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기반아래_2015.06.19

(Subject: 그리스도인의 정체성-나는 그리스도인인가80.)

 

(요한복음65~9) 예수께서 눈을 들어 큰 무리가 자기에게로 오는 것을 보시고 빌립에게 이르시되 우리가 어디서 떡을 사서 이 사람들로 먹게 하겠느냐 하시니 이렇게 말씀하심은 친히 어떻게 하실 것을 아시고 빌립을 시험코자 하심이라 빌립이 대답하되 각 사람으로 조금씩 받게 할찌라도 이백 데나리온의 떡이 부족하리이다 제자 중 하나 곧 시몬 베드로의 형제 안드레가 예수께 여짜오되 여기 한 아이가 있어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졌나이다 그러나 그것이 이 많은 사람에게 얼마나 되겠삽나이까

 

빌립과 안드레의 대조적인 모습 속에서 믿음의 기초가 어디에 기인하는지 발견한다. 무리가 시장하고 먹을 것이 필요한 시점에서 예수님께서 특별히 시험하실 목적으로 빌립에게 질문을 던졌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빌립은 예수님의 질문 앞에서 현상을 매우 현실적으로 직시하고 있었다. 현실적으로 이백 데나리온의 큰 돈으로도 이 많은 무리를 먹일 수 없다는 것이다.

 

빌립이 암울한 답변을 하였을 때, 또 다른 제자 안드레가 물끄러미 끼어들었다. 그리고 작은 도시락 하나를 예수님께 건넸던 것이다. ‘이거 한 아이가 건네준 도시락인데, 이게 아무 것도 아닌 건 압니다…’

참 놀라운 일이다. 이백 데나리온의 떡으로도 모자랄 판에, 어린 아이야 그 순진함에 자기 도시락을 내놓을 수 있었다지만 안드레 마저 그 도시락을 예수님께 내놓았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때 예수님께서는 기적을 보이신 것이다.

 

상황을 바꿔보자. 만약, 그 아이가 자기 도시락을 빌립에게 가져갔다면 어떻게 됐을까?

얘야, 이건 너나 먹으렴. 지금 이걸 가지고 나노조각으로 나눠서 주란 말이냐

 

빌립과 안드레의 차이가 무엇이었을까. 안드레 역시 도시락 하나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적어도 도시락을 예수님께 가져다 드릴 믿음의 순수함 정도는 있었다. 어째서 예수님께서 빌립을 시험코자 하셨는지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예수님은 빌립과 안드레의 대조되는 모습을 통해 믿음의 기초에는 당위적으로 순수함이 수반하여야 한다는 것을 일깨우신 것이다.

 

우리가 믿음의 삶에 있어 범하기 쉬운 오류는, 성경에서부터 교회운영과 교회생활에 이르기까지 너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 위에서 이해하려 든다는 것일 거다. , 신앙이 논리 위에 있어야 하는데 논리가 신앙을 지배하려는 것이다. 그것을 쉽게 자기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표현으로 대신하곤 한다.

 

그렇다. 우리가 성인이라면 아이처럼 순진하긴 어려울지 모르지만, 적어도 우리 믿음의 기반 아래에는 안드레처럼 초라한 도시락을 예수님께 의탁시킬 수 있는 만큼의 그냥 그런 순진함과 순수함은 바탕 되어져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