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리멸렬

오스트리아산 초콜릿 과자로 유명한 Loacker(로아커)를 먹으며, 평생 조국 오스트리아의 속물근성(나치 독일과의 합병, 과거 청산 부재, 극우 성향- 한국의 지금과 너무 비슷)을 맹렬히 비난했던 토마스 베른하르트를 생각한다.

여행 내내, 돌아오는 차 속에서도, 지금까지도 내 분노는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그것이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몰염치와 이익 추구심리, 더러움이라기 보다 애정 없음을 나타내는 먼지 가득한 방들과 가게들과 관광안내서, 되는 대로 혹은 쉬어빠진 반찬을 내놓는 관광지 식당들, 주인이 대개 노파라 무언가 바라는 게 미안한 상황, 팔기에 급급해 예술의 정취라곤 찾기 어려운 조악한 상품들(깨지고 쓰러진 것들을 세워 주길 여러 번...), 제 것을 팔고 싶어 안달이거나 제 아는 곳이라도 소개하는 악착 같은 호객질, 스쳐가는 이들에 대한 무관심과 그만큼의 조롱, 어디든 돈, 돈, 돈을 기다리며 사람을 보는 무력한 모습들, 무엇이라도 팔아야 되는 삶... 눈에 보이는 곳 어디든 파헤쳐지고 무언가 짓고 있었지만, 보이지 않는 곳은 닫혀 있고 몰락 직전이었다. 불경기 때문이 아니라 정신의 무너짐이 고스란히 드러난 현장 같았다.
4대강 사업을 피할 수 있었던 섬진강, 평사리의 눈부심(눈이 와서?)은 얼마나 기적적이었나. 그러나 도로공사를 피할 수 없었다.
오직 자연만이 완벽히 수행 중이다.
강 하구의 둘레길은 어느 계절에도 좋으리라.


 


 

3대를 이어 오며 차 박물관이었다는 곳에 딸린 찻집 문은 망가진 채 열렸다. 이미 여러 번 그런 걸 봤을 주인인 듯한 사람은 누가 오든 가든 상관없다는 듯 제 할 일만 하고 쑥 가버렸다. 여길 곧, 아주 닫을 거라는 묘한 말만 남기고. 분위기상 난로를 끄지 않고 가는 게 고마울 지경이었다. 무인판매 시스템으로 찻값을 이 천원 받고 있었지만 고를 수 있는 차 통은 거의 비어 있었다. 언제 것인지 알 수 없으나(작년? 재작년?) 유통기한을 믿고 쓰레기처럼 굴러다니는 새 녹차를 골라 돈통에 정가를 다 넣고 사 가지고 왔다. 내 나름 제의 의미였다.
차밭 한가운데 2대의 무덤이 덩그러니 편안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3대 주인은 돌아 오겠다는 시간에 당연히 오지 않았고 우리는 목적 대로 하릴없이 앉아 있었다. 나는 찻집에 굴러 다니는 유일한 책, 몇 해 전 최치원 전시 도록을 봤다.

 

 

 

 


 

전날 다녀왔던 쌍계사 입구 양옆으로 최치원이 글을 남긴 바위를 보지 못했음을 그렇게 알게 됐다. 하긴 쌍계사를 여러 번 왔음에도 혜능 선사의 머리를 탑 속에 안치한 금당도 아주 우연히 보게 됐다. 특별한 날만 공개한다는데 방송 촬영으로 번잡한 터라 누가 들어가든 나가든 별 제재가 없었다. 금당 안 풍경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만든 상(像)은 정확히 우리를 강타한다.

 

 

 

 

 

 

 

 



