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마음은 이상해진다.

뭔가 잃어버린 것의 쓸쓸함을 그리는 것 같기도 하고

뭔가 알지못할 설레임에 가슴두근대기도 하고

빗소리에 귀를 기울여본다.

땅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잎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공기를 가르는 그 미세하고 작은 소리까지도

이 우주에 빗방울이 만나 이루어내는 온갖 소리가

각 각의 파장으로 서로 만나 어울린다.

그 어울림의 파장은 보이지 않는 감각으로

내 마음의 파장을 만들어낸다.

길게 늘어지는 처량한 멧새소리 섞이면

난 어느새 쓸쓸함의 숲을 거닐게 된다.

여름으로 난 오솔길

그 길을 따라 녹음은 더욱 짙어지고

저 하늘을 가득 메운 구름 뒤에

더 뜨거워질 태양이

잠시 한 숨을 돌리고 있다.

저 하늘에 묻어있는 봄의 기억을 뒤로 하고

이젠 패랭이꽃 잔디 속으로 뛰어가야 하리

유월의 장마 속으로 걸어가야 하리

내 마음 데워지는 그 곳에서

꽃잎마저 녹아내리는 그 곳에서

내 사랑을 다시 보아야 하리

내 잊어버린 기억을 다시 찾아야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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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6-10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잎이 녹다니요.......
그러면 제 허름한 가슴이 무너지는 건 어찌 하나요.

달팽이 2005-06-15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가슴 모두 녹아 나없는 그 자리서 다시 보아야 하는 사랑..
그대 가슴 또한 무너져 너나없는 그 자리서 다시 찾아야 하는 기억..
 

텅 빈 속으로 먼저 울고

그 울음소리를

밖으로 내 보내

모든 소리의 어미로 되는,

 

뎅-

 

종은 치는게 아니라

울리는 것.

 

제 속으로 먼저 우는 자만이

잠든 세상을 깨우는

새벽의,

 

뎅-

종소리로 살아나는 것이다.

 

                                 - 이현주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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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둔이 2005-06-10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뎅뎅뎅뎅    뎅  뎅
뎅             뎅  뎅
뎅    뎅뎅뎅뎅  뎅
뎅             뎅  뎅
뎅뎅뎅뎅    뎅  뎅

           뎅뎅
       뎅          뎅
     뎅            뎅
       뎅        뎅
          뎅뎅


어둔이 2005-06-10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리의 바닥
들리지 않은 수많은'뎅'하는 소리 있어서
귀에 들리는 종소리가 되는 것일까

먼저 울고 있는 들리지 않는 저 희미한 소리
세상이 내는 중생의 모든 소리를 꿰둟어 보시는 분이
관세음보살이신데

먼저 제 속으로 우는 자의 그런 손길이
법계를 넉넉히 덮는 자비의 종소리가 되는 것인가

도덕경14장에 보려해도 보이지 않는 것을 이夷라 하고
들으려해도 들리지 않는 것을 희希라고 했지

종소리를 듣고서도
듣지못하는 진리의 소리가 이 희希는 아닌지

뎅~하는 소리 아무리 귀기우려 들어도
소리의 밑바닥을 난 볼 수가 없네

 
풍수잡설
최창조 지음 / 모멘토 / 2005년 5월
평점 :
절판


  풍수가 어떻게 해서 자신의 삶이 되었는가에 대한 인생이야기에서부터 이 책은 시작한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풍수지리' 하면 좋은 땅 좋은 형세 하에서 명당자리를 고르는 것으로 이해하지만 그는 풍수를 인간의 지리학이라고 본다. 풍수가 인간의 삶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인간의 마음이 또 풍수를 수용하는 태도를 결정하여 원래 갖추어진 풍수를 다르게 받아들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그가 민감하게 얘기하고 있는 것이 수도천도의 이야기다. 현재는 좀 시기가 지난 느낌도 있지만 아직도 수도이전의 문제는 앞으로 우리 사회의 발전방향과 관련하여 중요한 쟁점이 되고 있다. 그는 대전이나 남쪽으로 이전보다는 통일을 대비한 수도 이전으로 교하에 통일 수도를 두자고 주장한다. "통일"의 문제가 현실적으로 다가온다면 그의 주장을 무시할 수는 없다. 어차피 남, 북한의 서로의 주장을 할 것이고 그러다보면 대화와 타협의 과정을 거치다보면 평양과 서울의 중간 지점 어딘가에서 실마리가 풀릴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풍수에 대한 사람들의 입장은 주로 풍수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만을 고려해왔다. 하지만 인간이 풍수에 미치는 영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지금의 건축기술이나 규모로 보아 왠만한 지형은 다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작금의 실정이다. 따라서 풍수의 고전이론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너무 그것에만 매달려 인간의 의지와 마음을 고려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결론적으로 완벽한 땅은 없다. 다만 우리들의 삶과 잘 맞는 터잡기와 그곳에서 사는 우리들의 마음가짐이 명당을 만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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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로 사랑한다면

