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솔미파솔도...도시라솔미파솔도... 어떤 철학 이론보다도 어려운 비밀 같다.


캐논부터 그 유명한 골드베르크 변주곡 BWV 988에도 도시라솔미파솔도 변주가 있다. 배에서 꾸르륵 소리가 났다. 도시라와 닮았나, 라솔미와 닮았나, 파솔도와 닮았나 이런 쓸데없는 생각은 항상 뒤에 온다. 저 우주에선 블랙홀이 이 비슷한 소리를 내고 있을지 모르지만 어떤 지구인도 아직 듣지 못한 소리, 인간의 귀는 들을 수 없는 소리. 그때 어떤 이는 추상의 세계로, 어떤 이는 상상의 세계로 향한다. 현실은 이 모든 걸 품고 있다. 보려고 하는 자, 들으려 하는 자에게 열린다는 문은 완전하다 말할 수 있을까. 표현과 현상 속에 압도되고 갇히지 않을 것. 흐림은 맑음도 품고 있다. 보이지 않음은 보임도 품고 있다. 항상 주체의 시점이 문제가 된다.


가문비나무와 단풍나무로 만든 바이올린, 양의 창자로 만든 현, 송진을 바른 말총으로 만든 채, 회양목으로 만든 오보에, 흐르는 물에 수차례 씻어내 만든 악보지, 악기를 만들고 연주하기까지 무수히 움직이는 인간의 뇌와 손. 생각해보면 너무도 이상한 수수께끼.


메르쿠리우스가 아폴로(아폴론)에게 건네준 최초의 리라는 거북이로 만들어졌다. 왜 음악의 신 자리를 주고 상업과 가축의 신이 되었나. 나라면 절대 그러지 않았을 거야. 두 신은 바흐가 살던 당시 교역과 음악의 중심지였던 라이프치히의 수호신이다. 지어낸 이야기들의 수수께끼.



오늘은 잠들 때까지 내내 도시라솔미파솔도 상태.




ㅡ 타펠무지크 바로크 오케스트라(Tafelmusik Baroque Orchestra) 《 J. S. 바흐: 창작의 세계(J. S. Bach: The Circle of Creation)》LGArts, 2016. 11. 20)를 본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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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21 20: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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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22 0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22 0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춤, 연극, 서커스, 마임, 비디오, 영화, 그래픽, 음악을 결합해 만화경처럼 보여주는 독특한 예술 형식을 만들어낸 Philippe Decouflé(필립 드쿠플레)
그의 창의적인 연출 방식 때문에 '드쿠플러리(Decoufleries:드쿠플레 방식의)'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그는 뛰어난 안무가이면서 영화와 광고, 뮤직비디오 제작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는데 1989년 칸 영화제 폴라로이드 광고 은사자상도 수상했다. 캐나다의 유명한 서커스단 Cirque du Soleil(태양의 서커스)와 3대 프랑스 카바레 쇼 Crazy Horse Paris(크레이지 호스 파리)의 몇몇 작품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의 진가가 가장 화려하게 드러난 무대는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개막식이었다. 그의 나이 31세 때였다. 드쿠플레 상상력의 역동성을 "예술"이란 말 외에 무엇이라 말할 수 있을까.


 

 

Albertville 1992 Opening Ceremony

   

 


이번 내한 공연 Contact 》 (LGArts, 2016.11.11~11.13)는 선배 안무가이자 현대무용의 거장 피나 바우쉬  《 Kontakthof 》 (콘탁트호프, 1978)를 오마주 하여 명명한 것이라 한다. 《 Kontakthof 》를 연상케 하는 장면을 무대에 선보이기도 하는데, 《 Contact 》의 기본 콘셉트는 《파우스트》다. 악마 '메피스토펠레스'가 거래를 하겠냐고 따라다니며 묻는데 주인공은 연애에 빠져 내내 딴청을 피우다 공연 말미에서 마침내 거래를 수락한다. 그 조건이란 게 고작 우스꽝스러운 솔로 무대.... 아, 지금 생각해도 너무 웃겼던 장면이었다.

