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모한 답습_2012.03.27
(Subject : 그리스도인의
정체성-나는 그리스도인인가24.)
(삼상 3:13, 개역) 『내가 그 집을 영영토록 심판하겠다고 그에게 이른
것은 그의 아는 죄악을 인함이니 이는 그가 자기 아들들이 저주를 자청하되 금하지 아니하였음이니라』
제사장 엘리의
가문은 종말을 고하고 있었다. 엘리의 아들들은 불량자였고,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알지 못했다. 그들은 제사장이면서도 하나님의 제사를 멸시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죽이기로 작정했다. 엘리의 아들들은 제사를 지낼 때 제사자가 가져온 제물을 마음대로 취했다.
세살 갈고리를
가지고 와서는 솥이나 가마에 찔러 넣어서 걸려 나오는 것을 맘대로 취했다. 때로는 제물을 태워 드리기도
전에 날 것을 원한다며 빼앗아 갔다. 그러나 율법은 제사장의 몫은 오직 고기의 가슴과 우편뒷다리였음을
명시했다. 최초 성막이 지어지고, 제사에 대한 규례가 선포되었던
출애굽기나 민수기의 장면을 되뇌어볼 때, 엘리 아들들의 이러한 파렴치한 행동은 극악무도한 것이다.
그러나 비단
엘리 아들들의 문제만이 아니었다. 근본적으로 하나님은 이러한 불량자들의 문제가 바로 제사장 엘리 자신에게
있음을 주지시킨다. 하나님은 사무엘을 부르셔서 제사장 엘리 가문이 그 아들들의 저주와 죽음을 기점으로
몰락하게 될 것을 말씀하셨다. 영영할 제사장의 직위도 더 이상 영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면서 하나님은 엘리의 명백한 잘못의 정곡을 찌르셨다.
‘네가 네 아들들의
저주를 자청하되 금하지 아니하였도다.’ 엘리는 그들의 자식들이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불량자로 키워버렸다. 엘리는 자식들의 잘못과 그릇된 문제를 이미 알고 있었다. 엘리는
그것을 다스려야만 했으며, 제어해야 했다. 그러나 엘리는
그러한 의무를 충성스럽게 수행하지 않았다. 즉, 엘리는 방관하였던
것이다. 자식은 여호와의 기업이라고 했다. 자녀에 대한 부모의
신앙적인 의무는 특별한 책임이다. 그러나 엘리는 자식들의 불량한 신앙에 대해 올바른 훈계를 겸하지 않고, 어떤 구심점을 제공하지도 않았으며 그들을 나무라지도 제어하지도 않았다. 그
모든 방관자적인 자세로 일관하면서 자녀들이 여호와를 알지도 못하는 불량자로 자랐음에도 여지없이 제사장의 가문이라는 혈통에 근거해 직분을 부여했고, 결과적으로 하나님의 제사를 완전히 짓밟히게 만들어버렸다.
그리고 이
모든 폐단에 대해 하나님은 특별히 어린 사무엘을 부르시어 엘리의 잘못과 그 자식과 가문의 몰락을 예언하셨다. 그리고
엘리는 사무엘에게 직접 그 예언을 전해듣게 된다. 그때 사무엘은 두렵고 떨리는 심정으로 처음엔 말을
하지 못했으나, 엘리가 있는 그대로 다 고하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벌을 내리시길 원한다고 촉구함으로써
떨리는 심정으로 낱낱의 예언을 전했다.
그리고 그
후. 시간은 흘렀다. 예언대로 제사장 엘리 가문은 몰락했고, 사무엘은 차기 제사장으로 임명을 받아 하나님을 섬기는 봉사를 수행하게 되었다.
또한, 사무엘은 최초의 순회 설교자로서 매년 벧엘과 길갈,
미스바로 순회하며 설교했다. 그의 주거처는 라마였고, 그곳에
선지자학교를 세워 후임을 양성했다. 사무엘은 유능한 사사이자, 존경
받는 제사장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참으로 예기치 않은 사무엘의 무모함을 발견케 된다.
사무엘이
늙고 그 아들들이 사사의 직분을 이어받았다. 요엘과 아비야. 그러나
그들이 아버지 사무엘의 행위를 따르지 않았다고 한다. 뇌물을 받고 판결을 굽게 하였다. 모든 장로들이 사무엘에게 나아와 호소하기에 이르렀다. 당신의 아들들은
당신의 행위를 따르지 않고, 이제 우리에게 왕이 필요하다라고 말이다.
사무엘의
무모한 답습은 그렇게 이뤄졌다. 하나님께서 사무엘을 부르셨을 때, 그가
어려서 제사장 엘리의 수하에서 가르침을 받을 때, 그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고. 그 하나님의 음성이 자식에 대한 신앙의 올바른 교훈을 충분히 하지 못한 엘리 가문의 몰락으로 경고되었음을 직접
들었었다. 그 두려움과 떨리는 심정으로 엘리 앞에서 고백했던 그 사무엘. 그러나 사무엘 역시 자신의 아들들을 다스리지 못했다. 이스라엘 장로들이
사무엘 앞에 나아와 그 아들들의 허물에 대해 호소할 때 사무엘의 심장은 떨려야했지 않았을까?
사무엘만큼
신앙의 2세대에 대한 1세대의 책임과 의무가 얼마나 막중한
것이었는지 분명히 듣고, 보았다. 그러나 그럼에도 그 역시
그 책임에 완전하지 못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러한 무모함은 삶의 수많은 영역에서 우리 역시 답습하고
있는 무모함이기도 하다.
하나님의
명백한 말씀과 진리, 순종과 불순종의 기로, 겸손과 오만, 참된 의무와 가치, 징계와 회개.
그러나 우리는 너무 빨리 순결한 것들을 잊어버리고, 과오의 고통과 수치를 망각한 채 무모한
답습을 해버린다. 올바른 책임과 의무를 수행한다는 것에서 우리는 너무나 쉽게 궤도를 이탈해버리면서 그리스도인의
올바른 정체성을 잃어버리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