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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의 집 - 한 아티스트의 변두리 생활
노석미 지음 / 마음산책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한 예술가의 단단한 고집이 느껴진다. 그 고집이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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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2-12-24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른살은 너무 젊게 느껴지는 일인^^;;;;;

다락방 2012-12-25 21:47   좋아요 0 | URL
ㅎㅎ 서른살은 제게도 정말이지 너무나 젊게 느껴지긴해요, 문나잇님. ㅎㅎ 부러워요 ㅠㅠㅠㅠ
 
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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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 소설이 영원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주는 책. 게다가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놓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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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레인다.
    from 마지막 키스 2012-12-18 09:37 
    직업으로 몸에 익힌 기술이라곤 살인 기술밖에 없는 남자들은 무력한 기분 속에서 침묵했다. 예거는 500미터 앞에 있는 사람을 단 한 방의 총알로 처리할 수 잇었다. 적이 단말마의 비명조차 못 지르도록 등 뒤에서 신장을 한 번에 찔러 즉사시킬 수도 있었다. 아들 저스틴은 그런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평화로운 사회에서는 있을 장소가 없는 아버지를, 자유를 위해 싸우는 영웅으로 여기고 있었다. 저스틴의 순수한 존경심을 느낄 때마다 예거는 입맛이 썼다.
 
 
다락방 2012-12-18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다 못읽고 흥분해서 그만..

Mephistopheles 2012-12-18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 다 읽고는 더더욱 흥분해서 그만..

다락방 2012-12-18 09:39   좋아요 0 | URL
좀 더 빨리 읽을걸 그랬어요, 메피스토님. 아우..

poptrash 2012-12-18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건 정말 극찬이네요.

다락방 2012-12-18 17:33   좋아요 0 | URL
뭔가 제게는 살짝 부족한게 있긴 하거든요? 그걸 뭐라 설명할 순 없지만, 뭔가 부족한게 있어서 네 개를 줄까 막 고민했지만,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는 책이라 다섯개 쾅쾅. 팝님, 소설은 존재해야해요, 세상에. 흑흑.

poptrash 2012-12-18 18:22   좋아요 0 | URL
이 책을 보진 않았지만, 소설은 존재해야한다는 말에는 저도 동감합니다. ㅎㅎ

관찰자 2013-01-25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고 싶어서 완전 근질근질했는데,(참고로 저는 <13계단>에서 작가에게 뿅가가지고.ㅋㅋ>)
<레 미제라블>읽느라 못 읽고 있다가
어제 다 읽자마자 붙들어서는,
가게 끝내고 집에가서도 계속 읽다가,
오늘 너무 힘들어요ㅠㅠ.

다락방 2016-08-15 13:53   좋아요 0 | URL
요즘 어디서 뭐하고 계십니까...

고양이라디오 2016-08-15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금 읽고있어요ㅎ 책에서 손을 땔 수가 없네요

다락방 2016-08-15 13:53   좋아요 1 | URL
재밌죠!! 의미있는 구절도 많이 나오고요!!