2. 노동멸렬

<이이제이> - 전태일 특집을 듣고 여러 날 전태일을, 노동을 생각했다. 돈 벌기에 바빠 착취에 순응하는 이들을 위해 노동법전을 보고, 정부기관과 언론에 호소하고, 박정희에게 ˝국민의 아버지˝라며 구구절절 써서 탄원서도 보내고(권력 앞에 우리의 비굴함!), 노조도 만들고 정말 할 수 있는 건 다 해 보았던 그를. 그의 분신에 감응해 학생 노동 운동에 뛰어 들었다는 모 경기도 지사 생각을 하며, 사실이 변치않는 진실성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을 또 했다.
노동 15시간을 10~12시간으로 줄여 달라는 전태일의 요구는 40년 뒤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구로공단은 구로디지털단지로 허울만 바뀌어 있을 뿐, 오늘 나도 14시간의 노동에 찌들어서야 집에 올 수 있었다. 내 어머니도, 나도 비정규직 따라지 인생이다. 이 시대에도 노조 위원장은 정부를 피해 다니고 있는 실태며, 집회의 자유는 불법으로 취급 당한다. 복면금지법? 사람을 죽이고 미치게 하는 건 무궁무진하다. 정치가 가장 광범위하고 미세하게 그럴 수 있다는 걸 많은 세월 보고 겪는다.
리베카 솔닛은 분노로는 진보를 성공시킬 수 없다고 강력히 말하지만, 평화와 연대로 어떻게 성취할 수 있을까 막막하다. 낙관과 비관 성향 차이인가? 내 낙관이 이 비관으로 몰고 온 거 라면? 교육? 지식인들의 오만가지 편견과 허세와 불통과 변절을 생각하면 쓴웃음이 나온다. 김영삼 대통령 서거에 누구도 원통해하지 않는다. 아이를 외국인학교에 넣을 수 있다면 어떻게라도 하겠다는 앳된 학부모의 인터뷰는 더 절망스럽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인식하지 못하는 천박함. 자본주의를 탓하지 마시라. 누구도 예외없다. 우리에게서 나오는 아주 사소한 것도 바로 그것이다.
이슬람인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인류는 고사하고 동포들도 생각치 않고 곳곳에서 테러를 가하는-오늘은 LA 장애인 재활센터였다. 장소도 아주 잔인하게 고른-이슬람인의 분노에 대해 나는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분노의 근본성에 있어 나는 완전히 다르다고 할 수 있는가.
정당한 분노, 정당한 요구는 어떻게 가능할까. 대의 민주주의? 어떤 시스템도 조작이 가능하다는 걸 우린 너무 많이 목도했다. 어떤 용납이 가능한가.

녹색당이 ˝기본소득제˝, ˝직접민주주의˝에 가장 적극적인 게 그나마 희망의 싹이 되려나. 그들이 정당 지지율 3%를 어서 얻기를 바란다. 양당 중심 체제는 시급히 깨져야 한다. 이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깨져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지쳐가는 사람들. 다음 세대는 뭘 할 텐가.


3. 알라딘에서도 조월 음반 구하기가 어렵다. 2집, 3집은 아예 등록도 안 되어 있다. 음반을 살 수 있는 퍼플레코드는 홍대가 아니라 주소지가 왠 안양? 홍대 기억은 점점 부서진다. 나는 새삼스레 말하고 있다. 멍청한 스파이처럼. 갓 깨어난 환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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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뒤늦은 편지 같은 여행의 기억
    from 공 음 미 문 2016-01-30 00:52 
    밥을 먹는 동안 그곳에 못 갈 거라는 걸 우린 몰랐다. 그저 밖에 눈이 장관으로 내리고 있다고 생각했을 뿐. 그 다음은 비였다. 서리낀 버스 속에서 우리가 정작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저런 걸 공중에 띄울 생각을 하는 사람은 참 대단하기도 하지.이 사람 아직 피라미드를 못 봤군. 흥. 거짓말 같은 말씨.사람은 이래서 천국을 그렇게 쉽게 믿는 구나 했다. 茶 한 잔 하고 가실래예? 茶보다 풍경에 더 취해……
 
 
책읽는나무 2015-12-04 08: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동을 다녀오셨군요?
저는 올초 설을 쇠고 아이들과 하동을 다녀왔었는데 음~~아갈마님의 느낌과 좀 비슷했군요!^^
너무 기대를 하고 갔던 것인지?
계절을 잘못택한 것인지?
저도 약간의 실망을 했었다지요!
다행히 잠을 잤던 곳 주인부부 내외가 다정하셨었고 쌍계사 오를적에 겨울비가 와서 운치가 있었고(최치원의 글이 있는 바위가 있었답니까?저도ㅜ) 녹차 박물관? 그곳에서는 썰렁했지만 맛난 녹차를 연거푸 따라주셔 추운몸을 녹일 수있어 그러한 기억들이 아스라이 남아 시간이 지나고보니 하동이 꽤 괜찮은 곳으로 기억이 저장되더군요^^
특히 섬진강과 평사리!!그곳의 풍경은 줄곧 눈에 아른아른합니다
음식은? 음식은? 음식은?
경상도쪽 음식은 저도 경상도에 살고 있지만 타지방에 비하면 원래 좀 그렇답니다(물론 맛난곳을 파는 곳도 있긴합니다만^^) 그날 저희도 아이들과 함께 먹을만한 곳이 없어 엄청 돌아댕긴 기억이 나네요ㅜ
하동 이야기가 나오니 반가워서 수다가 주절주절~~~^^