 

 

피나 바우쉬  《 Kontakthof 》 에서도 유쾌한 장면이 많은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을 가져와 봤다.

 

 

 

 

《 Contact 》는 나이와 체형, 인종이 제각각인 16명의 출연진이 무용수, 가수, 배우 역할을 모두 소화하며 종횡무진 움직였다. 특히 거울을 이용한 만화경 효과를 통해 무대 위 출연자의 동작을 스크린으로 무한히 확장해 마법 같은 효과를 보여줬을 때 나는 보르헤스 영상이잖아!  마음속으로 탄성을 지르며 눈으로 빠르게 스케치를 했다. 이 장면을 그려 기억해두고 싶었는데 계속 시간이 없었다. 언젠가 꼭 그려 보리라. 정말 멋진 장면. 아래 영상에 잠깐 그 장면이 지나간다. 상자를 두고 남녀가 공간을 교차해 이동하던 연출은 다시 보고 싶은 명장면. DVD 판매를 했었다면 분명 샀을 것이다.




무대에 직접 참여하는 음악 담당 노스펠(Nosfell)은 다양한 창법과 함께 카리스마가 장난 없다-_-!

 

Philippe Decouflé 작품에 대한 이모저모

http://www.lgart.com/UIPage/Azine/Azine_detail.aspx?Id=55621&SearSt=&page=1


 "그저 제가 보고 싶은 공연을 만들 뿐, 어떠한 것에도 확신을 갖지 않습니다. 주로 공연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을 결합해 새로운 종류의 '엔터테인먼트'로 만드는 것을 좋아합니다. 제 작업의 대부분은 매우 진지하지 않은 것들, 때론 유치하기까지 한 것들에서 출발하지만, 그것들을 구현하는 방법은 매우 진지하고 정확한 편입니다. 저는 사람들이 TV를 덜 보고 공연장을 더 많이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만드는 이런 타입의 공연, 여러 예술 형태가 혼합된 공연들이 사람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이는 데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ㅡ Philippe Decouflé

 


내게 환상을 제공하는 지상의 천재 한 명을 또 알게 되어 기뻤다.

내 꿈에도 나타나 공연을 해줘. 요즘 내 상상력 극단 실력이 너무 형편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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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6-11-19 05: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서재 분위기가 너무 전쟁터 같아 올릴까 말까 하다가 올림. 누구에게라도 휴식이 되길 바라며.

겨울호랑이 2016-11-19 06: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드쿠플레의 작품을 Agalma님 덕분에 처음 알게 되었네요. 말씀하신대로 낯설지만,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관중들로 하여금 안무에 집중하게 하는 힘이 느껴지네요^^: 현대 무용을 잘 모르지만, 새로운 세계를 보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AgalmA 2016-11-19 17:58   좋아요 1 | URL
말없이 서로 공유하고 합일되는 느낌... 예술을 그래서 무한히 사랑하고 존경하게 됩니다. 맘에 드셨다니 저도 기쁩니다^^

yureka01 2016-11-19 07: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런 알림 포스팅이 없더라면 전혀 모르고 살뻔 했습니다....사람은 다양하고 종합적이라서 다른 세계의 이야기도 봐야 하니까요...잘 봤습니다.언제 기회가 되면 이런 공연 꼭 보고 싶어집니다.

AgalmA 2016-11-19 18:06   좋아요 0 | URL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천재지변 속에서도 삶은 계속 되니까 두루 살피고 꾸려야죠... 빠르면 내년 쯤에도 다시 오지 않을까 싶은데 그땐 제가 미리 알릴께요. 가족과 함께 꼭 보셨으면 합니다. 혼자 보기 너무 아까웠어요. 삶을 풍성하게 하는 행복감을 주는 공연이었죠. 지난 주에 공연 보자마자 알릴까 하다가 중대차한 시국 분위기에 철닥서니 없이 보일 거 같아.... 그러나 오늘도 토요일. 하루이틀 지나 끝날 일들이 아닌 게 참 많습니다...
 

