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유럽,그 중에서도 프랑스는 북아프리카에서 유입된 뜨거운 공기 주머니가 강한 고기압 영향으로 상공에 갇히는 '열돔 현상(Heat Dome)'으로 인해 기상 관측 이래 최악의 6월 폭염을 겪고 있습니다.국가 기온 지표가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파리를 비롯한 본토 곳곳의 낮 기온이 40°C에서 최고 44°C까지 치솟아 프랑스 본토 절반 이상에 최고 단계인 적색 폭염 경보(Vigilance Rouge)가 발령되었다고 하네요.


실제 프랑스는 그 동안 선선하 여름 기후 탓에 에어컨 보급률이 20%내외로 매우 적다고 하는데 현재 이상 고온에 프랑스 특히 파리 시민을 더 덥게 만드는 것이 바로 파라의 자랑 함석지붕이라고 하네요.

프랑스 파리의 상징적인 은회색 함석지붕(아연 지붕)은 도시 전체 건물의 약 80%(10만 호 이상)를 차지하는 핵심 문화유산인데 19세기 나폴레옹 3세 시절, 조르주 외젠 오스만 남작이 파리를 전면 재정비하면서 탄생했는데 당시 아연(Zinc)은 저렴하고 가벼우며 유연하여 맨사드(Mansard) 형태의 꺾인 지붕을 덮기에 가장 완벽한 자재로 평가되었고 함석 지붕들이 만들어낸 특유의 청회색빛 스카이라인은 수많은 화가와 영화감독에게 영감을 주었으며, 그 기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을 정도로 파리의 자랑입니다.


파리의 함석 지붕은 그간 프랑스의 선선한 여름 기후에는 큰 문제가 없었으나 올해와 같은 극단적인 이상 기후에서는 함석지붕의 주 재료인 아연 합금 재질은 여름철 내리쬐는 태양 복사열을 그대로 흡수해서 폭염 시 지붕 표면 온도는 섭씨 60°C에서 최고 90°C까지 달궈져 거대한 프라이팬처럼 변합니다.

게다가 과거 하인들이 살던 지붕 바로 밑 꼭대기 층 방인 '샹브르 드 본(Chambres de bonnes)'은 단열재가 없고 층고가 낮아 열기가 그대로 갇혀서 한여름의 경우 내부 온도가 40°C를 훌쩍 넘어 해가 진 뒤에도 내려가지 않아 주민들이 "탈출구 없는 감옥"이라 부를 만큼 고통받고 있다고 하네요.

에어컨도 없는 꼭대기층은 임대료가 저렴해 경제적 여유가 없는 학생이나 이주민, 노약자들이 밀집해 거주하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2003년 폭염사태 당시 약 천명 정도가 죽었는데 대부분 다락방에 사는 독거 노인들이었다고 합니다.


해결방안은 열지연 효과(Thermal lag)가 높은 친환경 단열재를 지붕 안쪽에 두껍게 시공하고  기존 함석지붕 위에 경량 나무 데크를 깔고 그 위에 식물을 심는 임시 녹화 방식,서향이나 남향으로 난 꼭대기 층 창문에 태양광 제어 기능이 있는 이중·삼중 창호를 설치하거나 차단 필름을 부착등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역사적 경관 보존을 중시하는 문화재 건축가(Heritage Architects)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개보수 허가를 받기가 매우 까다롭다고 하는군요.

뭐 더위로 고통 받는 사람들은 경제적 이유로 다락방에 사는 이주민,젊은 학생들,그리고 노약자들이니 정치권이나 규제당국이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것 같군요.

한마디로 말해서 파리의 낭만적인 함석 지붕은 광곽개들에게는 아름다운 풍경이나 다락방에서 사는 사람들은 지옥이지요.

광광객들이 모르는 진짜 파리의 여름 풍경은 저 우뚝 솟은 에펠탑이 아니라 지붕밑 다락방에 사는 서민들의 고통이라는 것이지요.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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