AgalmA 2015-12-06 18:51   좋아요 1 | URL
책 읽는 나무님도 다녀 오셨군요.
별 기대없이 가긴 했습니다만, 풍광과 대비되는 사람 삶과 마음들이 아프게 다가와서 마음이 내내 불편하더군요. 전라도와 경상도 두 군데를 동시에 오간 터였는데, 어디나 그렇더라는....
평사리에 있는 토지 문학관 초입에 있는 밥집은 좋았는데, 서울에서 귀향한 지 2년 남짓 된 분이 더 감동적인 음식 맛을ㅎ; 이 지방 사람들은 전혀 생각지 못한 감말랭이 장아찌를! 악양 감말랭이가 그 지역 감말랭이 중 가장 좋다는 정보와 함께 그곳 정보를 두루두루 알려주시던....현지인보다 오히려 외지인이 더 관심을 많이 기울이는 모습이랄까...

CREBBP 2015-12-04 12: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2주 전에 최참판댁 동네 다녀왔는데. 무인 찻집은 못봤군요. 대신 최참판댁가는 마을에 꽃차 시음하는 작은 찻집이 있었어요. 음료값은 1만원 정도 하는 꽃차 몇 개를 사는 걸로 대신했지만..

AgalmA 2015-12-06 23:13   좋아요 1 | URL
처음엔 최참판댁 묶으려다가 시간이 안 돼서 곡전재 묵은 거였는데, 혹시라도 곡전재는 비추입니다. 왕비 3명을 배출하는 명당 자리라는데, 땅의 기가 다 한 건지 제겐 귀신 3명을 볼 기운이었어요;
제가 간 찻집은 구례쪽이 아닌 평사리가 있는 하동쪽...
관광지이다 보니 찻값, 밥값 비싼 거야 이해한다지만...뭐 랄까. 도무지 생기도, 의욕도 없는 모습이 참....

2015-12-04 2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06 19: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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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06 22: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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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06 23: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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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06 00: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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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06 19: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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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바 2015-12-06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경기 때문이 아니라 정신의 무너짐이 고스란히 드러난 현장...
퍼플레코드 정말 오랜만에 듣는데, 찾아보니 오프라인 매장을 닫았군요. 몰랐어요...

AgalmA 2015-12-06 19:17   좋아요 0 | URL
퍼플레코드...늘 거기 있겠거니 하고 좀 소홀했었는데, 올초에 상황이 그리 급박하게 된 거 같더군요. 거기 회원 카드 아직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데 말이죠...

2016-02-06 0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 11월 서재 책장
컨셉은 GREEN. 나는 왜 이런 걸 즐거워 하는가. 사람은 다양한 걸로 울고 웃을 수 있다. 나는 이런 걸 하는 나를 보며 울고 웃는다.



# 그런데 놓치다
곡성행 고속버스를 타지 못했다. 센트럴터미널에서 오후 3시 차가 막차였다. 빅데이타 시대에 차가 없어 못 가다니 이 무슨-_-...기차는 혹시 있었으려나. 아무튼 나는 빈둥빈둥 무엇을 기다렸다. 여행은 떠나기 전부터 이렇게 겪는 것.
친구는 먼저 갔다. 우리는 늘 기다릴 수 없을 정도로 떠나고 싶다. 누군가는 실제로 그렇게 한다. 누군가는 그들이 가지고 온 이야기를 부러워하고 희망하며 듣는다. 그래서 책은 떠난 자들이 보내 온 편지이자 보고서이다.
바람 속에, 적요 속에 하루종일 걷다가 지쳐 잠들었던 친구가 한밤중에 깨어나 전화를 하기도 했다. 같은 한밤인데도 전화 너머에서 전해지는 그곳 적요는 이곳보다 더 잠잠했다. 내 착각이겠지? 여행지에서 도대체 우리는 뭘 경험하는 걸까.
내가 늦잠 자서 못 내려갔다고 하자 친구는 귀신집 같은 독채에서 또 홀로 자야 하냐며 투덜댔다. 어떤 여행자도 여기 없다고.
그러게...괴로우면서도 이 따뜻한 집을 벗어나는 건 왜 이리 어려운가. 이유인 ˝따뜻한˝을 붙였으니 모순 형용인가.
전혀 GREEN하지 않은 일상.
오늘밤은 친구가 전화 하지 않았다.


