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의 실수_2011.09.14
(삼상 18:26-27, 개역) 『[26] 사울의 신하들이 이 말로 다윗에게 고하매 다윗이 왕의 사위 되는 것을 좋게 여기므로 만기가 되지 못하여서 [27] 다윗이 일어나서 그 종자와 함께 가서 블레셋 사람 이백 명을 죽이고 그 양피를 가져다가 수대로 왕께 드려 왕의 사위가 되고자 하니 사울이 그 딸 미갈을 다윗에게 아내로 주었더라』
사울왕은 다윗의 승승장구함에 크게 경계심을 느끼고 그를 죽이려고 했다. 그러나 뚜렷한 명분이 없던 그는 그를 자신의 사위로 삼되 이를 위해 블레셋 사람의 양피 일백을 요구하고자 했다. 그의 의도는 블레셋 손에 다윗을 죽이고자 함이었다.
처음 사울은 딸 메랍을 다윗에게 주고자 했지만 다윗이 왕의 사위가 되는 것을 쉽게 생각하지 않고 지체하였고, 그 시기에 맞물려 메랍은 다른 남자에게 시집을 가게 되었다. 사울의 의도가 수포로 돌아갈 그때 사울은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 딸 미갈이 다윗을 사랑하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기회가 온 사울은 다시 미갈을 아내로 주겠다며 마수의 손을 뻗쳤다. 그때 다윗은 역시 왕의 사위가 되는 일이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며 과분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사울의 집념은 계속되었고, 신하들을 통해 감언이설로 다윗을 유혹하기 시작했다. 왕도 다윗을 기뻐하고, 모든 신하도 다윗을 사랑하며… 왕의 사위가 되는 것은 가한 것이다. 다만, 블레셋 양피 일백만 있으면 충분하다.
그러므로 그 말이 다윗에게 좋게 들렸다. 다윗이 왕의 사위가 되는 것을 좋게 여겼다고 했다. 그러므로 다윗은 블레셋 양피 일백을 취하여 사울왕에게 바치고 왕의 사위가 되었다. 사울의 의도와 계획대로 마수의 걸이에 걸려든 것이다.
미갈의 남편이 된 다윗은 왕궁에 거하며 잦은 사울왕의 투기와 암묵적인 위협, 살해의 위험에 노출되었다. 결국 왕궁에서 도망쳐야만 했던 다윗은 아내 미갈을 잃어버렸으며, 미갈은 발디의 아내가 되어 다른 남자의 품에 안겼다. 오랜 훗날 다윗이 재기하여 미갈을 재차 취하여 왔을 때 언약궤와 더불어 춤추는 다윗왕을 비웃은 미갈은 이후 평생 잉태를 할 수 없었다.
하나님의 사람이었던 다윗은 그의 생애 속에서 여러 번의 실수와 실패, 징계와 고난을 경험했다. 그의 유능함에도 불구하고 그는 종종 예기치 않은 어리석음을 범하며 자신을 곤란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러한 사실을 주목해보면 그 시사하는 바가 다방면에서 크다 할 것이다. 물론, 다윗은 위대한 선지자며, 신앙의 위인이다. 그러나 그의 면면을 볼 때 적잖이 실망스러운 모습들을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 다윗은 뛰어나고 유능한 영웅 같으면서도 동시에 의외다 싶은 실수와 잘못들을 범했다. 그럼에도 그가 많은 징계와 고난 가운데도 하나님 앞에 정직하고자 했음으로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가 되었다는 것이 우리가 하나님 앞에 어떤 신앙과 자세를 가져야 할지를 보여주는 좋은 일례인 동시에 다윗은 우리 신앙인의 휴머니즘을 너무나 정확히 보여준다.
다윗이 정말 빈틈없이 완벽하고 훌륭했다면 그가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라 여김을 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처럼 받아들여질 것이고, 누구나 다윗 정도는 돼야 하나님께 인정을 받는 것으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다윗이 의외로 너무나 허술한 순간이 많았다는 것을 볼 때마다 오히려 우리는 의구심마저 품게 되는 것이다. 물론, 다윗도 훌륭했지만 이런 허점과 잘못이 있는데도 하나님께서 인정을 하시다니.
다윗의 성공적인 아름다움 못지 않게 그의 실수와 실패가 보여주는 동질감과 휴머니즘은 우리의 가장 큰 위로와 은혜일 것이다. 분명, 다윗이 좀 더 지혜롭게 통찰하고 일관되게 행동했다면 사울의 제안 뒤에 숨은 계략을 오래지 않아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다윗은 감언이설에 속아 미갈을 취하고 왕의 사위가 되었던 것이다. 거기에는 분명 자신이 이뤄낸 성과와 명성에 대한 주변의 찬사와 더불어 왕의 사위가 된다는 자부심도 한 몫 했을 것이다. 과연, 누가 이런 최선의 상황에서 보다 높은 지위로 올라가는 기회를 거부하겠는가!
다윗의 실수를 통해 나의 수많은 그릇된 오판과 충분히 신중하지 못하고 통찰하지 못하는 그릇된 실수들을 되돌아보게 된다. 나의 거짓과 위선. 정직하지 못한 많은 순간들. 그러므로 나의 거짓된 경건들. 그러나 다윗처럼 하나님 앞에서 다시 무릎 꿇고 정직해져야만 한다. 그것만이 곤란 중에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