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의 그리스도인_2012.08.06
(Subject: 그리스도인의 정체성-나는 그리스도인인가52.)
(대상 10:13-14, 개역) 『[13] 사울의 죽은 것은 여호와께 범죄하였음이라 저가 여호와의 말씀을 지키지 아니하고 또 신접한 자에게 가르치기를 청하고 [14] 여호와께 묻지 아니하였으므로 여호와께서 저를 죽이시고 그 나라를 이새의 아들 다윗에게 돌리셨더라』
사무엘상에는 사울의 일대기가 정교하게 서술 되어진다. 구약의 대표적인 인물이자, 그것도 신앙의 실패자의 표상인 사울을 정교하게 서술한다는 것이 의외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물론, 그것은 우리의 교훈을 위해서이다.
사울의 삶과 실패와 그의 빗나간 가치관에 대한 묵상은 나 역시 많이 했던 부분이다. 여기 역대상에서 사울을 상기하면서 두 구절을 들어 요약해주고 있다. 사울은 자살로 생애를 마감한 사람이었다. 하나님의 사람으로 기름부음을 받았음에도 마지막에는 하나님의 신을 잃어버리고, 악신에게 괴롭힘을 당하면서 끝까지 회개하지 않았던 사울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자살이라는 것이 신앙인에게 어울릴까? 무척이나 다른 세계임에도 불구, 사울은 그 경계를 넘어간 사람이었다.
그렇게 사울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 이유에 대해 역대상은 단도직입적으로 그것은 여호와께 범죄하였기 때문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사울의 범죄가 그의 죽음을 자살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울은 범죄는 무엇이었을까? 예전에도 말했든 사울이 도덕적, 윤리적인 범죄를 했다는 성경 기록은 없다. 우리가 생각하는 보편적인 범죄를 범했던 것이 아니란 것이다. 오히려 더 큰 죄를 지었던 것이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지 않았던 것. 하나님께 묻고, 의뢰하고 청했던 것이 아니라 신접한 자에게 도움을 청하고, 하나님을 자기 삶 속에서 철저히 배제시켜 버렸다. 그는 철저히 회개하지 않았던 배신자였다. 마치 사울의 모습은 하나님을 배척하는 이스라엘의 민족이 한 사람에게 반영 되어진 축소판 같았다.
그리스도인은 구별된 존재이다. 특별히 죄에 대한 새로운 양심을 부여 받은 우리들은 성령 안에서 행할 수록, 양심의 눈이 밝아질수록 죄에 대해 더욱 민감해지고, 작은 죄에 대해서도 가책을 느낀다. 범죄라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일상에서 가장 조심스런 부분이며, 더러운 오물을 밟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세상, 정욕, 교만, 이기심, 육신의 것, 분노, 무절제, 다툼, 게으름, 영적침체, 걱정 등. 그리스도인에게 대표적인 죄이다. 한편, 이 죄는 어떠한가? 기도 가운데 충분히 하나님께 묻고, 의뢰하지 않음. 성급함.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해버림. 말씀을 등한시 함. 사람의 지혜를 구함.
말씀 가운데서, 스스로의 기도 가운데서 충분히 하나님께 묻고 그 응답을 기다리기 전에 사람에게 먼저 물어 보고, 사람의 지혜를 구하고, 세상이 제공해주는 정보를 의뢰하는 것. 그 모든 것이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보통의 다양한 죄들에 비해 훨씬 더 큰 죄가 되고 있다는 것을 얼마나 알고 있었을까.
사울이 죽었다. 그가 하나님께 범죄했기 때문이다. 그 범죄는 도덕적인 것도 윤리적인 것도 아니었다. 그는 말씀을 등한시 했다. 그는 하나님을 의뢰하지 않고, 묻지 않았다. 자기의 욕망대로 나아갔고, 회개치 않았다. 사울에게 하나님은 없었다. 그것이 하나님이 사울에게 분노한 이유였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이다. 우리 삶에 얼마나 하나님을 의뢰하고, 묻고 기다리는 인내와 믿음과 하나님을 인정하는 태도가 있는 것일까? 이 태도는 습관이 되었던가. 이 태도가 하나님을 섬긴다는 내 삶의 가장 우선순위에 올라와 있었던가. 그리스도인의 범죄가 그토록 경계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라면, 이것이야 말로 항상 고려되어야 할 삶의 지표는 아니었던가.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 그것이 범죄하지 않는 그리스도인의 우선 원칙이다. 삶 속에 하나님을 섬긴다는 가장 명백한 증거. 범사에 하나님을 간섭하시도록 하는 것. 하나님께 묻고, 의지하는 것. 그것이 귀찮지만 그랬을 때 하나님을 인정하는 것이며,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며, 섬기는 자의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 기억하자. 하나님을 무시하는 범죄는 모든 범죄의 원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