# 책을 기다렸어

내일은 구례로 떠나기로 했다. 가지고 갈 책으로 <종의 기원>을 주문했는데 너무 늦게 도착했고 너무 무겁다....)))
책등에 다윈이 쉿! 하고 있는 포즈는 감각적이라 그건 맘에 든다. 겉표지를 벗기니 더욱 종의 기원 같다.

 

 

 

 

 

 

 

 

 

 

 


옥스퍼드 컬러판!이라는 홍보문구가 무색했다. 본문과 어우러진 삽화를 기대했는데, 그 컬러판이라는 것이 학습지 만화 스타일로 딸랑 30페이지인 걸 보고 동서문화사, 이게 뭡니까! 속으로 중얼중얼...<종의 기원> 전후 맥락을 살피는 이점은 있겠으나 내가 바란 건 이게 아닌데....

 


<그래픽 종의 기원>이 랜덤하우스에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품절인 게 아쉽다.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 이리 빨리 사라지다니...이참에 외국 원서로 하나 사 볼까. 셜록홈즈 에코백도 받을 수 있고ㅎ;;

 

 그래픽 평전 <찰스 다윈>도 궁금하다. 이쯤 되면 그림을 보겠다는 것인지 책을 보겠다는 것인지...다 보면 좋지, 뭘)))
We are the world, we are the children
We are the ones who make a brighter day~

 

 

 

 

 

 

아무려나 난 낼부터 서울에 없을 것이다. 꼭 없어야 한다. 다윈이 갈라파고스에 도착해 생태 탐구하는 거에 비할 바 아니겠지만, <종의 기원>을 들고 구례 숲을 거닐 수 있길 매우 바란다. eBook을 샀어야...그러나 <종의 기원>은 괜찮은 eBook이 없다.
이렇게 자기 짐의 무게를 알고 감당하며 우리는 여행을 시작한다. 차에서는 잠에 빠지고 도착해서는 온종일 풍경에 빠져 있어도 책은 늘 나와 함께 였다. 거울을 볼 때 확인하는 나였고, 나와 함께 온 내 그림자였다.

ㅡAgalma


˝여행을 한다는 것은 오만한 자아를 인간이라는 고통 받는 편력 군대 속으로 던져 담금질하여 부드럽게 만드는 것이다.˝

 

ㅡ 니코스 카잔차키스 <스페인 여행> (알라딘 무료 eBook [영원과 하루] : 알라딘 여행 에세이 선집)

 

 

 

 

 

 

 

 

 

˝어떤 땅과 맺고 있는 관계, 몇몇 사람들에 대하여 사랑을 느낀다는 것, 가슴이 제게 맞는 조화를 찾을 수 있는 어떤 장소가 있음을 안다는 것, 한 사람이 얼마 안 되는 일생에 있어서 이만한 것이면 벌써 많은 확신이라 할 수 있다. 아마 그것으로 충분하지는 못하리라. 그러나 어떤 순간에는 모든 것이 이 영혼의 고향을 동경한다. `그렇다. 우리가 돌아가야 할 곳은 거기다.` 플로티노스가 염원했던 그 일체감을 이 땅에서 다시 발견하게 되는 것이 무엇 때문에 이상하겠는가? ˝

알베르 까뮈 <알제의 여름-자크 외르공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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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4 21: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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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4 21: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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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4 22: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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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4 22: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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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4 22: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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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11-24 23: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긴 또닥또닥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당신은 잘 있나요..
잘있겠거니 ...^^?!

AgalmA 2015-11-25 00:32   좋아요 1 | URL
빗방울 마중차 밖에 나갔다 왔습니다. 집안에 있어도 똑똑 안부를 계속 묻네요.
그장소님 괜찮으시다면 그장소님만큼 괜찮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똑똑..

[그장소] 2015-11-25 0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 ..그럼요.
감기몸살 이 극성이긴 해도 여전하게 잘 있답니다.
공기 차니 ..보온에 더 신경쓰시길..바랄게요!
^^ 아프지 마시고요.

