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으로 가는 문이 재간된다고 일전에 글을 올린적이 있는데 로버트 하인라인의 작품인 낯선땅의 이방인을 출판한 곤조에서 드디어 여름으로 가는 문을 재간했다.
이 작품은 90년 초반과 중반에 각각 고려원과 잎새에서 출간한바 있는데 절판되어 SF독자들이 애타게 찾던 책중의 하나였다.이책은 작가인 하인라인을 극우 군국주의자로 떠올리게 했던 작품 스타쉽 트루퍼스와는 반대로 남녀간의 로맨스가 나오는 작품이다.아마도 국내어서 출가된 작품중에 연이들이는 작품과 더불어 SF소설로는 드물게 로맨스가 나온다.
근데 이 작품은 나오자마자 책 내용이 아니라 책의 표지 때문에 작은 논란을 빚고 있다.바로 책 표지에 고양이가 떠억 하니 나와있기 때문이다.
처음 책 표지를 한 북 디자이너 분의 글과 작품에 대한 애정과 이해가 없으니 책 표지가 요즘 유행을 따르는 것 같다는 하이드님의 글 및 고양이가 전면에 나오도 무방하다는 다른분의 의견도 있었다.아마 책 표지를 가지고 이렇듯 뜨거워 본 것은 아마 처음이 아니었나 싶다.
고양이기 표지에 전면에 등장하느냐 등장하지 않느냐는 개인적으로 봤을 때 트렌드의 유무라기 보다는 요즘에 고양이와 관련된 책이 많이 나와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사실 고양이를 좋아하긴 하지만 고양이와 관려된 책이래야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와 날 으는 고양이와 추리 소설로는 펠리데나 얼룩 고양이 홈즈 시리즈,검은 고양이 정도 밖에 떠오르지 않는데 찾아보니 의외로 고양이를 주제로 한 책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음 많기 많군요^^>
이렇듯 고양이를 표지로 한 책들이 많으니 여름으로 가는 문에 고양이가 전면에 나온다고 크게 문제는 되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고양이 표지를 전면에 앞세운 책들은 적어도 제목에 고양이가 들어가 있거나 고양이가 중요한 주제나 주인공이 되는 작품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그럼 과연 여름으로 가는 문도 고양이가 표지 전면에 나올 정도로 중요한 주제나 주인공인가를 먼저 알아야 할 것이다.
책소개의 내용을 살펴 보면 아이작 아시모프, 아서 C. 클라크와 함께 SF계의 'Big 3'로 불리는 거장 로버트 A. 하인라인의 대표작. 로버트 A. 하인라인의 소설 가운데서도 가장 인기가 많은 작품이다. 미래 세계, 냉동 수면, 시간 여행 등 SF의 전형적인 소재를 취하면서도 SF에 흔치 않은 '로맨스'가 전면으로 드러난다. 국내에서 처음 발간되는 정식 한국어판 완역본이다.
돈에는 큰 관심이 없는 천재 공학자 댄은 가사 노동으로부터 여성을 해방시킨 '가사도우미 로봇'을 개발한다. 한편, '가사도우미', '만능 프랭크' 등 집안일을 도와주는 로봇 개발이 획기적인 사업임을 감지한 약혼녀 벨과 사업동료 마일즈는 댄을 회사에서 쫓아내고 사업체와 이익을 독차지하려는 사기극을 꾸민다.
댄은 약혼녀와 친구에게 배신당하고 고양이 페트로니우스와 헤어진 채 30년 동안 냉동 수면에 빠지게 된다. 그후 2000년에 깨어난 댄은 자신이 개발한 로봇이 세상을 바꾸어 놓았음을 알게 된다. 하지만 마일즈는 이미 죽은 지 오래이고, 벨마저 초라하게 늙어버렸음을 확인한다. 그리고 댄은 늙은 수고양이 피트와 미래의 연인을 찾기 위해 시간 여행을 시작하는데… 라고 소개되고 있다.