장우재 연출 <불역쾌재(不亦快哉)>를 보고 왔다. 제목의 뜻은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이다. 어두운 세상을 뒤집어 밝게 보는 마음을 갖추자는 뜻이 담겨 있다.


장우재 연출가는 임형택 교수가 쓴 <한문서사의 영토>를 보다가 조선시대 문인 성현(成俔)이 쓴 기행문 `관동만유(關東漫遊)`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 작품을 연출하게 되었다고 전한다 `불역쾌재`는 ˝다산 정약용의 `불역쾌재행(不亦快哉行)`, 중국 문인 김성탄의 `불역쾌재삼십삼척(不亦快哉三十三則)` 등 옛 선비들이 세상을 달랬던 시˝와 연결되기도 한다.

왕의 스승이기도 한 기지와 경숙은 각각 예술과 실용학문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그들의 절친이 분서를 쓴 것에 연루되어 파직된 그들은 `금강산 외팔담 아래에 동굴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언쟁 끝에 금강산 여정을 떠나게 된다. 짐작하다시피 동굴이 있는지 없는지는 히치콕 영화의 맥거핀처럼 중요하지 않다. 이 여정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배우는지가 중요하다.
(생각난 김에... 맥거핀님, 나타나셔서 리뷰 좀 올려 주세요ㅜㅜ)


왕은 세자였을 때 강상칠우(江上七友)라는 사건을 겪었다. 한강에서 뱃놀이를 하다 물에 빠진 세자의 친구들을 선왕이 구해주지 않은 사건이다. 선왕은 그들이 앞으로 세자의 숙적이 될 것이라 여겨 구해주지 않았다. 강상칠우가 상징하듯 왕은 왕으로서 요구받는 자세와 개인으로서의 위치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이다. 이는 자신과 타인 속에서 갈등하는 보편적 인간상이기도 하다.
강상칠우(江上七友) 사건은 `세월호`를 상징하기도 한다. 사건은 일어났고 이후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연출가의 모색이 담겨 있다.
왕은 경숙과 기지를 파직하면서 이 나라를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 해답을 가져와보라는 질문을 준다.

막간에 뒷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대화가 들렸다. 무대 위에 등장하는 나무는 무엇을 뜻할까. 나는 마음속으로 물었다. 질문을 가지는 건 좋은데 왜 나무에만 집중합니까. 그리고 이야기 진행 속에 공연장 가득 채워진 소고기 냄새처럼 소고기 얘기만 한창이었다. 우리의 감각과 생각은 이렇듯 지엽적인 데 치우치기 쉽다.
왕이 분서에서 자신을 향한 비판만 읽고 충언은 귀담아듣지 않았던 것처럼, 경숙과 기지에게 만족할만한 답을 각각 내놓길 요구한 것처럼, 우리는 나무만 보고 숲을 잘 보지 못한다. 그렇다고 숲이 정답인 것도 아니다. 모든 것은 변화의 과정 속에 있다.

결말에서 왕은 경숙과 기지 그리고 그들을 따르던 순수 무사 회옹을 동.시.에 처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분서를 쓴 태보가 경숙과 기지에게서 칼춤을 배웠다고 말하며 양손에 칼을 쥐듯이, 진시황이 찾던 것이라고 그가 주는 술이 돌이 담긴 물이었듯이, 수동적으로 기록하는 늙은 사관과 능동적으로 비판하는 태보 역을 윤상화 배우가 1인 2역으로 맡았듯이, 이 연극 곳곳에는 전환적 사고와 합일하는 사고에 대한 강조가 가득했다.

