽어요, 쟝쟝님!!

syo 2018-12-28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의 땡땡이 저렇게 많다니, 올해도 다락방님 뻑적지근 왁자지껄 사셨어 ㅎㅎㅎ

다락방 2018-12-29 09:31   좋아요 1 | URL
올 한 해 정말 좋은 친구가 되어줘서 고마워요. 덕분에 정서적으로 메마르지 않을 수 있었어요. 앞으로도 부지런히 좋아하는 책 읽고 쓰는 멋진 쇼님이기를 바랍니다!!

blanca 2018-12-28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락방님, 저도 2018년은 정말이지, 너무 힘들고 괴로웠어요. 그런데 뱀띠가 내년에 삼재가 들어온다는 말을 또 언뜻 들어 그냥 확인도 안 해버렸어요. 안 믿을래요. 저도 내년 계획 좀 세워봐야겠습니다. ˝2019년 12월, 올 한 해 정말 최고였다.˝는 문장을 나눌 거라 믿어 볼래요. 으쌰, 같이 힘내요!

다락방 2018-12-29 09:33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도 그러셨나요! ㅠㅠ 저는 이만큼 버텨온 게 스스로 장할 정도에요. 내년에도 힘들다니, 아뇨 저는 그 말 믿지 않을래요. 좋을거라고 생각하면서 살래요 ㅜㅜㅜㅜㅜ
네, 같이 힘내서 내년에 우리 한 해를 돌아보며 좋았다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해요. 해피 뉴 이어!!

2018-12-28 16: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29 0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렇게혜윰 2018-12-29 09:53   좋아요 0 | URL
함께해요^^

hellas 2018-12-28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해가 꽉찼네요:)

다락방 2018-12-29 09:36   좋아요 0 | URL
새해에도 이곳에서 책 이야기 많이 나누어요! :)

카스피 2018-12-28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한것도 없는데 벌서 2018년이 지나가네요ㅜ.ㅜ

다락방 2018-12-29 09:37   좋아요 0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크래프트가 망가뜨린 사진들은 뉴욕의 사진가 레스 크림스가 하나의 세트로 만든 《믿기지 않는 '통밀 팬케이크 더미'살인사건들》(1972년 출간)의 일부였다. 세피아톤으로 처리된 각각의 사진에는 하반신 또는 전신이 발가벗겨진 여성이 자신의 피처럼 보이는 액체가 웅덩이를 이루는 바닥에 누워 있다. 죽은 것처럼 보이는 여성은 대체로 입에 재갈이 물려 있고 몸은 결박되어 있는 모습이며, 때로는 머리 전체에 봉투가 씌워져 있거나 천이 둘러져 있기도 하다. 서너 장의 사진에서는 진짜 같아 보이는 칼에 베인 상처도 보인다. 여성은 늘 일상적이고 익숙한 배경 속에 있다. 그리고 여성 근처에는 항상 통밀 팬케이크가 여러 장 포개져서 놓여 있다.

이 사진들에는 큐레이터 로버트 소비젝Rovertst Sobieszek의 비평이 붙어 있는데, 그는 이 사진 시리즈가 이른바 시그너처 살인signature murder이라는 것을 "유머러스"하게 다룬 작품이라고 한다. 시그너처 살인이란, 범인이 피해자에게 특징적인 신체 훼손을 한다든가, 특이한 물건, 상징, 또는 메시지를 현장에 남겨둔 살인 사건을 말한다. 소비젝은 "물론 이 시리즈에 담긴 유머의 전형은 허시 초콜릿을 피로 사용했다는 점"이라고 쓰고 있다.

모든 사진에서 여성의 하반신이나 전신이 누드일 뿐 아니라, 다리를 벌린 자세를 사진작가가 애호한다는 점은 그녀가 살해당하기 전이나 후에 강간당했다는 사실을 강력하게 암시한다. 배경이 부엌으로 설정된 사진에는 여성의 허벅지 사이에 콜라병이 세워져 있다. 이는 끔직할 정도로 흔한 강간 도구를 오브제로 암시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콜라병이나 총은 실제 강간범들이 특히 애호하는 도구들이다).