고양이라디오 2016-08-15 22:57   좋아요 0 | URL
네 재밌게 보고있어요ㅎㅎ 영화로 만들어도 재미있을것같아요ㅎㅎ
 
지상의 노래 - 2013년 제44회 동인문학상 수상작
이승우 지음 / 민음사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책장을 덮고 나는 아, 잘 읽었다, 하고 생각했다. 깊은 잠을 푹 잘 자고 일어났을 때 잘잤다, 라고 절로 내뱉게 되는 딱 그것처럼. 그의 문장들을 꼼꼼히 읽는게 책을 읽는동안의 큰 기쁨이었고, 그러다가 수시로 아, 이 글이 처음부터 한글로 써졌다니 정말 다행이야, 나는 작가가 쓴 그대로를 읽는거야, 라고 생각하며 뿌듯했다. 누구나 숨기고 싶어하는 한 인간의 죄책감, 저 밑바닥까지 들어가서는, 그것을 잘 풀어 보여준다. 나는 그만, 러시아에 톨스토이가 있다면 대한민국엔 이승우가 있어, 라고도 생각했고, 이승우는 한 개인의 내면을 가장 잘 이해하는 작가가 아닐까 싶어졌다. 누가 무슨 말을 해도 그는 그것을 절대악이라고 꾸짖기 보다는 잘 들어주고 이해해줄 것 같았다. 책의 절반쯤이 남았을 때, 그리고 삼분의 일이 채 안남았을 때, 부러 책장을 덮었다. 이토록 잘 쓰여진 글을-이렇게 말하는게 꽤 건방지게 느껴진다- 천천히 읽고 싶어서, 너무 빨리 읽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러나 이내 다시 읽고 싶어져서 또 펼쳐야 했다. 나는 더이상의 어떤 말도 할 수가 없다. 그저 표현하기엔 부족한 마음을, 이 책의 여러부분 밑줄을 옮겨와 모두에게 전하고 싶을 뿐이다.



다말은 논리적이다. 그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다. 논리에 맞는 생각은 사랑 이전이나 이후의 것이다. 논리에 맞게 생각하고 논리에 따라 말하는 사람은 아직 사랑하지 않거나 이제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다. 사랑에 사로잡힌 자의 맹목적 열정을 알지 못한 다말은 자기의 사려 깊은 말들이 암논의 마음을 움직일 거라는 희망을 품는다. 그러나 암논의 귀에는 다말의 말이 들리지 않는다. 그는 설득되지 않는다. 사랑의 열정에 사로잡힌 자를 설득할 논리는 없다. 설득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사랑의 열정에 충분히 사로잡히지 않았음을 스스로 고백하는 것이다.사랑의 열정에 완전히 사로잡히지 않은 자만이 이치에 맞고 사려 깊은 말에 설득된다. 암논을 보라. 그는 설득되지 않는다. 설득될 수 없다. 그는 아름답고 순결한 다말을 힘으로 범한다. 사랑이 그에게 부여한 무소불위의 힘으로 다말의 육체를 소유한다.

사랑의 열정에 사로잡히는 것이 비합리적인 것처럼 사랑의 열정에서 빠져나오는 것도 비합리적이다. 사랑에 빠지는 것을 주체할 수 없는 것처럼 사랑으로부터 빠져나오는 것도 조절할 수 없다. 걷잡을 수 없다는 것은 이런 사랑의 본질이다. 그리고 그것이 이런 사랑이 무책임하고 폭력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무슨 일이든 하는 것을 정당화할 때 행사된 폭력이 사랑에서 빠져나왔으므로 이제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정당화하는 자리에서 다시 행사된다. 사랑하기 때문에 무엇이든 할 수 있었으므로 ("사랑한다. 그러니까 나와 자자.") 이제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사랑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내 앞에서 사라져라.")그리하여 사랑을 이유로 무슨 일이든 하는 것과 사랑의 부재를 이유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구별되지 않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무슨 일이든 하는 것 속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은 무슨 일이든 하지 않을 수 있다. (pp.106-107)




헤브론 성이 그에게 도피성인 것은, 그가 세상에서 범한 과거의 죄로부터 그를 보호해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가 앞으로 범할 죄로부터 그를 보호해 주기 때문에 더 그랬다. 지은 죄로부터 보호받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지을 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그는 도피성이 필요했다. (p.115)



아, 내가 위의 문장을 읽다가 받은 감탄을 대체 어떻게 말로 표현할 것인가. 도피성이 필요한 것이 지은 죄 때문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지을 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니, 이 문장에서 받은 감탄을 대체 어떻게..




