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리는 건 때론 말할 수 없이 사물을 사랑하는 것. 말할 수 없는 것에 말없이 표현할 수 있는 멋진 방법.
그림은 처음부터 나를 투영하는 것이 아니다. 사물의 웃음부터 울음까지 오랫동안 들여다보기. 그것은 사람에게도 자연스레 향한다. 확장된 세계에서 내게 다시 오는 물음. 이러한 소통 과정이 있어 그림은 기술로 끝나지 않는다. 요즘 문학이나 현대 미술의 난해함에 대해 사람들이 화를 내는 이유도 소통에 대한 근본적인 지향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추위에 떨고 있던 화분들을 안으로 들이며,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은 아주 작고 간단한 것에서부터 그리고 아주 많다는 걸 생각해보는 아침이다.
그림으로 다른 사람을 웃게 할 수도 있다는 걸 나는 한동안 잊고 있었다.

 

※ 아래 그림은 서니데이님이 올리신 사진에서 출발했다.

http://blog.aladin.co.kr/759692133/8869159

 

 

 

&

 

 

어제 추운 거리, 추운 마음을 걸으며 무심히 내 어깨를 두드리던 음악.

나를 찾은 건 아니었지만 너는 왔다. 너 외에도 많은 것들이.

 

 

 

Carpenters는 겨울 군고구마 같은 온기와 향이 음악에서 묻어난다.

(물개 고구마를 그려서 이런 표현을 하는 건 아니다;)

그건 참 닮고 싶은 것이기도 하여서...

많은 이들이 Carpenters의 음악을 듣고 따라 부른다. 그림을 보고 따라 그리듯.

거리를 걸으며 나도 Carpenters - Close to you를 흥얼거려 보았다. 조금 따뜻했다.
그래, 이 정도도 나쁘지 않아.

 

 

 

 

 

 

 

 

 Sonic Youth - Superstar를 처음 들었을 때도 지금처럼 춥고 스산했다.

그렇게 같은 것들이 계속해서 스치고 지나가며 또 만난다.

나는 얼마나 달라진 걸까. 그림을 그리는 연필선만큼? 그건 나빠진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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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6-11-01 07: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유쾌하고 재밌는 그림 감사합니다 Agalma님 상쾌한 하루 여세요!

AgalmA 2016-11-01 07:20   좋아요 2 | URL
^^ 겨울호랑이님이 떠올리셨다는 오리도 그려볼까 했는데 칸이 비좁아서ㅎㅎ;
날이 쌀쌀하네요. 감기 안 걸리시게 따듯하게/

겨울호랑이 2016-11-01 07: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 기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자나 고구마의 자연스러운 모습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 같아요^^: 물개고구마는 물개 고구마 저금통이 `삼위일체`가 된 것 같아 즐겁게 감상했습니다. 좋은 그림 감사합니다^^

AgalmA 2016-11-01 08:34   좋아요 2 | URL
사물을 탐구한 아리스토텔레스도 그림의 비밀에 대해 잘 알았더군요. 사물을 통해 우리가 형상을 이 세계에 가지고 온다는 것을.....그래서 세계에 이토록 많은 이미지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겨울호랑이 2016-11-01 08: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요즘 아리스토텔레스의「형이상학」을 읽고 있는데, Agalma님께서 말씀하신 것은 eidos에 관한 내용인 것 같네요. Agalma님 덕분에 지루한 책이 조금은 재밌어지려고 하네요. 감사합니다^^:

AgalmA 2016-11-01 09:05   좋아요 3 | URL
겨울호랑이님 책읽기의 폭 정말 대단하십니다^^ 저는 올해 플라톤 <국가> 완독하고 싶었는데, 책 줄이 너무 길어서 내년으로 가야될 참ㅜㅜ....모두 화이팅!

moonnight 2016-11-01 09: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동전 먹으면 물개고구마가 요구르트에게 돌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요구르트가 두려워하고 있네요. 선인장화분도 움찔^^; 귀여운 그림 잘 봤습니다. ^^
저도 카펜터스 무척 좋아합니다. 바람이 쌀쌀해지면 생각나는 목소리예요.^^

