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가 알랜 포가 뒤팽이란 아마추어 탐정을 앞세우며 3편의 추리 소설을 쓴 이후 코난 도일을 비롯한 수 많은 작가들이 추리 소설을 쓰게 되는데 그 대부분은 우리가 잘 아는 셜록 홈즈,포와르,브라운 신부,미스 마플,앨러리 퀸,파일로 번스등과 같은 명탐정 들이죠.30~40년대 추리 소설 황금시기까지는 이처럼 대부분 추리 소설의 주인공들은 명탐정이어서 이 당시에는 추리 소설=탐정 소설이란 공식이 성립할 정도 입니다.
그래선지 명탐정과 대립하는 악당들은 모두 탐정에게 붙잡히는 존재들이라 그 존재감이 희미한데 그나마 우리가 알수 있는 슈퍼 울트라 캡숑 범죄자라면 아마 셜록 홈즈의 숙적 모리아티 교수정도 일 겁니다.ㅎㅎ 그래선지 국내에서도 모리아티 교수를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이 번역 출간되었네요.
물론 이 당시에도 탐정과 같은 히어로가 아닌 범죄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안티 히어로 소설들이 없던 것은 아닙니다.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신사 도둑 아르센 뤼팽을 주인공으로 하는 뤼팽 시리즈와 국내에서도 단편으로 번역된 영국판 신사 도둑 리플리,얼굴을 자유자재로 변화시키는 클레이 대령등을 들수 있지요.
하지만 아르센 뤼팽은 범죄자이면서도 탐정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에 그 정체성이 애매모호하고 리플리와 클레이 대령은 절도범 수준이란 진정한 의미의 대 범죄자라고 칭하긴 참 거시기 합니다.
개인적으로 생각컨대 30~40년대 추리 소설 황금기까지 나온 주인공중에서 진정한 의미의 대 범죄자라면 아마 중국인 푸만추 박사와 프랑스의 팡토마스를 들지 않을수 없을 것 같네요.
팡토마스는 1910년대 프랑스에선 아르센 뤼팽과 쌍벽을 이루던 범죄자인데 아르센 뤼팽이 앞서 말한대로 범죄자이면서도 탐정의 역할을 수행한 괴도 신사였다면 팡토마스는 뤼팽과 달리 살인도 서슴지 않고 자행하고 범죄를 위해 각종 테러를 자행하며 자신을 대신해 다른 사람을 단두대로 보내는 극악한 범죄자로 진정한 의미의 안티 히어로라고 할수 있습니다.
팡토마스는 사실 추리 소설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액션 혹은 모험소설인데다가 2년사이에 32권이나 나온 일종의 펄프 픽션이어서 추리 소설사에도 그닥 커다란 위치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어 국내에서도 93년에 동아 출판사에서 괴도 팡토마란 이름으로 축약 번역해서 아동용으로 간행한 것이 전부입니다.
팡토마스는 앞서 말한대로 프랑스에서 단 2년간 발행된 펄프 픽션이고 완죤 대악당인 팡토마스를 주인공으로 하다보니 영미에도 잘 소개가 안되었는지 국내에서도 아동용으로 단 1권만 소개되었는데 올해 프랑스 문학 전문 번역가이면서 아르센 뤼팽 전권을 번역하신 성귀수님이 처음 완역해서 문학동네에서 출간했군요.
뭐 32권중에서 단 5권만 선별해거 번역한다고 하는데 사실 팡토마스의 인지도가 국내에 거의 없는 상황속에서 5권이나 출간해 준다는 것도 무척 고마운 일입니다.
팡토마스가 번역되었으니 이제 남은 작품은 영국의 색스 로머가 탄생시킨 푸만추 박사만 남은 셈이네요.푸만추 박사는 아름에서 알수 있듯이 중국인으로 단순히 금전적 이익을 얻기위해 범죄를 저지르는 인물이 아니라 고대 중국의 왕조시대를 현재에 되살려 전 세계를 정복하려는 야욕을 가진 인물로 그려집니다(아마 당시 유럽에 유행했던 황화론이 그 기저에 깔린 것 같네요)
푸만추 박사의 특이한 점은 항상 소설 말미에 죽는것으로 처리되지만 다음 작품에는 더욱 강력해진 모습으로 마치 불사신처럼 되 살아 난다는 점이죠.
진정한 양대 안티 히어로인 팡토마스와 푸만추 박사중 팡토마스가 번역되었으니 푸만추 박사 시리즈도 언젠가는(?) 번역되길 기대해 봅니다.
by cas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