오지랖이 넓고 매사에 적극적인 사람은 자기 때문에 불편해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결코 이해하지 못하는데, 그것은 그 사람이 자신의 그런 성격을 자랑스러워하기 때문이다. (p.129)





눈은 너무 순진해서 위장할 줄 모른다는 걸, 마음에 없는 말을 할 수도 있고 마음과 다른 표정을 지을 수도 있지만 마음과 다른 눈빛을 만들 수는 없다는 걸 그는 그때 알았다. 눈빛은 위장할 수 없고 다만 감출 수 있을 뿐이라는 걸 그는 그때 알았다. 그리고 이제 그에게 그것이 필요하게 된 것은 눈빛을 감출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도. 그날 새벽, 한강을 건너 대한민국의 심장부로 진격해 들어가는 장교에게 필요한 것은 선글라스였다. (p.163)




습관적인 반대파들, 사회주의 혁명을 획책하는 자들, 체제 전복을 꿈꾸는 자들의 폭로였다면 대처하기가 쉬웠을 것이다. 그런 자들은 늘 있어 왔으니까. 그런 자들은 으레 그런다고 되쏘아 주면 되니까. 그러나 아주 가까이에서 오랫동안 그림자처럼 그를 보좌해 온 측근이 자기를 공격했기 때문에 장군은 타격을 입었다. 자기 치부를 먼저 보여 주는 양심선언의 형식을 빌려 비판했기 때문에 파장이 컸다. 양심선언은 통렬한 자기 반성의 형식을 띤 가장 격렬한 고발이다. 가미가제의 위력이 양심선언의 현장에 나타난다. 자기가 내놓는 자기의 치부, 자기를 찌르는 자해의 상처를 통해 고발자는 자기가 고발하는 내용의 진실성을 획득한다. 치부의 추악함만큼, 상처의 깊이만큼 호소력도 증가한다. 그러니까 스스럼없이 자기 몸에 칼끝을 겨누는 사람이야말로 위험하다. (p.171)




그는, 자기 몸속에 암세포를 집어넣고 키운 것이 분명한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는 아내를 이해할 수 없었다. 독한 항생제를 맞아 머리가 빠지고 거죽만 남을 정도로 말라 가는데도 아내의 믿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한정효는 그런 하나님도 그런 아내도 이해할 수 없었다. 자기에게 전적으로 헌신하고 온전히 의지하는 추종자의 안전조차 보호해 주지 않는 전능자의 능력이란 게 대체 뭐냐고, 전능자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그 힘을 어디에 쓰려고 아껴두는 거냐고, 자기에 대한 믿음 하나로 사는 사람의 생명조차 보호해주지 못하는 신을 왜 믿어야 하느냐고 윽박질렀다. 그렇게 말하면서 그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힘에 대한 생각을 은연중에 드러낸다. 그는 힘이 어떻게 쓰이며 어떻게 쓰여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p.180)





기억들은 왜 규칙도 예고도 없이 제멋대로 출몰하는 것일까. 사라졌다가 돌아오고 죽었다가 되살아나는 기억들.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에 대비할 수 없고, 대비할 수 없기 때문에 이길 수 없다. 나타나면 감당해야 하고, 사라질 때까지 내버려 두어야 한다. 물고 늘어질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기억이 지쳐 나가떨어지지는 않는다. 지쳐 나가떨어지는 쪽은 기억이 아니라 그것을 물고 늘어지느라 에너지를 소비하는 우리의 육체다. 다른 생각으로 피신하는 방법이 있지만 전적으로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 지렁이를 피하려다 뱀을 만나는 격이 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갑자기 떠오른 그날의 기억을 털어 내기 위해 후는 머리를 흔들었다. 물론 그런다고 털어져 나갈 리 없다는 걸 모르지 않았다. 알면서도 그렇게 하게 된다. 일종의 습관이다. (p.329)



이 문장들은 대체 어떻게 다른 나라의 언어로 번역될 수 있을까. 다른 언어로 쓰여져도 이토록 꼭꼭 씹어 읽고 싶어질까. 이토록 꽉 찬 느낌이 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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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17 1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17 16: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진 2012-12-17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승우... 읽어야죠! 이혜경은 밑줄 그을 데가 갈수록 적어졌걸랑요ㅎㅎ

다락방 2012-12-17 16:18   좋아요 0 | URL
소이진님, 이승우라면 소이진님은 조금 더 천천히 시작해도 될 것 같아요. 제 생각엔요. :)

이진 2012-12-17 22:26   좋아요 0 | URL
오, 그런가요. 저는 벌써 이승우의 단편을 세 개나 읽었는데, 하긴 그닥 마음에 와 닿지는 않더군요.