AgalmA 2016-11-01 09:08   좋아요 0 | URL
요구르트 다음은 선인장 차례가 될 테니까요ㅋㅋ 동전 먹고 물개 고구마가 돌진하는 시스템인 줄은 저도 몰랐는데! 신이 인간을 만든 이후 스토리와 부합하는군욧ㅎ!
말씀처럼 카펜터스는 가을에서 겨울 넘어가는 때에 멋진 초빙 대상이죠^^

커피소년 2016-11-01 10: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혹시.. 이 그림.. 서니데이님이 올리신 고구마를 보고서 그리신 것 인가요?ㅎㅎ

대단한 상상력과 표현력입니다..ㅎㅎㅎ

AgalmA 2016-11-01 10:53   좋아요 1 | URL
네^^ 그 글에 쓴 먼댓글이지요. 저 이러다 알라딘 먼댓글 마니아 되겠어요ㅎ;; 요즘 계속 이웃글에 먼댓글 릴레이;;

작은 표현력에 큰 칭찬주셔서 부끄럽네요^^;; 감사드립니다. 꾸벅

커피소년 2016-11-01 11:05   좋아요 1 | URL
알라딘 이웃들의 글을 읽고 영감을 얻어 글을 쓰는 것 좋더군요..ㅎㅎ

자신이 쓴 글의 가치가 올라가는 것 같고 보람과 뿌듯함을 느끼고

서로 생각을 공유하면서 친분을 돈독하게 하고 장점이 많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요즘 그런 분들이 많이 보는 것 같습니다..ㅎㅎ



고구마를 보고 물개를 상상해내시다니..ㅎㅎ

저는 그런 생각을 전혀 하지 못 했으니..

대단하게 보일 수밖에요..ㅎㅎ


AgalmA 2016-11-01 11:19   좋아요 1 | URL
실재가 가지는 풍부함보다 제 표현이 부족한 거 같아 늘 아쉽죠. 그래서 다른 사람의 표현에도 관심이 많아요^^

서니데이 2016-11-01 12: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구르트가 너무 커요. 고구마가 작게 나오잖아요.^^; 물개닮았다는 건 이런 의미였군요. 재미있게 잘 봤어요.^^

AgalmA 2016-11-01 12:31   좋아요 2 | URL
저도 다 그리고 나서 그 생각했어요ㅎ 만국 공통어로 몸짓이 있다지만 여행서에 사진이랑 그림이 많은 이유가 말이 잘 안 통하는 현지에서 그걸 보여주면 사람들이 바로 알기 때문인 이유도 있죠^^

2016-11-01 1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1 12: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11-01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 분 전에 단 ‘동파육’ (아재) 개그 댓글도 다른 사람을 웃게 할 수도 있고, 화나게 할 수도 있습니다. ㅎㅎㅎ

AgalmA 2016-11-01 18:58   좋아요 0 | URL
동파 때문에 바로 연상되던데 화나는 농담으로까지 해석된다면 세상 참 깝깝할 듯;; 문맥을 안보고 표현만 보는 게 문제죠...

cyrus 2016-11-01 19:09   좋아요 0 | URL
아재 개그를 좋아하는 사람들 만나기 힘들어요. 가벼운 유머를 살짝만 웃고 넘기면 되는 일을 인상 찌푸리면서 면박 주는 사람들이 있어요. ^^;

2016-11-01 2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11-04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 레이아웃이 저랑 같네요ㅎ 서재가 깔끔하고 너무 멋집니다!