AgalmA 2015-11-25 07:05   좋아요 1 | URL
감기 몸살인 분이 그런 말씀하시다니ㅎ 그래서 더 신경써서 듣겠습니다 :) 내 아픔 때문에, 내 가난 때문에(그장소님이 가난하단 얘기는 아니고;) 기타 등등 타인의 그것이 더 신경쓰이는 공감력, 그장소님의 매력이자 장점이시기도 하죠/

[그장소] 2015-11-25 08:06   좋아요 1 | URL
아프니까 ㅡ환자 ㅡ래요^^
아프니까 ㅡ청춘 ㅡ이고!

조금 더 참아야 할 뿐 ㅡ부끄럽진 ㅡ않은 가난
여야 한다고..누군가 그랬던가...^^?

AgalmA 2015-11-25 08:19   좋아요 1 | URL
아프니까ㅡ환(자)청(춘)ㅡ도 들리고 그러던데요^^;

가난 얘기가 나온 김에, 제가 아는 아름다운 가난 시를...
가난처럼 시어들도 딱 필요한 만큼만 절제되어 있죠.

33

큰 방
아궁이


개떡
찌는 솥


발로
채이고


안 나가는
개.


- 아름다운 가난 中 / 범대순

[그장소] 2015-11-25 08:18   좋아요 1 | URL
크르르르 ~^^?!

근사한 시 ㅡ입니다!

아프니까 ㅡ환청 ㅡ말 맞네 !!^^
ㅋㅋㅋ
암튼 Agalma 님 ㅡ멋져요!^^♡

AgalmA 2015-11-25 08:21   좋아요 1 | URL
그장소님 만큼이나 하겠습니까 😉

2015-11-25 0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25 07: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15-11-25 06: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올가을은 참 따뜻하다라고 몇 번을 말했는지 모르겠구나!~~~그랬더니 바로 시샘하는 듯합니다 새벽공기가 차서 깜짝 놀랐어요
감기 조심하세요^^

AgalmA 2015-11-25 07:06   좋아요 1 | URL
그렇죠^^? 비가 자주 오더니 공기가 확 달라지더군요. 참 신기한 날씨...매일매일 참 소소하게 새롭죠.
책 읽는 나무님 반가운 안부 인사 감사합니다. 자주 이야기를 나누는 것 만큼이나 가끔 만나 대화를 나누는 우연의 기쁨도 저는 참 좋아합니다. 바보, 다들 그래)))

2015-11-25 18: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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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11-25 18:11   좋아요 1 | URL
네~ 지금 구례 적선재 묵고 있어요 :)
아니, 이런 신기한 일이..구례 계시는군요^^
서울보다 날이 좋아 다행였어요^^

2015-11-25 18: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5-12-04 16:56   좋아요 1 | URL
아, 곡전재.. 별생각 없이 왔어요. 그냥 돌아다닐 겁니다

고양이라디오 2015-11-25 22:07   좋아요 1 | URL
좋은 밤 되시고 즐거운 여행되세요~^^

2015-11-25 2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25 2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25 23: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25 2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5-11-27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s://m.facebook.com/mmcakorea/photos/np.1448614809532156.100008124198073/935486959820338/?type=3

영상기록물 보는건데..Agalma 님 좋아하실것 같아서 날라왔어요.

AgalmA 2015-12-04 03:03   좋아요 1 | URL
모바일로는 오류가 계속 나서 보지 못했는데, 컴 고치고 다시 접속해 보겠습니다~_~;; 감사합니다.

[그장소] 2015-12-05 17:12   좋아요 0 | URL
아 ㅡ괜찮아요~^^
제가 전달하는 법을 잘 몰라서 ㅡ
그래서 그런지도 ㅡ몰라요.사람이면 손을끌고
가자 ㅡ하면 될텐데..^^

ksk6307 2015-11-28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만 나들이가 검나네요!1

AgalmA 2015-12-04 03:03   좋아요 0 | URL
책이 무거웠던 거 빼곤 겁날 거 까진 없었습니다;

2015-12-01 2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04 0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04 2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5-12-13 0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록은 늘 환상. 머리카락도 초록으로 바꿨다. 이틀 동안 감지 않고 놔뒀다, 초록이 조금이라도 사라지는 것이 아까워서.
초록색 머리카락으로 초록꿈을 꿔야지.
 