결국 여름으로 가는 문은 미래 세계, 냉동 수면, 시간 여행 ,사업체를 빼앗은 악당들,로맨스등이 나오는 작품임을 알수 있다.이 소설에서 주인공 댄의 고양이 피트는 주인공이 위기에 빠졌을 때 그를 도와주는 중요한 임무를 맡지만 그렇다고 소설 전체를 좌지 우지하는 중요한 주인공은 아님을 알 수 있다.
물론 책을 펼치면 저자의 헌사 부분에 "고양이를 좋아하는 모든 이들을 위하여.." 뭐 이런 식으로 '애묘가'들에게 보내는 헌사가 적혀 있기는 하지만 이 글이 있다고 고양이 피터가 주인공이라는 얘기는 아니지 않는가!
이 책은 국내에서 이미 고려원과 잎새에서 출판 한적이 있다.잎새본은 댄을 보는 고양이 피터의 모습이 고려원본에는 타임머신을 상형화한 그림이 표지로 장식되어 있다.
<고려원 판본> <잎새 판본-어라 남자 주인공 댄의 얼굴이 안보이네>
잎새본을 보면 알겠지만 사실 이 표지에서도 고양이가 주인공이라고 주장하기에는 좀 힘들어 보이지 않나 싶다.고양이 피터가 주인인 댄을 바라보고 있으니 뒤통수만 나오는 피터보다야 댄이 주인공이라는 것이 확실해 보이지 않을까.
몇 개 돼지는 않지만 외국에서 발행한 여름으로 가는 문의 표지를 살펴 보자.
1)여성을 표지 커버로 한 책
<클릭하시면 큰 사진이 나옵니다>
2)댄을 표지 커버로 한 책
3)폰트 그래픽으로 표지 커버를 한 책
<이것도 심플해 보이고 좋네요>
4)기타
<솔직히 이 표지는 좀 이해가 가지 않는구요.책내용과 상관 없어 보이는데요^^;;;>
여기서 보며 고양이 피터가 표지에 나오는 책은 두권정도며 그것도 국내의 곤조본처럼 고양이가 전면에 나서는 주인공이 아니라 주인공과 함께하는 부차적인 존재임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책의 표지를 어떻게 디자인하느냐는 출판사의 고유 권한이다.하지만 동일한 책을 여러 출판사중에서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다.동일한 내용이라면 아마도 독자들은 책의 상태(양장이나 아니냐),책의 크기,가격,표지 디자인등 이것 저것을 따져서 책을 구매하게 될것이라고 생각된다.현재와 같이 책이 많이 출판되는 때에 독자들의 선택을 받으려면 책의 내용도 중요하겠지만 우선 표지 디자인이 독자들의 마음에 들어야 될것이라고 여겨진다.
그런 관점에서 이번 곤조의 여름으로 가는 문의 표지 디자인은 마케팅 측면에서 좀 실패가 아닌가 여겨진다.이 소설을 단지 기존의 SF독자들에게만 판다고 생각했다면 아마 제목만으로도 천권 정도는 팔리지 않을까 생각된다.국내의 열혈 SF독자들(이미 다른 출판사의 책이 있어도 구매를 하는 독자들이다)이 대략 천명 정도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운 독자들을 창출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이 고양이 표지는 좀 미스테이크가 아닌가 싶다.이 표지만으로는 어디에서도 SF책이라는 생각을 가지지 못하고 단지 요즘 많이 나오는 고양이와 관련된 책이라는 선입견을 독자들에게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표지 디자이너는 SF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 SF의 거장 하인라인의 책 표지를 그린 이번 작업은 개인적으로도 의미있는 추억이 될 것 같다고 쓰셨는데 물론 열심히 작업하셨겠지만 이 책 표지 어디에서도 SF의 거장 하인라인의 작품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차라리 로맨스 부분을 부각했으면 신규 독자 창출에 해서 판매에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여겨진다.
좀더 냉정하게 비판하자면 고양이가 너무 사납다.솔직히 이건 포우의 검정 고양이에 알맞은 표지 디자인이 아닐까!!!
오우 꿈에 나올까 두렵다.왜 이렇게 사납게 디자인 했을까 ^^;;;;
by cas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