음악이 있어서 더욱 좋습니다. 음악 잘 듣겠습니다^^

AgalmA 2016-11-04 09:48   좋아요 1 | URL
서재 초반엔 레이아웃 꾸미기도 재밌었죠. 요즘은 북플이 대세라 서재 꾸미기는 자기만족에 더 가까워졌지만^^
고양이라디오님 리뷰도 잘 보고 있습니다. 상당한 양을 올리셔서 제가 다 소화를 못 시키고 있지요ㅎ;
리뷰 행진을 위해서라도 건강 잘 챙기시길 바라며ㅎ/
 
악몽

이 혹독한 2월에 어찌 춥지 않았을까? 나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말했다. "얘야, 나 좀 볼래, 착하지. 아저씨가 눈이 안 좋단다. 지독한 근시라서 편지 넣는 구멍을 못 찾을 것 같구나. 저기 있는 우체통에 나 대신 편지 좀 넣어줄래." 쪼그리고 있던 아이가 나를 보더니 일어섰다. 투명하리만치 창백한, 보기 드물게 예쁜 작은 얼굴이었다. 아이는 편지를 받아 들고 긴 속눈썹을 꿈틀하더니 경이로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우체통으로 달려 갔다. 나는 끝까지 지켜보지 않고 길을 가로질러 갔다. 정말로 눈이 나쁜 척 실눈을 떴다. (이건 언급해야 한다.) 그 행동은 예술을 위한 예술이었다. 나는 이미 멀리 벗어나 있었으니까. 다음 광장 모퉁이에서 유리로 된 공중전화 부스에 들어가 아르달리온에게 전화했다. 그에 관한 조치를 반드시 취해야만 했다. 바로 이 꼰질꼰질한 초상화가야말로 조심해야 할 유일한 사람이라는 판단이 오래 전에 섰기 때문이다. 근시인 척한 것이 아르달리온과 관련하여 오래전에 했던 구상을 실행에 옮기라고 부추긴 것일까. 아니면 반대로 그의 위험한 시선이 부단히 떠올랐던 탓에 근시를 가장할 생각을 하게 된 것일까? 그건 심리학자들이 해명할 문제다. 아, 그런데, 그런데...... 그녀는 자라날 것이다. 그 소녀 말이다. 예쁠 것이고 아마 행복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어떤 괴상하고 무시무시한 일에 매개자로 개입되었는지 그녀는 결코 알지 못할 것이다. 다른 가능성도 있다. 그런 의도하지 않은 순진한 매개 행위를 참지 못하는 운명이, 쓴맛 단맛 다 본 운명이, 비열한 사기 행각은 스스로 능숙하게 알아내는 운명이, 질투하는 운명이 일에 끼어든 죄목으로 소녀를 잔혹하게 벌할 수도 있다. 그러면 그녀는 놀라게 되리라. 왜 나는 이토록 불행한가? 무슨 죄를 지었기에? 그리고 결코, 결코, 결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리라. 하지만 내 양심은 깨끗하다. 펠릭스에게 편지한 건 내가 아니다. 편지를 보낸 건 그다. 답장을 보낸 건 내가 아니다. 모르는 아이가 보낸 거다.


ㅡ 라디미르 나보코프 《절망》

* 뷰티풀말미잘님 페이퍼 <악몽>에 대한 먼댓글로 인용 : http://blog.aladin.co.kr/Escargo/8869875

 

 

 


§
나는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를 100% 좋아할 수 없는데, 그는 인간의 비열함에 대한 온갖 색깔의 실로 소설을 직조한다. 진실은 우리를 불편하게 한다고 생각해야 할까. 불편한 것이 꼭 진실이다 라고 할 수 없어 나는 더 불편해진다. 광대한 표현의 영역에서 표현된 것과 표현하는 자까지 끼어 있는 상황 속에 우리가 진실과 거짓(악의)을 제대로 알아볼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언제나 내게 큰 의문이다. 확신을 담고 있는 "쓰기"는 더 무시무시해진다. 쓰는 일에 대한 무게감. 살짝 미쳐야 쓰는 게 가능하다. 그래서 영감(靈感) 타령을 하는 건지도 모른다. 요즘 한국 문단의 성폭력 문제처럼 가장 골칫거리는 창작과 성적(性的)인 것의 연결과 관계인 거 같다. 나보코프가 《롤리타》를 쓰고 질타와 환호를 동시에 받았던 것처럼 아주 어려운 문제다. 우리는 늘 이 줄타기 속에 있다. 문장 뒤에 숨어 타락하기 얼마나 쉬운지 이미 여러 번 목격되었다. 차라리 악몽이 더 아름답고 진실같아 우리는 그토록 꿈을 불러 오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고백 성사라 하더라도 꿈 속에서 우리는 죄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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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리풀말미잘 2016-10-31 10: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갈마님! 인용하신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문장을 몇 번이나 읽었습니다. 제가 이 소설을 읽었더라면, 아마 무의식적인 영향을 받았을 거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풀어내는 솜씨야 비할 바가 되지 않으나,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결이네요. 또 하나 경탄스러운 것은 그 많은 독서목록에서 이 책, 몇 줄을 찾아낸 아갈마님의 매의 눈!

