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 인간 Homo Viator - 정신과의사 문요한이 전하는 여행의 심리학
문요한 지음 / 해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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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7세 정신과의사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새롭게 출발하기 위해 1년간의 휴식과 더불어 가족 세계 여행을 시작으로 여행본능으로 세계를 돌아다니며 여행이 가진 의미를 12개의 단원으로 묶었다. 여행이 가진 의미는 우선 새로움이다. 우리는 새로운 것에 끌린다. 사랑의 감정도 잠시 3년을 넘기면 새로운 여자에 관심을 갖게 되는 남자의 본능처럼...아니 사람의 본능처럼 사람은 새로운 것에 시선이 끌린다. 여행은 일상의 삶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풍경과 그 사회적 분위기 그리고 그 속에 던져진 새로운 내 모습을 만나는 일이다.

 

  물론 여행은 휴식이다. 일상의 스트레스나 압박 심리적 불만 등을 내려놓고 새로운 풍경 속에서 마음을 쉬는 것이다. 그리하여 나를 붙잡고 있는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시간이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일 뿐 현실 회피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여행은 나아가 자신의 상처와 불안을 치유시키는 역할도 한다. 취향에 따라 사람들은 다양한 형태의 여행을 다닌다. 주제에 따른 여행도 있고 지역이 목적인 여행도 있다. 그러나 우선 모든 여행은 마음의 결정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도전이다.

 

  나도 열 번 넘게 외국여행을 다니며 든 생각은 혼자 다니는 젊은 사람들을 볼 때인데 참 자신과의 여행을 잘 다닌다는 부러움이다. 아직 국외여행을 혼자 다녀보지는 않았다. 친구와 가족과 함께 하는 여행이 좀 더 편안하고 심리적으로 안정적이며 재미도 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러 사람들이 다니는 여행에는 분명 서로 간에 양보하고 맞춰야 하는 조건이 있다. 즉, 자신과의 깊은 만남을 위한 여행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여행은 크게 포인트가 두 가지다. 하나는 계획성이고 다른 하나는 우연성이다. 우리는 여행을 떠나기 위해 항공편 숙박 이동경로 등 간단한 계획을 하고 간다. 계획이 전혀 없는 여행은 준비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별 의미없는 여행이 되기가 쉽다. 그러나 빼곡히 차여진 일정표를 받아들고 헐레벌떡 보다 많은 명승지를 찍고 다니는 여행은 별다른 감흥이 없다. 그리하여 여행은 최소한의 계획과 여행 중에 맞닥뜨리는 우연성이 만날 때 더욱 활기차고 재미있어지는 것이다. 우연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그게 어려운 곤경일지라도 그 속 나의 대처방법이 생기고 또 나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기가 쉽다. 또한 그런 여행은 스스로 개척하는 면이 있어 오래 기억에도 남는다. 무엇보다 여행을 통해 새로운 삶의 재충전을 하게 된다.

 

  저자의 생각을 따라가면서 여행에 대해 내가 느낀 점들을 확인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서로 다른 점도 발견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자연을 추구하는 여행은 그저 취향일 뿐이다. 여행의 재미가 그 지역의 자연환경도 있지만 그 자연환경 속에 살아온 사람들의 문화와 생생한 사람들이 없다면 그 여행의 재미는 반감된다. 그래서 여행은 그 자연환경과 사회 그리고 사람들의 의식을 모두 경험하는 것이 나는 좋다고 생각한다. 또한 여행은 '이동식 학교'라고 했는데 나는 삶 그 자체가 '배움터'라고 생각한다. 가장 바람직한 여행은 일상의 삶을 살 때에도 여행처럼 깨인 마음과 의식으로 이 우주를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우리의 일상도 여행지의 사람들에게는 또 다른 일탈이며 여행이다. 모든 것은 마음이 경험하는 것이므로 잠자리에 들 때 우리의 의식속에 사라져가는 한 차례의 경험이고 이미지일 따름이다. 어떻게 내 삶이라는 여행을 아름답게 가꾸고 의미있게 세울 것인가가 진정한 여행의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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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재 수난사
이구열 지음 / 돌베개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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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재라는 것도 사실은 실용성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시대품이기에 세월이 흐르면서 소멸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특별한 예술성으로 오래도록 보존되는 문화재도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것 또한 복과 인연이 있어야 하는 것이니.... 수많은 세월의 굴곡 속에 전쟁 속에 인간의 이그러진 욕망 속에 문화재는 갖은 수난과 고초를 겪게 된다. 특히 한반도라는 특성과 함께 고려시대 자기를 생산해낼 수 있었던 세계의 단 세 나라였고 그 첨단기술과 예술의 정점을 찍었던 그래서 주변 민족과 특히 일본과 세계 제국주의 열강의 안목있던 사람들의 욕망에 의해 의도하지 않게 그 원래 장소에서 분리되어야 했던 운명에 처한 문화재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오랜 신문 문화부 기자생활을 바탕으로 조사하고 연구한 귀한 자료를 우리들에게 내놓았다.

