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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 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 (미니북)
고든 맥도날드 지음, 홍화옥 옮김 / IVP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제목만 들어봤을 때 굉장히 어려워 보이는 책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그렇게 어려운 책만은 아니다. 그렇다고 아주 쉬운 책도 아니다. 분명 내면세계의 현상들을 다루는 책이기 때문에 결코 가벼운 주제가 아니며, 내용도 아주 쉬울 수는 없다. 누군가는 쉽다고 표현하는데 글쎄, 그것은 그만큼 사려깊게 이해하지 못해서이지 않을까 싶다.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이 책이 이토록 대중적인 성공(?)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리스도인의 영적성장과 직결된 내면세계의 문제를 저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적인 지침들을 제출해주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저자는 자신의 내면세계가 무너졌던 30대 초반의 경험에서 부터 모티브를 얻는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성공적인 목회사역을 하던 그가 어느날 갑자기 주체할 수없이 무너져내리는 무기력한 자신의 내면을 경험하게 된다. 쉽게 표현하면 그는 영적으로 고갈된 상태, 방전이 되고 말았다. 거기서부터 어디서 문제가 시작된 것인지. 하나씩 고찰해나가게 되고, 그리스도인 영적성장이 바로 내면세계를 잘 정제하고 다스리는 질서에서부터 비롯된다는 교훈을 얻게 된다. 요약하자면, 동기부여, 시간관리, 지성, 하나님과의 영교, 재충전.
처음 책을 펼치면서는 그의 영적고갈에 대한 방전을 읽으면서 '30대 목회자가 너무 늦은 경험을 한 거 아닌가?'란 의문을 가졌다. 물론, 충분히 그의 이야기는 공감할 수 있었는데, 적어도 내게는 그러한 경험이 신앙을 처음 가진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경험이었기 때문이다. 흔히 '청년 신앙은 냄비신앙이다.'란 말처럼. 그러나 단순히 유치하게 치부해버릴 수 없는 이유는 이런 방전의 경험이 어쩌면 1회적인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고든 역시 재차 실패했던 것처럼... 그것이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주는 유일한 시험아닐까?) 환경은 계속 변해간다. 위기와 위험은 항상 존재한다. 그런 관점에서 맥도날드 목사님이 제출해주고 있는 교훈들은 충분히 필요한 지침들이 되어준다. 오히려 더 넓고 깊은 곳까지 내면세계를 어떻게 다듬어야 할지 실제적으로 가르쳐준다. 청교도와 같은 아주 경건한 책은 아니지만, 신앙의 실제적인 영성과 능력을 지켜가기 위해 항상 유념해야할 실제적인 지침들이라 할 수 있다.
어느 순간 하나님 중심이란 목적을 잃어버리고 본능적으로 사람들의 명성과 이목에 현혹되는 우리의 약한 본성. 무질서한 생활습관. 듣고 배운대로만 말할 줄 알았지 실제 자기 안에 정립되지 못한 성경적인 지성. 부족한 영적훈련 등등.. 그 모든 것이 우리 내면세계가 무너지는 이유가 된다. 그래서 한 때는 호랑이도 잡아 먹을 것 같은 혈기로 신앙생활을 하다가도 어느 순간에 시험에 들고 초라한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극복할 수 없어 신앙에서 이탈버리는 내공없는 신앙이 존재하는 것이다. 단지 열심있는 신앙이 아니라 마라톤 같은 신앙에서는 내공이 있는 신앙이 더욱 필요하다. 그런 관점에서 이 책을 읽어본다면 좀 더 실제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