레와 2012-12-17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벌써(!) 선물 받았고, 레미제라블 4권은 아직 시작도 못하고..ㅠ_ㅠ


.......................................................... 이게 사는건가..? ㅋㅋ

다락방 2012-12-17 16:22   좋아요 0 | URL
ㅎㅎㅎ 사는거지, 사는거야. ㅎㅎㅎㅎ
이 책 엄청 좋아요, 레와님. 토요일 새벽에 책 질렀는데 이승우 책 안넣어서 식물들의 사생활 따로 주문할라고요. ㅎㅎㅎㅎ 앞으로 지를때마다 이승우 한 권씩 넣겠어요. 불끈!

꽃핑키 2012-12-17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간책방을 듣다가 앗, 나는 전혀 몰랐던 작가님이신데 과연 누굴까? 너무 궁금했었는데ㅋ
다락방님은 벌써 만나보셨군요! 촘촘한 별다섯개가 아주 자랑스럽게 보입니다. ^_^ㅋ
첫번째 인용문 ㅋ 4번째줄 오타있습니다 ㅋㅋㅋ

다락방 2012-12-17 17:54   좋아요 0 | URL
우앗 핑키님~
저는 이승우의 책이 [지상의 노래]로 일곱번째에요. 아니, [황순원 문학상 작품집]은 이승우의 책이 아니니까 여섯번째라고 해야하나. 전 정말 다 좋았어요. 그래서 이 책도 좋을줄 알았지만 진짜 또 막 좋고 ㅠㅠ

빨간책방에 나온다는, 나왔다는 말 많이 들었어요. 이동진이 이승우 작가의 엄청난 팬일걸요? ㅎㅎㅎㅎㅎ

오타 완전 고마워요. 알려주셨는데도 네번째줄 몇번이나 다시 읽어야 했어요. 으응? 어디어디? ㅋㅋㅋㅋ 눈알 빠지는 줄 알았네요. 고마워요~~ 희희희희

프레이야 2012-12-17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전히 다락방님 리뷰로 이책 결심해요. 담아만 뒀는데요. ^^ 땡스투유~~

다락방 2012-12-18 08:41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도 분명 이 책을 좋아하게 되실거에요. 집중할 수 있는 책이고 집중하게 만들어요. 무엇보다 이 책을 읽는데 어떤 방해요소가 다가오면 확- 짜증이 나더라구요. 하핫.
읽어보세요, 프레이야님!

dreamout 2012-12-17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말과 압살롬 이야기를 이 소설에서 본 후에,
윌리엄 포크너의 압살롬, 압살롬!도 사게 됐어요.
출판사에서 참 기가막히게 새로 냈더라구요. ㅎㅎ

다락방 2012-12-18 08:42   좋아요 0 | URL
저는 그간 관심도 없었던 성경을 읽어보고 싶어지더라구요. 그러면서 새삼 이승우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도, 그들의 내면에 집중하는 것도 꽤 섬세하게 해나간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지요. 앞으로 제가 읽어야할 이승우 책이 많다는 게 막 안심이 되는거 있죠!! 성경을 꺼내 사무엘하를 읽어봐야겠어요.