 

  대부분의 문화재 파괴의 시간은 일제강점기와 관련된다. 일제인에 의한 계획적이고 의도적인 수탈은 이 땅의 문화재가 대부분 유실되어 미아로 세계로 떠도는 신세가 되었고 특히 일본인의 개인적 욕망에 의한 문화재반출은 우리나라 귀중 문화재의 역사적 고고학적 연구의 기반마저 완전히 소멸시켜버렸다. 그 장소에 있었더라면 언젠가 밝혀졌을 우리 문화재의 스토리와 내역과 생산지와 사용자와 시대에 대한 귀중한 정보들의 네트워크를 파괴하였다. 그런 연후에 개인의 욕망의 소유물로 전락되어버렸다.

 

  또 한 번은 민족간의 분쟁이자 전 세계 이념분쟁이자 미국과 소련, 중국과의 대립이었던 한국전쟁이었다. 그로 인해 개인이 소장하고 있던 국보급 유물들의 파괴와 소실은 그 규모와 중요성 면에서 한 번도 수면 위로 나오지 않고 역사의 먼지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또한 무차별적인 폭격과 파괴 속에서 재로 변해버린 문화재가 얼마나 많았을지.....포연 속으로 사라져버린 아까운 문화재들.....그게 건축물이면 촉석루나 남대문처럼 다시 복원의 과정을 거쳐 외형이라도 보존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개인이 소장한 수많은 유물들은 우주의 먼지 속으로 사라져 다시는 우리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내지 못할 것이다.

 

  그 마지막 수난은 인간의 일그러진 욕망이다. 일본인 골동품상을 중심으로 한 재물욕에 의한 문화재 수난과 권력의 야욕에 의해 이루어진 문화재 파괴가 그것이다. 또한 일본인 골동품상의 욕망의 하수인으로 조선의 도굴꾼들이 그에 합세했다. 개인적 욕망 속에 인류전체 공동의 문화유산이 파괴되기도 하였다. 결국 문화재로서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이유도 인간이 느끼는 아름다움과 제작의 완성도에 따르는 아름다움이고 그것은 인간이 가진 욕망 중의 하나이다. 결국 욕망이 문화재도 만들고 그것을 파괴도 한다. 과연 어떻게 하면 바르게 문화재를 보는 안목을 기를 것이며 문화재를 아름답게 보존하고 감상할 수 있을 것인가?

 

  올해 초 서울의 국립중앙박물관에 가서 1층에 있는 경천사 10층 석탑을 보았다. 다시 복원하여 1층에 세운 상징적 의미를 이 책을 통해 조금 더 생각해보게 되었다. 일제 수탈에 의한 문화재 반환의 의미가 더해져 다시금 그 의미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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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한번 보고 싶은 중국 옛 그림 - 중국 회화 명품 30선
이성희 지음 / 로고폴리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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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옛 그림을 의미없이 지나친 것은 여러 번, 최근 국내 인천 송도에서 양원샹 교수의 전시회도 열리는 등 제백석이나 홍인대사의 탱화 정도를 본 것이 유의미한 만남이었다. 그래서인지 동아시아에서 많은 사상적 원류를 낳았고 특히 유교는 우리나라 조선시대 500년을 거쳐 오늘날까지 살아남았다. 따라서 중국의 예술을 이해하는 것은 우리나라 회화사를 이해하는 데에도 분명 어떤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또한 아직 회화를 보는 눈이 없는 내가 한 권의 책이지만 그림을 보는 안목을 넓히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 성희 님은 대단하다. 비록 학교 교사의 신분이지만 자신의 공부를 계속 이어나가서 결국 한 회화사를 보는 안목을 남부럽지 않게 키웠다고 볼 수 있다. 장자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니 노장사상에 대한 공부가 익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동양 고전에 대한 안목으로 중국회화사를 간추려 사람들 앞에 내놓았다. 나는 정민 선생님이라든지 안대회 선생님이라든지 김풍기님 등 한국 고전시와 글에 대한 번역을 여러 권 접했고 따라서 옛 그림과 글에 대해 조금은 이해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꼭 한 번 보고싶은' 이 책은 거기에 내놓아도 어깨를 견줄만한 훌융한 책임을 느끼며 이 책을 읽어나갔다.