당신이 있기에, 나는 마음을 나눌 수도 있고 비판적 사고도 할 수 있다. 고마움을 전한다. 이에 따르는 에토스, 파토스, 토포스 모두 내가 짊어지고 살아내야 할 나무와 숲이다. 가능한 한 기꺼이.
요즘 사회상을 보면 특히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사죄하는 인간이기보다 고마워하는 인간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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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8 11: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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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9 06: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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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9 08: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의 시에선 붉음이 나비처럼 영혼처럼 떠돈다.
<雄鷄(웅계:수탉) 下> 첫 시구처럼 모든 사랑하는 것의 피를 갈구하는 시인이라 그런지도 모른다. 그에겐 입맞춤도 ˝피묻은 입마춤˝(<五午의 언덕에서>)이어야 했다.
Black String의 앨범 제목 《Mask Dance》 처용 가면을 쓰고 잡귀를 쫓는 내용의 처용무(處容舞)에서 왔다. 앨범 커버도 붉은 처용 가면을 형상화 한 것일 텐데 붉은 맨드라미 같기도 하여라.


*처용의 이야기가 가진 기괴하면서 이국적이고 신비로운 이미지를 음악을 통해 역동적으로 표현했다. 사운드적으로도 앰프와 이펙터들을 국악기와 결합하여 강렬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국악 장단인 칠채를 바탕으로 완성한 Seven Beats, 진도 씻김굿 초가망석 중에 등장하는 신노래를 새롭게 재해석한 Song From Heaven, 문묘제례악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현실 세계와 동떨어진 듯한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실험적으로 표현한 Strangeness Moon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한국 음악이 나아갈 또 다른 길을 제시한다.(앨범 소개 글 발췌)


 

 

 《Mask Dance》에서 "Song From Heaven"이 나는 가장 좋았다.

 

가면을 쓰고 추는 춤 속에서 영(靈)과 씨름하며 노래하는 듯한 미당 시를 읽으며 Black String을 들으니 설움 굿판이었다.

`아무 病도 없으면...슬픈일좀 슬픈일좀, 있어야겠다`(<봄>)니..... 슬픈 정조 없이 사람이라 할 수 없어 그러셨겠다. 올더스 헉슬리는 비극이 가장 고양된 형식은 아니라고 말하며, 비극과 희극의 완전한 융합을 가능하게 하는 형식으로 희곡을 그리고 그것을 계승하는 소설을 높이 평가한 것 같다. 그러나 가장 고양된 형식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고도 했다

