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하우스에서 05년도에 레이먼드 챈들러 선집을 출간하기 시작했다. 기나긴 이별,안녕 내사랑,빅슬립등은 그간 국내에서 출간된바 있지만 나머지 3권은 아마 처음 출간되는 것일 게다.
캐드펠 시리즈나 브라운 신부시리즈를 전집으로 출간한 북하우스의 전례를 비추어 볼 때 가능하면 레이먼드 챈들러의 경우도 전집으로 출간되었으면 좋겠지만 메이져 출판사가 아닌 북하우스한테 전집으로 출판하기가 아마 힘들었을 것이다.어째든 국내에서 그다지 인기가 없는 하드보일드소설을 출간키로 한 북하우스에 찬사를 보내며 앞으로도 좋은 추리물들을 지속적으로 출간해 주길 기대해 본다.
아래는 decca.egloos.com에 있는 데카님의 글이다(데카님 혹 문제가 되면 삭제토록 하겠습니다).보시고 싶으신 분들은 펼쳐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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챈들러 출간과 기획자의 시선
웬만하면 추리소설에 관련한 일은 이곳에 올리지 않습니다. 사실 그럴 목적으로 만든 곳이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뻐서;; 이 글을 올립니다. -_-;
챈들러가 배본이 시작됐습니다. 오늘 새에 적어도 서울 경기권의 서점에 뿌려질 것 같습니다. 이로써 제가 기획 참여 또는 기획을 담당한 책이 세 권이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간직해온 것들이 하나의 실체가 되어 나타나는 일은 기분 좋은 일입니다. 언젠가 편집까지 제 손을 거친 책이 나오길 꿈꿉니다.
챈들러를 기획했던 것은 제법 오래된 일이었습니다. 아마 1년이 넘은 듯 하네요. 기획서를 작성하면서 가장 걸렸던 부분은 역시 기존에 출간된 책입니다. 'big sleep' 'farewell my lovely' 'long goodbye'는 노력만 한다면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책들이지요. 하지만 모두 문고의 부분으로 다뤄졌을 뿐, 챈들러라는 작가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 없었다는 단점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찾은 희망도 그 곳이지요. 또한 국내에 미소개 혹은 찾기 어려운 작품을 소개한다는 장점도 있었구요.
추리소설 독자층은 서서히 안정권에 접어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출판되는 다양한 책들이 이를 반증하죠. '르콕 탐정'이나 '뤼팽 전집'같은 책들은 정말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또 몇 가지 책의 출간 예정 소식이나 계약 중인 작가는(비록 말은 못합니다만;;) 추리 독자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기 충분하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리소설은 편집자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아이템이기는 합니다. SF처럼 보다 구체적으로 판매부수를 예상할 수 있는 책도 아니고 무협이나 로맨스처럼 꾸준한 장르도 아니죠. 게다가 판타지처럼 국내 창작이 활발해서 여러 상승효과를 기대할만한 장르도 아닙니다.
매일 이 카드 저 카드를 조합해서 내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기획이라는 것이 독자들의 마음만 따라서도 안되며 편집자들이 OK하는 책이 옳다고 고개를 마냥 끄덕거려도 안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이번에 출간된 챈들러 선집(혹은 전집일 수도)은 조합이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아직은 모르겠지만..). 작품의 질과 가치야 뭐 두말할 필요도 없고, 제가 꿈꿔왔던, 팬덤들의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 책이거든요. 번역, 해설, 교열, 기획을 맡은 이들이 모두 제가 아는 분들입니다. 다들 추리소설을 좋아하고 챈들러를 사랑합니다. 저는 이분들을 출판사 측에 연결시켜주고 원만하게 일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좀 부끄럽기는 하지만 그 노력의 반만이라도 시장에 나타났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바람입니다. ^^;; 저는 제대로 기획자는 아닙니다만 제대로 된 기획을 꿈꾸고는 있습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해야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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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이별
리틀 시스터
호수의 여인
안녕 내사랑
하이 윈도
빅슬립
by cas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