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막 1:21-24, 개역) 『[21] 저희가 가버나움에 들어가니라 예수께서 곧 안식일에 회당에 들어가 가르치시매 [22] 뭇사람이 그의 교훈에 놀라니 이는 그 가르치시는 것이 권세 있는 자와 같고 서기관들과 같지 아니함일러라 [23] 마침 저희 회당에 더러운 귀신 들린 사람이 있어 소리질러 가로되 [24] 나사렛 예수여 우리가 당신과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우리를 멸하러 왔나이까 나는 당신이 누구인 줄 아노니 하나님의 거룩한 자니이다』
예수님의 가르치심이 시작되면서 두드러지게 표출된 두 가지의 반응을 살펴보게 됩니다. 예수님은 가버나움 회당에 들어가 계셨습니다. 예수님은 말씀을 선포하고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한참 동안, 청중은 죽은 둣이 고요했고 예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며 눈빛은 반짝였습니다.
말씀이 끝날 무렵이었을까요? 청중들은 조금씩 술렁이기 시작했습니다. 가히 감탄사가 터져 나왔습니다. 그들의 감탄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저 분의 말씀은 마치 권세 있는 하나님의 말씀이 내려와 울부 짓는 것 같구나! 지금껏 들어보지 못한 감동과 중압감이야!’ 즉각적으로 그들은 지금까지 서기관들에게 배운 것과는 전혀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감동과 감탄에 빠졌습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하나님의 음성이었고, 하나님의 말씀의 권위와 권세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그에 반해 서기관들의 가르침은 죽은 가르침이었습니다. 그들에게는 신적 권위와 권세가 버려진 마른 낙엽처럼 날려갈 뿐이었습니다.
한편, 또 다른 일각에선 전혀 의외의 반응이 연출되었습니다. 어떤 귀신 들린 사람이 갑자기 소동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아주 분노했지만, 겨우 자신을 가다듬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비명을 질렀습니다. 예수님을 노려보며 소리쳤습니다. ‘나사렛 예수님, 우리가 당신과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우리를 멸하기 위해 이제 오신 것입니까! 당신은 하나님의 아들이란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귀신은 예수님을 관통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가르침과 선포에 경악했습니다. 드디어 창세에 예고된 그 일이 실현되고 있는 찰나였습니다. 그것은 마귀가 닫아놓은 천국의 문이 열리는 울림이었습니다. 그것은 마귀의 영원한 형벌이 예고되는 심판의 전주곡이었습니다. 그러므로 귀신은 그 권세 있는 말씀 앞에 눌림과 동시에 응어리진 공포와 분노를 토해내게 되었습니다. 평범한 말 속에 그들이 얼마나 두려워하고 있는지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 외침을 다시 들어봅시다. ‘우리가 당신과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이것은 분노의 고함입니다. 길을 걷고 있는데 어느 소매치기범이 헐레벌떡 뛰어 와서는 나를 붙잡습니다. 칼을 들이밀며 인질을 삼아 위기를 모면하려고 발버퉁칩니다. 우리는 소리칩니다. ‘왜 이러세요! 왜 나 한테 이러는 거요! 나와 당신이 무슨 상관이라고 나한테 이러는 거요!’ 우리는 기겁합니다. 한 시라도 이 사람과 붙어 있고 싶지 않습니다. 상황은 공포스럽고 이 불쾌한 인간이 내게서 떨어져 나가길 소망할 뿐입니다. 바로 귀신에게 있어 에수님은 그런 존재였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절규가 무엇이라 묻는다면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저는 바로 이 외침이라고 할 것입니다. 예수님은 창조주이자, 생명의 문입니다. 그 분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은 멸망입니다. 예수님과 상관해야 할 것인데 예수님과 상관 되는 것에 기겁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수님과 상관 되는 것을 아주 불쾌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작정을 하고, 쏘아 붙입니다. ‘나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