경찰과 의식 있는 시민들은 미국 내에서 4분 30초마다 '성공적인' 강간사건이 발생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여아 성추행은 10분에 한 번 꼴로 일어난다. 두 유형의 폭행 모두에 정도가 다양한 추가적인 잔혹행위가 수반되는데, 심한 경우 신체 절단과 살인에 이르기도 한다. 그러나 소비젝은 레스 크림스의 사진들이 미국 남자들에 의해 미국 여성과 아동에게 매시간 가해지는 공포와 고통을 떠올리게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p.640-642)

 

 

 

실제로 여성살해가 일어난 대학에서 한 남자 사진작가가 여성연쇄살인을 다룬 사진을 전시했다. 그걸 본 남자 큐레이터는 그것이 유머라고 말한다. 피를 초콜릿으로 표현했기 때문에. 게다가 사진의 '통밀 팬케이크 더미stack o'wheat' 는 사진마다 살인사건 번호를 나타내는 개수만큼 쌓여있는 팬케이크를 가리킨다(p.630 각주)'고 한다.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사진작가와 큐레이터가 쌍으로 지랄을 할 수 있을까? 이 사진이 걸린 곳에서도 여성 살해는 있었고, 이 사진이 걸려있는 동안에도 신문을 펼치면 여성살해가 기사가 나와있었다. 그런데 어떻게 이걸 팬케이크로 넘버링하면서 예술이랍시고 전시를 할 수 있지? 도대체 머리에 뭐가 들면 그게 가능하지? 그러면서 그것이 유머라고? 재밌냐? 웃겨? 여자들 발가벗겨져 강간당하고 죽는 거 작품으로 만들고, 재밌어? 즐거워? 살인자나 너네나 다를 게 무엇이지?

 

 

이 사진을 본 '니키 크래프트'는 너무 어이없고 화가나서 그 사진들을 죄다 조각조각 내어 그 위에 초콜릿을 뿌리고 사진을 찍는다. 여자살해를 다룬 사진은 예술이라던 사람들이, 니키 크래프트의 사진은 검열이라 욕한다. 왜 여성살해를 표현한 건 예술이며 자유가 되고, 여성살해를 이런 식으로 소비하지 말라는 저항은 검열이 되는가?

 

재밌냐?

여자 죽이니까 재밌어?

여자 죽이는 걸 전시하니까 재밌어?

그게 웃겨?

 

 

소비젝은 강간당하고 도륙당한 여성의 이미지가 '절묘하고', '조화로우며', '낭만적'이기까지 하다고 생각한다. 살해된 여성이 신체 손상과 죽음을 통해 '새로운 아름다움'을 손에 넣었다고 보았다. (p.642)

 

 

여성이 살아가는 궁극적 목적은 아름답기 위해서인가? 아름답기 위해서라면 살해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아야 하는거야? 죽음으로써 아름다워졌으니, 입닥치고 예술로 받아들이라는거야?

 

 

거기에 과장된 것이라곤 하나도 없다. 거기에 있는 것은 은밀하게 퍼지는, 위험하게 엄선된 표현과 번지르르한 거짓이었다. 본질적으로 '통밀 팬케이크 더미'는 여성과 폭력에 대한 거짓말이다.

소비젝이 말했듯 여성의 "자세는 저항의 몸부림보다는 투항과 도발, 그리고 관능을 훨씬 더 많이 드러내고 있다".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가하는 폭력을 여성들이 도발한다는 익숙하면서도 저열한 생각은 잠시 접어두자. 그리고 여성이 육체와 영혼을 절단하고 비하함으로써 누구의 관능이 만족을 얻는가 하는 무거운 질문도 잠시 내려놓자. 가장 단순한 거짓말은 바로 첫 번째 말, 저항에 관한 것이다. 거기엔 저항이 없다. (p.643)

 

 

여성살해의 대부분을 이루는 살해의 원인은, 여성들, 죽어나간 피해자들의 도발에 있었다고 세상은 말했다. 남편이나 연인이 자신을 거부했으므로,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보였으므로, 여자들을 죽였다. 이 현상은 그대로 예술(이라 불려지는)로 표현된다. 사진에서조차 여자들은 '저항하지 않고', 그러나 '도발했으므로' 죽었다.