1만 시간의 법칙을 알아도 몰라도 이미 지났어도 끝없는 세계.
읽으면서 쓰고 쓰면서 읽고
그리면서 배우고 배우면서 그리고
모든 걸 배우는 삶
죽음도 배우는 삶

나무도 매년 다시 시작해
매년 다른 잎을 틔우고, 다른 꽃을 피우지만 아쉬워하는 것 같진 않아
그저 기쁠 뿐
기쁜 것이 맞겠지?
그렇다면 슬픔도, 증오도 있을 텐데...
생각할수록 아득한 거리 가득
시간이 툭툭. 뚝뚝.

연필이 톡톡 내려 앉는 세계
묵묵히 나를 읽어 주는 세계
조용히 나를 놓아 두는 세계
시간은 거기 있지 않다
다만 그릴 뿐
그림이 남을 뿐



ㅡAgalma






*
Q 가치란 무언가를 만드는 데 들어간 정성과 생각 속에 내재한다고 생각하는가?

A 그 문제는 어느 정도 가독성과 관련이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원과 사각형은 농담이나 다름없다. 우리는 정사각형을 볼 일이 없다. 예술에서나 볼 수 있지, 다른 데선 좀처럼 보기 힘들다. 그것은 마치 신의 말씀처럼 느껴진다. 원도 별반 다르지 않다. 공간 속에 존재하는 원은 완벽한 원이 아니라 타원으로 보이게 마련이다. 일례로 나는 옷걸이를 가지고 <멍청이 원(Idiot Circle)>이라는 작품을 만들었는데, 두 가지 반응이 나왔다. 변변찮은 솜씨로 만들어졌음이 확연히 눈에 보인다는 점 때문에 어떤 이들은 고개를 가로저었고, 다른 이들은 그 작품의 오류 가능성을 무척 마음에 들어 했다.

ㅡ리처드 웬트워스 인터뷰 中
[화이트 리뷰 인터뷰 <예술가의 항해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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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11-18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김우빈을 닮은 거 같은...

2015-11-18 02: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18 05: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18 05: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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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8 06: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과학의 아름다움

스티븐 제이 굴드 <풀하우스>에서 야구 나오는 장이 제일 재미없긴 했습니다; 하지만 보편적인 경기도 아닌 걸 이론화한다고 따지는 리처드 도킨스도 참 여유없어 보입니다.
사람은 지리적 위치와 문화, 취향의 영향을 많이 받는 걸 감안하면, 이론에도 다분히 반영된다는 걸 감안해야죠. 그런 배려, 과학에는 없다! 이려나요.
스티븐 제이 굴드가 자신이 좋아하던 야구에서 보편성을 끄집어내는 것도 과학적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과학도 그런 상상력의 도약으로 많은 이론이 나온 분야 잖아요. 꿈에서 수식을 얻은 이론들도 꽤 되던데; 스티븐 제이 굴드는 그런 것 같다~가 아니라 수학적 계산을 도출하기도 했죠. 게다가 과학에서 모든 보편성을 포섭, 포괄하는 이론이 그리 많지도 않잖아요. 만유인력이나 상대성 이론 정도가 이견이 없으려나요. 리차드 도킨스 대로라면 과학자들이 자신이 채택한 범주에서 이론을 만드는 것 자체를 공격해야 할 듯. 반증이 나타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리처드 도킨스의 스티븐 제이 굴드 야구론 공격은, 스티븐 제이 굴드가 주장한 ˝진화의 다양성˝이 반영된 이론의 다양성을 공격하는 모양새가 되었어요. 

아인슈타인이 양자물리학자 닐스 보어를 반박할 때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라고 했죠. 우주의 법칙은 우연에 지배될 수 없다는 생각이죠.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이론(아원자 세계, 전자의 세계에서는 전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알 수 없고, 전자는 입자이면서 동시에 파동이기 때문에 오직 확률만이 존재한다)에 아인슈타인의 인과율이 지배하는 필연의 세계는 다시 한 번 타격을 입죠. 리처드 도킨스는 <눈먼 시계공>에서 시계를 만든 창조자-신을 명백히 부정하였죠. 우연성에 있어선 리처드 도킨스나 스티븐 제이 굴드도 의견을 같이 한다고 보는데, 시시콜콜한 걸 따지는 건 어느 분야나 참...과학이니까 더 그래! 네, 네.

