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 명상을 말하다
달라이 라마 지음, 제프리 홉킨스 엮음, 이종복 옮김 / 담앤북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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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의 영적인 스승, 달라이라마님이 공부하는 진리에 대해 아주 간명하면서도 알기 쉽게 설명했다. 번역도 간명하고 명쾌하여 읽어가는데 부담이 없다. 달라이라마님의 수석영어통역사이신 제프리홉킨즈 교수가 번역한 이 책은 '매일의 명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같은 평범한 우인도 매일의 명상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는 길을 제시한다. 마음이란 참으로 심오하고 깊고 푸른 바다와 같아서 그 표면에서 물결치는 파도하고는 아무런 상관없이 없는 듯 현존한다. 그래서 파도가 아무리 치더라도 감정에 아무리 휩쓸리더라도 몸의 고통과 마음의 고통에 절규하더라도 흔적없이 깨끗한 본래의 모습으로 우리가 돌아갈 수 있는 길이 존재한다. 이 책은 그 '길'에 대한 이야기이다.

 

  매일 매일 시간을 정해놓고 아침 저녁으로 앉아 병상에 들 수 있다면 그는 공부하는 사람이다. 하루하루는 별 변화가 없을지라도 문득 해가 가고 달이 가면 자신의 성숙해진 시선과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내 마음 속에 변하지 않는 무언가에 마음을 집중하고 나의 일상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심지어 잠들고 깨는 과정에 대한 의식을 날카롭게 벼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러한 미묘한 관찰 속에 진리의 모습이 가끔 드러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고나기를 우둔하고 공부도 게을리하는 내가 의식의 심층의 껍질 하나 벗기는 데에 많은 노력이 필요하므로 작은 경험 하나에 흔들리면 공부는 그 작은 곳에서 멈추고 만다. 이런 방향과 이정표를 제시하는 큰 공부를 한 분들의 이야기가 중요한 까닭이다.

 

  명상아란, 자신과 만나는 일이다. 우리가 자신이라 생각했던 거친 면의 자신의 모습이 아니라 보다 완전하고 보다 깊이 감추어져 있고 본래의 내가 가진 본래모습을 만나가는 과정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노력과 간절함에 의해 퇴보하자 않는 수준까지 가지 않는 이상 언제든 현실의 거친 의식에 휩쓸리기 마련이다. 보다 지헤로운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우리가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그들의 삶과 혜안이 우리를 보다 편안하고 지혜롭게 만들기 위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먼저 수행의 동기이다. 모든 라마님들께 귀의합니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마음이 밝지 못해 고통을 받는 중생들에 대한 자비심으로 이 공부를 시작합니다. 나와 더불어 이 세상의 모든 중생의 고통을 멎게 하시고 그를 위해 이 몸과 마음을 이용하소서. 그리고 거친 의식들을 그대로 놓아둔 채 보다 깊은 의식을 바라보고 그 곳에 마음을 집중시킨다. 공부가 붙을수록 그 깊은 의식에 보다 강하게 딱 붙어지내야 한다. 그 관점에서 생활하고 사물을 바라보고 관계를 바라보고 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나 여기서 멈춰서는 안된다. 심오하고 깊고 맑은 진리의 본래 빛을 만나야 한다. 그 만남이 스스로 세상에 대한 이해를 완전하게 갖게 할 때까지 수행은 계속되어야 한다.

 

  수행하는 삶 만큼 가치있는 삶이 어디 있을까?

"이처럼 수행하는 이들이 이번 생에 불성을 성취하는 것은 의심할 바 없다. 설사 그렇지 못한다 하더라도 경이로운 안락함. 아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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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03 19: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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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08 19: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금동불 Korean Art Book 1
곽동석 지음 / 예경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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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국시대부터 전해져오는 불상이 많다. 특히 나는 반가사유상에 관심이 있어 모조품인지 진품인지 모르지만 두 점을 소장하고 있다. 또한 청동불은 총 다섯 점 정도를 갖고 있는데 그 조형과 양식이 아직은 초보자라 잘 모른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의 청동불상에 대한 이해를 갖게 해 주었다. 비록 아직은 감이 없지만 적어도 불상의 시대구분과 삼국 중 고구려, 백제, 신라의 어느쪽인지에 대해 가늠할 수 있기만 해도 이 책이 가진 의미는 있다고 생각한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본 청동반가사유상은 정말 매혹적이었다. 부드러운 신체의 선과 얼굴의 편안한 표정과 무엇보다 내면을 응시하고 있는 듯한 눈의 표현이 정말 뛰어나다고 생각했다. 어찌 저렇게 멋진 예술품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 하고 우리 조상의 공예기술과 불심을 느낄 수 있었다. 때로는 순박하고 때로는 정밀하고 때로는 화려하면서도 불교의 진리를 벗어나지 않는 그 표정과 눈빛이 그려내는 깊은 진리는 보는 나의 마음을 차분하고 깊은 곳으로 데려갔다.

