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_2012.08.23
(Subject: 그리스도인의 정체성-나는 그리스도인인가56.)
(대상 16:3, 개역) 『또 이스라엘 무리의 무론 남녀하고 매 명에 떡 한 덩이와 고기 한 조각과 건포도병 하나씩 나누어 주었더라』
베레스 웃사 사건 후 오벧에돔에 머물던 언약궤가 다윗성으로 모셔져 왔다. 다윗은 춤을 추며 뛰놀았고, 미갈은 그런 다윗을 비웃었다. 그러나 그날은 모두에게 기쁨과 즐거움이 있는 축제의 날이었다.
그 자리에 모인 모든 무리의 사람들에게 떡 한 덩이와 고기 한 조각, 건포도 한 병이 각각 주어졌다. 그 어떤 신분의 차별이나 구별도 없이 모두에게 평등하게 선물이 지급되었다. 요즘에도 어디 행사를 하는 곳에 가면 사은품을 나눠준다. 그처럼 그날의 다윗성에도 사은품이 지급되었다.
비록 성경에 기록되진 않았지만, 분명 그 축제의 자리에 예루살렘의 모든 이들이 모이진 않았을 것이다. 물론, 많은 상당수의 무리가 언약궤의 다윗성 입성을 함께 보며, 큰 기쁨을 누렸겠지만 또, 분명 많은 무리의 사람들은 그 자리에 함께 있지 않았을 것이다.
복음서에서 왕이 잔치에 초대했지만, 자기 상업 때문에 초청을 거절했다는 비유처럼 그 날의 다윗성에도 그런 모습이었을 것이다.
어떤 부유한 사람들에게는 사실 다윗왕이 백성들에게 나눠준 선물이 귀한 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사실, 언약궤가 다윗성 안으로 모셔진다는 의미 있는 행사에 비해 또, 생각해보면 그리 거창한 선물도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볼 수 있다.
각각의 사람들에게 주어진 것은 떡 한 덩이, 고기 한 조각, 건포도 한 병. 고작 그것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왕궁에서 지급하는 선물치고는 뭐, 조촐한 편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생각해보면, 굳이 그 자리에 함께 하지 않아서 그 선물을 받지 못한 들 어느 정도 중산층의 사람들에게는 크게 아쉬울 것이 없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선물의 가치는 작았을지 몰라도, 그 은혜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었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사실 그 날 다윗성에 모인 그 많은 무리들이 얻은 것은 소정의 사은품이 아니라 만족과 기쁨. 은혜가 더 큰 얻음이었다는 것일 거다. 떡, 고기, 건포도는 그 자리가 아니었어도 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기쁨과 은혜는 오직 그 자리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자주 질문되는 것이 하나 있다. ‘내가 있을 자리가 어딜까?’ 바로 그 질문.
그리스도인들이 모이는 자리가 있다. 그리고 오직 그 모임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다. 그리스도인에게 반드시 필요한 그것은 오직 그 자리에서만 얻게 되는 것이다. 함께 참예하는 습관은 은혜를 얻는 가장 좋은 습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