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청소년을 위한 인터넷 사이트 글틴에 추리 작가 권경희님이 쓰신글을 갈무리하여 올리는 글입니다.
추리소설의 역사<1>
"최초의 추리소설로 불리는 <모르그 거리의 살인사건>은 최초의 탐정인 뒤팽을 탄생시켰다. 모르그 거리는 파리에 있는 지명이며 뒤팽 역시 파리의 청년 탐정이다. <중략> 이 뒤팽의 캐릭터는 뒤에 추리소설을 쓰는 많은 후세 작가들에게 영향을 주어 추리소설 상의 탐정 성격을 창조하는 모델이 되었다... ..."
최초의 탐정은 프랑스 지식 청년
지금부터 156년 전인 1841년 미국의 그래함(Graham)이라는 잡지의 편집장이던 에드가 앨런 포(Edgar allan poe, 1809~1849)는 뭐 재미있는 이야기가 하나 없을까 하고 궁리했다. 문득 불가사의한 범죄를 만들고 범인을 찾아내는 스토리를 만들면 어떨까 생각하고 소설 <모르그 거리의 살인 사건>(Murder in the Morgue)을 써냈다. 이것이 바로 인류 최초의 추리소설로 인정받은 작품이다.
포는 영문학상의 중요 인물로 시인이며 평론가 겸 작가였다. 그는 항상 잡지사 편집장 일이 따분하다고 생각하고 좀 더 자극적이고 색다른 일이 없을까 늘 생각하였다. 그러다가 내놓은 것이 뒤에 추리소설로 부르게 된 탐정 소설인 것이다.
<모르그 거리의 살인사건>의 반응이 좋자, 포는 <마리로제의 비밀>(1842) <황금 벌레>(1845) <잃어버린 편지>(1845) 등 3편의 소설을 연달아 내 놓았다. 이 중 <황금벌레>(The gold bug)는 엄격한 의미에서 추리소설이 아니라는 평도 있었으나 소설 자체의 모험성, 암호 풀이 등 추리의 요소를 많이 갖추고 있기 때문에 추리소설의 범주에 넣는 사람들이 더 많다.
최초의 추리소설로 불리는 <모르그 거리의 살인사건>은 최초의 탐정인 뒤팽을 탄생시켰다. 모르그 거리는 파리에 있는 지명이며 뒤팽 역시 파리의 청년 탐정이다. 실제로는 파리를 한 번도 가 본 일이 없다는 포가 어째서 처음 쓰는 소설의 무대와 등장 인물을 프랑스로 했느냐 하는 것은 아직도 의문중의 하나다.
탐정 뒤팽은 엄청난 지식인이며 내성적인 성격에 정신 이상의 경계에 가까울 만큼 독특한 성격을 가진 인물이다. 이 뒤팽의 캐릭터는 뒤에 추리소설을 쓰는 많은 후세 작가들에게 영향을 주어 추리소설 상의 탐정 성격을 창조하는 모델이 되었다.
추리소설의 근간을 이루는 정통파, 또는 고전파 추리소설의 틀은 이 포의 소설 작법 영역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포는 150여 년 동안 추리소설의 아버지로 불리고 있다. 포는 비록 4편의 추리소설만을 남기고 4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지만 뒤에 프랑스, 영국, 일본 등 중요 추리소설 국가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추리의 3대 강국
포를 이어 받은 작가는 프랑스에서 나왔다. 아마도 프랑스인 탐정 뒤팽이 프랑스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1860년대에 활약한 프랑스 작가 에밀 가보리오(Emile gaboriau, 1832~1873)는 <르콕 탐정>(Monsieur Lecoq, 1868)을 발표하여 주목을 끌었다.
그는 13년간 21편의 추리소설을 써서 포와 영국의 코넌 도일(Arthur Conan Doyle, 1859~1930)을 연결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가보리오 소설의 모델이 된 것은 프랑스의 전설적 실존 탐정이던 비독(Francois Vidocq 1775~1857)이라는 사람이었다. 비독은 서커스 단원, 선원 등을 전전하다가 도둑질을 하며 젊은 시절을 인생의 밑바닥에서 보냈다. 그는 쟝 발장(Jean Valjean)과도 유사해 탈옥을 식은 죽 먹듯이 하며 경찰을 조롱했다. 도피 생활을 하던 그는 경찰과 협상을 벌여 범인 잡는 일을 돕기로 하고 사면을 받았다. 그 후 그는 뛰어난 탐정 기질을 발휘하여 18년 동안 2만여 명의 범인을 잡는 실력을 보여 주었다. 그는 은퇴한 뒤 회고록 3권을 내 놓았는데 이 책은 뒤에 작가들이 참고서로 삼을 정도였다. 가보리오의 르콕 탐정이나 유명한 루팡도 이 회고록의 영향을 받았다.
루팡은 1907년 프랑스 작가 모리스 르블랑(Maurice Leblanc, 1864~1941)이 <신사 도둑 루팡>(Arsene Lupin Gentleman Combrioleur)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소설에 처음 등장하여 1930년까지 계속된 추리소설의 주인공이다. 괴도 루팡은 처음에는 신출귀몰하는 도둑이다가 점점 독자들의 관심을 끌어 마침내 영웅으로 캐릭터가 바뀌게 되고 몰래 경찰을 돕다가 명탐정이 되어 버렸다. 이 소설 주인공 덕분에 작가 르블랑은 프랑스 명예 훈장까지 받게 되었다.
그 뒤 추리 소설은 영국으로 건너가 코난 도일 같은 위대한 작가를 탄생시켰다. 이로써 미국, 프랑스, 영국이 19세기의 추리 3대 강국으로 등장했다.
<계속>