 

  삼국시대와 고려시대 사찰이 아니더라도 불교를 믿는 신앙인으로서 작은 불상을 모시고 바치고자 하는 마음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름 없었을 것이다. 생이지지하지 않는 우리같은 일반인들이야 불상이라도 모셔야 경건한 마음을 내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하기에 작은 불상이라도 부처님에 대한 존경심이 가득하도록 섬세하고 치밀하게 내면묘사에 신경을 썼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무엇보다 불심가득한 정성이 만들어낸 마음의 형상이 청동의 주물로서 현현하게 되었으리라 생각할 수 있다.

 

  선정인, 항마촉지인, 시무외인 등의 수인에 대한 이해와 연화부처님, 미륵존부처님, 비로자나부처님 등의 다양한 부처님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 그리고 보현보살과 문수보살 등 부처님을 수호하는 보살들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이렇게 청동불은 불교와의 깊은 인연을 바탕으로 한다. 석불과 철불도 있지만 가장 보편적이고 주물상태를 좋게 하고 잘 만들 수 있는 재료가 청동이었을 것이다. 구리와 주석, 금과 아연, 납 등의 재료를 합금하여 부처님의 형상을 만들어냈던 그들은 단순한 기능인을 넘어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고 실천하고 또 부처님을 향하며 의미있는 삶을 살았던 종교인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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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 1 - 고분미술 Korean Art Book 12
이한상 지음 / 예경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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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삼국시대의 금관은 화려하다. 한반도만이 갖고 있는 정교함과 특색을 잘 지니고 있다. 다뉴세문경에 대해서 빠진 부분이 좀 아쉽지만 청동검과 청동솥 청동방울 등 종교적 생활적 기물들이 소수 소개되고 있다. 무엇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금관, 팔찌(은제도 포함), 귀걸이, 반지, 그리고 금제신발 등이다. 고구려는 활달하고 씩씩한 기운이 흐르고 있고 백제는 디자인의 세련미와 조형성이 뛰어나다. 그에 비해 신라는 섬세한 금세공술을 바탕으로 한 화려함이 돋보인다. 이 작은 한반도에서도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특징적인 문화들이 서로 교류하면서도 자신의 독특한 개성을 지켜갔다는 점이 놀랍다.

 

  금속제품 중 특히 금으로 만든 고대공에품은 우리들이 소장하기는 어렵다. 도굴꾼들도 금으로 만든 것은 바로 현금가치를 지니기 때문에 녹혀서 팔기도 했을 것이기 때문이고 또 쉽게 현금화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이유로 쉽게 파괴되었을 가능성도 높다. 금의 가치로 파괴된 이 금속공예품들은 섬세하고 세련된 한국의 미를 보여주는 인류의 문화유산이다. 그런 면에서 더욱 보존이 사회적으로 필요한 유물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금속제품들은 그 화려함의 특성상 장식적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천년의 세월 전의 사람들이 이러한 공예수준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박물관에 가면 더욱 상세하게 살펴볼 것 같다. 또한 이 금속공예 속에 있는 형상들이 갖는 의미들에 대한 해석이 아직 덜 되어 있다. 여러 형태의 기하학적인 문양이 갖는 의미와 허리띠에 두른 곡옥과 물고기 그리고 알지못하는 조형의 물건들에 대한 보다 자세한 연구가 이루어지면 그 시대 사람들의 문화와 의식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유물은 그 형태와 상징성 속에 숨겨진 언어들로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들과 대화하고 있다. 우리들의 귀가 더욱 열릴수록 죽은 자들이 말한 이야기들을 더 많이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우리의 마음을 열고 유물에 귀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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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맛보다 두 번째 이야기 - 부산 맛집 산책 부산을 맛보다
박종호.박나리 지음 / 산지니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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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에 살면서 부산음식에 오랫동안 입이 길들여져왔다. 그렇지만 외국에 나가서 한국음식을 고집하지 않고 현지의 음식에 적응했고 또 만족했다. 그러나 일상을 살아가면서도 주변의 맛집을 찾게 된다. 될 수 있으면 좀 더 맛있는 식사를 하면 그 시간만큼은 조금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오랫동안 살아온 부산의 맛집을 나도 알것만 같았다. 박나리, 박종호 님의 '부산을 맛보다' 두 번째 이야기책을 보면서 나도 조금 공감하는 것이 있을 것만 같은 예감으로 책을 펼쳤다.

 

  그러나 우선 해운대와 반대편의 서부산에 사는 까닭에 해운대 방면의 맛집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물론 유명한 몇 집에 대한 것은 알고 있지만 같은 부산이어도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또한 부산이 가진 항구적 특성상 음식문화의 교류도 많은 편이라 보았을 때 특히 일본의 스시문화와 사시미문화는 더욱 교류가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들은 구별로 메뉴별로 지역의 맛집을 오랫동안 기자생활의 경험으로 써내려갔다.  우선 그 집의 사장의 이력을 설명하고 주 메뉴와 가격정보를 기본적으로 제공한다. 상차림의 사진을 보여주고 그 맛이 가진 장점과 재료이 신선함을 알려준다. 맛칼럼니스트의 숫준은 아니지만 외지인이 이 책을 가이드삼아 몇 군데를 다녀보아도 좋을 듯하다.