 

재밌냐?

여성이 죽은 사진 보면서 절묘하다, 조화롭다, 낭만적이다, 얘기 하면서 자신이 뭔가 된 것 같았냐?

우위에 선 것 같았어?

예술에 대한 비평을 할 줄 아는 멋진 나~ 하고 감탄했냐?

사진작가의 유머를 이해하는 힙한 나~ 이랬냐?

 

 

 

아직 읽지 않았지만, 뒷부분에는 여성단체에서 《허슬러Hustler》잡지들을 폐기한 사건들에 대해서도 나온다고 한다.

 

 

이 격렬한 행동들은 이른바 로스앤젤레스의 힐사이드 스트랭글러로 알려진 케네스 비앙키에게 살해된 피해자들 가운데 한 사람에 헌정되었다. 케네스 비앙키는 공범 안젤로 부오노와 함께 열 명의 여성을 고문하고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어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해당 피해자는 20세의 신디 리 허드스페스Cindy Lee Hudspeth였다. 크래프트가 피해자들 중에서 그녀를 택한 것은, 《허슬러》에서 그녀가 살해된 사건을 비앙키가 '최근에 이룬 성취'라고 말한 '농담' 때문이었다. (p.628-629)

 

 

연쇄살인범에게 또 하나의 살인을 '성취'라고 불러주다니, 그걸 '농담'이라고 퉁치려 하다니, 미쳤어? 그게 웃겨? 언제 웃어야 하는지 몰라?

 

국내에서도 몇해전에 GQ잡지에서 여성폭력을 다룬 표지로 크게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차 트렁크에 여자 다리 묶어서 넣어논 표지였지. 그 앞에는 남자가 서있고. 그걸 소위 '강한 남자'를 보여준다면서 사진 찍은 거였다.

 

강해?

강해서 좋아?

여자 두드려 패고 죽이면 강한 느낌이 들어서 좋아?

 

 

 

크리스마스 이브에 박정현 콘서트를 다녀왔다. 연속해서 사흘간 노래를 불렀기 때문인지 박정현의 목 상태는 딱히 좋은 것 같지 않았고, 큰 공연장은 산만했다. 전체적으로 콘서트에 크게 만족을 느끼진 못했지만, 박정현의 노래 <나의 하루>를 박정현의 지인들이 다같이 부른 영상만큼은 참 좋았다. 내가 부르는 노래를 다른 사람들도 따라부른다, 는 것에서 오는 가슴 벅찬 감동이 그녀에게 찾아들 것 같았다. 그걸 보는데 너무 좋았다. 그것이야말로 그녀의 성취란 생각이 들었다. '아, 나는 이런 걸 보는게 좋다'고 그 때 생각했다. 누군가 시도하고 노력해서 성취해내는 걸 보는 일. 나는 누군가의 성취를 보는 순간 크게 감동하며 응원하게 된다. 그녀의 성취를 그녀는 가까운 사람들과, 그녀를 아껴주는 사람들과 나눌 수도 있을 것이다. 노력하고 애써서 얻어내는 것. 이것이야말로 성취라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성취라는 단어에서는 기쁨과 감동과 축하가 함께 와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여자를 연쇄살인한 것을 성취라 말하는 것이, 그들에게 그런 느낌을 주는건가? 기쁘고 축하할만한 일이야? 결국 해낸 일이야? 샴페인을 터뜨리기라도 할거야? 박수칠거야? 오, 너 또 여자 죽였네, 최근의 성취네?

이래놓고 '농담이야~' 라니.

농담도 할 줄 모르는 것들이 잡지를 만들고 팔고 있다. 그 잡지를 폐기하는 것은 여성단체만의 일이 아니라 세상 모두가 해야할 일이 아니었나.

 

 

아침에 눈을 뜨고 저녁에 눈 감기까지 우리는 아주 많이 여성 살해에 대한 기사를 보고 접한다. 남자들의 폭력을 보고 접한다. 어릴 때부터 그걸 보니 자연스레 '남자는 폭력성이 강해'와 '헤픈 여자들은 잘못하다 맞아죽지'가 학습된다. 그러다보니 그걸로 농담도 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아? 이걸로 웃으면서 농담할 수 있다는 거, 진짜 잘못된 거 아니야?