아무개 2012-12-18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전체에 포스트 잇이 도배되어 있어요. 이승우 작가의 책은 거의 다 그래요.
출간된 이승우 작가의 책은 제2금융권에 대출을 받아서라도 다 구매할 예정이입니다. ^^

다락방 2012-12-18 15:54   좋아요 0 | URL
물론 그럴 가치가 충분하죠! 그러나 마중물님 제2금융권 대출은 가급족 뒤로 미루고(응?) 천천히 천천히 장만하도록 합시다. 저도 이번 주문에 한 권 주문했어요. [식물들의 사생활]이요! 므흐흐흣

아무개 2012-12-18 16:50   좋아요 0 | URL
식물들의 사생활 저도 장바구니에 있어요. 얼마전 구매한 책 다 읽으면 그때 구매하려고 미루고 있답니다.
이제 퇴근이에요.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겠네요. 새 업무는 참.....어렵습니다아아~

다락방 2012-12-20 12:52   좋아요 0 | URL
아, 마중물님. 저는 머그컵 또 받고 싶어서 지금 해당도서 받는데 이제 더는 그 목록들중엔 갖고 싶은 책이 없어서 멘붕입니다. 어떻게 이번 책 목록은 이렇게 흥미가는게 없을까요? 컵 더 받고 싶은데 갖고 싶은 책은 없고 컵 더 받고 싶은데 그렇다고 읽고 싶지도 않은 책 억지로 주문할 수도 없고. ㅠㅠ 슬퍼요 ㅠㅠ

단발머리 2012-12-19 0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어떻게 해요. 다락방님의 추천으로 인제 막 <레 미제라블> 1권 시작해서, 오십 페이지 읽었는데요. 레~~~ 다 읽고 바로 <지상의 노래> 로 넘어가야 되는데, 일단 구매하고 생각해야겠네요. T.T 넘~~~~ 좋은데, 걱정 태산ㅋㅎㅎㅎ

다락방 2012-12-20 12:51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레미제라블은 지금쯤 어디만큼 읽으셨을까요? 장발장 나온 부분은 지나갔을까요? 좋은책들입니다, 단발머리님. 부지런히 읽읍시다. 부지런히 읽고 부지런히 느낍시다.
 
43번지 유령 저택 1 - 옥탑방에 유령이 산다! 456 Book 클럽
케이트 클리스 지음, M. 사라 클리스 그림, 노은정 옮김 / 시공주니어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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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유명한 어린이책 작가인 부루퉁 B. 그럼플리가 부동산업자인 다파라 세일에게 올여름 조용히 책을 쓸 만한 곳을 찾는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면서 시작된다. 부루퉁은 겁나라 시에 있는 ‘으슥한 공동묘지 길 43번지’의 유령 저택을 계약한다. -알라딘의 책 줄거리 中에서


나는 혹여라도 내가 글 쓰는 직업을 갖게 된다면 조용한 작업실을 당연히 원하지 않을까 하고 종종 생각하곤 한다. 그럴때 혼자 조용히 작업할 만한 곳을 찾는것은 찾아가는 과정에서도, 그리고 그 공간을 시간을 들여 나만의 공간으로 만든다는 것도 무척 낭만적으로 느껴지는거다. 내 공간. 그런데 이 책의 소개를 보니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책인데 조용한 저택을 찾는 작가가 나온다는 거다. 게다가 편지를 보내면서 시작하고, 유령이 나온다니. 유령이란 존재에 대해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나이지만, 으으, 이거 뭔가 괜찮을 것 같아, 하는 기대감이 생기는거다.


































그렇게 책의 표지를 여니 왼쪽에는 이 저택의 도면이 나오고 오른쪽에는 이 저택의 모습이 보인다. 옥탑방과 다락방이 무척 낭만적이고 은밀하게 느껴져서 나는 단번에 이 저택이 마음에 들었다. 내가 이 공간에 살게 된다면, 그러니까 작업실이 아니라 그냥 우리 가족이 사는 집이라도, 저 위, 옥탑방과 다락방 둘 중 한 곳을 내 방으로 차지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이내 생각이 바뀌었다. 부엌이 1층에 있는거다. 그렇다면 내가 배가 고플때마다 수시로 저 3층에서 1층까지 오르락내리락 해야하는가? 나는 돌아서면 배가 고픈 사람인데? 안되겠다. 옥탑방과 다락방은 무리겠어. 2층 어디쯤에 자리잡자, 라고 생각했다. 아, 그러나 이 책은 날더러 어디에 살거냐고 묻는 책이 아니다.




