 

  역시 한국은 중국회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물론 중국의 영향에서 한국적인 독창성으로까지 발전해갔지만 역시 그림의 모티브는 중국에서 시작됨을 알게 해주는 작품을 여기서 또 만나게 되었다. 원나라 조맹부의 '수석소림도'는 김홍도의 '소림명월도'와 비슷하고 원나라 예찬은 '용슬재도'는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를 떠올리게 한다. 남송 마원의 '고사관록도'는 강희안의 '고사관수도'를 떠올리게 한다. 시대별로 주제별로 묶은 당대 최고의 그림들을 그 시대와 인물의 생애와 곁들인 이야기는 그만의 회화감상법과 함께 우리들을 또 다른 재미있는 이야기 속으로 안내한다.

 

  시대의 전형을 보여주는 작품들에서 그림의 텍스트를 접하면서 기본 회화를 보는 골격을 다듬고 궁궐과 저잣거리에 이르기까지 삶의 다양한 모습과 상상력을 다룬 작품들을 설명하면서 삶의 해학과 풍자 그리고 상상력을 길러준다. 새로운 미학과 감각을 제시한 기이한 명품들의 소개로 틀을 파괴한 새로운 그림과 변칙적 상상력의 변주를 도와주는가하면 형상 너머 정신적 경계와 그 절정을 보여주는 그림에서는 한 획 속에 담은 천지의 본질과 한 획이 능히 만 획을 포함하는 경지에 대해 보여준다.

 

  사실 동양화의 기본 도구는 붓이다. 따라서 붓질의 생태와 생리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고 종이의 질감과 재료의 성질을 아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화가의 마음 상태와 그 가치관을 알아야만 비로소 그림에 가 닿게 된다. 때로는 그림 속으로 들어가 그 풍경 속에 몸을 놓아보기도 하고 때로는 그림이 걸어오는 말에 귀기울여야 할 때도 있고 때로는 그림 속 인물이 우리들에게 말하고자 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도 있다. 그리고 때로는 그림 속 숨겨진 화가의 의도를 알아차려야 할 때도 있고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선 한 번의 획 속에 담긴 깊은 정신적 본질을 궁구해야 하는 때도 있는 법이다.

 

  나는 비로소 이 책을 접하고서야 그림을 보는 방법을 조금 알 것 같다. 형상을 넘어 형상 너머에 담겨진 뜻과 의미, 그것은 우리들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고 삶의 본질을 바라보게 한다. 그래서 꼭 한 번은 보고 싶은 자신의 본래의 모습을 찾게 만든다. 꼭 한 번 보고 싶은 중국 옛 그림은 꼭 한 번 보고 싶은 나의 본래 면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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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Y 기쁨의 발견 - 달라이 라마와 투투 대주교의 마지막 깨달음
달라이 라마 외 지음, 이민영 외 옮김 / 예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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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인류의 정신적 스승 달라이라마님과 투투대주교 간의 일주일동안의 대담에 관하여 기록한 것이다. 두 분 모두 민족적 아픔과 고통을 겪어내면서도 고통 속에 머무르지 않고 정신적 성숙의 삶과 모습을 드러내어 한 민족과 국가의 지도자를 넘어 인류의 스승으로 우뚝 선 분들이다. 이 분들이 풀어가는 인류의 교훈을 훌륭한 편집자 에이브람스님이 치밀한 계획 속에 아주 자연스러운 대화의 과정을 통해 우리들에게 삶 속에서 정신적으로 성숙을 이룰 수 있도록 제시된 마음훈련서이자 영적안내서라고 보면 되겠다.