밤에 꿈 얘기를 쓰느냐 마느냐를 고민했는데, 쓰기를 잘 한 것 같아요. 저는 책에 밑줄 긋는 걸 극혐하는 편인데, 이런 문장을 만나면 어쩔 수 없이 긋고 말 듯.

“불편한 것이 꼭 진실이다 라고 할 수 없어 나는 더 불편해진다. 광대한 표현의 영역에서 우리가 진실과 거짓(악의)을 제대로 알아볼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언제나 내게 큰 의문이다.”

하도 진실이 불편한 시대라, 불편해야 진실처럼 생각하기도 하죠. 간혹 편안한 진실이 주어지더라도 그럴 리 없다고 의심부터 하게 됩니다. 결국 제대로 된 진실 하나 건질 수 없어 우리는 늘 화가 나 있고, 이런 시절에 말빨만 조금 따라준다면, 정치하기도, 글쓰기도 참 쉽겠죠.

“문장 뒤에 숨어 타락하기 얼마나 쉬운지 이미 여러 번 목격되었다. 차라리 악몽이 더 아름답고 진실되어서 우리는 그토록 꿈을 불러 오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꿈 속에서 우리는 죄가 없으니까.”

이 문장은 마음에 담아가도록 하겠습니다.

AgalmA 2016-10-31 10:22   좋아요 2 | URL
뷰티풀말미잘님이 이 소설을 안 읽었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알았다면 자기 검열이 문장 속에 나타났을 테니까요. 그래서 이 페이퍼 제목을 ˝우리는 악몽처럼 연결된˝이라고 썼죠. 신기하죠. 네, 정말 신기해요....

2016-10-31 2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1 09: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1 17: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1 18: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요 며칠 이 곡을 한참 들었다. Pat Metheny - Come and See




 

팻 매시니 카소 기타 소리는 들을 때마다 아찔할 정도로 좋다. 옆 얼굴과 앞 얼굴을 동시에 보여주는 피카소 그림처럼 하프와 기타가 합체된 듯한 소리. 공연장에서 실제 그가 피카소 기타 치는 걸 보면 르페우스로 보인다! 줄무늬나 후드 티셔츠 말고 고대 그리스 복장으로 나타나셔야죠!

 

 


 

《철학으로서의 철학사》에서 철학의 씨줄과 날줄을 끊임없이 교차시키는 리안 마리아스 문장도 피카소 기타 소리 못지않다.

˝종교는 인간에 의해 수용되고 신에 의해 무상으로 주어진, 하나의 확실성이다.˝

가톨릭 철학자로서의 견해가 뚜렷하지만 재련된 도끼로 찍듯 체계화에 단련된 문장이라 무신론자라 해도 가벼이 지나칠 수 없다.

˝철학은 항상 자신의 확실성의 근거를 갱신한다˝

˝철학자는 이성의 고안자가 아니라 인간 이성의 입법자다˝



 

동양은 왜 합리적 논변을 구성하지 않았는지 깊이 들어가지 않고 서양 사상의 뛰어난 차이점이라 간주하며 희랍철학 분석으로 들어가는 건 좀 아쉽다. 서양인의 당연한 한계일까. 철학의 역사가 철학이란 입장에서 마리아스에게 동양 사상은 그의 역사가 아니니까.


