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낳게 하라_2011.2.15
(창 30:1, 개역) 『라헬이 자기가 야곱에게 아들을 낳지 못함을 보고 그 형을 투기하여 야곱에게 이르되 나로 자식을 낳게 하라 그렇지 아니하면 내가 죽겠노라』
언니 레아보다 총명했으며, 남편 야곱의 사랑도 특별했던 라헬에게 유일하게 부족함이 있었다면 그것은 무자(無子)함이었다. 시대적인 정황을 고려할 때 이는 지금보다 훨씬 깊고 큰 고민과 갈등이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라헬은 참다 참다 가끔은 히스테리를 일으켰던 것 같다.
그녀가 야곱에게 신경질적으로 요구한 것은 ‘나로 자식을 낳게 하라’였다. 역시 답답하긴 마찬가지였던 야곱은 라헬의 말에 화를 냈다. 내가 하나님도 아닌데 어떻게 성태케 하겠느냐고.
그렇다. 라헬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궁극적인 문제는 야곱과 라헬의 문제가 아니며, 그것은 하나님의 문제였다. 그러나 워낙에 답답했기에 라헬은 그렇게 말한 것이다.
짧은 이 사건 속에서 라헬과 같은 우리의 모습을 발견한다. 우리는 잉태의 문제가 아닐찌라도 나름의 고민과 인내가 있다.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안다.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이고, 그 분에 토로하며 기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종종 우리 역시 정답을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 곧잘 인간의 수를 쓰려고 한다. 환경적인 문제를 바라보고, 그것을 해결할 방법을 찾고, 요구하고 옆에 있는 사람들을 쥐어짜곤 한다. 너무나 쉽게, 너무나 자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