벽에 내 이마를 쿵 찍어 보았다. 설움이 없어서가 아니라 설움 하나 떨어져 나갈까 해서. 설움만큼 많은 바보짓이지. 설움은 벙어리 같은 것을. 어떤 이름도 부를 수 없었다. 그래서 듣는 것인가. 그래서 읽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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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lia 2016-10-24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젊은이/청년들은 실험정신 혹은 도전정신이 없다면 반쯤 죽은 것이죠. 우리 한국 음악계에선 실험정신/도전정신을 목격할 기회가 그렇게 많지 않은데요. 있다고 하더라도 1회성 ‘이벤트’나 단기 ‘프로젝트’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인 듯한데, 일단은 Black String의 실험/도전정신에 응원을 보내고 싶습니다. 그런데 이런 유형의 밴드/그룹의 공연을 보고 느끼는 것 중 하나는 음향학적 혹은 악기학(?)적 고려가 거의 없거나 매우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음악을 하자면, 악기 연주 능력, 작사작곡편곡 능력, 가창력, 해석력 등등의 기본은 있어야겠죠. 여기까지는 한국인 음악가들 자신이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봅니다. 문제는 이런 기본적 능력을 제대로 펼치는 데 필수불가결한 음악학적/음향학적/악기학적 기반에 대해선 한국 음악가들의 탐구의 시선이 전혀/거의 가닿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그 영역은 과학의 영역이기 때문이죠. 우리 한국인들이 음주가무 주색잡기에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소질을 보입니다만, 그래서 음악 분야에서만큼은 성과를 보이고 있고 미래를 기대케 합니다만, 그 음악적 역량을 더욱 더 증폭시키고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데 필수불가결한 음악학/음향학/악기학적 연구 역량, 즉 전반적인 음악과학의 연구 역량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아니냐 하는 의구심이 든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우리 전통 악기인 거문고/가야금, 징, 북, 장구, 꽹과리, 아쟁, 해금 등등은 서양 악기들, 특히 전기 기타와는 그 음향학적 주파수 특성이 매우 다른데요. 그래서 그 전통 악기들에서 나오는 소리를 제대로 처리해줄 (전용) 마이크, 녹음기, 믹서기, 스피커, 등등을 특수 설계하고 제작하고 운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 관해선 사물놀이 음악이 본격적으로 녹음되고 음반/음원으로 나오기 시작한 1980년대 말~199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도 거의 해결된 게 없어 보입니다. 여기에 대한 문제의식도 한국 음악가들이나 음악학자/음향학자/악기학자들한테는 거의 없어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국악 음반이나 음원, 저 위 Black String의 공연처럼 국악기와 서양 악기를 섞어 연주하는 실험적 ‘퓨전 음악’ 따위를 들어보면 전통 국악기들의 그 고유한 음과 맛이 제대로 들리지도 느껴지지도 않는다는 겁니다(솔까 기존 음향 기기/장비들은 모두 서양인들이 혹은 일본인들이 설계하고 서양인 귀와 서양인 악기에 맞게 설계/제작되고 조율된 것들이랄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걸 그냥 그대로 들여와 아무런 맞춤/조율 과정 없이 쓰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건 우리 한국 음악엔 결정적인 약점인 동시에 가장 핵심적인 문제점이랄 수 있습니다. 국악의 확산과 발전에 결정적인 걸림돌입니다. 해서 한국 전통 국악기에 대한 음악학/음향학/악기학적 속성을 과학적으로 낱낱이 파악하고 체계적/이론적으로 정립하는 게 시급하다는 것입니다. 이건 과학의 영역이죠. 우리 한국인들한테 절대적으로 약한 분야입니다. 거의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음주가무나 주색잡기, 권력놀음 투입하는 한국인들로선 귀찮기도 하고 재미없는 분야인 것이죠. 그러나 이런 기본적 문제 해결 없이 한국 음악의 발전은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실험정신, 도전정신을 뒷받침해주려면 반드시 과학적 기반 기술이 동반해야 할 것입니다.

AgalmA 2016-10-25 03:48   좋아요 3 | URL
qualia님의 한국문화 염려는 잘 알겠습니다. 한국 음반 산업이 주로 엔터테이먼트식으로 돌아가니 제반적인 투자가 많이 부족하죠. 거기도 경제 시스템으로 돌아가니까. 구조적 문제가 크죠. 뮤지션들이나 음악에 종사하는 분들의 전적인 잘못이라 할 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빚내서 장비와 완벽한 음향시스템 갖춰서 음악하라고 할 순 없잖아요? Black String 경우는 해외 유명 재즈레이블에서 먼저 러브콜을 해 와서 앨범 5장 내는 걸로 추진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외에 국악 크로스오버 밴드 ˝잠비나이˝도 실험적이면서 뛰어난 기량으로 주로 해외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고요. 국악에 대한 여러 모색은 민족음악연구소 같은 데에서도 노력하고 있죠.

우리가 즐기는 대부분의 음악은 서양이 토대죠. 일전에도 이 비슷한 논의를 한 거 같은데 이런 교육 제도 속에서는 재능 개발도 어려울 뿐더러 창의적인 활동도 어렵죠. 본고장으로 가 공부하려면 왠만한 투자론 어려운데 개인들의 노력만 바라야 되는 상황이죠.

한국에서 1년에 공연 가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문화에 대한 한국 사람들 전체의 무관심이 문제입니다.
서양은 부르주아와 경제력으로 그런 문화를 꾸준히 키울 수 있었죠. 그런 풍토가 이어져서 문화 전반이 풍부해진 거고요. 먹고 살기 더 힘들어진 지금 시대에선 한국의 문화 산업은 더 어려운 지경이 되어 버렸어요. 예전 싸이- 강남스타일 반짝 인기에 많은 사람들이 대리만족했지만, 그건 참 우연이었죠. 투자나 관심은 안 주면서 뭘 내놓기만 바라니 딱한 노릇 아닙니까?