11월 1일부터 집앞 재활용 쓰레기 수거를 하지 않는다고 하자 오늘 골목 곳곳에 산더미로 쌓여 있는 그것들을 봤다. 마리아스는 아리스토텔레스 《형이상학》을 인용하며 일상 사물을 통해 인간이 가지게 된 경이(驚異)에서 철학이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관조의 시간이 희박해진 현대에서 사물은 경이보다 쓰레기에 더 가까워졌다. 바우만은 《쓰레기가 되는 삶들》에서 인간도 그렇게 되고 있다고 말하지 않던가. 벤야민의 아우라도, 보드리야르의 시뮬라크르도, 기 드보르의 스펙터클도 논의 이상의 위력을 더 이상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다. 마리아스가 현대 철학을 근대 철학 단원에 포함한 것에 자못 수긍되기도 한다. ˝귀결이 명료하게 드러나 있지 않은 영역˝.... 죽음으로 마감되기 전까지 나는 나로 귀결되지 못한다. 그 처리도 내 손으로 할 수 없다! 오로지 현재 속에서만 서성대며 서로를 딱하게 생각하며 ˝이게 나예요˝라는 대사를 내뱉는다. 나는 나의 방부제, 당신은 당신의 방부제이다. 워워, 너무 시니컬해졌어.


더 읽고 싶은데, 더 생각하고 싶은데 졸려서 너무 슬프다.
내 몸으로 갈 수 있는 하루가 너무 짧다.
Come and See
Sleep and S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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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vis 2016-10-31 16: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팻 메스니 좋아해요ㅠ
키스자렛두요~~

AgalmA 2016-11-01 07:50   좋아요 1 | URL
^^ clavis님이랑 음악 좋아요♥ 하이파이브하는 거 좋네요^^

고양이라디오 2016-11-04 10: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은 음악과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오늘은 Agalma님의 서재에서 조용히 음악들으면서 책구경하면서 놀다가겠습니다ㅎㅎㅎ

come and see 하겠습니다ㅎ

AgalmA 2016-11-04 10:06   좋아요 1 | URL
고양이라디오님 문화생활에 기여할 수 있어 영광입니다^^ 서재시스템 자체가 스터디그룹 같기도 하죠ㅎ
 

 

 1. 너는 나비를 벗어나


아침에 너를 봤을 때 거기 쉬고 있는 거라 생각했다. 거짓말. 죽음의 예감은 찬 공기보다 빠르게 왔잖아. 나는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집을 나섰다. 하루 종일 바빴고 널 생각할 여유가 없었지. 돌아오니 너는 어둠의 조각처럼 거기. 꼼짝없이 너 서서히 그럴 동안 나는 얼마나 분주했던가.

바람결에 너는 결국 어디로 간 것이니...

 

 

 

 

 

 

 

 

 

 

 

 

 

 

 

 

 

 

 

 

 


 

2. ㅂ님의 선물 -  감사합니다!

 

 

덕분에 알라딘에 이렇게 신기한 것도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조그만 깡통에 작은 글귀. ˝책 좋아하시나봐요˝ 이 문장엔 왜 미소가 같이 있는 것 같지? 다른 분도 그러셨습니까? 하나, 둘, 셋.... 정량 75개보다 5개가 더 왔다. 와와~ 생긴 것도 꼭 생일 초같이 생겨선 80살까지 살아 볼 텐가(예쁘지만 날카롭게;;) 묻고 있는 거 같다.
 

 

 

 

 

3. 알라딘 커피 

 

 

 

 

 

 

 

 

 

 

 

 

 

 

 

 

 

 

로스팅한 지 이틀밖에 안된 게 왔다. 향도 괜찮고 내일이면 적당한 맛이 나겠군. 지금은 졸리니까 낼 먹어 보겠음. 알라딘은 참 별거 별거 다 만드느라 머리 쥐어짜는 듯.

 

(다음날)

로스팅을 약배전으로 한 것 같다. 연한 아메리카노를 즐기는 사람에겐 좋겠지만 강배전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비추.

책 읽으며 마시기엔 약배전도 괜찮을지도. 책을 읽을 땐 입맛도 바꾸라?;;

 

(and)

5만원 이상 일 때 주는 2000 마일리지 원두커피 살 때도 적용!