 

  그러나 부산에 오래 살아온 나로서는 굳이 이 책을 가이드삼지 않아도 구석구석의 그 지역 사람들만이 알음알이로 찾는 집의 정보를 갖고 있다. 교통부 돼지국밥이라든지 다대포 바지락 칼국수와 다대어시장과 초장집의 궁합, 장림기사식당 등 보다 오래 단골이고 그래서 이미지화되지 않은 더욱 깊은 맛을 찾아 가는 곳이 있다.

 

  부산 하면 돼지국밥과 밀면의 본고장이다. 그래서인지 어느 구에도 어느 골목에도 보면 쉽게 찾을 수 있는 음식점이다. 그러나 집집마다 맛은 천차만별이다. 그 중에서 보다 돼지 국물맛이 거칠지만 깊고 또 쓰는 비법의 국물맛도 각양각색이다. 그런 맛집을 우리가 사는 동네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미 전국방송을 탄 '복성반점' 짬뽕집은 유명하지만 그와 같은 깊이의 맛을 내는 짭뽕집이 이 지역에서만 여럿 있다. 밀면 집도 마찬가지다. 당감밀면 등 부산에서 이미 브랜드화된 집도 있지만 시장 길목 그 동네사람들만이 아는 맛집도 많다. 그래서 이 책은 앞으로 더욱 바뀌고 발전해갈 여지가 있다.

 

  부산에 살지만 부산 음식에 대해 또 주거지만 벗어나면 나 또한 문외한이다. 적어도 이 책을 가이드삼아 내가 정말 만족하는 맛집 몇 개라도 찾는다면 이 책의 역할을 다한 것이다. 여름이 지나가고 입맛의 계절 가을이 오고 있다. 푸른 하늘 아래서 맛집 투어로 시작하는 가을을 맞이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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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목 유홍준의 미를 보는 눈 3
유홍준 지음 / 눌와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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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홍준 선생님이 우리나라 예술을 바라보는 마음에 대해 정리했다. 기물이 다양하고 각 장르에 걸쳐 한국미술 전체에 할애하여 선정하는 데 애를 썼을 것 같다. 시, 서, 화에서 공예품인 청자, 분청사기, 백자에 이르기까지 나전칠기나 가구, 청동, 탑 등의 조선시대까지의 예술을 총망라한 것이 한 부분이고 또 근대미술과 현대미술에 있어 가치와 의미가 있는 작가와 작품들을 다루었다. 특히 현대미술부분에서는 잘 모르는 내용이 더러 많았다.

 

  오사카 동양도자 미술관을 다녀왔다. 특별전은 나의 관심 밖이었다. 곧장 코라이 조센 실로 직행했다. 먼저 섬세하고 놀라울 정도로 정교한 연적 두 점이 돌아가면서 나를 맞이했다. 청자의 빛깔과 조형과 그 작은 청자에 새겨진 섬세한 문양들은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을 절로 감동시켰다. 전시해놓은 기물은 스물 몇 점에 불과했지만 그 아름다움과 품격만은 최고의 기물들이었다. 특히 청화백자진사연화문항아리와 달항아리는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시선을 빨아들였다.

 

  불상과 청자를 만들어내었던 고려 도공들의 예술혼과 그 예술품을 아끼며 사용했던 귀족들의 미감을 알 수 있게 한다. 특히 고려자기는 화려한 듯 새겨진 문양을 보면 얼마나 여유있고 자연친화적이었던지를 알게 한다. 고려 귀족들은 그런 심성을 가졌을 것이라 짐작하게 한다. 그들이 갖고 있는 미감은 오늘날까지도 우리들의 미감을 자극한다. 그러고보면 인간의 미감이라는 것은 보편적인 성질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안목이라는 것은 결국 사물 속에 내재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눈을 말하는 것인데 그것은 격물과 관계 된다. 어느 예술가든 자신의 예술을 펼치기 위해 절차탁마하지 않는 예술가는 없다. 그 오랜 뼈를 깍는 수련과 공부를 거쳐야 비로소 자신의 격물이 생기고 그것을 표현하는 법까지 깨우칠 때 비로소 한 예술이 탄생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예술을 가치와 아름다움을 읽어주고 알아주는 소비자들이 있을 때라야 비로소 그 예술산업은 발전하고 융성하게 된다.

 

  그러니 최고의 예술품을 만들었던 선조들의 미감과 안목을 지켜내고 문화재를 올바르게 보존하고 계승시키는 방법 중 우리 스스로가 사회적 안목을 업그레이드시켜 나가고 우리 미술품에 대한 아름다움의 발견과 즐김을 보다 많은 국민적인 누림으로 할 때 비로소 문화대국 또는 예술대국이 되는 것이다. 그 안목과 미감을 누리며 사는 삶이야말로 행복한 삶이 아니겠는가?  이 책에 나오는 회화나 공예품들은 익히 본 물건들이 많지만 그것을 자신의 눈으로 보아 자신만의 미감을 느낄 때 비로소 그 작품과 자신과의 대화가 시작되는 것이고 그것이 안목의 입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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