 

  정신적 지도자이자 정치적 지도자로서 그들이 겪어낸 고통과 아픔은 아주 컸다. 그러나 그 고통을 겪으면서 두 분은 더욱 성장했고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그들의 정신적 메세지가 전달되었다. 중국의 공산화과정에서 티베트는 나라를 빼앗겼지만 티벳불교가 세계화되고 달라이라마님의 정신적 메세지는 전 세계에 퍼져갔다. 데스몬드 투투 남아공대주교님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의 흑인의 인권을 위해 평생을 바쳐온 분이다. 온갖 차별과 억압에 맞서 남아공에서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기까지 그가 보여준 분쟁의 새롭고 대화를 통한 해결방법은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두 분은 삶의 기쁨이란 어떤 상황에서도 잃어버리지 않은 우리 내면의 절대적 기쁨이라고 말한다. 고통 속에서도 삶의 희망과 내면적 기쁨을 느끼는 사람은 더욱 생명을 잘 지탱할 수 있다. 아우슈비츠의 경험을 통해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보편적인 특징이기도 했다. 사람이면 누구가 갖는 두려움, 불안, 스트레스는 우리가 가진 존재의 연결성과 내면적인 기쁨의 고찰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삶의 슬픔과 고통을 극복하는 그분들의 방식, 즉 더 큰 삶의 목적을 위해 그 슬픔을 이용하는 것을 보면 그들의 정신적 나침반은 늘 긍정과 진리를 향해 있다.

 

  두 분의 사귐 역시 허물이 없고 가식이 없다. 아주 인간적이며 유머러스하고 아이들처럼 천진난만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정신적인 성숙함의 척도를 볼 때 우리는 때로 아이들과 같은 순진무구함과 가식없음 상황에 대한 열린 마음을 든다. 실로 정신적 성숙을 이룬 두 분의 만남은 격식없고 걸림이 없으며 가식도 없고 아주 건강한 인간애를 보여준다. 아니 흘러 넘쳐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아주 자연스럽게 전염시키고 치유해준다. 마음이 평온한 사람 옆에 있으면 도시인의 어지럽던 마음도 저절로 쉬게 되는 경우가 그러한 것이다.

 

  두 분이 얘기하는 기쁨의 여덟 기둥이 있다. 관점이다.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고 더 큰 관점에서 바라보면 자신이라는 작은 틀에 매여 고통스러워 하는 마음을 바꿀 수 있다. 즉 감정을 바꾸는 것보다는 관점을 바꾸는 것이 더욱 쉽다. 마음의 속성상...그러하다. 다음은 겸허하고 수수해지려는 겸손이다. 타인도 나와 같은 인간이고 행복함을 추구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공유할 때 겸손의 마음은 생겨난다. 그리고 세번째는 유머이다. 심각한 것보다는 웃음과 농담이 훨씬 좋고 관계를 부드럽게 한다. 감정이 꼬인 상태를 현명한 사람은 한바탕 웃음으로 분위기를 바꿀 줄 안다. 그 때 사용하는 것이 농담이고 유머이다. 건강한 사람은 자신의 약점으로도 사람들을 웃기기도 한다. 그 만큼 자신의 깊은 곳에 있는 존재에 대한 신뢰가 있을 때 가능하다. 그리고 현실을 수용하는 것이다. 이는 깨인 마음과 열린 마음으로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하며 그럴 때 변화를 시작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최선을 다하되 결과에 집착하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용서다. 진정 강한 사람이야말로 용서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강한 사람은 특정한 지도자가 아니라 일반인이라 하더라도 그런 마음을 낼 수 있다. 용서야말로 과거로부터 해방되어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길이다. 용서하지 못한 것은 후회로 남으며 마음에 증해지며 용서로 인한 선순환은 세상을 빠르고 깊이 정화시켜나간다. 다음은 감사. 살아 있는 것, 그리고 내게 주어진 모든 것, 존재 그 자체에 감사하자. 다음은 연민, 우리는 누군간에게 도움을 주고 싶고 또 누군가에게 중요한 존재가 되고자 한다. 병든 사회는 자신마저 연민하지 못한다. 미래사회는 우리가 연민의 능력을 얼마나 키워낼 수 있느냐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달라이라마님의 말씀이 마음에 깊숙히 새겨진다. 다음은 베품이다. 우리는 넉넉할수록 베풀고 살아야 한다. 베품에는 물질적 베품도 있고 또 그 사람을 위해주는 시간을 만드는 방법도 있다. 또 정신적 성장을 위한 베품도 있다. 자신의 인연에 따라 다양하게 실천하다보면 더욱 성장의 기회를 가지게 된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기쁨을 발견할 수 있는 수행이나 행동요령같은 것으로 일반인이 종교와 관계없이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정신적 두 지도자의 말에 귀기울여 우리 사는 세상을 더욱 밝게 만들어나가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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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입사 우리공예.디자인리소스북 11
최응천 지음 /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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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입사'라는 말은 흔히 고려시대 향완이나 정병에 쓰인 금속 표면을 파고 실처럼 가는 유연성있는 금속재료를 실처럼 박아넣는 기법을 말한다. 이는 중국에서 '양감', '착' 또는 '착금'이라 사용한다. 일본에서는 '선상감', '면상감' 또는 '포목 상감'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금속 기물의 표면에 끌 등을 이용하여 파내고, 찍는 등으로 장식하는 조금기법 중 하나인데 사용되는 금속은 청동이나 철이고 입사되는 재료로는 금, 은, 동이 사용된다.

