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땅_2012.08.12

(Subject: 그리스도인의 정체성-나는 그리스도인인가54.)

 

(대상 12:8, 개역) 『갓 사람 중에서 거친 땅 견고한 곳에 이르러 다윗에게 돌아온 자가 있었으니 다 용사요 싸움에 익숙하여 방패와 창을 능히 쓰는 자라 그 얼굴은 사자 같고 빠르기는 산의 사슴 같으니』

 

역대상 12장에서는 사울왕의 통치체제로부터 벗어나 도망자 다윗에게로 종속되기 위해 나아온 각 지파 사람들에 대해 언급해준다. 심지어 사울왕의 동 지파인 베냐민 지파에서 조차 삼천명이 다윗에게로 나아왔다고 기록되어 있다.

 

한편, 갓 지파의 사람들이 다윗에게 나아옴을 표현한 성경구절에서 다윗이 머물고 있던 지리적인 특성을 짤막하게 설명해준다. 

 

거친 땅 견고한 곳’.

 

바로 그곳이 도망자 다윗이 사울왕의 칼날을 피해 몸을 숨겼던 장소였다. 문맥의 특성상 어찌보면 이 지리적인 특성을 묘사한 구절은 굳이 필요가 없었을 법 하다. 그러나 특별히 다윗이 머문 이 지리적인 장소에 대한 특징을 언뜻 보면 그냥 눈여겨 보지 않고 스칠 수 있음에도 기술되어져 있음에는 그것이 주는 의미도 생각해 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다윗이 머물러던 그 땅은 마치 다윗이 처한 상황을 말해주는 것만 같다. 거칠지만 결코 연약하지 않은 견고한 땅. 다윗은 도망자였다. 그의 인생의 가장 거칠고 험악한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견고했다. 하나님께서 그 험한 세월 도중에 동행하셨고, 그를 위대한 왕을 준비시키고 계셨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는 사울왕의 칼날 앞에서도 사실은 연약한 존재로 도망치는 자가 아닌, 실제로는 그 칼 앞에서 견고하게 보호를 받고, 가리우심을 입고 있었다.

 

그리스도인은 종종 거칠고 험악한 땅을 걸을 때가 온다. 사람은 누구나 부드럽고, 평탄한 길을 걷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하나님은 그리스도인에게 거칠고 굴곡이 많은 길을 주시기도 하시다. 다윗도 거친 땅을 걷고 싶지는 않았다. 그건 분명하다. 고난을 즐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삶 속에서 거칠고 척박한 걸음을 걸을 때 우리는 매우 고달프다. 슬퍼하고, 낙심하기도 하며 하나님께 자조섞인 원망을 내뱉기도 한다. 자신의 연약함에 울부짖는다. 우리는 항상 하나님 앞에서 담대히 이길 수 있다고 말하는 경우보다 나는 못하겠다고 말할 때가 훨씬 더 많다. 우리는 스스로가 너무 연약하고, 무조건적으로 은혜와 보호를 받아야 하며, 하나님의 자비가 필요하다고만 읇조리기를 좋아한다. 자기의 연약함을 고백하고, 하나님을 의뢰한다는 것은 정답이지만. 스스로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그저 책임을 전가시키려는 태도는 의뢰함이 아니라 그저 포기인 것이다.

 

신앙의 거친 땅을 걸을 때, 척박한 그 땅을 통과할 때 우리는 연약함을 발견하고, 우리는 탄성하게 되지만. 결코 그 도중이 무너져내리는 연약한 땅은 아니었다. 오히려 견고한 땅을 걷고 있는 것이다.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인도하심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그 거친 땅이 사실은 하나님이 보호하시기에 견고한 땅임을 훗날에는 알게 된다.

 

신앙생활이 쉬워지는 한 가지 비결이 있다면. 힘들 때는 힘들어 하면 되고, 어려울 때는 어려워하면 되는 것이다. 무조건 힘들어도 힘들지 말고, 어려워도 어려워 하지 말아라고 말하는 믿음도 아니고 위로도 아니다. 염려는 덕이 아니란 이유 때문에 염려하게 되는 상황에서 염려하는 자신을 자책하고 있는 모습이야 말로 안타까운 모습이다. 염려할 수 있다. 다만, 믿으면 된다. 이 척박한 땅이 견고한 땅이며, 하나님의 보호하심 안에 있음이며, 그 종말이 영원한 영광이며 상급이란 사실을.

 

모든 길에는 오르막이 있고, 내리막이 있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날개를 펼쳐 모든 것이 비상하는 것처럼 잘 풀리고 평탄할 때가 있는가하면 또 반대로 날개가 부러지고 모든 것이 끝이 없는 무저갱으로 떨어지는 것만 같은 고통의 시간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거칠 수는 있지만 허물어져 내리는 나약한 땅은 아니다. 그리스도인 늘 언제나 그리스도의 견고한 반석. 그 땅 위에 있다. 내려 갈 때는 또 올라갈 날이 올 것을 믿고 기다리면 된다. 그리고 그것이 사실이다. 신앙은 그것을 경험하고, 그 종국에 은혜를 베푸시는 하나님을 체험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의 반복이 견고한 믿음을 더욱 길러준다.

 

베냐민과 유다 자손들도 다윗에게 나아왔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들 역시 말한다. 다윗이 머물렀던 그 자리는 견고한 땅이었다고.

 

(대상 12:16, 개역) 『베냐민과 유다 자손 중에서 견고한 곳에 이르러 다윗에게 나오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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