이 이야기는 편지 한 통에서 비롯되었다는 이 책의 앞장을 읽는데 무척 신났다. 당연히, 누가 시키기 않아도 에미와 레오가 생각났다. 존 버거의 A가 X 에게도, 멕 케봇의 옆집 남자도, 쇼데를로 드 라클로의 위험한 관계도, 메리 앤 셰펴와 애니 배로스의 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질 파이 클럽도 모두 편지 형식으로 재미를 준 책이 아니던가. 어린이책이 편지 형식이라니, 그래, 그래야지, 하면서 막 신나는거다. 





작가의 벽에 갇혀 이십년간 더이상의 책을 쓰지 못한 작가가 출판사와 계약하여 책을 쓰기로 하고 이에 조용한 저택을 찾는 편지를 부동산에 보낸다. 그래서 부동산에서는 저택의 목록을 보내준다.





나는 오른쪽 페이지 위의 바닷가 저택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글을 쓰다가 뭔가 잘 풀리지 않으면 바깥으로 나와 모래사장을 거닐고...그렇게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다가 파도에 떠밀려오는 외국인 청년을 발견하고 인공호흡을 하여 생명을 구해주고 몸이 회복될 때까지 내 집에 머물게 하다가 그 청년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대단히 에로틱한 소설을 써내고, 그걸 출판해서 벼락부자가 되고................


는 동화책이 될 수 없으니 패쓰하고 우리의 주인공은 하필이면 그래, 유령이 나오는 주택을 선택한거다.






그러나 그 저택에는 그 저택의 주인이 버려두고 간 아이가 있었다. 아이와 고양이. 이에 작가는 이 아이를 내쫓고 싶어하지만, 계약서상에는 이 아이와 같이 산다고 되어 있어서 그럴수도 없다. 하는수없이 작가는 아이에게 편지를 쓴다. 지켜야할 규칙을 몇가지 적어서. 이에 아이도 작가에게 편지를 쓴다. 작가가 지켜야 할 규칙을 적어서. 그리고 아이는 이 집에 자신과 고양이 말고도 유령이 산다고 얘기해준다.





그림에 소질이 있는 아이가 저 화살표로 표시된 곳에 유령이 산다고 말해준 것. 당연히 작가는 아이의 말이 자신을 골탕먹이기 위한 말이라고 생각하고 믿지 않는다. 그런 그에게 정말 유령이 나타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유령.





작가가 컴퓨터로 글을 쓰는데 유령이 그 밑에 자신의 이야기로 글을 쓴다. 그래서 글자체가 다른 걸로 저 둘은 대화를 한다. 마치 메신저의 창처럼. 그리고 유령은, 자신의 존재를 믿지도 못하는 작가에게 데이트를 하자고 제안한다. 하아- 난 정말이지, 사랑이 이 세상의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데이트와 연애는 즐겁지 않은가 말이다. 그걸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할 수 있다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스무살 때 그랬던 것처럼 일흔살에도 사랑에 빠질 수 있다니, 그건 한 사람이 죽지 않고 계속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가장 뚜렷한 증거가 아닌가. 데이트란 말은 그리고 왜, 스무살에도 서른살에도 그리고 백아흔살에도 떨리는걸까.




작가와 유령은 데이트를 한다. 그리고 작가는 유령의 존재를 믿게 되고, 아이에 대해서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유령과 함께 좋은 아이들 책을 쓰고 작가는 그동안 닫아두었던 마음을 열고 유령을 사랑하게 된다.



