 

 

 

 

 

 

커피 100g 다 먹을 동안 저 책들도 다 읽었으면 좋겠군.


 

 


4. 11월에 읽고 싶은 책

셸 우엘벡은 베르나르 앙리 레비와의 서신 <공공의 적들>과 <플랫폼>만 읽으면 국내 출판된 건 다 읽은 셈이다. <플랫폼>은 왠지 <투쟁 영역의 확장>과 <어느 섬의 가능성>을 섞어놓은 연장선일 거 같지만 우엘벡 책들은 사실 다 그렇지 않았던가.


 

 

 

 

 

 

 


 

도르 마라이는 <하늘과 땅>으로 처음 접했는데, 칭찬이 자자했던 것에 비해 그때 내 상황 때문이었는지 잘 와 닿지 않았다. <반항아>는 제목처럼 내게 임팩트 있게 다가와 주길!

 

 

 

 

 

 

 

 

 

 

 

 

리언 반스도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이후 이번 책이 두 번째 접하는 책이다. 첫인상이 나쁘진 않았지만 나는 뭔가 다른 걸 바란다.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처음 제목이 `첫인상`이었다지. 조이스 캐롤 오츠에 대한 내 첫인상도 어서 바꾸고 싶다ㅜㅜ 첫인상으로 어떤 작가든 결정짓고 싶지 않아 읽어야 할 책이 무한해진다. 한 번도 안 접해본 작가까지 생각한다면 아득....

 

 

 

 

 

 

 

 

 

 

 

 

 

 

 

 

 

 

 

 

 

 

현상학, 분석철학, 레비나스, 니체, 노자... 나는 어떤 궤도처럼 늘 여기를 맴돈다. 왜지?

 

 

진령 <곡마단 사람들>은 다이앤 아버스의 서커스단 사진 생각이 나서 사봤다. 다이앤 아버스와 비슷한 구도가 많이 보이지만 꽤 맘에 든다

오랜만에 <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 음악도 다시 찾아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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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0-29 23: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커피향에 책의 언어를 태우고~~~^^. 가을 밤도 더 깊어집니다. 커피향 뭍어나는 가을 밤되시길..

AgalmA 2016-10-30 09:07   좋아요 1 | URL
yureka01님 댓글 덕분에 오랜만에 ˝Issue - 커피향기의 오후˝를 다시 찾아 들었습니다^^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저는 커피의 낭만을 뒤로 하고 출근ㅜㅜ....

moonnight 2016-10-30 09: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북다트라는게 있군요 신기해요@_@;; 예뻐서 저도 보관함에 담아봅니다^^ Agalma님께 인사를 드린 적 있나 기억이 안 나네요. 죄송합니다. 글은 잘 읽고 있습니다만;; 우엘벡 좋아해서 괜히 더 반갑습니다. ^^

2016-10-30 09: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30 17: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30 18: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30 18: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30 18: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30 18: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10-30 17: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굿즈 전문 판매점 알라딘이 커피 장사까지 하게 될 줄 누가 예상했을까요? 사업 확장하다가 크게 망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AgalmA 2016-10-30 18:37   좋아요 1 | URL
오프라인 중고서점 믿고 커피 사업 추진한 거 같은데 yes 중고서점도 곧 하겠네요ㅎ;; 앞으로 또 뭘 할라나ㅎㅎ

2016-10-31 0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31 0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31 0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31 0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11-04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 1/2장으로 쓴 세계역사> 저도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네요.

AgalmA 2016-11-04 11:12   좋아요 0 | URL
줄리언 반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보다 이 책을 더 꼽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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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을 막장 안방 드라마로 만들다니... 얼마나 재밌었을까.

강제 소환하지 않으면 탄핵소추의결서도 최 씨가 먼저 받아 볼 것 같은 2016년 10월 25일을 기억하고자 이 글을 남긴다.

개헌 타령 그렇게 하더니.... 국회 거치지 않고 국민투표로 탄핵심판이 가능한 개헌이 필요하다!

