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조반 먹은 후에 예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되,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하시니, 가뢰되,
  "주여 그러하외다. 내가 주를 사랑하는 줄 주께서 아시나이다."
  가라사대,
  "내 어린 양을 먹이라."
  하시고, 또 두번째 가라사대,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시니, 가뢰되,
  "주여 그러하외다. 내가 주를 사랑하는 줄 주께서 아시나이다."
  가라사대,
  "내 양을 치라."
  하시고, 세번째 가라사대,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시니, 주께서 세번째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시므로 베드로가 근심하여 가로되,
  "주여 모든 것을 아시오매 내가 주를 사랑하는 줄을 주께서 아시나이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내 양을 먹이라.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젊어서는 네가 스스로 띠 띠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거니와 늙어서는 네 팔을 벌리리니 남이 네게 띠 띠우고 원치 아니하는 곳으로 데려가리라."

- 요한복음 21장 15~18절

 
   

어느날 그녀가 내게 물었다. "오빠, 나 사랑해?" 나는 "어." 또 그녀가 물었다. "어, 그래." 또 물었다. "그럼." 그녀가 울었다. "왜 울어." "그냥 눈물나." 그리고 볼 수 없었다.

<생활의 발견>이라는 영화가 있었더랬다. 사랑하냐고 묻더니 삐쳐버렸다. 남자는 사랑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바보 같은 놈. 사랑한다고 말할 걸 그랬나?

자꾸 묻지 좀 말아라. 그깟 사랑이 대수냐? 아니 대수다. 그래서 말 못 했다. 미안하다. 그렇다고 가 버리냐? 아니 가야 했었다. 난 널 사랑하지 않았었나 보다. 생각나냐고? 왜 생각이 안 나겠냐? 그냥 눈물 한 번 흘리고, 또 묻고, 두 번 흘리고, 또 묻고, 세 번 흘리면, 그땐 뭐든지 간에 대답해 줄 수 있었을 것을.

너는 몰랐다. 나도 몰랐다. 바보 같은 것들. 너는 알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몰랐다. 내가 나를 사랑하는지도 아직 모른다.

네가 예수님도 아니고 세 번을 묻고 울더니, 마냐? 세 번에 세 번을 묻고, 그것에 세 번을 더 물었으면 어땠을까? 사랑은 나비처럼 3자를 그리며 날아가 버렸다. 또 어느 남자에겐가 이 밤에는 사랑을 묻겠지. 아마 그 놈은 똑똑해서 울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바보 같은 것.

난 아직 사랑을 모른다. 그러니 내게 사랑하냐고 묻지 말아라. 그러나. 문제는 묻는 사람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속 시원할 것 같으냐면, 물을 걸 물어라. 아 내가 먹이고 칠 양은 어디에 있는거지. 나도 언젠가 이 팔을 벌리고 어데 먼 곳으로 사라지겠지. 그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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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01-17 0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반전에 마음이 아프군요. 빨리 양을 찾으시길... ^^

멜기세덱 2008-01-17 23:05   좋아요 0 | URL
양들의 침묵입니다...ㅋㅋ

순오기 2008-01-17 0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제목이 바뀌어야 할 듯... '제발, 제게 사랑하냐고 물어주세요!'로

멜기세덱 2008-01-17 23:06   좋아요 0 | URL
아 난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랑스러워" ㅋㅋㅋ

무스탕 2008-01-17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멀리있지 않을겁니다. 날 풀려서 바깥으로 다 나가기전에 우리안에 있을때 잘 돌아보세요 ^^

멜기세덱 2008-01-17 23:07   좋아요 0 | URL
이런 노래가 불현듯....
"먼 곳에 있지 않아요. 내 곁에 가까이 있어요. 하지만 찾을 순 없네요. 그대 마음 아주 먼 곳에"

2008-01-17 2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8-01-18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멜기님의 글은 이해가 가는데, 위의 성경 구절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사옵니다.=_=
특히 마지막 대사요. '띠 띠우고' 무슨 뜻입니까? (긁적)

그런데 말이죠.
주님은 외로운가 봅니다. 어째서 저렇게까지 사랑을 확인하고 싶을까...(웃음)

멜기세덱 2008-01-18 11:41   좋아요 0 | URL
마지막 구절은, 베드로의 죽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띠라는 건 말하자면 허리띠 같은 것이겠죠. 스스로 옷을 정갈히 차려입고 맘대로 다녔지만, 나중엔 다른 사람에 의해 끌려가서 팔을 벌리어 죽게된다(십자가에 달린다) 뭐 그런 의미입니다.ㅎㅎ

참고로 베드로는 십자가에 거꾸로 달려 죽었다는 얘기도 있죠.

저도 외롭습니다.

비로그인 2008-01-18 14:44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그런데 왜 주님은 시몬에게 그렇게 이야기를 하나요?
양을 먹이고 치면(기르면?) 안 죽는건가요? 우웅..정말 어렵습니다.=_=
지구인들이 가장 많이 읽는다는 성경은 왜 저렇게 어려운 글자로 있지요?
지구인들은 다 이해를 할 수가 있는건가요? (긁적)

나는 동화같이 쉬운 것이 좋아요. 하지만 성경서점은 주말에 열지 않아요.
그래서 나는 지구인들이 가장 많이 읽는 책은 먹을 수가 없어요.

프레이야 2008-01-18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물어드리면 안 되겠죠? ㅎㅎ
물면 아플거에요.호호~
세덱 님, 반전에서 저 쓰러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