아이 얼굴을 한 번 더 들여다 보라

고요한 숨소리

맥박도 이마도 짚어보고

아이 손을 한 번 더 잡아 보라

너는 어디서 왔는지 신기해하며

나를 또 신기해하라

그렇게 또 그렇게

이런 질문도 해 보라

나는 왜 여기 왔으며

지금 무얼 하고 있는지

풀 섶을 기어가는 벌레에게 물어보고

풀에게, 갈대에게 물어 보라

나뭇잎으로 저무는 석양에게 물어보고

하늘 길을 내는 저 새에게 물어 보라

바람에게도 물어 보라

물음이 없다면

종교도 삶도 진리도 헛된 것임을

내 나고 자라온 곳 낙동강 가에 서서

화두처럼 물굽이로 물어 보라

네가 없다면

아, 이웃이 없다면

가정도 상상도 할 수 없는 마음으로

기억의 발자국을 신고 가는 허공에게도

물어 보라

            

 - "진실로 사랑한다면" 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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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5-06-09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실로 사랑한다면
댓잎에 바람지나듯 하라
지나는 짧은 순간 서로가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한 치의 집착없이 보내주지 않는가
진실로 사랑한다면
산등성이 짙게깔린 안개처럼 하라
말없이 어둠을 견디는 산
말없이 다가와 살며시 껴안듯
그 외로움 함께하지 않는가
진실로 사랑한다면
허공위에 발딛듯 하라
새들이 허공에 몸짓을 남기지 않듯
마음내되 그 마음 머물지 않고
순간 순간 최고의 만남으로 피어나지 않던가

- 용욱 씀 -

어둔이 2005-06-09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실로사랑한다면
미움의밑바닥까지
꽃잎지고바람불때
하아하는한숨의끝
사랑뿐임을아는때

파란여우 2005-06-09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실로 사랑한다면
미움과 한숨과 눈물의 벽을 넘어
꽃잎이 바람결에 소리없이 쓸려가듯
편안하고 따듯하고 진중하게 가슴속에 품게하는 것

달팽이 2005-06-10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마음속 그대오간
빈자리가 뒤숭생숭
밤늦도록 잠못들고
하얀밤을 지새울제
멧새소리 구슬프게
어둠속에 그메아리
던져놓고 사라지고
허공속에 붙박혀진
서럽도록 맑은소리
뚜룩뚜룩 떨어지고

혜덕화 2005-06-10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실로 사랑한다면
행복이라 믿는 이자리가
파도위의 글씨처럼 덧없다 해도
그러므로 더욱더
내 옆사람의 손을
다정하게 잡아주는 것
 

여름 원정대

내 몸을 늘리고

바쁜 오늘

내 등을 떠밀 때

비 소식에

머뭇되는 나에게

살며시 뻗은 손

한줄기 바람 안고

늦봄의 향기 실어

내 가슴 파고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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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둔이 2005-06-08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다린다고 해도

그 일이 무언가에 젖는 일이라면

한 일주일은 꼼짝없이 기다리겠다

초여름, 주말의 짙은 소낙비

유월의 첫 비를 피할 일이 무엇인가

사랑하고 싶은데

비 속의 들판에 누워

비 속에서 흠뻑 사랑이 젖기를

그래서 나는 기다린다

기다리는 그 일로 인하여

정말 비가 온다면

빗물 떨어지는 중심에 서서

젖은 깃발같이 사랑을 기다리겠다

비를 피해 집안에 갖히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