국지적이고 개인적인 것을 따지기보다 미국에서 테슬라가 묻히고 에디슨이 추앙받았던 이데올로기, 국가적 부조리 같은 걸 더 문제적으로 따져야 하는 거 아닌가 합니다. 글로벌 시대라고 해도 여전하죠. 외계인? 사람들은 푸하하 웃고 말지만, 이 사안이 미국 뿐만이 아닌 전 국가의 보안 문제...<외계지성체의 방문과 인류 종말의 문제에 관하여> 에서 이 문제를 보고 웃다가 문득 굳어졌다는-_-)


* 고양이라디오님 [리처드 도킨스 <과학의 즐거움> 리뷰(http://blog.aladin.co.kr/708700143/7909158)]에 대한 먼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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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6 2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16 2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초상화가 모델을 닮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인식의 오류를 먼저 생각해보게 됩니다. 예술가가 다르게 볼 거란 생각을 놓쳤죠. 피카소의 입체화가 모델을 앞에 두고 그렸다는 게 놀랍죠. 피카소를 모르는 사람이 옆에서 보고 있었다면 정말 '예측불허의 무'를 보는 느낌이었을 테지요. 코가 왜 저기 있는 거야! 하는 순간 다른 게 또 예상을 깨고 나타날 겁니다. 거울을 보며 자신의 얼굴을 만져 볼 지도 모르죠.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가장 예쁜...환청이 들릴 지도요. 와하하)) 달리도 모델을 앞에 두고 초현실화를 그렸죠. 그들은 시간을 그린 걸까요. 공간을 그린 걸까요. 상상은 도대체 어느 시점에서 끼어드는 걸까요. 제가 알기론 시작부터 끝까지 끼어 듭니다. '지속'이 그런 걸 만드는 게 아니라 구심력으로 작용한다고 봅니다. 영감(靈感)-돌발변수를  '지속' 자체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저는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여하간 그림이, 음악이, 조각이 완성되기 전까지 예술가 자신도 잘 알지 못합니다. 이미 구상을 했다 해도 완성까지는 그야말로 예측불허죠. '지속'이 끝나면 그림도 끝납니다. 순발력에 있어선 사진작가가 월등하겠지만, 찍은 사진을 확인해야 포착과 완성 사이의 것들을 알 수 있다는 점과 그.것.이 오기 전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점에서 "예측불허"의 창작세계에서 예외일 수 없죠. 

그림은 그림 대로 제 갈 길을 마치고, 우리가 보는 관점에 따라 그림에 대한 해석은 달라지면서 그림은 또다른 변화를 겪어야 합니다. 같은 책을 두고도 누구는 심오하다, 누구는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자기도 모르는 걸 빙빙 에둘러서 말하는 거 아냐? 의견이 분분 하듯이요.

예술가가 나는 그렇게 그린 게 아니었어! 라고 말해도 100명의 감상자가 그건 이거 같아! 라고 하면 어찌 되는 겁니까. 예술가의 무의식을 제3자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봤다고 해야 되는 겁니까(프로이트가 도라와 한스에게 그랬듯이?), 아니면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저 예술가의 뜻을 존중해야 하는 겁니까. 하지만 우린 그냥 놔두지 않죠. 분석가들이 그에게서는 이런저런 게 보인다~~~라고 말하는 수많은 평들을 생각하며, 그가 권위가 있으면 있을수록 그런 거 같다 수긍해왔던 문화 속에서....인간은 진실을 알 수 있는 구조인가, 조작하는 구조인가 그런 생각이 머릿속에 (((뭉게뭉게)))

그런 의미에서 교과서 국정화 결사반대! 
단적으로 국어에서 이것은 이런 은유다, 이것은 이런 상징이다 외우게 하는 짓 좀 그만해! 시를 그딴 식으로 배우다니! 이봐, 말이 거칠군...아, 죄송...제가 국정 교과서 출신이라;;; 공부 좀 한 사람처럼 그러시네...제가 지금 이 고생하는 탓 좀 하면 안 됩니까! 그러시든가 말든가 내 인생이 중요해 같은 사회 좀 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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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5-11-02 0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미 만점입니다.... 단서를 잡아내는 힘을 느낍니다.. 힘의 포획이라는 평론집을 읽어야겠네요...

AgalmA 2015-11-02 17:13   좋아요 0 | URL
제 생각줄기로만 말씀드려서 좀 부끄러운 감이 있습니다. 이론들을 찾아가며 제대로 정리해보고 싶네요.
<힘의 포획> 재밌겠더군요. 저도 근간 읽어봐야 할 듯^^

2015-11-02 19: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02 1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