국가적인 문화 지원책이 필요합니다. 이번 부산영화제만 해도 작년 다이빙벨 상영 문제로 정부가 간섭했던 게 해외에 좋지 않은 인상을 줘서 올해 해외작품 상영이 반이나 줄었다고 하죠. 한국에서는 늘 이런 식인데 과학 기술 있다고 뜻있고 자유로운 창작이 되겠습니까. 청와대가 블랙리스트 만들어서 예술진흥기금 혜택도 악의적으로 안 주는 나라! 멀쩡한 인공위성도 헐값에 팔아 누구 주머니에 간 건지 알 수 없게 된 꼴통짓에, 복지 사업, 우주 개발 산업에 써야 될 돈도 강바닥에 퍼부은 나라 아녔나요?

이런 속에서도 창작에 애쓰는 창작인들에게 관심 가져주는 것밖엔 제가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요.

AgalmA 2016-10-25 04: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가 네루다에 대해 ˝스탈린을 찬양했던 그의 시를 잊을 수만 있다면˝ 이라고 말했듯이, 서정주에 대해서도 김춘수에 대해서도 우리는 그럴 것이다

2016-10-25 09: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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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5 09: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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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5 09: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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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컴백 무대이자 마지막 공연 《THIS IS IT》을 한 달 앞두고 사망한 Michael Jackson.

이 공연 오디션을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달려온 댄서들은 한결같이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삶은 참 고달프죠. 그런데 마이클로 인해……"
공포의 대상으로만 보던 좀비를 춤추게 만든 유일무이한 사람.
자신의 열정으로 사랑을 주고 춤추게 만든 사람.
열정이 단지 재능을 꽃피우게 하는 게 아니라 많은 것을 말할 수 없이 사랑하게 만드는 힘이라는 걸 보여준 사람.

그 실천에 동참해 더 나은 세상을 꿈꾸게 만든 사람.

그래서 열정은 어느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 삶을 바꾸려는 의지이기 때문이다.  

 

 

 

《THIS IS IT》공연 리허설 모음

 

 

르헤스는  《작가란 무엇인가 2》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금은 그쪽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특이한 단어를 발견하면 지워버리고 평범한 단어를 사용합니다. 에스파냐 고전이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빈민가에서 사용했을 법한 평범하지 않은 단어도 그렇고요. 잘 쓴 글에서는 모든 단어가 똑같은 식으로 보여야 한다고 스티븐슨이 말했습니다. 어색하거나 특이한 고어풍의 단어를 쓰면 그 규칙이 깨집니다.  훨씬 중요한 건 독자들의 주의력이 그 단어 때문에 흐트러진다는 점입니다. 독자는 당신이 형이상학이든 철학이든 무엇에 관해서 쓰든 간에 평이하게 읽어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틀뢴, 우크바르, 오르비스 떼르띠우스" 같은 단어를 창조해내며 독자가 어려워하는 소설을 쓴 걸로 유명한 보르헤스가 저렇게 말한 게 의외이지만, 보르헤스의 저 말처럼 Michael Jackson 노래는 어렵지 않다. 그는 본능적으로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았다. 악질적인 언론 플레이와 공격 속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그를 사랑했던 이유는 그가 우리 마음속의 슬픔과 열망을 너무나 잘 대변해 주었기 때문이다. 타인에 대한 공감을 넘어 그것을 묶어내는 열정의 기술이 "의력"이다. 그 힘이 우리 가슴을 뛰게 하고 변하고 싶게 만든다.

음악 속에 있으면 사람들은 사랑스럽다. 또 나 자신을 좀 더 사랑하게 되고 모두에게 좀 더 마음을 열게 된다. 이상한 마법이다.