귀찮게만 여겼던 꼬마가 사랑스러운 존재가 되는것도, 닫아두었던 마음의 문을 여는것도, 글을 쓰지못했던 작가가 재미있는 소설을 결국은 써내게 된다는 것도, 예측가능한 결말이긴 하지만, 여기에 이르기까지 이 책은 빨리 다음책장을 넘기고 싶을만큼 빠르게 넘어간다. 내가 가장 흥미있었던 부분은 유령과 사랑에 빠지는 작가에 대한 부분이었는데, '마르크 레비'의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당신은 믿을 수 없겠지만』이란 소설에서도 '영혼'과 사랑하는 남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유령은 뱀파이어나 늑대인간 같은 초자연적인 존재와는 좀 더 다른 것 같다. 유령하고 사랑하는 일은 대체 어떤 일일까.


이 책속에서는 그 존재를 믿는다면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니 내가 믿는다면 내 앞에 유령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되는데 그렇다고한들 내가 그 유령을 만지고 느낄 수 있을까? 그 유령과 사랑하는게 가능할까? 다만 나와 사랑하는 유령이 있다면 어쩐지 든든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게 나를 지켜줄 수도 있으니까. 이 책 속에서도 유령은 도서관에서 읽고 싶은 책을 훔치고(물론 다시 갖다둔다), 아이를 버려두고 간 부모를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만들기도 한다.


무엇보다 유령이 정말 존재한다면, 이 세상의 모든 어린아이들의 옆에 붙어 다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령은 아이를 사랑하도록 만들어진 존재였으면, 하는거다. 그래서 이제 이 아이는 내가 늘 붙어다니지 않아도 되겠군, 이라는 생각이 들 때 떠났으면 좋겠다. 그 전까지는 아이들 곁을 맴돌면서 그 아이를 위기에서 구해주었으면 좋겠다. 단순히 뛰는 아이가 넘어지지 않도록 돕는게 아니라, 나쁜 사람이 다가왔을 때 그 아이에게 경고해줄 수 있었으면, 하는거다. 아이는 넘어질 수도 있고 그래서 피가날 수도 있다. 아이들과 싸울수도 있다. 길을 걷다 쥐가 죽어있는 장면을 맞닥뜨릴 수도 있고 텔레비젼을 시청하다 폭력적인 장면을 보게될 수도 있다. 그런 상황들을 겪고 그 상황들로부터 무언가를 느끼는 것은 아이들의 몫이고 또 그 아이들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어른이 되도록 돕는것은 물론 그 아이를 둘러싼 주변 어른들의 몫이다. 그러나 그 아이들을 향해 악의 기운이 다가오려고 할 때, 그때만큼은 유령이 나타나서 도울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그들로부터는 보호할 수 있는 투명 보호막이 되어줄 수 있으면 좋겠다.




예쁜 책을 읽어서일까, 왜 유령이 무섭다는 생각이 전혀 들질 않을까? 하긴 뱀파이어도 늑대인간도 나는 무섭다는 생각보다는 다른(?)생각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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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 2012-12-14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카아이에게 선물한 책이에요.^^아주 좋아하더라구요.저는 아직 못읽었는데 보고 싶네요.^^

다락방 2012-12-14 13:33   좋아요 0 | URL
전 재미있더라구요. 그런데 저는 아이들의 시선을 잘 몰라서 아이들이 좋아할지에 대해서는 판단이 잘 안서요. 그저 이 나이의 제가 읽고 재미있더라, 라는 것 밖에는. ㅎㅎㅎㅎㅎ 메르헨님도 읽어보세요. 재미있어요. 2권도 있는데 그것도 읽어야겠어요. ㅋㅋ

아무개 2012-12-14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뱀파이어도 늑대인간도 나는 <만지고 싶다>는 생각만 한다. 라고 쓰신거죠? ^^

다락방 2012-12-14 13:32   좋아요 0 | URL
더 나아가셔도 되지만,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에헴-

레와 2012-12-14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이 책 궁금하다..!!

다락방 2012-12-14 16:07   좋아요 0 | URL
으흐흐흐 난 2권도 있지롱~~ 메롱.