 

  세계에서 이는 최초로 시리아에서 기원전 14~15세기경 금입사된 철제 도끼가 가장 오래된 유물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중국에서는 상주시대에 송록석을 갑입한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동주시대에 성행했고 춘추전국시대에 철제 공구가 발달함에 따라 더욱 발전되어서 우리나라에까지 전래된 것으로 추측된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등장한 시기는 삼국시대로 백제 4세기 후반의 충남 천안시 화성리 출토의 철제 은입사 환두대도이다. 우리가 잘 아는 백제왕이 일본왕에게 하사한 '칠지도'에 새겨진 은입사도 한 사례이다. 이후 통일신라로 오면서 금동제 은입사 병을 비롯한 여러 기물이 출토되었고 청동제 금은입사 향로가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고 있다.

 

  아무래도 은입사의 전성기는 고려시대로 많이 전해지고 있는 정병과 향완과 합 등이 국보와 보물로서 전해진다. 이 책에서 알게 된 것은 은입사의 과정이 고려시대 끼움입사의 방법이다. V자형으로 끌로 파들어간 홈에 은실로 채워넣는 방법으로 그 정교함과 복잡한 문양이 아주 수작이다. 특히 이 시대의 기물들은 주로 불교의식용으로 사용된 것이 많았다. 정병도 그렇고 향완도 향을 피우는 제기였으며 향합 또한 그러하다. 고려가 불교이념이 통치하는 시대였으니 그럴 것이다. 그래서인지 종교적 심성과 공경심으로 수놓은 용과 학, 구름과 꽃무늬들이 아주 섬세하고 아름답다. 국보 214호 고려 1229년에 제작된 높이 38.1센티의 삼성리움미술관 소장 '흥왕사가 새겨진 청동제 은입사 향완'은 섬세하게 수놓은 용과 봉황이 구름과 함께 하늘을 자유롭게 날고 있다. 또 국보 171호인 삼성리움미술관 소장 청동제 은입사 봉황문 향합은 아주 드문 기형으로 향합자체가 그리 많이 전하지 않는다. 내가 가진 조그만 향합도 은입사기법이나 조형이 우수한 편이다. 비록 기물은 작은 편이지만....

 

  또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국보 92호의 '청동제 은입사 포류수금문 정병'은 그 조형과 은입사의 수준이 탁월하다. 안정감과 상승감을 고루 겸비하고 다양한 기법으로 만들어진 이 정병의 무늬를 보고 있으면 고려 귀족들의 마음이 얼마나 자연스럽고 평화로웠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조선시대로 오면서 불교의식용 은입사기물이 생활용기로 더욱 다양하게 제작되면서 사용되는 문양도 다양해진다. 앙부일구, 거울걸이, 화장품그릇, 철퇴 등 다양한 장식적 기법을 띄고 고려의 기술을 전수받은 조선의 은입사기법은 쪼음입사기법이라 하여 쌀 '미'자 형으로 네 번을 가로, 세로 대각선 두 번을 쪼아 문양을 만드는 기법으로 발전하고 기물로 철이 사용되는 예가 많아진다.

 

  현대에 와서도 다양한 디자인으로 제작되고 있는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역시 온고지신이라 했던가? 현대에 와서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세련된 문양과 기법은 세계인의 미감을 사로잡을 것 같다.

 

  다만 나의 기물과 은입사 기물은 보면서 드는 의문은 청동의 표면이 어떤 것은 자연부식의 과정을 거쳐 다양한 녹슬음이 드러나는 데 비해 어떤 기물은 표면이 고르게 검은 색으로 부식되어있다는 점이다. 표면에 무슨 처리를 하였는지 그런 기물에 대한 설명이 아직 없다. 또한 기물에 드러난 다양한 문양에 대한 분석도 조금은 미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고미술품인 청동 은입사 제품에 대해 기초적인 이해를 갖게 해 준 점에서 이 책은 정말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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