 

 

나는 헤어진 남자친구들이 내가 사는 집을 알고 있다는 게 몹시 불안하다. 어떻게든 집을 가르쳐주는 건 피했어야 했다고, 헤어지고나서 계속 생각했다. 특히나 헤어지고나서 나에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을 때는, 집에 들어갈 때마다 주위를 살펴야 했다. 사귀는 동안 좋았던 그 사람이, 헤어지고 나서 저런 사람이 될 줄은 몰랐다. 거절에 분노를 터뜨릴 줄은 몰랐다. 대부분의 남자들이 그렇다해도, 내가 사귀었던 남자들이 그런 모습이 될 줄은 몰랐다. 이 공포에 대해 언급했을 때 내가 주변으로부터 들은 말은, '니가 확실히 싫다고 말했어?' 였다. 나는 그들을 헤어지자고 말함으로써 도발한 여자가 되어있었다.

 

 

그렇게 남자들은 여성살해를 예술이랍시고 다루고, 농담이랍시고 다루고 함께 낄낄거린다. 그러면서 '강간을 하자고 말하는 것도 아닌데 무슨 강간문화가 존재한다는거야?'라며 멍청한 소리들을 해댄다. 늬들이 살아 숨쉬는 거, 저런 거에 농담이랍시고 웃고 예술이랍시고 그리고 찍고 표현하는 거, 그게 다 강간문화야. 그 강간문화는 곳곳에 침투해서, 모든 남자들이 여성들에게 폭력적이 될 준비를 하고있다. 나랑 헤어지자고? 어디, 헤어지자고 하기만 해봐. 네 사진 인터넷에 뿌릴거야, 너네 집에 찾아갈거야, 너 다른 남자랑 사귀지 못하게 할거야, 나는 어떻게든 너랑 잘거야.

 

 

잡지에서 영화에서 사진에서 웹툰에서 그림에서.. 모두가 그런 식으로 여성을 다룬다.

나는 그런 식의 '예술'을 허락할 수 없다. 그런 것을 예술이라 부르기를 거부한다.

 

 

 

나는 성적 억압을 목적으로 하는 개인이나 단체와 한편에 서기를 거부한다. 나는 솔직한 섹슈얼리티나 성애물EROTICA에 관한 어떠한 정보에도 접근할 수 있고 어떠한 생각도 표현할 수 있는 자유를 옹호하기 위해 활동할 것이다. 적나라한 성애물은 문학, 예술, 과학, 교육, 그리고 무엇보다도 공적 영역에 자리해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바는 섹스가 아니라 폭력에 초점을 맞춘, 외설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성적 흥분과 자극을 위해 여성의 육체를 비하하고 비인간화하려는 의도에 주목해야 한다. 내가 타협의 여지 없이 반대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와 오락이라는 이름으로 여성의 육체를 발가벗기고, 결박하고, 강간하고, 고문하고, 절단하고, 살해하는 것이다. (p.637-638)

 

 

 

많이 배운다.

곳곳에서 여성에 대한 남성의 폭력과 살해에 대해 거부하는 움직임들이 있어왔다.

이토록 잔인한 세계에서, 한쪽의 공포를 한쪽의 웃음으로 만들어버리는 이 더러운 세상에서,

그래도 저항하고 거부하는 여자들이 있다.

여자들은 끊임없이 싸워왔다.

나는 그 저항의 무리에 서겠다.

나는 그 거부의 무리와 한편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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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18-12-28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00.. 멀리 가버린 락방님...😂🤧

다락방 2018-12-28 12:52   좋아요 0 | URL
저 거의 다 왔지 말입니다!!! 우하하하하

Jeanne_Hebuterne 2019-01-12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사진작가와 큐레이터가 쌍으로 지랄을 할 수 있을까?

사랑해요, 다락방님!

다락방 2019-01-12 14:37   좋아요 0 | URL
아니, 쟌님의 사랑 고백이라니! 좋아 죽겠네요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참 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