 

 

대통령 탄핵심판은,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의 발의와 재적의원 2/3 이상의 찬성, 그 외의 자는 국회 재적의원 1/3 이상의 발의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 탄핵소추로 시작된다. 이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탄핵소추의결서 정본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하면, 헌법재판소에서는 다시 의결서를 피청구인(탄핵소추 대상자)에게 보낸다. 이때부터 탄핵심판 결정이 있을 때까지 피청구인은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 [네이버 지식백과 참고]



 

흥분하며 JTBC를 보고 있는데, 사무실에서 문자가 왔다.

오늘 출근해서 작업해 줄 수 있느냐고.

무슨 소리야! 나 퇴근한 지 3시간 밖에 안 지났다고! 

그는 "내일"을 "오늘"로 오타를 낸 것이다. 탄핵이고 뭐고 그는 관심도 없을 것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온 하루를 다 쏟는 것도 벅차다.

 

 

올해도 역시나 심란한 10월.

내 머릿속에 광풍으로 떠돌고 있는 단어 "혁명", " 전쟁"을 대신 치러줄 좋은 책이 없을까 책장을 둘러봤다.

드디어 읽을 때가 왔구나.

 

 

 

 

 

 

 

지난해 봄,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웠고, 정치적으로는 더더욱 어려웠던 그때, 나는 우연히 이런 문장을 떠올렸다. <우리 삶이 시작될 수 있었던 지구의 발달이 유일무이한 진화적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것이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이다.《도롱뇽과의 전쟁》은 이 한 문장에서 시작되었다. ㅡ 카렐 차페크

 

 

 

란츠 카프카, 란 쿤데라, 렐 차페크.... 이 세 사람만으로도 체코는 위대하다! 그러나 2016년 11월의 한국 사람들은 여전히 분노하고 불쾌하고 불쌍하고 그렇겠지... 거기 나도 있겠지. 붉은 책을 들고 다니리라!

 

 

그리고 도서관에서 문자, 띵똥~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또 자신에게도 분노하고 불쾌하고 불쌍해 하리라.... 왜 하필 책의 국민이 되어서는. 이봐, 겪어봤잖아. 세상에 더 좋은 게 그리 많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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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5 22: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6-10-25 22:40   좋아요 0 | URL
이건 나라가 아니라 카지노 도박장입니다.

2016-10-26 0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6-10-26 00:17   좋아요 0 | URL
청와대 게시판 가봤더니 국정원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대통령님 힘내십시오 어쩌고 하는 글이 가득한 거 보고 혈압이 뻗치더군요. 어떻게 이토록 눈멀고 귀멀어서 말까지 헛소리인가 싶어서 말입니다. 개인사로서는 불쌍한 점도 있지만 국가를 그런 당치도 않은 측은지심으로 맡기느냐 말입니다. 자기 집 살림 남 맘대로 하라면 넘길 건가 아니잖아요.
박근혜 워딩은 하나같이 엉망인데 그것도 간파를 못하는 국민 40%....한국 실질문맹률 낮은 거 이 예만 봐도 확실하죠...당하는 지도 모르고 있겠죠. 어휴...

2016-10-26 0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다이제스터 2016-10-26 06: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런 좋은 책도 있었네요. ^^
근간 읽고싶은 소설이 전혀 없었는데, 이 책은 땡깁니다. ㅎ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

AgalmA 2016-10-26 07:26   좋아요 1 | URL
굿모닝요^^ <도롱뇽과의 전쟁>은 내용도 흥미진진이지만 책 자체가 아트웍입니다. 카렐 차페크 형 요세프 차페크도 유명한 화가이기도 한데(제 보기엔 별로 였으나ㅎ;;...사회주의 시절에 갇힌 상상력이라고나 할까) 예술가 집안^^

2016-10-27 1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8 0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11-04 1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으... <도룡뇽과의 전쟁> 도 읽어보고 싶네요... Agalma님 덕택에 보관함에 쌓인 책이 더 들어나겠습니다ㅠㅋ

AgalmA 2016-11-04 11:05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래서 고양이라디오님 글보기 무서워요ㅎ...책굴비 엮어놓고 군침 흘리게 하잖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