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은 사울의 창을 피했네_2011.11.27
(삼상 19:9-10, 개역) 『[9] 사울이 손에 단창을 가지고 그 집에 앉았을 때에 여호와의 부리신 악신이 사울에게 접하였으므로 다윗이 손으로 수금을 탈 때에 [10] 사울이 단창으로 다윗을 벽에 박으려 하였으나 그는 사울의 앞을 피하고 사울의 창은 벽에 박힌지라 다윗이 그 밤에 도피하매』
다윗의 일생에는 수많은 대적들이 있었다. 처음 그가 목동으로 양을 지킬 때 그는 사자와 곰, 이리로부터 자신의 양을 지켜야 했다. 그가 기름부음을 받자 그의 전쟁은 제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골리앗을 쓰러뜨렸다. 그는 3라운드부터 본격적으로 싸움꾼이 되었다. 실제로 군대장관이 된 그는 전장에 나가는 장수가 되었다. 그의 주요 대적은 블레셋 민족이었다. 사울왕이 이스라엘을 통치하던 시대는 이스라엘과 블레셋의 각축전이었다. 그러므로 이 당시 다윗은 군대장관으로 끊임없는 블레셋과의 국지전에 나아가야 했다. 뿐만 아니라 이 잦은 국지전에서 명성을 얻은 다윗은 제4라운드로 접어들었다. 바로, 그의 일생일대에 가장 지독한 대적 사울과의 전쟁이었다.
그러나 이 사울과의 전쟁에서 다윗은 지난 모든 전쟁에서 보다 전적으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다. 그는 결코 칼을 빼들지 않았다. 이것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양상이 다른 전쟁이었기 때문이다. 불가능한 전쟁에 그는 휩쓸려야만 했다. 다윗은 오랜 세월 동안 자신의 대적을 의심해야만 했다. 사울은 자신이 섬기는 주인이자, 이스라엘의 왕, 기름부음을 받은 자. 또한, 그의 장인이었다. 바로 그가 그의 일생의 가장 지독한 대적이라니.
한편, 사울은 어째서 다윗의 가장 지독한 대적으로 자처한 것일까? 물론, 그것은 사울의 질투와 시기심, 왕권에 대한 기득권. 명예욕과 체면 때문이었다. 사울은 왕의 자리에 오른 뒤 유독 자신의 체면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향을 보인 대표적인 인물이었다. 사실 처음부터 그가 그런 사람은 아니었다. 기스의 아들 사울로 소개되는 그의 초반 사역을 보면 그는 매우 평범하고, 근실하고, 겸손한 청년 사울로 묘사된다. 그러나 왕이라는 자리가 사울을 바꿔놓았다. 왕권을 소유한 사울은 차츰 백성들 앞에서 왕으로서의 자신의 지위와 명성과 권력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었다. 모든 독재자들이 지녔던 공통된 변화이다.
사울은 다윗의 영성과 유능함을 발견했다. 백성들이 다윗의 능력을 드높였다. 그러므로 그것은 사울의 관점에서 정당한 현상이 아니었다. 그것은 왕권이 존재하는 현실에서 질서에 반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왕인 자신의 위치에 대한 하나의 도전적인 병폐였다. 사울은 다윗을 정직하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때부터 사울은 교묘한 방책과 계략으로 다윗을 궁지에 몰리게 했다. 왕의 체면을 깎는 도전자는 용납해서는 안 될 일! 사울이 사무엘로 부터 버림받음을 선언 받는 장면 속에서 사울이 얼마나 자신의 체면에 중독된 사람인지 발견할 수 있다.
사울은 다윗을 미워하면서도 교묘한 속임수로 왕의 사위가 되어줄 것을 청했다. 정녕 다윗을 사랑해서가 아니었다. 자기 딸 미갈을 아껴서도 아니었다. 심지어 딸 미갈을 팔아서라도 다윗을 올무에 걸리게 만들고 결국에 그의 수중에서 암살하고자 했다. 사울은 다윗을 짓밟고 싶었다. 자신에게 명성과 체면에 흠집을 준 다윗에 대한 숨은 적의와 복수심을 버리지 못한 사람이었다. 처음 다윗은 순진했다. 그는 사울의 은밀한 계략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몇 번의 죽음의 손길에도 불구하고 요나단의 중재로 말미암아 끝까지 왕궁에 머물고 있던 다윗의 순진한 모습에서 그것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초월해 가장 궁극적인 사실을 주목해야 된다. 사울과 다윗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정직함이었다. 사울은 정직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므로 그것이 그를 그릇된 욕망에 집착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다윗은 수많은 허물과 실수와 그릇됨에도 불구 철저히 정직하기 위해 무릎을 꿇은 사람이었다. 다윗은 자신의 명예와 체면보다 하나님 앞에 정직에 대해 심각하게 반응할 줄 아는 양심을 갖고 있었다.
그 옛날 사울이 다윗을 벽에 박고자 창을 던졌다. 그 창의 이름은 체면과 권력, 명예와 기득권. 그러나 정직한 다윗은 그 창을 피했다. 권력이 없는 자의 유일한 무기는 정직함. 오늘 나도 그 창을 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