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크린 독수리

 

 

넓고 청푸른 창공이 나를 두른다.

올라오라고 공기를 가르라 한다.

열망하는 태양이 나를 부른다.

솟구치라고 깃 좀 펴보라고.

 

저 푸른 대기를 관통할 만큼

바람은 고요하다.

구름은 녹았다.

동경의 눈이 이글거린다.

 

환희의 하늘 속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높게 그리고 낮게 넓게 그리고 좁게

가장 높은 곳에선 가장 멀리까지

용맹한 네 날개짓 창공이 웃는다.

 

끌어않은 숲을 흔든다. 가지를 흔든다.

바람이 차다. 눈을 뜨라고

태양의 온기 없다 한다.

깃을 펴라. 깃을 펴라.

 

접은 날개 이미 날고 있노라 한다.

싸맨 가슴 울분 있다 한다.

더디감을 배운다고. 저공 비행을 배운다고.

세찬 바람도 가르는 연습 중이라 한다.

태양이 젖는 날일지라도

창공을 관통하리라 한다.

 

 

-2010.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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