 

 

 Michael Jackson - Liberian Girl

 

 

잭슨 5 시절 음악을 부르는 40대의 마이클을 보며, 그 한 곡을 부르는 동안 얼마나 많은 시간들과 상념들이 스쳐 지나갈까 생각했다. 지금 우리의 말 또한 단순히 지금만을 보여 주지 않는다. 우리가 거쳐온 모든 삶의 편린들이 거기 스며 있다. 니얼 데닛은 우리의 의식이 뇌의 물리적 구조 외에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지만 그의 논리는 지나치게 환원적이다. 구성적인 면으로 보면 복잡한 지성을 가진 로봇과 인간은 다르지 않다고 비교하며, 자아란 허구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구성하여 보여주는 의식이 그 사람의 개성을 보여주며, 각각이 형성한 인식의 그물망이 존재의 노래라는 것을 간과하는 건 아닐까. 차라리 로봇에게도 자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SF 소설가들은 오히려 그 점에 더 집중했다.

 

 

 

음악에 빠져 있는 바보 하나 추가된다고 지구가 망하진 않겠지. 잠시 휴전을 하게 만든 음악도 있었다잖아.

음으로 만든 길은 아무리 걸어도 지치지 않는다. 음악으로 만들어진 약이라서?

 

 

 

 

 

 

 

 

 

 Röyksopp - Vision One
 

 

 

 

 

 

 

 

Arco - Flight

 

 

 

 

 

 

 

 

 

The Czars - Drug

히스 레저!

 

 

 

Frances - Don't Worry About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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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0 01: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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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0 06: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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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10-20 05: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곡 ~ 음색이 크흐.. 넘 좋다는!

AgalmA 2016-10-20 06:12   좋아요 1 | URL
이웃에게 최상의 서비스가 되도록 애쓰고 있습니다. 흐흐.
좋은 음악이 너무 많아요ㅜㅜ!
야행 장군이신 건 여전하시군요. 건강 조심(삐뽀삐뽀빠이)

[그장소] 2016-10-20 14:44   좋아요 1 | URL
ㅎㅎㅎ역시 서비스에 발군!^^ 유머도 발군!^^

yureka01 2016-10-20 08: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음악 한곡은 또 힘을 만드는 동력같아요.^^.

AgalmA 2016-10-20 19:51   좋아요 1 | URL
밤에 올린 글이라 아침에 듣기엔 어땠나 모르겠네요^^; 좋은 음악들이라 기본은 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스윗듀 2016-10-20 10: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좋은 곡 많이 알고가네용ㅎㅎ
아 히스레저 ㅠㅠ

AgalmA 2016-10-20 19:54   좋아요 0 | URL
네. 히스 레저예요ㅜㅜ...어쩐지 조셉 고든 래빗과 참 닮았다 싶기도 하고... 울 때 오만상 찡그리는 모습은 또 얼마나 와닿는지...
책보다 좋은 음악이 더 많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페크(pek0501) 2016-10-22 0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용을 배울 때 음악이 빠지면 참 싱거울 거예요. 음악이 듣기 좋아 감상하면서 더 즐겁게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음악이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죠. 음악은 전세계 사람들의 공통된 언어 같습니다.(이것 어디서 읽은 것도 같음. ㅋ)
가사를 몰라도 듣기 좋거든요.
지금 듣는 것도 아래에서 두 번째인데 가사 몰라도 좋습니다. 감사하게 듣고 갑니다.

AgalmA 2016-10-22 00:37   좋아요 1 | URL
http://www.youtube.com/playlist?list=PLHUSAugCm8iqLbdlw7FQyl_UtDsSQfmGx


무용과 음악 속에 pek0501님이 만끽하실 자유와 표현을 지지하며/

페크(pek0501) 2016-10-22 00:39   좋아요 1 | URL
좋은 선물 감사드립니다. 두 개 봤는데 두고두고 보겠습니다.
제가 몇 개의 인생을 살 수 있다면 무용학과 대학에 가서 음악과 무용에 푹 빠져 살고 싶군요.
매력적인 세계예요.
같은 동작을 여럿이 통일해서 음악에 맞춰 하는 게 저는 참 재밌습니다.
아직 혼자서 작품 공연할 수준은 아니고요.
고맙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11-04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과 음악이 어우러지니 너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