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인의 겸손_2010.08.07

이번 하계수양회는 내게 전혀 새로운 수양회였다. 여름성경학교 교사로 작년부터 참석했는데, 올해는 상담교사로 봉사를 했기 때문이다. 3학년 중심교회를 맡은 울산교회 부장단으로부터 상담준비를 요청받았지만 실제 상담을 할 수 있을 것인지는 상황에 따라 변수가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수양관 두란노 2층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상담석을 살폈다. 서울에서 오신 상담교사 한 분이 와 있었다. 처음에는 상담전도인이 배정되어 있지 않다고 전해 들었다. 그러나 이내 이미 5분의 상담전도사님이 배정되어 있다고 했다. 그래서 나의 상담봉사는 불투명해졌다. 그러나 지영준 전도사님의 허락 하에 상담을 할 수 있었고, 나는 상담의 기회를 잃지 않으려고 7번째 상담석을 미리 준비해뒀다.

여러 상담을 했다. 인상적인 상담도 있었다. 많은 것을 느끼는 상담봉사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귀한 교훈을 얻었다. 김영훈 목사님께서 복음을 풀 때, 뒤에서 말씀을 들었다. 십자가의 예수님을 전하시며 ‘주님가신 십자가의 길’이란 어린이들이 부른 찬양을 들려주셨다. 그 찬양이 참 애절하게 다가왔다. 피 흘리며 십자가에 달려 계신 그리스도가 내게 새로운 사색으로 다가왔다.

‘아, 예수님은 우리의 구원을 위해 저렇게 벌거벗겨져 수욕과 모욕을 당하고, 저렇게 비참하게 피 흘려 고난 받으셔서 구원을 완성하셨는데... 우리 구원을 위해 저렇게 고통과 슬픔을 다 담당하셨는데, 나는 고작 그리스도께서 이미 완성하시고, 그리스도께서 수고해서 이룬 복음을 단순히 입술의 말로 전하면서 오히려 명예와 영광을 얻고 있구나. 참으로 두려워해야 할 일이다. 나는 겸손해져야 한다. 구원을 이루신 예수님은 저렇게 모욕과 고통과 슬픔을 다 당해서 완성하셨는데, 나는 그걸 전하는 것만으로 영광을 얻고, 명예를 얻으려 한다면 그건 정말 꼴깝이구나. 예수님이 보실 때는 얼마나 건방지고, 어이가 없을까? 싶었다. 절대 상담 좀 할 줄 알고, 상담한다고 내 자랑이나 내 교만, 내 명예욕이 되어서는 안 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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