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주 수요일의 서민님 칼럼과 매주 토요일의 북섹션을 챙겨보아야 하기 때문에 평소에는 신문을 잘 펼쳐보지 않으면서도 경향신문을 끊어버릴 수가 없다. 요즘엔 주말마다 바빠서 토요일의 북섹션을 토요일이 지나고 나서야 챙겨보게 되곤 하는데, 오늘 일요일 오후, 낮잠을 자기 전에 본 북섹션에서 아주 흥미롭고 관심가는 기사를 보게 됐다.
[책 속의 풍경]노벨 문학상 수상자들은 지배논리에 맞선 ‘반란자’였다
“하루는 낚시를 따라간 적이 있는데 낚싯바늘에 걸린 물고기가 바동거리더군요. 그런데 끔찍한 고통을 겪으면서도 소리를 내지 않았어요. (중략) 얼마나 아팠으면 소리도 지르지 않았을까! 그게 나를 소설가로 만든 첫 자극제였어요.” -오에 겐자부로
“인종문화의 틀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진정한 민주주의의 방향과는 반대로 지속될 거예요. 인종주의는 자연적인 게 아니라 이익을 구하는 자들에 의해 형성된 것이니까요.” -토니 모리슨
“터키 형법은 여전히 ‘터키의 민족 정체성’에 대한 모욕죄를 적용하고 있어요. (중략) 어떤 이들은 감옥으로 갔고, 어떤 이들은 돌멩이나 계란 세례를 받았으며, 암살을 당한 이들도 있어요. 숱한 작가들이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어요. (중략) 표현의 자유, 터키는 아직 그것을 누릴 만한 상황이 아니오.” -오르한 파묵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순)오에 겐자부로·토니 모리슨·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귄터 그라스
“명성이란 게 권력과 같아서 현실감각을 흐트러뜨리고, 그로 인해 내 삶은 엉망이 되어버렸지. 고독의 형벌을 받는다는 것은 곧 자신을 고립시키는 불통의 문제를 안겨주게 되어 있어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나는 독일 통합을 반대한 게 아니라 일종의 합병주의의 형태를 띠는 것을, 다시 말해 1600만명의 주민들을 이웃 자본주의의 일부로 흡수시키는 통합을 반대했어요. 모든 것은 연방주의를 바탕으로 더 차분하게, 더 신중하게 진행되었어야 했어요. (중략) 구동독의 토지와 부동산의 90%는 구서독인들의 손에 들어갔어요. 이렇게 끔찍할 수가….” -귄터 그라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거의 대부분은 사회에서 소외된 것들과 함께했으며 사회의 지배논리에 맞서온 ‘반란자’였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16인을 인터뷰해 그들의 자아와 역사에 대한 성찰을 담은 책 <16인의 반란자들>(사비 아옌·킴 만레사 | 스테이지팩토리) 중에서. ⓒ 경향신문 & 경향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출처: 경향신문 2012년 1월 7일자(경향닷컴)
사회의 지배논리에 맞서온 '반란자'라면 그가 속한 사회나 혹은 국가에서는 핍박을 받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그들의 책이 세상에 널리 읽히고 그들의 말을 온전히 들으며 그들에게 노벨상이 돌아가기도 한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운게 아니면서도 가슴 뻐근해졌다. 아, 문학이란 정말이지 얼마나 대단한가!
위 기사에 인용된 작가들 말고도 어떤 작가들이 또 어떤 얘기를 했을지, 어떤 '반란'을 보여줬을지가 무척 궁금해서 나는 어제의 경향신문을 읽다가 이 책을 보관함에 밀어넣었다. 침대 옆에 놓아두고 가끔 들추어보면 좋지 않을까.
