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지기_2011.09.14

(눅 12:42-43, 개역) 『[42] 주께서 가라사대 지혜있고 진실한 청지기가 되어 주인에게 그 집 종들을 맡아 때를 따라 양식을 나누어 줄 자가 누구냐 [43] 주인이 이를 때에 그 종의 이렇게 하는 것을 보면 그 종이 복이 있으리로다』

본문의 청지기를 소개하는데 인용된 수식어는 ‘지헤’와 ‘진실함’이다. 모든 청지기가 지혜롭고 진실되지는 않다. 만약, 그러했다면 그러한 수식은 별 가치가 없었을 것이고 굳이 인용되지 않았으리라. 이 두 미덕은 본문에 언급된 청지기의 장점이었다.

우리는 청지기로 불려진다. 하나님의 모든 소유와 일하심에 청지기처럼 맡음을 입어 일한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필요한 미덕 역시 지혜로움과 진실함이다. 우리는 우리에게 주신 모든 달란트를 다루고 활용함에 있어 지혜로와야 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 물질, 재능, 조건을 때를 따라 적절히 분배해서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의 이기심이나 인간적인 만족을 위해 쓰는 것을 삼가야 한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쓰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절제’를 배워야 한다. 자신을 삼가는 것이야 말로 가장 지혜로울 수 있는 첫번재 조건이다. 또한, 우리의 ‘허영심’을 다스려야 한다. 겉치레는 낭비를 유도한다. 그것은 지혜가 아니다. 소탈함을 배우는 자가 지혜롭다.

우리는 적극성을 지녀야 한다. ‘절제’하려는 것에서, ‘소탈함’을 따르려는 것에서 적극성이 요구된다. 우리가 보다 성실히 소박하고자 할 때 우리는 만족을 주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경험할 것이다.

예전에 어느 형제님이 생각난다. 동물병원 원장님이면서 결혼하지 오래지 않은 청년 회장님이셨다. 그분은 낡은 그레이스 승합차를 몰고 형제, 자매님을 태우고 경주에서 포항까지 다니셨다. 그의 그레이스는 너무 낡아 기어변속이나 주행 중에도 딸그락 거리는 소음이 차 밑바닥에서 들리곤 했다. 그런 차가 그에게도 만족을 줄리 없었다. 그러나 그는 여유로움 보다 절제를 선택했고 소탈함을 유지했다. 그리고 그것이 지혜로움이란 것이 증명되었다. 한 날 그의 승합차는 최신 스타렉스로 탈바꿈 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가 기뻐하며 하는 얘길 지금도 기억한다. ‘하나님께서 도와주셔서 진짜 돈 하나다ㅗ 안 들고 차 바꿨다.’라고. 어떤 계기였는지는 지금도 모른다. 어떤 특판이나 행사당첨인지 정부지원인지. 암튼, 오래 기다린 그는 당시 2000만언이 훌쩍 넘는 최신 승합차를 그냥 바꿀 수 있었다. 그는 자기 차를 바꾸는데 그에게 맡겨진 물질을 허비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유혹의 때 절제했고, 허영심을 극복했으며 최종 지혜로운 청지기가 되었다.

두 번째 미덕은 진실함이다. 이 사실은 두 말 할 것이 없다. 우리는 진실된 사람을 좋아한다. 우리는 진실한 사람에게 호감을 느낀다. 특히, 주인이 자신의 소유물 전반을 맡기는데 그가 진실되지 않다면 주인은 오래지 않아 그를 더 이상 고용시키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어떤 잘못을 하는 것보다 오히려 진실되지 못함으로 해서 더 큰 곤욕을 치른다. 누구나 잘못은 있다. 누구나 허물은 있다. 누구나 때때로 부정을 저지른다. 주님은 완전하고 엄격하라고 말씀하지 않으셨다. 진실하라고 하셨다. 우리는 정직해야 된다. 내 안에 거짓이 있다면 거짓이 있노라고 말슴드리면 된다. 내가 청지기로써 부정을 행했다면 자백하고 돌이키면 된다. 진실함이란 그런 것이다. 지나치게 높은 기준으로 바꿔놓고 자신을 학대하지 말자.

한편, 청지기의 임무는 소유를 지키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때를 따라 나눠줘야 한다. 주인은 구두쇠가 아니다. 주인은 헤프게 쓰는 것은 질색이지만 그렇다고 인색한 것도 아니다.

(잠 11:24, 개역) 『흩어 구제하여도 더욱 부하게 되는 일이 있나니 과도히 아껴도 가난하게 될 뿐이니라』

이것이 주인의 철학이다. 주인은 다만 시기적절하게 사용하길 원한다. 그것이 지혜로운 청지기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나눠줘야 할 때를 분별할 줄 아는 통찰력이다. 우리는 남에게 진 신세나 은혜에 대해 갚으려고 하는가. 그것도 나눔의 한 종류일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조화로운 청지기가 받을 상급은 복이다. 그에게 수고한 대가를 줄 것을 하나님은 약속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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