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너는 나비를 벗어나
아침에 너를 봤을 때 거기 쉬고 있는 거라 생각했다. 거짓말. 죽음의 예감은 찬 공기보다 빠르게 왔잖아. 나는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집을 나섰다. 하루 종일 바빴고 널 생각할 여유가 없었지. 돌아오니 너는 어둠의 조각처럼 거기. 꼼짝없이 너 서서히 그럴 동안 나는 얼마나 분주했던가.
바람결에 너는 결국 어디로 간 것이니...
2. ㅂ님의 선물 - 감사합니다!
덕분에 알라딘에 이렇게 신기한 것도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조그만 깡통에 작은 글귀. ˝책 좋아하시나봐요˝ 이 문장엔 왜 미소가 같이 있는 것 같지? 다른 분도 그러셨습니까? 하나, 둘, 셋.... 정량 75개보다 5개가 더 왔다. 와와~ 생긴 것도 꼭 생일 초같이 생겨선 80살까지 살아 볼 텐가(예쁘지만 날카롭게;;) 묻고 있는 거 같다.
3. 알라딘 커피
로스팅한 지 이틀밖에 안된 게 왔다. 향도 괜찮고 내일이면 적당한 맛이 나겠군. 지금은 졸리니까 낼 먹어 보겠음. 알라딘은 참 별거 별거 다 만드느라 머리 쥐어짜는 듯.
(다음날)
로스팅을 약배전으로 한 것 같다. 연한 아메리카노를 즐기는 사람에겐 좋겠지만 강배전을 좋아하는 사람(나)에겐 비추.
책 읽으며 마시기엔 약배전도 괜찮을지도. 책을 읽을 땐 입맛도 바꾸라?;;
(and)
5만원 이상 일 때 주는 2000 마일리지 원두커피 살 때도 적용!
커피 100g 다 먹을 동안 저 책들도 다 읽었으면 좋겠군.
4. 11월에 읽고 싶은 책
미셸 우엘벡은 베르나르 앙리 레비와의 서신 <공공의 적들>과 <플랫폼>만 읽으면 국내 출판된 건 다 읽은 셈이다. <플랫폼>은 왠지 <투쟁 영역의 확장>과 <어느 섬의 가능성>을 섞어놓은 연장선일 거 같지만 우엘벡 책들은 사실 다 그렇지 않았던가.
산도르 마라이는 <하늘과 땅>으로 처음 접했는데, 칭찬이 자자했던 것에 비해 그때 내 상황 때문이었는지 잘 와 닿지 않았다. <반항아>는 제목처럼 내게 임팩트 있게 다가와 주길!
줄리언 반스도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이후 이번 책이 두 번째 접하는 책이다. 첫인상이 나쁘진 않았지만 나는 뭔가 다른 걸 바란다.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처음 제목이 `첫인상`이었다지. 조이스 캐롤 오츠에 대한 내 첫인상도 어서 바꾸고 싶다ㅜㅜ 첫인상으로 어떤 작가든 결정짓고 싶지 않아 읽어야 할 책이 무한해진다. 한 번도 안 접해본 작가까지 생각한다면 아득....
현상학, 분석철학, 레비나스, 니체, 노자... 나는 어떤 궤도처럼 늘 여기를 맴돈다. 왜지?
오진령 <곡마단 사람들>은 다이앤 아버스의 서커스단 사진 생각이 나서 사봤다. 다이앤 아버스와 비슷한 구도가 많이 보이지만 꽤 맘에 든다
오랜만에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 음악도 다시 찾아 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