Mephistopheles 2012-12-14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다가 이내 생각이 바뀌었다. 부엌이 1층에 있는거다. 그렇다면 내가 배가 고플때마다 수시로 저 3층에서 1층까지 오르락내리락 해야하는가?" -- 걱정하지 마세요 덤웨이터가 있잖아요.(덤웨이터- 음식물 엘리베이터)

다락방 2012-12-16 17:35   좋아요 0 | URL
아, 저도 그생각을 안한건 아닌데요, 어쩐지 차려진 그 자리에서 먹어야 가장 맛있지 않을까 싶어지면서 ㅋㅋㅋㅋ 아마도 제가 옥탑방에 산다면 침대 밑에다가 과자나 빵 따위를 잔뜩 쟁여 놓았겠지요. 사발면도....흐음...200키로 찍겠군요. -_-

dreamout 2012-12-14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까 스마트폰으로 봤을 때.. 처음에 설계도면 나와서 건축책인줄 알았어요.
그래서 반가웠는데.. 동화책이군요. ㅋㅋ

다락방 2012-12-16 17:35   좋아요 0 | URL
네. 재미있게 읽은 어린이책 입니다. 희희.

카스피 2012-12-15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내용보다 저런 멋진 집에서 언제한번 살아보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드네요ㅜ.ㅜ

다락방 2012-12-16 17:3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옥탑방과 다락방이 있는 집이라니 말입니다. ㅎㅎ

올드미스c.스푸키 2014-05-08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책 정말 엄청나게 재미있어요. 저 요즘 이 책에 푹 빠져있거든요.^^

드리미 호프 2014-05-08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는 4권까지 도서관에서 읽어봤어요.정말 재미있어요.^^
 
목사의 딸들
D. H. 로렌스 지음, 백낙청 옮김 / 창비 / 2001년 3월
평점 :
품절


아, 로렌스님. 당신은 정녕 연애소설의 대가란 말입니까. 한숨나는 사랑의 고통과 달콤한 말랑거림이 여기 다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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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제 너랑 안놀아!
    from 마지막 키스 2012-12-14 11:26 
    로렌스의 목사의 딸들이란 단편집에 수록된 단편 「목사의 딸들」에는 결혼 할 나이가 된 두 딸이 나온다. 이 두 딸은 각자가 원하는 바가 달랐다. 큰딸 메어리는 자신에게 일정한 지위와 권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른 식구들이 모두들 뭐 저런 사람이 다 있지? 라고 생각했던 사람을 자신의 남편감으로 받아들인다. 그와 결혼하면 그녀는 언제나 교양있고 지위있는 여성으로 머물 수 있으니까.메어리가 매씨 옆을 따라 올더크로스를 걸어다니는 것을 보면
 
 
다락방 2012-12-12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편중 두 편 읽고 이러고 있음.

다락방 2012-12-12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합니다! you touched me 라니. 하앍

다락방 2012-12-12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품절인데 난 있지롱.

다락방 2012-12-12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페이퍼에 쓸 말을 이렇게 댓글로 다 달아버리면 안돼. 그만하자.

하루 2012-12-12 12:26   좋아요 0 | URL
푸하하

다락방 2012-12-12 12:59   좋아요 0 | URL
업무중이라 페이퍼를 못 쓰겠어서 그런데 막 흥분은 되가지고(책 때문에) 이런 짓을.. ㅎㅎㅎㅎㅎ

야클 2012-12-12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편 '목사의 아들들'이 훨씬 더 재미있어요. 짜릿하고 감동적이고. 꼭 보세요. ^^

야클 2012-12-12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미출간인데 난 있지롱

다락방 2012-12-12 12:58   좋아요 0 | URL
목사의 아들들과 목사의 딸들 결혼시킵시다!! 조만간 상견례해요, 야클님. ㅎㅎㅎㅎㅎ

moonnight 2012-12-13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귀여워라. 다락방님. ^^
그나저나 정말 부럽네요. 품절도서소장. 다락님 노력의 결과십니다. ^^

다락방 2012-12-14 13:32   좋아요 0 | URL
노력할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었어요, 문나잇님. 므흐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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