토요일에는 친구와 점심 약속이 되어 있었다. 열 두시에 만나 점심을 먹기로 한 터라, 나는 열 시에 일어나서 씻고 화장을 했다. 나는 늘 아침을 먹던 사람이라 배가 무척 고팠지만, 그래도 열 두시에 만나 점심을 먹으려면 밥을 먹지 않는게 좋을것 같아서 먹지 않으려고 했다. 그랬는데, 아 너무 배가 고픈거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간단히 먹기로 했다. 뭐가 좋을까. 뭘 먹어야 배 고픈건 사라지고 밥을 먹을때 지장은 없을까. 그러다가 계란이 생각났다. 그래, 계란프라이를 해먹자. 후다닥 나는 계란프라이를 하고 마침 아빠가 반쪽을 드시고 남겨둔 나머지 사과 반쪽이 보이길래 그것도 먹기로 했다. 접시에 마구 부숴놓은 계란프라이를 담고 오른손으로 포크를 들고 그걸 퍼먹으면서 왼손에는 사과를 들고 깨물어 먹었다. 맛있었다. 그리고 행복했다. 또한, 내가 굉장히 건강하고 따뜻하고 가벼운 식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주 흡족해졌다. 그리고 약속장소로 약속시간에 나갔다. 어디에 가서 무엇을 먹을까 친구와 좀 걸으며 살펴보는데 친구가 내게 밥을 먹었느냐고 물었다. 나는 아니라고, 그렇지만 배고파서 계란프라이를 해먹었다고 했다. 그랬더니 내게 몇 개를 먹었냐며 '두개?' 라고 묻는거다. 나는 그런건 묻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 우리는 돼지고기김치찌게를 먹으러 갔다.
아, 그런데 밥 한공기를 다 비울수가 없는거다. 그래서 조금 남기게 됐다. 친구는 내게 다 먹은거냐고, 왜 밥을 남기냐고 했고 나는 계란프라이 때문이라고 했다. 그걸 먹었을때는 결코 배부른 느낌이 아니었는데, 밥을 먹노라니 배가 불러온다고, 더 먹을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자 친구는 내게 대체 계란을 몇 개나 해먹은거냐고 물었고 나는 수줍게, 손가락 네개를 펴 보이며 말했다.
네 개요.
친구는 웃었고 나도 웃었다. 그리고 음, 좀, 부끄럽기도 했다. 그래서 서둘러 덧붙였다.
왕란은 아니었어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뭔가 ............ 이 말은 괜히했나 싶어졌다. 나는 늘 이 친구에게 이 말은 괜히했나 싶은 말을 많이 하게된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음, 생각해보니 네 개...면 '가벼운' 것과는 좀 거리가 먼가? 다음부터는 세 개만 먹어야겠다.
그리고 우리는 네시 반부터 술을 마셨다.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고나서 나는 마가리타를 마시러 가자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삼겹살 냄새를 폴폴 풍기며 지하철을 타고 종로로 향했다. 마가리타를 마시러 가기 전, 알라딘 중고서점에 들러서 우리가 이곳에서 어땠었는지를 잠깐 얘기하고(역시 삼겹살 냄새를 풍겼을거야..), 그리고는 마가리타를 각자 두잔씩 마셨다. 마가리타는 한 잔에 팔천원씩이나 했기 때문에 양껏 먹을수가 없었다. 각자 두잔이어도 삼만 이천원...그래서 우리는 3차로 맥주를 마시러 갔다. 맥주 안주는...................소세지였다. 하하하하하하하하. 나는 수제소세지 보다는 마트에서 파는 비엔나 소세지를 더 좋아한다. 수제소세지는 너무 크고..음..많이 먹기가 힘들어서 나에겐 좀 좋아하기 힘든 곤란한 음식인데, 그곳의 '찬모듬소세지'는 뜨겁고 바나나같이 생긴 그런 소세지가 아니라 얇게 슬라이스 되어서 역시 슬라이스 된 양파를 얹어 먹는거라 부담없이 아주 많이 먹을 수 있다(라고 하지만 이것도 저렴한 가격은 아니라 마구 시켜먹을수는 없다 ㅠㅠ). 그리고 꽤 맛있다. 마가리타의 도수는 얼마나 될까? 우리는 맥주를 몇 잔 먹었는지...서로 기억하질 못했다. 나는 두 잔까지는 기억난다고 했고 친구는 세잔까지는 기억난다고 했다. 마가리타가..쎈 알코올인가..스트롱 드링크?
으악. 벌써 밤 열 시다. 으악. 싫어..월요일이 온다. 으악. ㅠㅠ 방금 하나 까먹은 귤이 맛있어서 하나 더 까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